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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진리와실천
불기2557-04-01_아육왕전_001 본문
『아육왕전』
K1017
T2042
아육왕
● 한글대장경 해당부분 열람I
● 한글대장경 해당부분 열람II
○ 통합대장경 사이트
○ 해제[있는경우]
● TTS 음성듣기 안내
※ 이하 부분은 위 대장경 부분에 대해
참조자료를 붙여 자유롭게 연구하는 내용을 적는 공간입니다.
대장경 열람은 위 부분을 참조해주십시오.
○ [pt op tr] 아육왕전_K1017_T2042 핵심요약
♣1017-001♧
『아육왕전』
아육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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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육왕전
■ 아육왕전(阿育王傳) 제1권
서진(西晉) 안식삼장(安息三藏) 안법흠(安法欽) 한역
박용길 번역
■ 1. 본시토연(本施土緣)
일체에 지혜로우신 바가바(婆伽婆)께 귀명(歸命)합니다.
그는 왕사성(王舍城) 가란타죽림(迦蘭陀竹林)에 머물고 계셨다.
그 때 세존께서는 날이 밝자 가사를 입으시고 발우를 들고
여러 비구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왕사성으로 가시어 차례로 걸식하고자 하셨다.
이것을 설자(說者)는 말하였다.
금산(金山)과 같이 움직임이 없고
코끼리의 왕과 같은 모습이며
만월(滿月)같이 원만히 구족하셨네.
여러 비구들에게 둘러싸여
왕사대성에 나아가시니
위엄스런 모습 더욱 상서로워라.
이내 성에 도착하시어 문지방을 밟으시니,
대지가 즉시 여섯 번이나 진동하였다.
이것을 설자는 말하였다.
장엄한 바다와 땅
그리고 산과 성
모니(牟尼)의 발이 문지방을 밟으면
일체가 모두 춤추듯이 가라앉았네.
이와 같이 성안으로 들어오니
남녀는 깨끗한 믿음을 내며
마치 바람이 불어 파도가 치는 것과 같이
성안의 모든 것이 변하였네.
모두가 온화하고 고상한 소리를 내니
세간에 일찍이 없었던 일이네.
부처님께서 성안에 들어오실 때는
큰 언덕은 모두가 평지가 되고,
모래와 자갈과
가시나무와 똥과 더러움은
모두 땅 속으로 사라지네.
눈 먼 자는 보고 귀머거리는 듣고
벙어리는 말을 하고 앉은뱅이는 다리를 펴고
미친 사람은 평안을 얻네.
가난한 사람은 재물을 얻고
병든 자는 치유되고
모든 악기가
두드리지 않아도 스스로 울리고
보배로운 악기 서로 부딪쳐
갖가지 소리를 내네.
부처님의 광명이 널리 비추니
백천의 태양과 같이
밝음은 내외를 관철하여
모두 금색이 되네.
내뿜은 광명은
해와 달을 비추어 덮네.
중생을 두루 비추는 빛은
가슴이 답답한 병에 시원한 약이니,
비유하자면 전단(栴檀)을 열병에 바르면
모두가 소멸되는 것과 같네.
■ 이 때 세존께서는 아난과 함께 거리 가운데 계시다가 작은 아이 두 명을 보셨다.
한 아이의 이름은 덕승(德勝)으로 가장 문벌이 좋은 귀족의 아들이었고,
다른 아이의 이름은 무승(無勝)으로 두 번째로 문벌이 좋은 귀족의 아들이었다.
이 두 아이가 흙을 가지고 노는데 흙으로 성을 만들고,
성 가운데 다시 집과 창고를 만들고는 흙으로 만든 보릿가루를 창고 안에 쌓았다.
부처님의 32대인상(大人相)으로 장엄하신 그 몸에서 금색의 광명이 나와 성의 안팎을 비추는데,
모두 금색으로 밝게 비추지 않음이 없음을 이 두 아이가 보고는 기뻐하였다.
■ 이에 덕승이 창고 속의 흙을 두 손으로 움켜쥐고
보릿가루라 이름하며 세존께 받들어 올리고,
무승은 옆에서 합장하며 따라 기뻐하였다.
덕승은 이 때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대비하시고 스승 없이 깨우치시며
원만한 빛으로 몸을 비추어 나타내시니
강한 모습에 공경과 믿음이 생기네.
흙을 여래께 보시하면서
이미 생사를 끊으신 세존께
머리 숙여 귀의하나이다.
이 때 덕승 동자가 흙을 보시하는 것을 마치며,
발원하여 말하기를
‘장차 저로 하여금 천지를 덮어
다시 공양을 베풀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라고 하고,
공양게를 말하였다.
이것을 설자는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저 아이가
마음에 바른 서원 일으킨 것이
뛰어난 복전(福田)이 되는 까닭에
반드시 큰 과보를 얻을 것을 아셨네.
대비(大悲)하신 구세자(救世者)는
바로 그 흙을 받으시고,
그 마음에 기쁨을 내게 하시고
왕업(王業) 인연의 씨앗을 심게 하셨네.
이 때 세존께서 문득 미소를 띠시자,
아난이 무릎을 꿇고 합장하면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인연 없이 미소 짓지 않으십니다.
어떠한 인연 때문에 미소를 보이시는 것입니까?”
이 때 아난이 곧 게송을 지어 말하였다.
근심과 교만을 끊는 것
세계에서 최상이라
마침내 인연 없지 않아
연뿌리 같은 치아를 드러내시네.
마치 구름에서 뇌성이 나는 것 같으니,
우왕(牛王)의 눈 모습 하신 이여,
흙을 보시한 과보와
미소 지은 일을 설해 주소서.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아난아,
나는 인연 없이 미소 짓지 않느니라.
너는 지금 이 두 아이를 보았느냐?”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열반한지 100년 뒤에
이 어린아이는
마땅히 전륜성왕의 4분(分)의 1이 되어
화씨성(花氏城)에서 법을 다스리는 아서가(阿恕伽)라는 왕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나의 사리를 나누어서 8만 4천의 보탑을 만들어
많은 사람들을 풍요롭고 이익 되게 할 것이다.”
이 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설하셨다.
지금 내가 멸도한 후
아서가라는 왕이 있어
이름이 널리 알려지고
나의 사리를 장엄하여
염부제에 두루 하도록 할 것이니
인천(人天)이 공양하고
적은 흙을 보시한 인연으로
큰 과보를 받게 되었네.
