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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초분설경
K1448V040P0484c
불설초분설경(佛說初分說經) 상권
서천(西天) 시호(施護) 한역
권영대 번역
● 세존과 우루빈라가섭
어느 때 세존께서 장로 우루빈라가섭(優樓頻螺迦葉)의 집에 가셨다.
그때에 가섭은 멀리서 부처님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아뢰었다.
“잘 오셨습니다,
대사문(大沙門)이시여.
필요하신 의복이나 음식을 제가 다 공급하겠습니다.”
이때 세존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였다.
“내가 오늘 당신의 집에서 하룻밤 쉬겠노라.”
가섭은 아뢰었다.
“이 집은 제가 머무는 집이 아니오라,
곧 제가 불[火] 을 섬기는 집으로서 큰 용(龍)이 그 속에 머뭅니다.
그 용은 큰 신통을 갖추었고 큰 위력이 있사오니,
당신께서 만약 거기에 머문다면 해를 입을까 두렵습니다.”
세존께서는 두 번 세 번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나로 하여금 이 집에서 하룻밤만 머물게 해 달라.”
그때마다 가섭은 또한 두 번 세 번 부처님께 아뢰었다.
“안에 큰 용이 살기 때문에 해침을 입을까 두려우니 당신은 제 말을 믿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생각하시기를,
‘나는 이제 그와 많은 말을 섞지 말고 자비심을 일으켜서 이로써 결정해야겠다’고 하시고는 곧 불을 섬기는 집에 들어가시어 승가리(僧伽梨)를 네 번 겹쳐서 깨끗한 풀 위에 놓으신 뒤에 가부(加跌)하고 앉으셨다.
이때에 용은 성이 나서 곧 연기와 불꽃을 토하여 집안에 가득 채웠다.
세존께서도 곧 화계삼매(火界三昧)에 드시어서 역시 연기와 불꽃을 내어 그 집을 둘렀으므로 온통 하나의 큰 불덩이를 이루었다.
용은 다시 나와서 파랑ㆍ노랑ㆍ빨강ㆍ하양의 갖가지 색상의 사나운 불꽃을 내뿜었으며,
세존께서도 또한 파랑ㆍ노랑ㆍ빨강ㆍ하양의 갖가지 빛깔의 불꽃을 방출하셨다.
그때에 장로 우루빈라가섭은 권속들을 데리고 그 불을 섬기는 집을 빙빙 돌면서 말하였다.
“가장 뛰어난 형상을 갖추신 이 대사문께서 내 말을 듣지 아니하더니 기어이 용의 해침을 입었구나.”
이때 세존께서 신통력으로써 그 용의 불꽃을 삽시간에 저절로 거두어지게 하셨다.
그때 가섭은 불세존께서도 역시 신통을 얻으신 줄 알고는 밤새도록 시중을 들었다.
부처님께서 신통을 나타내시어 곧 가셔서 관찰하시니,
그 용의 광명은 차츰 작아졌으며 세존의 광명은 더욱 치성해졌다.
이튿날 새벽에 세존께서는 그 용에게 항복을 받아 발우 안에 넣고 가섭에게 보이시면서 말씀하셨다.
“이것이 바로 불을 섬기는 집 속의 용인데,
내가 항복시켰다.
가섭이여,
이 용은 큰 위력이 있어서 범부들은 그 집에 들어갈 수 없었다.”
그때에 가섭은 곧 경탄하였으며,
곧 깨끗한 믿음을 내어서 ‘내가 출가할 마음을 어찌 접겠느냐?’라 하였다.
또한 장로 우루빈라가섭은 오후[日後分] 에 불 섬기는 의식을 하려고 하면서 생각하였다.
‘이 대사문께서는 큰 위력을 갖고 있고 큰 신통을 갖추고 있으며,
나아가 큰 위력으로 용도 능히 굴복시켰으니,
내가 이제 오후에 불 섬기는 의식을 행한다면 저 대사문께서는 오전에 신통을 부릴 것이다.’
이때 세존께서는 가섭이 부처님의 신통을 믿는 줄을 아시고 곧 신통을 거두셨으며,
가섭은 오후에 의식을 마쳤다.
