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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진리와실천
문수사리불토엄정경_K0031_T0318_002 본문
『문수사리불토엄정경』
K0031
T0318
하권
● 한글대장경 해당부분 열람I
● 한글대장경 해당부분 열람II
○ 통합대장경 사이트
○ 해제[있는경우]
※ 이하 부분은 위 대장경 부분에 대해
참조자료를 붙여 자유롭게 연구하는 내용을 적는 공간입니다.
대장경 열람은 위 부분을 참조해주십시오.
○ [pt op tr] 문수사리불토엄정경_K0031_T0318 핵심요약
♣0031-002♧
『문수사리불토엄정경』
하권
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원문번역문
문수사리불토엄정경
해제보기
문수사리불토엄정경 하권
서진 월지국 삼장
축법호 한역
그때 사자보뇌음(師子步雷音)보살이 다시 문수사리(文殊師利)에게 물었다.
“뜻을 낸 지 얼마나 오래 되어야 도심(道心)을 내게 됩니까?”
문수가 대답하였다.
“그만두십시오.
■ 족성자여,
망상(妄想)을 품지 마십시오.
모든 법은 다 생겨나는 것이 아닙니다.
가령 ‘나는 도심을 내고 나는 도를 행할 것이다’라고 말한다면
큰 사견(邪見)에 떨어진 것입니다.
■ 왜냐하면 지금 마음을 관찰하지만
도의 뜻을 내는 마음을 전혀 볼 수 없으며,
그 도심을 내는 자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나는 또한 도심이 존재하는 곳을 볼 수 없나니,
나는 이로 말미암아 도심을 내지 않는 것입니다.”
또 물었다.
“당신은 보는 바가 없다 했는데
어떻게 이 장구(章句)를 말합니까?”
문수가 대답하였다.
“보는 바가 없어야 평등한 가르침이 되고,
보는 바가 없는 뜻이 이 장구요,
평등한 언사라고 합니다.”
또 물었다.
“무엇 때문에 뜻의 평등함을 말하는 것입니까?”
문수가 대답하였다.
“족성자의 말한 바와 같다면 여러 가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 평등이란 거기에는 행하는 법이 없으며
그 평등에는 비유가 없습니다.
모든 법을 보지 않으면 그것이 곧 평등이니,
만일 이 가르침을 설명하면 곧 하나의 업을 설명하는 것이요,
만일 업이 고요하면 번뇌가 없으리니,
분노와 원한 때문에 경법(經法)을 설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단멸(斷滅)이 없고 유상(有常)이라 헤아리지 않으며,
일어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나[吾我]도 없으리니,
받음도 없고,
들지도 않고 내리지도 않으며,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으며,
아무리 말을 하더라도
망상이 없고 또한 구하려는 생각도 없을 것입니다.
만일 족성자가 이 법을 알고 받들어 행하면 그것을 평등이라 하며,
또 어떤 보살이 광대하게 법에 들어가더라도
여러 가지를 보지 않되,
또한 한 가지도 아니면 그것이 평등입니다.
그 평등이란 치우침이 없는 것이며 치우침이 없으면 그것은 매우 청정한 것입니다.”
그때 사자보뇌음보살은 앞에 나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문수사리가 설한 바가 매우 크고 우뚝함이 이와 같았습니다.
도심(道心)을 낸 지는 얼마나 되었습니까?
이 모임의 대중들은 그것을 간절히 듣고 싶어 하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족성자야,
문수사리는 깊고 미묘한 법인에 있으되,
그 들어간 깊은 법인에서
도를 얻지는 못했으며
부처를 얻지도 못했고
마음도 얻지 못했느니라.
얻음이 없기 때문에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래 전에 마음을 내었고
그 때문에 도의 뜻을 내었느니라.
나는 지금 너를 위해 그 본초(本初)의 발심을 설명하리라.
■ 과거 7천 아승기 강가의 모래알 같은 겁 전에 그 세상에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그 명호를 뇌음향(雷音響)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라 하였느니라.
곧 동방으로 여기서 72해(姟)의 불국토세계를 지나면
쾌성(快成)이라는 불국토에 그 부처님께서 계시면서 도를 펴셨는데,
제자 성문은 84억 백천 해인데 보살들은 그보다 갑절이나 되는 수였다.
■ 그때 전륜성왕이 있었는데 이름은 안발(安拔)이며
호는 법왕(法王)으로서 문법(文法)으로 다스리면서
4천하의 왕으로 있었으며, 왕에게는 7보가 있었다.
그 성왕은 그때 뇌음향(雷音響)여래께 나아가
마음을 다해 8만 4천 년 동안 공양하면서 편안하게 해드렸다.
그리고 왕은 가만히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나는 이미 헤아리기 어려운 공덕행을 쌓았다.
이 마음을 쓰지 않고 어찌 덕의 근본으로 권조(勸助)를 아울러 닦을 수 있겠는가?’
그리고 다시 생각했다.
‘덕의 권조로 마땅히 누구를 권해야 할까?
제석천왕ㆍ범천왕ㆍ전륜성왕ㆍ성문ㆍ연각일까?’
이렇게 생각할 때 허공 위에서 큰 소리가 들렸다.
“대왕은 그런 하천한 생각을 내지 말고 위없는 정진도의 마음을 내어라.”
왕은 이 말을 듣고 크게 기뻐하였고,
왕은 넓은 인자한 마음으로 도심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왜냐하면 하늘 사람을 시켜 그 뜻을 열어 보였기 때문에 그 마음의 생각을 알았던 것이다.
그때 안발왕은 96억 해의 대중과 함께 뇌음향여래께
나아가 그 발아래 머리를 조아리고
오른쪽으로 일곱 번 돌고는 물러나 한 쪽에 서서 게송으로 찬탄했다.
수승한 법을 묻고자 하나니
특별하고 바른 것을 제게 답해주십시오.
어떻게 하면 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사람 될 수 있겠나이까?
공양거리를 두루 갖추어
세간을 구호하는 분께 스스로 귀의하고
집착함이 없는 마음으로써
권조(勸助)할 곳 영원히 없네.
세존께서는 굽어 살피소서.
나는 혼자 고요히 발심하여
공양을 널리 일으키려 하나니
어떻게 권해 도와야 하나이까?
제석천이나 범왕에 뜻을 두고
4대주(大洲)의 왕이 되거나
혹 성문되기 구하고
연각승을 사모하려 했으나
제가 마침 이렇게 생각하자
공중에서 큰 소리 들렸으니
‘그대는 부디
하열한 마음으로 권하지 말라.