부처님께서 곧 이렇게 게송을 마치시고
흙을 아난에게 주시면서 여래께서 경행(經行)하시는 땅에 바르도록 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 인연을 말씀하셨다.
“아난아,
빈바사라(頻婆娑羅)왕의 아들 이름은 아사세(阿闍世)였다.
아사세의 아들 이름은 우다나발타라(優陀那拔陀羅)이다.
우다나발타라의 아들 이름은 문다(文茶)이다.
문다의 아들 이름은 오이(烏耳)이다.
오이의 아들 이름은 사파라(莎破羅)이다.
사파라의 아들 이름은 도라귀(兜羅貴)이다.
도라귀의 아들 이름은 사하만다라(莎呵蔓茶羅)이다.
사하만다라의 아들 이름은 파사닉(波斯匿)이다.
파사닉의 아들 이름은 난타(難陀)이다.
■ 난타의 아들 이름은 빈두사라왕(頻頭莎羅王)이다.
화씨성 빈두사라의 아들 이름은 숙시마(宿尸魔)이다.”
■ 이 때 첨파라국(瞻婆羅國)의 한 바라문이 귀한 딸을 낳았는데,
관상을 보는 스승이 말하였다.
“반드시 왕후가 되어 왕의 총애를 받아 귀한 아들 둘을 낳을 것입니다.
한 아이는 4분의 1의 전륜성왕이 될 것이고.
둘째 아이는 출가하여 마땅히 아라한과를 얻게 될 것입니다.”
■ 바라문이 이 말을 듣고는 크게 기뻐하였다.
그 뒤 이 여자 아이는 화씨성에 이르러
많은 보배구슬로 장엄하고는
빈두사라 왕에게 시집가서 그의 처가 되었다.
왕은 즉시 받아들여 후궁에 두었다.
궁중에서는 왕비와 왕후들이 질투심을 내어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왕은 반드시 사랑스럽고 중하게 여겨 우리들을 박대하게 될 것이다.
마땅히 천한 일을 가르쳐 왕으로 하여금 싫어하도록 해야겠다.”
그리고는 즉시 머리 깎는 기술을 가르치고는
왕이 잠자는 때를 틈타 머리를 깎도록 명하였다.
왕이 잠에서 깨어나 말하였다.
“나를 위하여 머리를 깎아 주었구나.”
“이제 다 깎았습니다.”
왕은 거울에 자신을 비추어 보고는 이발이 끝난 것을 알고 말하였다.
“네가 어떠한 소원을 이루고자 하느냐?”
왕에게 대답하였다.
“오직 바라는 것은 왕과 만나는 일뿐입니다.”
이 때 왕이 말하였다.
“나는 귀족이고 너는 신분이 비천하니 어떻게 만날 수 있겠느냐?”
여자가 대답하였다.
“왕이시여,
저는 하천한 자가 아닙니다.
저는 본래 바라문의 딸입니다.
바라문은 본래 저로 하여금 왕의 부인이 되기를 바랐습니다만
궁인들이 질투하여 저에게 천한 일을 가르쳤습니다.”
왕이 즉시 말하였다.
“지금 이후로는 이와 같은 일을 하지 말도록 하라.”
그리고는 곧 첫 번째 부인으로 삼았으며,
서로 사랑하고 좋아하면서 한 아들을 낳았다.
■ 어머니가 말하였다.
“나의 근심 걱정이 모두 없어졌으니,
이름을 아서가(阿恕伽)라고 해야겠다.”
아서가는 진(晋)나라 말로 걱정이 없다는 뜻이다.
다시 한 아들을 출산하여 이름을 진우(盡憂)라고 하였다.
아서가의 몸이 거칠고 껄끄러워
아버지는 사랑하는 마음이 없었다.
빈두사라왕은 또한 여러 부인들에게서 많은 자식들이 생겨나자,
여러 관상 보는 스승들을 모아서는 자식들의 관상을 보았다.
관상 보는 한 스승이 있었는데,
이름이 빈릉가바차(賓陵伽婆嗟)였다.
왕은 관상 보는 스승에게 아들 가운데
누가 왕이 될 수 있겠는지 점을 치라고 말하였다.
관상을 보는 스승이 대답하였다.
“왕께서 모든 자식들을 금지원(金地園)으로 데리고 가십시오.
거기서 그들의 관상을 보겠습니다.”
왕과 그의 자식들이 금지원 가운데에 이르자,
어머니는 아서가에게 삼가 경건하게 말하였다.
“지금 왕은 금지원에서 자식들의 상을 보시려 한다.
너 또한 가야 된다.”
아서가가 말하였다.
“왕께서는 저를 사랑하지 않으시는데 제가 왜 거기에 가야 합니까?”
어머니가 다시 당부하여 말하였다.
“너는 마땅히 가야 한다.”
아서가가 말하였다.
“가겠습니다.”
그 뒤 음식을 가져다 아서가에게 주었으나 사양하고 갔다.
화씨성을 나와 재상인 나제굴다(羅提掘多)를 보았다.
나제굴다가 아서가에게 물었다.
“어디를 가고자 하는 것입니까?”
아서가가 대답하였다.
“왕께서 모든 자식들을 금지원에 모이도록 하여 나도 지금 가는 길입니다.”
이 때 굴다는 늙은 코끼리를 타고 있으면서 말하였으므로 아서가는 말했다.
“이 코끼리를 빌려 탈 수 있겠습니까?”
아서가는 곧 이 코끼리를 타고 금지원으로 향했다.
금지원에 도착해서는
코끼리에서 내려
모든 자식들이 모여 있는 가장자리의 땅에 앉았다.
모든 자식들은 전부 갖가지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있었으나
아서가는 멥쌀밥을 먹었다.
그릇으로 낙(酪)을 떠서 갈증을 느낄 때 마셨다.
왕이 관상을 보는 스승에게 말하였다.
“화상이시여,
모든 자식들의 관상을 봐주십시오.
내가 죽은 후에 누가 왕이 될 수 있겠습니까?”
관상을 보는 스승이 생각하였다.
‘아서가가 반드시 왕이 될 것이라고 대답하면,
왕은 마땅히 왕위에 오를 그를 싫어하므로
반드시 나를 죽일 것이다.’
곧 왕에게 대답하였다.
“왕이시여,
이름을 말하거나 형상을 설명하는 것으로는 맞지 않습니다.
입은 옷이나 쓰는 물건이나 하는 일이 최고인 자가
왕이 될 것입니다.”
