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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진리와실천
불기2563-02-09_불본행집경_028 본문
『불본행집경』
K0802
T0190
불본행집경 제28권
● 한글대장경 해당부분 열람I
● 한글대장경 해당부분 열람II
○ 통합대장경 사이트
※ 이하 부분은 위 대장경 부분에 대해
참조자료를 붙여 자유롭게 연구하는 내용을 적는 공간입니다.
대장경 열람은 위 부분을 참조해주십시오.
○ [pt op tr] 불본행집경_K0802_T0190 핵심요약
불본행집경 제28권
31.마포보살품 ②
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원문번역문
불본행집경
불본행집경 제28권
수 천축삼장사나굴다 한역
■ 31.마포보살품 ②
■ 그 때 그들 마왕의 모든 딸들은
여자의 요염한 행동을 잘 알고
다시 그 밖에 속이고 매혹시키는 법으로 추파를 던지며
보살을 어지럽히려 게송을 읊었다.
초봄이라 아름답고 꽃다운 때
과일 나무 숲 나무에 꽃은 피었네.
이렇게 좋은 경치 즐길 만하고
당신의 멋진 모습 훌륭도 하오.
지금은 젊은 나이 정이 넘치니
바로 대장부가 행락할 때라.
보리도를 구하기는 매우 어려우니
당신은 마음 돌려 세상 낙이나 받으소.
우리네 천녀들 어여쁜 얼굴
부드러운 몸매를 당신은 보소.
온갖 영락으로 곱게 꾸몄소.
뉘라서 이런 몸을 얻을 수 있으랴.
당신은 느끼면서 왜 받지는 않소.
내 몸은 향기롭고 깨끗해 연꽃과 같은데
세간에 이런 복과 덕을 갖춘 사람이
어찌해 버리고 쓰지 않나요.
머리털은 검푸른 빛으로 빛나
항상 여러 가지 향수로 감고 나서
기이한 마니구슬 보배 타래 만들고
꽃으로 그 위에 살짝 꽂았네.
우리는 넓은 이마와 둥근 머리에
눈과 눈썹 반듯하고 길게 올라갔네.
청정하기 청련화 꽃송이와 같고
이 코는 모두 다 앵무새 같소.
입술은 밝고 빛나는 주홍빛이라,
붉게 익은 빈바라과일 같고
산호같고 연지 같아라.
이빨은 옥같이 조개같이 희기도 하지.
혀는 얇아 연꽃 잎을 닮았고
말과 노래에 묘한 소리내어
긴나라 여신(女神)의 소리와 같네.
두 젖과 온갖 교태 모두 정묘해
또 다시 석류 열매와 같네.
허리는 가늘어 활의 줌통과 같고
널따랗고 편편한 등심지는
코끼리의 이마와 같네.
넓적다리 부드럽고 희고 곧아서
그 모양은 코끼리 코와 같다네.
두 종아리 바르고 가늘어서
사슴의 앞다리같이 깨끗하고
발바닥도 고르고 차 굽지 않으며
붉고 흰 연꽃이 빛나듯 하네.
우리들의 신체는 이렇게 예뻐
온갖 좋은 모습 모두 다 구족하며
재주란 모든 재주 다 갖췄나니
모든 음악 다 알고 소리도 잘 해
교묘한 춤과 노래 사람 마음 흔드네.
모든 하늘 우릴 보면 다 기뻐하고
모두 우리가 부러워 욕심내거든
당신이라고 우리들을 싫어하겠소.
그런데 보고도 왜 모르는 척 하오.
어떤 사람 금은 보배 창고 보고도
마다하고 버리고 멀리 도망치듯이
재물이란 참으로 낙인 줄을 모르네.
당신의 마음도 또한 그렇소.
5욕의 쾌락을 왜 모르나이까?
적정한 선정으로는 나를 취할 수 없소.
그것이 좋다는 건 크게 어리석어라.
어이해 세상 쾌락 받지 않나요.
열반의 길은 매우 멀고 먼 것을.
■ 그 때 보살은 고요한 마음으로 모든 마녀(魔女)들을 자세히 보며
눈을 잠깐도 놓지 않고,
바른 생각으로 미소하며 모든 근(根)을 거두었다.
그 몸이 안정되어 부끄러움도 없고 급하거나 느리지도 않으며 곧게 바로 앉았는데
마치 수미산 같아 마음과 뜻이 기울지 않았다.
다른 방편의 지혜문으로 지난날 일찍이 모든 번뇌를 없앴는지라
불쌍히 여기는 말소리가 범천의 소리를 능가하고
가라빈가 새소리같이 게송으로 그 마녀들에게 일렀다.
■ 저 모든 세간의 5욕락이란
괴로움과 허물이 많고 온갖 번뇌덩이라.
번뇌로 말미암아 신통을 잃어
무명으로 어둠의 세계에 떨어지나니
중생은 이것 받아도 싫은 줄 모르나
나는 오래 전에 모든 번뇌 버렸네.
사나운 불구덩이 독약 그릇 같나니
내 일찍부터 피하고 멀리 했네.
이미 감로 같은 지혜의 물 마시고
내 마음 깨달았으니 남도 깨치리.
마침내 비밀한 가르침의 법문을 열려 하니
만약 이제 더러운 욕락 받게 되면
마침내 이 길을 얻을 수 없네.
사람이 만일 탐애심만 더욱 기르면
이것은 큰 어리석음이라 이름하리라.
이미 스스로의 이로움도 못 얻는 이가
하물며 모두에게 이익을 줄까보냐.
