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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아함경 제37권
송 천축삼장 구나발타라 한역
● 임종시 위독한 존자 파구나와 설법과 후세
1023. 파구나경(叵求那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舍衛國)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셨다.
그때 존자 파구나(巴求那)가 동쪽 동산에 있는 녹모(鹿母) 강당1)에 있었는데 병에 걸려 매우 위독한 지경이었다.
존자 아난(阿難)은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를 올리고 한쪽으로 물러나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존자 파구나가 동쪽 동산 녹자모 강당에 있사온데 병에 걸려 지금 몹시 위독합니다.
이런 병으로 인하여 비구들이 많이 죽어가고 있습니다.
훌륭하신 세존이시여,
그를 가엾게 여기시어 동쪽 동산 녹자모 강당의 존자 파구나의 처소를 찾아 주시기 바랍니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잠자코 허락하셨고,
해질 무렵에 선정에서 깨어나시어 동쪽 동산의 녹자모 강당으로 가셨다.
그리고 존자 파구나의 방으로 들어가시어 자리를 펴고 앉아 존자 파구나를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시어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하셨고,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하신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가셨다.
존자 파구나는 세존께서 떠나신 뒤에 이내 목숨을 마쳤는데,
임종에 다다랐을 때 모든 감관이 기쁨에 차고 얼굴 모습도 청정해졌으며 살빛도 희고 고왔다.
그때 존자 아난이 존자 파구나의 사리에 공양을 올린 다음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한쪽으로 물러나 부처님께 아뢰었다.“세존이시여,
존자 파구나는 세존께서 오신 뒤에 이내 목숨을 마쳤습니다.
임종 때 모든 감관은 기쁨에 차 있었고 살빛은 맑고 고와 빛났었습니다.
알지 못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는 어느 세계에 태어나서 어떤 생을 받고,
그의 후세는 어떠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 5하분결을 끊지 못한 경우
“만일 어떤 비구가 병이 들기 전에는 5하분결(下分結)을 아직 끊지 못하였더라도 만약 병이 든 것을 깨닫고서 그 몸이 괴롭고 마음이 언짢으며,
회생할 기운이 미약할 때
○ 큰 스승의 가르침과 훈계와 갖가지 설법을 듣게 되면,
그는 그 법을 듣고 나서 5하분결이 끊어질 것이다.
아난아,
이것을 큰 스승이 가르치고 설법한 복덕이며 이익이라고 하느니라.
또 아난아,
만일 어떤 비구가 아직 병이 들기 전에 5하분결을 끊지 못하고,
그 뒤에 병이 들어 몸이 괴롭고 회생할 기운이 자꾸 미약해질 그 때,
큰 스승의 가르침과 훈계와 설법을 듣지 못했을지라도,
○ 많이 아는 다른 큰 스승이나 범행을 닦는 사람의 가르침과 훈계와 설법을 듣게 되면,
그는 그 설법을 듣고 나서 5하분결이 끊어질 것이다.
아난아,
이것을 가르침과 훈계와 법을 들은 복덕과 이익이라고 하느니라.
다시 아난아,
만일 어떤 비구가 아직 병이 들기 전에는 5하분결을 끊지 못하고,
……(내지)……회생할 기운이 미약할 때 큰 스승이나 범행(梵行)을 닦는 사람들의 가르침과 훈계와 설법을 듣지 못했더라도 ○ 그가 일찍이 들은 법을 혼자 고요히 생각하고 헤아리고 관찰하면,
5하분결이 끊어지게 될 것이다.
아난아,
이것을 일찍이 들은 법을 생각하고 관찰하여 얻는 복덕과 이익이라고 하느니라.
● 5하분결을 끊은 경우
또 아난아,
만일 어떤 비구가 아직 병이 들기 전에 5하분결은 끊고,
탐애(貪愛)가 다한 최상의 해탈은 얻지 못했으나,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는 않고 마음이 잘 해탈하였었다.
그러다가 병이 들어 몸이 괴롭고 회생할 기운이 미약해졌더라도
○ 큰 스승의 가르침과 훈계와 설법을 들으면,
탐애가 다한 최상의 해탈을 얻고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으며,
욕심을 여읜 해탈을 얻게 된다.
아난아,
이것을 큰 스승이 설법한 복덕과 이익이라고 하느니라.
또 아난아,
만일 어떤 비구가 아직 병이 들기 전에 5하분결은 끊고,
탐애가 다한 최상의 해탈은 얻지 못했으나,
모든 번뇌를 깨닫고 지독히 괴로워할 때 큰 스승의 가르침과 훈계와 설법을 듣지 못했더라도,
○ 다른 많이 아는 덕 높은 스님이나 범행(梵行)을 닦는 사람들의 가르침과 훈계와 설법을 들으면,
탐애가 다한 최상의 해탈을 얻고,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으며,
욕심을 여읜 해탈을 얻게 된다.
아난아,
이것을 가르침과 훈계와 법을 들은 복덕과 이익이라고 하느니라.
또 아난아,
만일 어떤 비구가 아직 병이 들기 전에 5하분결은 끊었고,
탐애가 다한 최상의 해탈은 얻지 못했으나,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는 않고 욕심을 여읜 해탈을 얻었었다.
그러다가 몸에 병이 들어 지독히 괴로워할 그때 큰 스승의 가르침과 훈계와 설법도 듣지 못하고 다른 많이 아는 덕 높은 스승의 가르침과 훈계와 설법도 듣지 못했더라도,
○ 일찍이 들었던 법을 혼자 고요한 곳에서 생각하고 헤아리고 관찰하면,
탐애가 다한 최상의 해탈을 얻고 모든 번뇌를 일으키지 않으며,
욕심을 여읜 해탈을 얻게 된다.
아난아,
이것을 일찍이 들은 법을 생각함으로써 얻는 복덕과 이익이라고 하느니라.
그러니 무슨 이유로 파구나 비구의 모든 감관이 기쁨에 차고 얼굴은 청정하며 피부가 곱고 빛나지 않았겠는가?
파구나 비구는 아직 병들기 전에는 5하분결을 끊지 못했으나 그는 직접 큰 스승의 가르침과 훈계와 설법을 듣고 5하분결을 끊었느니라.”
세존께서는 그 존자 파구나가 아나함(阿那含)이 될 것이라고 예언하셨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존자 아난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 1024. 아습파서경(阿濕波誓2)經)
○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존자 아습파서(阿濕波誓)는 동쪽 동산에 있는 녹모 강당에 있었는데 그는 몸에 중병이 걸려 매우 괴로워하고 있었다.
존자 부린니(富隣尼 : 富樓那)가 그를 간호해주고 있었다.…… (이 사이에 세 가지 느낌에 대한 말에서부터 고통이 점점 심해질 뿐 조금도 차도가 없다고 한 데까지는 앞의 발가리경[跋迦梨修多羅] 3)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아습파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마음을 고쳐먹거나 후회하지 말라.”
아습파서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실로 마음이 바뀌어 후회가 됩니다.”
부처님께서 아습파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계율을 깨뜨린 적이 없는가?”
아습파서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계율을 깨뜨린 적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아습파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계율을 깨뜨리지 않았는데 왜 마음을 고쳐먹고 후회하느냐?”
아습파서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병이 들기 전에는 몸이 편하고 즐거워 정수(正受:禪定)를 많이 닦아 익혔으나,
이제 저는 다시는 그 삼매에 들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내가 이제 삼매를 완전히 잃어버리지 않겠는가?’라는 그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부처님께서 아습파서에게 말씀하셨다.“내가 이제 너에게 물으리니 마음대로 대답하라.
아습파서야,
너는 ‘색(色)은 곧 나[我] 이다,
나와 다르다,
둘이 합쳐진 것이다’라고 보느냐?”
아습파서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또 물으셨다. “너는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은 곧 나이다,
나와 다르다,
둘이 합쳐진 것이다’라고 보느냐?”
아습파서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아습파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미 ‘색은 곧 나이다,
나와 다르다,
둘이 합쳐진 것이다’라고 보지 않았고,
‘수ㆍ상ㆍ행ㆍ식은 곧 나이다,
나와 다르다,
둘이 합쳐진 것이다’라고 보지 않았는데 왜 마음을 고쳐먹고 후회하느냐?”
아습파서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바르게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 아습파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문 바라문이 삼매가 견고하고 삼매가 평등하며,
만약 그 삼매에 들지 못하더라도 그는 ‘나는 삼매에서 타락하였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거룩한 제자로서 ‘색(色)은 곧 나이다,
나와 다르다,
둘이 합쳐진 것이다’라고 보지 않고,
‘수ㆍ상ㆍ행ㆍ식은 곧 나이다,
나와 다르다,
둘이 합쳐진 것이다’라고 보지 않으며,
다만 다음과 같이 깨달아 알아야 한다.
탐욕이 영원히 다하여 남은 것이 없고,
성냄과 어리석음도 영원히 다하여 남은 것이 없다.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이 영원히 다하여 남은 것이 없으면,
모든 번뇌가 다 없어지고 번뇌 없이 심해탈(心解脫)ㆍ혜해탈(慧解脫)하여 현재 세상에서 스스로 증득한 줄을 알아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안다.”
부처님께서 이 법을 말씀하시자,
존자 아습파서는 어떤 번뇌도 일으키지 않고 마음이 해탈을 얻게 되어 기뻐 뛰면서 좋아하였다.
그는 그렇게 기뻐하고 좋아서 뛰었기 때문에 몸의 병이 곧 완쾌되었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어 존자 아습파서를 기쁘게 해주시고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셨다.…… (이하 자세한 내용은 차마가경[差摩迦修多羅] 4)에서 5수음(受陰)에 대하여 말씀하신 것과 같다.)
1025.
질병경(疾病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새로 배우는 승랍이 적은 어떤 비구가 있었는데 그는 이 법과 율에 출가한 지 오래 되지 않아 친구가 적었고 혼자서 객승(客僧)으로서 아무도 돌봐주는 이가 없었다.
그때 마침 그는 변두리 마을의 어느 객승들이 머무는 방에서 병에 걸려 위독한 지경에 처해 있었다.
그때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 계신 곳에 찾아가서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앉아 아뢰었다.“세존이시여,
새로 배우는 승랍이 적은 어떤 비구가……(내지)……병에 걸려 위급한 지경인데 지금 변두리 마을의 어느 객승들이 머무는 방에 있습니다.
저 병으로 인하여 많은 비구들이 많이 죽어가고 있으며 살아남는 이가 없습니다.
거룩하신 세존이시여,
그를 가엾게 여기시어 그가 머무는 곳을 찾아주셨으면 합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잠자코 허락하셨고,
해질 무렵에 선정에서 깨어나시어 그가 머물고 있는 곳을 찾으셨다.
그 병든 비구는 멀리서 세존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평상을 붙들고 일어나려고 애를 썼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그대로 누워 일어나지 말라.
비구여,
어떤가?
고통은 어떻게 견딜 만한가?”
……(이 사이의 세 가지 느낌에 대한 말에서부터 고통의 느낌이 점점 심해질 뿐 조금도 차도가 없다고 한 데까지는 앞의 차마가경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병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내가 지금 너에게 물으리니 마음대로 내게 대답하라.
너는 마음을 고쳐먹거나 후회하지 않느냐?”
병든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진실로 마음이 바뀌어 후회가 됩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병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너는 계율을 범한 일이 없느냐?”
병든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세존이시여,
진실로 계율을 범한 적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병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네가 계율을 범하지 않았다면 왜 마음을 바꾸어 후회하느냐?”
병든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세존이시여,
저는 승랍이 적고 출가한 지도 오래되지 않아서 사람의 법을 벗어난 뛰어난 법의 훌륭하고 묘한 지견을 아직 얻지 못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내가 목숨을 마치면 어디에 가서 태어날 것인가를 알아야 하겠다’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 때문에 마음이 바뀌고 후회가 생겼습니다.”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내가 이제 너에게 물으리니 마음대로 대답하라.
어떠냐?
비구야,
눈이 있기 때문에 안식(眼識)이 있다고 생각하느냐?”
병든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또 물으셨다.“비구야,
네 생각은 어떠냐?
안식이 있기 때문에 안촉(眼觸)이 있고,
그 안촉으로 말미암아 괴로운 느낌[苦受] ㆍ즐거운 느낌[樂受] ㆍ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不苦不樂受] 이 있느냐?”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귀ㆍ코ㆍ혀ㆍ몸ㆍ뜻에 있어서도 그와 같다고 말씀하셨다.“어떠냐?
비구야,
만일 눈이 없으면 안식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또 물으셨다.“비구야,
만일 안식이 없으면 안촉도 없고,
안촉이 없으면 안촉이 없기 때문에 생겨나는 괴롭거나 즐겁거나,
혹은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귀ㆍ코ㆍ혀ㆍ몸ㆍ뜻에 있어서도 그와 같다고 말씀하셨다.“그러므로 비구야,
이와 같은 법을 잘 생각하면 목숨을 잘 마칠 수도 있고,
다음 세상도 또한 좋을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그 병든 비구를 위해 갖가지 방법으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시고 기쁘게 해주신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가셨다.
그때 병든 비구는 세존께서 떠나신 뒤에 이내 목숨을 마쳤는데,
그 비구가 임종할 때에 모든 감각기관이 기쁨에 차 있었고 얼굴은 청정하며 살빛은 곱고 희었다.
그때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를 올리고 한쪽으로 물러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세존이시여,
그 승랍이 적은 비구는 병이 위독하더니 결국 그 존자는 이제 목숨을 마치고 말았습니다.
임종할 무렵에는 모든 감각기관은 기쁨이 가득 차 있었고 얼굴 모습이 청정하였으며,
살빛은 곱고 희었습니다.
어떠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저 목숨을 마친 비구는 참으로 보배로운 사람이었다.
그는 내 설법을 듣고 분명히 깨달아 알았고 법에 대해 두려움 없이 반열반(般涅槃)에 들었다.
너희들은 마땅히 그 사리를 공양하라.”
그때 세존께서 그 비구에게 첫 번째 기별(記莂)을 주셨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026.
질병경 ②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이 아래의 자세한 내용은 앞의 경에서 말한 것과 같으며,
다만 다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하리라.