모든 왕자들은 모두 스스로 제일 좋은 탈 것을 타며,
제일 좋은 자리에 앉으며,
제일 좋은 음식을 먹으며,
제일 좋은 음료수를 마신다고 생각했다.
아서가가 생각하였다.
‘내가 마땅히 왕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코끼리가 제일 좋은 탈것이며,
땅이 제일 좋은 자리이며,
멥쌀밥이 제일 좋은 밥이며,
질그릇이 제일 많이 담기며,
낙(酪)이 제일 맛있는 것이며,
물이 제일 좋은 음료수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까닭에 내가 마땅히 왕이 될 것이다.’
관상을 보는 스승의 관상이 끝나고
왕은 모든 자식을 거느리고 성안으로 돌아왔다.
관상을 보는 스승이 아서가의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아서가가 반드시 왕이 될 것입니다.”
어머니는 관상을 보는 스승에게 말했다.
“다시는 말하지 말라.
그리고 멀리 피해 숨어서 몸과 목숨을 보호하라.
아서가가 왕위에 오르는 것을 기다렸다가
너는 다시 나오도록 하라.”
빈두사라왕은 득차시라(得叉尸羅)성이 반역하여 따르지 않자,
즉시 아서가를 보내 그 나라를 토벌하도록 하였다.
오직 4병(兵)만 주고 칼과 창은 주지 않았다.
아서가가 명을 받들어
곧 화씨성을 출발하려고 할 때,
주위 사람들이 말하였다.
“칼과 창이 없는데 어떻게 적들과 함께 싸워 전쟁할 수 있겠습니까?”
아서가가 말하였다.
“나에게 복의 힘이 있다면 마땅히 왕위에 오를 것이다.
바라는 칼과 창도 마땅히 자연히 주어질 것이다.”
이 말이 끝나자 지신(地神)이 땅을 열고 칼과 창을 주었다.
그리고 곧 4병(兵)에 둘러싸여 전진해서는 득차시라국에 이르렀다.
나라 안의 사람들은 아서가가 온다는 소리를 듣고는
자연스럽게 귀의해서 항복하였으며,
성을 장엄하고 땅을 평탄하게 하여 도로를 만들었다.
제각기 꽃병을 들고 가운데를 꽃으로 가득 채워서 위를 덮고
길병(吉甁)이라 불렀는데,
엎드린 모습으로 나타났고,
반 유순(由旬)이나 늘어서서 맞이하며 말하였다.
“저는 왕을 배반하지도 않은 것이며,
왕자를 배반한 것도 아닙니다.
오직 왕 주변의 모든 악한 신하들을 배반한 것입니다.”
공양과 공경을 받으면서
그들을 따라 성으로 들어가서
사람들이 조화롭고 순종하게 되자 다시 귀국하였다.
왕은 다시 아서가를 보내 거사국(佉沙國)을 토벌하도록 하였다.
그 나라 사람들도 환영하여 조화롭고 순종하게 되어
전과 다를 바가 없게 되었다.
이렇게 조화롭고 순종하게 되자 본국으로 돌아왔다.
두 명의 큰 역사(力士)가 있어 아서가를 가까이 모셨는데,
아서가는 이 두 사람에게 읍지(邑地)를 주었다.
천신은 이 때 곧 국토를 보호하였다.
천신은 곧 이렇게 외쳤다.
“삼가 반역하지 말라.
왜냐하면 아서가는
마땅히 4분(分)의 1의 전륜성왕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4해(海) 안의 모든 나라를 차츰차츰 정벌하리니,
모두 귀의하고 복종하리라.”
아서가의 형으로
이름이 소심마(蘇深摩)라는 자가
막 화씨성으로 들어오고 있었는데,
제일 측근인 신하가
또한 성을 나가 도중에 서로 만났다.
측근의 신하가 머리를 숙이자
소심마는 웃으면서
고의로 손으로 측근의 신하 머리를 때렸다.
재상이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왕자는 왕위를 잇지 못할 것이다.
이는 곧 권세를 이용하여 내 머리를 때릴 것이다.
만약 왕위를 계승한다면 반드시 칼로써 내 머리를 참수할 것이다.’
곧 5백 명의 재상들에게 가서
소심마의 지나친 모습을 설명하고는
왕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였다.
그리고 오직 아서가만이
관상 보는 스승의 기록대로 마땅히 4분의 1의 전륜성왕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모든 신하들은 협력하여 그를 왕으로 세워야 한다고 말하였다.
후에 득차시라국의 나쁜 신하들로 하여금
다시 돌아가서 반역하도록 하였다.
왕은 곧 소심마를 파견해서 그들을 정벌하도록 하였다.
소심마는 도착하였지만
그들을 조화롭고 순종하도록 다스릴 수 없었다.
빈두사라왕은 소심마가
그 나라를 조복(調伏)하지 못했음을 듣고는 질병에 걸렸다.
곧 모든 신하들에게 소심마를 돌아오도록 하여
태자를 삼을 것을 명하였다.
그리고는 아서가가 가서 토벌하도록 명하였다.
이 때 측근의 신하들이
계책을 도모하여
누런 물질을 아서가의 몸에 바르고
나차(羅叉)의 즙으로 씻기고는 그것을 버렸다.
그리고는 아서가가 토혈병(吐血病)을 얻어 정벌에 임할 수 없다고 속였다.
■ 이 때 빈두사라왕이 질병이 더욱 심해져
생명의 보존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재상은 아서가를 장엄하게 하고는 왕에게 말하였다.
“청하옵건대,
마땅히 아서가도 나란히 왕으로 삼아
국사(國事)를 다스리도록 하시고,
소심마가 돌아오면 당연히 그를 폐하십시오.”
아서가는 생각하였다.
‘내가 만약 복덕의 힘이 있다면 마땅히 왕이 되리니,
하늘이 마땅히 하늘의 비단으로 나의 정수리 위를 묶을 것이다.’
이와 같이 말하고 나자 그 말에 화답하여 곧 묶여졌다.
왕이
아서가가 하늘의 비단으로 정수리 위가 묶여진 것을 보고는
화가 크게 치밀어 피가 얼굴에 흐르니,
곧 목숨이 다하였다.
아서가를 세워 왕이 되게 한 나제굴다가
제일의 재상이 되었다.
소심마는 부왕이 목숨을 다하고
아서가가 보위에 올라 왕이 된 것을 보고는
마음에 분노가 치솟아 화씨성으로 돌아왔다.