그러므로 지금 내 마음엔 탐함이 없네.
세간의 5욕으로 중생은 불탄다.
마치 겁화(劫火)가 만물을 태우듯
5욕이란 또한 물거품 같으며
도깨비불같이 참됨이 없나니
헛되고 거짓되어 범부를 미혹해도
지혜로운 자 뉘라서 이것을 즐기랴.
걸음마 배우는 어린아이가
제멋대로 똥구덩이 속에서 놀듯
미혹하고 어리석어 지혜 없는 사람은
갖가지 영락 보고 집착하여서
그 모양 보고 문득 욕심을 낸다.
머리털은 본래 머리에서 나오는 것
냄새나고 더러운 극심한 종기
이빨은 마시는 것 더욱 기르고
입술과 입ㆍ귀와 코ㆍ눈들도
일체가 모두 물거품과 같네.
허리나 허리뼈ㆍ등허리와 엉덩이
냄새나는 곳은 부정한 피가 다를 뿐
배와 밥통은 똥오줌의 주머니라
부정한 모든 것이 가득 차 있네.
이 업(業)은 모두 사랑에서 나는 것
마치 수레바퀴 만들어 맷돌을 돌리듯
미련한 사람 낙을 받음도 그렇다.
만약 모든 지혜로운 사람이
이런 온갖 환란을 분별한다면
여기서 이런 낙을 받지 않으리.
몸에선 밤낮으로 항상 피가 흘러
냄새나는 곳이라 즐겨 보지 않는다.
두 다리 두 종아리와 두 발이란
힘줄과 뼈가 서로 얽혀 서 있는 것 뿐.
내 너희들을 이제 이렇게 보나니
환화(幻化)와 같고 꿈과 같아라.
일체가 모두 다 인연에서 나는 것
5욕이란 진실한 덕이 없으며
5욕이란 모든 성도(聖道)를 잃게 하나니
사람을 이끌어 악도로 들게 한다.
5욕은 마치 큰 불구덩이 같고
온갖 독이 그릇에 담긴 듯하네
성난 뱀의 머리는 접근하지 못하거니
여기 어리석은 이는 모두 미혹해
굳이 깨끗한 줄 알고 마구 탐내네.
5욕이란 삯 받고 고용살이하는 것
모든 여인의 노예가 되는 것이라.
청정한 계행과 도심(道心)도 버리고
지혜와 선정도 떠나서
요란하고 시끄러운 속에 머물러
모든 묘법을 버리고 욕락에 노니
그 사람 틀림없이 지옥에 떨어지리.
이런 모든 허깨비를 나는 보았기에
그러므로 마음속에 탐착하지 않고
필경에 자재락을 구하고 나서
남에게 가르쳐서 함께하련다.
내 저 세간을 해탈한지라
허공의 바람을 묶을 수 없듯
너희들 마녀(魔女)가 이렇게 많아도
또 세간의 모든 중생이라도
내 마음은 마침내 나눌 수 없다.
잠시인들 너희들과 5욕락을 행하랴.
내 오래도록 진에와 한(恨)을 제하여
어리석음과 탐욕이 전혀 없나니
모든 부처님 큰 지혜 성스러운 세존은
마음에 걸림 없어 허공과 같네.
그 때 마왕 파순의 딸들은
여자가 환혹시키는 법을 잘 아는지라,
다시 정과 태도를 더하며 더욱 애교를 내어
몸을 장엄하고 묘한 말과 방편으로 보살에게 교태를 부렸다.
이런 게송이 있었다.
‘마왕 파순에게 세 딸이 있었으니
귀엽고 어여쁘며 매우 아름다워
모든 딸들 가운데 가장 훌륭하였네.
마왕은 그들을 곱게 단장해
급히 보살의 처소에 나가게 하여
모든 환혹으로 교태를 부리게 했네.
그녀들 몸은 가는 나뭇가지와 같이
바람 따라 흐느적거리며 움직이듯이
그 보살 앞에 바로 서서
노래하고 춤추며 이런 말을 하였네.
‘당신은 석가족 아들로 왕이 될 몸인데
무엇 때문에 이 나무 아래 앉았소?
무르녹은 봄날 좋은 시절에
남녀가 만나면 환희가 생기나니
모든 새들이 서로 즐김과 같아라
욕심이 한 번 나면 쉬기 어렵소.
때가 왔으니 우리 함께 낙을 누립시다.
어이타 마음만 지켜 우릴 보지도 않소
우리들이 이제 다시 왔으니
마음을 맞추어 함께 놀아주소서.’
그 성인은 마치 해가 처음 솟듯
억겁에 모든 행을 닦고 공을 쌓아
그 마음 움직이지 않는 수미산 같고
묘한 음성 청아하여 우레와 같네.
걸음도 조용하여 사자와 같이
이익된 말씀 많이 이루었어라.
세간의 중생들은 생각도 없이
항상 모든 욕심내어 싸움만 하네.
이미 다투고 송사만 일삼아
이런 무지스러운 모든 사람들은
항상 이러한 고뇌에 잠기나
슬기로운 사람은 알아서 따르지 않고
버리고 출가하여 멀리 떠나서
산 숲에 있으면서 스스로 즐기네.
내 이제 때가 이미 나타났거니
항상 머무는 감로법을 증득하고자
먼저 마군의 무리를 항복 받은 뒤
10력(力)을 갖춘 세존을 이루네.
그 마왕 파순의 모든 딸들은
다시 보살에게 이렇게 말했네.
‘당신의 얼굴은 청정한 꽃과 같습니다.