만일 저 비구가 ‘나는 이 몸[識身] 과 바깥 경계의 일체 현상에 대해 나[我] 라고 하는 견해와 내 것[我見] 이라고 하는 견해와 아만(我慢)에 얽매이고 집착하는 번뇌[使] 가 없어,
심해탈ㆍ혜해탈하여 현재 세상에서 스스로 증득한 줄을 알아 원만히 머물자.
이 몸과 바깥 경계의 일체 현상에 대해 나라고 하는 견해와 내 것이라고 하는 견해와 아만에 얽매이고 집착하는 번뇌가 없으면,
심해탈ㆍ혜해탈하여 현재 세상에서 스스로 증득한 줄을 알아 원만히 머물 수 있을 것이다’라고 생각한다면,
그 비구는 몸과 바깥 경계의 일체 현상에 대해 나라고 하는 견해와 내 것이라고 하는 견해와 아만에 얽매이고 집착하는 번뇌가 없기 때문에 심해탈ㆍ혜해탈하여 현재 세상에서 스스로 증득한 줄을 알아 원만히 머물 수 있을 것이다.
이 몸과 바깥 경계의 일체 현상에 대해 나라고 하는 견해와 내 것이라고 하는 견해와 아만에 얽매이고 집착하는 번뇌가 없어,
심해탈ㆍ혜해탈하여 현재 세상에서 스스로 증득한 줄을 알아 원만히 머물려고 할 때에 만일 그 비구가 몸과 바깥 경계의 일체 현상에 대해 나라고 하는 견해와 내 것이라고 하는 견해와 아만에 얽매이고 집착하는 번뇌가 없으면 심해탈ㆍ혜해탈하여 현재 세상에서 스스로 증득한 줄을 알아 원만히 머물 수 있는 것이다.
그 몸과 바깥 경계의 일체 현상에 대해 나라고 하는 견해와 내 것이라고 하는 견해와 아만과 얽매이고 집착하는 번뇌가 없어서,
심해탈ㆍ혜해탈하여 현재 세상에서 스스로 증득한 줄을 알아 원만히 머물 수 있으면,
그것을 일러 비구가 애욕을 끊고 모든 결박을 풀고 큰 교만을 그치고 완전한 지혜로 돌려 마침내 괴로움을 벗어나는 것이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그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027.
병비구경(病比丘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이 아래의 자세한 내용은 앞의 경에서 말한 것과 같으며,
다만 다른 내용은 다음과 같다.)부처님께서 병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너는 스스로 계율을 범한 일이 없느냐?”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세존이시여,
저는 깨끗한 계율을 지니지 못했기 때문에 세존 밑에서 범행을 닦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너는 또 어떤 법을 위해 내 밑에서 범행을 닦느냐?”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탐욕을 여의기 위해 세존 밑에서 범행을 닦고,
성냄과 어리석음을 여의기 위해 세존 밑에서 범행을 닦습니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너는 정녕 탐욕을 여의기 위해 내 밑에서 범행을 닦고,
성냄과 어리석음을 여의기 위해서 내 밑에서 범행을 닦아야 한다.
비구야,
탐욕이 얽어매기 때문에 탐욕을 여의지 못하고,
무명이 얽어매기 때문에 지혜가 청정해지지 못한다.
그러므로 비구야,
탐욕을 여의면 심해탈하고,
무명을 여의면 혜해탈하느니라.
만일 비구가 탐욕을 여의어서 심해탈하여 몸으로 증득하고 무명을 여의어서 혜해탈하면,
그것을 일러 비구가 온갖 애욕을 다 끊고 결박을 풀고 교만을 그치고 간단[間]
없이 평등하게 마침내 괴로움을 벗어나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그러므로 비구야,
이 법을 잘 생각하여야 하느니라.”
……(이 아래의 첫 번째 기별(記莂)을 주셨다고 하는 데까지의 내용은 위의 경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1028.
질병경(疾病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5)에 계셨다.
그때 모든 비구들이 가리예(伽梨隸) 강당에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 질병에 걸려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 해질 무렵에 선정에서 깨어나시어 가리예 강당으로 가셨고,
대중들 앞에서 자리를 펴고 앉아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바른 기억[正念] 과 바른 지혜[正智] 로 때를 기다려야 하나니,
그것이 곧 내가 말하는 교법을 수순(隨順)하는 것이니라.
비구여,
어떤 것이 바른 기억[正念] 인가?
이른바 비구가 안의 몸[內身] 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염처(念處)에 머물면서 방편으로 열심히 노력하여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로 세간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고,
바깥의 몸[外身] 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염처와,
안팎의 몸[內外身] 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염처에 머물고,
또 안의 느낌[內受] ㆍ바깥의 느낌[外受] ㆍ안팎의 느낌[內外受] 과,
안의 마음[內心] ㆍ바깥의 마음[外心] ㆍ안팎의 마음[內外心] 과,
안의 법[內法] ㆍ바깥의 법[外法] 도 마찬가지이며,
안팎의 법[內外法] 을 법 그대로 관하는 염처에 머물면서,
방편으로 열심히 노력하여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로 세상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는 것이니,
이것을 비구의 바른 기억[憶念] 이라고 하느니라.
어떤 것이 비구의 바른 지혜[正智] 인가?
이른바 비구가 오거나 가거나 바른 지혜로써 머물고,
바라보고 관찰하는 것과 굽히고 펴는 것과 구부리고 우러러보는 것과 옷이나 발우를 지니는 것과,
다니고ㆍ서고ㆍ앉고ㆍ눕고 자고 깨는 것과,
나아가 50번ㆍ60번에 이르기까지6) 말하고 침묵하기를 바른 지혜로 행하는 것이니 비구들아,
이것을 바른 지혜라고 하느니라.
이와 같이 비구들아,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로 머무는 사람이 능히 즐거운 느낌이 일어날 경우,
이것은 인연이 있는 것이지 인연이 없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인연인가?
즉 몸을 인연하는 것이니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내 이 몸은 무상(無常)한 것이요 유위(有爲)의 것이며,
마음을 인연하여 생긴 것이다.
즐거운 느낌도 무상한 것이요 유위의 것이며,
마음을 인연하여생긴 것이다.’
그리하여 몸과 즐거운 느낌에 대해 무상한 것이라 관찰하고,
나고 사라지는 것이라고 관찰하며,
욕심을 버려야 할 것이라고 관찰하고,
사라져 없어지는 것이라고 관찰하며,
버려야 할 것이라 관찰하면,
그는 이 몸이나 즐거운 느낌 따위는 다 무상한 것이라는 이치를 관찰해 알고는……(내지)……그것들을 다 버리게 된다.
그래서 몸과 즐거운 느낌에 대한 탐욕의 번뇌[使] 도 영원히 다시는 번뇌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은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가 있는 이가 만일 괴로운 느낌이 생길 경우 그것도 인연이 있는 것이지 인연이 없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인연인가?
그 때도 몸을 인연하여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내 이 몸은 무상한 것이요 유위의 것이며,
마음을 인연하여 생긴 것이다.
괴로운 느낌도 무상한 것이요 유위의 것이며,
마음을 인연하여 생긴 것이다.’
그리하여 몸과 괴로운 느낌에 대해 무상한 것이라 관찰하고는……(내지)……그것을 다 버리면,
그때에는 괴로운 느낌과 성냄의 번뇌도 영원히 번뇌가 되지 못할 것이다.
이와 같이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가 있는 이가 또 만일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이 생길 경우,
그것도 인연이 있는 것이지 인연이 없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인연인가?
이른바 몸을 인연하여 이렇게 생각해야 한다.‘내 이 몸은 무상한 것이요 유위의 것이며,
마음을 인연하여 생긴 것이다.
또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 따위도 다 무상한 것이요 유위의 것이며,
마음을 인연하여 생긴 것이다.’
그리하여 그 몸과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 따위는 다 무상한 것이라고 관찰하고는……(내지)……그것들을 다 버리면,
몸이라는 존재와 괴롭지도 않고 즐겁지도 않은 느낌에 대한 무명의 번뇌도 영원히 다시는 번뇌가 되지 못할 것이니라.
많이 들어 아는 거룩한 제자로서 이렇게 관찰하는 사람은 색(色)을 싫어하여 여의고,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을 싫어하여 모두 여읜다.
이런 것들을 다 싫어하여 여의고 나면 탐욕도 여의게 되고,
탐욕을 여의고 나면 해탈하고 또 해탈지견(解脫知見)이 생긴다.
그래서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라고 스스로 아느니라.”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즐거운 느낌을 느낄 그 때도
그것을 즐거운 느낌이라고 인식하지 말라.
탐욕이란 번뇌의 부림을 받아
거기서 벗어날 방법을 알지 못한다.
괴로운 느낌을 느낄 그 때도
그것을 괴로운 느낌이라고 인식하지 말라.
성냄이란 번뇌의 부림을 받아
거기서 벗어날 방법을 알지 못한다.
괴롭지도 즐겁지도 않은 느낌에 대해서도
등정각(等正覺)께서 말씀하셨으니
그것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면
마침내 저 언덕에 이르지 못하리라.
만일 비구로서 열심히 노력하고
바른 지혜로 흔들리지 않으면
저 일체의 느낌에 대해
지혜로서 참되게 다 아느니라.
그 모든 느낌을 참되게 알고 나면
현재 세상에서 모든 번뇌 다 없어져서
지혜의 힘을 입어 목숨을 마치고도
열반에 들어 중생 수에 끼지 않으리.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029.
질병경 ②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가리예 강당에 모여 있었는데,
대부분 질병에 걸려 있었다.……(이 아래의 자세한 내용은 위의 경에서 말한 것과 같고,
다만 다른 .내용은 다음과 같다.)
“거룩한 제자로서 이렇게 관찰하는 사람은 색(色)에서 해탈하고,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에서 해탈하며,
내가 말한 이런 사람은 태어남[生] ㆍ늙음[老] ㆍ병듦[病] ㆍ죽음[死] 에서 해탈하느니라.”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지혜롭고 또 많이 들어 아는 사람이라도
온갖 느낌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괴롭거나 즐거운 느낌에 대해
그것을 분별하고 분명히 자세하게 알면
견고한 일이 무엇인지를 알련만
범부들은 거기에서 오르락내리락 한다.
즐거운 느낌에도 물들지 않고
괴로운 느낌에도 흔들리지 않으며
그 생(生)을 받거나 받지 않는 것
탐욕ㆍ성냄ㆍ느낌에 달린 것임을 안다.
그것들을 모두 다 끊어 버리고
그 마음이 잘 해탈하여
묘한 경계를 반연하여 생각을 매어 두고
바로 향하여 죽음을 기다린다.
만일 비구가 열심히 노력하여
바른 지혜로 흔들리지 않으면
여기에서 일체의 느낌에 대해
지혜로운 이는 능히 깨달아 아나니
그 모든 느낌을 깨달아 알고 나면
현재 세상에서 온갖 번뇌 다하고
지혜의 힘을 입어 목숨을 마치고는
열반에 들어 중생 수에 끼지 않으리.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1030.
급고독경(給孤獨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급고독(給孤獨) 장자가 병에 걸려 매우 괴로워하고 있었다.
세존께서 그 말을 들으시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걸식하러 사위성으로 들어가 차례로 걸식하시다가 급고독 장자의 집으로 가셨다.
장자는 멀리서 세존께서 다가오시는 것을 보고 평상을 부여잡고 일어나려고 애를 썼다.
세존께서 그것을 보시고 그에게 말씀하셨다.“장자여,
일어나지 말라.
고통이 더하지 않겠는가?”
세존께서 곧 자리하시고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어떠한가?
장자여,
병은 견딜 만한가?
몸의 고통은 더한가,
덜한가?”
장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세존이시여,
너무 괴롭습니다.
세존이시여,
정말로 견디기 어렵습니다.”…… (이 사이에 세 가지 느낌에 대한 말에서부터 고통의 느낌이 점점 심해질 뿐 조금도 차도가 없다고 한 데까지는 앞의 차마경7)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마땅히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佛不壞淨] 과 법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法不壞淨] 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믿음[僧不壞淨] 과 거룩한 계[聖戒] 를 성취하리라8)고 그렇게 공부해야 하느니라.”
장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세존께서 말씀하신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이라면,
저는 그 법을 가졌고 그 법 안에 제가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를 성취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훌륭하고 훌륭하다.”
그리고는 곧 장자에게 아나함과(阿那含果)를 얻을 것이라고 예언하셨다.
장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원컨대 세존이시여,
오늘은 여기에서 공양하시기 바랍니다.”
세존께서는 잠자코 허락하셨다.
장자는 곧 명령하여 갖가지 깨끗하고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여 세존께 공양하였다.
세존께서 공양을 마치시고 장자를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시고 기쁘게 해주신 다음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셨다.
1031.
급고독경 ②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존자 아난은 급고독 장자가 몸에 병이 들어 고통 받고 있다는 말을 듣고 그의 집으로 찾아갔다.
장자는 멀리서 아난이 오고 있는 것을 보고 평상을 부여잡고 일어나려고 애를 썼다.……(이 사이에 세 가지 느낌에 대한 말에서부터 고통이 점점 심해질 뿐 조금도 차도가 없다고 한 데까지는 앞의 차마경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그때 존자 아난이 장자에게 말했다.“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만일 어리석고 들어 아는 게 없는 범부라면 부처님을 믿지 않고,
법과 승가를 믿지 않으며,
거룩한 계를 갖추지 못하였기 때문에 두려움이 생기고,
또 목숨을 마친 뒤에 다음 생의 괴로움에 대하여 두려워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대는 지금 불신(不信)을 이미 끊었고,
또 끊은 줄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부처님에 대한 깨끗한 믿음을 완전히 갖추었고 법과 승가에 대한 깨끗한 믿음을 완전히 갖추었으며,
거룩한 계를 성취하지 않았습니까?”
장자가 존자 아난에게 말했다.“제가 지금 무엇을 두려워하겠습니까?
저는 처음 왕사성 한림(寒林)의 묘지에서 세존(世尊)을 뵙고부터 곧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를 성취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부터 지금까지 집에 있는 재물들을 모두 부처님과 그 제자인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優婆塞)ㆍ우바이(優婆夷)들 모두에게 보시하였습니다.”
