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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진리와실천
불기2564-10-06_제경요집-K1052-008 본문
『제경요집』
K1052
T2123
제8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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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제[있는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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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하 부분은 위 대장경 부분에 대해
참조자료를 붙여 자유롭게 연구하는 내용을 적는 공간입니다.
대장경 열람은 위 부분을 참조해주십시오.
『제경요집』
♣105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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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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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諸經要集 卷第八 帳
K1052
제경요집 제8권
석도세 편집
13. 보은부(報恩部)
〔여기에는 세 가지 연(緣)이 있음〕
1) 술의연(述意緣)
대개 들으니 삼보(三寶)의 중한 은혜는
네 종류의 중생[四生:胎ㆍ卵ㆍ濕ㆍ化]을 사랑하고 돕는 것이다.
시방을 교화하여 기를 적에 마치 외아들을 돌보는 것과 똑같이 여기나니,
그 근기가 아무리 미세해도 왕립하지 아니함이 없고
그 지혜로써 오는 것이 있으면 반드시 어루만져 주신다.
그리하여 마침내는 우전왕(優塡王)으로 하여금 형상을 조각하게 하였으니
무성해짐이 부광(浮光:물에 비치는 달 그림자)과 같았고,
사닉(斯匿:波斯匿王)은 형상을 주조하여 일으켜 세우고는 자리를 피하였다.1)
이런 일이 있은 뒤로는 신령하고 상서로운 일들이 여러 번 일어났고
아름다운 명성은 멀리까지 들려졌으니,
마치 풀이 바람부는 대로 쓰러지는 것과 같아서 기억하면 죄가 소멸하고 복이 생겨나며,
공경하면 그 선함이 먼 시대에까지 미친다.
이것은 진실로 여래께서 나의 법신을 길러주셨고
부모님께서 내 육신(肉身)을 길러주셨기 때문이다.
그 은덕(恩德)이 이미 깊고 하늘처럼 높고 멀어 갚기 어려운 일이거늘
더구나 다시 중한 은혜를 어겨 배반하고서야
어찌 고통의 바다에 영원히 잠기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런 까닭에 부인은 짐(鴆)2)새의 독약을 남편에게 먹였으나
남편은 도리어 나라의 후한 상을 받았고
나무꾼은 짐승을 해쳤다가 두 팔이 다 떨어졌던 것이다.
그러므로 『지도론(智度論)』에서 말하였다.
“은혜를 아는 것은 큰 자비의 근본이니 선
업(善業)의 첫 문을 열어 사람들의 사랑과 공경을 받고
명예(禮)가 멀리까지 들리며,
죽은 뒤에는 하늘에 태어나고 마침내는 부처님의 도를 이룰 것이다.
그러나 은혜를 알지 못하는 사람은
축생보다 더 심한 사람이다.”
2)보은연(報恩緣)
『정법념경(正法念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네 가지 은혜가 있으니,
그것을 갚기란 매우 어렵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어머니의 은혜요,
둘째는 아버지의 은혜이며,
셋째는 여래의 은혜요,
넷째는 법을 설해 주는 법사의 은혜이다.
만약 누구든지 이 네 종류의 사람을 공양하면
한량없이 많은 복을 얻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 세상에서는 남들의 찬탄을 받고
미래 세계에서는 보리(菩提)를 증득할 것이다.”
또 『대반야경(大般若經)』[제 사백사십삼 권에 있는 말이다]에서 말하였다.
어떤 사람이 물었다.
‘어떤 사람이 은혜를 아는 것이며 또한 은혜를 갚는 것입니까?’
응공(應供)이시며 정등각(正等覺)이선 분께서 대답하셨다.
‘부처님께서 바로 은혜를 알고 또 은혜를 갚는 분이니라.
왜냐 하면 일체 세간에서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는 사람치고
부처님보다 더 뛰어난 사람이 없기 때문이니라.’
또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중생이 은혜를 알고 되돌려 갚는다면 이 사람은 공경할 만하다.
작은 은혜도 오히려 잊어서는 안 되거늘
더구나 큰 은혜이겠는가?
설령 그가 여기에서 백천 유순(由旬)이나 멀리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오히려 내 곁에 가까이 있는 것과 다름이 없어서
나는 항상 그를 찬탄하고 칭찬할 것이다.
만약 어떤 중생이 은혜를 갚을 줄 모르는 사람이라면
큰 은혜도 오히려 기억하지 못하거늘
더구나 작은 은혜이겠는가?
그 사람은 나와 가깝지도 않고
나 또한 저를 가까이 하지도 않느니라.
정녕 그가 승가리(僧伽梨)3)를 결치고 내 곁[左右]에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람은 오히려 나와 멀리 있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비구들은 마땅히 은혜 갚기를 생각해야 하고
은혜 갚지 않는 것을 본받지 말아야 하느니라.’”
또 『사리불문경(舍利弗問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개 계를 받은 사람은 그 능력에 따라 준비하여 그에게 보시하되 물질의 많고 적들을 한정하지 말아야 한다.’
문수사리(文殊舍利)가 부처님께서 아뢰었다.
‘어찌하여 여래께서는 부모의 은혜는 너무도 크므로 갚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씀하시면서,
또 사승(師僧)의 은혜는 이루 다 칭량(稱量) 할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까?
그렇다면 어느 것이 더 크단 말씀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개 속가에 있는 사람이 부모에게 효도하고 섬기면서 그 슬하에 있는 것은 낳아 길러주신 은혜를 갚으려는 것이 아니요,
낳아 길러주선 은혜가 깊기 때문에 크다고 말한것이다.
만약 스승을 쫓아 배워서 지견(知見)을 개발(開發)했으면 그 다음로 큰 은혜인 것이다.
대개 출가한 사람이 부모가 있는 나고 죽는 집을 버리고 법의 문에 들어와 미묘한 법을 받았으면 그것은 법사(法師)의 힘이다.
법의 몸을 낳아 길러주시고 공덕의 재물을 내어 지혜의 목숨을 길러주셨으니 그 공보다 더 큰 것은 없다.
다만 그 낳은 바를 따라서 다음이라고 했을 뿐이다.’
또 『중음경(中陰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미륵(彌勒)에게 물으셨다.
‘염부제(閻浮提)에서 아이가 태어나 땅에 떨어져서부터 세 살에 이르기까지 어머니의 품에 안겨서 먹은 젖이 얼마나 되겠느냐?’
미륵이 대답하였다.
‘먹은 젖이 일백팔십 곡(斛:섬)인데 그것도 다만 어머니의 뱃속에서 먹은 사분(四分)은 제외된 것입니다.
동방의 불우체(弗于逮)에서는 아이가 태어나 땅에 떨어져서부터 세 살이 되기까지 먹는 젖이 일천팔백 곡이며,
서방의 구야니(拘耶尼)에서는 아이가 태어나 땅에 떨어져서부터 세 살이 되기까지 먹는 젖이 팔백팔십 곡이며,
북쪽의 울단왈(欝單曰)에서는 아이가 태어나 땅에 떨어지면서부터 언덕 위에 내다 앉힙니다.
그리하여 길 가는 사람들이 손가락을 물려주면 칠 일 만에 성인이 됩니다.
그 국토에는 젖이 없고 중음(中陰)에 처해 있는 중생들은 바람을 마십니다.’[옛 사람이 쓰는 작은 되[升]는 지금 당(唐)나라 되로 한 되가 옛날 되로는 세 되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먹는 젖이 매우 많은 것같이 느껴진다.]”
또 『난보경(難報經)』에서 말하였다.
“왼쪽 어깨 위에 아버지를 얹고 오른쪽 어깨 위에 어머니를 얹고 천 년이 지나도록 등 위에서 보는 대ㆍ소변을 다 받아낸다 하더라도 오히려 그 부모의 은혜는 다 갚을 수 없느니라.”
또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 말하였다.
“부모에게 효순(孝順)하고 공양한 공덕의 과보(果報)는 일생보처(一生補處)보살의 공덕과 꼭 같느니라.”
또 『육도집경(六度集經)』에서 말하였다.
“예전에 보살은 대리가(大理家)로서 거억(巨億)의 재산을 쌓아두고 늘 삼존(三尊:三寶)을 받들고 중생들을 사랑으로 대하였다.
시장에 나갔다가 자라를 파는 것을 보고 슬픈 마음이 생겨 값이 얼마냐고 물었다.
자라 주인은 보살에게 자비(慈悲)스런 덕이 있음을 알고 대답하였다.
‘백만금입니다.’
보살이 대답하였다.
‘좋습니다.’
보샅은 그 자라를 사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서 물에 놓아 주었다.
그 자라가 재미있게 놀다가 떠나가는 것을 보고
보살은 슬프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여 맹세하며 말하였다.
‘온갖 어려운 데를 만나더라도 편안하고 온전하기가 지금 이와 같게 하소서.’
이렇게 큰 서원을 세우자,
모든 부처님께서 훌륭하다고 칭찬하셨다.
자라는 그 후 어느 날 밤에 와서 보살이 있는 방문을 갉았다.
보살은 문에서 이상한 소 리가 나자 곧 나가보았다.
자라가 보살에게 말하였다.
‘저는 막중한 은혜를 입고 몸이 안전해졌으나 무엇으로 은혜에 보답할 길이 없습니다.
다만 물 속에 사는 미물인지라 물의 영허(盈虛 :사정)만은 잘 알고 있어서 드리는 말씀입니다만 장자 큰 홍수가 나서 틀림없이 큰 해를 입게 될 것입니다.
부디 하루 속히 배를 점검하십시오.
그 때가 임박해지면 맞이하러 오겠습니다.
대답하였다.
‘참으로 착하구나.’
이튿날 새벽에 대궐 문에 나아가 이 사실을 왕에게 알렸다.
왕은 예전부터 보양에 대한 좋은 소문을 듣고 있던 터라 그 말을 믿고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옮겨가 대피하였다.
드디어 때가 되자 자라가 왔고 홍수가 들이닥쳤다.
자라가 말하였다.
‘빨리 내려와 배를 타십시오.
내가 사는 곳을 찾아가면 아무런 탈이 없을 것입니다.’
배가 얼마쯤 가다 보니 그 뒤에 뱀 한 마리가 배를 향해 왔다.
보살이 말하였다.
‘저 뱀을 구제해주자.’
자라가 말하였다.
‘매우 좋은 일입니다.’
다시 여우 한 마리가 물에 떠내려 오는 것을 보고 또 말하였다.
‘건져주자.’
자라가 대답했다.
‘좋은 일입니다.’
또 보니 어떤 사람이 제 뺨을 치며 하늘을 보고 울부짖고 있었다.
‘불쌍히 여기시어 제발 저의 목숨을 건져 주십시오.’
보살이 말하였다.
‘건져주자.’
자라가 말하였다.
‘부디 건져주지 마십시오.
대개 사람이란 거짓이 많아 끝내 믿을 것이 못됩니다.
은혜을 배반하고 세력을 좇으면서 흉악한 짓을 좋아하고 반역하는 일을 좋아합니다.’
보살이 말하였다.
‘짐승들은 이렇게 구제해 주면서 내가 사람들은 천하게 여긴다면 어찌 그것을 인(仁)이라고 하겠는가?
나는 차마 그렇게 하지 못하겠다.’
그리고는 그 사람을 건져주었다.
자라가 말하였다.
‘후회하겠구나.’
마침내 풍토(豐土)로 가기 위하여 보살에게 하직 인사를 하며 말하였다.
‘이제 은혜를 다 갚았으니 바라건대 물러가겠습니다.’
보살이 대답하였다.
‘나는 여래ㆍ무소착(無所着)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을 증득한 사람이니 반드시 그대를 제도해 주리 라.’
자라가 말하였다.
‘매우 훌륭하십니다.’
자라가 물러가자 뱀과 여우도 각각 떠나갔다.
여우는 굴 속에서 살다가 옛날 사람들이 숨겨두었던 자마금(紫磨金) 일백 근을 얻어 기뻐하며 말하였다.
‘마땅히 이것으로 저 사람의 은혜를 갚아야겠다.’
여우는 돌아와서 보살에게 아뢰었다.
‘소충(小蟲)이 큰 은혜를 입어 보살것없는 목숨을 건졌습니다.
저는 굴 속에 기거하는 미물인지라 굴을 구하여 스스로 편안하게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굴 속에서 금 백 근을 얻었습니다.
이 굴은 무덤도 아니요,
집도 아니니,
저 금은 겁탈한 것도 아니요,
도적질한 것도 아닙니다.
내 정성으로 마련한 것이온데 현자(賢者)께 바치고 싶습니다.’
보살은 깊히 생각해 보았다.
〈이것을 받지 않아 헛되이 버려진다면 아무런 이익이 없을 것이니 저 빈민(貧民)들에게 보시하여 중생들을 구제하는 것도 또한 좋지 않겠는가?
〉
그리고는 곧 그것을 받았다.
물에 떠내려가던 사람이 그것을 보고 말하였다.
‘나와 반씩 나누어 가집시다.’
보살이 곧 열 근을 그에게 주자 물에 떠내려가던 사람이 말하였다.
‘당신은 무덤을 파고 그 금을 빼앗았으니 그 죄를 어떻게 하겠소?
그 절반마저 나누어 주지 않으면 내 반드시 유사(有司)에게 고발할 것이오.’
보살이 대답하였다.
‘나는 이것을 저 가난으로 고통받는 백성들에게 골고루 나누어 주려고 하는데 당신 혼자 차지하려고 하는 것은 너무도 지나친 일이 아니오?’
물에 떠내려 가던 사람이 마침내 유사에게 고발하였다.
보살은 구속되었으나 호소할 곳이 없어 오직 삼존(三尊)께 귀명(歸命)하고 스스로를 꾸짖고 후회하며 말하였다.
‘부디 저 중생들을 불쌍히 여기시어 하루 속히 팔난(八難)4)다른 학설이 있으니,
왕난(王難)ㆍ적난(賊難)ㆍ화난(火難)ㆍ수난(水難)ㆍ병난(病難)ㆍ인난(人難)ㆍ비인난(非人難)ㆍ독충난(毒虫難)을 말하기도 한다.
에서 벗어나게 하고 원결(怨結)로 인해 지금의 나처럼 되지 말게 하여 주소서.’
뱀과 여우가 한자리에 모여 말하였다.
‘이 일을 어떻게 하면 좋겠는가?’
뱀이 말하였다.
‘내가 장차 그 분을 구해야겠다.’
그리고는 좋은 약을 입에 문 채 감옥문을 열고 감옥 안으로 들어가서 보살을 보니 얼굴 모습이 수척해지고 창백하였으며 마음엔 슬픔이 가득했다.
뱀이 보살에게 말하였다.
‘이 약을 몸에 지니고 계십시오.
제가 장차 태자의 발가락을 물어 그 독이 매우 심하여 아무도 고칠 수 없게 하겠습니다.
그러면 현자께서는 그 때 이 약을 가지고 고쳐주겠다고 자청하시어 상처에 붙이면 저절로 나을 것입니다.’
보살은 잠자코 뱀이 시키는 대로 했다.
이윽고 태자의 목숨이 장차 마치려 할 즈음 왕이 영을 내렸다.
‘누구든지 태자의 병을 고쳐 주면 그를 상국(相國 :政丞)으로 봉하여 나와 함께 나라를 다스리게 하리라.’
보살이 위에서 들은 대로 자청하여 가서 약을 붙이자 태자의 병이 즉시 낳았다.
왕은 기뻐하면서 그 까닭을 물었다.
보살이 그 본말(本末)을 자세히 이야기 하자 왕은 탄식하고 스스로를 꾸짖으며 말하였다.
‘내가 암둔하기가 너무도 심했구나.’
그리고는 즉시 물에 떠내려 가던 사람을 벌주고 온 나라에 큰 사면령(赦免令)을 내리고는 보살을 상국으로 삼있다.
그리고는 보살의 손을 잡고 궁중으로 들어가 함께 앉아 부처님 법에 대하여 담론(談論)을 즐기며 마침내 태평성대를 이룩하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사문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 그 이가(理家:보살)는 바로 지금의 내 몸이었고,
그 국왕은 바로 미륵의 전신이며,
자라는 바로 지금의 아난이요,
여우는 바로 추로자(秋露子)이며,
뱀은 곧 지금의 목련(目連)이요,
물에 떠내려가던 사람은 바로 조달(調達)이니라.
보살은 자비와 지혜의 도무극(度無極:波羅蜜)으로 이와 같이 보시를 행하였느니라.’
또 『신바사론(新婆沙論)』에서 말하였다.
“옛날 건타라국(揵駄羅國)의 가니색가왕(黃田內侍)에게 어떤 황문(黃門:內侍)이 있었다.
그는 항상 궁 안의 일만 감독하다가 잠깐 성 밖으로 나갔었다.
그는 소떼를 보았는데 그 수효가 오백 마리쯤 되었다.
그 소떼가 성 안으로 들어오자 소 모는 사람에게 물었다.
‘이 소들은 다 무슨 소인가?’
대답하였다.
‘이 소는 장차 그 종자를 없애려는 소입니다.’
그러자 황문(黃門)은 스스로 생각하였다.
‘나는 전생에 악업을 지어 남자 구실도 못하는 몸을 받았으니,
이제 마땅히 돈을 주고라도 이 소들을 환난에서 구해주어야겠다.’
그리고는 마침내 그 대가를 치루고 그 소들을 구해주었다.
이러한 선업의 힘 때문에 이 황문은 곧 남자의 몸을 회복하였다.
그러자 그는 매우 기뻐하면서 잠시 후에 성 안으로 돌아와 궁문(宮門) 앞에 서서 기다린 채 사람을 시켜 왕에게 한 번 뵙기를 청한다고 아뢰게 하였다.
왕은 이상하게 여겨 곧 불러들여 그 이유들 물었다.
그 때 황문은 이 앞서 있었던 일들을 자세히 아뢰었다.
왕은 그 말을 듣고 한편으론 놀랍고 한편으론 기뻐서 그에게 귀한 보배와 재물을 후하게 주고 다시 높은 벼슬자리로 승진시켜 그로 하여금 바깥 일을 맡아 보게 하였다.”
3) 배은연(背恩緣)
『백유경(百喩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옛날 어떤 부인은 그 성질이 절도 없이 황음(荒婬)하여 욕정이 너무나 왕성하였으므로 늘 그 남편을 미워하였다.
그리하여 그는 항상 어떤 방책(方策)을 생각하여 자주 그 남편을 해치려고 하였다.
그래서 갖가지로 계획을 세워보았으나 그 짱을 얻지 못했다.
그러던차에 마침 납펀이 이웃 나라에 사선으로 가게 되었다.
그녀는 몰래 독을 넣어 만든 환약을 남편에게 주면서 그것으로써 남편을 해치려고 거짓으로 남편에게 말하였다.
‘당신이 지금 사신이 되어 먼 길을 가시는데 혹 뭐라도 부족한 것이나 없을지 염려됩니다.
그래서 지금 내가 오백 개의 환희환(歡喜丸)을 만들었습니다.
이것으로 양식을 삼고 노자돈에도 보태도록 하십시오.
이렇게 당신을 보냅니다만 당신이 만약 국경을 벗어나서 남의 나라로 가시자면 배고프고 피곤할 때가 있을 터이니 그 때마다 이것을 잡수십시오.’
남편은 그 말대로 그것을 받아 가지고 길을 떠나 다른 나라 경계에까지 갔으나 미처 그것을 먹지 못했다.
그러다 깜깜한 밤이 되어 숲 속에서 자다가 사나운 짐승들이 두려워 나무 위로 피해 올라가는 바람에 그 환희환을 잊고 나무 아래에 그대로 두었었다.
그 날 밤에 오백 명의 도적을 만났는데 그들은 그 나라 왕의 딸 오백 필과보물들을 훔쳐 가지고 그 나무 밑에 와서 쉬었다.
도망쳐 왔기 때문에 모두들 목마르고 배고프던 차에 그 나무 아래 놓아둔 환희환을 보고 모든 도적들이 가져다가 각각 한 알씩 먹었다.
약의 독기가 성해지자 오백 명의 도적떼는 한꺼번에 다죽어버렸다.
그 때 나무 위에 있던 사람들은 이튿날 새벽에 이 도적떼들이 나무 밑에 죽어 있는 것을 보고 시험해 보고는 그 시체를 칼로 찔러 놓기도 하고 활로 쏘아 놓고는 그 말들과 재물과 보배를 거두어 가지고 그 나라로 달려갔다.