원컨대 우리들 이야기를 들으소서.
다만 세상의 왕위를 받아서
마음대로 가장 높은 어른이 되소서.
앉든 눕든 일어나든 다니든
미묘한 음악 소리 끊임이 없으리.
보리의 과보는 매우 얻기 어렵나니
하물며 모든 부처 지혜의 몸이랴.
해탈의 바른 길은 가기도 어렵소.
당신은 그 누가 가는 것 보았소?’
이 때 보살은 또 대답하였네.
‘내 결정코 법왕이 되리라.
저 천인 가운데 자재한 어른이 되어
위없이 묘한 법바퀴를 굴리리라.
10력이 구족하여 두려움이 없거니
3계 가운데 홀로 드높으리.
모든 학(學)과 무학의 제자들
천 억만의 수가 나를 에워싸고
입으로 항상 이렇게 찬탄하되
대성이 나셨으니 세간 의심을 풀어 주소서 하여
내가 마침내 그런 설법을 할 때
마음대로 곳곳에 유행(遊行)하리라.
그러므로 나는 세간 가운데서
일체 5욕의 욕락을 즐기지 않노라.’
마왕의 딸들은 또 보살에게 말했네.
‘당신은 지금 매우 젊고 아까워
늙고 쇠잔한 때가 아직 멀어서
색력(色力)이 강성하고 정이 넘치네.
반드시 쇠잔하여 감당하지 못하리.
그 때는 단정한 몸 버리려니와
우리들 꽃다운 자태 보름달 같나니
지금이 바로 당신과 어진 벗이 될 때라오.
5욕이란 즐거운 것,
가장 좋거니
어이 하여 그토록 우리를 싫어하나요.
당신은 지금 우릴 못 본 척해도
우리들은 끝까지 따라 가겠소.’
■ 보살은 다시 또 말하였네
‘오늘 이미 사람의 몸을 얻었으니
노력하여 모든 어려움에서 멀리 떠나고
저 감로문에 들어가기 부지런히 구하라.
세간의 고난을 버릴 수 있을 때
인간과 천상의 모든 고난 여의리.
이제 늙고 병들고 죽음에 이르지 않았고
모든 악의 다툼도 다시 일지 않으니
■ 우리들은 빨리빨리 행하여
속히 이런 모든 어려움을 떠나서
항상 적연히 두려움 없는 데 머물면
이것이 그 진실한 열반성이로다.’
이 때 마녀들은 또 게송으로 말했다.
당신은 하늘에서 제석천같이
좌우에 단정한 모든 천녀들과
염마천 도솔천과 화락천이며
타화자재천과 또 마군의 궁전까지
마음껏 잘 놀아 결함이 없거니
다만 5욕을 받고 적멸을 떠나소서.
그 때 보살은 또 게송으로 답하였다.
5욕이란 서리같이 이내 사라지는 것
또한 가을 구름비처럼 잠깐뿐
너희 여자는 성난 뱀처럼 두렵고
제석ㆍ야마ㆍ도솔천들까지도
다 마왕에 속해 자재가 없으며
5욕은 백 가지 원수라 무얼 탐내랴.
그 때 마녀는 또 게송을 읊었다.
당신은 수목의 꽃을 보지 못했소?
모든 꿀벌ㆍ모든 새의 지저귀는 소리며
땅 위에 난 푸르고 부드러운 풀과
또 갖가지 모든 묘한 숲에서는
긴나라 모든 하늘의 음악 소리
이렇게 묘한 때 낙을 누립시다.
그러자 보살은 또 게송을 읊었다.
나무가 때를 따라 꽃 피우고 열매 맺고
꿀벌과 새들이 목말라 향기를 취해도
햇빛에 쪼이면 저절로 시들지만
옛 부처님의 감로야 다함이 없네.
그러자 마녀들은 또 게송을 읊었다.
초생달 같은 당신의 얼굴로
연꽃 같은 우리네 얼굴을 보소.
치아도 깨끗하고 희고 고와라.
이렇게 묘한 여자는 하늘에도 드문데
하물며 세간에서 당신은 얻었으니
몸과 마음 유순해 어기지 않으리.
이 때 보살은 또 게송으로 말하였다.
너희들 몸을 보니 부정이 흘러
수억의 구멍에 온갖 벌레 뿐.
모든 악이 몸에 가득해 견고하지 않고
생로병사가 항상 따른다.
나는 세간에서 가장 어려운 일 구하나니
진정 물러나지 않음이 지인(智人)의 길이라.
그 64가지 교묘로운 재주를 보니
손에는 영락, 귀에는 귀고리 흔들거리네.
그 애욕의 화살을 쏘고자 방긋 웃으며
성자께서는 어찌해 전도(顚倒)하지 않느냐지만
모든 근심을 보는 현명한 사람은
아름다운 5욕도 독이 든 떡같이 보네.
칼날에 발린 꿀은 혀를 상하고
5욕은 배암의 머리 같고 불구덩이 같거니
사자같이 사람이 행동할 때는
수목도 산도 벽도 무너지고 만다.
나의 위덕은 이미 욕심을 떠났으니
너희들을 버림도 그와 같도다.
그 마녀들이 백 가지 재주를 부려
보살을 현혹하나 움직이지 않네.
보살은 코끼리나 사자왕같이
수미산인 듯 움직이지 않네.
그들은 달래고 꾀어도 어찌 하지 못해서
부끄러운 마음으로 머리를 숙여
공경하고 기뻐하고 찬탄하였다.
존자의 얼굴은 연꽃같이 깨끗하고
제호 같고 가을 달 같아라.