존자 아난이 말했다.“훌륭하십니다.
장자여,
당신은 스스로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예언하셨습니다.”
장자가 존자 아난에게 아뢰었다.“여기서 공양하소서.”
존자 아난은 잠자코 청을 들어주었다.
그러자 그는 곧 갖가지 깨끗하고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여 존자 아난에게 공양하였다.
존자 아난은 공양을 마친 뒤에 다시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해준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1032.
급고독경9) ③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존자 사리불(舍利弗)이 급고독 장자가 몸에 병이 들어 고통받고 있다는 말을 듣고 존자 아난에게 말했다.“알고 계십니까?
급고독 장자가 지금 몸에 병이 들어 고통 받고 있다고 합니다.
같이 위문 가십시다.”존자 아난은 말없이 허락했다.
그때 존자 사리불은 존자 아난과 함께 급고독 장자의 집으로 갔다.
장자는 멀리서 존자 사리불이 오고 있는 것을 보고 평상을 붙들고 일어나려고 하였다.……(이 사이에 세 가지 느낌에 대한 말에서부터 몸의 모든 고통이 점점 심해질 뿐 조금도 차도가 없다고 한 데까지는 앞의 차마경에서 말한 것과 같다.)
존자 사리불이 장자에게 말했다.“마땅히 이렇게 공부해야 합니다.
‘눈[眼] 에 집착하지 않으면 안계(眼界)에 의해 탐욕의 인식작용이 생기지 않고,
귀[耳] ㆍ코[鼻] ㆍ혀[舌] ㆍ몸[身] 도 마찬가지이며,
뜻[意] 에 집착하지 않으면 의계(意界)에 의해 탐욕의 인식작용이 생기지 않는다.
빛깔[色] 에 집착하지 않으면 색계(色界)에 의해 탐욕의 인식작용이 생기지 않고,
소리[聲] ㆍ냄새[香] ㆍ맛[味] ㆍ감촉[觸] 도 마찬가지이며,
법(法)에 집착하지 않으면 법계(法界)에 의해 탐욕의 인식작용이 생기지 않는다.
지계(地界)에 집착하지 않으면 지계에 의해 탐욕의 인식작용이 생기지 않고,
수계ㆍ화계ㆍ풍계ㆍ공계도 마찬가지이며,
의계(意界)에 집착하지 않으면 의계에 의해 탐욕의 인식작용이 생기지 않는다.
색음(色陰)에 집착하지 않으면 색음에 의해 탐욕의 인식작용이 생기지 않고,
수음(受陰)ㆍ상음(想陰)ㆍ행음(行陰)도 마찬가지이며,
식음(識陰)에 집착하지 않으면 식음에 의해 탐욕의 인식작용이 생기지 않는다.’”
그때 급고독 장자는 슬퍼 탄식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존자 아난이 장자에게 말했다.“당신은 지금 겁이 나십니까?”
장자가 존자 아난에게 말했다.“겁나지 않습니다.
내가 스스로 과거를 생각해보니 부처님을 섬긴 지 20여년 동안 아직껏 존자 사리불께서 지금 들은 것과 같은 심오하고 묘한 법을 말씀하시는 것을 들은 적이 없었습니다.”
존자 사리불이 장자에게 말했다.“저도 오랫동안 여러 장자들을 위해 이런 법을 말한 적이 없었습니다.”
장자가 존자 사리불에게 말했다.“저는 속가에서 사는 속인으로서 뛰어난 믿음[勝信] 과 뛰어난 기억[勝念] 과 뛰어난 즐거움[勝樂] 을 지녔음에도 깊은 법을 듣지 못해 포기할 마음을 내었습니다.
훌륭하신 존자 사리불이시여,
속가에 있는 속인을 가엾게 여기시어 심오하고 묘한 법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존자 사리불이시여,
오늘은 여기서 공양하십시오.”
존자 사리불 등은 잠자코 청을 들어 주었고,
그 장자는 곧 갖가지 깨끗하고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여 공경을 다하여 공양하였다.
존자 사리불은 공양을 마치고 장자를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해주었고,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해준 다음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1033.
달마제리경(達磨提離經)
이 달마제리장자경도 세존께서 급고독 장자를 위해 설하신 것으로서 자세한 내용은 처음 경에서 말씀하신 것과 같다.
둘째 경도 역시 그와 같이 말씀하셨으며,
다만 다른 점은 다음 내용과 같다.
“다시 장자는 이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에 의지해 거기서 다시 6수념(隨念)을 닦아 익혀야 한다.
즉 여래에 대한 일을 생각하고……(내지)……하늘을 생각하는 일이니라.”
장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세존이시여,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에 의지해 거기서 다시 6수념을 닦는 일 등은 저는 지금 다 성취하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여래에 대한 일을 생각하고……(내지)…… 하늘을 생각하는 일을 닦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훌륭하고 훌륭하다.
그대는 지금 스스로 아나함과(阿那含果)를 예언하였다.”
장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오직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제가 올리는 공양을 받아 주소서.”
그때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의 청을 받아들이셨다.
장자는 부처님께서 잠자코 청을 받아주신 것을 알고,
곧 갖가지 깨끗하고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여 공경을 다해 공양하였다.
세존께서는 공양을 마치시고 다시 장자를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시어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해주신 다음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셨다.
1034.
장수경(長壽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때 수제(樹提) 장자의 손자인 장수(長壽) 동자가 몸에 병이 들어 위독하였다.
그때 세존께서 장수 동자가 몸에 병이 들어 위독하다는 말을 들으시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왕사성으로 들어가 차례로 걸식하시다가 장수 동자의 집에 이르셨다.
장수 동자는 멀리서 세존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평상을 붙들고 일어나려고 하였다.……(이 사이에 세 가지 느낌에 대한 말에서부터 병의 고통이 점점 심해질 뿐 조금도 차도가 없다고 한 데까지는 앞의 차마경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그러므로 동자야,
이렇게 공부해야 한다.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를 성취하자.’”
동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신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저는 지금 다 갖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를 성취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동자에게 말씀하셨다.“너는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에 의지하여 거기에서 다시 여섯 가지 지혜로운 생각[明分想] 을 닦아 익혀야 한다.
어떤 것이 여섯 가지인가?
이른바 일체 행(行)은 다 무상(無常)한 것이라는 생각과 무상한 것은 괴로운 것[苦] 이라는 생각,
괴로운 것은 나라고 할 것이 없다[無我] 는 생각,
음식은 더러운 것이라는 생각과,
일체 세상은 좋아할 만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과,
죽는다는 생각 등이니라.”
동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세존께서 말씀하시기를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에 의지하여 여섯 가지 지혜로운 생각을 닦아야 한다’고 하셨는데,
저는 지금 그것을 다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이런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내가 죽은 뒤에 내 할아버님 수제 장자는 장차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다’.”
그때 수제 장자가 장수 동자에게 말했다.“너는 내 걱정을 하지 말아라.
너는 지금은 우선 세존의 설법을 듣고 생각하고 기억하면,
오랜 세월 동안 행복과 이익과 안락의 요익함을 얻을 것이다.”
그때 장수 동자가 말했다.“저는 일체 행은 다 무상한 것이라는 생각과 무상한 것은 괴로운 것이라는 생각과,
괴로운 것은 나라고 할 것이 없다는 생각과 음식은 더러운 것이라는 생각과 일체 세상은 즐거워할 만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과 죽는다는 생각을 가져,
언제나 눈 앞에 있게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동자에게 말씀하셨다.“너는 지금 스스로 사다함과(斯陀含果)를 예언하였다.”
장수 동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세존이시여,
오직 바라옵건대 세존께서는 저의 집에 머무시면서 공양하소서.”
그러자 세존께서는 잠자코 허락하셨고,
장수 동자는 곧 갖가지 깨끗하고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여 세존께 공경을 다하여 공양하였다.
세존께서 공양을 마치시고 다시 동자를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시어 가르쳐 보이시고 기쁘게 해주신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가셨다.
1035.
바수경(婆藪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바라내국(波羅㮈國)에 있는 선인(仙人)이 머물렀던 곳인 녹야원(鹿野苑)에 계셨다.
그때 바수(婆藪) 장자가 몸에 병이 들어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바수 장자가 몸에 병이 들어 괴로워하고 있다는 말을 들으시고……(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바로 앞의 달마제나장자경에서 말한 것과 같다.)아나함과(阿那含果)의 기별을 받았다.……(내지)……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가셨다.
1036.
사라경(沙羅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가비라위국(迦毘羅衛國)에 있는 니구율원(尼拘律園)에 계셨다.
그때 석씨(釋氏)인 사라(沙羅)가 병에 걸려 위독하였다.
마침 세존께서 석씨 사라가 병에 걸려 위독하다는 말을 들으시고,
이른 아침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가유라위국(迦維羅衛國)으로 들어가 차례로 걸식하시다가 석씨 사라의 집에 이르셨다.
석씨 사라는 멀리 세존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평상을 붙들고 일어나려고 하였다.……(이 사이에 세 가지 느낌에 대한 말에서부터 고통이 점점 심해질 뿐 조금도 차도가 없다고 한 데까지는 앞의 차마가경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그러므로 석씨 사라야,
이렇게 공부해야 한다.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를 성취하자.’”
석씨 사라가 부처님께 아뢰었다.“세존께서 말씀하신,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의 성취’를 저는 지금 다 갖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부처님에 대한 깨끗한 믿음과 법과 승가에 대한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를 성취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석씨 사라에게 말씀하셨다.“그러므로 너는 마땅히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법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과 거룩한 계의 성취에 의지해서,
거기서 다시 다섯 가지 기쁜 일을 닦아 익혀야 한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즉 여래에 대한 일과……(내지)……스스로 보시하는 법을 생각하는 것이니라.”
석씨 사라가 부처님께 아뢰었다.“세존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은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에 의지하여 다섯 가지 기쁜 일 닦는 것에 대해서는 저도 이미 다 갖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여래에 대한 일과……(내지)……스스로 보시하는 법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훌륭하고 훌륭하다.
너는 지금 스스로 사다함과를 예언하였다.”
사라가 부처님께 아뢰었다.“오직 바라옵건대 세존이시여,
오늘 저의 집에서 공양하소서.”
그러자 세존께서 잠자코 허락하셨고,
사라 장자는 곧 갖가지 깨끗하고 맛있는 음식을 장만하여 세존께 공경을 다해 공양하였다.
세존께서는 공양을 마치시고 다시 사라 장자를 위해 갖가지로 설법하시어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해주신 다음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가셨다.
1937.
야수경(耶輸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나리(那梨) 부락에 있는 굴곡정사(曲谷精舍)에 계셨다.
그때 야수(耶輸) 장자가 병이 들어 위독한 지경에 처해 있었다.……(이 사이의 아나함과의 수기를 받았다고 한 내용까지는 달마제나경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1038.
마나제나경(摩那提那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첨파국(瞻波國) 갈가(竭伽)라고 하는 못 가에 계셨다.
그때 마나제나(摩那提那) 장자가 병을 앓다가 병이 막 나았다.
그러자 마나제나 장자가 어떤 남자에게 말했다.“선남자여,
너는 존자 아나율(阿那律)이 있는 곳으로 가서 나를 위해 아나율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를 올리고 ‘기거하시기는 가벼우시고 편안히 머무십니까?’하고 문안을 여쭙고,
‘내일 통신사인(通身四人)과 함께 제 청을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하고 내 대신 말을 전해다오.
만일 청을 받아 주시거든 너는 다시 나를 위해 ‘저는 속인인 데다 왕가(王家)의 일이 많아 직접 나아가 맞이하지 못합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존자께서는 때가 되시거든 통신사인과 함께 내일 낮에 저를 가엾게 여기셔서 저의 공양을 받아주소서’라고 말해다오.”
그때 그 남자는 장자의 부탁을 받고 존자 아나율이 있는 곳으로 가서 존자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를 올리고 존자에게 아뢰었다.“마나제나 장자가 공경히 예배하고 문안드리기를 ‘병이나 괴로움이 적으시고 기거하시기가 가벼우시며 편안히 머무십니까?
오직 바라옵건대 존자께서는 통신사인과 함께 내일 낮에 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저의 공양을 받아 주소서.”
그때 존자 아나율이 잠자코 그 청을 허락하자,
그 남자는 다시 마나제나장자의 말을 대신해서 존자 아나율에게 아뢰었다.“저는 속인인 데다 왕가에 일이 많아 몸소 나아가 맞이하지 못합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존자께서는 저를 가엾게 여기시어 내일 낮에 통신사인과 함께 제 공양을 받아 주소서.”
존자 아나율타가 말했다.“너는 그만 안정하라.
내가 알아서 하겠다.
내일 통신사인과 함께 그 집으로 가리라.”
그러자 그 남자는 존자 아나율의 말을 듣고 돌아와 장자에게 아뢰었다.“아리(阿梨)여,
아시다시피 저는 존자 아나율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당신의 뜻을 자세히 전했습니다.
존자 아나율께서는 ‘너는 그만 안정하라.
내가 알아서 하겠다’라고 하셨습니다.”
그때 그 마나제나 장자는 밤에 깨끗하고 맛있는 음식을 장만한 뒤,
이른 아침에 다시 그 남자에게 말했다.“너는 저 존자 아나율께서 계신 곳으로 가서 때가 되었다고 말해다오.”
그 남자는 지시를 받자마자 존자 아나율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서 그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를 올리고 말했다.“공양이 다 준비되었습니다.
오직 바라옵건대 때가 되었음을 아소서.”
그러자 존자 아나율은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통신사인과 함께 장자의 집으로 갔다.
그때 마나제나 장자는 채녀(婇女)들에게 둘러 쌓여 안 문 왼쪽에 있다가 존자 아나율을 보고 온 몸을 엎드려 발을 잡고 예배하고 안내하여 들어가 자리에 모신 뒤,
다시 머리를 조아려 문안드리고 일어나 한쪽으로 물러앉았다.
존자 아나율이 장자에게 문안하였다.“편히 지내셨습니까?”
장자가 대답했다.“그렇습니다.