그 때 그 나라의 왕은 많은 군사를 데리고 도적들의 뒤를 쫓아오다가 도중에서 이 사람들을 만났다.
그 나라 왕은 이 사람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어떤 사람이며 어디에서 그 말을 얻었느냐?’
그 사람들이 대답하였다.
‘우리들은 아무 나라 사람들인데 길에서 도적떼를 만나 서로 쏘고 찌르고 하면서 싸우다가 오백 명의 도적들은 지금 다 나무 밑에 한꺼번에 죽어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우리가 이 말과 보배를 거두어 가지고 당신의 나라로 가는 중입니다.
만약 내 말을 믿을 수 없으면 가서 도적들이 장에 찔려 살해된 현장을 보고 오십시오.’
이 왕은 곧 측근이면서도 믿을 만한 사람을 보내 살펴보게 하였는데 과연 그들의 말과 같았다.
왕은 매우 기뻐하면서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고 찬탄하였다.
이윽고 나라로 돌아와 그 사람들에게 후한 상을 주었고 또한 마음을 봉해 주었다.
그 왕의 옛 신하둘은 다 이 사람들을 질투하여 왕에게 아뢰었다.
‘저들은 먼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라서 아직 복종할지 믿기가 어려운데 어찌하여 경솔하게 그처럼 사랑하고 후하게 대우하시며,
심지어 벼슬까지 주어 저희 옛 신하들보다 더 우대하십니까?’
먼 나라에서 온 사람들이 그 말을 듣고 나서 이렇게 말하였다.
‘어느 용맹 있는 사람이 나와 함께 시합해 보겠습니까?
저 넓은 평원『(平原)』에서 그 기예를 능히 한 번 겨루어 보시기를 간청합니다.’
옛 신하들은 깜짝 놀라 감히 대적하려는 사람이 없었다.
그 뒤 그 나라의 큰 광야(曠野)에서 사나운 사자가 길을 막고 사람을 죽이고 왕의 도로까지 끊어버렸다.
그 때 그 나라의 옛 신하들이 함께 상의하였다.
‘저 먼 나라에서 온 사람은 용맹이 있어 아무도 대적할 이가 없다고 스스로 말하고 있다.
그러니 지금 저 나그네가 만일 이 사자를 죽여 나라의 해룰 제거한다면 얼마나 기특한 일이겠는가?’
이렇게 의논을 하고 나서 왕에게 아뢰었다.
왕이 그 말을 듣고 나서 곧 그 사람에게 칼과 창을 주면서 사자가 있는 곳으로 보냈다.
그 때 먼 나라에서 온 사람은 이미 왕명을 받고 난 뒤라 그 마음을 단단히 먹고 사자가 있는 곳으로 갔다.
사자가 그 사람을 보자 기운을 떨쳐 큰 소리를 치면서 그 사람 앞으로 날To게 달려왔다.
먼 나라에서 온 사람은 놀랍고 두려워서 곧 나무 위로 올라갔다.
그러자 사자는 입을 벌리고 머리를 치켜든 채 나무 위를 쳐다 보았다.
그 사람은 두렵고 황급한 나머지 가지고 있던 칼을 사자의 입 속에 떨어뜨렸다.
그리자 사자는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그 때 먼 나라에서 온 사람은 기뻐 뛰면서 왕에게 가서 아뢰었다.
그러자 왕은 배나 더 예우하여 대접하니,
온 나라 사람들도 모두 공경하고 감복하며 한결 같이 찬탄하였다.”
또 『제경요집(諸經要集)』에서 말하였다.
“어떤 사람이 숲 속에 들어가서 나무를 베다가 정신이 햇갈려서 길을 잃었다.
때마침 큰 비는 쏟아지고 날마저 저물었는데 배고픈 데다 날씨까지 추웠다.
더구나 모진 벌레와 사나운 짐승들까지 그를 해치려고 하였다.
이 사람은 석굴(石窟) 안으로 들어갔다.
그 안에는 큰 곰 한 마리가 있었는데,
그는 그 곰을 보고 놀라 도로 나오려고 하자 곰이 그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두려워하거나 무서워하지 마시오.
이 집은 따뜻하니 여기에서 주무십시오.’
그 때 이레 동안 계속해셔 비가 내렸는데,
곰은 늘 단 과일과 맛있는 물을 그 사람에게 공급해 주었다.
칠 일 만에 비가 멎자 곰은 그 사람을 데리고 나와 그에게 길을 알려 주면서 말하였다.
‘나는 죄를 지은 몸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나를 미워합니다.
만약 어떤 사람이 묻더라도 나를 보았다는 말을 하지 마십시오.’
그 사람은 그렇게 하겠노라 대답하고 돌아오는데 그 사람 앞에 여러 사냥꾼들이 나타나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어디에서 오십니까?
어떤 짐승 무리들을 보시지는 못했습니까?’
대답하였다.
‘큰 곰 한 마리를 보기는 했지만 내가 그에게 은혜를 입었기 때문에 당신들에게 가르쳐 줄 수가 없습니다.’
사냥꾼이 말하였다.
‘당신은 사람의 무리입니다.
사람끼리 서로 만났는데 어찌 그렇게도 곰을 아끼십니까?
지금 한 번 길을 잃으면 어느 때에 다시 오겠습니까?
당신이 나에게 곰이 있는 곳을 가르쳐 주면 나는 당신에게 곰 고기를 더 많이 드리겠습니다.’ 이 사람은 마음이 돌변해 곧 사냥꾼을 데리고 가서 곰이 있는 곳을 가르쳐 주었다.
사냥꾼은 곰을 잡아 즉시 많은 고기를 그에게 주었고,
이 사람이 손을 펼쳐 곰고기를 받으려 하자 그의 두 팔이 한꺼번에 떨어졌다.
사냥꾼이 말하였다.
‘당신에게 무슨 죄라도 있습니까?’
대답하였다.
‘이 곰은 나를 마치 아버지가 친자식을 돌보듯 보살펴 주었는데 나는 지금 그 은혜를 배반하였으니 이는 그 죄의 과보입니다.’
사냥꾼도 원망스럽고 두려워서 감히 그 고기를 먹지 못하고 그 고기를 가져다가 여러 스님들에게 보시하였다.
그 중 나한(羅漢)이 여러 하좌(下座) 스님들에게 말하였다.
‘이 곰은 바로 보살아었소.
마래 세상에 출현하여 마땅히 부처가 될 것이니,
그 고기를 먹지 마시오.’
그리고는 곧 탑을 세우고 공양하였다.
땅은 그 말을 듣고 온 나라에 영을 내렸다.
‘은혜를 배반한 사람은 아무도 이 나라에 살지 못하게 하라.’”[『신바사론(新婆沙論)』에는“그 때 상좌는 고기를 보고 곧 보살의 고기임을 알고 모두 취하여 향나무에 불을 지펴 그 고기를 태운 뒤에 그 뼈를 거두어다가 솔도파(窣堵波:탑)를 세우고 예배하고 공양하기를 마치 부처님의 탑에 하듯 하였다”고 되어 있다.
〉
또 『구색록경(九色鹿經)』에서 말하였다.
“옛날에 보살의 몸은 아홉 가지 색깔을 띤 사슴이었다.
그 사슴의 털 색깔은 아홉 가지 색깔이었고 그 뿔은 희기가 눈과 같았다.
늘 항하강(恒河江)가에서 물을 마시고 풀을 뜯어 먹으면서 항상 한 마리 까마귀와 친한 친구가 되었었다.
그 때 물 속에 어떤 사람이 빠져 물결을 따라 떠내려오면서 잠겼다 떴다 하다가 머리를 치켜 들고 하늘을 우러러 울부짖었다.
‘산신(山神)ㆍ수신(樹神)ㆍ하늘ㆍ용신들은 어째서 저를 불쌍히 여기지 않습니까?’
사슴은 그 말을 듣고 물로 내려가 그를 건져주려 하면서 말하였다.
‘그대는 내 둥에 타서 내 뿔을 꼭 잡으시오.’
사슴은 그 사람을 짊어지고 언덕 위로 올라갔다.
물에 빠졌던 사람을 땅에 내려놓자 그는 사슴을 세 바퀴 돌고 사슴을 향해 머리를 조아리면서 말하였다.
‘바라건대 당신은 대부(大夫)가 되시오.
나는 종이 될 터이니 나를 시켜 물을 긷고 풀을 뜯어오라고 하시오.’
사슴이 말하였다.
‘그럴 필요 없습니다.
우선 각각 제 갈 길로 갑시다.
당신이 내 은혜를 갚으려거든 내가 있는 이 곳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십시오.
사람들은 내 가죽과 뿔을 탐내어 틀림없이 와서 나를 죽일 것입니다.’
그 때 국왕의 부인이 밤에 자다가 꿈 속에서 아홉 가지 색깔의 사슴을 보고 곧 병이 든 것처럼 핑계대고 일어나지 않았다.
왕이 그 까닭을 묻자 그녀가 대답하였다.
‘제가 어젯밤 꿈에 범상치 않은 사슴을 보았습니다.
그 털빚은 아홉 가지 색깔이었고 그 뿔은 눈처럼 희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그 가죽을 얻어 요를 만들고 그 뿔로는 불자(佛子)의 자루를 만들고 싶습니다.
왕께서는 꼭 저를 위하여 구해 주십시오.
왕께서 만약 구해 주지 못하신다면 저는 장자 죽고 말 것입니다.’
왕은 곧 온 나라에 수집하게 하였다.
‘만약 누구든지 그 사슴을 구해오는 자가 있으면 마땅히 나라를 나누어 주어 다스리게 하리라.
그리고 금 발우에 은 곡식을 가득 담고 그 은 발우에는 금 곡 식을 가득 담아 상으로 주리라.’
물에 빠졌던 사람이 그 말을 듣고 부귀를 취하고 싶어서 생각하였다.
‘사슴은 곧 축생(畜生)이다.
그것이 죽고 사는데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그리고는 왕에게 가서 그 사슴이 있는 곳을 알고 있다고 말하였다.
왕은 크게 기뻐하며 말하였다.
‘네가 만약 그 가죽과 뿔을 얻어 오면 이 나라의 반을 주겠노라.’
그러자 물에 빠졌던 사람의 얼굴에 문둥병처럼 부스럼이 생겼다.
물에 빠졌던 사람이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이 사슴은 비록 축생이기는 하나 큰 위신(威神)이 있습니다.
왕께서는 마땅히 많은 군사를 출동시켜야만 비로소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왕은 곧 많은 군사를 출동시켜 곧바로 항하강 가로 갔다.
그 때 까마귀는 나무꼭대기에 앉아 있다가 왕의 군대가 오는 것을 보고 곧 사슴을 불러 말하였다.
‘친구여,
우선 일어나시오.
왕의 군사들이 오고 있습니다.’
사슴이 일부러 깊히 잠든 체하고 일어나지 않자 까마귀가 내려와 사슴의 귀를 쪼있다.
사슴은 그제서야 놀라 일어나서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돌아보았다.
그러나 달아날 곳이 없었다.
사슴은 곧 왕의 수레 곁으로 갔다.
왕의 곁에 있던 신하가 쏘려고 하자 왕이 말하였다.
‘쏘지 말라.
이 사슴은 범상한 사슴이 아니다.
이 사숨은 아마도 천신(天神)일 것이다.’
사슴이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부디 나를 쏘지 마십시오.
나는 예전에 대왕의 나라에 한 사람을 살려준 적이 있습니다.’
사슴은 다시 꿇어앉아 왕에게 물었다.
‘누가 대왕님께 내가 여기 있다고 말해 주었습니까?’
왕은 곧 수레 곁에 있는 문둥병 환자의 얼굴을 한 사람을 가리키며 이 사람이라고 하였다.
사슴은 곧 머리를 들어 이 사람의 얼굴을 살펴보다가 눈에서 눈물을 흘리면서 스스로 견디지 못해 하였다.
‘이 사람이 전에 물에 빠졌을 적에 나는 신명(身命)을 아끼지 않고 스스로 물 속에 뛰어들어 이 사람을 업고 나와 내 이야가를 하지 않기로 서로 약속했었습니다.
사람이 은혜를 갚을 줄 모른다면 물 속에서 건져낸 나무조각만도 못할 것입니다.’
왕은 부끄러운 얼굴로 말하였다.
‘너는 그런 은혜를 받고도 어째서 도리어 이 사슴을 죽이려고 했느냐?’
그리고 즉시 온 나라에 칙명을 내렸다.
‘만약 누구든지 이 사슴을 쫓아내는 사람이 있으면 마땅히 오족(五族)을 벌하리라.’
그러자 많은 사슴 수천 마리가 모두 와서 이 사슴을 의지하고 물도 마시고 풀을 뜯어 먹으면서 곡식에 피해를 주지 않았다.
그리고 이 나라는 비와 바람이 때를 맞추었고 오곡(五穀)은 풍성하였으며,
사람들은 질병이 없어 그 세상은 태평하였다.
그 때 아홉 색깔의 사슴은 바로 지금의 내 몸이고 까마귀는 바로 지금 아난이며,
국왕은 지금의 부왕(父王)이신 열두단(悅頭檀)이니라.
그 때 왕의 부인은 지금의 손타리(孫陀利)이고 당시 물에 빠졌던 사람은 바로 지금의 조달(調達)이니라.
내가 비록 착한 마음으로 그를 대하였으나 그는 늘 나를 해치려고만 하니 지극한 마음을 가지기가 어렵느니라.”
또 『작왕경(雀王經)』에서 말하였다.
“옛날에 보살의 몸이 참새왕이었을 때 인자한 마음으로 중생을 구제하였었다.
어떤 호랑이가 몸에 난 부스럼을 치료하기 위하여 짐승을 잡아먹다가 짐승의 뼈가 그 호랑이의 이빨에 끼어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굶주린 까닭에 거의 죽게 되었다.
그러자 참새왕이 그 호랑이의 입 속에 들어가 뼈를 쪼았는데 날마다 이와 같이 하다가 참새의 입 안에도 부스럼이 생겨 몸이 매우 수척해졌다.
그러나 다행히도 호랑이 이빨에 끼었던 뼈가 나와 호랑이는 살아나게 되었다.
그러자 참새는 나무 위로 날아 올라가 부처님의 경전을 설하였다.
‘살생은 흉악하고 모진 행위로서 이보다 더 큰 악은 없느니라.’
호랑이는 이 참새가 경계하는 말을 듣고 벌컥 화를 내며 말하였다.
‘네가 바로소 내 입을 벗어나더니 감히 말이 많아졌구나.’
참새는 그 호랑이를 교화할 수 없음을 알고 곰 빠르게 날아가 버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때의 참새왕은 바로 지금의 내 몸이요 호랑이는 바로 지금의 조달이니라.’“
또 『잡보장경(雜寶藏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제바달다(提婆達多)는 마음에 항상 악한 생각을 품고 세존(世尊)을 해치려고 하였다.
이에 활 잘 쏘는 바라문 오백 명을 고용하여 그들로 하여금 활과 화살을 가지고 세존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활을 당겨 부처님을 쏘게 하였다.
그러나 부처님을 쏟 화살은 온갖 꽃으로 변해버렸다.
오백 바라문은 이 신통 변화를 보고 모두들 크게 두려워하고 무서워하여 곧 활과 화살을 내던지고 부처님께 예배하고 참회하였다.
부처님께서 그들을 위해 설법해 주시자 모두들 수다원도(須陀洹道)를 증득하였다.
그들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바라옵건대 저희들이 출가하여 도를 배울 수 있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장하구나.
비구들이여,
어서들 오라.’
그러자 머리털과 수염이 저절로 떨어지고 법복(法服)이 몸에 입혀졌다.
부처님께서 거듭 그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시자 그들은 다 아라한도(阿羅漢道)를 증득하였다.
모든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신통력이 너무도 희유(希有)하옵니다.
제바달다(提婆達多)는 늘 부처님을 해치고자 하나 부처님께서는 항상 크게 자비한 마음을 내십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단 오늘만 이와 같이 한 것이 아니니라.
과거 어느 때에 바라내국(波羅奈國)이었느니라.
그는 오백 명의 장사꾼들과 함께 바다에 들어가 보물을 캤다.
보물을 얻어서 되돌아오다가 바닷물이 소용돌이 치는 곳에 이르러 물 속의 나찰을 만났는데,
그들이 배를 잡고 놓아주지 않자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였다.
많은 장사꾼들이 크게 놀라고 두려워하면서 다 같이 외쳤다.
‘천신ㆍ지신(神) 그리고 여러 일월신(日月神)들이시여,
누가 큰 자비로 우리들을 구제해 주시렵니까?’
그 때 등의 너비가 일 리(里)쯤 되는 큰 거북 한 마리가 마음 속으로 불쌍한 생각이 들어 배가 있는 곳으로 다가와 많은 사람을 등에 싣고 곧 바다를 건네 주었다.
그리고 나서 그 때 거북은 깜박 졸고 있었는데 장사꾼 불식은은 큰 돌로 이 거북의 머리를 때려 죽이려고 하였다.
그러자 모든 장사꾼들이 말하였다.
‘우리들은 이 거북의 은혜를 입고 어려움에서 구제되어 목숨을 건졌습니다.
그런데 그 거북을 죽인다면 이것은 상서롭지 못할 뿐더러 은혜도 모르는 짓입니다.’
불식은이 말하였다.
‘우리가 배고픔을 해소하는 것이 더 시급한데 어찌 은혜를 생각하겠느냐?’
그리고 곧바로 거북을 죽여 그 고기를 먹었다.
그러자 그 날 밤에 큰 코끼리떼가 그들을 다 밟아죽여 버렸다.
그 때의 큰 거북은 바로 지금의 나요,
그 때 불식은은 바로 지금의 제바달다이며,
오백 상인은 지금 출가하여 도를 증득한 오백 명의 바라문이니라.
나는 옛날에도 저들을 구제하여 액난을 변하게 해 주었고 지금도 그 생사의 근심을 없애 주었느니라.’
또 『불설전단수경(佛說栴檀樹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기억하여 받도록 하라.
어느 때 유야리국(維耶離國)에 오백 명의 사람들이 바다에 들어가서 보물을 캐어 가지고는 배는 내버려 둔 채 걸어서 돌아오게 되었다.
그들은 깊은 산을 지나가다가 날이 저물자 그곳에서 자게 되었다.
이튿날 아침 일찍 출발할 때에 사백구십구 명은 다 먼저 떠나고 한 사람만 깊은 잠에 빠져 동료들을 잃고 말았다.
마침 하늘에서 큰 눈이 내려 갈 길마저 잃어버리고 산중에서 궁색한 액운을 당하여 통곡하며 하늘에 울부짖었다.
그 때 커다란 전단향(栴檀香)나무가 있었는데,
그 나무의 신이 궁색해진 사람에게 말하였다.
‘여가 그대로 머물러 있으십시오.
내 몸소 옷과 밥을 공급해 줄 터이니 내년 몸이 되거든 떠나도록 하십시오.’
궁색해진 사람은 곧 그곳에 머물러 있다가 이름해 삼월(三月)이 되자 나무 신에게 말하였다.
‘은혜를 받아 신명을 보전했으나 조그만 보답도 할 수가 없습니다.
돌아보건대 양친(兩親)이 지금 본토(本土)에 계십니다.
진실로 돌아갈 수 있는 달만을 생각해 왔으니 바라건대 떠나게 하여 주십시오.’
나무신은 말하였다.
‘좋습니다.
마음대로 하십시오.’
그리고는 한 덩어리 금을 주면서 말하였다.
‘여기에서 얼마 안 가면 틀림없이 당신의 마음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궁색했던 사람이 떠나는 날이 되자 나무 신에게 물었다.
‘이 나무는 향기롭고 깨끗하여 세상에 보기드문 것입니다.
지금 마땅히 돌아감에 있어서 부디 그 이름이나마 알았으면 합니다.‘ 나무신이 말하였다.
‘부디 묻지 마시오.’
궁색한 사람이 다시 말하였다.
‘이 나무 그늘에 의지하여 석 달이나 지냈으니,
만약 본국에 돌아가면 마땅히 나무의 은혜를 널리 선전해야 할 것입니다.’
나무의 신이 그제서야 말하였다.