드높은 빛은 금산과 같으니
마음에 구하는 원을 이루시어
스스로를 건지고 다른 수억 사람도 건지소서.
그 때 마왕 파순의 모든 딸들은 힘으로 보살을 현혹시키지 못하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각각 몸을 굽혀 보살의 발에 예배하고 세 번 돌고는
하직하고 뒤에 물러나 조용히 마왕 곁으로 돌아갔다.
가서는 아버지에게 이렇게 말했다.
“부왕이여,
저 중생과 원수 맺을 생각을 마소서.
무슨 까닭인가 하면 저희들은 옛날부터 이런 중생을 본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욕계(欲界) 가운데서 아리땁고 혹할 만한 자태를 그에게 보였으나 잠시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또 우리들이 애욕의 일을 할 때는 반드시 모든 사람의 마음을 고갈케 하여
마치 가문 날 초목처럼 타게 만들고
봄날에 소(酥)를 햇빛 아래 두면 자연히 녹아 버리듯 하였는데,
이제 이 장부는 어떤 인연으로 유독 이러하나이까?
이런 까닭에 부왕께서는 부디 그와는 원수를 맺지 마소서.”
그리고 그 부왕에게 게송을 읊었다.
그의 형상은 첨복꽃 보다 곱고
끝없는 위덕은 이름 널리 떨치네.
마치 큰 산왕과 같이 움직이지 않아
저희들도 정례하고 이제 왔나이다.
우리는 이제 그 사연 갖추어 아뢰오리다.
그의 눈빛은 우발라꽃 같아
미소하며 우리를 봐도 마음은 옮기지 않고
얼굴도 청정하여 눈도 깜짝이지 않았습니다.
성내지 않고 원망 않고 욕심도 없이
우리들을 허깨비나 꼭두각시같이 보았습니다.
가령 수미산이나 땅을 무너뜨리고
별과 해와 달을 떨어뜨리고
큰 바다 물을 다 말릴 수 있더라도
애욕으로 그 마음은 못 돌립니다.
말씀도 미묘하여 사람을 기쁘게 하고
우리를 자비로이 보고 욕심이 없었소.
우리를 보아도 성내는 마음 없이
우리 몸을 생각하되 어리석지 않고
우리의 뜻과 몸을 살펴보되
여자의 우환을 자세히 알기에
그래서 마음으로 5욕을 행하지 않네.
애욕을 떠나 애욕 없는 줄 누가 알리오.
이는 인간과 천상이 헤아리지 못하네.
우리들이 여자의 아첨을 나타냈을 때
그 마음에 만약 욕심이 있었다면
마음이 마른 나무처럼 고갈됐으리.
그러나 우리를 봐도 욕심이 없이
편안히 머무는 산왕과 같았네.
백복 장엄과 공덕의 지혜로
보시와 계행이 구족히 원만해
천억 겁토록 범행을 하여서
청정한 중생 위덕도 크더이다.
우리들은 그 금빛에 정례하였소
의심할 나위 없이 우리 마군 항복시키고
반드시 정각의 보리를 증득하리니
우리들은 원수 맺기 원치 않나이다.
이 진(陣)은 치기 어렵고 이기기 어렵소.
그를 항복시키기란 매우 어렵소.
부왕이여 저 허공을 보소서.
수많은 보살들이 타방에서 옵니다.
갖가지 영락으로 몸을 장엄하고
공경스레 정성껏 그에게 예배하며
만다라 꽃으로 꽃비를 내리오며
미묘한 게송으로 그를 찬탄합니다.
시방의 모든 부처도 사절을 보내어
여러 가지 미묘한 감로의 음식을 가져오고
마음 가진 중생들이 다 모여들며
마음 없는 모든 산과 온갖 나무들까지
수미산신(山神)과 제석천까지
저 공덕 숲을 향해 정례합니다.
그러므로 부왕은 때가 아니오니
우리들은 응당 본처로 돌아갑시다.
그러자 마왕 파순은 게송을 읊었다.
아무라도 강을 건너면 저 언덕에 이르고
물건을 파내면 반드시 뿌리를 끊나니
원수를 맺으려면 끝까지 맺어
무엇이든 하는 일에 후회하지 않노라.
그 때 마왕 파순은 장자 상주가 권하는 말도 듣지 않고
또 모든 딸들이 간하는 말도 받아들이지 않고서,
몸소 보리수 아래 보살 곁에 나아가 보살에게 이런 말을 하였다.
“그대 석가 사문이여,
이제 무엇을 구하고자 하여,
악독한 용이 구름과 비를 내리는 곳,
두렵고 놀라운 들짐승이 우글거리는 곳,
칠흙같이 어두운 곳,
이 숲 나무 아래 혼자 앉았는가?
그대 비구여,
그 모든 원수와 도적들이 두렵지 않은가?”
그 때 보살은 파순에게 대답하였다.
“마왕 파순아,
내 이제 적멸한 열반을 구하고자 하노라.
지난 옛날 모든 부처님이 수행하던 곳이며
최상의 처소이며 두려움이 없는 곳이며
모든 유(有)가 다하는 곳이기에
홀로 이 아란야 가운데 나무 아래 앉았노라.”
그 때 마왕은 게송을 읊었다.
사문아,
그대 홀로 아란야에 머물러
고행하며 바라는 일 매우 어렵네.
방편이 구족한 늙은 선인들도
선정을 잃고 모두 물러가는데
하물며 그대 젊고 혈기 왕성하니
가장 묘한 이것을 어떻게 구하리.
