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Vaiśravaṇa 【팔】Vessavaṇa 4천왕(天王)의 하나. 비사문(毘沙門). 폐실라마나(吠室羅摩拏)라고도 쓰고, 다른 이름으로 구폐라(俱吠羅, Kuvera)라 한다. 수미산 허리, 곧 제4층 수정타(水精埵)에 있는 천신(天神)으로 한량없는 야차들을 거느리고 북주(北洲)를 수호하며, 또 항상 부처님의 도량을 옹호하면서 설법을 듣는다고 한다. ⇒<유사어>비사문<참조어>비사문(毘沙門)
063▲ 角見更系求 ■ 각견경계구 63 (뿔 각 / 사람 이름 록( 녹), 꿩 우는 소리 곡 )( 볼 견 / 뵈올 현, 관의 천 )( 고칠 경 / 다시 갱 )( 맬 계 ) (구할 구 )
037▲ 去巨古瓜丱 ■ 거거고과관 37 ( 갈 거 ) ( 클 거/ 어찌 거 ) ( 옛 고 ) ( 오이 과 ) ( 쌍상투 관 / 쇳돌 광 )
재춘법한자
■ 영-중-일-범-팔-불어 관련-퀴즈 [wiki-bud]Nyingmapa [san-chn]
akaniṣṭha-bhavana 色究竟處 [san-eng]
virocana $ 범어 a demon prince [pali-chn]
kāmesu micchacāra 邪婬 [pal-eng]
mahaajana $ 팔리어 m.the public. [Eng-Ch-Eng]
七佛名號功德經 A short title for the 受持七佛名號所生功德經. [Muller-jpn-Eng]
弗沙蜜羅 ホシャミッラ Puṣyamitra [Glossary_of_Buddhism-Eng]
TATHAGATAGARBHA☞ Syn: Womb of the Tathagata. “1. The innate Buddha-nature (suchness) obscured temporarily by defilements; 2. the ‘storehouse’ of the Buddha’s teaching.” “[The Tathagata-garbha or] Tathagata-embryo is sometimes translated as the ‘womb of the Tathagata’ or ‘Treasure of the Tathagata’; that is to say, there is a complete, perfect Buddha-nature within every sentient being. It cannot manifest itself due to the covering of defilements. When one attains Supreme Enlightenment, the Tathagata-embryo is no more. Then the perfect Buddha-nature within every sentient being manifests itself in full.”
[fra-eng]
répandîmes $ 불어 diffused [chn_eng_soothil]
明處 The regions or realms of study which produce wisdom, five in number, v. 五明 (五明處). [vajracchedikā prajñāpāramitā sūtraṁ]
▼●[羅什] 何以故? 須菩提, 若菩薩, 有我相人相衆生相壽者相, 卽非菩薩. 무슨 까닭이겠는가? 만일 아상、인상、중생상、수자상이 있는 보살이라면 참 보살이 아니기 때문이니라. [玄奘] 何以故? 善現, 若諸菩薩摩訶薩有情想轉, 不應說名菩薩摩訶薩! 所以者何? 若諸菩薩摩訶薩不應說言有情想轉, 如是命者想、士夫想、補特伽羅想 意生想、摩納婆想、作者想、受者想轉, 當知亦爾! [義淨] 何以故? 妙生, 若菩薩有眾生想者, 則不名菩薩! 17-03 तत्कस्य हेतोः ? सचेत्सुभूते बोधिसत्त्वस्य सत्त्वसंज्ञा प्रवर्तेत, न स बोधिसत्त्व इति वक्तव्यः। जीवसंज्ञा वा यावत्पुद्गलसंज्ञा वा प्रवर्तेत, न स बोधिसत्त्व इति वक्तव्यः।