저 일체 중생 위하여
미묘한 마음을 내고
큰 도의 뜻을 나타내어
온 세간을 요익케 하라’ 하였나이다.
모든 법에 자유자재하신
부처님께 이제 여쭈나니
어떻게 마음을 내어야
그 도의 뜻을 잃지 않으리까.
이 이치 말씀하여 주소서.
무슨 인(因)으로 여기 이르며
나와 같은 모양의 사람
보리의 마음을 낼 수 있나이까.
하늘 가운데 높으신 이여,
최상의 묘한 장구 말씀하여 주소서.
‘대왕께서는 들으시라.
우선 조금씩 가르쳐 주리니.
저 중생들 가엾이 여겨
법의 근본에 즐거이 머물고
맹세하고 서원한 그것 그대로
나아갈 그곳에 이르게 됐네.
나도 또한 지난 세상에
도의 마음을 냄으로 인해
저 중생들 가엾이 여겨
이 서원을 일으켰었네.
본래 뜻한 바의 서원과 같이
또한 마음에 생각한 그대로
흔들림 없는 불도에 이르러
세상에 있어서 최상의 성인이라네.
대왕이여,
부디 굳센 뜻으로
최상의 마음을 세워 가지시오.
만일 갖가지 바른 행 닦는다면
당신도 장차 부처 이루리.’
부처님의 이 가르침 듣고
왕의 마음은 못내 기뻐
일체의 온 세상을 향해
사자처럼 크게 외쳤네.
‘가령 본제(本際)에 있더라도
생사의 근원을 알지 못하면
낱낱 사람을 위하는 행이
여러 중생과 마찬가지라네.
이제 도의 마음을 일으켰나니
이 일체의 세간에 있어서
저 중생을 두루 청하여
가난에 빠지지 않게 하리라.
지금부터 이 뒤로
가령 욕심을 내기만 해도
그것은 부처님을 속이는 것이요
현재 시방의 여러 성인도
만일 분노와 원한과 질투와
탐욕과 인색한 마음을 낸다면
그것은 범해서는 안 될 것이니
인간 가운데 높은 이 되지 못하리.
언제고 깨끗한 행을 닦아
욕심 버리고 더러움을 버리고
저 모든 부처님들의
계율과 조화로운 성품을 배워야 하리.
이 네 가지 색(色)으로는
부처님의 정각을 빨리 이루지 못하리니
마음을 간절히 씀으로써
저 본제(本際)를 행해야 하리.
항상 불국토를 청정히 장엄하되
한량없고 불가사의하며
좋은 이름을 널리 전해
시방에 두루 퍼지게 하리.
오직 거룩한 분이시여,
제게 슬기 주시어
사람 가운데 최상인 부처 되어
그 마음이 맑고 깨끗해
영원히 온갖 망설임 없게 하소서.
항상 몸의 행을 닦고
입의 말도 그렇게 하며
그 마음도 깨끗이 하여
어떤 허물도 범하지 않으리.
가령 내가 부처가 되어
세상 사람들 가운데 높은 이로서
이 정진(正眞)의 말을 쓰면
이 대지는 여섯 번 진동하리라.
가령 내 말이 지성스럽고
진정하여 거짓이 아니면
그 때문에 증명을 나타내어
저 허공에서 음악 울리리.
만일 진실해 아첨하지 않고
탐욕과 질투 없으면
그 성신(誠信)으로써
청정한 뜻의 꽃이 내리리.’
이 말을 마치자
지성스런 말 거짓이 없어
시방의 억만 나라가
곧 여섯 가지로 진동했네.
저 위 허공에서는
갖가지 음악이 들리고
하늘에선 온갖 향기로운 꽃이 내려
네 길 아홉 자나 땅에 쌓였네.
그 왕이 이것을 배움으로써
20억의 그 대중이
부드러운 소리로 말하기를
‘반드시 부처의 으뜸가는 도를 이루리라’ 했네.
20억 대중들은
모두 불도에 이르고
왕이 큰 도심 내는 것 보고
그를 본받아 큰 업을 배웠네.
부처님께서 사자보뇌음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그때의 그 안발왕이 누구인지 아는가?”
대답하였다.
“모르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 “지금의 저 문수사리가 바로 그 사람이다.
그는 도심을 낸 뒤로 7천 아승기 강의 모래알 같이 많은 겁 동안
불국토에 가득 찬 티끌 수 같은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은 뒤에
64강의 모래알 같은 겁을 지나 그 세계에서 10주(住)를 갖추고 10력(力)을 성취하고
일체의 불도를 두루 갖추고 모든 불법을 분별하였으되,
그때까지 한 번도 마음을 내거나 뜻을 발한 적이 없었으니,
그것은 다 위없는 정진의 도를 얻기 위한 것으로서,
그래서 최상의 정각이 된 것이다.
나도 또한 ‘어떻게 하면 최상의 정각을 이룰까’ 하고 생각한 일이 없었다.
그 20억 사람은 다 과거 뇌음향(雷音響)여래의 처소에서 도심을 낸 자들로서
모두 이미 위없는 정진도에 이르러 최상의 정각을 이루고는 법륜을 굴리고,
중생들을 위해 불사를 일으켜 세우고 멸도하였느니라.
그것은 다 문수사리의 권발(勸發)에 의한 것으로서
모두 공양하고 부지런히 6도무극(度無極:波羅蜜) 등 온갖 행을 닦아 두루 지님으로써
정법을 널리 전하였으나,
지금 딱 한 부처님이 설법하고 계시면서 아직 멸도에 들지 않고 계시다. ★★
하방(下方)세계에서 44강의 모래알 같은 불국토의 거리에 지저(地底)라는 세계가 있고
그 부처님의 명호는 지지(持地) 여래ㆍ지진ㆍ등정각으로서 지금 설법하고 계시는데
무앙수(無央數)의 여러 성문들과 함께 하시며
그 수명은 한정이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과거의 비유를 말씀하실 때
7천 인이 다 위없는 정진도의 마음을 내었다.
그때 사자보뇌음보살이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당신은 과거에 이미 일체의 법과 여래의 10력(力)과 10지(地)를 다 갖추었는데 무엇 때문에 정각을 이루지 않습니까?”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과거 모든 부처님의 법으로써 최상의 정각을 이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여기서 도를 얻었다 하면 그것은 곧 얻지 않은 것이요,
또한 이르지도 못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물었다.
“어떤 것이 불법을 구족했다고 하는 것입니까?”
대답하였다.
“본래 없음을 갖추기 때문입니다.”
또 물었다.
“어떤 것이 본래 없는 것을 갖추었다는 것입니까?”