존자여,
편히 지냈습니다.
지난번에 병을 앓을 때에는 위독하였습니다만 지금은 다 나았습니다.”
존자 아나율이 장자에게 물었다.“당신은 어떤 곳에 마음을 두어 그 질병의 고통을 낫게 하였습니까?”
장자가 말했다.“존자 아나율이시여,
저는 4념처(念處)에 머물러 기억을 매어두고 오로지 집중하여 수행하였기 때문에 몸의 온갖 고통이 쉬게 되었습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이른바,
안의 몸을 몸 그대로 관찰하는 염처[內身身觀念] 에 머물면서 방편을 써서 열심히 노력하여 바른 기억[正念] 과 바른 지혜[正智] 로 세상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았습니다.
또 바깥의 몸[外身] 과 안팎의 몸[內外身] 과,
안의 느낌[內受] ㆍ바깥의 느낌[外受] ㆍ안팎의 느낌[內外受] 과,
안의 마음[內心] ㆍ바깥의 마음[外心] ㆍ안팎의 마음[內外心] 과,
안의 법[內法] ㆍ바깥의 법[外法] 도 마찬가지이며,
안팎의 법[內外法] 을 법 그대로 관찰하는 염처에 머물면서 방편을 써서 열심히 노력하여 바른 기억과 바른 지혜로 세상의 탐욕과 근심을 항복 받았습니다.
이와 같이 존자 아나율이시여,
저는 4념처에 마음을 매어 머물렀기 때문에 몸의 온갖 고통이 쉬게 되었습니다.”
존자 아나율이 장자에게 말했다.“그대는 지금 스스로 아나함과를 예언하였습니다.”
그때 마나제나 장자는 갖가지 깨끗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손수 공양을 올려 마음껏 드시게 하였다.
공양을 마치고 나서 양치질을 끝낸 다음,
마나제나 장자는 다시 낮은 자리에 앉아서 미묘한 설법을 들었다.
존자 아나율은 갖가지로 설법하여 가르쳐 보이고 기쁘게 해준 뒤에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1039.
순다경(淳陀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금사정사(金師精舍)에 계셨다.
그때 순다(淳陀) 장자가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리고는 한쪽으로 물러앉았다.
그때 세존께서 순다 장자에게 물으셨다.“그대는 지금 어떤 사문 바라문의 청정한 행[淨行] 10)을 좋아하는가?”
순다가 부처님께 아뢰었다.“어떤 사문 바라문은 물을 받들어 섬기고,
비습파(毘濕波) 하늘을 섬기는데,
지팡이를 짚고 물통을 들고 다니면서 항상 손을 깨끗이 씻습니다.
그 정사(正士)들은 설법을 잘하는데 이렇게 합니다.
‘선남자들이여,
매달 보름날 호마(胡麻) 가루나 암마라(菴摩羅) 가루로 머리를 감고 재법(齋法)을 실천하되,
새롭고 깨끗한 긴 털로 짠 흰 천을 감고,
쇠똥을 땅에 바르고,
그 위에 누워라.
선남자들이여,
새벽에 일찍 일어나 손을 땅에 대고 〈이 땅은 청정하다.
나는 이와 같은 깨끗한 손으로 쇠똥덩이와 신선한 풀을 잡는다〉라고 그렇게 말하라.
그리고 또 〈이것은 청정하다.
나도 이와 같이 청정하다〉라고 그렇게 말하라.
만일 이와 같이 하는 사람은 생각[見] 이 청정해지겠지만,
이와 같이 하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청정해지지 못할 것이다.’
세존이시여,
만일 이런 부류의 사문 바라문들이 청정하다면 저는 그들을 우러러 숭배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순다에게 말씀하셨다.“검은 법[黑法 :
惡法] 에는 검은 과보[黑報] 가 따르고,
청정하지 않은 것에는 청정하지 않은 결과가 있으며,
무거운 것을 지면 구부러지게 마련이다.
그러한 모든 나쁜 법을 익힌 사람은 아무리 이른 새벽에 일찍 일어나 손을 땅에 대고 청정하다고 외쳐대도 그것은 더러운 것이요,
또 땅에 대지 않더라도 마찬가지로 더러운 것이다.
또 쇠똥덩어리나 신선한 풀을 잡고 청정하다고 외치더라도 그것 또한 더러운 것이요,
손을 대지 않더라도 마찬가지로 더러운 것이다.
순다여,
어떤 것이 검은 법에는 검은 과보가 따르는 것이며,
청정하지 않은 것에는 청정하지 않은 결과가 있는 것이며,
무거운 것을 지면 구부러지고……(내지)……대거나 대지 않거나 다 더럽다고 하는가?
순다여,
말하자면 살생하는 나쁜 업이니 손은 늘 피투성이이고,
마음으로는 항상 때리고 죽이기를 생각하면서 부끄러워 할 줄도 모르고[無慚無愧]
탐내고 인색하며,
일체 중생은 물론,
내지 곤충들에 대해서도 살생하기를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11)
부락이나 공한(空閒)한 자리에서 남의 재물을 훔치는 것을 모두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12)
온갖 음행을 행하는 것이니,
부모ㆍ형제ㆍ자매ㆍ남편ㆍ주인ㆍ친척 등과 내지는 정혼자[授花鬘者] 에 이르기까지 이와 같이 보호하는 이들을 억지로 구해 온갖 삿된 음행을 행하며,
삿된 음행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13)
진실하지 못한 거짓말을 하는 것이니,
왕가(王家)가 진실을 말해야 하는 장소나,
많은 대중들인 모인 곳 등 온당한 말을 해야 할 장소에서 거짓말을 하는 것이니,
보지 않은 것을 보았다고 말하고,
본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하며,
듣지 못한 것을 들었다고 말하고 들은 것을 듣지 못했다고 말하며,
아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말하고 알지 못하는 것을 안다고 말하며,
자기를 위해서나 남을 위해서,
혹은 재물과 이익을 위해서 알면서도 거짓말을 하며,
거짓말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을 거짓말이라고 한다.14)
이간하는 말[兩舌] 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니,
이쪽 말을 저쪽에 가서 전하거나 저쪽 말을 이쪽에 와서 전하여,
양쪽을 다 헐뜯어 친한 사이를 벌어지게 하고,
서로 사이가 벌어지면 기뻐한다.
이것을 이간하는 말이라고 한다.15)
나쁜 말을 버리지 않는 것이니,
만일 어떤 사람이 부드러운 말로 말하면 귀에도 즐겁고 마음도 기쁘며,
바르고 떳떳해 알기도 쉽고,
뽐냄이 없는 말은 듣기도 즐겁다.
그러므로 많은 사람들이 좋게 생각하고 그들 마음에도 맞으며,
고요한[三昧]
평정심을 따르게 된다.
그러하거늘,
만일 거칠고 사나운 말을 하면 사람들은 미워하고 좋게 여기지 않으며,
그들 마음에도 맞지 않고 고요하고 평온한 말투를 거스르게 된다.
이런 말은 거칠고 투박함을 버리지 못한 것으로 이것을 나쁜 말이라고 한다.16)
꾸며 무너뜨리는 말,
시기 적절하지 못한 말,
진실하지 않은 말,
내용이 없는 말,
법답지 못한 말,
생각이 없는 말 등 이런 말들을 버려야 할 말[壞語] 이라고 한다.17)
탐욕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니,
남의 재물에 대해 탐욕을 일으켜 이것은 내 것이라고 말하는 것이다.18)
성내고 모진 것을 좋아해 버리지 못하는 것이니,
마음으로 ‘저 중생은 꼭 결박해야 한다,
채찍으로 때려야 한다,
복종시켜야 한다,
죽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분란[難]
만들기를 좋아하는 것이다.19)
삿된 견해로 뒤바뀜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니,
이렇게 보고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보시도 없고 과보도 없으며,
복이란 것도 없고,
착한 행이나 악한 행도 없으며,
착하거나 악한 업의 과보도 없고,
이 세상도 없고 저 세상도 없으며,
부모도 없고 중생이 세상에 태어나는 일도 없으며,
세상에는 아라한이 이 세상에서나 저 세상에 대하여 현재 세계에서 스스로 증득한 줄을 알아,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梵行)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안다〉고 하는 것도 없다.’20)
순다여,
이런 것들을 〈악한 법에는 악한 과보가 따르고,
청정하지 않은 것에는 청정하지 않은 결과가 있으며,……(내지)……대거나 대지 않거나 모두 다 더러운 것이다〉라고 한 것이다.
순다여,
착한 법[白法] 에는 착한 과보[白報] 가 따르고 청정한 것에는 청정한 결과가 있으며,
가벼운 신선이라야 위로 오를 수 있는 법이다.
이것을 성취하고 나면,
이른 아침에 땅에 손을 대고 ‘이것도 청정하고 나도 청정하다’고 하는 사람도 청정할 것이요,
대지 않는 사람도 마찬가지로 청정할 것이다.
손으로 쇠똥덩어리를 잡건 신선한 풀을 잡건 인(因)이 깨끗하고 과(果)가 깨끗하면,
잡건 잡지 않건 마찬가지로 청정할 것이다.
순다여,
무엇을 ‘착한 법에는 착한 과보가 따르고……(내지)……잡건 잡지 않건 마찬가지로 청정할 것이다’라고 하는가?
사람이 살생하지 않고 살생을 아주 버린 것이니,
칼이나 몽둥이를 버리고 부끄러워할 줄 알며,
일체 중생들을 다 불쌍히 여기는 것이다.
도둑질하지 않고 도둑질 할 마음을 멀리 저버리는 것이니,
주는 것만 갖고 주지 않는 것은 갖지 않으며,
청정한 마음으로 탐내지 않는 것이다.
삿된 음행(婬行)을 버리는 것이니,
부모……(내지)……정혼자 등 보호하는 이들에게 억지로 삿된 음행할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다.
거짓말을 여의는 것이니,
자세하고 진실한 말만 하는 것이다.
이간질하는 말을 멀리 버리는 것이니,
이쪽 말을 저쪽에 가서 전하거나 저쪽 말을 이쪽에 와서 전하여 양쪽을 서로 헐뜯지 않아서,
서로 사이가 벌어진 사람은 친하게 하고 친하면 따라서 기뻐하는 것이다.
나쁜 말을 멀리 버리고 거칠거나 사납지 않아,
많은 사람들이 그의 그런 말을 좋아하는 것이다.
버려야 할 말[壞語] 을 버리는 것이니,
자세한 말,
시기 적절한 말,
진실한 말,
내용 있는 말,
법다운 말,
견해가 담긴 말이다.
탐욕을 버리는 것이니,
남의 재물이나 남의 물품을 보고 자기 소유라는 생각을 내어 탐하거나 집착하지 않는 것이다.
성냄을 버리는 것이니,
때리고 결박하고 죽이는 등 여러 가지 분란을 일으키려는 생각을 하지 않는 것이다.
바른 견해를 성취하여 뒤바뀐 견해가 없는 것이니,
‘보시도 있고 과보[報] 21)도 있고,
복도 있으며,
착하고 악한 행의 결과와 과보도 있고,
이 세상도 있고 부모도 있고 중생들의 태어남도 있으며,
세상에는 아라한이 이 세상이나 저 세상에 대하여 현재 세상에서 스스로 증득한 줄을 알아 〈나의 생은 이미 다하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은 이미 마쳐 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스스로 안다는 것도 있다’고 하는 것이다.
순다여,
이런 것들을 ‘착한 법에는 착한 과보가 따르고,……(내지)……대거나 대지 않거나 다 청정한 것이다’라고 한 것이다.”
그때 순다 장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예배하고 떠나갔다.
1040.
사행경(捨行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금사정사에 계셨다.
그때 어떤 바라문이 보름날 머리를 감고 재법(齋法)을 받고는 새롭고 긴 털로 짠 흰 천을 감고,
손에는 신선한 풀을 들고 부처님께서 계신 곳을 찾아가 세존과 서로 안부인사를 건네고서 한쪽으로 물러앉았다.
그때 세존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그대는 머리를 감고 새롭고 긴 털로 짠 흰 천을 감았는데,
그것은 누구의 법인가?”
바라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구담이시여,
이것은 사법(捨法)을 공부하는 법입니다.”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물으셨다.“어떻게 하는 것이 바라문들이 행하는 사법인가?”
바라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구담이시여,
이와 같이 보름날 머리를 감고 재법을 실천하되,
새롭고 깨끗한 긴 털로 짠 흰 천을 감고,
손에는 신선한 풀을 쥐고 스스로의 능력에 따라 보시하여 복을 짓습니다.
구담이시여,
이것을 바라문들이 수행하는 사법이라고 합니다.”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성현의 법과 율에서 행하는 사법은 그것과 다르다.”
바라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구담이시여,
어떻게 하는 것이 성현의 법과 율에서 행하는 사법(捨法)입니까?”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살생을 버리고 살생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니,……(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의 순다경[淸淨分] 에서 말한 것 같다.)……죽이지 않음으로써 살생을 버리는 것이다.
……(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의 순다경에서 말한 것과 같다.)……도둑질을 여의고 도둑질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니,
도둑질하지 않음으로써 주지 않는 것을 가지는 행위를 버리는 것이다.
온갖 삿된 음행을 버리고 삿된 음행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니,
음행하지 않음으로써 범행이 아닌 것을 버리는 것이다.
거짓말을 버리고 거짓말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니,
거짓말하지 않음으로써 진실하지 않은 말을 버리는 것이다.
온갖 이간질하는 말을 버리고 이간질하는 말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니,
이간질하는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이간질하는 말을 버리는 것이다.
나쁜 말을 버리고 나쁜 말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니,
나쁜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추한 말을 버리는 것이다.
온갖 꾸밈말[綺語] 을 버리고 꾸밈말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니,
꾸밈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의미 없는 말을 버리는 것이다.
탐욕을 없애 탐욕의 고통을 멀리 버리는 것이니,
탐욕의 마음이 없음으로써 애착(愛著)을 버리는 것이다.
성냄을 끊어 없애 분노와 원한이 생기지 않는 것이니,
분노가 없음으로써 성냄과 원한을 버리는 것이다.