‘나무의 이름은 전단(栴檀)으로서 뿌리ㆍ줄기ㆍ가지ㆍ잎은 사람의 온갖 질병을 고치며,
그 향기는 멀리까지 풍기므로 세상에서 기이한 것이라오.
그리하여 사람들이 모두 탐내어 구하니 부디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시오.’
궁색한 사람이 본국에 돌아오자 친족들이 기뻐하였다.
그 후 얼마 안 되어 국왕이 두통(頭痛)병에 걸려 천지(天地)와 산수(山水)의 모든 신에게 기도하고 제사하였으나 아픈 것이 조금도 낫지 않았다.
이름 있는 의원이 진맥을 하고 나서 오직 전단향을 얻어 병을 치료해야 병이 나을 수 있다고 하였다.
왕이 곧 그 약을 구하였으나 민간에서는 전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러자 곧 온나라에 명을 내렸다.
‘전단향을 구해 오는 사람은 제후로 봉해 주고 왕의 딸을 아내로 주리라.’
그 때 궁색했던 사람은 상으로 내리는 녹이 후하다는 말을 듣고 곧 왕의 처소로 가서 아뢰었다.
‘제가 전단향이 있는 곳을 알고 있습니다.’
왕이 곧 장신(匠臣:측근의 신하ㆍ목수)을 시켜 궁색했던 사람을 데리고 가서 향나무를 베어 오라고 하였다.
나무가 있는 곳에 이르러 사자(使者)가 그 나무를 보니 크고 곧으며 가지는 무성했고 꽃과 열매는 밝게 빛났다.
이런 희귀한 것을 보았기 때문에 마음 속으로는 차마 그 나무를 베는 것이 용납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 나무를 베지 않으면 왕명을 어기는 것이 되므로 주저하고 배회(徘徊)하면서 어찌할 줄을 몰라했다.
그 때 나무의 신이 공중에서 말하였다.
‘어서 베어라.
그러나 그 뿌리만은 그대로 두도록 하라.
베고 난 뒤엔 그 뿌리에 사람의 피를 바르고 간(肝)과 창자로 그 위를 덮도록 하라.
그러면 나무는 저절로 살아나서 옛날처럼 회복될 것이다.’
사자는 나무 신의 이와 같은 말을 듣고 곧 사람을 시켜 베게 하였다.
궁색했던 사람이 그 나무 곁에 머물고 있었는데,
나무 가지가 땅에 떨어지면서 그 가지 끝이 궁색했던 사람을 치어 죽였다.
사자는 곧 측근 사람들과 의논하였다.
‘어제 나무의 신이 말하기를 〈꼭 사람의 피와 간과 창자를 구해 나무 뿌리에 제사지내라〉고 하였는데 마땅히 누구의 것으로 해야 할지 몰랐었다.
그런데 마침 이 사람이 죽었으니 이것으로 충당하자.’
그리고는 곧 그의 배를 갈라 간과 피를 취하여 나무 신이 시킨 대로 하였더니 나무는 곧 살아나 본래대로 회복되어 옛날과 전혀 다름이 없었다.
그들은 벤 나무를 수레에 싣고 본국으로 돌아왔다.
의사가 그 나무를 왕에게 올려 왕의 병이 쾌유되자 온 나라 사람들이 다 기뻐하였다.
왕은 곧 국내에 영을 내려 병이 있는 사람은 모두 나오라고 하여 그 향을 주자 그들의 병도 다 나았다.
그리하여 온 나라 백성들이 모두 기뻐하고 마침내는 태평성대를 이룩하였다.
그 때 아난이 물러 앉아 머리를 조아리며 아뢰었다.
‘그 궁색했던 사람은 어찌하여 은혜를 갚을 줄 모르고 나무 신령과의 맹세를 어겼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랜 옛날 유위(維衛)부처님 때에 아버지와 형제 모두 세 사람이 살고 있있다.
그 아버지는 항상 재계를 받들어 실천하여 일찍이 게을리한 적이 없었고,
형은 항상 중정(中庭)에서 공중에 향을 피워 시방의 부처님들께 공양하곤 하였다.
그러나 어린 아우는 어리석어 삼존(三尊)을 알지 못하고 번번히 옷으로 향 불을 덮어 끄곤 하였다.
형이 동생에게 말했다.
〈이 일은 매우 중대한 일인데 너는 어째서 이를 범하느냐?
〉
아우는 원망하고 욕설을 하면서 말하였다.
〈맹세코 말하거니와 형의 두 발을 꼭 끊어버리겠소.
〉
그러자 형도 다시 생각하였다.
〈이 아우를 꼭 때려 죽이리라.
〉
아버지가 말하였다.
〈너희 두 아들의 싸움은 나의 머리를 아프게 하는구나.
〉
그 때 큰 아들이 되받아 말하였다.
〈내 몸을 부수어 가지고 약을 만들어 아버지의 머리 아픈 병을 고쳐드리겠습니다.
〉
입으로 한 말들이 거짓말이 아니었기 때문에 세상마다 죄를 받았다.
아우는 나쁜 마음을 내어 형의 발을 끊겠다고 했다가 뒤에 과연 사람을 데리고 가서 나무 몸통을 베었고,
형은 아우를 때려 죽이리라고 했다가 지금 나무의 신이 되어 결국 나무의 몸통에 붙어 있다가 동생을 때려 죽이게 된 젓이다.
그 때 국왕은 머리를 앓던 그의 아버지로서 재(齋)를 받들고 정진했기 때문에 존귀하게 될 수는 있었으나 그 때 말하기를 〈나로 하여금 머리를 아프게 한다〉 고 했으므로 뒤에 결국 머리가 아팠으니 각각 그 재앙을 받은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죄와 복의 보응(報應)은 마치 그램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느니라.’
게송으로 말한다.
거룩하신 능인(能仁)이시여,
자비로 구제하기를 제일로 살아
가회를 타고 감응하는 곳으로 달려가
가엾고 불쌍히 여겨 돌보아 주시네.
여우는 금을 주었고 뱀은 상을 받게 하였으며
엄인(閹人:內侍)은 몸이 완전해졌으니
은혜를 알고 공덕을 갚음은
유명(幽冥:神)이 감응한 때문일세.
역부(逆婦)가 남편을 독살하려 하였으나
하늘이 그 목숨 늘려 주어
도적도 짐승도 해치지 못했고
도리어 수명이 길어지는 보답 있었네.
은혜를 어기고 이치를 배반하면
재앙[禍害]이 제 자신을 위태롭게 하리니
향을 탐하여 나무를 베었기에
간장과 피를 나무 신에게 발랐네.
14.
방생부(放生部)
〔여기에는 네 가지 연(緣)이 있음〕
1) 술의연(述意緣)
대개 들으나 원원(元元:人民 또는 蒼生)의 잡스러운 무리도 생(生)을 탐내지 않는 것이 없고,
준준(蠢蠢:꿈틀거리는 미미한 벌레)하고 미혹한 무리도 모두 죽음을 두려워할 줄 안다.
그런 까닭에 수풀을 잃어 몸이 드러난 호랑이는 목숨을 여막 안에 맡기었고,
깃을 꺾인 놀란 새는 마침내 몸을 책상 곁에 던졌던 것이다.
그러나 양생(楊生)이 참새를 기름에 있어 어찌 옥환(玉環)에 뜻을 두었겠으며,
공씨(孔氏)가 거북을 놓아줄 때에도 본래 금인(金印)에는 마음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몰래한 약속이 어그러지지 않아 아름다운 과보가 그렇게 이르렀던 것이다.
그러므로 인과(因果)의 업행(業行)은 밝고 환하기가 해와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큰 자비의 교화는 괴로움을 구제하는 것으로 단서를 삼고,
큰 서원의 마음은 중생을 제도하는 근본을 삼는다.
다만 오도(道)5)의 이름 있는 종족들이 다 솥을 벌려 놓을로써 서로 자랑하고 삼보(三寶)6)의 일인(逸仁)이 짐승을 잡음으로써 의무를 다했다고 하지 않음이 없으니,
중생들이 무슨 죄가 았기에 억울하게 잔혹한 형벌을 당해야 하며,
함식(含識)은 어째서 아무 허물도 없으면서 함부로 절여지거나 삶김을 당해야 하는가?
그리하여 원한의 영혼이 끊이지 않고 고통의 과보로써 서로 갚게 하는 일을 초래하는가?
이제 그대들에게 권하노니 함께 자비의 행을 닦아 위험에 빠져 두려워하고 있는 것들을 모두 다 살아갈 수 있게 놓아 주어서 비록 그것들이 날짐승이건 물고기이건 간에 마음대로 마시고 쪼아 먹게 할 것이요,
마땅히 자줏빛 비늘과 붉은 꼬리로 하여금 다 강호(江湖)에 서로 이어지게 할 것이며,
비단 가슴과 푸른 깃털 등을 하늘에 노닐게 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혹 삼귀(三歸)를 허락받고 도를 깨달으면 눈 먼 용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그것은 네 가지 진리[四諦]를 듣고 하늘에 태어나면 또한 앵무새와 같을 것이니,
다 함께 오래 사는 터전을 세우고 모두 항상 사는 과보를 초래하게 하라.
2)흥해연(興害緣)
『열반경(涅槃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열여섯 가지 악한 율의(律儀)가 있다.
어떤 것이 그 열여섯 가지인가?
첫째는 이익을 위해 양을 먹이고 길러 살이 찐 뒤에 다른 데에다 파는 것이요,
둘째는 이익을 위해 그것을 사서 잡아 죽이는 것이며,
셋째는 이익을 위해 돼지를 먹이고 길러 살이 찌고 나면 다시 다른 곳에 파는 것이요,
넷째는 이익을 위해 그것을 사서 잡아 죽이는 것이며,
다섯째는 이익을 위해 소나 송아지를 먹이고 길러 살이 찌고 나면 다른 곳에 파는 것이요,
여섯째는 이익을 위해 그 것을 사서 잡아 죽이는 것이며,
일곱째는 이익을 위해 닭을 길러 살이 찌게 하고 살이 찌고 나면 다른 데에 파는 것이요,
여덟째는 이익을 위해 그것을 사서 잡아 죽이는 것이다.
아홉째는 물고기를 낚는 것이요,
열째는 사냥하는 사람이며,
열한째는 겁탈(劫奪)하는 것이요,
열두째는 괴회(魁膾:死刑執行人)이며,
열셋째는 그물로 나는 새를 잡는 것이요,
열넷째는 이간질하는 말을 하는 것이며,
열다섯째는 옥졸(獄卒)이요,
열여섯째는 용의 주문을 외우는 것이다.
능히 중생을 위하여 이와 같은 열여섯 가지 악법을 아주 끊어버리면 이것을 계율을 닦는 것이라고 말하느니라.”
또 『잡아비담심론(雜阿毘曇心論)』에서 말하였다.
“열두 가지 불율의(不律儀)7)에 머무르는 것이 있다.
첫째는 양을 잡는 젓이요,
둘째는 닭을 가르는 것이며,
셋째는 돼지를 기르는 것이요,
넷째는 새를 잡는 것이며,
다섯째는 물고기를 잡는 것이요,
여섯째는 사냥을 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도적질을 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괴회(魁膾)이며,
아홉째는 옥지기요,
열째는 용의 주술을 부리는 것이며,
열한째는 개를 잡는 것이요,
열두째는 엿보고 있다가 사냥하는 것이니라.
양을 잡는다는 것은 양을 죽이는 것을 말하나니,
살생할 마음으로 기르거나 팔거나 죽이면 그것을 다 양을 잡는다고 말한다.
닭을 기르고 돼지들 기르는 것도 모두 이와 같다.
새를 잡는다는 것은 새를 잡아서 생활해 나가는 것이니,
물고기를 잡는 것과 사냥하는 것도 다 이와 같다.
도적질을 한다는 것은 항상 겁탈하고 해치는 것이다.
괴회라고 하는 것은 사람을 죽임으로써 스스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옥지기라는 것은 감옥을 지킴으로써 스스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용의 주술을 부린다는 것은 주술을 익혀 용이나 뱀 따위를 희롱하고 즐김으로써 스스로 생활해 나가는 것이다.
개를 잡는다는 것은 전다라(旃陀羅)요,
엿보다가 사냥한다는 것은 왕가(王家)의 사냥꾼을 말한다.
또 『대법론(對法論)』에서 말하였다.
“불율의(不律儀)의 업이란 어떤 것인가?
이른바 양을 잡고 닭을 기르며,
돼지를 기르고 새를 잡으며,
물고기를 잡고 사슴을 사냥하며,
토끼를 그물로 잡고 겁탈하고 도적질하며,
사람을 죽이고 소를 잡으며,
코끼리를 묶고 단을 세워 용에게 주술을 부리며,
감옥을 지키고 참소하여 얽어매며,
남에게 손해 보이기를 좋아하는 것 등이다.
양을 잡는다는 것은 생활하기 위하여 양을 잡거나 기르거나 매매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닭이나 돼지 따위를 길러 그 요구에 따르는 것이다.
코끼리를 얽어맨다는 것은 항상 산림(山林) 속에 살면서 야생 코끼리를 잡아 훈련시키는것이다.
단을 세우고 용에게 주술을 부린다는 것은 주술을 익혀 용이나 뱀 따위를 희롱하고 즐김으로써 스스로 생활해 나가는 것이다.
모함하여 얽어넣는다는 것은 이간하는 말로 다른 이의 친분을 파괴함으로써 그것을 가지고 생활해 나가는 것이다.
혹은 저 종성(種姓)가운데 태어나거나 혹 저 사업을 지닌다고 하는 것은 이른바 그 집에 태어나거나 또는 다른 집에 태어나거나 간에 차례대로 약속한 현재 그 업을 행하는 것이다.
결정이라는 것은 이른바 몸과 말 등 모든 방편을 우선으로 여겨 기한을 정해 그 업을 현재 세계에서 행하는 것이니,
이런 것들을 불율의의 업이라고 말한다.”
3)방생연(放生緣)
『범망경(梵網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만약 불자(佛子)가 자비한 마음 때문에 방생업(放生業)을 행한다면 그것은 모든 남자들은 바로 나의 아버지요,
모든 여자들은 다 나의 어머니이기 때문이다.
나의 삶이란 태어날 때 어느 곳으로부터도 생을 받지 아니함이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육도(六道)의 중생들은 다 나의 부모이다.
그런데 그것을 잡아 먹으면 그것은 곧 나의 부모를 죽이는 것이요,
또한 나의 옛 몸을 죽이는 것이다.
일체의 땅과 물은 바로 내 과거의 몸이요,
일체의 불과 바람은 바로 내 본래의 몸이다.
그러므로 항상 방생을 행하여 생(生)마다 생을 받아야 한다.
만약 세상 사람이 축생 죽이는 것을 보거든 부디 방편으로써 구제하고 보호하여 그 고난(苦難)에서 풀어주고,
항상 교화하고 보살계(菩薩戒)8)를 강설하여 중생을 구제하라.
또 부모나 형제가 죽은 날에는 법사를 청해다가 보살계와 경률(經律)을 강설하여 그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어줌으로써 그로 하여금 모든 부처님을 뵙고 사람이나 천상에 태어나게 하라.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경구죄(輕垢罪)를 범하는 것이니라.”
또 『승기율(僧祇律)』에서 말하였다.
“일체 도인과 속인 등 일곱 부류의 대중들은 모두 꼭 물을 걸러서 마셔야 한다.
만약 걸러서 물을 얻고 나면 손바닥의 미세한 무늬를 보듯이 그것을 다 자세히 살펴보라.
살펴보는 시간은 큰 코끼리가 한 바퀴 돌거나 대나무를 실은 수레를 한 바퀴 돌리는 동안 만큼 하되,
반드시 벌레가 없음을 알고 난 뒤에 써야 한다.
믿을 만한 사람이면 그를 시켜서 물을 걸르게 하고 믿을 수 없는 사람이면 제 손으로 직접 걸러 벌레를 잡아 본래 물을 걸어왔던 곳에 가져다 놔라.
만약 물을 걸어온 곳이 멀거나 가깝거나 거기 있는 못이나 우물이 칠 일 동안 마르지 않을 것 같으면,
그 벌레를 그 곳에 넣어주라.
만약 그 물에 벌레가 있는 줄을 알면 그릇이나 노끈을 남에게 빌려주지 말고 못이나 강물에 벌레가 있으면 큰 소리로 이렇게 외쳐라.
‘이 물에 벌레가 있다.’
만약 누가 그 까닭을 묻거든 이렇게 대답하라.
‘장자여,
직접 그 물을 보십시오.’
만약 그가 친구이거나 스승이면 이렇게 말하라.
‘여기엔 벌레가 있으니 꼭 물을 걸러서 써야 합니다.’
또 『십송률(十誦律)』에서 말하였다.
“어떤 두 비구는 일찍이 부처님을 뵌 적이 없었으므로 왕사성에 계시는 부처님을 뵙고자 북쪽에서부터 먼 길을 함께 갔다.
길 가는 도중에 목이 말랐는데 마침 벌레가 있는 물을 만났다.
계율을 깨뜨린 사람이 말하였다.
‘우리 함께 이 물을 마십시다.’
계율을 지키는 사람이 말하였다.
‘물 속에 벌레가 있는데 어떻게 마실 수 있겠습니까?’
계율을 깨뜨린 사람이 말하였다.
‘우리가 만일 이 물을 마시지 않으면 틀림없이 목이 말라 죽을 것이니,
그렇게 되면 부처님을 뵐 수 없을 것이오.’
그리고는 곧 그 물을 마시고 떠났다.
그러나 계율을 지키는 사람은 계를 지키기 위해 그 물울 마시지 않고 마침내 목이 말라 죽고 말았다.
그리하여 그는 곧 삼십삼천에 태어나서 원만한 마음을 갖추고 먼저 부처님께로 가서 머리와 얼굴을 부처님 발에 대어 예배하였다.
부처님께서 그를 위해 법을 설하시니,
그는 법안(法眼)이 깨끗해져서 삼귀계(三歸戒)를 받은 뒤에 다시 천상으로 돌아갔다.
그 때 물을 마신 사람은 뒤에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부처님을 뵈었다.
부처님께서는 사부대중을 위해 설법하신 다음 곧 옷을 헤쳐 금색의 몸을 보이시며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너희들은 나의 육신을 보고자 하지만 그것이 어찌 계율을 지키는 것만 하겠느냐?
우선 내 법선(法身)과 지혜의 몸을 보아라.’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지금부터 만약 비구가 이십 리 밖을 나가면서 물 거르는 주머니를 지니지 않으면 죄를 범하는 것이다.
만약 자기에게 없다 하더라도 동행안 이에게 있으면 여행을 허락한다.’
또 출정(出征)나가는 군인과 교화하러 다니는 어떤 비구니가 있었다.
그 사람들은 다 화살촉을 물 거르는 주머니 안에 넣어가지고 다니다가 그것을 찌고 물을 걸렀다.
관청 사람이 이 사실을 왕에게 알리자 왕은 그 말을 듣고 성이 나서 모두 죽이려고 하며 말하였다.
‘너희들은 조그만 벌레를 보고서도 오히려 겁을 내어 죽이지 못하거늘 하물며 적을 보게 되면 그들을 죽일 수 있겠느냐?’
행인(行人)들이 왕에게 각각 글을 올렸다.
‘작은 벌레라도 만약 나라에 해를 끼친다면 신들이 모두 죽여버리겠습니다.
그러나 그 벌레들에겐 이미 아무런 원한이 없는데,
무슨 까닭에 물을 결러 마시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십니까?’
왕이 그 말을 듣고 모두 놓아 주었다.
이 행인의 뜻이 자비했기에 그의 선근(善根)의 힘으로 말미암아 도적들이 모두 와서 투항하였다.”
또 『정법념경(正法念經)』에서 말하였다.
“하룻밤 지난 물을 만약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미세한 벌레들이 생겼을까 염려되으로 혹 거른 것이 아니면 마시거나 쓰지 말라.
이것을 세지불살계(細持不殺戒)라고 말한다.”
또 『지도론(智度論)』에서 말하였다.
“과거 세상 어느 때에 많은 백성들이 병에 걸려 누렇게 뜨고 하양게 여의있다.
보살이 그 때 붉은 고기가 되어 스스로 그 살을 병든 사람들에게 보시하여 그 병을 고쳐주었다.