대답하였다.
“허공을 다 갖춘 것이 곧 본래 없는 것을 갖춘 것이니
허공과 모든 불법의 본래 없다는 뜻이 평등하여 둘이 아니어서
분별할 수 없음을 모두 환히 알았기 때문입니다.”
또 물었다.
“모든 법을 다 갖추었다는 것은 어떤 것입니까?”
대답하였다.
“5음(陰)을 다 갖추면 삼계(三界)의 일체를 다 갖추고
시방 모든 부처님들의 법을 능히 다 갖추는 것입니다.”
또 대답하였다.
“어떤 것이 모든 색(色)을 갖추었다는 것입니까?”
대답하였다.
“당신은 색을 볼 때 그 색이
상(常)입니까? 혹은 무상입니까?”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대답하였다.
“모든 법은 상입니까? 혹은 무상입니까?
또 저 5음은 증감(增減)이 있는 것입니까?”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그러므로 족성자여,
만일 모든 법이 더하지도 않고 덜하지도 않는다면
그 때문에 구족이라 하는 것입니다.”
물었다.
“어째서 구족입니까?”
대답하였다.
“모든 법의 슬기를 갖추어도 알 수 없고,
또한 여여(如如)한 슬기도 구를 수 없는 것[不轉]이니,
그것은 곧 망상을 알지 못함이며,
망상이 없기 때문에 갖추거나 잃음을 짓지 않으며,
갖추거나 잃음이 아닌 것이 곧 평등입니다.
그러므로 족성자여,
모든 색을 평등으로 보면 그것은 곧 일체의 법을 평등으로 보는 것이니,
수[痛痒: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도 그와 같아서 평등하여 다름이 없습니다.”
그때 사자보뇌음보살이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또 당신은 법인(法忍)을 얻은 지가 오래되어 아득하고 외외(巍巍)합니다.
저도 그와 같이 한 번도 발심하지 않으면 도를 얻겠군요.
당신은 어떻게 중생을 교화하여 도심을 내게 하셨습니까?”
대답하였다.
“나는 중생을 권하지 않고서 도심을 내게 하였습니다.”
또 물었다.
“무슨 까닭입니까?”
대답하였다.
“중생은 실답지 않고 중생은 적막하며 전도(顚倒)에 처해 있습니다.
그러므로 권화(勸化)하여 도심을 내게 하겠지만,
가령 중생이 전도에 처하지 않는다면 도가 없는데 어디서 도심을 내겠습니까?
그러므로 나는 중생을 권하지 않고 도심을 내게 하고,
또한 교화하지 않고 다 도를 구하게 하였습니다.
그 까닭은 생각이 없는 것이 곧 평등이며 그 평등의 뜻은 구함이 없고,
또한 퇴전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돌아갈 곳이 없고 좇아 온 곳도 없다고 생사를 관찰해야 하는 것이니
이것을 평등이라 합니다.
그러나 이 평등이란 장구(章句)는 공(空)이요 공에는 구함이 없는 것입니다.
또 족성자여,
아까 묻기를,
‘법인을 얻은 뒤로 아주 오래 되어 아득하고 외외합니다.
저도 그와 같이 한 번도 발심하지 않으면 성불하겠군요’라고 하였는데,
그러면 당신은 과연 마음을 어떻게 보고 어떤 마음으로 불도를 이룬다는 것입니까?”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왜냐하면 마음이란 형상이 없어 볼 수 없는 것이며,
도(道) 또한 그러하여 형상이 없어서 볼 수 없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도란 거짓으로 이름만이 있을 뿐입니다.”
■ “이른바 마음과 불도를 다 가탁(假託)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족성자여,
나는 한 번도 부처가 되리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내는 마음이 없으면 나는 것도 없고 또한 무너질 것도 없으며,
나는 것도 없고 무너지는 것도 없음을 얻음[逮]이라 하는 것입니다.”
또 물었다.
“어떤 것이 때[時]이기에 때를 잡는 것을 때라 하는 것입니까?”
대답하였다.
“족성자여,
이른바 때[時]란 평등을 통한 깨달음이니 깨달아진다는 것은 늘지도 않고 줄지도 않으며,
영원히 생각을 일으키지도 않고 또한 멸함도 없는 것입니다.
이것을 그 평등을 따르는 때라 하며,
그 망상을 일으키지 않음도 본래 없는 것이요
본래 없는 이것을 평등을 따르는 때라 합니다.
만일 정견(正見)을 얻으면 평등과 같아서
모든 법을 통달하여 얻는 바가 전혀 없나니,
즉 헤아리지 않아 온갖 종류의 어떠한 한 생각도 없으면
이것을 평등을 따르는 때라 합니다.
만일 몸으로 모든 법을 증명하면 모든 상(相)의 대상이 다 법상(法相)이니
이렇게 알기 때문에 집착하는 마음이 있으나
만일 상이 없으면 곧 의지함이 없나니 이것을 평등을 따르는 때라 합니다.”
또 물었다.
“무엇을 얻음이라 합니까?”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행함이 없는 것이니,
이른바 자취라 하기 때문에 얻음이라 합니다.
이 삼계에 있어 모두 행함이 없는데도
거짓으로 이런 말이 있을 뿐이나,
번뇌가 생기면 얻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뜻은 존재하지 않고
이 법은 말이 없는 것이니,
그러므로 얻지 못하는 것입니다.
또 족성자여,
■ 얻을 바 없음을 얻음이라 합니다.
말이 없으면 법을 얻지 못하여 곧 머무름이 없나니,
만일 법을 얻지 않으면 이것을 얻음이라 합니다.”
그때 사자보뇌음보살은 곧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훌륭하고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말씀해주십시오.
문수사리가 불도를 이루었을 때의 그 국토는 어떤 것이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그 말을 저 문수사리에게 직접 물어 보라.”
그는 부처님 분부대로 곧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당신이 성불할 때 그 국토는 어떤 것이겠습니까?”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족성자여,
만일 당신이 불도를 좋아한다면 성불할 때 국토가 어떤 것인가 물으십시오.”
또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당신은 부처 국토를 좋아하지 않습니까?”
답하였다.
“좋아하지 않습니다.”
또 물었다.
“무슨 까닭입니까?”
대답하였다.
“좋아하는 것이면 그것은 욕락(欲樂)이요,
욕락이면 곧 은애(恩愛)가 있는 것이며,
은애가 있으면, 받음[受]이 있고
받음이 있으면 괴로움[苦患]이 있으며,
괴로움이 있으면 보호[護]가 없습니다.