tatkasya hetoḥ | sacetsubhūte bodhisattvasya sattvasaṁjñā pravarteta na sa bodhisattva iti vaktavyaḥ | jīvasaṁjñā vā yāvatpudgalasaṁjñā vā pravarteta na sa bodhisattva iti vaktavyaḥ | 그것은 어떤 이유인가? 만약에, 수보리여! 깨달음갖춘이에게 있어서 중생에 대한 산냐가 생긴다면 그는 ‘깨달음갖춘이’라고 말해져서는 안 된다. 또는 영혼에 대한 산냐가, 나아가 또는 개체아에 대한 산냐가 생긴다면 그는 ‘깨달음갖춘이’라고 말해져서는 안 된다. ▼▷[tatkasya] ① tat(pn.ƿ.nom.) + kasya(pn.ƾ.gen.) → [그것은、 어떤] ▼[hetoḥ] ① hetoḥ(ƾ.gen.) → [이유인가?] ▼▷[sacetsubhūte] ① sacet(ƺ.) + subhūte(ƾ.voc.) → [만약에、 수보리여!] ② sacet(ƺ.È 만약, ~이라면) ▼[bodhisattvasya] ① bodhisattvasya(ƾ.gen.) → [깨달음갖춘이의] ▼[sattvasaṁjñā] ① sattva+saṁjñā(Ʒ.nom.) → [중생에 대한 산냐가] ② sattva(ƿƾ. being, existence, entity; nature; nature character) ② saṁjñā(Ʒ. consciousness; knowledge, understanding; intellect, mind) ▼[pravarteta] ① pravarteta(pot.Ⅲ.sg.) → [생긴다면] ② pravṛt(1.Ʋ. to go forward, proceed; to arise, be produced; to happen, take place) ▼[na] ① na(ƺ.) ▼[sa] ① saḥ(ƾ.nom.) → [그는] ▼[bodhisattva] ① bodhisattvaḥ(ƾ.nom.) → [깨달음갖춘이다] ▼[iti] ① iti(ƺ.) → [라고] ▼[vaktavyaḥ] ① vaktavyaḥ(njp.→ƾ.nom.) → [말해져서는 안 된다.] ② vaktavya(nj.) < * + tavya(pot.pass.p.) < vac(2.ǁ. to say, speak) ▼▷[jīvasaṁjñā] ① jīva+saṁjñā(Ʒ.nom.) → [또는、 영혼에 대한 산냐가] ② jīva(nj. living, existing, alive: ƾ. the principle of life, the individual or personal soul) ▼[vā] ① vā(ƺ.) ▼[yāvatpudgalasaṁjñā] ① yāvat(ƺ.) + pudgala+saṁjñā(Ʒ.nom.) → [나아가、 또는、 개체아에 대한 산냐가] ② yāvat(ƺ. as far as, for, up to, till; as long as, while, by the time) ② pudgala(nj. beautiful, lovely, handsome: ƾ. atom; the body matter; the ego or individual) ▼[vā] ① vā(ƺ.) ▼[pravarteta] ① pravarteta(pot.Ⅲ.sg.) → [생긴다면] ▼[na] ① na(ƺ.) ▼[sa] ① saḥ(ƾ.nom.) → [그는] ▼[bodhisattva] ① bodhisattvaḥ(ƾ.nom.) → [깨달음갖춘이다] ▼[iti] ① iti(ƺ.) → [라고] ▼[vaktavyaḥ] ① vaktavyaḥ(njp.→ƾ.nom.) → [말해져서는 안 된다.] 출처 봉선사_범어연구소_현진스님_금강경_범어강의
『능단금강반야바라밀다경』(能斷金剛般若波羅密多經) - 범어 텍스트 vajracchedikā prajñāpāramitā sūtraṁ
♣K0116-001♧
♣K0117-001♧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갈국(摩竭國)의 선승도량(善勝道場)에서 비로소 부처가 되어 생각하셨다. ‘중생들은 미욱한 그물에 얽히고 삿된 소견에 빠져 교화하기 어렵구나. 내가 이 세상에 오래 살더라도 아무 이익이 없을 것이다.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드는 것만 못하리라.’ 그때 범천은 부처님의 생각을 알고 곧 하늘에서 내려와 부처님께 나아가 땅에 엎드려 발아래 예배하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청하였다. “세존이시여, 법륜(法輪)을 굴리시고 반열반(般涅槃)에 들지 마소서.”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범천이여, 중생들은 번뇌에 덮여 세상 쾌락을 즐기면서 지혜로운 마음이 없다. 비록 내가 세상에 살더라도 그 공(功)만 헛될 것이다. 내 생각 같아서는 열반만이 즐거울 것 같다.” 범천은 다시 땅에 엎드려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법의 바다[法海]는 이미 가득 찼고 법의 깃발[法幢]은 이미 섰습니다. 중생을 인도하여 건지실 때는 바로 이 때입니다. 또 제도할 만한 중생도 적지 않은데 어찌하여 세존께서는 열반에 드시어 저 중생들로 하여금 영원히 그 보호를 잃게 하려 하십니까? 세존께서는 과거 무수한 겁에 항상 중생을 위하여 법약(法藥)을 캐어 모으실 적에 한 구절의 게송을 얻으려고 그 몸과 처자로써 구하셨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그것을 생각하지 않고 버리려 하십니까? 먼 옛날 이 염부제(閻浮提)에 수루바(修樓婆)라는 큰 나라 왕이 있어 이 세계의 8만 4천의 작은 나라들과 6만의 산천과 8천억의 촌락을 다스렸습니다. 왕에게는 2만 부인과 1만 대신이 있었습니다. 묘색왕(妙色王: 수루바)은 덕의 힘이 견줄 데 없고