그러자 보살은 또 게송으로 파순에게 말했다.
옛날 고행하던 모든 선인은
용맹 정진이 아직 깊지 않아
그 복보(福報)의 착한 힘이 굳지 않았으나
나는 옛날 지계와 맹세가 굳나니
파순아,
나는 도를 증득하지 않고는
결코 이 숲을 버리지 않으리라.
■ 이 때 마왕은 또 게송을 읊었다.
■ 내 욕계(欲界)에서 가장 높거니
제석천ㆍ호세천도 다 내게 달렸고
아수라ㆍ긴나라ㆍ용왕들까지도
아비지옥도 다 내 백성인데
그대도 내 경계 가운데 있으니
속히 일어나서 이 나무를 떠나라.
■ 이 때 보살은 또 게송으로 마왕 파순에게 말했다.
■ 그대는 욕계에서 비록 자유로우나
결정코 법계에는 자유가 없네.
오직 지옥과 아귀 등을 알지만
그러나 나는 이제 삼계의 사람 아닐세.
도를 이루면 반드시 너희 마궁을 부수리니
너는 뒤에 반드시 자재를 잃으리라.
그 때 마왕 파순은 다시 보살에게 이런 말을 했다.
“석가의 아들아,
그대가 속히 일어나 이곳을 떠난다면
반드시 전륜성왕이 되어 4천하를 다스리고 큰 지주가 되며,
7보가 구족하고……모든 산천을 통할하리라.
석가의 아들아,
그대는 지난 옛날 진실한 말을 하는 선인들의 이런 말을 기억하지 못하는가?
그대가 장차 왕이 될 것이라고 예언하였다.
그러니 빨리 일어나 자재로운 세상의 주인이 되라.
만약 일어나 임금이 되면 최상의 위덕은 비길 데 없고,
법답게 살고 다스리는 가운데 모든 나라를 얻을 것이며,
모든 인민들도 다 와서 목마르게 우러러 공경하고 공양하리라.
또 그대 석가의 아들아,
몸이 연약하여 어려서부터 깊은 궁중에서 길러졌거늘
이제 이 광야 숲 속에는 사람도 없고 들짐승도 많아서
사납고 무서운데 홀로 벗이 없으니
그대 몸을 손상할까 내 항상 근심 걱정하노라.
석가의 아들아,
그대는 이제 빨리 이곳을 떠나 본궁으로 돌아가서
얻기 어려운 것을 얻고
5욕의 미묘한 일로 눈을 즐기고
마음을 유쾌히 하고 그것을 버리지 말라.
그대는 이제 비록 저 얻기 어려운 위없는 도를 구하고자 하나 석가의 아들아,
그 보리는 매우 얻기 어렵고 한갓 피로할 뿐임을 알지 못하는가?”
이렇게 말하고 나서 묵묵히 서 있으니 보살이 마왕 파순에게 대답하였다.
“마왕 파순아,
너는 이제 그런 말을 하지 말라.
무엇 때문이냐 하면 내 마음은 5욕의 일을 즐기지 않노라.
마왕 파순아,
나는 오래 전부터 5욕의 모든 근심을 알았노라.
한 번 5욕을 탐하여 족한 줄 모르면 잠시 낙을 받을 뿐이요,
오래가지 못한다.
무상하고 괴롭고 공하고 내가 없어[無我] 견고하지 않으니 마치 풀 위의 이슬 같다.
뱀의 혓바닥같이 무서워 접근하기 어려우며
마치 해골 무더기 같아서 추악하고 부정하여
마치 고기 조각을 모든 짐승이 탐내어 서로 다투고 서로 죽이는 것과 같다.
마치 나무 위에 익은 열매가 가지에 오랫동안 붙어 있지 못하듯,
꿈과 거품과 환술과 아지랑이와 같이 진실함이 없으며,
양의 똥에 덮인 불이 문득 사람을 태우는 것과 같다.
마왕 파순아,
나는 지금 함이 없는[無爲] 곳을 증득하고자 하노라.
파순아,
너는 내가 이미 4천하 가운데 풍족한 낙과 7보를 버린 것을 알라.
마왕 파순아,
마치 어떤 사람이 묘한 음식을 먹었다가 토하고 나서
그것을 다시 먹을 리가 없는 것과 같이
이렇게 나는 이미 위와 같은 과보를 버렸으니
저 사람들이 토했다가 다시 먹지 않듯 내가 어찌 환궁하겠느냐?
이것은 어려운 일이다.
마왕 파순아,
나는 지금 오래지 않아 결정코 보리를 얻어
부처가 되어 생로병사 등의 근심을 다 없애리라.
파순아,
너는 여기 있지 말고 본래 온 곳으로 돌아가라.
너의 부질없는 말은 아무 이익도 없는,
어리석은 사람의 말이다.”
그 때 마왕 파순은 다시 이런 생각을 했다.
‘이 사람은 5욕의 일로 꾀일 수 없으니
나는 다른 방편을 써서 아름다운 말로 그의 마음을 달래 보내도록 하리라.’
마왕은 이런 생각을 하고서 보살에게 아뢰었다.
“그대 감자종 사문 석가 아들이여,
속히 일어나소서.
속히 일어나소서.
당신은 어려서부터 아직 전쟁하는 것을 보지 못했습니다.
전쟁의 칼날은 매우 무섭습니다.
당신은 다만 당신네의 왕법을 행하였으니
진을 치고 적과 싸우는 일은 당신이 감당할 일이 아닙니다.
또 당신은 남과 원수를 맺지 마소서.