그러므로 나는 정각을 이루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얻을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만일 도를 얻지 않으면 그 때문에 즐거움이 없습니다.
또 이제 당신이 말한 것과 같이
‘국토가 어떤 것인가’ 하는 것은 그 본말(本末)을 말한 것이니,
나는 스스로 그 몸을 손상시킬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만일 어떤 보살이 찬탄하면
그 때문에 부처님과 국토의 공훈과 엄정(嚴淨)함을 상실할 것이요
여래의 다함없는 법장(法藏)을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야,
그대는 지금 곧,
이미 이룬 불국토의 공훈과 엄정함을 설명하여라.
어떤 소원을 여래가 들어 줌으로써,
혹 어떤 이가 그대에게서 소원을 말하는 것을 들으면
다른 보살도 그것을 반연하여 발심하고 이 업을 두루 갖출 것이다.”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예,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예, 거룩하신 뜻을 받들어 지금 곧 설명하겠습니다.
만일 족성자와 족성녀로서
불도를 구하는 사람은 이 말을 들을 것이고,
듣고는 모두 이 소원을 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자 곧 시방의 강의 모래알 같은 불국토가 여섯 가지로 진동했다.
그때 문수사리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의 본래 서원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습니다.
즉 7천 아승기 강의 모래알 같은 겁 동안 보살행을 행했습니다.
그러나 도량도 만들지 않고 정각도 이루지 않았으며,
도의 눈은 트여 시방을 사무쳐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부처님께서 일체 중생을 두루 교화하여
모두 불도를 이루게 하심을 보았습니다.
저의 마음은 굳게 머물러 그들을 모두 깨우쳐 교화하되
보시ㆍ지계ㆍ인욕ㆍ정진ㆍ일심(一心)ㆍ지혜로 권조(勸助)하였사온데
그들은 다 제가 권화한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대성(大聖)이시여,
지금 시방을 관찰하건대 걸림이 없는 청정한 밝은 눈에 보이는 것은
모두 부처님께서 다 권하고 도움으로써 위없는 정진도를 건립하신 것입니다.
이런 것은 다 ‘나는 곧 위없는 정진도를 이루어 최상의 정각이 된다’라고 말한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말은 있었지만
이것은 일부러 한 말로서 여전히 정각을 이룬 것이 아닙니다.
가령 소원을 다 구족한다함은 곧 성불하는 것뿐입니다.”
그때 거기 모인 보살들은 모두가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문수사리가 전후로 뵌 부처님 세존은 몇 분이나 될까?’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그 보살들의 생각을 아시고 사자보뇌음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마치 이와 같으니라.
즉 족성자야,
어떤 장부가 세상에 나와 삼천대천 불국토에 가득한 티끌을 부수고,
그 낱낱 티끌을 각각 다시 부수어 한 불국토에 가득한 티끌만큼 만든다면,
족성자야, 어떻게 생각하는가?
과연 어떤 사람이 그 티끌의 다소를 알 수 있겠는가?”
대답하였다.
“알 수 없을 것입니다,
천중천(天中天)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령 족성자야,
이 티끌 수 같은 불국토의 다소를 말할 수 없다는 것을 모두가 잘 알리라.
문수사리의 밝은 눈으로 본 시방 불국토의 수는
이 티끌 수의 나라보다 백 배ㆍ천 배ㆍ만 배ㆍ억 배ㆍ거억만(巨億萬) 배나 많아
조재(兆載)의 겁의 수로도 한정할 수 없는 것처럼
한량없고 끝없는 소원도 이와 같아 정각을 이루지 않은 것이다.
또 불국토가 강의 모래알 같은데 그 주위 시방에 불수(佛樹:菩提樹)를 가득 채우고
그 낱낱 나무 밑에 보살이 앉아 잠깐 사이에 다 위없는 정각의 도를 이루고 최상의 정각이 되었다가
열반에 다다랐을 때에는 불수의 도량에서 일어나지 않고도 일체를 두루 위하며,
다시 시방의 헤아릴 수 없는 불국토를 지나 중생들에게 설법하여 다 제도하고,
서원하는 바가 크고 우뚝하여 이 불국토에 이르러 불도를 이루는데
그 나라에는 성문이나 연각의 이름은 없고
모두 순수한 보살로서 온갖 피로와 싫증과 분노와 원한을 제거하고
범행(梵行)을 닦아 불국토에 두루하게 하며,
또 여인이라는 이름조차 듣지 않고,
그 보살들로 하여금 다 화생(化生)하여
몸에 법복을 입고 가부좌를 하고 앉아 불국토를 엄정하게 할 것이다.
그리고 순수한 그 보살들은 치성하고 외외하여 소승의 법을 모두 제거할 것이다.”
■ 그때 사자보뇌음보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성불할 그때 이름은 무엇이라 하겠습니까?”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이름은 보현(普現)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라 하리라.
무엇 때문에 보현이라 하는가?
그 부처님의 공덕이 시방의 무한한 국토에 두루 나타나기 때문이니,
누구나 보현여래를 뵙고 그 광명을 보는 이는
다 기별(記別)을 얻고 위없는 정진도를 이룰 것이다.
그리고 지금 만일 부처님께서 멸도한 뒤에는
미래의 보현불이라는 이름을 듣는 이도
기별을 얻고는 위없는 정진도를 이룰 것이니라.
다만 멸지(滅志)에 들어가 도적(道迹)을 얻는 자는 제외 되느니라.”
문수사리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서원하는 바는 성불했을 때
제 나라에 태어나는 사람은
음식에 굶주리거나 목말라하는 생각 없이
갖가지 맛좋은 음식이 발우에 저절로 가득하되,
오른 손에 있거나, 손바닥 안에 있을 때 생각하기를
‘시방의 부처님과 성문과 연각과 가난하고 고생하는 거지와 비천한 중생들에게 먼저 공양하지 아니하고
내가 먼저 먹는 것은 옳지 못하다’라고 하여
일체를 배부르게 한 뒤에라야 먹는 것입니다.
그리고 생각대로 되는 신통을 갖추어,
머물거나 다니거나 걸림이 없으며,
걸음이 빠르기가 바람과 같아
생각대로 시방에 이르러 모든 부처님들을 공양하며,
밑으로 중생에게 두루하고,
보배 옷과 법복에 있어서도 그와 같아서 먼저 부처님들께 공양하고
다음에 존귀한 이에게 미치며
빈궁하고 하천한 이들을 다 먼저 편안케 하며
8난(難) 등 온갖 고뇌와 우환이 없게 하고,
말을 하면 마음에 맞고 나쁜 말을 듣지 않으며,
계율에 대한 시비가 없는 음성을 배워 높고 낮음이 없고,
가난함이 없고 부유함이 없으며 빈천함이 없을 것이니,
저의 나라에 태어나는 사람은 다 동일한 무리일 것입니다.”