백성들을 잘 보호해 길러 풍요로움과 즐거움이 끝이 없었습니다. 왕은 생각하였습니다. ‘나는 지금 재물로만 중생들에게 베풀고 어떤 도의 가르침으로써 그들을 편안히 살게 하지는 못한다. 이것은 내 허물이다. 얼마나 괴로운가. 지금 견실한 법의 재물을 구해 그들을 모두 해탈케 하리라.’ 그는 곧 염부제 안에 영을 내렸습니다. ‘누가 나를 위해 법을 설명해 주겠는가. 그러면 그의 소원을 들어 주리라.’ 사방으로 두루 구해 보았으나 아무도 응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왕은 매우 근심하고 슬퍼하였습니다. 그때에 비사문왕(毘沙門王)은 이런 사정을 알고, 그를 시험해 보려고 곧 몸을 변화시켜 야차(夜叉)로 변하였습니다. 얼굴빛은 검푸르고 눈은 피처럼 붉으며 개 이빨 같은 이빨은 위로 솟고 머리털은 곤두서고 입으로는 불을 뿜으면서 궁문에 와서 말하였습니다. ‘누가 법을 듣고자 하는가. 내가 그를 위해 설하리라.’ 왕은 이 말을 듣고 기쁨을 이기지 못하고 몸소 나가 맞이하여 예배한 뒤에 높은 자리를 만들고 앉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곧 대신들을 모아 앞뒤로 둘러서서 법을 듣고자 하였습니다. 그때 야차는 다시 왕에게 말하였습니다. ‘법을 배우기란 어려운 일이다. 어떻게 거저 그것을 들으려 하는가.’ 왕은 합장하고 말하였습니다. ‘무엇이나 필요한 것은 모두 들어 주리라.’ 야차는 또 말하였습니다. ‘대왕의 사랑하는 처자를 내게 주어 먹게 하면 법을 설하리라.’ 그때 대왕은 사랑하는 부인과 아들 중에서도 가장 훌륭한 아들을 야차에게 공양하였습니다. 야차는 그것을 받아 여럿이 보는 앞에서 먹었습니다. 그때 여러 왕들과 관리와 신하들은 왕의 그러한 일을 보고, 괴로이 울고 땅에 뒹굴면서 그 일을 그만두도록 왕에게 호소하였습니다. 그러나 왕은 법을 위하여 결심한 마음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그때 야차는 그 부인과 태자를 다 먹고 나서 왕을 위해 한 게송을 읊었습니다.
모든 현상은 덧없는 것이어서 태어나는 것은 모두 다 괴로운 것을. 5음(陰)은 텅 비어 모양 없거니 나도 없고 그리고 내 것도 없네.
이 게송을 읊자, 왕은 매우 기뻐하면서 조금도 후회하지 않고, 머리털 만한 글자로 그것을 베껴 써서 사람을 시켜 염부제 안에 돌리고 모두 외워 익히게 하였습니다. 그때 비사문왕은 본래 형상으로 돌아와 칭송하였습니다. ‘장하고 놀랍구나.’ 그의 부인과 태자는 본래처럼 살아 있었습니다. 그때의 그 왕은 지금의 부처님이십니다. 세존께서 옛날에는 법을 위해서도 오히려 그처럼 하셨거늘 어찌하여 지금은 중생들을 버리고 일찍 열반에 드시어 그들을 구제하지 않으려 하십니까? 또 세존께서는 먼 과거 아승기겁에 이 염부제에서 큰 나라 왕이 되었는데, 이름은 건사니바리(虔闍尼婆梨)였습니다. 여러 나라와 8만 4천 촌락을 맡아 다스리시고 2만의 부인과 궁녀와 1만의 대신을 두었습니다. 그는 자비가 있어 일체를 가엾이 여겼으므로 백성들은 힘을 입었고, 곡식은 풍성하여 모두 왕의 은혜에 대해서 인자한 아버지를 우러르듯 하였습니다. 그때 왕은 생각하였습니다. ‘나는 지금 제일 높은 왕의 지위에 있다. 백성들은 내 안에서 모두 편히 살고 있다. 그러나 나는 이것만으로 만족할 수가 없다. 묘하고 보배스런 법의 재물을 구해 저들을 이롭게 하리라.’ 이렇게 생각하고는 사신을 보내어 영을 내려 일체에 두루 알렸습니다. ‘누가 나를 위해 이 묘한 법을 설명하겠는가. 그의 요구를 따라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은 모두 주리라.’ 노도차(勞度差)라는 바라문이 궁문에 와서 말하였습니다. ‘제게 법이 있습니다.’ 왕은 그 말을 듣고 매우 기뻐하면서 곧 나가 맞이하여 예배하고는 좋은 자리를 펴서 앉게 한 뒤에 좌우와 함께 합장하고 말하였습니다. ‘원컨대, 대사는 이 어리석은 것을 가엾이 여기시고 묘법(妙法)을 설명하여 그것을 듣고 알게 하소서.’ 노도차는 다시 말하였습니다.