바른 견해를 익혀 뒤바뀐 견해를 일으키지 않는 것이니,
바른 견해로써 삿된 견해를 버리는 것이다.
바라문이여,
이것을 성현의 법과 율에서 행하는 사법이라고 하느니라.”
바라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훌륭하십니다.
구담이시여,
성현의 법과 율에서 행하는 사법은 참으로 훌륭합니다.”
그때 그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1041.
생문범지경(生聞梵志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에 계셨다.
그때 생문(生聞) 범지가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 세존과 안부인사를 나눈 뒤에 한쪽으로 물러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구담이시여,
저에게는 지극히 사랑하는 친족이 있었는데 갑자기 목숨을 마쳤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를 위해 믿는 마음으로 보시를 하려고 합니다만,
어떻습니까?
세존이시여,
그가 그것을 받을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꼭 받을 것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만일 그대 친족이 지옥에 태어났다면 그는 지옥 중생들의 음식을 먹고 살아가야 할 운명이므로 그대가 믿는 마음으로 보시한 음식을 받지 못할 것이다.
만일 축생(畜生)이나 아귀(餓鬼)나 인간으로 태어났으면 또한 그 사람들의 음식을 먹어야 하므로 그대가 보시한 것을 받지 못할 것이다.
바라문이여,
아귀 세계 가운데에는 입처(入處)아귀라는 한 곳이 있는데,
만일 그대 친족이 그 입처아귀 가운데 태어났으면 그대가 보시한 음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바라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만일 제 친족이 그 입처아귀 세계에 태어나지 못했을 경우 제가 믿는 마음으로 보시한 음식은 누가 먹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만일 그대가 믿는 마음으로 보시한 음식을 받아야 할 친족이 입처아귀 세계에 태어나지 못했을 경우,
틀림없이 다른 아는 친족으로서 입처아귀 세계에 태어난 사람이 그것을 받아먹을 것이다.”
바라문이 부처님께 아뢰었다.“구담이시여,
만일 제가 믿는 마음으로 보시한 음식을 받아야 할 친족이 입처아귀 세계에 태어나지 못했고,
또 다른 아는 친족으로서 입처아귀 세계에 태어난 사람도 없을 경우,
그 믿는 마음으로 보시한 음식은 마땅히 누가 먹습니까?”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설사 보시한 음식을 받을 친족이 입처아귀 세계에 태어나지 못했고,
또 다른 아는 친족으로서 입처아귀 세계에 태어난 이가 없더라도,
믿는 마음으로 한 그 보시는 시주 자신이 그 복을 얻을 것이다.
그 시주의 보시는 믿음의 보시로서 그 시주는 보시한 공덕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바라문이 부처님께 여쭈었다.“어떻게 시주가 보시하면 시주가 그 성취한 보시 공덕을 얻을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어떤 사람이 살생의 악행(惡行)으로 인하여 손은 항상 피투성이요,……(이 사이의 열 가지 악한 업의 내용은 앞의 순다경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그렇더라도,
모든 사문 바라문과……(내지)……가난한 이나 거지에게 재물ㆍ의복ㆍ음식ㆍ등불과 온갖 장엄(莊嚴)하는 데 쓰이는 도구들을 보시하라.
바라문이여,
그 은혜로운 시주가 만일 또 계를 범해 코끼리로 태어났다 하더라도 그는 일찍이 사문 바라문에게 재물ㆍ의복ㆍ음식……(내지)……장엄하는 데 쓰이는 도구들을 보시하였기 때문에,
그는 코끼리로 있으면서도 그 보시한 과보(果報)로써 의복ㆍ음식……(내지)……갖가지 장엄하는 데 쓰이는 도구들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 소ㆍ말ㆍ나귀ㆍ토끼 따위의 축생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과거에 보시한 공덕으로 다 그 과보를 받게 되고,
그들이 태어난 곳을 따라 그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다 얻게 될 것이다.
바라문이여,
만일 그 시주가 계율을 지켜서 살생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으며……(내지)……바른 견해를 일으켜 모든 사문 바라문과……(내지)……거지에게 재물ㆍ의복ㆍ음식……(내지)……등불을 보시하면 그는 그 공덕으로 인간 세계에 태어나서 그 과보로 의복ㆍ음식……(내지)……등불이나 온갖 도구들을 앉아서 받게 될 것이다.
또 바라문이여,
만일 계율을 지킴으로써 천상(天上)에 태어나면 저 온갖 것을 보시한 공덕으로 말미암아 그 과보로 천상에서 재물ㆍ의복ㆍ음식……(내지)……온갖 장엄하는 데 쓰이는 도구들을 다 받게 될 것이다.
바라문이여,
이것을 시주가 보시를 행하면 그 시주는 보시를 돌려 받아 그 과보를 잃지 않는다고 한 것이니라.”
그때 생문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1042.
비라경(鞞羅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살라국(拘薩羅國) 인간 세상을 유행하시다가 비라마(鞞羅磨)라고 하는 마을 북쪽에 있는 신서림(身恕林)에 계셨다.
비라마 마을의 바라문 장자들은 세존께서 비라마 마을 북쪽에 있는 신서림에 계신다는 말을 듣고 서로 불러 모여 부처님께서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는 한쪽에 물러앉아 부처님께 여쭈었다.“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어떤 중생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지옥에 태어납니까?”
부처님께서 여러 바라문 장자들에게 말씀하셨다.“법답지 못한 행동을 하거나 위험한 행동을 하면 그 인연으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지옥에 태어나느니라.”
여러 바라문 장자들이 부처님께 여쭈었다.“어떤 것이 법답지 못한 행동과 위험한 행동을 하는 것이기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지옥에 태어납니까?”
“살생하는 것과……(내지)……삿된 견해을 일으키는 등 이 열 가지가 착하지 않은 업(業)이다.
바라문이여,
이것이 법답지 못한 행동이며 위험한 행동으로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지옥에 태어나느니라.”
바라문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무슨 인연으로 어떤 중생들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천상에 태어나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바라문 장자들에게 말씀하셨다.“법다운 행동을 하고 바른 행동을 하면 그 인연으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천상에 태어나게 되느니라.”
또 여쭈었다.“세존이시여,
어떤 법다운 행동을 하고 바른 행동을 해야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천상에 태어나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바라문 장자들에게 말씀하셨다.“이른바 살생을 버리고……(내지)……바른 견해를 일으키는 등 이 열 가지 착한 업을 지은 인연으로 인하여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천상에 태어나게 되느니라.
바라문 장자들이여,
만일 이 법다운 행동을 하고 바른 행동을 한 사람으로서 찰리(刹利)의 큰 가문이나 바라문의 큰 가문이나 거사의 큰 가문에 태어나기를 희망한다면 다 소원대로 거기에 태어나게 되느니라.
왜냐 하면,
법다운 행동을 하고 바른 행동을 한 인연 때문이니라.
또 사왕천(四王天)이나 삼십삼천(三十三天)이나……(내지)……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 등 그 어느 곳이든 태어나기를 희망한다면 모두 소원하는 곳에 가서 태어나게 된다.
왜냐 하면,
법다운 행동을 하고 바른 행동을 한 인연 때문이니라.
계율을 깨끗하게 지킨 사람은 그 마음에 원하는 것이 있으면,
다 저절로 얻어지게 되느니라.
또 이와 같이 법다운 행동을 하고 바른 행동을 한 사람이 범천(梵天)에 태어나기를 희망하여도 또한 그는 그곳에 가서 태어나게 된다.
왜냐 하면,
바른 행을 행하였고 법다운 행을 행하였으며,
계율을 청정하게 지켰고 마음의 애욕(愛欲)을 여의었기 때문에 그가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반드시 얻게 되는 것이다.
또 광음천(光音天)과 변정천(遍淨天)과……(내지)……아가니타천(阿伽尼吒天) 등 그 어느 곳이든 태어나기를 희망한다면 모두 소원하는 대로 그렇게 될 것이다.
왜냐 하면 그는 계를 잘 지켜 청정하고 마음의 애욕을 여의었기 때문이니라.
만일 또한 애욕과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을 여읜 사람이 거친 생각과 미세한 생각[有覺有觀] 이 있고,……(내지)……제4선(禪)을 성취해 머물기를 희망한다면 다 성취하게 될 것이다.
왜냐 하면,
그는 법다운 행동과 바른 행동을 하였고,
계를 청정하게 지켰으며,
마음의 애욕을 여의었기 때문에 소원하는 것이면 반드시 얻게 되느니라.
또 자애로움ㆍ불쌍히 여김ㆍ기뻐함ㆍ평정과,
공입처(空入處)ㆍ식입처(識入處)ㆍ무소유입처(無所有入處)ㆍ비상비비상입처(非想非非想入處) 등도 희망하면 다 얻게 되느니라.
왜냐 하면,
그는 법다운 행동과 바른 행동을 하였고,
계를 청정하게 지켰으며,
마음의 애욕을 여의었기 때문에 소원하는 것이면 반드시 얻게 되느니라.
또 세 가지 번뇌[三結] 를 끊고 수다원과(須陀洹果)ㆍ사다함과(斯陀含果)ㆍ아나함과(阿那含果)와,
한량없는 신통(神通)으로서 천이(天耳)ㆍ타심지(他心智)ㆍ숙명지(宿命智)ㆍ생사지(生死智)ㆍ누진지(漏盡智)를 얻는 등 희망하는 것이면 다 얻게 되느니라.
왜냐 하면 법다운 행동과 바른 행동을 하였고,
계를 청정하게 지켰으며,
마음의 애욕을 여의었기 때문에 소원하는 것이면 반드시 얻게 되느니라.”
그때 바라문 장자들은 다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예를 올리고 떠나갔다.
1043.
비라마경(鞞羅磨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살라국(拘薩羅國) 인간 세상을 유행하시다가 비라마(鞞羅磨)라고 하는 마을 북쪽에 있는 신서림(身恕林)에 계셨다.
그 때 비라마 마을의 바라문 장자들은 세존께서 비라마 마을 북쪽에 있는 신서림에 계신다는 말을 듣고 흰 말이 끄는 수레를 타고,
양쪽으로 시종들을 많이 거느리고,
금과 우산 그리고 금으로 장식된 술병 등을 가지고 비라마 마을을 나와 신서림에 이르렀다.
길입구에 이르러서 수레에서 내려 걸어서 문에 들어가 세존앞에 이르러서 서로 안부 인사를 나눈 뒤 한쪽으로 물러앉아서 세존에게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인연으로 사람이 목숨을 마치면 지옥 또는 하늘에 태어납니까?...” (앞의 [차마경] 수다라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바라문 장자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1044.
비뉴다라경(鞞紐多羅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구살라국 인간 세상을 유행하시다가 비뉴다라(鞞紐多羅)라는 마을에 이르러 마을 북쪽에 있는 신서림(身恕林)에 계셨다.
그때 비뉴다라 마을에 살고 있는 바라문 장자들은 세존께서 그 마을 북쪽에 있는 신서림에 계신다는 말을 듣고는 그들은 서로 불러 신서림으로 나아가 세존께서 계신 곳에 이르러 서로 안부 인사를 나눈 뒤 한쪽으로 물러앉았다.
그때 세존께서 바라문 장자들에게 말씀하셨다.“내 마땅히 스스로 이치를 통하는 법을 설명하리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보라.
어떤 것이 스스로 이치를 통하는 법인가?
이른바 거룩한 제자는 이렇게 공부해야 한다.
‘나는 〈만일 어떤 이가 나를 죽이려고 한다면 나는 기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만일 기뻐하지 않는 일이라면 남들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남을 죽이겠는가?〉 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는 살생하지 말라는 계를 받고서 살생을 좋아하지 않는다.……(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내가 만일 남이 내 물건 훔쳐 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남들도 역시 그렇게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남의 물건을 훔치겠는가?’
그러므로 훔치지 말라는 계를 지니고서 훔치기를 좋아하지 않는다.……(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내가 만일 남이 내 아내를 범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남들도 또한 그렇게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남의 아내를 범하겠는가?’
그러므로 다른 사람과 음행하지 말라는 계를 받아 지니고서……(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나는 남에게 속는 것을 좋아하지 않나니,
남도 또한 그럴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남을 속이겠는가?’
그러므로 거짓말하지 말라는 계를 받아 지니고서……(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나는 남이 내 친구를 이간질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나니,
남들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남의 친구를 이간질하겠는가?’
그러므로 이간질하지 않는다.
‘나는 남이 내게 욕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나니,
남들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남에게 욕을 하겠는가?’
그러므로 남에게 욕을 하지 않는다.……(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나는 남이 나에게 꾸밈말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나니,
남들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남에게 꾸밈말을 쓰겠는가?’
그러므로 남에게 꾸밈말을 쓰지 않는다.……(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이와 같은 일곱 가지 계를 거룩한 계[聖戒] 라고 한다.
또 부처님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고,
법과 승가에 대한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을 성취하면,
이것을 거룩한 제자의 네 가지 무너지지 않는 깨끗한 믿음의 성취라고 한다.
만일 이러한 것들을 현전(現前)에서 스스로 관찰할 수 있으면 능히 스스로 ‘나에게 지옥은 끝나고,
축생과 아귀도 끝나고,
일체의 나쁜 세계가 없어지고 수다원을 얻어 나쁜 세계의 법에 떨어지지 않고 결정코 삼보리(三菩提)로 바로 향해 일곱 번 천상과 인간에 태어났다가 마침내 괴로움을 완전히 벗어나리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 비뉴다라 마을에 살고 있는 바라문 장자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
1045.
수류경(隨類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서로 친해지는 법이 있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해주리라.
어떤 것이 서로 친해지는 법인가?
이른바 살생하는 이는 살생하는 이와 친해지고,
도둑질ㆍ음행ㆍ거짓말ㆍ이간하는 말ㆍ나쁜 말ㆍ꾸밈말ㆍ탐욕ㆍ성냄ㆍ삿된 견해에 있어서도 각각 그 부류를 따라 서로 친해진다.
비유하면 더러운 물건은 더러운 물건과 서로 화합하는 것처럼,
살생은 살생과……(내지)……삿된 견해는 삿된 견해와 서로 친해지느니라.