또 어떤 보살이 있었는데 한 마리 새의 몸이 되어 숲 속에서 살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 사람이 깊은 물에 들어갔다가 사람이 다니지 않는 곳에서 물귀신의 몇에 걸려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 보였다.
보살9)이 향산(香山)까지 가서 어떤 약초를 구해다가 그 그물 위에 바르자 그 물의 노끈이 삭아버려 그 사람은 풀려날 수 있었다.
보살은 전생에 이와 같은 등의 일을 하면서 한량없이 많은 본생(本生) 동안에 구제해 준 것이 많기 때문에 이것을 『본생경(本生經)』이라고 말한다.”
또 『십송률(十誦律)』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과거 세상 어느 때에 설산 가까운 산 기슭에 사슴 왕이 있었는데,
그 이름이 위덕(威德)이었다.
그는 오백 마리 사슴의 왕이 되었다.
그 때 사냥꾼은 곡식을 흩어서 짐승을 유인하는 덫을 놓았다.
사슴왕이 앞서 가다가 오른쪽 다리가 덫에 걸렸다.
사슴왕은 생각하였다.
〈만약 내가 이 모습을 보이면 모든 사슴들은 감히 곡식을 먹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곡식은 내가 다 먹어 없애야겠다.
〉
그리고는 그 다친 다리의 모양을 보였다.
그러자 모든 사슴들은 다 도망가고 오직 암사슴 한 마리만 남아 있다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저기 사냥꾼이 오고 있습니다.
부디 애써 방편을 써서
이 덫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 때 사슴왕이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내가 애써 방편을 쓰다 보니
온힘이 이마 다 떨어졌고
게다가 털로 만든 덫이 더욱 죄어들어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답니다.
암사슴은 사냥꾼이 온 것을 보고 그를 향해 게송으로 말하였다.
당신은 예리한 칼로
먼저 내 몸부터 죽이시오.
그런 뒤에 부디 놓아주시어
저 사슴왕을 떠나게 해 주십시오.
사냥꾼이 그 말을 튿고 가엾고 불쌍한 마음이 생겨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내 결국 너를 죽이지 않겠노라.
그리고 사슴왕도 또한 죽이지 않겠노라.
너와 사슴왕을 놓아줄 터이니
어디로든지 마음대로 떠나가거라.
사냥꾼은 곧 사슴왕을 풀어주었다.’
부처님께서 이어 말씀하셨다.
‘옛날의 사슴왕은 바로 지금의 내 몸이요,
그 때 그 오백 명의 사슴은 지금의 오백 비구이니라.
그 때 또 기러기왕이 있었는데 사냥꾼이 그 기러기를 포획하였다.
그러자 함께 다니던 기러기가 기러기왕을 대신하여 제 목숨을 버리려고 다시 돌아와 게송으로 서로 말을 주고 받았다.
사냥꾼은 이들을 가엾게 여겨 두 마리 기러기를 모두 놓이주었다.
기러기는 그 뒤에 보물을 구해다가 사냥꾼에게 은혜를 갚았다.
그 대의(大意)는 앞의 사연과 같다.’”
또 『지도론』에서 말하였다.
“왕이 사슴의 말을 듣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도 사실은 축생에 불과한 짐승일 뿐이나
이름은 사람 머리를 한 사슴이라 한다.
너는 비록 사슴의 몸이지만
이름을 사슴 머리를 한 사람이라 해야겠구나.
이치로써 말한다면
형상만 가지고 사람이라고 할 수는 없다.
만약 자비한 마음이 있다면
비록 짐승이라 해도 실은 사람이니라.
나는 오늘부터 시작해서
일체의 고기는 먹지 않으리.
나는 무외(無畏)의 보시로써
우선 너의 마음을 편안케 하리라.”
또 『선견율(善見律)』에서 말하였다.
“목련(目連)이 아육왕(阿育王)을 위해 『본생경(本生經)』을 연설하였다.
‘대왕이시여,
지나간 옛날에 자고(鷓鴣)새 한 마리가 있었는데 사람을 위해 새장에 갇혀 시름하고 두려워하면서 문득 크게 울부짖으니,
동료들이 구름처럼 몰려와 사람에게 잡혀 죽였습니다.
자고새가 도인(道人)에게 물었습니다.
〈저에게 죄가 있습니까?
〉
도인이 대답하였습니다.
〈네가 소리내어 울 때에 그들을 죽이려는 마음이 있었느냐?
〉
자고새가 말했습니다.
〈내가 울 때 친구들이 모여들었을 뿐 죽이려는 마음이 없었습니다.
〉
도인이 대답하였습니다.
〈만약 죽일 마음이 없었다면 네게는 아무 죄도 없다.
〉
그리고는 다음 게송을 말하였습니다.
업이 같지 않아서 부딪치는 것이요.
마음이 같지 않아서 일어나는 것이다.
착한 사람은 마음을 잘 거두어 머무르니
죄가 무작정 너에게 오는 것이 아니니라.’
또 『승기율(僧祇律)』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세상 어느 때에 향산(香山) 속에는 선인(仙人)들의 거주지가 있었고,
그 산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못 하나가 있었다.
어느 땐가 물 속에 있던 자라 한 마리가그 못 가에 나와 먹이를 구하여 다 먹 고 난 뒤 햇볕을 쬐면서 입을 벌린 채 자고 있었다.
그 때 향산 속의 모든 원숭이들이 못에 들어가 물을 마시려고 언덕으로 올라갔다가 이 자라가 입을 벌리고 자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 때 원숭이는 문득 음심이 생겨 그 신생(身生:生殖器)을 자라의 입 속에 넣었다.
그러자 자라가 놀라 깨어나면서 입을 다물어 그것을 육갑(六甲)속에 감추었다.
게송으로 말한 것과 같다.
어리석은 사람은 모양에 집착하나니
그것은 마치 자라에게 물린 것과 같다.
지조를 잃으면 마라(魔羅:魔軍)에게 붙잡혀
도끼를 쓰지 않고서는 떨어지지 않는다네.
그 때 자라는 급히 원숭이를 붙들고 물 속으로 들어가려고 하였다.
원숭이는 황급하고 두려워 이런 생각을 하였다.
〈만약 내가 물 속에 들어가면 죽음 것임은 결코 의심할 여지가 없다.
〉
그렇지만 원숭이는 고통스럽고 힘이 빠져 자라에게 모든 것을 맡겼고 물에 뜬 채 벙벙 돌며 끌려다녔는데,
어떤 험한 곳을 만나자 자라가 반듯이 누웠다.
그러자 원숭이는 두 손으로 자라를 껴안고 이런 생각을 하였다.
〈어느 누가 장차 나를 위하여 이 고통에서 벗어나게 해 줄 수 있을까?
〉
원숭이는 일찍부터 그 선인이 사는 곳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마땅히 나를 구원해 주리라고 생각하고 곧 이 자라를 안고 그가 사는 곳으로 갔다.
선인은 멀리서 이 모습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쯧쯧,
기이한 일이로다.
저 원숭이가 무슨 생각으로 저런 장난을 하였는가?
〉
원숭이에게 일부러 말했다.
‘바라문(婆羅門:원숭이)이여,
무슨 보물을 발우에 가득 담아 가지고 오셨습니까?
무엇을 믿고 나에게 오셨습니까?’
그 때 원숭이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는 어리석은 원숭이
아무 죄도 없는 남을 괴롭혔다네.
재액을 구원하실 현사(賢士)여
목숨이 다급하여 오래 가지 못할 것입니다.
바라문이여,
오늘날
만약 나를 구원해 주지 않으신다면
순식간에 이 신생(身生)이 끊겨
곤액스러운 채 산 속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그 때 선인이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내 생각으로는 너를 벗어나게 하여
저 산 속으로 돌아가게 하고 싶지만
염려스럽구나.
너희 원숭이의 세계에선
옛 모습으로 다시 살아갈테니.10)
그 때 저 선인이
그들을 위해 전생의 일을 설해 주었네.
자라야,
네가 전생 때엔
일찍이 이름을 가섭(迦葉)이라 했었고
원숭이야,
네가 과거 세상에선
이름을 교진여(憍陳如)라 했었느니라.
과거에도 이미 음욕의 행하였나니
이제는 그런 버릇 끊어야 한다.
그러자 가섭이 교진여를 놓아주어
저 산림(山林)으로 돌아가게 하였다.
[자라는 이 말을 듣고 곧 원숭이를 놓아주었다.].”
4)구액연(救厄緣)
『출요경(出曜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남해에 갑자기 풍랑이 일어 해일(海溢)이 생겼다.
그 때 어떤 큰 고기 세 마리가 얕은 물에 흘러들어와 저희들끼리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우리들이 이런 재액을 만나 넘쳐 흘러 들어온 물이 빠지지 않고 있으니,
차라리 물을 거슬러 큰 바다로 돌아가자.’
그러나 배가 물을 막고 있어 넘어갈 수가 없었다.
첫 번째 고기는 있는 힘을 다해 배를 뛰어넘어서 건널 수가 있었고,
두 번째 고기는 풀을 의지해 지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세 번째 고기는 기력이 다하여 마침내 어부에게 잡히게 되었다.
부처님께서 그것을 보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 날이 지나가면
목숨도 따라 줄어든다.
마치 적은 물 속에 있는 고기와 같나니
여기에 무슨 즐거움이 있으리.”
또 『미륵소문본원경(彌勒所問本願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본래 도를 구할 때엔 수없이 많은 고생을 했었다.
과거 세상 어느 때에 왕태자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보화(寶華)였다.
그는 얼굴이 단정하고 매우 아름다웠는데,
그가 동산에 놀러 나갔다가 문둥병 환자 한 사람을 만났다.
그 환자에게 물었다.
‘무슨 약을 써야 그대의 병이 치료되겠는가?’
문둥병 환자가 대답하였다.
‘왕의 몸의 골수와 피를 내어 제 몸에 바르면 그 병이 곧 나을 것입니다.’
태자는 그 말을 듣고 나서 곧 자신의 몸을 베어 골수와 피를 내어 병자에게 주고 지극한 마음으로 보시하면서도 마음 속에 후회나 한을 품지 않았다.
그 때의 그 왕태지는 바로 지금의 내 몸이니라.
사대해(四大海)의 물은 오히려 되 [升]로 되어보면 헤아릴 수 있겠거니와 내 몸의 골수와 피는 이루 다 헤아 릴 수 없나니,
정각(正覺)을 구했기 때문이다.’
또 『대집경(大集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넓은 들판에 보살은 귀신의 몸으로 나타났고 산지(散脂)보살은 사슴의 몸으로 나타났으며,
혜거(慧炬)보살은 원숭이의 몸으로 나타났고 이애(離愛)보살은 암양의 몸으로 나타났으며,
진루(盡漏)보살은 거위왕의 몸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이 오백 명의 모든 보살들은 각각 온갖 여러 가지 몸으로 나타났는데 그 몸에서는 다 큰 향기와 광명이 나왔다.
그 보살마다 각각 손에 등불을 들고 시방 부처님을 공양하기 위하여 일곱 부처님 이하 이와 같은 여러 부처님을 위해 다 함께 그 권속이 되었다.
그리하여 다섯 가지 계를 받아 지니고 보리심(菩提心)을 내었다.
일체 중생들을 조복(調伏)받아 그들로 하여금 보리심을 내게 하려고 그런 몸을 다 받은 것이니라.”
또 『잡보장경(雜寶藏經)』에서 말하였다.
“옛날 어떤 아라한 도인이 한 사미(沙彌)를 길렀는데 이 사미가 이레 뒤에는 틀림없이 목숨을 마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하여 그에게 휴가를 주어 집으로 돌려 보내면서 이레가 되는 다음 날에는 꼭 돌아오라고 했다.
그 사미는 스님에게 하직인사를 하고 곧 집으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도중에 개미떼들이 물을 따라 떠내려 가면서 거의 죽게 된 것을 보았다.
그러자 그는 자비의 마음을 내어 스스로 가사를 벗어서 흙을 담아 물을 막고는 개미들을 집어 높은 언덕 마른 곳으로 옮겨 모두 살려 주었다.
그리고 칠 일이 지난 다음날 스승이 계신 곳으로 돌아왔다 스승은 매우 괴이하게 여겨 잠시 선정에 들어 천안(天眼)으로 관찰해 보았다 그랬더니 그것은 다른 복덕이 아닌 그가 개미를 구해준 인연 때문에 칠 일 만에 죽지 않고 목숨이 연장된 것임을 알있다.“[또 오래된 탑을 수리해도 수명이 늘어나고 또 가람의 담 벽에 구멍이 난 것을 보수해도 수명이 연장된다.]
또 『대비경(大悲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세상에 큰 상주(商主)가 있었는데 보물을 캐기 위해 여러 상인들을 데리고 큰 바다로 나아갔다.
그들이 타고 간 배에다 많은 보물을 캐어 가득 싣고 바다 중간쯤에 이르렀는데 갑자기 배가 부서졌다.
그 때 그 상인들의 마음은 두렵고도 무서워 극심한 근심과 고뇌가 생겨났다.
그 중 어떤 이는 배의 갑판을 붙잡고 있다가 죽기도 하고,
어떤 이는 물 위에 떠다니다가 죽기도 하였다.
나는 그 때에 상주였었는데 큰 바다에 부낭(浮曩)이 있었기 때문에 무사히 바다를 건널 수 있었다.
그 때 다섯 사람이 있다가 상주를 부르며 말하였다.
〈대사(大士) 상주여,
부디 우리에게 무외(無畏)를 보시해 주십시오.
〉
이 말이 끝나자 그 때의 상주가 곧바로 말하였다.
〈여러 장부들이여,
두렵거나 무서워하는 마음을 내지 마시오.
나는 그대들로 하여금 이 커다란 바다에서 편안하게 건너갈 수 있게 하겠소.
〉
아난아,
그 때 상주는 몸에 예리한 칼을 자고 이러한 생각을 했다.
〈큰 바다의 법칙은 시체를 한 곳에 내버려 두지 않는다.
만일 내가 지금 스스로 내 몸과 목숨을 버린다면 이 모든 상인들은 틀림없이 큰 바다의 어려움을 무사히 건널 수 있을 것이다.
〉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곧 상인들을 불러 자신의 몸 위에 두고 그들로 하여금 몸을 잘 잡으라고 했다.
저 모든 상인들은 그의 등에 올라타기도 하고 어떤 이는 어깨를 끌어안기도 하였으며,
어떤 이는 넙적다리를 잡기도 했다.
그 때 상주(商主)는 저들에게 두렵고 무서움이 없음을 보시하기 위해 큰 자비로 마음을 닦고 큰 용맹을 일으켜 곧 날카로운 칼로 자신의 몸을 끊어 목숨이 끊어지기를 바랐다.
그 때 큰 바다는 그의 시체를 띄워 언덕 위에까지 올려다 놓았다.
그 때 다섯 상인은 곧 무사히 바다를 건너게 되어 즐거움을 느끼면서 평안하고 아무런 어려움 없이 염부제(閻浮提)까지 돌아왔다.
아난아,
그 때 그 상주가 어찌 다른 사람이었겠느냐?
그는 바로 지금의 나요 다섯 명의 상인은 지금 이 다섯 비구이니라.
이 다섯 비구는 옛날에도 큰 바다에서 해탈을 얻었고,
지금도 또 이 나고 죽음의 큰 바다에서 해탈을 얻었으니,
나는 이들을 두려움 없는 열반(涅槃)의 저 언덕에 안치했느니라.’”
또 『대지도론(大智度論)』에서 말하였다.
‘지난 과거 무량 아승기겁 이전에 큰 숲 속에 많은 짐승들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들판에 불이 일어나 세 변이 모조리 타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오직 한 변 만이 남았는데 물 건너편에 있었다.
온갖 짐승들은 궁핍하였으나 도망쳐서 살아 남을 곳이 없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그 때 몸집이 크고 힘이 센 큰 사슴이 되어 앞다라는 한쪽 언덕에 걸치고 뒷다리는 다른 한쪽 언덕을 밟고서 짐승들을 건너가게 했다.
숱한 짐승들이 등 위를 밟고 건너갔으므로 껍질과 살이 다 문드러졌으나 자비의 힘으로써 죽음에 이를 때까지 참아냈다.
맨 나중에 토끼 한 마리가 왔으나 이미 기력이 다 빠져 있었다.
그렇지만 억지로 노력하여 참고 토끼를 건너가게 했다.
토끼가 지나가자 나는 척추뼈가 부려져서 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
이와 같은 일은 과거에도 있었던 일이요 비단 지금만 있는 일은 아니다.
전에 건너간 자들은 바로 지금의 이 여러 제자들이요,
맨 마지막에 건너간 토끼는 지금의 수발타(須跋陀)을 행하면서 지금까지도 쉬지 않느니라.’
또 『현우경(賢愚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과거 아주 먼 옛날 어느 때에 세상에 큰 흉년이 들었다.
여래께서는 인지(因地)』에서 자비로 중생을 구제하기 위하여 그 불의 길이가 오백 유순(由旬)이나 되는 큰 물고기가 되셨었다.
그리하여 그 나라 사람으로서 고기가 필요한 자는 사람이든 짐승이든 따지지 않고 모두 와서 뜯어먹게 하셨다.
그런데도 먹고 나면 살이 다시 돋아났다.
이렇게 열두 해가 지나도록 그 살과 피를 보시하였다.”
또 『수생경(受生經)』에서 말하였다.
“옛날에 보살은 일찍이 자라왕이 되어 큰 바다에서 생장(生長)하면서 여러 동류(同類)들을 교화하였다.
그려하여 그 새끼와 백생들의 무리들은 다 자비와 덕을 닦았다.
왕은 스스로 자비를 받들어 실천하여 구호했고 중생들을 가엾게 여기기를 어미가 새끼를 사랑하는 것과 같이 했다.
그 바다는 깊고 넓어서 끝을 한정하기 어려웠으나 자라왕은 두루 돌아다니면서 이르지 않은 곳이 없었다.
어느 땐가 자라왕은 바다 밖으로 나와 바닷가에 누워 쉬고 있었다.
오랜 세월을 지내는 동안 그 등은 단단하게 말라 마치 육지와 같았다.
상인들이 먼 곳에서 와서는 그 등 위에 머물면서 나무를 쪼개 그 위에 불을 피우고 밥을 지어 먹기도 하고 거기에 소와 말을 매기도 하며 돌을 실은 수레를 그 위에 두기도 하였다.
자라왕은 바닷물로 달려 들어가고 싶었으나 불인(不仁)에 떨어질까 두려워서 억지로 참으려고 하였지만 고통을 견딜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숱한 장사꾼들이 위험하지 않도록 방편을 써서 얕은 물로 들어가서 화기(火氣)의 독을 없애려고 하였다.
그런데 장사꾼의 무리들은 바닷물이 불어나는가 하여 매우 두려워하며 슬프게 울고 탄식하면서 여러 하늘에 귀명(歸命)하고 오직 구제해 주기만 벌있다.
자라왕은 더욱 가엾은 마음이 생겨 장사꾼들에게 알렸다.
‘부디 무서워하거나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내 몸이 불에 타게 되었으므로 일부러 물에 들어가 그 고통을 멈추게 하려고 했던 것이니 지금 곧 편안해질 것이요 끝내 위험하지 않을 것입니다.’
많은 장사꾼들은 그 말을 듣고 살아날 희망이 있음을 알고 한꺼번에 큰 소리로 ‘나무불(南無佛)’하고 말하였다.
자라왕은 큰 자비심을 내어 다시 많은 장사꾼을 짊어지고 물가 언덕으로 옮겨 다 주었다.
대중들은 위기를 벗어나 기뻐하지 않는 이가 없었다.
그리하여 멀리서 자라왕을 부르면서 그 덕을 찬탄하였다.
‘당신은 큰 바다가 되어 많은 사람들을 건네주시고 행동으로 큰 배가 되어 삼계(三界)를 초월했습니다.
가령 부처님의 도를 증득하시거든 부디 저희들을 다시 나고 죽음의 위험에서 구제하여 주십시오.’
자라왕이 대답하였다.
“훌륭하고 장하십니다.
꼭 당신의 말과 같이 할 터이니 각각 제 갈 길로 가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때의 자라왕은 바로 지금의 내 몸이요,
오백 명의 장사꾼은 지금의 오백 제자인 사리불(舍利弗) 등이 그들이었느니라.’