‘제 지혜는 먼 곳에서 구한 것이라 공부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거저 그것을 들으려 하십니까?’ 왕은 대답하였습니다. ‘무엇이나 필요한 것을 말씀하시면 모두 공급하겠습니다.’ 노도차는 말하였습니다. ‘대왕이 지금 그 몸을 쪼개어 천 개의 등불을 켜서 공양하면 그 법을 설하겠습니다.’ 왕은 그 말을 듣고 못내 기뻐하여 곧 신하를 보내어 하루 8만 리를 달리는 코끼리에 태워 온 염부제에 알렸습니다. ‘건사니바리왕은 지금부터 이레 뒤에 법을 위하여 그 몸을 쪼개어 천 개의 등불을 켤 것이다.’ 여러 작은 나라의 왕들과 모든 백성들은 이 말을 듣고 근심하면서 모두 왕에게 나아가 예배하고 아뢰었습니다. ‘지금 이 세계에서 목숨을 가진 중생들이 대왕을 의지해 사는 것은, 마치 장님이 길잡이를 의지하고 어린애가 어머니를 의지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러한데 왕이 돌아가시면 저희들은 누구를 의지하겠습니까? 만일 그 몸을 쪼개어 천 개의 등불을 켜신다면 반드시 나라가 온전치 못할 것입니다. 어떻게 그 바라문 한 사람 때문에 이 세계의 일체 중생을 버리려 하십니까?’ 그때 그 궁중에 있던 2만의 부인과 5백의 태자와 1만 대신들도 모두 합장하고 그와 같이 호소하였습니다. 왕은 대답하였습니다. ‘너희들은 부디 나의 위없는 도의 마음[無上道心]을 꺾지 말라. 나는 그렇게 함으로써 맹세코 부처가 될 것이요, 부처가 된 뒤에는 반드시 너희들을 먼저 제도하리라.’ 백성들은 왕의 뜻이 바른 줄 알면서도 괴로이 울면서 땅에 쓰러졌습니다. 그러나 왕은 그 뜻을 고치지 않고, 바라문에게 말하였습니다. ‘지금 내 몸을 쪼개어 천 개의 등불을 켜소서.’ 바라문은 곧 왕의 살을 쪼개고 기름 심지를 박았습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기절하였다가 다시 살아나서 땅에 쓰러지니, 마치 큰 산이 무너지는 것과 같았습니다. 왕은 다시 아뢰었습니다. ‘원컨대 대사는 나를 가엾이 여겨 먼저 설법하소서. 그리고 등불을 붙이소서.
혹 내 목숨이 먼저 끊어져 법을 듣지 못할까 합니다.’ 노도차는 곧 다음 게송으로 법을 외웠습니다.
온갖 존재는 다 없어지나니 높은 것은 반드시 무너지든가 만나면 언젠가 떠나게 되며 태어난 이는 모두 다 죽고 만다네.
이 게송을 마치고는 곧 불을 붙였습니다. 그때 왕은 매우 기뻐하면서 조금도 후회하는 마음이 없이 스스로 서원을 세웠습니다. ‘나는 지금 법을 구하여 불도(佛道)를 성취할 것이다. 부처가 된 뒤에는 지혜의 광명으로 중생들의 결박과 어두움을 비추어 깨닫게 할 것이다.’ 이렇게 서원하자 천지는 크게 진동하여 정거천(淨居天)에까지 이르러서 그 궁전이 모두 흔들렸습니다. 그들은 모두 내려다보다가 보살이 법공양을 짓는데 그 몸을 허물어뜨리면서 목숨을 돌아보지 않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모두 허공을 덮고 내려오면서 슬피 울었는데, 눈물이 마치 쏟아지는 비와 같았습니다. 그리고 하늘꽃[天華]을 뿌려 공양하였습니다. 그때 제석천은 왕 앞에 내려와 갖가지로 칭송하면서 물었습니다. ‘대왕은 지금 고통이 매우 심할 것입니다. 혹 마음에 후회하는 일은 없습니까?’ 왕은 대답하였습니다. ‘없습니다.’ 제석은 다시 물었습니다. ‘지금 왕의 몸을 보니 벌벌 떨면서 편치 못합니다. 후회가 없다고 스스로 말하지만 누가 그것을 믿겠습니까?’ 왕은 다시 서원을 세웠습니다. ‘만일 내가 처음부터 지금까지 마음으로 후회하지 않았거든, 내 몸의 상처가 당장 낫게 하소서.’ 이렇게 말하자 몸은 이내 회복되었습니다. 그때의 그 왕은 바로 지금의 부처님이십니다. 세존께서 옛날에 그처럼 고통을 받으면서 법을 구한 것은 모두 중생을 위한 것으로서 지금은 다 성취되었는데, 어찌하여 저희들을 버리고 열반에 드시어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영원히 큰 법의 광명을 잃게 하려 하십니까? 또 세존께서는 지나간 세상에 염부제에서 큰 나라 왕이 되었는데, 이름은 비릉갈리(毘楞竭梨)였고, 여러 나라와