이와 같이 비구들아,
살생하지 않는 이는 살생하지 않는 이와 서로 친해지고,……(내지)……바른 견해를 가진 이와 서로 친해진다.
비유하면 깨끗한 물건은 깨끗한 물건과 서로 화합하여 우유[乳] 는 낙(酪)을 생겨나게 하고,
낙은 수(酥)를 생겨나게 하며,
수는 제호(醍醐)를 생겨나게 하고,
제호는 저절로 서로 화합하는 것처럼,
살생하지 않는 이는 살생하지 않는 이와 서로 친해지고,……(내지)……바른 견해가 있는 사람은 바른 견해가 있는 사람과 서로 친해진다.
이러한 것을 비구들의 서로 친해지는 법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046.
사행경(蛇行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사행법(蛇行法)이 있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해주리라.
어떤 것이 사행법인가?
이른바 살생하는 나쁜 없이니 손은 늘 피투성이이고……(내지)……열 가지 착하지 않은 업이니,……(이 사이의 내용은 앞의 순다경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그는 그때 몸으로 짓는 사행[身蛇行] ㆍ입으로 짓는 사행[口蛇行] ㆍ뜻으로 짓는 사행[意蛇行] 을 행한다.
그는 이와 같이 몸과 입과 뜻으로 사행을 행한 뒤에 두 세계에서 하나하나의 세계인 지옥이나 축생 세계로 향한다.
사행 중생이란,
즉 뱀ㆍ쥐ㆍ고양이ㆍ리삵괭이 따위의 배걸음질하는 중생들을 말하는 것이니 이것을 사행법이라고 하느니라.
어떤 것이 사행이 아닌 법인가?
이른바 살생하지 않고……(내지)……바른 견해이니,……(이 사이의 열 가지 착한 업의 자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앞의 순다경에서 말한 것과 같다.)……이것을 사행이 아닌 법이라고 한다.
몸으로도 사행을 짓지 않고,
입으로도 사행을 짓지 않으며,
뜻으로도 사행을 짓지 않으면,
그 두 세계에서 하나하나의 세계인 천상이나 인간 세계에 태어난다.
이것을 사행이 아닌 법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047.
원주경(圓珠經) 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나쁜 업(業)의 인(因)ㆍ나쁜 마음의 인ㆍ나쁜 견해의 인이 있다.
그런 업인(業因)이 있는 중생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틀림없이 나쁜 세계인 지옥에 떨어진다.
비유하면 둥근 구슬을 공중에 던지면 그것이 다시 땅에 떨어져 굴러서 본래 있던 자리에 머물지 않는 것처럼,
나쁜 업의 인ㆍ나쁜 마음의 인ㆍ나쁜 견해의 인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반드시 지옥에 떨어져 본래의 자리에 머물 수 없게 된다.
어떤 것을 나쁜 업이라고 하는가?
이른바 살생으로부터 꾸밈말에 이르기까지를 말하는 것이니,……(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이것을 나쁜 업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 나쁜 마음인가?
이른바 탐욕과 성냄이니,……(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이것을 나쁜 마음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 나쁜 견해인가?
이른바 삿된 착각이니,…… (이 사이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이것을 나쁜 견해라고 한다.
이상의 것들이 나쁜 업의 인ㆍ나쁜 마음의 인ㆍ나쁜 견해의 인으로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나면 반드시 나쁜 세계인 지옥에 태어난다고 하는 것이니라.
착한 업의 인ㆍ착한 마음의 인ㆍ착한 견해의 인은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틀림없이 좋은 세계인 천상에 태어난다.
바라문이여,
어떤 것이 착한 업인가?
이른바 살생을 버리고 살생을 좋아하지 않으며,……(내지)……꾸밈말을 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을 착한 업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 착한 마음인가?
이른바 탐하지 않고 성내지 않는 것이니,
이것을 착한 마음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 착한 견해인가?
이른바 바른 견해로 뒤바뀜이 없고……(내지)……후세의 몸을 받지 않는 것이니,
이것을 착한 견해라고 한다.
이것이 업의 착한 인,
마음의 착한 인,
견해의 착한 인으로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 천상에 태어난다고 하는 것이니라.
비유하면 네모난 마니(摩尼)구슬을 공중에 던지면 땅에 떨어지자마자 곧 안정하는 것처럼,
저 세 가지 착한 인은 생을 받는 곳마다 거기서 편안해지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048.
원주경 ②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만일 살생하기를 많이 익히고 많이 행하면 지옥에 태어날 것이요,
혹 인간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틀림없이 수명이 짧을 것이다.
주지 않는 것 취하기를 많이 익히고 많이 행하면 지옥에 태어날 것이요,
혹 인간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재물에 어려움이 많을 것이다.
삿된 음행을 많이 익히고 많이 행하면 지옥에 태어날 것이요,
혹 인간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자기 아내가 남의 꾀임에 빠지게 될 것이다.
거짓말을 많이 익히고 많이 행하면 지옥에 태어날 것이요,
혹 인간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남의 놀림을 많이 받을 것이다.
이간질하는 말을 많이 익히고 많이 행하면 지옥에 태어날 것이요,
혹 인간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친구들이 배반하고 떠날 것이다.
욕설을 많이 익히고 많이 행하면 지옥에 태어날 것이요,
혹 인간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언제나 추한 음성을 갖게 될 것이다.
꾸밈말을 많이 익히고 많이 행하면 지옥에 태어날 것이요,
혹 인간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말에 신용이 없을 것이다.
탐욕을 많이 익히고 많이 행하면 지옥에 태어날 것이요,
혹 인간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탐욕만 더 늘어날 것이다.
성내는 일을 많이 익히고 많이 행하면 지옥에 태어날 것이요,
혹 인간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성내는 일만 더욱 더 늘어날 것이다.
삿된 견해를 많이 익히고 많이 행하면 지옥에 태어날 것이요,
혹 인간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어리석음만 더욱 더 늘어날 것이다.
만일 살생하지 않기를 닦아 익히기를 많이 닦아 익히면 천상에 태어날 것이요,
혹 인간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틀림없이 장수하게 될 것이다.
훔치지 않기를 닦아 익히기를 많이 닦아 익히면 천상에 태어날 것이요,
혹 인간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재물을 잃지 않을 것이다.
삿된 음행하지 않기를 닦아 익히기를 많이 닦아 익히면 천상에 태어날 것이요,
혹 인간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그 아내가 순수하고 어질 것이다.
거짓말하지 않기를 닦아 익히기를 많이 닦아 익히면 천상에 태어날 것이요,
혹 인간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남의 놀림을 받지 않을 것이다.
이간질하는 말 하지 않기를 닦아 익히기를 많이 닦아 익히면 천상에 태어날 것이요,
혹 인간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친구가 의리를 굳게 지킬 것이다.
욕설하지 않는 것을 많이 닦고 익히면 천상에 태어날 것이요,
혹 인간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언제나 아름다운 음성을 가질 것이다.
꾸밈말하지 않기를 닦아 익히기를 많이 닦아 익히면 천상에 태어날 것이요,
혹 인간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하는 말마다 신용을 얻을 것이다.
탐내지 않기를 닦아 익히기를 많이 닦아 익히면 천상에 태어날 것이요,
혹 인간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애욕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성내지 않기를 닦아 익히기를 많이 닦아 익히면 천상에 태어날 것이요,
혹 인간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성냄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바른 견해를 닦아 익히기를 많이 닦아 익히면 천상에 태어날 것이요,
혹 인간 세계에 태어나더라도 어리석음이 늘어나지 않을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049.
삼인경(三因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살생에 세 가지 종류가 있나니,
즉 탐욕으로부터 생기는 것ㆍ성냄으로부터 생기는 것ㆍ어리석음으로부터 생기는 것이다.……(내지)……삿된 견해에도 세 가지 종류가 있나니,
즉 탐욕으로부터 생기는 것ㆍ성냄으로부터 생기는 것ㆍ어리석음으로부터 생기는 것이다.
살생을 버리는 데에도 세 종류가 있나니,
탐하지 않음에서 생기는 것ㆍ성내지 않음에서 생기는 것ㆍ어리석지 않음에서 생기는 것이다.……(내지)……삿된 견해를 버리는 데에도 세 종류가 있나니,
탐하지 않음에서 생기는 것ㆍ성내지 않음에서 생기는 것ㆍ어리석지 않음에서 생기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050.
출불출경(出不出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벗어나는 법[出法] 과 벗어나지 못하는 법[不出法] 이 있다.22) 어떤 것이 벗어나는 법이며,
또 벗어나지 못하는 법인가?
즉 살생하지 않는 것이 살생에서 벗어나는 것이요,……(내지)……바른 견해가 삿된 견해에서 벗어나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051.
피안차안경(彼岸此岸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다죽원(迦蘭陀竹園)에 계셨다.
그때 어떤 생문(生聞)23) 바라문이 부처님께서 계시는 곳으로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머리를 조아려 예를 올리고 한쪽에 물러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구담께서 말씀하신 이 언덕[此岸] 과 저 언덕[彼岸] 이란 어떤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바라문에게 말씀하셨다.“살생하는 것은 이 언덕이요,
살생하지 않는 것은 곧 저 언덕이다.……(내지)……삿된 견해를 일으키는 것은 이 언덕이요,
바른 견해를 일으키는 것은 저 언덕이니라.”그때 세존께서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조금이라도 착한 업을 닦은 사람은
저 언덕으로 건너갈 수 있건만
저렇게도 많은 중생의 무리들은
이 언덕에서 치달리며 노니네.
이 바른 법과 율에서
법과 법의 모양 관찰하는 사람
그들은 능히 저 언덕으로 건너가
죽음의 악마 무찔러 항복 받네.
그때 생문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갔다.……(이와 같이 어떤 비구의 물음,
존자 아난의 물음,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물으신 세 경에서도 앞에서와 같이 말씀하셨다.)
1052.
진실법경(眞實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악한 법과 진실한 법이 있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보아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해주리라.
어떤 것이 악한 법인가?
즉 살생ㆍ주지 않는 것을 취함ㆍ삿된 음행ㆍ거짓말ㆍ이간하는 말ㆍ욕설ㆍ꾸밈말ㆍ탐욕ㆍ성냄ㆍ삿된 견해를 일으키는 것이니,
이런 것들을 악한 법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 진실한 법인가?
이른바 살생을 버리고……(내지)……바른 견해를 일으키는 것이니,
이런 것들을 진실한 법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053.
악법경(惡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악한 법과 악한 법보다 더 악한 법이 있고,
진실한 법과 진실한 법보다 더 진실한 법이 있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보아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해주리라.
어떤 것이 악한 법인가?
이른바 살생하고……(내지)……삿된 견해를 일으키는 것이니,
이것을 악한 법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 악한 법보다 더 악한 법인가?
이른바 제 자신도 직접 살생하고 또 남을 시켜서도 살생하게 하며,
……(내지)……제 자신도 직접 삿된 견해를 일으키고 또 남을 시켜서도 삿된 견해를 행하게 하는 것이니,
이것을 악한 법보다 더 악한 법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 진실한 법인가?
이른바 살생하지 않고,……(내지)……바른 견해를 일으키는 것이니,
이것을 진실한 법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 진실한 법보다 더 진실한 법인가?
이른바 제 자신도 직접 살생하지 않고,
또 남을 시켜서도 살생하게 하지 않으며,……(내지)……제 자신도 바른 견해를 행하고 또 남을 시켜서도 바른 견해를 행하게 하는 것이니,
이것을 진실한 법보다 더 진실한 법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054.
선남자경(善男子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선남자(善男子)가 아닌 사람과 선남자가 있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보아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해주리라.
어떤 것이 선남자가 아닌 사람인가?
이른바 살생하고,……(내지)……삿된 견해를 일으키는 사람이니,
이것을 선남자가 아닌 사람이라 한다.
어떤 것이 선남자인가?
이른바 살생하지 않고,……(내지)……바른 견해를 일으키는 사람이니,
이것을 선남자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055.
십법경(十法經)①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선남자가 아닌 사람과 선남자가 아닌 사람보다 더 착하지 않은 남자가 있고,
선남자와 선남자보다 더 착한 남자가 있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보아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해주리라.
어떤 것이 선남자가 아닌 사람인가?
이른바 살생하고,……(내지)……삿된 견해를 일으키는 사람이니,
이런 사람들을 선남자가 아닌 사람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 선남자가 아닌 사람보다 더 착하지 않은 남자인가?
이른바 자기 손으로 직접 살생하고 남을 시켜 살생하게 하며,……(내지)……제 자신도 삿된 견해를 가지고 남을 시켜서도 삿된 견해를 행하게 하는 것이니,
이것을 선남자보다 더 착하지 않은 남자라고 한다.
어떤 것이 선남자인가?
이른바 살생하지 않고,……(내지)……바른 견해를 일으키는 사람이니 이런 사람을 선남자라고 한다.
어떤 것이 선남자보다 더 착한 남자인가?
이른바 제 자신도 살생하지 않고 남을 시켜서도 살생하게 하지 않으며,……(내지)……제 자신도 바른 견해를 행하고 또 남을 시켜서도 바른 견해를 행하게 하는 것이니,
이런 사람을 선남자보다 더 착한 남자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056.
십법경 ②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만일 열 가지 법을 성취하면 쇠창으로 물을 뚫는 것처럼,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악한 세계인 지옥에 떨어져 태어날 것이다.
어떤 것이 그 열 가지인가?
이른바 살생하고……(내지)……삿된 견해를 일으키는 것이다.
만일 열 가지 법을 성취하면 쇠창으로 허공을 뚫는 것처럼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에 올라 태어날 것이다.
어떤 것이 그 열 가지인가?
이른바 살생하지 않고,……(내지)……바른 견해를 일으키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057.
이십법경(二十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만일 스무 가지 법을 성취하면 쇠창으로 물을 뚫는 것처럼,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밑으로 악한 세계인 지옥에 떨어져 태어날 것이다.
어떤 것이 그 스무 가지인가?
이른바 자기 손으로 직접 살생하고 남을 시켜 살생하게 하며,……(내지)……제 자신이 직접 삿된 견해를 행하고 또 남을 시켜 삿된 견해를 행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이 스무 가지 법을 성취하면쇠창으로 물을 뚫는 것처럼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악한 세계인 지옥에 떨어져 태어난다는 것이니라.