만약 원한을 맺으면 오랜 세월 성내고 욕심내고 어리석고 탐내는 등
더러운 마음과 알음알이로
색ㆍ수ㆍ상ㆍ행ㆍ식 등의 모든 음(陰)을 해탈하지 못하나이다.
당신은 급히 이 착하지 않은 마음과 바르지 못한 소견의 몸을 돌리소서.
석가 사문이여,
당신은 집에 가서 무차회를 베풀고
따로 왕법으로 세간을 항복받고
천하를 다스리며 금륜왕의 지위를 받으소서.
여기를 애착하다가 전투에 상하지 마소서.
당신은 궁궐에 돌아가면 큰 위세와 복덕을 가진 이의 아들입니다.
이러한 왕의 길은 매우 훌륭하여
옛날부터 모든 왕들이 함께 찬미하던 것이요,
국토가 넓고 커서 4천하를 통일하며
일체가 충족하고 모든 것이 모자람이 없습니다.
당신은 이미 대왕의 깊은 궁중에서 태어났는데
오늘 삭발하여 비구의 몸으로
이와 같이 걸사(乞士)가 됨은 합당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또 어찌 사문의 모양을 하고 빈궁하게 사십니까.
왕종의 석가 아드님이시여,
내 당신을 어여삐 여기므로 이런 말을 하는 것이지
강제로 여기서 떠나 보내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당신이 잘못되는 것을 마음으로 참지 못할 뿐입니다.”
■ 그리고 게송을 읊었다.
죽음이란 가히 두렵나니 찰제리종이여
마땅히 해탈을 버리고 환궁하소서.
의로운 활과 살을 세워 세간을 다스리고
금세에 낙을 받아 뒤에 천상에 나소서.
이 길을 얻으면 이름이 일체에 두루하리.
지난 옛날 왕들과 함께 행하소서.
당신은 이미 왕종 가운데 났으니
사문으로 걸식함은 합당치 않나이다.
마왕 파순이 이런 말을 하자
보살은 자세히 보고 절대로 따르지 않았다.
몸을 움직이지 않고 자리를 옮기지도 않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아아 파순아,
이것은 네가 자기 이익만 찾는 것이요,
나를 위한 것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자 파순에게 말하였다.
■ “마왕 파순아,
나는 이미 금강같이 견고하게 앉았다.
가부좌를 맺은 것은 파괴하기가 매우 어려우니
저 감로법을 증득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마왕 파순아,
네가 하고자 하거든 마음대로 하고,
할 수 있는 일은 뜻대로 하라.”
그러자 마왕 파순은 화가 나서 보살에게 고민스럽게 말하였다.
“석가 비구야,
너는 지금 무엇 때문에 홀로 이 고요한 나무 밑에 앉았는가?”
마왕은 이렇게 허풍으로 호통을 쳐 말하였다.
“너는 네가 편안히 앉았다고 생각하느냐.
마치 성 안에 앉아서 견고한 사방벽에 에워싸였다고 말하듯 하느냐?
너 비구여,
내가 거느리고 온 네 종류 군사들,
코끼리ㆍ말ㆍ수레ㆍ보병 등 모든 군사,
기치 창검에 날개 일산과 깃발들과
저 많은 야차들이 다 사람의 고기를 먹으며 귀신같이 잘 쏘며 각각 굳센 활을 잡고 날카로운 살을 쥐었으며
창과 갈고리ㆍ칼ㆍ철봉ㆍ금강의 수레바퀴ㆍ도끼 등 갖가지 무기와
천만의 코끼리ㆍ말ㆍ낙타ㆍ수레들로 허공에 가득 차게 부르짖고
그 밖에 한량없는 모든 용들이 각각 모두 큰 먹구름 떼를 타고 번개를 번쩍이며
우박을 내리쏟는 것을 못 보았는가?”
그 때 마왕 파순은 허리에서 날카로운 칼을 빼어들고 보살 앞으로 쫓아오며 이렇게 외쳤다.
“석가 비구야,
내 이제 이 칼로 장사가 대 묶음을 베듯 네 몸을 끊으리라.”
그리고 게송을 읊었다.
나의 이 보검은 아주 강하고 날카롭도다.
이제 수중에 있으니 너는 잘 보라.
너 만약 급히 달아나지 않으면
당장 네 몸을 대 묶음처럼 베리라.
그 때 보살은 마왕에게 답하였다.
일체 마왕이 이 땅에 가득 차서
손에 모두 수미산 같은 칼을 쥐어도
그들은 내 터럭하나 움직이지 못하거니
하물며 나의 몸을 베고 자를 수 있으랴.
마왕아 네 만약 큰 힘이 있어도
이제 나는 보리를 증득하고자 하노라.
네가 막아도 나는 듣지 않나니
머물지 말고 속히 일어나 네 갈 길로 가거라.
그 때 보살은 이 게송을 읊고 나서 다시 마왕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너 마왕 파순아,
천만억이나 되는 중생이 모두 너처럼 힘을 다하여
여기 와서 나를 가로막고 보리를 방해하여
내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지 못하게 한다 해도
내 결코 이곳에서 일어나 다른 나무 아래 앉지 않으리라.”
그 때 마왕 파순은 보살에게 말하였다.
“석가족 비구야.
너는 전에 우루빈라 마을 니련하 가에서 정진하는 마음을 내어
6년을 고생하고 신명을 아끼지 않았으나
아직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지 못했으며
또한 최상의 해탈을 얻지 못했다.