그는 곧 경탄하고 깨끗한 믿음을 내어서 ‘내가 출가할 마음을 어찌 그만두겠느냐?’ 하였다.
--- 중복 -- 또한 다시 가섭은 오후[日後分] 에 불 섬기는 법을 하려고 하면서 생각하였다.
‘이 대사문께서는 큰 위력을 갖고 있고 큰 신통을 갖추고 있으며,
나아가 큰 위력으로 용도 능히 굴복시켰으니,
내가 이제 오후에 불 섬기는 법을 행한다면 저 대사문께서는 오전에 신통을 부릴 것이다.’
이때 세존께서는 가섭이 부처님의 신통을 믿는 줄을 아시고 곧 신통을 거두셨으며,
가섭은 오후에 큰 의식을 마쳤다.
그는 곧 경탄하고 깨끗한 믿음을 내어서 ‘내가 출가할 마음을 어찌 그만두겠느냐?’ 하였다.
또 가섭은 불태우는 갖가지 의식을 행하였으나 다 타지 아니하였으므로 다시 마른 나무를 그 속에 던지고 마른 풀과 마른 구마이(瞿摩夷:소똥)와 소유(蘇油:우유로 만든 기름) 등등 불에 잘 타는 것은 모두 그 안에 던졌으며,
다시 선(善)하지 않은 상(相)을 지어 주문을 읽었다.
이리살가다리살가
伊梨薩哥多梨薩哥
온갖 것을 태울 수 있는데 이것이 어찌 안 타느냐?
이렇게 주문을 읽었으나 불은 역시 타지 아니하였다.
이에 가섭은 생각하기를 ‘이 대사문께서는 신통을 갖추었고 큰 위력이 있으며,
나아가 큰 위력으로 용도 능히 굴복시키니,
내가 무엇으로 공양해야 할까?’ 하였다.
이때 세존께서는 그 가섭이 부처님의 신통을 믿는 것을 아시고 곧 신통을 일으켜 그 불을 타게 하셨다.
그리하여 가섭은 곧 경탄하고 이내 깨끗한 믿음을 내어서 ‘내가 출가할 마음을 어찌 그만두겠는가?’ 하였다.
또 가섭은 이미 의식을 행한 뒤에 불을 끄려고 온갖 짓을 다했지마는 끌 수가 없었다.
곧 깨끗한 흙을 가져다 그 속에 붓기도 하고,
재를 뿌리기도 하였으며,
물을 붓기도 하였다.
이에 그는 또 선하지 않은 상을 지어서 이렇게 주문하였다.
이리살가다리살가
伊梨薩哥多梨薩哥
모두 다 탔는데 왜 꺼지지 않는고?
이렇게 주문을 읽었으나 불은 역시 꺼지지 않았다.
이에 가섭은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대사문께서는 큰 신통을 갖추었으며 큰 위력을 갖고 있으며 나아가 큰 위력으로 용도 능히 굴복시키니,
나는 무엇으로 공양해야 할까?’
이때 세존께서는 가섭이 부처님의 신통력을 믿는 것을 아시고 곧 신통을 거두시니,
불은 곧 꺼졌다.
이에 가섭은 곧 경탄하여 깨끗한 믿음을 내어 ‘내가 출가할 마음을 어찌 그만두겠는가?’ 하였다.
[img2-49]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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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시점 2563_0918_034411
또 가섭이 낮에 낮잠을 잤는데 세존께서 곧 노인 5백 명을 변화로 나타내시었다.
그 모습이 가섭과 같은 그들은 가섭의 집에 가서 소리 질르며 서로 웃어대었다.
가섭이 웃음소리에 잠을 깨고 생각하기를,
‘내가 어찌하다 잠에 탐착하여,
범행을 닦는 친구들이 오는 줄도 몰랐는고?’ 하였다.
그때 변화로 나타난 무리들이 모두 함께 “훌륭하다, 훌륭하다”고 하였다.
이에 가섭은 두루 관찰하여 각자의 모습을 보고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대사문의 신통력으로 이루어진 조화(造化)로구나.