아서가는 소심마가 온다는 말을 듣고서,
한 사람의 건장한 역사(力士)를 엄밀히 준비하여 제일문(第一門) 아래에 두고
두 번째 역사를 두 번째 문 아래에 두고,
세 번째 역사를 세 번째 문 아래에 두고,
나제굴다를 동쪽 문 아래에 두었다.
아서가는 몸소 나아가 흰 코끼리를 배치하고,
코끼리 위에는 아서가의 모습을 그려 놓게 하였다.
그리고는 주위 네 곳에
큰 불구덩이를 만들고 똥과 풀로 그 위를 덮었다.
소심마가 세 번째 문 아래를 향해 왔을 때,
나제굴다가 소심마에게 말하였다.
“지금 아서가가 동문 아래에 있으니,
그를 쫓아 들어가십시오.
만약 들어가면 당신의 신하가 되겠습니다.
만약 능히 아서가를 해칠 수 없다면
이 문을 따라 들어간다 해도 능히 할 수 없습니다.”
이에 소심마가 곧 동문으로 가서
바로 코끼리 위의 아서가를 붙잡으려 하였으나,
알지 못하는 사이에 불구덩이에 떨어져
스스로 멸하여 사라졌다.
이 때 소심마에게 한 사람의 역사가 있었는데,
이름이 현용(賢踊)이었다.
수만 군중을 이끌고 불법(佛法) 가운데 들어갔고,
출가해서는 아라한의 도를 얻었다.
■ 모든 재상이나 대신들이 아서가를 경멸하자,
아서가는 비밀리에 이를 다스리고자
곧바로 모든 대신들에게 말하였다.
“모든 대신들은 좋아하는 꽃과 과일나무를 꺾어
가시나무 주위를 둘러라.”
대신들이 말하였다.
“지금껏 가시나무로써 꽃과 과일나무 숲을 둘러야 한다는 것은 옳다고 들었어도,
좋아하는 꽃과 과일나무로 가시나무를 둘러싸는 것은 듣지 못했습니다.”
■ 이에 세 번의 칙령이 있었으나
신하들은 완고히 따르지 않았다.
왕이 극도로 화가 나서
곧 이 5백 명의 대신들을 죽여 버렸다.
다시 다음해 봄이 되자,
모든 궁인들과 재상들에 둘러싸여 동산의 숲 사이에 이르렀다.
아서가라는 이름의 나무가 있었는데 꽃이 지극히 사랑스러웠다.
아서가는 이 나무와 자기가 같은 이름이라서
그 나무를 마음속으로 좋아하였다.
■ 아서가의 신체는 거칠고 껄끄러워서
모든 여인들이 아서가의 거칠고 껄끄러운 신체 때문에
사랑하거나 존경하는 마음이 생기지 않았고,
가까이 모시는 것도 기뻐하지 않았다.
그가 잠들 때를 기다려 동산에서 놀곤 하였는데,
아서가 나무를 보자 곧 꽃가지를 꺾었다.
왕은 잠에서 깨어나 나무가 손상된 것을 보고 좌우에게 물었다.
“누가 이 나무를 훼손하였는가?”
“궁인이 이를 훼손하였습니다.”
■ 왕이 크게 분노하여 5백 명의 궁인들을 붙잡아
나무 주위에 묶어 놓고는 태워 죽이자,
나라의 백성들이 모두 들고 일어나 포악하다고 말했다.
■ 그래서 악한 아서가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 이 때 나제굴다가 왕에게 삼가 아뢰었다.
“스스로 살해(殺害)하는 것은
왕으로서 의당 해야 할 바가 아닙니다.
왕께서는 지금 마땅히 악인을 간별하여
죄를 다스리게 해야 합니다.”
왕은 그 말이 옳다고 판단하여
곧 사자(使者)를 파견하여 악인을 모집하여 구하도록 하였다.
나라 변방의 산 아래에 직물 짜는 사람이 있었는데,
한 아이를 낳아 길렀으니,
이름이 기리(耆梨)였다.
그는 사람됨이 극히 악하여 아비와 어미를 욕하였다.
손은 곧 그물이고
다리는 곧 둔기와 같았는데,
독을 발라 풀잎이나 벌레,
짐승 등이 닿으면 죽지 않는 것이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대악(大惡)이라 하였고,
나라를 통틀어 악을 말할 때 기리를 들었다.
그리하여 사자가 그곳에 가서 말하였다.
“너는 아서가왕을 위해 죄인을 다스릴 수 있겠느냐?”
기리가 대답하였다.
“나에게 천하의 악인을 다스리라고 하여도 할 수 있거늘,
하물며 아서가 한 나라 정도이겠는가?”
사자가 이 말을 듣고 왕에게 삼가 아뢰자,
왕은 곧 그를 부르게 하였다.
기리는 사자가 와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듣고 곧 부모에게 알렸으나,
부모가 허락하지 않자
즉시 부모를 죽여 버렸다.
사자가 기리에게 물었다.
“왜 이렇게 늦었는가?”
기리가 대답하였다.
“부모가 허락하지 않아 내가 그들을 살해하느라고 늦었다.”
■ 이에 사자를 따라가서 왕을 본 기리는 왕에게 말하였다.
“저를 위해 감옥을 짓되
지극히 엄격하게 하고
가히 사랑할 만하고 즐거워할 만하게 하시며,
감옥이 만들어지면 애락옥(愛樂獄)이라 부르십시오.”
또 왕에게 말하였다.
“만일 어떤 사람이라도 들어온 자는
나가는 것을 허락하지 마십시오.”
왕이 즉시 허락하였다.
이 때 그 악한 기리가 계두말사(雞頭末寺)에 이르렀다.
그 때 마침 그 절에는 한 비구가 있어
나쁜 영우경(嬰愚經)의 말을 외우고 있었다.
“가마솥에 끓여 죽기를 바라는 자는 방아로 찧어 죽이고,
방아로 찧어 죽기를 바라는 자는 가마에 넣고 삶아 죽인다.
지옥 가운데 큰 쇠구슬을 삼키거나 끓는 동(銅)을 입에 붓는다.”
이 말을 듣고 스스로 생각하였다.
‘나의 감옥 가운데에 또한 마땅히 이와 같이 만들어야겠다.’
■ 어느 때 장자의 부부가 있었다.
그들은 장차 바다로 들어가서 보물을 캐려고 하였는데,
바다 가운데로 가던 중에 한 남자 아이를 낳았다.