그때 사자보뇌음보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그때의 그 국토는 이름이 없습니까?”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본래의 서원과 같이 뜻할 바를 원만히 갖추면
그 세계의 이름은 이진구심(離塵垢心)이니라.”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것은 어느 방위에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남방에 있는데 이 인계(忍界)의 맨 끝에 있다.
온갖 묘한 보배와 마니(摩尼)와 명주(明珠)가 합해서 불국토를 이루며,
시방의 모든 것이 다 일찍이 보거나 들은 것이 아니며,
온갖 보배가 두루 퍼지고 두루 나타나 썩어 없어지거나 줄어드는 일이 없다.
보살이 생각하기를 그 땅이 온갖 보배로 되기를 바라면 생각대로 곧 이루어지고,
어떤 보배가 있어라 하면 온갖 묘한 꽃과 향이 생각대로 다 갖추어진다.
또 해와 달과 밝음과 어두움과 밤과 낮이 없다.
보살의 생각대로 그 몸의 광명이 빛나고 꽃이 피고 지는 것으로
낮과 밤이 구별되며 춥고 덥고 늙고 병들고 죽는 일도 없다.
오직 보살도를 행하여 곧 정각을 이루고
혹 타방에 가더라도 다른 업이 없으며,
천상이나 인간에서 모두 보살도를 행하여
목숨을 마치면 곧 정각을 이루어 사라지는 일도 없고 중간에 죽는 일도 없다.
허공에서는 음악이 자비롭고 온화한 소리를 나타내지 않아도 저절로 그 소리를 내고,
애욕의 말을 내지 않고,
항상 불법의 6도무극과 보살장의 경법의 소리를 내므로
좋아하는 대로 그 경법의 소리를 듣고는 뜻대로 곧 알아 다 정각을 발하며,
부처님을 뵈면 의심이 멸하고 경법을 들으면 곧 환히 통달한다.
그때 거기 모인 무앙수의 보살이 동시에 소리를 지르고 경쇠가 큰 소리를 낸다.
부처님께서는 그 소리를 들으면 바로 그 뜻을 아나니
그 이름을 보현무위도교(普現無違道敎)라 한다.
만일 어떤 중생이 보현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시원한 이익과 끝없는 경사를 얻겠거늘
하물며 그 나라에 나서 보현을 뵙고 그 신령스런 교화와 그 법행을 들음이겠는가?
또 만일 누구나 부처님을 뵙고 이 설법을 들으면 들은 경법을 마음에 새겨 잊지 않으며,
문수사리가 이룬 부처의 이름과 덕을 듣고도 외외함이 그러하거든 하물며 눈으로 봄이겠는가?”
그때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혹 어떤 이가 백천억 부처님의 명호와 공덕을 듣고
중생을 이롭게 하고 사람을 교화해 제도하더라도
그것은 문수사리가 낱낱 겁 동안에 중생을 교화하여 영원히 편안케 해서 우환이 없게 하는 것보다 못하거늘
하물며 보현여래를 만남이겠는가?
그 경사스러움이 비유할 곳 없다는 것은 진실로 그 말과 같으니라.”
그때 대중들은 부처님께서 이 보살들을 찬탄하시는 말씀을 들었으며,
때마침 그 자리에 있던 만억해(萬億姟)의 천신(天神)의 왕과 세간의 사람들은
한꺼번에 문수사리에게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는 동시에 말하였다.
“지금 보현여래께 스스로 귀명하나이다.”
그러면서 이렇게 스스로 귀명하였다.
그러자 곧 8만 4천 해의 대중은 다 위없는 정진도의 뜻을 내었고,
다른 무량한 사람들은 온갖 덕의 근본을 쌓아 퇴전하지 않는 자리에 섰다.
그때 문수사리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저의 소원인 이 헤아릴 수 없는 무량한 불국토의 공훈과 엄정함을 제 눈으로 봅니다.
그러므로 이 소원의 상서로운 것을 모아 한 불국토로 만들면
성문ㆍ연각으로서는 그것을 헤아릴 수 없을 것입니다.
5탁(濁)의 나쁜 세상을 엄정하게 하려고 발심할 때,
저로 하여금 강의 모래알 같은 겁 동안 찬탄하여도
모든 불국토의 공훈과 엄정함은 한량이 없어 그 끝을 얻을 수 없습니다.
그러하오나 저의 서원은 그보다 더해 그것을 다 알 수 없사온데
저를 증명할 이는 오직 부처님만이 가능하시고 밝게 아실뿐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실로 그대 말과 같으니라.
여래의 신통 지혜는 세 가지에 통달하여 걸림이 없나니 진실로 그대 말이 옳다.”
그때 그 모임의 보살들은 또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부처님께서 찬탄하시는 것과 같이 문수사리가 성불할 때,
그 국토의 공훈과 엄정함이
어찌 저 서방 안양(安養)세계의 무량수 부처님의 엄정함과 같겠는가?’
그러자 부처님께서 곧 그 보살들의 생각을 아시고,
곧 사자보뇌음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서방 안양세계의 무량수 부처님의 공훈과 엄정함도
문수사리의 그것에 비하면
비유하기도 어렵다는 것을 알고자 하는가?
가령 비유로 말한다면,
한 털을 취해 백 조각을 내고,
조각을 낸 그 한 털로 바닷물 한 방울을 찍는다면
무량수 부처님께서 그 한 조각 털에 찍힌 한 물방울과 같을 뿐이며,
문수사리의 성불은 드넓기가 바다와 같고 크고 우뚝하고 탕탕(蕩蕩)하여 이루 말할 수 없느니라.”
그때 사자보뇌음보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다른 방위의 여래 국토의 엄정함도 그런 것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있느니라.
■ 여기서 동방으로 백억 강의 모래알 같은 세계를 지나 초립원(超立願)이라는 세계가 있고,
그 부처님의 명호는 보조상명덕해왕(普照常明德海王) 여래ㆍ지진ㆍ등정각이신데
보살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설법하고 계신다.
강의 모래알 같은 겁 동안 경전을 연설하시고 그 부처님 수명도 무한하며
그 국토의 엄정함도 보현국과 같고
4보살이 입는 대홍서원[弘誓]의 갑옷도 불가사의하느니라.”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컨대 가엾이 여겨 아직 듣지 못했던 일을 말씀해 주십시오.