또 『정법념경(正法念經)』에서 말하였다.
“만약 어떤 중생이 마땅히 죽음의 고통을 받아야 할 만큼 사람을 보고서 재물로 그 목숨을 사서 그로 하여금 해탈시키고도 은혜에 대한 보답을 구하지 않으면 목숨을 마친 뒤에 환희천(歡喜天)에 태어날 것이요 천상에서 물러나서 사람의 몸을 받으면 왕난(王難)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어떤 중생이 계율을 잘 지키다가 큰 불이 일어나 중생들이 그 불에 타는 것을 보고 물로 불을 꺼서 모든 중생들을 구원하면,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행도천(行道天)에 태어나서 갖가지 즐거움을 받을 것이다.’
또 『도구자경(度狗子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옛날에 어떤 나라에 곡물(穀物) 값이 폭등하여 곡식이 귀하게 되자 백성들이 기아(饑餓)에 허덕였다.
그 때 어떤 사문이 성 안에 들어가 분위(分衛:乞食)하였는데 여러 집을 두루 돌아다녔으나 아무것도 얻지 못하였다.
다음으로 큰 부호이며 귀족인 장자의 집에 이르러 거칠고 맛없는 음식을 얻어 가지고 막 성을 나오려고 하는데 문 앞에서 어떤 사냥꾼 백정을 만났다.
그는 개 한 마리를 안고 잡아먹으려고 가다가 사문을 보고 기뻐하면서 앞에 와서 예배하였다.
사문은 그를 위해 오래 살기를 주원(呪願:祝願)하였다.
사문은 그가 개를 잡아 먹으려고 함을 알고 그 사람에게 일부러 물었다.
‘거기 지금 싸가지고 가는 것이 무엇입니까?’
대답하였다.
‘빈 걸음이라 아무것도 잡지 못했습니다.’
사문이 또 물었다.
‘나는 이미 그것을 보았습니다.
왜 숨기려고 하십니까?
살생하는 죄는 매우 좋지 못합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밥과 그 개와 바꾸어 그 개를 살려 주면 당신의 복은 한량없이 많을 것입니다.’
그 사람이 대답하였다.
‘바꿀 수 없습니다.
내가 일부러 구해 온 것이라 온 가족과 함께 먹어야만 하는데 이렇게 적은 당신의 밥을 가지고 어찌 충족시킬 수 있겠습니까?’
사문이 은근하게 그를 달래고 타이르며 말하였으나 그 사람은 저돌적이어서 이 말에 수긍하여 따르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사문이 다시 말하였다.
‘만일 달갑지 않거든 그저 나에게 보여나 주십시오.’
그 사람은 곰 그것을 꺼내어 사문에게 보여 주었다.
사문은 밥을 떠서 개에게 먹이고 손으로 어루만지며 축원해 주고는 눈물을 흘러며 말하였다.
‘그대의 죄로 인하여 이렇게 개의 몸으로 태어나 자유롭지 못하고 사람에게 잡혀 먹히는 것이다.
나는 너로 하여금 세상마다 죄를 멸하고 복이 생겨 개의 몸을 여의고 사람으로 태어나 어느 세상에 있던 삼보의 법을 자연히 만나게 하리라.’
개는 밥을 얻어 먹고 착한 마음이 생겨나 기뻐 뛰면서 스스로 귀의할 줄을 알았다.
그 사람은 개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 잡아서 온 식구와 함께 먹었다.
그 개는 목숨을 마치고 곧 부호(富豪)의 족속인 귀한 장자의 집에 태어나게 되었는데 땅에 떨어지자마자 곧 자비한 마음이 있었다.
그 때 사문이 걸식하기 위하여 장자의 집에 이르니 그 장자의 아들이 이 사문을 보고 본래의 인연을 기억해 알고는 그 앞에서 머리를 조아려 사문의 발에 예배하였다.
그리고 그들 초청하여 온갖 맛있는 음식을 공양하고 난 뒤에 부모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이제 저는 이 큰 화상을 따라가서 경계(經戒)를 받들어 받고 제자가 되려고 합니다.’
부모는 아들을 사랑하고 소중하게 여겨 허락하는 것을 내켜 하지 않으며 말하였다.
‘지금 우리 가문에 아들이라고는 너 하나뿐이다.
마땅히 뒤를 이어 가문(家門)의 주인이 되어야 할 터인데 무슨 까닭에 이 집을 버리고 떠나려 하느냐?’
어린 아들은 울면서 음식도 즐겨 먹지 않고 이렇게 말하였다.
‘만약 저의 청을 허락해 주지 않으시면 저는 곧 스스로 죽어버리겠습니다.’ 부모는 그런 말을 듣고 곧 허락하여 떠나가게 하였다.
아들은 스승을 따라 가서 도를 배웠다.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法衣)를 입고 불경을 외워 그 뜻을 깊게 이해하였다.
그리고 곧 삼매(三昧)를 얻어 물러나 변하지 않는[不退轉]자리에 서서 일체 중생을 교화하고 큰 도의 뜻을 내었다.”
부처님의 세상은 만나기 어렵고 경전과 도는 듣기 어려우나 만일 만나기만 한다면 누구나 다 제도를 받을 것이다.
축생도 오히려 도를 얻거늘 더구나 사람으로서 어찌 과(果)를 얻지 못하겠는가?
비록 또한 계를 범하여 도리어 부끄러움이 생긴다 하더라도 희고 깨끗함이 이미 왔으면 검은 때는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또 『잡아함경(雜阿含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세상 어느 때에 새 한 마리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라바(羅婆)였다.
그 새는 매에게 잡혀 허공으로 끌려가면서 울부짖었다.
〈나는 스스로 깨닫지 못하여 갑자기 이런 고난을 맞있다.
나는 공연히 부모의 경계(境界)를 떠나 다른 곳에서 놀았기 때문에 그래서 이런 고난을 맞은 것이다.
어쩌다가 오늘날 남에게 갇혀서 자유로움을 열지 못하는가?
〉
매가 라바에게 말하였다.
〈너는 마땅히 어떤 곳을 경계로 살아야 자재로울 수 있는가?
〉
라바가 대답하였다.
〈나는 밭 고랑 언덕에 경계를 삼고 있으면 충분히 모든 고난을 면할 수 있다.
이곳이 우리집 부모의 경계이다.
〉
매는 라바에 대하여 교만한 마음이 생겨 말하였다.
〈너를 놓아 주어 돌아가게 할 것이니,
받 고랑의 언덕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고난을 벗어날 수 있겠는가?
〉
그리하여 라바는 매의 발톱을 벗어나 고랑의 언덕에 있는 큰 흙덩어리 밑으로 들어가서 편안히 머물 수 있었다.
그러나 다시 흙덩이 위에서 매와 한 번 싸우려 하자 매는 크게 노하여 말하였다.
〈저 조그만 놈이 감히 나와 싸우려고 하는구나.
〉
그리고 분노[瞋恚]가 매우 극도에 달하자 잽싸게 날아서 곧 내리 덮쳤다.
이 때 라바는 흙덩이 밑으로 들어갔고 매는 날았던 힘으로 인해 흙덩이에 가슴을 부딪쳐 몸이 부서져서 그 자리에서 죽고 말았다.
그 때 라바는 흙덩이 아래에 깊이 옆드린 채 흙덩이 밑에서 위를 쳐다보며 게송으로 말하였다.
매가 힘을 다해 내려올 때에
라바는 스스로 흙덩이에 의지하고 있었네.
분노가 타오른 그 맹렬한 기세는
재화를 불러 그 몸을 부수었다.
나는 원만히 갖추어 잘 통달하여
스스로 내 경계에 의지하여
원수를 항복밭고 마음으로 선(善)을 따르면서
스스로 그 힘을 관찰하고 기뻐하네.
비록 너에게는 흉하고 어리석은
백천 용상(龍象)과 같은 힘이 있다 하여도
나의 이러한 지혜에 비하면
십육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네.
나의 지혜 수승함을 보면
푸른 창공의 매도 이겨낼 수 있다네.’”
게송을 말한다.
중생[含識]들은 모두 죽기를 두려워하고
목숨이 있으면 위험을 두려워하나니
마치 물고기가 마른 못에서 시달리면서
흐르는 물 만나기 어려운 것과 같구나.
친하거나 멀거나 간에 모두 다 부모인데
어떻게 슬퍼하지 않을 때가 있으리.
다만 자비로 재액과 괴로움을 구제해 주면
복의 과보는 저절로 따를 것이네.
15.
흥복부(興福部)
〔여기에는 여섯 가지 연(緣)이 있음〕
1) 술의연(述意緣)
옛날에 우전왕(優塡王)은 처음으로 전단향(栴檀香)에 새기고 바사닉왕(波斯匿王)은 처음으로 금으로 주조하였으니,
이것은 다 현재에 참다운 얼굴을 나타내고 묘한 모습을 그린 것이다.
그러므로 빛을 흐르게 하여 상서로움을 움직였고,
자리를 피해 정성을 베풀어 이에 이른 것이다.
머리털과 손톱의 두 탑과 옷과 진영(眞影)의 두 대(臺)에 이르러서는 모두 다 여래께서 세상에 계실 때에 이미 그 법을 이루었음을 보았다.
사유림(闍維林) 밖에 있는 강가에서 자취를 거두면서부터 여덟 왕이 분배를 청하여 가지고 제 나라로 돌아가 탑과 병탄(瓶炭)의 두 곳을 일으켰으니,
이리 하여 열 군데 사찰이 일어나게 되었다.
그것은 그 태어나신 곳과 도를 증득하고 설법하고 열반에 드셨던 곳에 머리털과 상투와 정수리뼈와 네 개의 어금니와 두 발자국과 발우와 지팡이와 침받이와 니원승(泥洹僧) 등으로 다 탑을 세우고 비명[銘]을 새기고 비석을 세워서 그 신이(神異)함을 나타냈던 것이다.
그 후 백여 년이 지난 뒤에 아육왕(阿育王)이 바다 건너로 사신을 보내 모든 탑을 부수어 철거하고 사리를 나눠 가지고 돌아오게 했는데 오는 중에 풍랑을 만나 거의 잃어버렸다.
그러므로 지금 바닷가에 사는 종족 중에서 때때로 혹 그것들을 만나기도 하는데 그것이 바로 이것이다.
뒤에 팔만 사천이 이로 인해 생겨났고 아육왕의 모든 말들도 차례로 깨끗한 마음을 내고는 아울러 신상(神狀)을 돌에 새기고 금을 녹여 만들고 그림까지 그렸다.
그리하여 그 진영[影]은 강과 바다를 건너 동천(東川)11)에까지 이르러 교화하였다.
그러나 비록 신령스러운 자취가 은밀하게 통하기는 했으나 분명하게 보고 듣지는 못했다.
그러다가 채음(蔡愔)12)과 진경(秦景)이 서역(西域)에서 돌아와서야 비로소 모포에 그런 석가모니들 전했다.
그리하여 양대(涼臺)와 수릉(壽陵)에 그 모습을 모두 그렸다.
이 뒤로부터는 형상과 탑묘(塔廟)가 시시각각 다투어 일어났고 양(梁)나라 시대에 이르러서는 끼친 광명이 더욱 성하였다.
다만 법신(法身)은 형상이 없건만 감응으로 인하여 형상이 있게 되고 그 감응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형상에도 각기 차별이 있었던 것이다.
만약 그 마음의 길이 장망(蒼茫)하면 참다운 위의(威儀)로도 감화를 막고 마음과 뜻에 성의가 간절하면 나무와 돌까지도 마음을 여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유은(劉殷)13)은 지극한 효성으로 그 정성이 감동을 일으켜 가마 솥 밑에 명문(銘文)이 생겨나게 되었고,
정란(丁蘭)14)은 따뜻하고 서늘함[溫凊:부모를 보살핌]15)에 정성을 다하자 나무로 조각한 형상의 색이 변했으며,
노양(魯陽)은 창을 들고 해를 뒤로 옮겼고,
기부(杞婦)는 눈물을 흘려 성(城)을 무너뜨렸으나,
이것은 다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의 성정(性情)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징조의 상서로움으로 하여금 눈과 귀에 환희 드러나게 한 것이다.
이로써 도는 사람의 힘을 입어 널리 퍼지고 신(神)은 물질로 말미암아 감응을 나타내는 것임을 알 수 있나니,
어찌 그것을 헛된 것이라고 하겠는가?
이런 까닭에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에는 마치 신이 있는 것처럼 하면 신비한 도와 서로 교감하게 되고 불상을 공경할 때엔 마치 부처님을 공경하듯 하면 법신이 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도에 들어가려면 꼭 지혜로써 근본을 삼아야 하고 지혜는 반드시 복덕(福德)으로써 터전을 삼아야 하는 것이다.
비유하면 마치 새가 두 날개를 갖추어야 만 리 길을 빨리 날아갈 수 있고 수레는 두 바퀴를 갖추어야 단번에 천 리를 달릴 수 있는 것과 같다.
그러니 어찌 노력하지 않을 수 있겠으며 또한 힘쓰지 않을 수 있겠느냐?
2)수복연(緣)
『불설복전경(佛說福田經)』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천제(天帝)에게 말씀하셨다.
‘또 일곱 가지 법의 광시(廣施)가 있으니,
그것을 복전(福田)이라고 말하며,
수행하는 사람이 복을 얻으면 범천(梵天)에 태어나게 된다.
무엇을 그 일곱 가지라고 말하는가?
첫째는 불상의 그림과 승방(僧房)과 당각(堂覺)을 세우는 것이요,
둘째는 과수원과 목욕하는 못과 수목(樹木)을 깨끗하게 하는 것이며,
셋째는 항상 의약(醫藥)을 보시하여 온갖 병을 치료해 주는 것이요,
넷째는 단단하고 튼튼한 배를 만들어서 사람들을 건네주는 것이며,
다섯째는 다리를 안전하게 놓아 병들고 허약한 사람을 건너게 하는 것이요,
여섯째는 길가에 우물을 파서 목마른 사람들이 마시게 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변소를 만들어서 대소변을 보게 하는 것이니,
이것이 일곱 가지 일로서 범천에 태어나는 복을 얻는 것이다.’
그 때 그 법회에 앉아 있던 어떤 비구가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청총(聽聰)이 있다.
그는 이 설법을 듣고 기뻐하면서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스스로 과거 세상의 일들을 기억해 보니,
저는 전생에 바라내국(波羅奈國)에 어떤 장자의 아들로 태어났었습니다.
큰 길가에 정사(精舍)를 짓고 침구[床臥]이 되었으며,
인간 세상에 내려와서는 전륜왕(轉輪王)이 되었습니다.
각각 서른여섯 번을 오르내리면서 천상과 인간을 맡아 통솔했었습니다.
아흔한 겁 동안 발바닥에 털이 나서 허공을 밟고 다녔으며,
식복(食福)이 있어서 음식이 저절로 생겼습니다.
그러다가 지금은 세존(世尊)을 만나 중생들을 돌아보며,
저의 어리석들을 털어 없앴고 고요한 지혜로 편안하며 나고 죽음의 싹이 말랐으므로 진인(眞人)이라고 이름하니,
공덕의 과보로 진리를 깨달은 것은 다 그 때문에 그렇게 된 것입니다.’
또 어떤 비구가 있었는데,
그 비구의 이름은 파구로(波拘盧)였다.
그가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의 과거세를 기억해 보니,
저는 전생에 구나갈국(拘那竭國)에 어떤 장자의 아들이었습니다.
그 때 그 세상에는 부처님께서 계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많은 스님들이 중생을 교화하는 큰 법회에서 법을 설하였는데,
저도 거기에 가서 법을 듣고 기쁨이 생겨 가리륵(呵梨勒)이라고 하는 한 약과(藥果)를 가져다가 여러 승려들에게 받쳤었습니다.
이런 과보(果報)로 인하여 목숨을 마치고 천상에 태어났으며,
인간 세계에 내려와서는 항상 처지가 존귀(尊貴)하게 되어 대중들보다 뛰어났었습니다.
아흔한 겁 동안은 아예 질병이라곤 걸린 적이 없었고,
그 남은 복으로 지금은 부처님을 만나 응진(應眞:阿羅漢)을 증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또 어떤 비구가 있었는데,
그 비구의 이름은 수타야(須陀耶)였다.
그도 곧 세존께 아뢰었다.
‘제가 숙명(宿命)을 기억해보니 저는 전생에 유야리국(維耶離國)의 어떤 보잘 것없는 백성의 아들로 태어났었습니다.
그 때 그 세상에는 부처님께서 계시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여러 스님들이 교화(敎化)를 하고 계셨습니다.
저는 그때 낙(酪)을 가지고 시장에 팔러 갔다가 많은 승려들이 큰 법회에서 법을 강론하는 것을 보고 지나가다 서서 들은 적이 있었습니다.
법을 듣고서는 기쁨이 생겨 곧 병에 든 낙을 여러 스님들에게 보시하자,
스님들은 저를 위해 축원해 주있으므로 저는 너무도 기뻐 펄쩍펄쩍 뛰었습니다.
이러한 복덕의 인연으로 목숨을 마치고 천상에 태어났으며,
인간 세계에 내려와서는 항상 존귀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렇게 아흔한 겁을 지낸 뒤에는 남은 죄가 있어 인간 세계에 태어났으나 어머니가 엄선을 한 지 몇 달 만에 질병에 걸려 목숨을 마쳤습니다.
그러나 어머니는 무덤 속에서 달이 차자 저를 낳았습니다.
저는 무덤 속에서 일곱 해 동안이나 죽은 어머니의 젖을 먹고 살았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미미(微微)한 복으로 부처님을 만나 참다운 진리를 증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또 어떤 비구가 있었는데 그 이름은 아난(阿難)이었다.
그가 곧 세존께 아뢰었다.
‘제가 과거 세상을 기억해 보니 저는 전생에 나열기국(羅閱祇國)의 어떤 서민의 아들로 태어났었습니다.
그런데 몸에 몹쓸 부스럼이 생겨 아무리 치료해도 낫지 않았습니다.
그 때 어떤 친한 도인이 와서 나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승려들이 목욕한 뒤에 그 물로 부스럼을 씻으면 나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복도 얻을 수 있다.
〉
저는 곧 기뻐하면서 절로 달려가서 더욱 공경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새로 우물을 파고 향유(香油)와 목욕 도구를 갖추어 여러 스님들을 목욕시켜 주고,
그 목욕물을 가져다가 부스럼을 씻었더니 얼마 안 가서 곧 나았습니다.
이러한 공덕으로 인하여 태어날 적마다 단정하고 금빛 찬란하여 더러운 티끌을 받지 않았었습니다.
아흔한 겁 동안이나 항상 깨끗한 복을 얻고 덕이 불어나서[增德]넓고 멀리 퍼졌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다시 부처님을 만나 마음의 번뇌[垢]를 없애고 응진(應眞)을 증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 때 그 법회에 앉아 있던 어떤 비구니가 있었는데,
그 비구니의 이름은 내녀(奈女)였다.
그녀도 곧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숙명을 기억해 보니 저는 과거 세상에 바라내국(波羅奈國)의 가난한 집 안에 딸로 태어났었습니다.
그 때 그 세상엔 부처님께서 계셨었는데,
그 부처님의 명호는 가섭(迦葉)이었습니다.
그 때 그 부처님께서는 대중들에게 둘러싸이셔서 법을 설하고 계셨습니다.
저도 그 때 그 장소에 있다가 경을 듣고는 기쁨이 생겨 마음 속으로 보시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돌아보아도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습니다.
그 때 저는 자신이 빈천(貧賤)함을 스스로 생각하고 마음 속으로 슬퍼하다가 남의 동산에 가서 과일과 오이를 빌어다가 그것을 부처님께 보시하려고 하였습니다.
마침 향기가 좋은 벗 [㮈]한 개를 얻어서 한 발우의 물과 함께 가지고 가서 가섭부처님과 여러 대중 스님들께 바쳤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저의 지극한 마음을 아시고 저를 위해 축원해 주시고는 그 것을 받으셨습니다.
그리고는 그 불과 벗을 두루 나누어 주셨습니다.
이러한 복조(福祚)로 인하여 목숨을 마치고는 하늘에 태어나서 천후(天后)가 되었으며,
인간 세계에 내려을 때에는 포태(胞胎)를 말미암지 않고 태어났으며,
아흔한 겁 동안이나 벛꽃 속에 태어나 단정하고 깨끗하였고 항상 전생의 일을 알았었습니다.