저 대사문께서는 큰 신통을 갖추었고 큰 위력을 가졌으며,
나아가 큰 위력으로 용도 또한 굴복하셨으니,
나는 무엇으로 마땅히 공양할까?’
이때 세존께서는 가섭이 부처님의 신통력을 믿는 줄 아시고 곧 신통을 거두시니,
그들 변화된 무리들은 갑자기 자취를 감추어 사라졌다.
이에 가섭은 곧 경탄하고 깨끗한 믿음을 내어서 ‘내가 출가할 마음을 어떻게 그만두겠는가?’ 하였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가섭이 있는 마을을 떠나 니련하(泥連河) 연안에 있는 가나(珂那) 부락의 아야파라수(阿惹播羅樹)나무 밑으로 가셨는데,
가실 때 세존께서는 위의를 갖추시어 용모와 형상이 볼 만하였다.
그곳에 이르시자 잠시 쉬시었다.
이때 가섭은 생각하기를,
‘나도 지금 니련하에 가서 정결하게 물을 섬기는 의식을 행해야겠는데,
대사문께서도 역시 거기에 계시는구나’ 하고는 곧 권속들을 데리고 니련하로 떠났는데 도착해서 보니 강물이 거꾸로 흘렀다.
그는 다시 생각하기를,
‘이 물이 역류하는 것이 어찌 대사문께서 신통을 부리신 것이 아니겠는가?
이 대사문께서는 큰 신통을 갖추었고 큰 위력이 있어서 큰 위력으로 용도 또한 굴복하시니,
나는 무엇으로 공양해야 할까?’ 하였다.
이때 세존께서는 그 가섭이 부처님의 신통을 믿는 줄을 아시고 곧 신통력을 거두시니,
물은 곧 바로 흘렀다.
이에 가섭은 곧 경탄하여 깨끗한 믿음을 내고 ‘내가 출가할 마음을 어떻게 그만두겠는가?’ 하였다.
또 세존께서 니련하를 건너서 박상(縛象) 마을로 가시는데,
그때 큰 구름이 갑자기 일더니 폭우가 쏟아져 강이 불어나는 소리가 마치 태평소[角具] 가 울리는 소리 같았다.
그때 세존께서 급류 속으로 천천히 나아가시니 물은 양쪽으로 갈라지고 걸음걸음마다 먼지가 일었다.
이때 가섭은 생각하기를,
‘대사문께서 중류를 건너시는데 강물이 급한데 빠지지나 않으실는지’ 하고 곧 보니,
세존께서 급류 속에 계시는데 물이 양쪽으로 갈라졌으며,
걸음마다 먼지를 내면서 잠깐 뒤에 언덕에 이르시었다.
그는 곧 경탄하기를,
‘희유하고 얻기 어려워라.
이런 대사문은 세간에서 이름조차 듣지 못했노라’ 하였다.
그리하여 가섭은 곧 깨끗한 믿음을 내어 ‘내가 출가할 마음을 어떻게 그만두겠는가?’ 하였다.
가섭은 부처님의 이와 같은 신통한 일들을 보고 최상의 청정한 신심을 일으켜 깊이 즐거워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부처님 대사문이시여,
이러한 신통의 일을 지으시니,
제가 무엇으로써 공양해야겠습니까?”
그때 세존께서 박상 부락에 이르시어 머무셨는데,
그날 밤에 동방 지국천왕(持國天王)이 부처님의 처소에 와서 공경하고 절하였는데 그 몸의 광명이 널리 비추었다.
가섭은 그날 밤 그 빛을 보고 이튿날 아침에 부처님 처소에 가서 아뢰었다.
“대사문이시여,
밤중에 무슨 까닭으로 동쪽에서 광명이 널리 비추었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밤중에 비친 동쪽의 광명은 곧 저 지국천왕이 와서 내 발에 절하였는데,
그 몸의 광명이 그렇게 비추었던 것이니라.”
가섭은 그때 생각하기를,
‘우리 같은 이는 그의 이름은 들었지만 볼 수는 없었거늘 하물며 와서 사문의 발에 절하다니,
내가 이런 일을 보는 것은 희유하여 얻기 어렵도다’ 하고,
곧 깨끗한 믿음을 내어 ‘내가 출가할 마음을 어떻게 그만두겠는가?’ 하였다.