이에 글자를 따와서 해(海)라고 불렀으며,
12년이 지나 바다에서 나오다가
5백 명의 도적을 만나
재물을 빼앗기고 장자는 살해당했다.
■ 이에 아들인 해는 문득 출가하여 도(道)를 배웠다.
걸식으로 전전하다가 화씨성(華氏城)에 이르게 되었는데,
마을을 잘 알지 못했으므로 애락옥에 들어가게 되었다.
들어가서는 이렇게 말하였다.
“밖의 모양은 가히 사랑스러우나 안은 지옥과 같구나.”
곧 나가고자 하였으나
기리가 허락하지 않고 비구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여기서 마땅히 사형(死刑) 받아야 하는데
어찌 나가고자 하는가?”
비구가 다 듣고 나자 큰 소리로 울기 시작했다.
기리가 물었다.
“어찌하여 어린아이처럼 큰소리로 우느냐?”
비구가 대답하였다.
“내가 죽는 것은 두렵지 않으나
선리(善利)를 잃어버리는 것이 두려워 이렇게 소리 내어 우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는 새로 출가해서
아직 도법(道法)을 증득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람 몸을 얻기도 힘들지만
불법을 만나기가 힘든 까닭에 이렇게 우는 것입니다.”
기리가 말하였다.
“왕은 나에게 이 성안에 들어오는 자 가운데
죄(罪)를 찾아 다스리지 않고 내보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비구가 말하였다.
“나를 7일 동안만 살려 주십시오.
그 후에 당신이 나를 죽이고자 한다면 기꺼이 따르겠습니다.”
이 때 아서가왕은
자신의 궁녀가 다른 남자와 함께 깊은 사랑의 말을 나누는 것을 보고
즉시 분노가 치솟아 애락옥에 가두었는데,
기리가 때를 가려 방아로 찧어 버리니,
절구공이로 머리를 내리치자 눈알이 터져 나왔다.
비구가 이것을 보고는 혐오스런 마음이 생겨 이렇게 생각하였다.
‘오호라,
자비하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 참으로 진리이구나.
물질은 위태하고 허약하여 물거품이 모인 것처럼 견고하지 않으며,
빨리 이지러져 잠시도 고정됨이 없다 하셨다.
단정한 용모로 지금 안온하게 있다 하여도
잘생긴 얼굴과 얇은 피부는 또한 썩고 무너짐이 있다.
두렵구나,
생사(生死)가 어린아이가 어리석어 즐거워하는 것과 같구나.
이는 성스러운 법이 아니니,
이 경계를 바로 보아 후회함에 빠지지 말아야겠다.’
이에 비구는 밤새도록 관찰하여
많은 번뇌를 끊고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얻었다.
이와 같이 노력하여 곧 다시 아라한의 도를 얻을 수 있었다.
7일이 지나자 기리가 말하였다.
“7일이 지나고 8일째의 날이 밝아 오니 형벌을 받아야 한다.”
비구가 대답하였다.
“나의 밤은 이미 지나갔고 나의 해는 이미 떠올랐다.
이익이 때에 도달했으니 너의 형벌의 다스림을 따르겠다.”
기리가 물었다.
“어찌하여 나의 밤이 이미 지나갔고 나의 해는 이미 떠올라
이익의 시간이 도달했다고 하는가?
나를 위해 소상히 설명해 보아라.”
■ 비구가 대답하였다.
“나는 지난날 어둡고 암울한 무명의 밤을 지냈으나,
번뇌의 원수들은 이미 영원히 사라졌으므로 이를 일러 나의 밤은 이미 지나갔다고 한 것이며,
지혜로운 공(空)의 마음으로 삼계를 바르게 볼 수 있으므로 이를 일러 나의 해는 이미 떠올랐다고 한 것이다.
부처님께서 하신 바를 나는 지금 모두 이루었으므로 이를 이익이 때에 도달한 것이라고 한 것이니,
다만 늙은 목숨을 너의 뜻에 맡겨 다스리게 하리라.”
기리의 마음은 악하고 잔인하여
죄 없는 이를 해치고 후세를 믿지 않아
거듭 성을 내면서
곧 큰 가마솥을 설치하고 그 안을 물로 채웠는데,
기름ㆍ고름ㆍ피ㆍ골수ㆍ똥ㆍ오줌이 섞인 오물이 가득하였다.
곧 비구를 끌고 가서 그 가운데에 앉히고
밑에서 큰 불로 땔나무를 태우려 하였지만
끝내 불을 피울 수가 없었다.
이에 기리는 화를 내면서 몽둥이로 불 때는 사람을 때리고,
스스로 직접 땔나무 모두를 불붙이려 하였으나
또한 태울 수가 없었다.
또한 서까래에 소(蘇)를 바르고
여러 겹으로 쌓아 불을 붙여 모두 태웠으나 물은 여전히 차가웠다.
그 까닭을 괴이하게 여겨 가마솥 안을 들여다보니
비구가 천 개의 꽃잎을 가진 연꽃 위에 결가부좌하고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이 때 기리가 매우 놀라서 곧 왕에게로 가서 알리니,
왕이 즉시 왔는데 무너진 담장을 보면서 들어왔다.
왕을 따라오던 모든 사람들 수천억만 명이 이 비구를 보았는데,
이 때 비구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중생들을 보고는
교화하여 가르침을 받을 수 있는 중생들이 모두 모였다고 생각하였다.
그리고는 곧 가마 안에서 나왔는데,
의복이 청결하였으므로
모든 대중이 쳐다보지 않는 자가 없었다.
몸이 하늘로 치솟으면서 갖가지 변화를 보이되,
몸 위로는 물이 솟았으며
몸 아래로 불길이 솟은 것이
마치 큰 산이 허공 가운데 나타난 것과 같았다.
■ 왕이 이 광경을 지켜보면서 신기한 마음이 생겼다.
우러러보며 공경스런 마음으로 합장하고 관찰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지금 비구를 보니 우리와 같은 품격을 지닌 사람의 몸이나 위의와 덕과 존경할 만한 신묘함이
세상의 기준을 뛰어넘어
허공을 뛰어올라 대신족(大神足)을 나타냅니다.
내가 지금 이해할 수 없으니 원컨대 설명해 주기 바랍니다.
그래서 당신의 성스러운 일을 알 수 있으면
내가 있는 힘을 다하여 마땅히 따라 익히겠습니다.”