그러다 이제는 세존을 만나 도안(道眼)까지 열리게 되었습니다.’
그 때 천제(天帝)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하고 꿇어앉아 합장한 채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스스로 기억해 보니 저는 과거 어느 시절에 구류대국(拘留大國)에 어떤 장자의 아들로 태어났었습니다.
그리고 하인[靑衣]들에게 안겨 성 안에 들어가서 유람하다가 여러 스님들이 거리를 떠돌아다니며 걸식[分衛]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 때 백생들이 보시하는 이가 많은 것을 보고 곧 스스로 생각하였습니다.
‘나도 많은 재물을 얻어 여러 승려들에게 보시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리고는 곧 구슬과 영락을 풀어 여러 스님들에게 보시하자 스님들은 똑같은 마음으로 축원해 주었고 기뻐하면서 떠났습니다.
이런 인연이 있은 뒤로부터 목숨을 마치고는 천상에 태어나 천제(天帝)가 되었고 아흔한 겁 동안이나 여덟 가지 액난을 영원히 여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천제와 여러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잘 들어라 내 스스로 나의 전생에 행했던 일들을 말하겠노라 나는 전세(前世)에 바라내국에 태어났었다.
나는 큰 길 가까이에 변소를 지어 그 나라 사람들로서 조금이나마 편안함을 얻었던 자들이라면 모두 그 은혜를 느끼지 않은 이가 없었느니라.
이 공덕의 인연으로 태어나는 세상마다 깨끗하였으며,
여러 겁 동안 도를 행하여 더러움에 물들지 않았고 금빛이 찬란하게 빛나 티끌이나 때가 묻지 않았으며 음식은 저절로 소화되어 변리(便利:大小便)의 걱정도 없었느니라.’
부처님께서 천제에게 말씀하셨다.
야흔여섯 가지 도 가운데 부처님의 도가 가장 존귀하고 아흔여섯 가지 법 가운데 부처님의 법이 가장 참다우며,
아흔여섯 가지 승려들 가운데 부처님을 따르는 승려가 가장 올바르니라.
왜냐 하면 여래께서는 아승기 겁 이전부터 발원한 것이 정성스럽고 진실하여 목숨을 다해 덕을 쌓았으며.
중생 위하기를 맹세하였고 여섯 가지 바라밀과 네 가지 무량심[四等]등 온갖 선을 두루 갖추었으며 지혜를 원만하게 성취하였으니,
삼계(三界)의 어떤 천존(天尊)도 거기에 미칠 이가 없기 때문이니라.
어떤 중생이든지 여래를 향하여 단 한 번이라도 공경하는 마음을 내면 대천세계의 진귀한 보배를 다 얻은 것보다 낫다.
서른일곱 가지 도품(道品)과 십이부경(十二部經)은 죄와 복을 분별하여 그 내용이 다 지극하고 정성스럽다.
삼승(三乘)의 가르침을 열어 모두 다 받들어 행하며,
이를 들은 자는 기뻐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사문이 되어 부처를 믿고 법을 행하며,
뜻은 맑고 고상함을 숭상하여 세간의 탐욕과 다툼을 버리고 세간 중생들을 복으로 인도하고 천인의 길을 열어서 뭇 스님들을 그 길로 가게 하니 이것을 가장 높고 위없는 도라고 하느니라.’
또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범복(梵福)이 있느니라.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만약 어떤 믿을 있는 사람이 일찍이 탑이 없었던 곳에 탑을 세우면 그 탑을 세운 사람은 첫 번째로 범천(梵天)의 복을 받는 사람일 것이요,
만약 어떤 믿응 있는 사람이 오래된 사찰을 보수하면,
그는 두 번째로 범천의 복을 받는 사람얼 것이니라.
만약 어떤 믿음 있는 이가 성중(聖衆)을 화합시키면 그는 세 번째로 범천의 복을 받는 사람일 것이고,
만약 부처님께서 처음 법륜(法輪)을 굴리시려고 할 때에 여러 하늘과 사람들이 법륜 굴리기를 청하면,
그는 네 번째로 범천의 복을 받는 사람일 것이니라.’
그 때 어떤 비구가 세존께 아뢰었다.
‘범천의 복은 얼마나 됩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염부리(閻浮里) 땅에 살고 있는 중생들이 가지고 있는 공덕과 이와 같이 더 나아가서 사천하에서부터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복을 다 합해도 한 범천왕의 복만 못하느니라.
만약 그 복을 구하려고 하면 이것이 바로 그 양(量)이니라.’
3) 응법연(應法緣)
만약 수리하거나 새로 지으려고 할 때에 반드시 법대로만 수리하면 아무리 적게 짓더라도 한량없이 많은 복을 얻으리라.
그러나 만약 법에 의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이 짓는다 하더라도 아무런 이익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불재금관경복경(佛在金棺敬福經)』에서 말하였다.
“‘경전이나 불상의 주인은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경전과 불상을 만든 장인(匠人)을 고용하였다고 해서 남이 만든 것이라고 말하지 말라.
‘불상을 만들어서 보시하면 두 사람이 얻는 복은 헤아릴 수 없어서 그 복을 설명하려면 겁(劫)이 다하도록 해도 다 말할 수 없다.
나의 명령을 받은 이가 곧 부처님의 참다운 제자라면 이와 같은 정성은 지은 것은 적으나 복은 많느니라ㆍ’
부처님께 여쭈었다.
‘공장(工匠)의 법으로서 경전이나 불상을 만들어 물건을 이룩했을 때 그 값을 받는 것이 합당합니까?’
부처님께서 대답하셨다.
‘값을 받아서는 안 되느니라.
그것은 마치 부모를 팔아서 재물을 취하는 것과 같아서 그것을 거역한 잘못이 삼천을 넘으리라.
이런 사람은 진실로 곧 천마(天魔)일 것이다.
그는 빨리 나의 불법(佛法)에서 떠나야 한다.
이 사람은 내 권속이 아니니라.’
술을 마시고 고기와 오신채(五辛菜)를 먹는 무리로서 성인의 가르침에 의지하지 않으면 아무리 만든 경전과 불상의 수효가 티끌이나 모래알처럼 많다고 하더라도 그 복은 매우 적어 족히 말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겁소(劫燒)의 때에도 바다의 용왕궁(龍王宮)에 들어가지 못하며 수고만 많고 공은 적을 것이다.
불경(不敬) 한 죄를 지으면 죽어서 지옥에 들어갈 것이다.
주장(主匠 :불상 만드는 일을 주관한 사람)은 아무런 이익도 없어 모든 하늘이 돕지 않을 것이니 짓지 않느니만도 못할 것이다.
정직한 마음으로 예배하면 얻는 복이 한량없이 많을 것이요,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면 아무리 지은 것이 많아도 그 복운 적을 것이다.
만약 상사(像師:불상을 그리거나 만드는 사람)가 불상을 만들 때 그 모습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면 그는 오백만 생 동안 모든 감관[根]을 제대로 갖추지 못할 것이다.
첫째는 마음을 다하는 것이 최상이니,
묘한 과보가 먼저 올라갈 것이다.”
또 『죄복결의경(罪福決疑經)』에서 말하였다.
“승니(僧尼)와 속인들은 혹 스스로 재물을 희사하거나 또 남에게 권유하여 부처님을 위해 받아 사용해야 한다고 빙자하여 재물을 얻기도 하는데,
경영하는 사람이 이 재물을 가지고 새나 짐승의 형상을 만들어 불반(佛槃:佛盤) 위에 안치하였을 때 그 손해를 계산해 보면 오 전의 가치에 불과하다.
역죄(逆罪)를 범하여 결국 환생하지 못하고 한 겁 동안 아비지옥(阿鼻地獄)에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향유(香油)의 등불로 공양하여 속죄(贖罪)하면 범함이 없을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이익을 구하지 않으나 어느 누구도 감내하여 소화시킬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처음 부처님께 바칠 때에는 상ㆍ중ㆍ하의 자리에 앉아 반드시 꼭 속인들을 시켜 부처님과 스님들께 바치게 하라.
부처님께 바치고 난 뒤에는 스님들과 나누어 먹으면 계율을 범하는 것이 아니요,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부처님의 물건을 먹는 것이기 때문에 천억 년 동안 아비지옥에 떨어질 것이다.
단월(檀越)로서 전생에 가르침을 받지 않은 이도 또한 예전의 과보를 초래하기 때문에 만일 인간에 태어나면 구백만 년 동안 하천(下賤)한 데에 태어날 것이다.
왜냐 하면 부처의 물건은 아무도 평가할 수 없기 때문이니라.”
[[自述] 이것은 이른바 시주(施主)는 결정코 부처님을 위해 받아 쓰는 데로 들거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반드시 속죄해야 한다.
만약 요즘처럼 재(齋)를 올릴 때마다 늘 불반(佛槃)에 음식을 내면,
그 정이 두루 통하여 피차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음식을 다 먹고 나서 다시 시주에게 주는 것은 거두어 속죄할 필요가 없다.
만일 칠 윌 보름날에 부처님과 스님께 바칠 때 부처님과 스님이 받아 사용할 만한 것이 없으면 곧바로 꼭 속죄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이 물건을 먹을 적에 그 먹는 것은 경에 의지하여 부처님께 바치고 자자(自恣)해야 한다.
부처님과 스낚의 복전(福田)은 그 도가 높아서 명도(冥道)의 자익(資益)이 된다.
칠대의 돌아가신 선친들과 현존해 있는 권속들이 모두 재난(災難)을 여의고 즐거운 처소에 오르게 되리니,
그런 까닭에 속인은 복전이 엷어 자도(資導)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속인들과 교통해서는 안 된다.
속인들이 부처님께 바치는 일을 마친 뒤에 장차 저절로 먹을 것이 생가는 것을 자주 보았기 때문에 특별히 소기(疏記)하는 것이다.]
또 『관불삼매경(觀佛三昧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우전왕(優塡王)이 세존을 연모(戀慕)하여 금을 녹여 불상을 만들었다.
부처님께서 장차 보계(寶階)를 내려오실 것이라는 말을 듣고 코끼리에 금불상을 싣고 와서 부처님을 맞이하였다.
그 때 금불상이 코끼리에 오르고 내리는 것이 마치 살아계신 부처님의 발이 허공을 밟은 것과 같았다.
그 금불상의 발 밑에는 꽃비가 내렸고 또한 광명까지 놓으면서 와서 세존을 맞이하여 합장하고 부처님께 예배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도 또한 꿇어앉아 합장하고 금불상을 향하였다.
그러자 공중의 백전 화신불(化身佛)도 모두 합장하고 꿇어앉아 금불상을 향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금불상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오는 세상에 크게 불사(佛事)를 하라.
내가 멸도(滅道)한 뒤에 내 제자들을 너에게 부촉(付囑)하리라.’
공중에 화신불들은 이구동음(異口同音)으로 다 함께 이런 말을 하였다.
‘만약 어떤 중생이든지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불상을 만들어 세우고 거기에 음식을 가져다가 공양하면 이 사람은 미래 세상에 틀림없이 염불청정삼매(念佛淸淨三昧)를 증득할 것이다.’
또 『외국기(外國記)』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도리천(忉利天)에 올라가 어머님을 위해 설법하시면서 구십 일을 지냈다.
바사닉왕(波斯匿王)이 부처님을 뵙고 싶어하여 우두전단향(牛頭栴檀香)나무에 여래의 형상을 새겨 부처님께서 평소에 앉아 계시던 자리에 모셔두었다.
부처님께서 뒤에 정사에 돌아오실 때 그 불상이 마중나가서 부처님을 맞이 했다.
부처님께서는 그 부처님의 형상을 보고 말씀하셨다.
‘도로 앉으시오.
내가 열반(涅槃)한 뒤에 너는 사부 대중을 위해 갖가지 법식(法式)을 만드시오.’
그 불상은 곧 도로 자리에 앉았으니,
이 불상이 바로 모든 불상의 시작이 되었다.
부처님께서는 양쪽 작은 정사에 옮겨가 계셨는데,
그 형상과의 거리는 스무걸음쯤 되었다.
기원정사(祇洹精舍)는 본래 일곱 층이었는데 여러 나라에서 다투어 일어나서 드리는 공양이 끊이지 않았다.
법당 안 장명둥(長明燈)의 심지를 쥐가 쏠아 모든 번기와 일산을 다 태우고 마침내는 일곱 층이나 되는 절까지 다 태워 국왕과 모든 백성들이 다 슬퍼하고 괴로워했다.
전단향나무로 만든 불상까지 다 단 뒤 사ㆍ오 일 만에 동쪽 작은 정사의 문을 열어 보았다.
그런데 홀연히 본래의 불상이 다른 방에 옮겨져 있는 것을 보았다.
대중들은 모두 기뻐하여 다 함께 정사를 수리하여 두 층으로 만들고 그 불상을 본래 있던 곳으로 옮겨 봉안하였다.”
또 『우전왕작불상형경(優塡王作佛像形經)』에서 말하였다.
“옛날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발기국왕(拔耆國王) 우전(優塡)이 부처님께 와서 머리와 얼굴과 이마로 예를 올리고 합장한 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뒤에 어떤 중생이 불상을 만들면 장차 어떤 복을 얻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사람이든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다면 그 공덕은 한량없이 많아서 이루 다 계산할 수 없습니다 어느 세상에 태어나더라도 악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천상과 인간에서 복을 받아 쾌락을 느낄 것이며,
몸은 항상 자마금색(紫磨金色)으로 될 것이요,
안목(眼目)은 청결하고 얼굴 모습은 단정하며 몸과 손ㆍ발은 신기하고 절묘하게 좋아 늘 모든 중생들로부터 사랑과 공경을 받을 것이며,
만약 인간 세상에 태어나면 항상 제왕(帝王)이나 대신(大臣),
장자(長者)나 현선(賢善)한 집안의 아들로 태어날 것이요,
태어나는 곳마다 호족으로서 부하고 귀하여 재산과 진귀한 보물을 지니되 이루 다 계산할 수 없을 것이며,
늘 부모ㆍ형제ㆍ종친들로부터 사랑과 존경을 받을 것입니다.’
만약 제왕이 되면 제왕들 중에서도 특별히 높아 모든 국왕들이 귀의하고 우러를 것이요,
나아가서는 전륜성왕(轉輪聖王)를 다스리며,
일곱 가지 보배가 저절로 생기고 전 아들을 구족(具足)하며 천상으로 날아 올라가지 못하는 곳이 없을 것입니다.
만약 천상(天上)에 태어나면 하늘 중에서도 가장 뛰어나며,
나아가서는 욕계 여섯 하늘의 왕이 되어 여섯 하늘 중에서도 존귀하기가 제일이 될 것입니다.
만약 범천(梵天)에 태어나면 대범왕(大梵王)이 되어 단정하기 비할 데 없어서 모든 범천 중에 가장 뛰어나며 항상 모든 범천들의 존경을 받을 것입니다.
나중에는 무량수국(無量壽國)에 태어나게 되고 큰 보살이 되어 가장 존귀한 제일인 자가 될 것이며,
무수히 많은 겁을 지나고 나면 마땅히 부처를 이루어 니원도(泥洹道:涅槃道)에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만약 앞으로 어떤 사람이든 불상을 만든다면 이와 같은 복을 얻을 것입니다.’”
또 『법화경(法華經)』의 게송에서 말하였다.
만약 누구든지 부처님을 위하여
갖가지 형상을 건립(建立)하거나
나아가 동자(童子)들이 장난으로
풀ㆍ나무ㆍ붓 따위를 가지고 그리거나
때로는 손가락이나 손톱을 가지고
부처님 형상을 그리면
이와같은 모든 사람들은
이미 부처님의 도를 이룬 것이나 다름 없다.
또 『조립형상복보경(造立形像福報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구라유국(拘羅惟國)에 이르셨을 때 그 나라 주인이었던 우전왕(優塡王)의 나이는 겨우 열네 살이었다.
부처님께서 장자 그 나라에 오신다는 말을 듣고 주변의 신하와 측근들에게 곧 칙명을 내려 모두 다 부처님을 맞이하라고 하였다.
부처님께서 이르시자 머리와 얼굴을 땅에 대어 부처님께 예배하고 무릎을 꿇고 합장한 채 부처님께 아뢰었다.
‘천상과 인간 세계에서 부처님과 같은 분은 아무도 없습니다.
광명(光明)이 녹고 높기가 이와 같사옵니다.
부처님께서 떠나가신 뒤에 다시 부처님을 뵙지 못할까 두렵습니다 그래서 이제 부처님의 형상을 만들어 공경하고 받들어 섬기고자 합니다.
어떤 복의 과보를 얻겠습니까?
바라옵건대 부처님께서 저희들을 가엾게 여기시어 말씀해 주십시오.’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대왕이여,
내가 하는 말을 자세히 들으시오.
복의 그 땅은 회상(灰上)의 땅이니
부처님의 형상을 만드는 과보보다
더 뛰어난 복덕이 없다네.
언제나 큰 부잣집에 태어나고
존귀(尊貴)하여 보배가 다함이 없으며
권속들이 항상 공경하나니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과보일세.
언제나 천안(天眼)의 과보를 얻고
그 검푸른 빛깔 비할 데가 없다네.
부처님의 형상(形像)을 만든 과보 때문이니
부모들도 그를 보고 기뻐하리라.
단정하고 또한 위엄과 덕망이 중하므로
사랑하고 즐거워하여 끝내 싫어하지 않네.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과보 때문에
금(金)빛 몸에서 불꽃 감은 광명 생기네.
마치 절묘한 사자의 형상과 같아
중생들 그를 보고 기뻐한다네.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과보(果報) 때문에
염부제(閻浮提)에서 큰 족성으로 태어나리라.
저 찰제리(刹帝利)와 바라문(婆羅門)의 족속이니
복을 지은 사람은 그 가운데 태어나리라.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과보 때문에
변두리 지역이나 변두리 나라엔 태어나지 않으리.
눈 먼 장님도 되지 않고 추하고 더러운 모습도 아니며
여섯 가지 감정을 언제나 완전하게 갖추네.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과보 때문에
죽음에 이르면 전생[宿命]을 알 수 있으리.
부처님께서 그의 앞에 있는 것을 보고
죽을 때에도 괴로움을 느끼지 않네.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과보 때문에
큰 이름 떨치는 임금 되리라.
금륜(金輪)으로 날아다니는 제왕이 되어
사천하를 맡아 다스리는 주인 된다네.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과보 때문에
환인(桓因)이라는 제석천이 되리라.
신족(神足)으로 두 번째 하늘을 맡아 다스리니
삼십삼천(三十三天)이 모두 받드네.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과보 때문에
이 욕계(欲界)를 멀리 벗어났네.
미묘한 범천(梵天)의 왕이 되어
가이(迦夷:迦毗羅婆蘇都)의 범천 대중들이 모두 공경하네.
부처님의 형상을 만든 과보 때문에
복 받음이 정녕 이와 같다네.
만약 부처님의 형상을 새기거나 그리면
천지도 오히려 칭찬할 것이요
그 복은 한량없이 많으리니
그런 까닭에 부처님께 공양해야 한다네.
꽃과 향과 향수를 바르는 등
저 대사(大士)께 공양하는 사람은
번뇌[漏]가 다해 무위(無爲)를 증득하리.”
4) 친시연(䞋施緣)
『전륜오도경(轉輪五道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개 공덕을 지어 몸을 따르게 행(行) 중에 향을 피우고 등불을 켜서 얻는 복이 제일 많을 것이다.
향을 피워 복을 짓는 일이거나 경전을 퍼뜨리는 일에 대하여 남을 청할 수가 없다고 하여 보시하기를 원하지 않든지,
남을 시켜서 먹게 한다면 어찌 자신의 배가 부를 수 있겠는가?
향을 피우고 깨끗하게 청소하며,
등불을 켜서 밝음을 이어가며,
향을 피우고 재(齋)의 모임을 갖고 경을 읽고 보시를 하는 것으로써 상법(常法)을 살아야 한다.
보시하여 얻은 복은 여러 하늘들도 대접하고 온갖 악이 다 물러가며 숱한 마군이 항복한다.