만일 스무 가지 법을 성취하면 마치 쇠창으로 허공을 뚫는 것처럼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에 올라 태어난다.
어떤 것이 그 스무 가지 법인가?
이른바 제 자신도 직접 살생하지 않고 남을 시켜 살생하게 하지도 않으며,……(내지)……제 자신도 직접 바른 견해를 행하고 또 남을 시켜서도 바른 견해를 행하게 하는 것이다.
이것을 스무 가지 법을 성취하면 쇠창으로 허공을 뚫는 것처럼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에 올라 태어난다고 하는 것이니라.”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058.
삼십법경(三十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서른 가지 법을 성취하면 쇠창으로 물을 뚫는 것처럼,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악한 세계인 지옥에 떨어져 태어난다.
어떤 것이 그 서른 가지 법인가?
이른바 자기 손으로 직접 살생하고 남을 시켜 살생하게 하며 살생하는 것을 찬양하고,……(내지)……제 자신도 삿된 견해를 행하고 또 남을 시켜 삿된 견해를 행하게 하며 항상 삿된 견해 행하는 것을 찬양하는 것이니,
이것이 서른 가지 법으로서 쇠창으로 물을 뚫는 것처럼,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악한 세계인 지옥에 떨어져 태어난다는 것이다.
서른 가지 법을 성취하면 쇠창으로 허공을 뚫는 것처럼,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에 올라 태어난다.
어떤 것이 서른 가지 법인가?
이른바 제 자신이 직접 살생하지도 않고 남을 시켜 살생하게 하지도 않으며 살생하지 않는 공덕을 항상 찬양하고,……(내지)……제 자신도 바른 견해를 행하고 또 남을 시켜서도 바른 견해를 행하게 하며 바른 견해를 행하는 공덕을 항상 찬양하는 것이니,
이것이 서른 가지 법을 성취하면 쇠창으로 허공을 뚫는 것처럼,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에 올라 태어난다고 하는 것이니라..”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059.
사십법경(四十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마흔 가지 법을 성취하면 쇠창으로 물을 뚫는 것처럼,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악한 세계인 지옥에 떨어져 태어난다.
어떤 것이 그 마흔 가지 법인가?
이른바 자기 손으로 직접 살생하고 남을 시켜 살생하게 하며 살생하는 것을 찬양하고 남이 살생하는 것을 보고 마음으로 따라서 기뻐하며,……(내지)……스스로 삿된 견해를 행하고 남을 시켜 삿된 견해를 행하게 하며,
삿된 견해 행하는 것을 찬양하고 삿된 견해 행하는 것을 보고 마음으로 따라서 기뻐하는 것이니,
이것이 마흔 가지 법을 성취하면 창으로 물을 뚫는 것처럼,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악한 세계인 지옥에 떨어져 태어난다고 한 것이니라.
마흔 가지 법을 성취하면 쇠창으로 허공을 뚫는 것처럼,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에 올라 태어난다.
어떤 것이 그 마흔 가지 법인가?
이른바 자신이 직접 살생하지 않고 남을 시켜 살생하게 하지도 않으며,
살생하지 않는 공덕을 항상 찬양하고 살생하지 않는 이를 보고 마음으로 따라서 기뻐하며,……(내지)……제 자신이 직접 바른 견해를 행하고 남을 시켜 바른 견해를 행하게 하며,
바른 견해를 행하는 공덕에 대하여 항상 찬양하고 남이 바른 견해 행하는 것을 보고는 마음으로 따라서 기뻐하는 것이니,
이것이 마흔 가지 법을 성취하면 쇠창으로 허공을 뚫는 것처럼,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천상에 올라 태어난다고 하는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060.
법비법경(法非法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그릇된 법[非法] 과 바른 법[正法] 이 있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보아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해주리라.
어떤 것이 그릇된 법인가?
이른바 살생하고……(내지)……삿된 견해를 일으키는 것이니,
이런 것들을 그릇된 법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 바른 법인가?
이른바 살생하지 않고,……(내지)……바른 견해를 일으키는 것이니,
이런 것들을 바른 법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1061.
비율정률경(非律正律經)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그릇된 율[非律] 과 바른 율[正律] 이 있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해 보아라.
너희들을 위해 설명해주리라.
어떤 것이 그릇된 율인가?
이른바 살생하는 것과,……(내지)……삿된 견해를 일으키는 것이니,
이것을 그릇된 율이라고 한다.
어떤 것이 바른 율인가?
이른바 살생하지 않고,……(내지)……바른 견해를 일으키는 것이니,
이것을 바른 율이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자,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그릇된 율과 바른 율을 설명한 것처럼,
거룩하지 않은 것과 거룩한 것,
착하지 않은 것과 착한 것,
친하지 않은 것과 친한 것,
착하다고 칭찬하지 않는 것과 착하다고 칭찬하는 것,
나쁜 법과 좋은 법,
진리가 아닌 것과 바른 진리,
낮은 법과 훌륭한 법,
죄가 있는 법과 죄가 없는 법,
버려야 할 법과 버리지 말아야 할 법 등에 대한 것도 경마다 일일이 앞에서와 같이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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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또는 녹자모강당(鹿子母講堂,
migārā-mātu-pāsāda)이라고도 함.
앙가국(鴦伽國) 장자의 집에서 출생.
자라서 사위성의 장자인 녹자(鹿子)의 아내가 됨.
남편 녹자가 그녀를 어머니와 같다고 칭찬하였다 하여 세상에서 별명을 지어 녹자모라고 함.
부처님의 교화를 도왔고,
사위성에 동원정사(東園精舍)를 지어 부처님께 바친 것으로 유명.
2 팔리어로는 Assaji라고 함.
또는 아설시(阿說示)ㆍ마승(馬勝)ㆍ마사(馬師)라고 쓰기도 하는데,
부처님께서 처음으로 법륜(法輪)을 굴리실 때 처음으로 제도 받은 다섯 비구 중 한 명임.
부처님께서는 몸가짐의 단정함과 걸음걸이의 정연함이 제일이라고 칭찬하셨다 함.
3 여기 설명에서 ‘앞의 발가리경’이라고 했는데 고려대장경 본문에 의거해 보면 앞이 아니라 뒤에 수록되어 있다.
본 경전에서는 제47권 중에 나온다.
이는 아마도 편집상의 문제가 있었던 듯한데,
불광산종무위원회(佛光山宗務委員會)에서 간행한 『불광대장경(佛光大藏經)』에는 이 소경을 제36권 소경번호 1009로 바로 잡아 편집해 놓았다.
4 이 차마가경은 본 경 제5권 103번째 소경을 말하는 것이다.
아래 질병경에서 언급하고 있는 차마경도 마찬가지이다.
5 이 장소가 팔리본에는 Vesāliyaṃ Mahāvane kūṭāgārasālāyaṃ 즉 비사리국(毘舍離國) 대림(大林) 중각강당(重閣講堂)으로 되어 있다.
6 팔리본에는 이런 말이 없고,
다만 ‘대변(大便)ㆍ소변(小便)을 보는 일에 있어서도 또한 바른 지혜로 행한다’라고 되어 있을 뿐이다.
7 이 소경은 본 경전 제1권 103번째 소경을 말한다.
8 불괴정(不壞淨)이란 팔리어로는 aveccappasāda이며,
부처님ㆍ법ㆍ스님ㆍ계율에 대한 맑고 견고한 신앙을 의미함.
9 이 소경은 『중아함경』 제6권 스물아홉 번째 소경인 교화병경(敎化病經)과 『증일아함경』 제49권 제51품의 여덟 번째 소경과 같은 내용이다.
10 팔리어로는 soceyyāni라고 함.
모든 청정한 행을 말하는 것으로 몸의 청정[身淸淨] ㆍ말의 청정[口淸淨] ㆍ생각의 청정[意淸淨] 을 가리킴.
11 살생하는 사람을 가리킴[殺生者] .
12 도둑질하는 사람을 가리킴[偸盜者] .
13 삿된 음행을 행하는 사람을 가리킴[行邪淫者] .
14 거짓말하는 사람을 가리킴[妄語者] .
15 이간하는 말을 하는 사람을 가리킴[離間語者] .
16 나쁜 말 즉 욕을 하는 사람을 가리킴[粗惡語者] .
17 쓸데없는 말을 하는 사람을 가리킴[綺語者] .
기어(綺語)는 혹 잡예어(雜穢語)라고도 함.
무의미하고 무익한 꾸밈말이나,
나쁜 의미의 농담,
외설적인 농담,
내용 없이 말에다 현란한 치장만 한 진실되지 못한 말을 통칭함.
18 탐욕이 있는 사람을 가리킴[貪欲者] .
19 성내는 마음을 일으키는 사람을 가리킴[瞋心者] .
20 삿된 견해를 가진 사람을 가리킴[邪見者] .
21 고려대장경 본문에는 ‘설(說)’자로 되어 있으나,
이 문구는 앞서 설명한 부분을 반복하는 것이므로 ‘보(報)’자로 보아야 마땅할 듯하여 고쳐 번역하였다.
22 출법(出法)이란 10선업(善業)을 말하는 것이고,
불출법(不出法)이란 10악업(惡業)을 말하는 것이다.
23 송(宋)ㆍ원(元)ㆍ명(明) 세 본에는 생문(生聞) 두 글자가 사문(沙門)으로 되어 있다.
특히 A 가 b 와의 관계에서 처음 'A 가 b 다'라는 것을 부정했다면 그것은 'A 가 b가 아니다' 또는 'A 는 b 와 다르다' 이런 내용을 제시하는 것으로 여기기 쉬운데 여기서는 다시 'A 는 b 와 다르다'라는 사실도 부정한다. 그래서 이것이 무슨 사정으로 그렇게 제시되는가를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일단 a 와 B 의 관계를 살필 때 그 관계의 경우수를 色是我、異我、相在 이런 형태로 A시(是)B A이(異)B 상(相)재 이렇게 나누게 되는 사정부터 먼저 살펴보기로 하자.
그래서 격자 이론으로 설명했던 그림을 다시 살펴보기로 한다.
[img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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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A 를 위 그림처럼 녹색의 사각형이라고 가정하자. 그런데 이와 관계를 문제삼는 b 의 형태가 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위와 같이 1,2,3,4,5 의 5 가지 유형으로 분류해볼 수 있다.
처음 A시(是)B 의 형태라고 분명하게 볼 수 있는 경우는 위그림에서 2 의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또 A이(異)B 의 형태라고 분명하게 볼 수 있는 경우는 위 그림에서 5 의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이 때 상(相)재라는 표현이 나타내는 경우가 나머지 경우와 관련해 문제된다.
1 의 부분을 놓고 보자. 1 부분에는 A 인 경우와 A가 아닌 부분이 함께 섞여 있다. 그런데 1 은 A에 포함된다. 3 의 부분을 놓고 보자. 3 부분은 모두 A 에 포함된다. 그런데 A 에는 3 인 부분과 아닌 부분이 섞여 있다. 4 의 부분을 놓고 보자. 서로 포함하지 않는다. 그런데 A 의 부분에는 B 의 부분인 경우와 아닌 경우가 섞여 있다.
그래서 상(相)재라는 표현이 위 가운데 어느 유형을 가리킨 것인지를 음미해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여하튼 여기서 부처님은 이렇게 서로의 관계의 경우수를 나열할 때 그러나 문제삼는 것은 그 어느 경우에도 해당되지 않음을 제시한다는 점에 핵심이 있다.
그래서 왜 그렇게 제시되는가를 또 자세히 음미해보아야 한다.
이는 이전에 격자이론에서 설명한 내용과도 일부 공통된다.
이 문제는 다음과 같이 살펴야 한다.
현실에서 자신이 여하튼 무언가를 가지고 스스로 자신이라고 여기고 임한다. 그리고 현실에서 모든 집착을 갖는 근본은 이런 자신과 관련된다. 즉 자신이 스스로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고 집착하는데 그런 자신이 현실에 있다가 어느 순간 없어진다면 어떻게 될까라고 불안해하고 또 자신이라고 여기는 부분과 관련해 어떤 부분에서 고통을 느끼면 역시 문제가 된다. 또 자신의 것이라고 여기는 부분에서 좋다고 보는 부분이 사라지게 되면 또 싫어하고 고통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나 자신의 것이라고 보는 부분이 나쁜 상태가 되면 역시 고통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자신의 지갑이나 안경이 오늘 갑자기 보이지 않는다면 상당히 문제로 여긴다. 더 나아가 자신이 곧 얼마 있지 않아 죽음을 맞이하면 세상에서 찾아 볼 수 없게 될 것 같으면 또 지극히 불안해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현실에서 또 자신과 무관한 일이면 예를 들어 태평양에 있는 섬이 하나 통채로 지진으로 없어져도 덤덤하게 여기는 것도 현실이다.
그래서 이처럼 현실에서 겪는 생사고통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런 현상을 일으키게 하는 자신의 정체부터 먼저 잘 확인해야 한다. 그래서 그렇게 자신이라고 여기는 것이 과연 무언가를 먼저 잘 확인해야 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는 그냥 현실 일체를 놓고 살필 수도 있지만, 현실에서 자신이 무언가 있다고 보는 그 일체를
어떤 범주에 의해 다 나열할 수 있는가를 또 살펴야 한다. 그래서 현실의 모든 것을 다 이 안에 포함시켜 살필 수 있는 범주를 마련해 놓고 그런 가운데 그런 각 내용을 하나하나 위와 같은 형태로 살펴보는 것이 자신의 정체를 스스로 확인할 때 유용하다.
자신의 방안에 물건이 많이 있다. 그런데 이것을 살필 때 그냥 하나하나 살피는 것도 방안이지만, 크게 책상위에 있는 물건과 책상 밖에 있는 물건 이렇게 나누는 것도 일종의 범주분류다.
이 경우 어떤 것도 이 범주안에 들지 않는 경우가 있으면 곤란하다. 그런데 또 어떤 것이 산만하게 이 범주에도 들어가고 다른 범주에도 들어가면 그것도 적절하지 않다.