■ 이 때 비구는 아육왕이 대단월(大檀越: 대시주)이 되어
능히 부처님의 사리를 널리 나누어서
천인(天人)을 두루 이익 되게 하리라는 것을 알고서 말하였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나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대비심으로 번뇌를 끊으라.
부처님의 법을 이은 사람은
3유(有) 가운데 이미 해탈을 얻어
조어(調御)하고자 하는 자는 조어되고,
적멸(寂滅)하고자 하는 자는 적멸되고,
해탈하고자 하는 자는 해탈하게 되느니라.’
대왕은 마땅히 부처님을 알아야 합니다.
■ 또한 당신은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
100년 뒤에 화씨성의 왕이 되어
아서가(阿恕伽)라고 불리며,
4분(分)의 1의 전륜성왕이 되고,
정법(正法)을 위해 왕께서는 사리를 나누어
8만 4천의 보탑(寶塔)을 세우리라고 수기(授記)하셨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왕은 지금 오히려
대옥성(大獄城)을 지옥처럼 지어
백천 대중들의 생명을 잔혹하게 해쳤습니다.
■ 대왕이여,
당신은 지금 마땅히 일체 중생에게 무외(無畏)를 베풀고,
또한 마땅히 부처님의 뜻이 두루 이루어지도록 하시오.
사람 가운데 제석(帝釋)이 되어
반드시 무외를 베풀어 자비하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일으키며,
사리를 분포(分布)하여 널리 진실한 구제를 행해야 합니다.”
■ 왕이 이 말을 듣고 불법에 대해
깊은 신심과 깨달음이 생겨서 합장하여 공경하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이미 극악한 죄과(罪過)를 지었으므로
청컨대 저의 참회를 받아 주십시오.
지금 부처님께 귀의하고 여래께서 설하신 뛰어난 법(法)에 귀의합니다.”
그러자 복덕의 업(業)이 열려 대지(大地)를 장엄하였다.
이 때 비구가 공중으로 뛰어오르면서 나오자,
왕 또한 나오려고 하였다.
그러자 악한 기리가 말하였다.
“왕께서는 지난번에 저에게 이 감옥에 들어오는 자는
모두 끝내 나가지 못하게 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왕이 곧 말하였다.
“나를 죽이려고 하느냐?”
기리가 답하였다.
“죽이고자 합니다.”
왕이 말하였다.
“너는 내가 들어오기 전에 먼저 들어오지 않았느냐?”
기리가 왕에게 대답하였다.
“저는 전에 들어왔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너는 전에 들어왔기 때문에
마땅히 먼저 죄를 받아야 한다.”
왕은 곧 사람을 보내 기리를 붙잡아서는
호교(胡膠)에 두고 집 가운데 불을 놓아 태워 버리고,
애락옥(愛樂獄)을 파괴하여 중생들에게 무외(無畏)를 베풀었다.
■ 그리고 왕사성으로 가서
아사세(阿闍世)왕이 묻어 놓은 네 되의 사리를 가져다가
곧바로 그곳에 대탑(大塔)을 조성하여 세웠다.
제2, 제3, 나아가 제7에 이르기까지 사리가 묻힌 곳의 모든 것을 취하였다.
■ 그 후 다시 나마(羅摩)라는 마을로 가서
바다 용왕이 가지고 있는 사리를 취하고자 하였는데,
용왕이 곧 밖으로 나와 왕에게 용궁으로 들어오도록 청하였다.
왕이 곧 배에서 내려 용궁으로 들어가니,
용왕이 왕에게 말하였다.
“오직 원하오니 이 사리를 남겨 주십시오.
청컨대 내가 공양할 수 있도록 삼가 가져가지 마십시오.”
■ 왕이 용왕을 보니 공경하고 공양하고자 함이
인간보다 뛰어나서
결국은 도로 놓아두고 가지지 않은 채 나왔다.
■ 왕은 본래 있던 곳으로 돌아와서는
다시 8만 4천의 보석함을 만들어
금ㆍ은ㆍ유리 등으로 이를 장식하였다.
한 개의 보석함 가운데 한 개의 사리를 넣고,
다시 8만 4천의 보배로운 뚜껑을 만들고는
8만 4천의 비단[疋綵]으로 장식하였다.
그리고는 하나하나의 사리를 한 야차에게 주어
염부제에 두루하게 하여
1억의 인구가 있는 곳에 하나의 탑을 조성하도록 하였다.
이 때 귀신이 사리 네 개를 가지고 나가 탑을 세웠다.
사리 하나를 가지고 있던 야차가 있었는데
차시라국(叉尸羅國)에 이르러 부도(浮圖)를 세우려 하자,
그 나라 백성들이 말하였다.
“우리나라의 백성들은 무릇 36억이니,
지금 마땅히 우리에게 서른여섯 개의 사리 상자를 주어야 합니다.”
이 때 야차와 귀신이 함께 이 일로 해서 돌아와 왕에게 아뢰었다.
왕이 스스로 생각하여 말하였다.
‘사람의 숫자가 매우 많구나.
만일 그와 같이 한다면 염부제를 채우기에는 사리가 부족하다.
마땅히 방편을 시설(施設)하여 끊어 버리고 주지 말아야겠다.’
즉시 야차를 파견하여 다시 이렇게 말하였다.
“너희 나라의 35억의 인구를 제거하면 오직 1억의 인구만 남으니,
한 개의 사리를 주겠다.”
그러자 그 나라 사람들이 말하였다.
“우리들이 진정 서른여섯 개의 사리 상자를 사용할 수 없다면
한 개라도 괜찮으니,
원하옵건대 저희들을 살해하지는 마십시오.”
곧 그 뜻을 좇아 오직 한 개의 상자만을 주었다.
이에 왕이 말하였다.
“1억이 넘는 곳에도 사리를 주지 말고
1억이 되지 않는 곳에도 사리를 주지 말라.”
이렇게 말하고는 계두마사(雞頭摩寺)로 향했다.
■ 도착해서는 상좌인 야사의 앞에서 합장하고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지금 염부제 안에 8만 4천의 보탑(寶塔)을 조성하고자 합니다.”
■ 상좌가 대답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왕께서 만약 일시에 탑을 만들고자 한다면,
저는 대왕께서 그 탑을 조성토록 하겠습니다.”
이 때 손으로 해를 가리니 칙령이 나라 안에 두루하게 되고,
손으로 해를 가릴 때 우러름을 다해 탑을 세웠다.