8만 4천의 촌락을 맡아 다스리시고, 2만의 부인과 궁녀와 5백의 태자와 1만의 대신을 두었습니다. 왕은 큰 자비가 있어 백성을 자식처럼 보살폈습니다. 그때 왕은 마음으로 바른 법을 좋아하여 곧 신하를 보내어 온 나라에 영을 내렸습니다. ‘누가 나를 위해 바른 법을 말해 주겠는가. 나는 그 요구를 따라 필요한 것을 모두 공급하리라.’ 그때 노도차라는 바라문이 궁문에 와서 말하였습니다. ‘제게 큰 법이 있습니다. 누가 듣고자 하면 저는 설하겠습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기쁨을 이기지 못하면서 몸소 나가 맞이하여 머리를 발에 대어 예배하고 안부를 물은 뒤에, 큰 궁전으로 모시고 가서 좋은 자리에 앉게 하고는 합장하고 말하였습니다. ‘원컨대 대사는 나를 위해 설법하소서.’ 노도차는 말하였습니다. ‘제가 아는 법은 사방을 돌아다니면서 배운 것으로서 여러 해 동안 수고한 것입니다. 대왕은 어떻게 거저 그것을 들으려 하십니까?’ 왕은 합장하고 말하였습니다. ‘분부하시면 일체 필요한 것을 대사께 바치고 아까워하지 않겠습니다.’ 그는 곧 말하였습니다. ‘만일 왕의 몸에 천 개의 쇠못을 치게 하면 설법하겠습니다.’ 왕은 곧 ‘좋습니다. 지금부터 이레 뒤에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때 그 왕은 곧 사람을 보내어 하루 8만 리를 달리는 코끼리를 타고 온 염부제 안에 두루 알렸습니다. ‘지금부터 이레 뒤에 비릉갈리 대왕의 몸에 천 개의 쇠못을 치게 하리라.’ 신하들은 그 말을 듣고 구름처럼 모여서 왕에게 아뢰었습니다. ‘저희들은 사방 멀리 있으면서 왕의 은덕을 입고 모두 편히 살아갑니다. 원컨대 대왕께서는 저희들을 위하여 그 몸에 천 개의 쇠못을 치게 하지 마소서.’ 궁중에 왕후ㆍ궁녀ㆍ태자ㆍ대신들이 모두 모여 한꺼번에 왕에게 호소하였습니다. ‘원컨대 대왕께서는 저희들을 생각하시고, 한 사람 때문에 목숨을 마쳐 천하의 일체 중생들을 버리지 마소서.’
왕은 대답하였습니다. ‘나는 오랫동안 태어나고 죽는 동안에 수없이 몸을 버렸었다.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때문에 버렸으니, 그 백골을 헤아리면 수미산보다 높을 것이요, 머리를 베어 흘린 피는 다섯 강물보다 많을 것이며, 울면서 흘린 눈물은 네 바닷물보다 많을 것이다. 이런 갖가지 일이 있었지마는 그것은 헛되이 목숨만 버린 것이요, 일찍이 법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 나는 지금 내 몸에 쇠못을 치게 함으로써 불도를 구하는 것이니, 부처가 된 뒤에는 지혜의 날카로운 칼로 너희들 번뇌의 병을 끊어 버릴 것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내 도심(道心)을 막으려 하는가.’ 여러 사람들은 잠자코 말이 없었습니다. 이에 왕은 바라문에게 말하였습니다. ‘원컨대 대사는 은혜를 베풀어 먼저 설법하신 뒤에 못을 치소서. 혹 내 목숨이 먼저 끊어져 법을 듣지 못할까 합니다.’ 그때 노도차는 곧 다음 게송을 말하였습니다.
일체는 모두 덧없는 것이어서 태어나는 것은 모두 다 괴로운 것을. 모든 법은 공하여 실체가 없거니 그것은 진실로 내 것이 아니네.
이런 게송을 마치고는 곧 그 몸에 천 개의 쇠못을 쳤습니다. 여러 작은 나라의 왕과 신하들과 대중들이 땅에 쓰러지는 것이 마치 큰 산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땅에 뒹굴고 울면서 사방을 분별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때 천지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는데, 욕색(欲色)의 여러 하늘들이 그 이유를 괴상히 여겨 모두 내려왔다가, 보살이 법을 위해 그 몸을 상하게 하고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는 한꺼번에 울어, 그 눈물이 쏟아지는 비와 같았습니다. 그리고 하늘 꽃을 뿌려 공양하였습니다. 그때 제석천은 왕 앞에 나와 물었습니다. ‘대왕이 지금 용맹정진하면서 고통을 싫어하지 않는 것은 법을 위해서입니다. 무엇을 구하려 하십니까, 제석천이나 전륜왕이 되려 하십니까, 마왕(魔王)이나 범왕(梵王)이 되기를 원하십니까?’ 왕은 대답하였습니다.