즉 보조상명덕해왕여래의 그 국토의 엄정함을 자세히 말씀해 주십시오.
또 4보살의 이름은 무엇이며,
어디 있고,
어떤 불국토에서 노닐며,
어떻게 그와 같은 깨끗한 덕을 두루 갖추게 되었습니까?”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첫째 보살은 이름이 광영(光英)인데 동방 무우수(無憂首)여래 불국토에 있고,
둘째 보살은 이름이 혜상(慧上)인데 남방 혜왕(慧王)여래 불국토에 있으며,
셋째 보살은 이름이 적근(寂根)인데 서방 지적(智積)여래 불국토에 있고,
넷째 보살은 이름이 의원(意願)인데 북방 구쇄(鉤鎖)여래의 불국토에 있느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곧 여기상삼매(如其像三昧)에 드셨는데
그 삼매 이름은 실현엄정(悉現嚴淨)으로서
곧 동방의 보조상명덕해왕여래 불국토와 모든 보살의 공훈과 엄정함을 나타내시니
이전에는 보지도 듣지도 못한 일로서
마치 손바닥의 보배 구슬을 보는 것과 같으며,
그것은 보현의 불국토와 다름이 없었다.
대중들은 그것을 보고 모두 기뻐하였는데 실로 세존의 말씀과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세존께서는 곧 모든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문수사리의 행을 본받아야 하느니라.”
보살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말하였다.
“예. 분부하신 대로 문수사리의 본래 발심한 행을 배워
엄정함을 성취하되 감히 게으르지 않겠나이다.”
그때 세존께서 빙그레 미소 지으시니
입에서 5색 광명이 나와 시방을 두루 비추어
해와 달을 가리고 몸을 세 번 돌고는 다시 정수리로 들어갔다.
미륵보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함부로 미소 짓지 않으시니,
미소 지으심에는 반드시 어떤 뜻이 있을 것입니다.
무슨 까닭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해 주시길 바라나이다.”
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아까 부처님께서 법현(法現)삼매의 힘을 말씀하셨는데,
모두 동방의 보조(普照) 불국토가 엄정한 공덕을 완전히 갖춘 것을 보고
대중들이 기뻐하여 배우기를 서원하였다.
그리고 지금 8만 4천 보살이 다 발심하여 엄정한 국토를 이루었고,
다시 8만 4천 보살과 16정사(正士)는 인자한 마음을 내어
성품이 부드럽고 온화하며 소원을 구족하였으니
이리하여 이들은 문수사리와 같을 것이요,
그 이외의 보살들은 그렇게 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이 공덕을 반연하여 빨리 위없는 정진도를 이루고 최상의 정각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국토의 성취는 문수사리의 엄정의 덕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보살이 심성이 지극히 진실하고
입으로는 서원을 선언하여
본심을 범하지 않으면
그도 문수사리와 같은 몸을 구족하고,
그 마음은 겁약(怯弱)하나 믿고 즐거워함이 있으며,
입으로 말한 선서를 반연하여
곧 60만억해 겁 동안의 종시(終始)의 어려움을 초월하여 6도무극(度無極)을 구족할 것이다.”
그때 네 보살이 각각 그 방위로부터 온갖 보배로 장식한 중각(重閣)을 변화로 지어 가지고 왔는데
각각 하늘로부터 무수 백천의 온갖 하늘꽃을 내리고 온갖 음악을 울리며
신족과 위변(威變)으로 땅을 진동시키며
사방에서 세존을 향해 달려오면서 광명을 비추니,
대중들은 그것을 보고 모두 기뻐하였다.
미륵이 꿇어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대지가 진동하고 하늘 꽃이 휘날리며 중각이 번쩍거리면서 사방에서 몰려오며
갖가지 음악소리에 하늘 향기가 향기로운데 이것은 무슨 상서로운 감응이며 누구의 위신이옵니까?”
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은 네 보살이 부처님을 뵈러 오면서 그 신력으로 대중을 감동시키려는 것이니,
그 때문에 이런 상서로운 감응을 나타내어 법을 권화(勸化)하는 것이다.”
그때 네 보살은 부처님 앞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을 세 번 돌았다.
부처님께서 명령하여 앉게 하자 그들은 물러나 자리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여러 보살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네 보살은 권발(勸發)하는 바가 많고 세운 서원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만일 족성자가 이 보살들을 공경하고 우러러 법의 뜻을 물으면
의심의 그물이 아주 끊기고 보살의 업을 행하여 번뇌를 없애고 위없는 정진의 도를 얻어
20억 겁의 윤회의 고뇌를 뛰어넘어 모든 법의 6도무극을 두루 갖출 것이다.
그리고 만일 어떤 여인이 이 정사의 이름을 들으면 곧 여자의 몸을 바꾸고 정각을 빨리 얻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그 위신력을 거두자
모든 대중은 다 본래의 제 모습으로 돌아갔기 때문에 그 불국토는 갑자기 사라졌다.
그리하여 문수사리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법은 다 요술과 같아서
요술쟁이가 지은 것은 일어나자 곧 사라지는 것처럼
모든 법이 변하는 것도 그와 같습니다.
그 기멸(起滅)하지 않는 것이 곧 평등이요,
평등을 깨닫는 이는 반드시 정각을 얻으며,
정각을 얻으면 일체를 벗어나는 것입니다.”
■ 혜상(慧上)보살이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보살은 무슨 행으로 정각을 이루는 것입니까?”
■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얻음도 없고 잃음도 없으면 이것을 정각이라 합니다.”
혜상이 물었다.
“과연 얻을 수도 있고 얻을 수도 없습니까?
그러면 또한 없는 것입니까?
만일 얻음이 없으면 중생이 있을 수 없나니,
그 중생은 얻을 수 없는 것이 아닙니까?”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얻을 수 없으나 그런 것도 아니니,
얻을 수 없는 까닭은
모든 법은 다 남[生]이 없고 전혀 있음이 없기 때문이며,
장차 있을 것도 아니지만,
얻음이 없다고도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 문수사리가 또 혜상에게 물었다.
“하나의 업으로 경법(經法)을 연설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이에 혜상이 대답하였다.
“생기는 것도 없고 무너지는 것도 없으며 다른 머무름도 짓지 않으면,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 합니다.”
광영(光英)보살이 말하였다.
“가고 오는 것이 없는 것,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적근(寂根)보살이 말하였다.
“얻음도 없고 같음도 없으며 증득함도 없고
고요하지도 않으며 담박함도 없고
과거ㆍ미래ㆍ현재도 없는 것,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의원(意願)보살이 말하였다.