이튿날 밤엔 남방 증장천왕(增長天王)이 부처님 처소에 와서 공경하고 절하였는데,
그 몸의 광명이 널리 비추었다.
가섭은 이날 밤 그 빛을 보고 이튿날 아침에 부처님 처소에 가서 아뢰었다.
“대사문이시여,
밤에 무슨 까닭으로 남쪽에서 광명이 널리 비추었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밤에 나타났던 남쪽의 광명은 곧 증장천왕이 와서 내 발에 절하였으므로 그의 몸의 광명이 그렇게 비친 것이니라.”
가섭은 그때 생각하기를,
‘우리들은 그의 이름은 들었지만 볼 수는 없었거늘,
하물며 와서 사문의 발에 절하다니,
내가 이런 것을 본 것은 얻기 어려운 희유한 일이다’ 하고 곧 깨끗한 믿음을 내어 ‘내가 출가할 마음을 어찌 그만두겠는가?’ 하였다.
사흘째 밤에 서쪽의 광목천왕(廣目天王)이 부처님 처소에 와서 공경하고 발에 절하였는데 그의 몸에서 발산한 광명이 널리 비추었다.
가섭은 이날 밤에 이 광명을 보고 이튿날 아침에 부처님 처소에 와서 아뢰었다.
“대사문이시여,
밤엔 무슨 까닭으로 서쪽에서 광명이 와서 널리 비추었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밤에 나타났던 서쪽의 광명은 곧 광목천왕이 와서 내 발에 절하느라고 그 몸의 광명이 그렇게 비친 것이니라.”
가섭은 그때 곧 생각하기를,
‘우리들은 그의 이름만 들었지 볼 수는 없었거늘 하물며 와서 사문의 발에 절하다니,
내가 본 이 일은 희유하여 얻기 어려운 것이로다’ 하고,
곧 깨끗한 믿음을 내어,
‘내가 출가할 마음을 어떻게 그만두겠는가?’ 하였다.
나흘째 밤엔 북방의 다문천왕(多聞天王)이 부처님 처소에 와서 공경하고 절하였는데 그의 몸에서 방출된 광명이 널리 비추었으므로 가섭은 그날 밤 이 광명을 보고 이튿날 아침에 부처님의 처소에 가서 아뢰었다.
“대사문이시여,
밤에 무슨 까닭으로 북쪽에서 빛이 와서 널리 비추었습니까?”
“밤에 나타난 북쪽의 광명은 곧 다문천왕이 와서 내 발에 절하느라고 그의 몸 광명이 그렇게 비추었느니라.”
가섭은 그때 생각하기를,
‘우리는 그 이름을 듣기는 했어도 볼 수는 없었거늘 하물며 와서 사문의 발에 절하다니,
내가 본 이 일은 희유하여 얻기 어렵도다’ 하고,
곧 깨끗한 믿음을 내어 ‘내가 출가할 마음을 어떻게 그만두겠느냐?’ 하였다.
다섯째 밤엔 위쪽 제석천왕(帝釋天王)이 부처님 처소에 와서 공경하고 발에 절하였는데,
그 몸의 광명이 널리 비추었으므로 가섭은 그날 밤 이 광명을 보고 이튿날 아침에 부처님 처소에 가서 아뢰었다.
“대사문이시여,
밤에 무슨 까닭에 위쪽에서 광명이 와서 널리 비추었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밤에 나타났던 위쪽의 광명은 곧 제석천왕이 와서 내 발에 절하느라고 몸 광명이 그렇게 비춘 것이니라.”
가섭은 그때 생각하기를,
‘우리는 그의 이름을 듣기만 하고 보지는 못하였거늘,
하물며 와서 사문의 발에 절하다니,
내가 본 이 일은 희유하여 얻기 어렵도다’ 하고,
곧 깨끗한 믿음을 내어 ‘내가 출가할 마음을 어떻게 그만두겠는가?’ 하였다.