그래서 처음 색수상행식이라고 제시한 내용은 현실에서 문제삼는 일체가 여하튼 이 범주안에는 들어가는 한편, 여기에도 들어가고 저기에도 들어가지는 않는다라는 기본적인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색수상행식의 범주를 이해할 때는 자신이 현실에서 문제삼는 어떤 것이 있을때 이 범주안에 들지 않는 것이 있는가부터 처음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이 색수상행식의 의미도 함께 잘 이해하게 된다.
그리고 또 어떤 것이 색에도 들어가고 수에도 들어가는가도 또 잘 실필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이 범주는 그런 부분에서는 부적절한 범주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현실 일체를 5 온의 범주로 제시한다는 것은 이 5 온을 살피면 곧 현실 일체를 다 살피게 된다는 의미다.
그래서 현실 일체를 놓고 그 가운데 자신이 무엇을 스스로 '자신'이라고 여기면서 임하고 있는가부터 잘 확인해보자는 의미다.
부처님은 이를 통해 평소 일반적으로 자신이라고 여기면서 대하는 그 내용이 결국 망집임을 제시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망집 때문에 앞과 같은 생사고통의 증상을 겪는다는 뜻이다.
참고로 나중에 『중관론』 등에서도 이런 형태로 나의 정체 확인문제를 다루기도 한다. (관법품)
그런데 『잡아함경』은 불교 경전 가운데 가장 기본적이고 기초적인 내용을 제시하는 경전이라고 하지만, 그 내용이 일반적인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어렵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런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 일반적인 입장에서 결코 쉽게 이해되는 부분은 또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현실에서 무언가가 존재한다고 보는 그 일체를 다 나열해 놓고 이 가운데 자신이 무엇을 평소 자신이라고 여기면서 망집을 일으켜 임하고 있는가부터 스스로 잘 확인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여기서 부처님은 '그 어느 경우도 올바른 판단이 아니다'라는 내용을 제시한다.
현실에서 일반적으로 'a는 b다'라는 판단이 잘못이라고 본다면 이는 그대신 'a는 b가 아니다'라는 판단이 옳다고 제시하는 것처럼 여기기 쉬운데 그것도 아님을 제시한다.
어떻게 보면 중관론에서 제시하는 내용과 사정이 같다.
그런데 왜 그런가를 이해하지 못하면 가장 기본적인 이런 내용도 결코 쉽지 않다.
○ 상재
한편 상재라는 표현도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현실에서 철수가 방안에 (앉아) 있다거나 집에는 창문이 (달려) 있다고 해보자. 또는 거울을 보니 그 거울면에 자신 모습이 (비춰 보이고) 있다고 해보자.
이 경우 철수가 방안에 있다고 해서 철수가 방이라고 하겠는가. 아니면 반대로 방을 철수라고 하겠는가 이런 문제부터 잘 검토해보아야 한다.
그런데 처음 일체를 분류하고 나서 그것을 전체적으로 놓고 자신이 문제삼는 a 와의 관계를 살필 때 이런 것부터 처음 문제된다.
참고로 이는 개념의 유개념 종개념간의 포함관계를 나타내는 경우와는 또 혼동을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
이는 자신이 현실에서 보거나 듣거나 만지거나 하는 내용을 놓고 이 가운데 무엇을 지금 자신이라고 하는가를 놓고 하나하나 잘 검토해 보는 문제다.
그래서 예를 들어 '선생님'이라는 개념은 '사람'이라는 개념 안에 포함된다 또는 '사람'이란 개념은 '생명'이란 개념 안에 포함된다. 또는 아니다. 이런 측면에서 각 관념의 관계를 살피는 것과는 다른 문제라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여하튼 현실에서 자신이 어디론가 움직여 가려고 생각하면서 움직일 때 함께 움직여 가는 부분이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이 있음을 현실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즉 현실에서 생활하면서 망집을 일으켜 자신이라고 여기면서 대하는 그런 부분이 있다. 그리고 임종시나 큰 사고를 당해 고통을 겪는다면 그렇게 여기고 대하는 그 부분과 관련해 무언가 문제가 생겨서 그런 상태에 놓인다. 또 그 상태가 되는데에는 일정한 원인이 된 내용들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산에서 발을 헛디뎌 굴러 떨어졌다. => 그래서 다리가 부러져서 아프다. 평소 운동은 안 하고 담배와 술만 심하게 섭취했다. => 어느날 숨도 못쉬겠고 온 몸이 아프다. 이런 관계가 파악된다.
현실에서 수행을 할 때도 이런 전제에서 겪는 생사고통을 벗어나려면 평소 무엇을 어떻게 하거나 하지 않아야 함을 제시하는 것이다.
그 기본에 평소 이렇게 자신이라고 보고 여기는 그런 각 내용을 나열해 놓고 그것이 과연 자신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인가. 이 문제를 잘 살피는 것이 기본이다. 물론 그 핵심은 결론적으로 그런 판단은 망집 증 망상분별이고 잘못된 판단임을 깨우치는 데에 있다. 즉 그렇게 여겨지게 되는 사정이 그렇게 있고 그래서 그런 내용들이 실다운 자신으로 여기게 되는 사정은 있지만, 그러나 그렇지 않다는 사정을 깨닫는 것이 필요하다. 그 바탕에서 생사고통을 겪게 하는 업을 중단하고 생사고통을 겪는 상황을 잘 견디고 벗어나오는 것이 요구된다는 의미다.
쉽게 되지는 않는다. 현재 살피는 『잡아함경』 부분에서는 부처님 밑에서 수행을 오래 한 제자들이 큰 병을 겪고 임종을 맞이하면서 극심한 고통을 겪는 상황에서 어떻게 생사고통을 벗어나는가. 또는 일단 극심한 생사고통을 받는 3 악도를 벗어나는가. 이런 부분에 대한 내용이 제시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평소 자신이라고 여기는 것을 놓고 자신의 정체부터 잘 확인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는 또 어떤 부분을 자신이라고 여긴다면 어릴 때부터 노인이 될 때까지 그 부분이 그렇게 유지되는가도 함께 잘 판단해보아야 한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은 그런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그래서 평소 갖는 망집은 그런 판단 자체에 어떤 문제점이 있고 또 그런 망집에 바탕해서 계속 업을 행하게 되면 그로 인해 어떤 과정으로 생사고통을 겪게 되는가를 잘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 자신이 스스로 자신이라고 여기는 내용이 있을 때 그런 내용이 자신이라고 여긴다면, 우선 왜 그런 내용이 자신이 아니라고 하는가를 이해해야 한다.
『잡아함경』과 같은 경전에서는 이런 문제를 제기하고 그에 대한 답으로 간단히 그렇지 않다라고 결론만 제시하고 왜 그렇지 않다라고 보아야 하는가에 대해 자세한 설명은 제시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을 간단히 그 결론만 이처럼 제시하는 그 사정이 무엇인가 하면 다른 경전에서 자세히 설명하는 내용이기도 하고 또 조금은 복잡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 한편 처음 기초적인 수행을 시작하는 입장에서는 이들 내용을 일일히 자세히 이해하기보다는 일단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그대로 믿고 받아들이고 그 바탕에서 수행을 행하는 것이 요구되기도 한다.
마치 병이 들었을 때 의사나 약사에게 처방전을 받아 약을 복용할 때 그 약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모르더라도 일단 그 약을 신뢰하고 복용해 병을 낫는 것이 요구되는 것과 사정이 같다.
현실에서 눈을 떠 자신이 스스로 자신이라고 보고 대하는 내용이 왜 자신이 아니라고 하는가에 대해서는 그간 다른 곳에서 자세히 살폈다.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그 자세한 내용을 반복하기는 상당히 번잡하고 복잡하다. 그래서 이들 내용은 그 곳에 미루고 여기서는 이처럼 망집에 바탕해 임하여 욕계의 생사고통에 매이게 된다는 사정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그래서 욕계에 묶이게 하는 오하분결의 내용이 그처럼 제시된다.
욕탐, 진에(분노), 유신견, 계금취견, 의 이렇게 욕계에 묶이게 하는 번뇌가 제시된다.
부처님이 제시하는 결론적인 내용을 일단 믿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또 한편 자체적으로 이치를 궁구하여 이해하지도 못하게 되면 우선 수행에 임하기 곤란하다.
그것은 신견 계금취견과 같은 잘못된 견해를 그대로 유지하며 망집에 바탕해서 탐욕과 분노를 쫒아 반응하고 행해가는 상태가 된다.
현실에서 생사고통을 극심하게 받는 바람직하지 않은 상태에 처하지 않게 하기 위해 이해관계 당사자 각각이 해야 할 내용을 경전에서 반복해 제시한다.
그리고 이 가운데 한 당사자만이라도 경전내용을 따르면 그런 비극적인 결과는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 관계에서 역시 경전의 가르침을 따라 실천하는 입장이 진정 복덕을 누리게 된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런 경전의 가르침을 따르는 경우가 희박한 것이 생사현실 문제다.
아낌없이 베풀라 - 도둑질하지 말라. 다른 생명을 괴롭히거나 보복해 해치지 말라 - 다른 생명이 괴롭혀 힘들어도 평안히 참고 견디라. 이런 관계도 사정이 같다.
그래서 생사현실에서 고통을 겪는 문제는 경전의 가르침을 제각기 따라 실천하지 않는 각 당사자들간의 가해와 피해가 중첩되고 반복되어 나타나는 내용이다. 그런 상태는 관계 당사자가 다 함께 경전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을 때 발생한다.
그런데 왜 현실에서는 이런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비극적인 고통을 극심하게 겪어나가게 되는가. 그것은 각 주체가 매 순간 각 입장이 각기 대하는 상황을 대단히 실답다고 여기며 집착하는 가운데 그런 상황에서는 도저히 그런 반응을 할 도리 밖에는 없다고 여기며 매순간 업을 행하고 반응해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생사고통을 예방하고 벗어날 수 있는 수행방안을 원만히 성취하려면 기본적으로 각 주체가 대하는 그렇게 대하게 되는 생사현실이 실답지 않고, 그래서 집착을 갖고 대할 내용이 아님을 잘 이해할 것이 요구된다.
그리고 그런 바탕이 될 때 경전에서 제시한 내용을 어려움없이 원만하게 성취할 수 있다.
또 그런 취지에서 현실이 집착을 갖고 그렇게 반응할 내용이 아님을 이해시키기 위해서 현실이 무상하고 무아 무자성 공하다는 사정을 반복해 제시하는 것이다.
한편 현실 일체가 무상하고 무아 무자성이고 공하다는 내용은 객관적으로 사정이 그렇기에 각 주체가 망집에 바탕해 생사고통을 극심하게 받는 상태를 그대로 방치해도 된다는 것이 아니다.
또 단순히 한 주체가 현실이 그러하다는 사정을 주관적으로 이해하고 관하면 어떤 고통을 겪는 상황에서도 그것만으로 어떤 생사고통도 다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다.
주관적으로 그 내용을 이해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필요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그에 바탕해 '실답지 않지만, 그러나 매 순간 생생하고 진짜처럼 여겨지는' 생사고통을 수행을 통해 실천해 극복해 벗어나는 수행 노력이 요구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그것이 곧바로 쉽게 되는 것이 아니다.
사정이 그렇기에 우선 예방차원에서 생사고통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수행방안부터 잘 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현실에서는 생사고통을 예방하는 이런 수행방안도 힘들고 어렵게 여기지만, 그래도 직접 당장 생사고통을 받는 상태보다는 훨씬 극복하고 행하기 쉬운 것이 수행 노력이다.
예를 들어 담배나 술을 예로 든다면, 담배나 술에 중독되어 질병이나 사고를 겪고 그런 고통을 겪는 상태를 극복하는 것보다는 예방적으로 그런 담배나 술을 끊고 그것을 견디는 것이 그나마 훨씬 더 낫다.
문제는 이 관계를 그렇게 보지 못하고 고통을 겪는 결과가 나타나기 전에는 자신이 행하는 업으로 그런 생사고통을 극심하게 겪는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외면하는 가운데 또 그런 업을 중지하고 수행을 하는 과정에서 당장 겪는 어려움만 힘들게 여기게 된다.
그래서 이 두 측면에서 겪는 어려움을 현실이 실답지 않음을 잘 관해서 극복해 벗어나와야 하는 것은 같지만, 그래도 생사고통을 미리 예방하는 수행을 행하는 것이 현명하고 또 그 과정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을 위와 같이 현실이 실답지 않고 공함을 잘 관하고 이해해서 잘 극복하는 것이 먼저 요구된다.
예방적인 수행단계에서 설령 그 어려움을 잘 극복해도 정작 생사고통을 겪는 상황에서는 그 내용으로 이를 잘 극복하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현실이 실답지 않음을 관하여 생사고통을 예방하는 수행을 하는 단계에서 겪는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정작 생사고통을 겪는 상황에 처할 때 그런 원칙적인 방안만으로 그 생사고통을 잘 극복해 벗어날 수 있다고 보기는 더욱 힘들다.
따라서 우선 예방적인 수행을 하는 단계에서부터 수행노력을 통해 잘 극복하고 이를 바탕으로 점차 수행을 해나감으로서 직접 생사고통을 겪는 상황들도 점차 극복해나갈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전도망상 증상이 심하고 그에 집착하는 정도가 심하면 이 상황에서 벗어나오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생사고통을 예방하는 수행을 하는 과정에서는 이런 수행과 생사고통을 벗어남 그리고 그런 수행을 행하지 않고 업을 행함과 그 결과로 받는 생사고통의 관계를 잘 이해하는 한편, 이들 내용이 다 같이 실답지 않는 가운데에서 망집을 바탕으로 겪게 되는 그 사정을 잘 이해하고 이 모든 과정에서 집착을 갖지 않아야 수행을 원만히 잘 성취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취지에서 생사현실이 무상하여 집착을 가질 내용이 아니고 또 그 내용이 무아 무자성 공하여 실답지 않음을 반복해 제시하게 된다. 그래서 이들 내용이 처음에 제시한 것처럼 본래 사정이 그러니 이처럼 현실에서 겪는 생사고통을 그대로 방치해도 무방하다는 등을 제시하고자 하는 취지가 아님을 잘 이해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