이후에 손으로 해를 가리니 염부제 안에서 일시에 탑이 조성되었다.
■ 탑이 조성되자마자
모든 백성들이 정법(正法)의 아서가왕(阿恕伽王)이라고 불렀다.
널리 안온하게 하고 세간을 요익(饒益)하게 하였으며,
나라 안에 널리 탑묘(塔廟)를 일으켰다.
선은 더욱 번성하고 악명(惡名)을 소멸하였으니,
천하가 모두 정법의 왕이라고 칭하였다.
■ 2. 아육왕본연전(阿育王本緣傳)①
■ 아서가왕이 탑을 조성하는 일을 마치자 뛸 듯이 기뻐하였다.
군신들에 둘러싸여
계두마사(雞頭摩寺)에 이르러 상좌 앞에 나아가 물었다.
“이 염부제에서 저와 같이
부처님의 수기(授記)를 받은 사람이 많이 있습니까, 없습니까?”
■ 상좌인 야사(夜舍)가 즉시 왕에게 대답하였다.
“또한 왕과 같이 수기 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옛날 부처님께서 오장국(烏長國)에 계실 때
아파파(阿波波)용이 계빈국(罽賓國)에 내려와 범지사(梵志師)들을 교화하였고,
건타위국(乾陀衛國)에서는 진타라(眞陀羅)를 교화하였으며,
건타라국(乾陀羅國)에서는 우룡(牛龍)을 항복시켰습니다.
■ 이에 다시 말돌라국(末突羅國)에 가서 아난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죽은 후 100년 뒤에 말돌라국에
마땅히 굴다(掘多)라는 이름의 장자가 있을 것이니,
그 아들의 이름은 우바굴다(優波掘多)이다.
비록 좋은 상호는 없으나
부처님같이 교화하고 인도하여
능히 선정(禪定)에 들지 않더라도 1유순(由旬)에 있는 중생들의 마음의 상태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선법(禪法)을 가르치는 데에 가장 뛰어나며,
여러 가지로 교화하고 인도하여 불사(佛事)를 지을 것이다.’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지금 이 푸른색의 동산이 보이는가?’
‘보입니다.
세존(世尊)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이것은 이름이 우류만다산(優留慢茶山)으로
나라발리아란야처(那羅拔利阿蘭若處)이다.
방사(房舍)가 갖추어져 있고 가장 뛰어나 능히 선정의 마음이 생겨나느니라.’
이 같은 일이 모두 부처님의 수기(授記)입니다.”
왕이 이 말을 듣고 상좌에게 말하였다.
“저 청정한 존자는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 않았습니까?”
■ “이미 태어나 번뇌를 소멸하여
아라한의 도를 얻어서는
1만 8천의 아라한과 더불어
우류만다산의 나라발리아란야처에 계십니다.
일체의 지혜와 뛰어난 청정을 갖추고
모든 현성(賢聖)과 중생들을 위해 법문(法門)을 열어 설하시고 계십니다.
천(天)ㆍ용(龍)ㆍ야차(夜叉)ㆍ사람과 비인(非人)들을
해탈의 성에 들어가게 하고 있습니다.”
왕이 모든 신하들에게 말했습니다.
“급히 서둘러 거병(車兵)과 보병(步兵),
그리고 상병(象兵)ㆍ마병(馬兵)을 장엄하도록 하라.
나는 지금 우류만다산에 가서 해탈한 존자(尊者)이시며
번뇌를 다한 대덕 우바굴다를 보고자 한다.”
재상이 왕에게 아뢰었다.
“그 나라는 험난하고 좁고 군사들이 매우 많습니다.
마땅히 사자를 보내어
그를 불러 스스로 오도록 해야 합니다.”
왕이 바로 대답하였다.
“마땅히 가서 그를 볼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아직 금강심(金剛心)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찌 저 부처님과 같은 분을 굴복시키고자 하겠는가?”
즉시 존자인 우바굴다에게 사자를 보내어 다음과 같이 전했다.
“내가 지금 존자를 찾아뵙고 묻고자 합니다.”
존자가 이를 듣고 잠시 생각하였다.
‘만약 왕을 오게 한다면
국토가 험난하고 좁아
괴로움을 당하는 자가 많게 된다.
내가 마땅히 가는 것이 좋겠다.’
존자는 즉시 여러 배들을 병합해서는 크고 긴 배를 만들었다.
너비가 12유순으로
1만 8천의 아라한이 함께 배에 타고 화씨성으로 향했다.
이 때 어떤 사람이 왕에게 아뢰었다.
“존자 굴다(掘多)가 왕을 이익 되게 하려고 몸소 오고 있습니다.
큰 배에 있는 스승을 위하여 크게 요익되게 하십시오.”
왕이 듣고 기뻐하며 백천 만의 가치가 있는 영락(瓔絡)을 스스로 풀어서
이 말을 전해 준 자에게 상으로 주었다.
그리고 좌우에 명령하여 북을 울려 간단한 칙령을 내렸다.
“큰 부자로 하늘에 태어나고자 하는 자,
해탈을 구해 여래를 보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모두 우바굴다를 공양하여야 한다.”
그리고 게송을 설하여 말하였다.
사람 중에 가장 존귀하신 분[兩足尊]을 뵙고자 하면
큰 자비와 스승 없이 깨우친 세상의 영웅이시고
부처님과 같이 교화하시고 삼계[三有]를 비추시는 존자를
모두 와서 모여 함께 나아가 맞이하세.
왕은 게송을 설하고 나서 성곽을 장엄하게 하고 거리를 청소하게 하였다.
그리고는 모든 신하들과 모든 백성들과 함께 악기를 연주하고
여러 종류의 향을 가지고 화씨성에서 반(半) 유순이나 나아가
존자와 1만 8천의 아라한들을 멀리서 바라보니
마치 반달에 둘러싸여 오는 것과 같았다.
왕은 즉시 코끼리에서 내려 한 발은 배에 올리고
한 발은 땅에 두고 존자 우바국다를 받들어 영접하였다.
■ 왕은 몸을 굽혀 오체투지를 하며 존자를 부르고
다리를 일으키면서
공경으로 존안(尊顔)을 우러러 쳐다보았다.
그리고 합장하며 말하였다.