여섯째 밤엔 사방의 사대천왕들과 위쪽의 제석천왕이 함께 부처님 처소에 와서 공경하고 발에 절하였는데,
네 왕의 몸에서 방출된 광명은 사방에서 서로 비추고 제석의 몸 광명은 위쪽에서 비추었다.
그러나 그 모든 광명은 세존의 삼마지(三摩地) 광명 속으로 거두어졌다.
가섭은 이날 밤 이 광명을 보고 이튿날 아침 부처님의 처소로 가서 아뢰었다.
“대사문이시여,
밤에 무슨 까닭으로 사방에서 광명이 왔으며,
위쪽에서도 광명이 와서 비추었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밤에 나타난 사방의 광명은 곧 사방의 천왕들이었고,
위쪽의 광명은 곧 제석천으로서 그들은 함께 와서 발에 절하느라고 그들의 몸의 광명이 그렇게 비추었느니라.”
가섭은 그때 생각하기를,
‘다섯 방위에서 함께 와서 사문의 발에 절하다니,
내가 본 이 일은 희유하며 얻기 어려운 일이로다’ 하고,
곧 깨끗한 믿음을 내어 ‘내가 출가할 마음을 어찌 그만둘 수 있는가?’ 하였다.
다시 세존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제 나를 위해 암마륵(菴摩勒) 숲속에서 그 열매를 따오라.”
가섭은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말씀대로 곧 가져와서 부처님께 바쳤다.
세존께서는 또 말씀하셨다.
“그대는 가리륵(呵梨勒) 숲속에서 그 약을 가져오라.”
가섭은 말씀대로 가져다 부처님께 바쳤다.
세존께서 또 말씀하셨다.
“그대는 섬부수(贍部樹)에서 먼저 열매를 따고 다음엔 그대가 알고 있는 모든 갖가지 과일을 따오라.”
가섭은 말씀대로 가져다 부처님께 바쳤다.
세존께서 또 말씀하셨다.
“그대는 북구로주(北俱盧洲)에서 밥을 가져오너라.”
가섭은 말씀대로 갖다 부처님께 바쳤다.
세존께서 또 말씀하셨다.
“그대는 삼십삼천에서 만다라꽃[曼陀羅華] 을 가져오라.”
가섭은 말씀대로 갖다 부처님께 바쳤다.
그때 가섭은 불세존께서 이러한 갖가지 신통을 가지신 줄 알고 다시 가장 깨끗한 믿음을 내었다.
세존께서는 그의 마음을 아시고 가섭 앞에서 신통력으로 다시 공중에서 따로 모습을 보여 3위의(威儀)인 서 있는 위의[住威儀] ,
걷는 위의[行步威儀] ,
가부하고 앉은 위의[加趺坐威儀] 와 같은 위의의 모습을 나타내셨는데,
빠르기가 급류를 밟는 듯 그 모습 역시 그와 같았다.
또 공중에서 온갖 보배와 완성된 누각을 변화로 나타내시었으며,
다시 황금빛 모양을 크게 나타내시었다.
세존께서는 이렇게 많은 신통을 나타내시고는 도로 신통을 거두시어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아가셨다.
그때에 가섭은 연중행사로 하루를 택하여 자신이 살고 있는 고장에서 하늘에 제사하는 모임을 가졌다.
그 나라인 마가다국(摩伽陀國) 왕사대성(王舍大城)의 빈바사라왕(頻婆娑羅王)과 나라 안의 모든 인민들이 다들 와서 모였다.
가섭은 모임을 차릴 때가 된 것을 알고 고장으로 돌아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늘 차리는 하늘에 제사하는 모임이 바로 이때이다.
왕과 인민들이 다 모였구나.
그런데 저 대사문의 얼굴의 상(相)은 평만(平滿)하여 찡그림을 멀리 여의었으며,
성냄이 없고 선한 말을 하여 보는 이가 환희하는 가장 선한 사람인데,
그가 만약 나의 집에 온다면 내가 하늘 제사를 어떻게 지낼까?’