하물며 이제 정진의 뜻을 버리고 선정에서 물러나,
잃어버리고 게으른 마음을 내었는데
그 바램을 이어갈 수 있겠는가?”
그러나 보살은 파순에게 대답하였다.
“마왕 파순아,
나는 지난날 처음에 정진하는 마음을 내었기 때문에
그 아란야처에 앉아 내 마음을 조복해서 이제 용맹정진을 성취하였다.
또 지난 6년 고행할 때는 때로 피로하고 권태로움도 생겼으나 오늘은 그렇지 않다.
너 파순아,
이제 나에게 이런 일을 간하는 것은 나를 연민하지 않는 것이다.
만약 연민이 있다면 어찌 이런 말을 하겠느냐만 너는 이미 이런 마음을 냈구나.
나는 이제 스스로 해탈을 얻고 다른 사람도 해탈을 얻게 하리라.
마왕 파순아,
나는 결정코 그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고 결정코 그 미묘한 해탈을 얻을 것이다.”
그 때 마왕 파순은 보살의 이런 말을 듣고 나자 마음에 큰 근심이 생겨
부지런히 수고하던 모든 힘을 버리고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 이제 아름다운 말과 고운 말로 달래어도 이 보리수 아래서 일어나지 않는구나.
그가 세운 서원은 무거워서 이미 좋은 말로는 움직일 수 없도다.
이제 엄하게 무섭게 꾸짖고 전투로 벤다고 협박하여
그의 마음을 놀래켜 급히 일어나 달아나게 하리라.’
파순은 이렇게 생각하고 보살에게 말하였다.
“너 석가비구야,
내 이미 너에게 참으로 바른 말을 했으나
너는 나의 이 좋은 충고를 듣지 않고 빨리 일어나
다른 곳으로 달아나지 않으니 너는 아주 어리석도다.
너는 오늘 반드시 좋지 않은 일을 보리라.”
그 때 보살은 파순에게 말하였다.
“마왕 파순아,
내 옛날 어머니 태중에 있을 때도
너희들은 오히려 나에게 장애를 짓지 못했는데 하물며 오늘이겠느냐?
마왕 파순아,
너는 속히 온 곳 으로 돌아가라.
옛적부터 이미 너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지금도 두려움이 없노라.”
그 때 보살은 파순에게 게송을 읊었다.
허공에서 칼과 창이 내 몸에 비처럼 내려
마디마디 조각조각 내 몸을 베어도
내 만약 생사의 바다를 건너지 못하면
이 보리수에서 끝내 옮기지 않겠노라.’
그 때 마왕 파순은 보살에게 말하였다.
“너 석가족 비구야,
만약 그렇다면 너는 아직 마군의 군사들을 보지 못하였구나.
무슨 까닭인가 하면 나의 군사는 몸에 견고한 갑옷을 입었으며
손에 갖가지 무기를 쥐고 네 몸 위에 비오듯 내려치리라.
그 때가 되면 너 석가 비구는 스스로 급히 이 나무 아래서 일어나
나한테 와서 반드시 이렇게 외치리라.
‘마왕이여,
그대는 나의 귀의를 받으소서’
너 비구야,
아직도 내가 신통 부리는 것을 깨닫지도 알지도 못하는구나.
그러기에 너는 그 사자좌에 앉아서 사자후를 하는구나.
너 석가비구야,
다만 빨리 일어나라.
무엇 때문에 오늘 입으로 헛되게 사자후를 하느냐?”
그리고는 게송을 읊었다.
내게 병마와 코끼리 등 군사와
잘 싸울 줄 아는 모든 신장(神將)들 있어
몸에 갑옷을 입고 손에 칼을 쥐었거니
이제 네 목숨이 있거든 빨리 달아나라.
나중에는 나에게 구호 바라기 어려우리니
내 비록 구하고자 하여도 할 수가 없다.
그 때 보살은 파순에게 말하였다.
“마왕 파순아,
네 곳의 큰 바다 물과 이 대지를 다른 곳에 옮기고,
해ㆍ달ㆍ별을 허공에서 떨어뜨리고 수미산을 백 조각을 내고,
또 대지와 수미산을 하늘 위에 들어올리고 대지와 수미산을 넘어 뜨리고,
마른 흙으로 항하수를 막아 흐르지 못하게 할 수 있을 지는 몰라도,
나의 지금 이 마음은 막을 수 없고 옮길 수 없고 이곳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다.
무슨 까닭인가 하면,
파순아 내 지난 옛적부터 수행할 때와 같이
나의 몸의 힘ㆍ선정ㆍ계행의 갖가지 모든 힘과 같이
파순아, 이런 것은 혹 하늘이나 용이라도 능가할 이 없고 이길 이가 없다.
나는 지난 옛적부터 보리행을 하여 억천만 겁에 만족히 성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보살은 마왕 파순에게 게송을 읊었다.
정거천의 모든 천자들은 나의 무리라.
지혜의 힘을 살로 하고 방편을 활 삼아
내 이제 너를 항복키 어렵지 않다.
마치 취한 코끼리가 마른 대 밟듯이.
그 때 마왕 파순은 보살의 이런 말을 듣자 성이 더욱 났다.
성이 나고 또 나서 온몸에 가득해 널리 야차ㆍ나찰들을 불러 말했다.
“대선장(大善將) 난중(亂衆) 적안(赤眼)아,
너희들은 속히 오라.
모든 산의 돌이며 나무ㆍ활ㆍ살 ㆍ칼ㆍ검ㆍ금강저ㆍ철퇴ㆍ창ㆍ도끼 등
갖가지 병기(兵器)를 찰제리 석종의 아들 머리 위에 싸락눈처럼 퍼부어라.”