“불법과 거룩한 대중을 망령되이 생각하지 않고,
보살을 생각하지 않으며,
국토라는 생각이 없고 지옥이라는 생각이 없으며,
장구(章句)를 끊지 않고 유상(有常)을 의지하지 않음,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미륵보살이 말하였다.
“5음(陰)과 5쇠상(衰相)과 입(入)의 여러 가지를 보지 않고 안 보지도 않으며,
망상의 법이 없고 입법(入法)에 통하지 않으며,
쌓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으면,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사자보뇌음보살이 말하였다.
“어지러운 법에서 어지러움이 없고 여러 가지를 짓지 않으면 이것이 범부의 법이요,
이것이 공부하는 법이며,
이것이 부처의 법입니다.
망상을 깨뜨리지 않고 한 법도 받지 않아 그 업이 고요하면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애견(愛見)보살이 말하였다.
“본래 없음을 깨닫고 지금 없음을 생각하지 않으면
이 깊고 미묘한 법은 다 망상이 없는 것이니,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무애변(無碍辯)보살이 말하였다.
“모든 법이 모두 다해 끝까지 다하면 이것을 다함이 없는 것이라 하며,
일체의 법이 다할 수 없음을 말하면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선심념(善心念)보살이 말하였다.
“모든 생각[念]에서 생각[思]하는 바가 없고
만일 입(入)이 있으면서 마음이 없는 것도 아니면 얻지도 않고 잃지도 않을 것이니,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각리진(覺離塵)보살이 말하였다.
“모든 번뇌법에 물들여짐도 없거니와
물들여지지 않음도 없어
집착하지도 않고 걱정하지도 않으며,
잊지도 않고 생각하지도 않으며,
짓지도 않고 짓지 않음도 없으며,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으면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해저(海底)보살이 말하였다.
“그 뜻이 바다와 같아 영원히 그 밑을 얻기 어려운데
법요(法要)에 깊이 들어가 망상을 보지 않으며,
행해야 할 법을 펴면서도 나도 아니요 남도 없으면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십상월동진(十上月童眞)보살이 말하였다.
“중생이 두루 평등하기가 보름달과 같으면서도
마음에 평등을 보지 않고
평등해도 평등함이 없으면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소제우명(消諸憂冥)보살이 말하였다.
“모든 근심을 잘 쉬어 근심하지도 않고 슬퍼하지도 않으며
온갖 산란한 마음의 근본을 잘 제거하고
‘어떤 것이 이 근본이며,
나[吾我]의 근본인가?’ 하여
나의 행에 평등하게 머무르면서 경을 설법하면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구쇄(鉤鎖)보살이 말하였다.
“만일 설법하면서 욕계ㆍ색계ㆍ무색계에 집착하지 않고
성문ㆍ연각의 법에도 집착하지 않으며,
불도(佛道)를 사모하지도 않으면,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보현(普現)보살이 말하였다.
“모든 법이 공무(空無)와 같다고 평등하게 말하면서도 공을 생각하지 않고
평등을 얻지 아니하고서 이렇게 말하면
이를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 합니다.”
삼품정(三品淨)보살이 말하였다.
“그 강설하는 법이 삼품장(三品場)을 깨끗하게 합니다.
3장(場)이란 무엇인가?
나[吾我]를 얻지 못하고,
법회를 생각하지 않으며,
모든 법을 의지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3장으로서 청정한 업이 법훈(法訓)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면 이를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재소길(在所吉)보살이 말하였다.
“일체의 법이 평등으로 돌아감을 알되,
만일 이렇게 알아 분별은 하면서도 문자로 펴지 않아
그로써 일체의 법을 폄이 없으면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 심행(深行)보살이 말하였다.
“만일 어떤 이가 일체의 법을 보고도 또한 봄이 없고,
만일 이렇게 말한다면
이것을 한 업으로 경법을 연설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런 말로 일체 보살이 각기 그 뜻을 말하였다.
이 한 업으로 경전법을 말할 때
7천억 보살은 무생법인을 얻었고
80만 4천 해의 사람은 다 위없는 정진도의 마음을 내었으며,
7천 비구는 번뇌가 다하고 뜻이 풀렸고,
96재(載)의 천상세계의 사람은 번뇌를 멀리 떠나 모든 법안이 생겼다.
이에 사자보뇌음보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문수사리가 보현 부처님을 이룰 때,
저 모든 보살들은 몇 곳을 차지하고 그 수명은 어떠하며,
언제나 성불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문수사리에게 직접 물어 보아라.”
그는 부처님의 분부대로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당신은 언제쯤 최상의 정각을 이루겠습니까?”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허공이 형상이 있으면 정각을 이룰 것이요,
가령 허깨비 사람이 불도를 이루면
나는 그때 집착이 없고 번뇌가 다해
최상의 정각을 이룰 것입니다.
만일 소리에 형체가 있고 메아리에 그림자가 있고
달이 낮에 밝고 해가 밤에 비추면
그때 저는 최상의 정각을 이룰 것이니,
도를 결정코 구하는 이라야 성불할 시기를 묻습니다.”
또 물었다.
“당신은 도를 구하지 않습니까?”
대답하였다.
“구하지 않습니다.”
또 물었다.
“무슨 까닭입니까?”
대답하였다.
“도가 곧 문수요,
문수가 곧 도입니다.
왜냐하면 임시로 이름만이 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문수와 도는 그 이름이 적막하여 마침내 공을 알 수 없나니
공인 것이 곧 도입니다.”
부처님께서 사자보뇌음보살에게 말씀하셨다.
“과연 일찍이 무량수부처님의 나라에서
보살과 성문들에 대해 보거나 들은 적이 있는가?”
대답하였다.
“예, 보고 들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얼마나 되던가?”
대답하였다.
“불가사의(不可思議)하여 헤아릴 수 없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현부처님 국토의 보살의 수는
시방세계에 두루하게 쌓인 티끌과 같은데
무량수부처님의 국토의 보살과 성문의 수는
그 한 티끌에 지나지 않을 뿐이니라.
또 보현부처님의 수명은 한정이 없느니라.
비유하면 시방의 삼천세계를 다 부수어 티끌을 만들고
그 티끌을 뿌리는데 천 불국토를 지나서
하나의 티끌을 뿌리되
시방을 두루 돌아 그 티끌을 다한다면,
족성자야,
과연 그 티끌 수를 다 알 수 있겠는가?”
대답하였다.
“다 알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현여래에게는 겁의 수명도 한 티끌일 뿐이며
티끌을 세는 비유로도 오히려 말할 수 없거늘
그 요지를 알고 싶어 함이겠는가?