그때 세존께서는 그가 마음으로 생각한 것을 아시고 곧 신통을 나타내시어서 북구로주(北俱盧洲)로 가시어서 여느 때처럼 밥을 얻어서 도로 설산 기슭으로 돌아오셔서 편안히 앉아 잡수셨으며,
잡숫기를 마치고 거기에다 풀집을 지어서 하룻밤을 쉬시었다.
이때 가섭은 하늘 제사를 마쳤는데,
모임의 음식을 올리고도 오히려 음식이 넉넉히 남았다.
가섭은 이것을 보고 곧 생각하기를,
‘저 대사문께서 지금 오시면 밥을 드릴 터인데’ 하였다.
세존께서는 그의 생각을 아시고 허공으로부터 내려오셔서 그의 앞에 나타나셨다.
가섭은 이를 보고서 이렇게 말하였다.
“어서 오십시오.
대사문이시여,
그런데 제가 어제 모임을 차릴 때는 어찌하여 오시지 않았습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그대가 생각한 것을 알기 때문에 오지 않았노라.”
세존께서는 곧 그가 생각한 것을 말씀하셨다.
가섭은 다시 말했다.
“그러면 오늘은 어찌하여 오셨습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그대가 내게 밥을 주려고 생각한 것을 알기 때문에 왔노라.”
이때 가섭은 곧 생각하기를,
‘희유하고 얻기 어렵도다.
이 대사문께서는 나의 마음과 뜻을 훤히 아시니,
나와 한가지로 역시 아라한을 얻었구나’ 하였다.
세존께서는 그가 생각한 것을 아시고 곧 말씀하셨다.
“가섭이여,
그대는 아라한이 아니며 또한 아라한의 법을 알지 못하노라.”
가섭은 듣고 다시 생각하기를,
‘희유하고 희유하구나.
이 대사문은 마음이든 뜻이든,
대충 생각하는 것[尋] 이든 세밀히 고찰하는 것[司] 이든 죄다 아시는구나’ 하고,
땅에 머리 대고 나아가 부처님 발에 절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제 부처님께 귀의하여 출가하고 구족계(具足戒)를 받겠사오니,
원하옵건대 선서(善逝)께서는 저를 가엾이 여기시고 받아들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섭이여,
그대는 지금 부처에 귀의하여 출가해서는 아니 되나니,
그 까닭은 마가다국의 왕과 인민들이 그대를 다 받들고 공경하고 공양하며,
또한 그대는 친족이나 친구들 중에 가장 존경받는 사람이니,
마땅히 지금 스스로 잘 생각해야 하느니라.”
가섭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런 말씀을 하지 마옵소서.
그런 말씀을 하지 마옵소서.
저는 세존께 매우 기쁜 마음을 내었고 뛰어난 사랑과 즐거움을 일으켰거늘 어찌 다시 생각하겠습니까?
저는 이제 기필코 부처님께 귀의해서 출가하겠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세존께 출가해서,
사문ㆍ바라문ㆍ외도들 무리 가운데서 기만하고 헐뜯고 허물 있는 이를 모두 꺾어 굴복하며,
뛰어난 당기(幢旗)를 잡고 왕사대성을 차례로 다니면서 내가 장로 우루빈라가섭이란 것을 드러내며,
세존의 청정한 법에 능히 해탈을 얻겠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저는 이제 결단코 부처님께 귀의해 출가하겠사오니,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가엾게 여겨 받아주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섭이여,
그대가 내게 귀의하여 출가하기를 결정한 것은 매우 훌륭하지마는 그대는 또한 지금 그대의 권속들과 함께 의논해야 하오.”
그때 가섭은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곧 권속과 상의하였다.
“너희들은 들어라.
부처님인 대사문께서는 큰 신통을 갖추시고 큰 위력을 가지셨으며,
보는 이는 누구나 환희심을 낸다.
나는 부처님께 가장 청정한 신심을 내었으므로 이제 부처님께 귀의하여 출가하기를 결정하였노라.”
모든 권속들은 말했다.
“우리의 스승은 성자(聖者)이면서도 오히려 이와 같이 흔쾌히 마음을 내시는데 우리들이 어찌 출가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이제 우리들도 각자 즐거운 마음으로 출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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