‘내가 하는 일은 삼계의 갚음을 받는 즐거움을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공덕으로써 불도를 구하는 것입니다.’ 천제(天帝)는 다시 물었습니다. ‘왕은 지금 몸을 헐어 그처럼 고통스러우십니다. 과연 후회하는 마음이 없습니까?’ ‘없습니다.’ ‘지금 왕의 몸을 보니 스스로 가누지 못하는데, 후회가 없다고 말하지마는 무엇으로 증명하겠습니까?’ 왕은 곧 서원을 세웠습니다. ‘만일 내가 지극한 정성으로 후회하는 마음이 없으면 지금 내 몸은 본래처럼 회복될 것이다.’ 이렇게 말하자 몸은 곧 회복되었습니다. 하늘과 사람들은 한량없이 기뻐 뛰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지금 법의 바다[法海]는 가득 찼고 공덕은 모두 갖추어졌습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일체 중생을 버리고 빨리 열반에 들어 설법하려 하시지 않습니까? 또 세존이시여, 먼 옛날 한량없는 아승기겁에 이 염부제에 큰 나라 왕이 있었는데, 이름이 범천왕(梵天王)이었습니다. 그 태자 이름은 담마감(曇摩鉗)이었고 그는 바른 법을 좋아해 사람을 보내어 사방으로 두루 찾았으나 마침내 얻지 못하였습니다. 그때 태자는 법을 구하였으나 얻지 못하여 근심하고 번민하였습니다. 제석천은 그 정성이 지극함을 알고 바라문으로 변하여 궁문으로 나아가 말하였습니다. ‘나는 법을 압니다. 누구라도 그것을 듣고자 하면 설명해 주겠습니다.’ 태자는 이 말을 듣고 곧 나가 맞이하여 머리를 발에 대어 예배하고는 큰 궁전으로 모시고 가 좋은 자리를 펴고 앉게 한 뒤에 합장하고 아뢰었습니다. ‘원컨대 대사는 가엾이 여겨 설법해 주소서.’ 바라문은 말하였습니다. ‘배우는 일은 매우 어려워 오랫동안 스승을 찾아다녀야 얻어지는 것입니다. 어떻게 그것을 거저 들으려 하십니까? 그것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태자는 다시 말하였습니다. ‘대사께서 필요한 것을 분부하시면 내 몸이나 처자까지 조금도 아까워하지 않고 드리겠습니다.’ 바라문은 말하였습니다. ‘만일 지금 대왕이 깊이 열 길 되는 큰 불구덩이를 만들어 그 안에 가득히 불을 붙이고, 거기에 몸을 던져 공양하면 나는 설법하겠습니다.’
태자는 그 말대로 큰 불구덩이를 만들었습니다. 왕과 왕후ㆍ궁녀ㆍ신하들은 그 말을 듣고 안절부절하여 모두 모여 태자궁으로 나아가 태자에게 충고하고 바라문을 깨우쳤습니다. ‘원컨대 저희들을 사랑하고 가엾이 여겨 태자로 하여금 불구덩이에 들어가지 말게 하소서. 만일 필요하시다면 이 나라와 처자와 우리 몸까지라도 드리겠습니다.’ 바라문은 말하였습니다. ‘나는 태자를 핍박하지 않았고 다만 그의 생각을 따른 것뿐입니다. 만일 그렇게 한다면 설법할 것이요, 그렇지 않으면 설법하지 않겠습니다.’ 사람들은 그 뜻이 견고한 것을 알고 모두 잠자코 있었습니다. 왕은 곧 사자를 보내어 하루 8만 리를 달리는 코끼리를 타고 온 염부제 안에 두루 알리게 하였습니다. ‘담마감 태자는 법을 위하여 지금부터 이레 뒤에 불구덩이에 몸을 던질 것이다. 그것을 보고 싶은 자는 빨리 와서 모여라.’ 여러 작은 나라의 왕들과 사방 국경 백성들은 약한 이는 부축해 가면서 구름처럼 모였습니다. 그들은 태자에게 나아가 꿇어앉아 합장하고 같은 말로 아뢰었습니다. ‘저희 신하들은 태자님을 우러러보기를 부모처럼 합니다. 만일 태자께서 불구덩이에 몸을 던지시면, 이 천하는 모두 부모를 잃고 아주 믿을 곳이 없게 될 것입니다. 저희들을 가엾이 여기시고, 한 사람을 위해 일체를 버리지 마소서.’ 태자는 말하였습니다. ‘나는 오랜 옛날부터 나고 죽는 동안에 몸을 수없이 잃었다. 인간에서는 탐욕 때문에 서로 해쳤고, 천상에서는 수명이 다해 쾌락을 잃고 근심하고 괴로워하였다. 또 지옥에서는 불에 타고 끓는 물에 삶기며, 도끼ㆍ톱ㆍ창ㆍ칼ㆍ재바다[灰河]ㆍ칼산[劍樹] 속에서 하루 동안에도 헤아릴 수 없이 몸을 잃었는데, 마음과 골수에 사무치는 고통은 이루 다 말할 수 없었다. 아귀로 있을 때에는 온갖 독(毒)이 몸을 찔렀고, 축생으로 있을 때에는 뭇 입에 몸을 제공하였고, 무거운 짐을 지고 풀을 먹는 등 그 고통은 헤아리기 어려웠다. 그러나 그것은 부질없이 온갖 고통만 겪고 헛되이 신명(身命)만 버린 것으로서,