게으른 사람이 정진(精進)하지 못해서 하루 아침에 질병에 걸리거나 또는 길하거나 이롭지 못할 때 곧 향을 피워 비로소 복을 지으려고 하면 모든 하늘이 내려오지 않고 모든 마군이 그의 앞에 있다가 다투어 와서 요사스럽게 접촉하여 온갖 괴변을 지을 것이니,
그런 까닭에 항상 꼭 정진해야 한다.
죄와 복이 사람을 따르는 것은 마치 그림자가 형체를 따라다니는 것과 같으므로 복밭에 선을 심어 늘리는 것은 마치 니구류(尼俱類)나무를 심는 것과 같아서 처음에 씨 하나를 심어 그것이 차츰 자라나면 거두는 열매가 한정없이 많은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하나를 보시하여 만 배를 얻는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 게송을 설하셨다.
현명한 사람은 보시하기 좋아하여
하늘의 신들이 저절로 보호하고 인도하리니
하나를 보시하여 만 배를 얻어
안락(安樂)하고 또한 수명도 길 것이다.
오늘날 착한 사람에게 보시하면
그 복덕 한량없이 많으리니
그들은 모두 부처님 도를 얻어
시방 중생들을 다 제도하리라.
5) 세승연(洗僧緣)
『비유경(警喩經)』에서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납월(臘月 :十二月)초여드렛날 신통(神通)으로 육사(六師:外道)를 항복받으셨다.
육사들은 차라리 물에 몸을 던져 죽느니만 못하다고 하였으므로,
부처님께서 자세히 설법하여 모든 외도들을 제도하셨다.
외도들은 교화 받아 항복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법의 물로 저희들의 마음의 때를 씻어 주셨으니,
저희들도 지금 스님을 초청해다가 목욕시켜 그 몸의 때를 씻어드리겠습니다.’
그리하여 이것이 항상 변하지 않는 연(緣)이 되었다.”[지금 섣달 초여드렛날 스님을 목욕시킨다는 말은 오직 이 경전의 글에서만 나온다.]
또 『마하찰두경(摩訶刹頭經)』에서 말하였다.
이 경은 또한 『관불형상경(灌佛形像經)』이라고도 한다.
“부처님께서 천하 인민들에게 말씀하셨다.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다 사월 초여드렛날 밤중에 태어나셨고,
모두 사월 초여드렛날 밤중에 집을 떠나 부처님의 도를 증득하셨으며,
다 사월 초여드렛날 밤중에 불도(佛道)를 증득하셨고,
모두 사월 초여드렛날 밤중에 반니원(般泥洹)에 드셨느니라.’
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월 초여드렛날을 사용한 것은 몸과 여름이 바뀌는 시기가 되고 죄의 재앙이 다 끝나며,
만물이 널리 생(生)하고 독기(毒氣)가 유행하지 못하며,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아 당시 기후가 온화하고 알맞았기 때문에 지금 이 부처가 태어나신 날이 된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천하 인민들이 다 함께 부처님의 공덕을 생각하고 부처님의 형상을 목욕시키되,
마치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처럼 하여 천하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이다.’
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보살이 되었을 때에 서른여섯 번 되풀이하여 제석천왕이 되었고,
서른 여섯 번 되풀이하여 금륜왕(金輪王)이 되었으며,
서른여섯 번 되풀이하여 날아 다니는 황제가 되었었다.
오늘 여러 현인(賢人)들 중에 누가 좋은 마음이 있어 석가부처님의 은덕을 생각하거든 향과 꽃으로 부처님의 형상을 목욕시켜 제일의 복을 구하라.
여러 하늘과 귀신이 증명하여 알 것이니라.
사월 초여드렛날 부처님을 목욕시키는 법이 있으나,
그 때에는 세 가지 향을 써야 하느니라.
첫째는 도량향(都梁香)이요,
둘째는 곽향(藿香)이며,
셋째는 애납향(艾納香)이다.
이 세 가지 풀향[草香]을 모아 손으로 비벼 물에 담그면 이것은 푸른 색의 물이 된다.
만약 향이 적으면 검푸른 진피(秦皮)를 방편상 대신 써도 된다.
또 울금향(欝金香)을 손으로 비벼 물 속에 담그면 그것은 빨간 물이 된다.
이 깨끗한 물로 부처님 상을 목욕시키고 목욕이 끝나면 흰 비단 수건이나 흰 솜으로 닦는다.
끝난 뒤에 스스로 날을 잡아 다시 목욕시키는 것을 청정(淸淨)이라고 말하나니,
그 복이 으뜸이 되느니라.’
또 『온실경(溫室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기역(祇域)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목욕시키는 법은 마땅히 일곱가지 물건을 써야 하나니,
그렇게 하면 일곱가지 명을 제거하고 일곱 가지 과보를 얻느니라.
어떤 것을 일곱 가지 물건이라고 말하는가?
첫째는 연화(然火)요,
둘째는 깨끗한 물이며,
셋째는 조두(澡豆:가루비누)요,
넷째는 소고(酥膏)며,
다섯째는 순수한 재[淳灰]요,
여섯째는 버드나무 가지[楊枝]이며,
일곱째는 내의(內衣)이니 이것이 바로 목욕시키는 법이니라.
어떤 것을 일곱 가지 병을 제거한다고 말하는가?
젓째는 사대(四大)가 편안함이요,
둘째는 풍(風)을 제거함이며,
셋째는 습비(濕痺)를 제거함이요,
넷째는 한빙(寒氷)을 제거함이며,
다섯째는 열기(熱氣)를 제거함이요,
여섯째는 더러운 때를 제거함이며,
일곱째는 몸이 가볍고 안목(眼目)이 청명(淸明)함이니,
이것이 일곱 가지 병을 제거하는 것이니라.
일곱 가지 복을 얻는다는 것은 첫째는 사대에 병이 없고 태어나는 곳마다 늘 편안함이요,
둘째는 태어나는 것이 청정하고 얼굴과 머리가 단정함이며,
셋째는 선체가 항상 향기롭고 의복이 청결(淸潔)함이요,
넷째는 피부가 부드럽고 윤택하며 위엄과 광명과 덕이 큰 것이며,
다섯째는 많은 사람들이 따라다니며 먼지와 때를 털어주고 씻어주는 것이요,
여섯째는 입 안과 치아가 향기롭고 말하는 것이 엄숙함이며,
일곱째는 태어나는 곳마다 저절로 의복이 생기는 것이니라.’
또 『십송률(十誦律)』에서 말하였다.
“목욕을 시키면 다섯 가지 이익을 얻는다.
첫째는 먼지와 때를 제거하는 것이요,
둘째는 피부를 다스려 한 빛으로 만드는 것이며,
셋째는 추위와 더위들 없애는 것이요,
넷째는 풍(風)을 내리고 기운을 고르게 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병의 고통이 적은 것이니라.
사리불아,
어느 여름 매우 열가가 심한 더운 날이었다.
어떤 농사꾼이 동산에서 물을 길어다 나무에 주다가 사리불을 보고 조그만 신심을 내어 사리불을 불러 옷을 벗기고 나무 아래에서 그 물로 목욕을 시켜 몸을 깨끗하게 해 주고 시원하게 해 주었었다.
그 뒤에 농사꾼은 목숨을 마치고 곧 도리천상에 태어났는데 큰 위력을 가지게 되었다.
지은 공덕은 비록 적었으나 좋은 복밭을 만났기 때문에 얻은 과보가 매우 많았던 것이다 그래서 즉시 인간세계로 내려와서 사리불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꽃을 뿌려 공양하였다.
사리불이 그의 신심(信心)으로 인하여 그를 위해 설법하여 그는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얻게 되었느니라.”
또 『현우경(賢愚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수타회천(首陀會天)이 염부제(閻浮提)에 내려와 세존께 가서 부처님과 스님께 목욕을 시켜 주고 공양하겠노라고 간청하였다.
세존(世尊)께서는 아무 말씀없이 허락하셨다.
그는 곧 음식과 목욕 도구와 따뜻한 방을 마련하였다.
따뜻한 물은 목욕하기에 알맞았고 소유(酥油)와 완초(浣草)까지 모두 다 갖추어져 있었다.
그리하여 부처님과 모든 비구들은 그의 공양을 받아들였다.
그들은 목욕을 하고 난 뒤에 풍성하게 차린 음식을 먹었는데,
그 음식들은 모두 감미로워서 세간에서는 보기 드문[希有]것들이었다.
공양을 마치고 양치질을 한 뒤에 각가 본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 때 아난(阿難)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하늘은 과거에 무슨 공덕을 지었기에 형체가 저리도 뛰어나고 미묘하며,
위상(威相)이 빼어나고 광명이 밝게 빛나 마치 큰 보배산과 같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하늘은 지나간 과거 세상에 비바시(毘婆尸)부처님 때에 가난한 집의 아들로 태어나 항상 남의 집 머슴살이로 살아가다가 부처님께서 스님을 목욕시키는 공덕에 대하여 설법하시는 말씀을 듣고 마음 속으로 기뻐하였었다.
그 뒤로 그는 곧 열심히 노력하여 조금의 돈과 곡식을 얻어서 목욕 도구를 장만하고 아울러 음식까지 만들어서 부처님과 많은 스님들을 초청해다가 극진하게 받들었느니라.
이러한 복행(福行)에 태어나서 이런 광명의 모습이 있게 되었다.
일곱 부처님 이래로 더 나아가 천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핸 때까지도 역시 이와 같이 부처님과 스님들을 목욕시킬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그에게 수기를 주시면서 말씀하셨다.
‘미래 세상에 두 아승기 백 겁이 지나면 마땅히 부처가 될 것이니,
그 이름을 정신(淨身)이라고 할 것이요 또한 열 가지 명호도 다 갖추게 될 것이다.’
또 『잡비유경(雜警喩經)』에서 말하였다.
“옛날 부처님의 아우 난타(難陀)는 지나간 과거 유위(維衛)부처님 때의 사람으로서 여러 스님들을 한 번 목욕시켜 준 복과 공덕으로 그 후에 석가(釋迦) 종족으로 태어나 몸은 서른 가지 모습을 갖추었고 그 신비한 용모 또한 찬란하게 빛나는 금빛이었으며,
과거의 복을 타고 부처님과 같은 세상에 태어나서 도량에서 정진하여 곧 여섯 가지 신통을 증득하였다.
옛 사람은 하나를 보시하고도 오히려 그러한 큰 과보가 있었거늘 더구나 지금의 단월(檀越)로서 그 행(行)이 많은 것이겠느냐?
그들의 넓고도 평등한 행은 틀림없이 존귀한 이름을 얻게 되고 더더욱 기뻐하면서 일체 중생들을 널리 제도할 것이니라.”
또 『복전경(福田經)』에서 말하였다.
“아난이라는 비구가 세존께 아뢰었다.
제가 숙명(宿命:前生)을 기억해 보니 저는 전생에 나열기국(羅閱祇國) 어떤 서민의 아들로 태어나서 몸에 몹쓸 부스럼이 생겨 아무리 치료해도 잘 낫지 않았습니다.
저에겐 세 명의 친구가 있었는데,
그들이 찾아와서 저에게 말했습니다.
〈여러 스님들을 목욕시키고 그 목욕물을 가져다가 부스럼을 씻으면 곧 나을 수 있을 것이며,
또한 복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
그래서 저는 곧 기뻐하면서 절에 가서 더욱 공경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다시 새 우물을 파고 향유(香油)와 목욕 도구로 많은 스님들을 목욕시켜 주고 그 물로 부스럼을 씻었더니 얼마 안 지나 다 나았습니다.
이런 인연으로 태어날 적마 다 얼굴이 단정하고 금빛이 찬란하게 빛났으며 티끌과 때를 받지 않았습니다.
아흔한 겁 동안이나 항상 깨끗한 복을 얻어 경사와 복이 넓고 멀었으며,
지금 다시 부처님을 만나 마음의 때가 소멸하고 응진(應眞:阿羅漢)이 되었습니다.’”
또 『십송률(十誦律)』에서 말하였다.
“외국의 욕실(浴室) 모양은 둥글어서 마치 둥근 창고와 같은데 문을 열어 연기를 통하게 하고 밑에는 도랑을 파서 물이 나와 안으로 이르게 하며,
삼 경(擎:里)의 각재(閣齊)는 사람들이 이르는 곳인데 병으로 물을 떠서 삼중각(三重閣)을 채우면 불 기운이 위로 올라간다.
그리하여 맨 윗층 집은 불이 뜨겁고 중간층 집은 물이 따뜻하며 맨 아래층 집은 물이 차가워 제 마음대로 취해 쓰면서 따로 불을 끓일 필요가 없기 때문에 깨끗한 물이라고 말할 뿐이다.’
또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욕설을 만들면 다섯 가지 공덕이 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풍(風)을 제거하는 것이요,
둘째는 병에 차도가 있는 것이며,
셋째는 티끌과 때를 제거하는 것이요,
넷째는 신체(身體)가 가볍고 편안한 것이며,
다섯째는 살결이 하dis 것이다.
만약 사부 대중으로 이 다섯 가지 공덕을 구하고자 하면 마땅히 욕실을 지어야 하느니라.’
또 『승기율(僧祇律)』에서 말하였다.
“만약 목욕을 하려고 할 때에는 동산 백성들을 시켜 소제케 해 깨끗하게 하고 나무와 숯을 마련하여 물을 알맞게 따뜻하게 한 뒤에 비로소 건추(揵椎)를 쳐서 지금 당장 들어와 목욕하라고 알려야 한다.
각각 허리띠로 옷을 묶어 표시하여 시렁 위에 얹어 두고,
목욕탕에 들어갈 때에는 두 팔을 흔들며 들어가서는 안 되며,
한 손으로 앞을 가리고 들어가야 한다.
만약 스승의 때를 밀어드리려고 하거든 마땅히 먼저 자신의 죄가 없음을 고백한 뒤에 한꺼번에 그의 두 팔을 쳐들게 하지 말고 우선 한 팔을 문지르고서 한 손으로 땀을 가리게 해야 한다.
다음에 다른 한 팔과 한 손과 나머지 안팎을 다 문지른다.
그리고는 문을 닫고 앉아서 몸에 땀이 흐르게 한다.
물을 쓸 때에는 그 분량을 헤아려 함부로 많이 쓰지 말아야 한다.
만약 못물로 몸을 씻을 때에는 스스로 죄가 없음을 고백하되,
물 밖에서 알몸으로 목욕하는 것은 허락하지 않는다.
만약 물이 허리와 가지런하거든 사용해도 아무런 죄가 없고 만약 물 속에 앉아 물이 배꼽쯤에 이르러도 그것을 사용함에 있어서 아무런 죄가 없다.
목욕을 마치고 나와서 제 옷을 입고 도리에 맞추어 떠난다.”
6) 잡복연(雜福緣)
『살바다론(薩婆多論)』에서 말한 것과 같다.
“만약 스님이 기거할 방사(房舍)와 탑과 불상을 만들거나 넓은 길에 우물을 파거나 다리를 놓거나 배를 만들면,
이 사람의 공덕은 태어나는 어느 때에나 항상 시주(施主)의 도움을 받게 된다.
그러나 세 가지 인연은 제외된다.
첫째는 과거에 훼손하고 무너뜨리기를 일삼은 것이요,
둘째는 이 사람이 죽었을 경우이며,
셋째는 악한 마음을 일으켰을 경우이다.
이 세 가지 인연이 없으면 복덕이 항상 생기느니라.
또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다섯 가지 보시는 그 복을 얻지 못한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칼을 남에게 보시한 것이요,
둘째는 독(毒)을 다른 사람에게 보시하는 것이며,
셋째는 들소[野生]를 남에게 보시하는 것이요,
넷째는 음란한 여인을 남에게 보시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신사(神祠)를 짓는 것이니,
이런 것들이 복을 얻지 못하는 다섯 가지 보시이니라.
또 다섯 가지 인간과 천상의 복을 얻을 수 있는 보시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공원을 만드는 것이요,
둘째는 수풀을 만드는 것이며,
셋째는 다리를 놓는 것이요,
넷째는 큰 배를 만드는 것이며,
다섯째는 현재ㆍ미래ㆍ과거를 위해 거처하는 방사(房舍)를 만드는 것이니,
이 다섯 가지 일이 있어 그 사람으로 하여금 그런 복을 얻게 하느니라.’
그 때 세존께서 곧 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동산을 만들어서 시원함을 베풀어 주고
또는 좋은 다리를 놓아
사람들로 하여금 강을 건너게 하고
아울러 좋은 방사(房舍)를 지으면
그 사람은 밤이나 낮이나 간에
항상 마땅히 그 복을 받을 것이요
계율과 선정을 성취함으로써
이 사람은 틀림없이 천상에 태어나리라.”
또 『승기율(僧祇律)』에서 어떤 천자가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사람이 좋은 세계로 나아가고
어떤 사람이 천상에 태어나며
어떤 사람이 낮이나 밤이나 간에
좋은 공덕을 장양(長養)합니까?
그 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먼 길에 좋은 우물을 파고
과일 나무를 심어 과일을 보시해주며
나무 숨을 만들어 청량(淸涼)함을 보시하고
다리를 놓아 사람들을 건너게 해주며
보시하고 깨끗한 계율 지키고
지혜 있어서 간탐(慳貪)을 버리면
그 공덕 밤낮없이 자라나서
언제나 하늘과 인간세계에 태어나리라.
또 『정법념경(正法念經)』에서 말하였다.
“만약 어떤 중생이 사람들에게 좋은 물을 보시하거나 혹 독사가 빠진 우물물을 행인(行人)들이 마시고 고뇌(苦惱) 할까 두려워하여 그 우물을 덮으면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삼공후천(三箜篌天)에 태어나서 다섯 가지 욕락(欲樂)을 받을 것이다.
또 거기로부터 목숨을 마치고 만약 사람의 몸을 얻으면 왕의 사랑과 존경을 받게 될 것이다.
만약 병이 들어 고달퍼하면서 목구멍에서 소리를 내며 수명이 남아 다하지 않은 사람을 보고 그에게 미음이나 음료수를 마시게 해 주거나 혹은 재물을 보시하여 그의 목숨을 잇게 해주면 그는 목숨을 마치고 심수천(深水天)에 태어나서 제석천처럼 쾌락을 누릴 것이다.
그러다가 그 하늘로부터 목숨을 마치고 업을 따라 유전(流轉) 할 때 세 갈래의 악한 세계에 떨어지지 않고 사람의 몸을 받게 되면 그 생으로부터 다른 생에 이르기까지 질병의 고통을 만나지 않으며 어떤 고뇌나 혼란함이 없으리라.
만약 어떤 중생이 계율을 지키면서 비구스님을 보고 부채를 보시하여 그로 하여금 시원함을 얻어 경법(經法)을 독송하게 하면 그는 목숨을 마친 다음 풍행천(風行天)에 태어나게 되는데 향기가 불어와서 기쁨과 즐거움이 비할 데 없을 것이다.
만약 어떤 중생이 강가 나루터에서 다리나 배를 만들어서는 좋은 마음으로써 계율을 지키는 사람을 건너게 해주고 아울러 다른 사람도 건너게 해주며 온갖 악을 짓지 않으면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만지천(鬘持天)에 태어나서 다섯 가지 욕락을 누리고 거기에서 목숨을 마치고 인간세계에 태어나면 왕을 위하여 창고를 맡게 될 것이다.
또 『비유경(譬喩經)』에서 말하였다.
“옛날에 어떤 모자(母子) 세 사람이 있었다.
그들은 항상 세 가지 일을 하곤 하였다.
첫째는 큰 배를 만들어 강 위에 띄우고 백생들을 건네주는 일이고,
둘째는 도시(都市)에 좋은 우물을 파서 온갖 사람들에게 공양하는 일이었으며,
셋째는 네 문(門)에 각각 변소를 지어 놓고 사람들의 대소변을 보게 하는 일이었다.
이러한 공덕을 닦았으므로 그들은 목숨을 마치고 난 다음에 모두 천상(天上)에 태어나서 복을 받음이 자연스러웠으며,
인간세계에 태어나서는 부귀하고 오래 살았다.
또 그들은 태어나는 곳마다 세 갈래[三塗] 세계를 거치지 않았다.
설령 이렇게 조그마한 복을 지은 것으로 오히려 크고 무량한 과보(果報)를 얻거늘 더구나 어떤 사람이 공덕을 널리 닦은 것이겠느냐?