그것은 허공이 끝없는 것과 같아서
연수(年壽)와 겁수(劫數)로 비유할 수 없느니라.”
그때 미륵보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가령 어떤 사람이 대승을 배우려면
이 큰 지혜인 무극(無極)의 슬기를 위해
무앙수의 겁을 참고 고생하면서
보현이 행하는 보살법에 귀의하여
이런 큰 도에 게으르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미륵아,
실로 그 말과 같다.
누가 이 무극의 큰 슬기를 듣고 도심을 내지 않으며 그것을 즐거워하지 않겠는가?
오직 게으르고 졸렬한 무리들만이 정진도를 모르고
그것을 즐거워하지 않을 뿐이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실 때,
10천 대중들은 큰 도심을 내었다.
그때 세존께서 사자보뇌음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찬탄하였지만 문수사리가 과거에 행한 본심의 서원과 부처를 거친 것이 한이 없고
보살이 무수하고 도의 슬기와 높은 덕은 불가사의하며
시방을 돌면서 도를 얻게 한 자는 이루 다 셀 수 없느니라.”
이렇게 비유로 말할 때 사자보뇌음보살이 부처님 앞에서 아뢰었다.
“가령 어떤 사람이 무극의 행에 대해 큰 서원을 세웠다면,
저 문수사리의 서원과 같아서 고행을 참고 무수한 겁 동안 게으르지 않으면서
괴롭다는 생각을 내지 않아야 하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족성자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저 허공이 과연 ‘나는 밤과 낮,
해와 달, 시절과 연한과 겁수를 행한다’라고 생각하는가?”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와 같으니라.
족성자야,
모든 법도 허공과 같다고 알아야 하느니라.
허공은 적정하여
밤과 낮,
해와 달,
시절과 연한과 겁수를 생각하지 않느니라.
왜냐하면 허공은 생각이 없는데
어찌 괴롭다는 생각이 있겠는가?
그것은 강의 모래알 같은 겁을 지내더라도
더하거나 덜함이 없으며,
쇠하거나 성하지 않으며,
무너지거나 허물어지지 않고,
나거나 늙지 않고,
병들거나 죽지 않으며,
가거나 오지도 않느니라.
왜냐하면 허공은 임시 이름만이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문수사리의 이름도 그와 같아서
저 허공과 같은 줄을 알면
모든 법은 다 말이 없고 소유가 없음을 알아서 두려움이 없고,
그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을 것이다.
문수사리가 성불한 지 오래되었다는 것도 공과 같은 뜻이니,
문수사리 등도 그러하니라.”
그때 해저보살이 문수사리에게 말하였다.
“이른바 큰 서원은 비유할 수 없습니다.
만일 배우는 이가 있다면 어떻게 권해야 하겠습니까?”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만일 누가 내 큰 서원의 갑옷을 배우려는 자가 있으면 서원에 뜻을 두되,
그것이 환화(幻化)와 같은 줄을 알면
가질 것도 없을 것이요,
할 일도 없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실 때
사천왕과 제석천왕과 범천왕 및 다른 대신(大神)과 묘한 모든 하늘들이
모두 같은 음성으로 찬탄하였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누구라도 이 경을 들으면 좋은 이익과 끝없는 경사를 얻겠거늘,
하물며 그것을 수지하고 독송하는 자가
‘나는 마땅히 수지하고 독송하며 닦고 배워 남에게 널리 말해 두루 펴며,
수행자를 보호하여 그 법을 오래 보존하게 하리라’라고 함이겠습니까?”
그때 사자보뇌음보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이가 이 경을 수지하고 독송하면 어떤 복(福)과 경사를 얻겠습니까?
또 만일 어떤 이가 이 경을 듣고 곧 발심하여 문수사리를 추모하고 배우면 마침내 어떻게 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보살이 이 법을 배우면
그것은 마치 여래가 이미 장애가 없어진 것과 같을 것이며,
또 장차 최후 말세에는 7보를 시방 불국토에 가득 채워
부처님께 바치고 일체에 공양하고 중생에 대해 마음이 평등하기를 영원히 그만두지 않으며,
또 법시(法施)를 겸하고 6덕(德)을 갖추면 이 공덕도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엄정한 이 경법을 듣고 발심하여 배우는 것만 못하며,
7보(步) 동안만이라도 문수사리를 본받아 독송하면
그 덕은 저것보다 거억만 배나 많아 비유로도 다 헤아릴 수 없느니라.”
그때 미륵보살이 부처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이 경 이름을 무엇이라고 받들어 지녀야 합니까?”
■ 부처님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전의 이름은 오락소원수특(娛樂所願殊特)이니 그렇게 받들어 지녀야 하느니라.
또 이름을 ‘문수사리불토공훈엄정(文殊師利佛土功勳嚴淨)’이라고도 하고,
또 이름을 ‘기발도심지회열예(其發道心志懷悅豫)’라고도 하나니 굳게 지녀야 하느니라.”
그때 시방에서 모여 온 보살들은 다 하늘 꽃을 흩어 이 법에 공양하고,
또 문수사리의 무량한 덕,
즉 그 법의 은택이 두루 번져 삼계를 모두 덮고 마음을 열어 받는 자는
다 정각을 얻고는
부처님 앞에 나아가 그 발에 예배하고 부처님을 세 번 돈 뒤에 갑자기 사라져,
각기 본국으로 돌아갔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실 때 변화한,
강의 모래알 같은 보살은 퇴전하지 않는 자리에 서서
그 보살들을 믿고 덕의 근본을 고루 이루었다.
이에 문수사리는 삼매에 있었으니
이름을 광보조사훈여환(光普照辭訓如幻)이라 하며,
이 정(定)의 마음으로 정수(正受)를 행하였다.
삼매에 들자,
일체 모임의 대중들은 모두 문수사리가 시방의 헤아릴 수 없는 불국토에 두루 있었고,
각각의 부처님 앞에 문수사리가 서 있으면서 제 나라의 엄정한 덕을 찬탄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들은 문수사리의 소원이 무진하고 도덕이 크고 우뚝하여 견줄 데 없음은
처음 보는 일이라고 찬탄하였고,
곧 그 몸은 시방에 두루 나타나 단정히 앉아 거기 있으면서 움직이지 않았는데,
그 위신과 공덕은 당당하여 나무랄 데가 없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보살 대중과 비구ㆍ비구니ㆍ청신사ㆍ청신녀와
모든 하늘ㆍ용ㆍ귀신ㆍ아수라ㆍ세간 사람들은 모두 크게 기뻐하면서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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