일찍이 착한 마음으로 법을 위해 한 일은 아니었다. 나는 지금 이 냄새 나고 더러운 몸을, 법을 위해 공양하려 하는데, 너희들은 어찌하여 나의 위없는 도심(道心)을 꺾으려 하는가. 내가 이 몸을 버리는 것은 불도를 구하기 위해서이다. 내가 불도를 이룬 뒤에는 너희들에게 5분법신(分法身)을 베풀어 줄 것이다.’ 여러 사람들은 잠자코 있었습니다. 그때 태자는 불구덩이 위에 서서 바라문에게 아뢰었습니다. ‘원컨대 대사는 나를 위해 설법하소서. 혹 내 목숨이 먼저 끝나 법을 듣지 못할까 합니다.’ 바라문은 곧 다음 게송을 읊었습니다.
언제나 사랑하는 마음을 행해 성내고 해치려는 생각 없애고 슬퍼하는 마음으로 중생 돌보아 흐르는 그 눈물 비오듯 하며
따라 기뻐하는 마음 닦아 행하여 내가 법을 얻은 것같이 여기고 도의 뜻으로 중생을 보호하면 그것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라.
이 게송을 마치자, 태자는 곧 불구덩이에 몸을 던지려 하였습니다. 그때 제석과 범천왕은 각각 그의 한 손을 붙들고 말렸습니다. ‘이 염부제 안의 모든 중생들은 모두 태자님 은혜로 각기 제 일을 즐기고 있습니다. 지금 태자께서 불구덩이에 몸을 던지면 온 천하는 그 아버지를 잃게 될 것입니다. 어찌 스스로 몸을 죽여 일체 중생을 버리려 하십니까?’ 태자는 그 천왕들과 백성들에게 대답하였습니다. ‘어찌하여 나의 위없는 도심을 막으려 하는가.’ 하늘과 사람들은 모두 잠자코 있었고, 태자는 곧 몸을 날려 불구덩이에 떨어졌습니다. 그때 천지는 크게 진동하고 허공의 하늘들은 한꺼번에 울부짖어 그 눈물은 쏟아지는 비와 같았습니다. 불구덩이는 삽시간에 연못으로 변하고, 태자는 그 못 속의 연화대(蓮花臺)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늘들은 꽃을 뿌려 태자의 무릎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그때의 그 범천왕은 지금의 부왕 정반왕(淨飯王)이요, 어머니는 지금의 마야(摩耶)부인이며, 태자 담마감은 바로 지금의 세존이십니다. 세존께서 그때에 그처럼 법을 구하신 것은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지금은 그 소원이 이미 성취되었으니 마땅히 저 메마른 무리들을 적셔 주어야 하십니다.
그런데 어찌하여 저들을 버리고 열반에 드심으로써 설법하지 않으려 하십니까? 또 세존이시여, 과거 한량없는 아승기겁에 파라내국(波羅㮈國)에는 5백 명 선인(仙人)이 있었고, 그들 스승의 이름은 울다라(鬱多羅)였습니다. 그는 항상 바른 법을 사모하여 공부하려고 사방으로 그 스승을 구해 온 나라에 두루 알렸습니다. ‘누가 나를 위해 바른 법을 설해 주면, 나는 그의 요구에 따라 모두 공급하리라.’ 어떤 바라문이 와서 말하였습니다. ‘나에게 바른 법이 있다. 누가 듣고자 하면 나는 설명하리라.’ 그때 그 선인 스승은 합장하고 아뢰었습니다. ‘원컨대 나를 가엾이 여겨 그 법을 설명해 주소서.’ 바라문은 말하였습니다. ‘법을 배우는 일은 매우 어려워 오래 수고하여야 얻어지는 것인데 어찌하여 너는 거저 그것을 들으려 하는가. 그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그대가 만일 지성으로 법을 얻으려 하거든 마땅히 내 분부를 따르라.’ 선인은 아뢰었습니다. ‘대사님 분부를 어찌 감히 거역하겠습니까.’ 바라문은 말하였습니다. ‘만일 네가 지금 가죽을 벗겨 종이를 만들고 뼈를 쪼개어 붓을 만들며 피를 먹에 타서 내 법을 받아 쓴다면, 너를 위해 설법하리라.’ 울다라는 이 말을 듣고 기뻐 뛰면서 불법을 위해 곧 가죽을 벗기고 뼈를 쪼개고 피를 먹에 타고는 우러러 아뢰었습니다. ‘지금이 바로 그 때입니다. 원컨대 빨리 설법하소서.’ 바라문은 곧 다음 게송을 말하였습니다.