탑을 세우고 절을 지어서 단월들이 보시하여 짓는 모든 복업은 앞의 복에 비하면 백천만 배나 더 뛰어나서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그러므로 『성실론(成實論)』에서 경전의 게송을 인용하여 말하였다.
만약 누가 나무를 심어 공원에 숲을 만들거나
우물을 파고 다리를 놓거나 하면
이 사람이 지은복은
밤낮없이 항상 증장(增長)하리라.
또 『화수경(華手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사리불(舍利弗)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는 네 가지 법이 있어서 끝끝내 무상보리(無上菩提)에서 물러나지 않느니라.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만약 탑이나 절이 훼손되고 무너진 것을 보면 마땅히 그것을 수리하고 고치되 흙덩어리나 진흙,
나아가 벽들 한 개라도 보태는 것이요,
둘째는 만일 네 거리의 도로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보는 곳에다 탑을 세우거나 불상을 만들어 가지고 염불하는 좋은 복의 인연을 만들기 위해 탑 속에 법륜을 굴리는 모습과 출가하는 모습과 나아가 쌍수(雙樹:娑羅雙樹)』에서 열반에 드는 모습을 그리는 것이다.
셋째는 만약 어떤 스님이 두 패로 갈라져서 쟁송(諍訟)하는 것을 보면 애써 방편을 구해 그들을 화합시켜 주는 것이요,
넷째는 만약 부처님의 법이 무너지려는 것을 보면 경전을 독송해 주거나 나아가 한 게송이라도 외워 그 법이 끊어지지 않게 하며,
법을 보호하기 위하여 법사(法師)를 공경하고 공양하며 마음을 다 기울여 법을 보호하고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는 것이다.
보살이 만약 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세상마다 마땅히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어 큰 몸과 힘을 지닌 나라연(那羅延)처럼 사천하(四天下)를 버리고 출가를 결행하여 마음대로 네 가지 범행(梵行)을 닦을 것이다.
그리고 나서 목숨을 마친 뒤에는 하늘에 태어나 대범왕(大梵王)이 되고,
나아가 마침내는 무상도(無上道)를 성취할 것이다.
그런 까닭에 지혜로운 사람이 부처님의 도를 구하고자 하면 마땅히 이런 것을 배워야 하느니라.’
또 『방우경(放牛經)』에서 말하였다.
그리고 이 경은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별품(別品)』에 나오는 것과 똑같은 번역본이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열한 가지 법이 있는데 그것은 소치는 아이가 소 기르는 편의(便宜:方便)를 알지 못하고 소를 보살피는 방법을 깨닫지 못한 것이다.
어떤 것이 그 열한 가지인가?
첫째는 소치는 아이가 그 형색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둘째는 그 모습을 알지 못하는 것이며,
셋째는 만지거나 씻을 줄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넷째는 부스럼을 치료할 줄 모르는 것이며,
다섯째는 연기를 낼 줄 알지 못하는 것이요,
여섯 째는 길을 가려서 다닐 줄 알지 못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소가 있는 곳을 알지 못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어느 길이 물을 건널 수 있는 곳인지 알지 못하는 것이며,
아홉째는 좋은 물풀을 찾을 줄 모르는 것이요,
열째는 소 젖을 남김없이 짤 줄 모르는 것이며,
열한째는 그 소를 길러 그것을 쓸 수 있을까 쓸 수 없을 까를 분별하여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것이 그 열한 가지 일이다.
소 치는 아이가 소를 기르고 보호할 줄 모르면 그 소는 끝내 불어나지 못하고 날마다 줄어들 것이다.
이것은 비구에게도 또한 열한 가지 법이 있음을 비유한 것이니,
그 손해와 이익에 대해서는 이루 다 갖추어 기록할 수조차 없느니라.
이에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소치는 아이가 진리를 알면
그 소 주인은 복덕이 있어
여섯 마리 소가 여섯 해 동안에
예순 마리로 불어나서 줄어들지 않으려.
소치는 아이가 총명하여
소의 모든 모습 분별해 안다면
이와같은소치는 아이를
과거 세상부터 부처님께선 칭찬하셨네.”
게송을 말한다.
그림자가 곧으면 그 형체가 단정한 때문이고
골짜기가 비어 있으면 메아리가 호응한다.
복은 선한 행동으로 불어나고
결과는 원인으로부터 생겨난다.
몸 바쳐 음성을 윈만히 하고
정성 실어 삼가고 권장하며
은혜로 음덕(陰德) 베풀고
남몰래 도우며 공 있는 이를 상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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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웃어른에게 공경을 표하는 의미로 모시고 있던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서는 바사닉왕이 부처님 형상에 최상의 예를 표시하기 위한 행위로 간주한다.
2)
참새의 깃털을 술에 담그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독이 나온다고 한다.
3)
범어로는 Sumghāti 세 가지 옷 가운데 하나로서 중의(重衣) 또는 합의(合衣)라고 번역 한다.
대의(大衣)라고도 함.
설법할 때 또는 마음에 나가 걸식할 때 입는 옷.
4)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듣는데 여덟 까지 장난(障難)이 있다.
재지옥난(在地獄難)ㆍ재축생난(在畜生難)ㆍ재아귀난(在餓鬼難)(이 세가지는 고통이 심해서 불법을 듣지 못한다),
재장수천난(在長壽天難)ㆍ재울단월난(在鬱單鉞難)(이 두 곳은 즐거움이 너무 많아 불법을 듣지 않는다),
농맹음아난(聾盲瘖瘂難)ㆍ불전불후난(佛前佛後難).
5)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송ㆍ원ㆍ명ㆍ궁본에는 ‘오도(五都)가 ‘오부(五部)’로 되어 있다”고 하였으나 어느 것이 맞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6)
한(漢)나라 시대 장안(長安) 이동(以東)을 경조윤(京兆尹),
장릉(長陵) 이북을 좌풍익(左馮翊),
위성(渭城) 이서를 우부풍(右扶風)이라 하여 이를 삼보라고 하였으나,
뒤에는 장안의 인접지역을 삼보라 하였다.
7)
세 가지 율의(律儀)의 하나.
악율의(不律儀) 또는 악계(惡戒)라고도 함.
서원을 세우고 살생 등의 악업을 짓는 것.
8)
대승의 보살이 받아 지니는 계 율.
통틀어 삼취정계(三聚淨戒)를 말하는 것이나 나누어 말하면 범망위종(梵網爲宗)과 유가품승(瑜伽禀承)의 둘로 나눈다.
천자는 『범망경』에 의하여 계율을 받는 것으로,
계상(戒相)은 그 경에 말한 십중대계(十重大戒)와 사십팔경계(四十八輕戒)로서 삼취정계 가운데 섭률의계(攝律儀戒)에 해당하며,
후자는 『유가사지론』『보살지품』인 『선계경』에 의한 것으로서 섭률의계는 소승 비구가 받아 지니는 이백오십계.
고려시대 임금들은 정기적으로 이 보살계를 받았다고 한다.
9)
『고려대장경』본문에는 ‘약능(若能)’이라고 되어 있다.
그러나 문맥이 통하지 않고 『신수대장경』각주에 의하면“송(宋)ㆍ원(元)ㆍ명(明)ㆍ궁(宮)본에“약능(若能) 두글자는 ‘보살(菩薩)’로 되어 있다”고 하였으므로 역자도 이 각주를 따라 번역하였다.
10)
내용으로 단아 다음 게송은 선인(仙人)이 설한 게송이 아닌 부처님께서 설하신 게송이거나 아니면 한역(漢譯)한 사람이 게송 첫 구절을 잘못 한역한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마하승기율(摩訶僧祇律)』의 한역 원문도 본문과 같은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 원문을 그대로 따랐다.
11)
후한(後漢)사람.
벼슬은 낭중(郞中)에 이르렀으며,
명제(明帝)의 명을 받아 대월지(大月氏)국에 이르러 가섭마등(迦葉摩騰)과 축법란(竺法蘭)두 스님과 함께 불상(佛像)과 불경(佛經) 을 가지고 돌아왔다.
낙양(洛陽)에 있으면서 백마사(白馬寺)를 창건하였다.
12)
진(晋)나라 때의 효자.
꿈 속에서 조[粟]를 얻은 고사가 있다.
13)
후한(後漢) 하내(河內)사람.
어려서 부모를 잃고 부모를 봉양하지 못한 것을 안타깝게 여겨 나무로 어머니의 형상을 조각해 모셔놓고 살아계서는 것과 같이 섬겨 아침 저녁으로 춥고 더움을 살피곤 하였다.
하루는 이웃 사람 장숙(張叔)의 아내가 와서 정란의 아내에게 어떤 물건을 빌려달라고 하자 정란의 아내가 목인(木人) 앞에 꿇어앉아 여쭈니 목인이 기뻐하지 않아 빌려 주지 않았다.
그러자 장숙이 술이 취해 와서 지팡이로 목인을 때리자 목인의 안색이 변했다고 한다.
14)
『고려대장경』원문에는 ‘온청(溫淸)’으로 되어 있으나 『신수대장경』 각주에 의하면“원(元)ㆍ명(明) 두 본에는 ‘청(淸)자가 ‘정(凊)’자로 되어 있다”고 하였으므로 역자도 이 뜻이 더 적합할 듯하여 이를 따라 번역하였다.
15)
춘추전국시대에 초(楚)나라 노양공(魯陽公)이 한(韓)나라와 격전 중에 해가 넘어가려 하자 그가 창을 들어 해를 부르니까 해가 그의 명령대로 군대가 하룻길을 갈 수 있을 만한 시간인 삼사(三舍)쯤 뒷걸음질쳤다고 한다.
○ [pt op tr]
○ 음악공양,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mus0fl--Aldebert - Un Mariage T'reggae.lrc
◈Lab value 불기2564/10/06 |
♥Borox ,Spain
FRANCOISE HARDy - Si Tu Crois Un Jour Que Tu M'Aimes
♥단상♥아라바자나와 생사과정
제 8 아뢰야식과 생사윤회과정을 설명하려고 생각 중이다. 문수사리보살님의 오자진언 a ra pa ca na 의 범어표기는 다음과 같다. a ra pa ca na अरपचन 여기서 प {pa) 란 글자 형태를 현재의 정신 구조의 표기로 일단 삼는다. 다음생은 च (ca) 형태로 표기한다. 이전 생은 र (ra) 형태로 표기한다. 매 생마다 평소 자신이라고 여기는 부분은 잘못된 망상분별이다. 그래서 매 생 그처럼 엉뚱한 내용을 자신으로 여기고 임하게 하는 기제를 파악해야 한다. 그러려면 근본 정신이 전도망상을 일으키면서 매생에 임하게 되는 구조를 파악해야 한다. 그런데 이것을 매번 그림으로 표기하기 힘들다. 그래서 적당한 문자표기로 나타내려고 한다. 그런 가운데 문수사리보실님 오자진언의 범어표기를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형태로 표기하면 전생과 현생 그리고 후생에 걸쳐 매 생마다 생명형태를 달리하면서 생사를 밟아가는 것을 표기할 수 있다. 원래 한 생의 한 단면에서 작용하는 정신 구조를 그림으로 표시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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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각 주체는 이렇게 눈을 떠 보게 되는 내용 가운데 일정 부분을 자신이라고 잘못 여긴다. 평소 눈을 뜬 상태에서 누군가 당신이 스스로 자신이라고 여기는 부분을 손가락으로 가리켜 보라고 요청한다고 하자. 이런 경우 자신이 손가락으로 일정부분을 가리키면서 이를 자신이라고 여긴다. 그림에서 그 부분을 a! 와 같이 나타냈다. 그런데 생사현실 안에서 a! 부분과 같은 부분을 자신으로 여기게 하는 정신적 기제가 있다. 그것이 위 그림이 나타낸 내용이기도 하다. 그런데 매번 이것을 위 그림처럼 나타내기 불편하다. 그래서 범어 글자에서 적당한 글자가 이 그림을 나타내는 것으로 표시하려고 했다. 처음에는 다른 글자를 정했다. 그런데 전생과 후생을 함께 설명하려면 조금 불편하다. 그래서 이번에 प (pa) 란 글자가 저 그림을 나타낸다고 정하기로 한 것이다. 위에 붙여지는 - 선은 생사 전후로 이어지는 제 8 식을 나타낸다. 수직선 | 부분은 매 생 분화생성되는 제 7 말나식을 나타낸다. 나머지는 분별을 행하는 제 6 의식과 감각을 담당하는 5 가지 식을 함께 적당히 나타낸다. 생사와 관련된 이런 내용은 경전 내용을 그대로 믿어서 받아들여도 된다. 그렇지 않으면 이제 이치상 자신이 마음 현상을 헤아려 보면 된다. 또 좀 더 수행을 행해서 자신이 직접 전생과 후생을 관하여 실증적으로 살펴도 된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대부분 어렵다. 그런 경우는 도박사의 심정이 되어서 과연 후생이 있는가. 그리고 위와 같이 이어질 것인가. 아니면 이번 생으로 자신과 관련된 것은 모두 끝인가. 이런 두 경우수를 놓고 잘 헤아려야 한다. 도박을 할 경우에도 어느 경우에도 손해를 보지 않고 이익을 보는 방안이 있다. 잘 생각하면 된다. 어느 한 경우수에 좋게 되는 방안을 붙잡고 그것이 다른 경우수에도 역시 좋게 되도록 행하면 그렇게 된다. 그런데 그 반대도 가능하다. 어느 경우에나 다 좋지 않게 되는 형태도 가능하다. 생사현실에서 피해야 할 내용은 바로 이것이다.
노래를 듣다 보면 일정한 주제로 계속 노래를 이어 듣게 된다. 또는 어떤 주제를 생각하게 되면 그 후 어떤 노래를 듣던 이와 관련시켜 이어 감상하는 것일 수도 있다. 여하튼 요즘 노래를 듣는 가운데 이런 현상을 자주 대하게 된다. 생사 현실도 사정이 비슷하다. 매 생이 비슷한 주제로 이어진다. 특히 수행자가 무량겁에 걸쳐 서원을 성취하고자 할 경우 이는 당연한 내용일 수도 있다. 앞에서 a ra pa ca na अरपचन 란 범어표기로 생사과정을 나태내기로 했다. 범어 표기에서 위 직선을 이어 표시하게 된다. 이것이 제 8 식의 특성과 비슷하다. 매 생마다 생명형태가 다를 수 있기에 아래 부분은 조금 다르게 표시된다. 제 8 식을 이해하려면 맨 처음 제 1 식부터 이해해야 한다. 또 이를 위해서는 평소 현실에서 자신이 눈을 떠 대하는 것이 자신 마음안 내용임을 이해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한가위 때는 가짜 달을 소개했다. 자신이 돗수 안경을 썼다 벗었다 할 때마다 달 크기나 모습이 달라진다. 이 상황에서 달라지지 않는 달이 있다면 그것을 진짜 자신 외부에 있는 달이라고 할만하다. 자신이 돗수 안경을 하나 쓰고 벗는다고 해서 진짜 달이 그 크기나 모습이 달라지겠는가. 그렇지 않다. 이와 함께 한가위때 달 돌리기 놀이도 소개했다. 돗수 안경을 쓰고 안경태를 붙잡고 돌린다. 그러면 마치 빈 통에 숯을 넣고 불을 붙인 다음 빙빙 돌리는 경우처럼 달이 돌아간다. 설마 진짜 달이 자신이 안경태를 돌린다고 그렇게 돌아가겠는가. 이 상황에서 돌아가지 않는 달이 파악되면 그것을 진짜 달이라고 할 만하다. 그런데 현실에서 그런 달은 발견되지 않는다. 이런 일들로 자신이 평소 외부 세상이라고 여기고 대하는 내용들이 사실은 자신의 마음안 내용임을 파악할 수 있다. 미켈란젤로의 조각상을 구경하는 상황도 설명했다. 자신이 박물관에서 정면에서 조각상을 본다. 이 상황에서 그는 자신이 대하는 내용이 외부의 객관적 실재라고 여기기 쉽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영희와 철수도 같은 조각상을 본다고 여기기 쉽다. 그런데 영희는 자신 옆에서 비스듬히 본다고 하자. 또 철수는 조각상 뒤에서 본다고 하자. 이 각 경우 보는 조각상 모습이 각기 다름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서로에게 어떻게 보이는가를 물어보면 된다. 이 상황에서 각기 보는 모습이 각자의 마음안 내용임을 인정한다고 하자. 그래도 문제가 남는다. 그래도 자신과 영희 철수가 하나의 상황에서 비슷한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이것이 철학적 망집이 증폭 생성되는 과정이다. 서양철학은 이런 입장에서 참된 실체를 찾는 작업에 시종일관해왔다. 그런데 불교 입장은 다르다. 그런 것을 얻을 수 없다. 자신이 사과를 하나 손에 쥐고 실험해도 마찬가지다. 눈으로 보는 사과는 그런 모습이다. 이 상황에서 귀로 듣는 소리는 전혀 다르다. 또 코로 맡는 냄새도 다르다. 그리고 입으로 맛보는 맛도 이와 전혀 엉뚱하게 다르다. 또 손으로 만지며 느끼는 촉감도 전혀 엉뚱하게 다르다. 원래 처음 추리가 맞으려면 이 경우에도 그것이 적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왜 촉감으로 그렇게 느껴지는 그런 사과를 눈으로 대하면 그런 모습으로 보이는가를 답해야 한다. 현실에서 얻는 내용들에서는 어느 경우나 서로 엉뚱하다. 그런 가운데 사과 하나에 대한 내용을 자신이 얻는다고 여긴다. 그런데 본 바탕에서만은 그런 내용과 일치하는 내용이 있다고 추정하려는 것이다. 실재가 공하다는 것은 본 바탕에 전혀 아무 내용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본 바탕 실재가 전혀 아무 내용이 없다면 실재를 설정할 필요도 없다. 아무 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에는 정말 현실에서 각 정신이 내용을 자체적으로 변화시켰다고만 해야 한다. 그런 가운데 자신이 사과를 하나 들고 영희에게 건네 주는 상황을 설명해야 한다. 이 경우 자신은 자신 마음 한 부분을 영희에게 건네준 것인가. 또 영희 또한 자신 마음안에 있는 일 부분인가. 그리고 그 영희는 그렇게 자신의 마음 한 부분을 건네 받고 사과를 받았다고 여기는 것인가. 이런 문제를 해명해야 한다. 그것은 실재의 공함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된다. 실재는 또 마음과도 혼동을 많이 일으킨다. 마음은 보이지도 않고 만져지지도 않는다. 그런데 현실에서 얻는 내용을 놓고 처음 마음의 존재를 시설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마음과 관계하지 않고도 마음 밖에 있는 무언가를 실재 본바탕으로 설정해서 그 내용을 찾는 것이다. 그런데 마음이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 않는다. 또 그렇게 찾는 실재의 내용도 역시 직접 얻을 수 없다. 각 주체는 마음안에 들어오는 내용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정으로 마음과 실재를 서로 혼동하기 쉼다. 그러나 마음은 현실에서 얻는 내용과 밀접하다. 이런 현실 내용을 얻는데 작용하는 것을 마음으로 설정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문제삼는 본 바탕 실재는 다시 이 마음과 관계없이도 별도로 그대로 실재하는 내용을 찾는 것이다. 그래서 마음은 본 바탕 실재와 현실 내용의 경계에 있다. 그리고 이 마음의 구조나 기제가 현실의 생사를 설명하는데 사용된다. 따라서 마음과 실재의 관계를 혼동하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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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정보 ori
https://buddhism0077.blogspot.com/2020/10/2564-10-06-k1052-008.html#6826 sfed--제경요집_K1052_T2123.txt ☞제8권 sfd8--불교단상_2564_10.txt ☞◆vanm6826 불기2564-10-06 θ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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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근(根)을 선ㆍ악ㆍ무기 3성(性)으로 나누는데,
눈ㆍ귀ㆍ코ㆍ혀ㆍ몸의 5근(根)과
남ㆍ여 2근과
명근(命根)은
그 성질이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므로
무기라 한다.
답 후보
● 무기근(無記根)
무명견(無明見)
무번천(無煩天)
무상(無相)
무상도(無上道)
무상열반(無上涅槃)
무상해탈문(無相解脫門)
ॐ मणि पद्मे हूँ
○ [pt op tr]
○ [pt op tr]
● 제경요집_K1052_T2123 [문서정보]- 일일단상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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