“저는 지금 일체의 원수를 끊어 없애고
염부제의 모든 성과 산과 바다를 얻고 천하의 부(富)를 얻었습니다만,
그 기쁨은 오늘 존자를 직접 뵐 수 있었던 것만 못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존자를 뵈오니
곧 3보 가운데 깊은 공경과 믿음이 생겨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게송으로 설하여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비록 적멸에 드셨으나
존자는 보처(補處)에 나셨네.
지혜로운 해가 가라앉아 사라졌으나
존자가 큰 밝음을 이으셨네.
지금 바로 가르쳐 주시니
내가 마땅히 따라서 행하리라.
■ 존자가 이에 즉시 오른손으로 왕의 정수리 위를 쓰다듬으면서
게송으로 답하셨다.
삼가고 두려워하여 방일하지 마십시오.
왕위와 부귀는 가히 보전하기 어렵고
일체는 모두 반드시 변하여 소멸하기 마련이니
세간에는 영원히 머무는 것이 없습니다.
만나기 어려운 3보를 그대가 바로 만났으니
항상 공양하여 쉬거나 폐하지 마십시오.
“대왕은 마땅히 아십시오.
부처님께서 정법을 당신과 또한 나에게 부촉하셨으니,
우리들이 마땅히 함께 견고하게 보호해야 합니다.”
그러자 왕이 다시 게송으로 설하여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부촉하신 것 제가 이미 하였으니
갖가지 탑묘(塔廟)가 산림과 같습니다.
보개(寶蓋)와 당번(幢幡)을 이미 펼치고
여러 뭇 보배로 장엄하여
모든 대지(大地)를 지극히 청정하게 하였습니다.
염부제에 사리를 유포하여
자기 몸과 처자,
창고의 보물과
궁전과 옥사(屋舍)와 백성과
일체의 대지(大地)를 모두 보시하여
부처님과 법과 비구승을 공양하였습니다.
존자가 찬탄하여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대왕이시여,
마땅히 그처럼 일을 하셔야 합니다.
몸과 목숨과 재물로 마땅히 견고한 법을 취해야 합니다.
그런 후에 후회하지 않으면 천상(天上)에 태어나게 됩니다.”
이 말을 마치고 나서
왕은 존자에게 궁중으로 들어가기를 청하여,
자리를 펴고 곧 존자를 받들어 자리 위에 앉게 하였는데,
그 몸이 유연하기가 도라면(兜羅綿)과 같았다.
■ 왕이 다시 합장하고 존자에게 말하였다.
“존자의 몸이 유연하기가 도라면과 같고,
저는 복이 적어 신체가 거칠고 껄끄럽습니다.”
■ 존자가 대답하였다.
“저는 일찍이 보시를 닦아
항상 청정하고 뛰어난 물건을 보시하였으나,
흙을 보시한 일은 없었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나는 옛날에 어리석어 지혜라고는 조금도 없어서
최상의 복전이신 세존을 만나 흙을 보시하였기에
지금 이와 같은 과보를 얻었습니다.”
존자가 기쁜 표정을 지으면서 말하였다.
“복전의 뛰어나고 묘함은
흙을 보시한 것으로도 존귀한 과보를 얻게 합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일찍이 없었던 환희의 마음을 내고,
군신들에게 칙령을 내렸다.
“나는 흙을 보시함으로써 전륜왕을 얻었다.
이러한 까닭에 마땅히 마음을 다하여 3보께 공양하도록 하라.”
■ 왕이 존자에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유행(遊行)하고 머무신 곳 모두에 탑을 세우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장차 나올 중생들에게
신심과 존경이 생겨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 존자가 찬탄하여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합니다.
대왕이시여,
저는 지금 마땅히 가서 왕이 갈 곳을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왕은 향ㆍ꽃ㆍ영락(瓔絡)ㆍ잡향(雜香)ㆍ바르는 향 등 갖가지를 공양하였다.
■ 존자 굴다(掘多)는 즉시 네 종류의 병사를 모아 출발하여 임모니원(林牟尼園)에 이르렀다.
존자는 손을 들어 가리키면서 왕에게 말하였다.
“이곳이 부처님께서 태어나신 곳입니다.
이곳에 탑을 세우시면 최초의 탑이 될 것입니다.
부처님의 지혜의 눈이 비로소 생기는 날 일곱 걸음을 걸으시고
사방을 둘러보시면서 손을 들어 외치셨습니다.
‘이것이 나의 최후의 태어남이니라.
이 이후에는 태(胎)에 머물지 않으리라.’”
왕이 이 말을 듣고 오체투지하면서
공경하는 예로써 합장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면서 게송을 지어 말하였다.
뛰어난 복과 상서로움을 닦아
깨달은 존자를 뵈올 수 있었네.
다시 부처님께서 태어나신 곳을 보고
설하신 말씀을 들을 수 있었네.
내가 뛰어난 복을 짓지 않았다면
세존을 뵐 수 없었을 것이고
처음 태어나신 곳을 볼 수 없었을 것이며
또한 설하신 말씀도 들을 수 없었을 것이네.
다시 존자 우바굴다는 왕에게
마야부인께서 나뭇가지를 잡고 보살을 낳은 곳을 가리켰다.
존자는 손을 들어 암라수신(菴羅樹神)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부처님을 뵙는가?
지금 몸으로 나타내어 왕에게 보이도록 해서
왕으로 하여금 신심(信心)이 증장될 수 있도록 하여라.”
이 때 수신(樹神)이 곧 그 몸을 나투었다.
존자 굴다가 왕에게 말하였다.
“이 수신은 부처님께서 태어나시는 것을 보았습니다.”
왕은 곧 합장하고
수신을 향하여 게송을 설하여 물었다.
그대는 장엄하게 32상(相) 80종호(種好)를 갖춘 몸이
태어날 때를 보았는가, 못 보았는가.
연꽃잎처럼 큰 눈을
그대는 보았는가, 못 보았는가.
우왕(牛王)처럼 유연한 음성으로 설하는 소리를
그대는 들었는가, 못 들었는가.
수신이 즉시 게송으로 답하여 말하였다.
나는 진실로 금빛의 몸을 보았네.
인간으로 가장 뛰어난 존자께서
다리 들어 일곱 걸음 걸으시며
설하시는 저 세존의 소리를 들었네.
○ [pt op tr]
◈Lab value 불기2557/04/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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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ed--아육왕전_K1017_T2042.txt ☞아육왕 sfd8--불교단상_2557_04.txt ☞◆vmyu2291 불기2557-04-01 θ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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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거(安居)
ॐ मणि पद्मे हूँ
○ [pt op 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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