그 때 야차의 대선장 등은 마왕 파순의 이런 말을 듣고,
곧 네 종류 군사들을 장비하여 다 갑옷을 입고 모든 무기들을 들고 빨리 따라왔다.
한량없는 천만 야차ㆍ나찰ㆍ비사차ㆍ구반다 등은
갖가지 형용과 갖가지 상모와 갖가지 얼굴빛으로 갖가지 무기를 쥐고 무서운 것으로 변해 나타나
몸과 목을 거꾸로 바꾸고
여러 가지 악한 소리로 부르짖고 기운을 내었다.
어떤 것은 코끼리 얼굴이요,
어떤 것은 말의 머리요,
혹 낙타의 머리,
소와 물소의 머리,
혹 나귀,
혹 개,
혹 양과 돼지와 이리ㆍ사자ㆍ범ㆍ표범ㆍ승냥이ㆍ곰ㆍ들소ㆍ물소ㆍ
수달피ㆍ검은 소ㆍ원숭이ㆍ여우ㆍ살기ㆍ야간ㆍ고양이ㆍ토끼ㆍ
노루ㆍ사슴 등 이런 모양과 여러 새의 얼굴로 나타났다.
또 악어ㆍ거북ㆍ고기 들의 머리며,
혹은 뱀의 머리에다 온갖 벌레의 몸,
코끼리 머리에 말의 몸,
말의 머리에 코끼리 몸,
낙타 머리에 소의 몸,
소 머리에 낙타의 몸,
혹 물소 머리에 나귀 노새의 몸,
혹 나귀 머리에 물소의 몸,
개 머리에 돼지 몸,
돼지 머리에 개의 몸,
염소 머리에 이리의 몸,
이리 머리에 염소의 몸,
사자 머리에 호랑이 몸,
호랑이 머리에 사자의 몸,
삵쾡이 머리에 곰의 몸,
곰의 머리에 삵쾡이 몸,
코뿔소[犀牛] 머리에 수달 몸,
수달 머리에 코뿔소의 몸,
검은 소 머리에 원숭이 몸,
원숭이 머리에 검은 소의 몸,
원숭이 머리에 여우의 몸,
여우의 머리에 원숭이 몸,
고양이 머리에 새의 몸,
새의 머리에 고양이 몸,
악어의 머리에 거북ㆍ자라의 몸,
거북ㆍ자라의 머리에 악어의 몸,
물고기 머리에 뱀의 몸,
뱀의 머리에 물고기 몸을 나타냈다.
가축의 머리에 사람의 몸이요,
사람의 머리에 가축의 몸들이며,
혹은 머리가 없이 몸뚱이 뿐이요,
혹은 반쪽 얼굴이며,
혹은 반쪽 몸이요,
혹은 머리는 둘인데 몸은 하나요,
몸은 하나인데 머리가 셋이 있으며,
혹은 몸 하나에 머리가 많으며,
혹은 머리는 있는데 얼굴이 없고,
혹 얼굴은 있으나 머리가 없으며,
혹은 반쪽 머리에 얼굴이 없고,
혹은 반쪽 얼굴에 머리가 없으며,
혹은 머리 둘에 얼굴이 없고,
또 얼굴이 없으나 머리가 셋이며,
혹은 머리가 많으나 전혀 얼굴이 없었다.
혹은 전부 눈이 전혀 없거나 하나이거나 둘이거나 셋이거나 많고,
혹은 귀가 없거나 하나이거나 둘이거나 셋이거나 많으며,
혹은 손이 없거나 팔이 없고 혹은 손이 하나이거나 둘이거나 셋이거나 많고,
혹은 다리가 없거나 하나이거나 둘이거나 셋이거나 많고,
또 발이 없기도 했다.
혹은 또 머리를 거꾸로 하고,
혹은 머리를 손에 들고,
혹은 머리를 아래로 드리우고,
다리를 위로 올리고,
손과 발이 뒤틀리고,
혹은 손ㆍ발은 끊어 달고,
혹은 눈이 뒤틀리고,
혹은 눈이 툭 튀어나오며,
눈이 푸르고 무서우며,
혹은 눈이 붉으며,
혹 눈에서 빛을 내고,
혹은 눈을 굴리고,
혹은 귀가 늘어져 있고,
혹은 귀가 염소 같거나 나귀 같고 귀가 나무로 되고,
혹은 원숭이 귀,
물고기의 귀가 있으며,
혹은 귀가 많은 사람의 몸이며,
혹은 코가 옆으로 비뚤어지고 몸이 추하였다.
혹은 입이 매달려 있거나 혀가 매달려 있고 혹은 혀가 굵고 크며,
혹은 혀에서 방광하며 혹은 이빨이 매우 길고 크며,
몸이 짧고,
혹은 이빨이 들쭉날쭉 나오며,
혹은 이빨이 마치 칼과 검 같으며,
혹은 혓바닥이 칼과 검 같으며,
혹은 배를 매달고 다니거나,
혹은 배가 없으며,
혹은 머리털을 풀어 헤치고,
혹은 무릎이 없으며,
혹 무릎이 장군[瓨] 같고,
혹 넓적다리가 없이 다리가 발우를 엎은 것 같거나 절구통 같았다.
○ [pt op tr]
◈Lab value 불기2563/02/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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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ed--불본행집경_K0802_T0190.txt ☞불본행집경 제28권 sfd8--불교단상_2563_02.txt ☞◆vtyq1562 불기2563-02-09 θ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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