항상 몸의 행을 잘 단속해 살생과 도둑질과 음행을 하지 않고 이간질과 나쁜 말 하지 않고 거짓말과 비단결 같은 말 하지 않으며
마음에 온갖 욕심 탐하지 않고 성내거나 해칠 생각 가지지 않고 온갖 삿된 소견을 버린다면 그것이 바로 보살의 행이니라.
이 게송을 마치자 울다라는 곧 받아 썼습니다. 그리하여 사람을 보내어 염부제 안의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그것을 베껴 쓰게 하고 읽고 외워 그대로 수행하게 하였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중생을 위하여 이와 같이 법을 구하되 마음에 후회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찌하여 일체 중생을 버리고 열반에 드셔서 설법하지 않으려 하십니까? 또 세존께서는 오랜 옛날 아승기겁에 이 염부제에서 큰 나라 왕이 되었는데 이름이 시비(尸毘)였습니다. 왕이 계시는 성 이름은 제바발제(提婆拔提)로서 한량없이 풍성하고 즐거웠습니다. 시비왕은 염부제의 8만 4천의 작은 나라와 6만의 산천과 8천억의 촌락을 다스리셨고 또 2만의 부인과 궁녀와 5백의 태자와 1만의 대신을 두었습니다. 그리고 큰 자비를 행하여 일체 중생을 가엾이 여겼습니다. 그때 제석천은 다섯 가지 공덕이 몸에서 떠나 그 목숨이 끝나게 되자 매우 근심하고 걱정하였습니다. 비수갈마(毘首羯摩)는 그것을 보고 곧 나아가 아뢰었습니다. ‘왜 슬퍼하면서 근심하는 빛이 있습니까?’ 제석은 대답하였습니다. ‘나는 곧 죽을 것이다. 죽을 징조가 이미 나타났다. 지금 세상에는 불법은 이미 사라지고 또 큰 보살들도 없어서 내 마음은 어디 귀의할 지를 알지 못한다. 그래서 근심하는 것이다.’ 비수갈마는 아뢰었습니다. ‘지금 염부제에 큰 나라 왕이 있어 보살도(菩薩道)를 행하는데, 이름은 시비(尸毘)라 합니다. 그는 뜻이 굳고 정진하여 반드시 불도를 이룰 것입니다. 거기 가서 귀의하시면 반드시 보호하고 재앙을 구원해 주실 것입니다.’ 제석천은 다시 말하였습니다. ‘만일 그가 보살이라면 나는 먼저 그것이 진실인가 아닌가를 시험해 보리라. 너는 비둘기로 변하라. 나는 매로 변하리라. 그래서 내가 급히 네 뒤를 쫓으면, 너는 쫓기면서 그 왕에게 가서 보호를 구하라. 그것으로 시험하면 그의 참과 거짓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비수갈마는 말하였습니다. ‘보살 대인에게는 괴로움을 주지 말고 공양을 올려야 합니다. 그런 어려운 일로 핍박할 것이 아닙니다.’ 그때 제석천은 곧 다음 게송을 말하였습니다.
나도 나쁜 마음으로 그러는 것 아니다. 순금[眞金]인가 시험해 보는 것과 같나니 그것으로 보살을 시험함으로 진실인가 아닌가를 알 수 있네.
이 게송을 마치자, 비수갈마는 스스로 비둘기로 변하고 제석천은 매로 변하여 비둘기 뒤를 급히 쫓아 곧 잡아먹으려 하였습니다. 그때 비둘기는 매우 두려워 대왕의 겨드랑 밑으로 날아들어 왕에게 목숨을 의지하였습니다. 매는 곧 그 뒤를 쫓아와 궁전 앞에 앉아 왕에게 말하였습니다. ‘그것은 내 밥인데 왕 곁에 와 있습니다. 빨리 내게 돌려 주십시오. 나는 매우 굶주려 있습니다.’ 비시왕은 말하였습니다. ‘내 본래의 서원은 일체 중생을 제도하는 일이다. 이것은 내게 와서 의지하였다. 나는 결코 너에게 주지 않으리라.’ 매는 다시 말하였습니다. ‘대왕은 지금 일체 중생을 제도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만일 그 먹이를 뺏으면 내 목숨은 구제될 수 없습니다. 나와 같은 무리는 일체 중생에 들어가지 않습니까?’ 왕은 물었습니다. ‘만일 너에게 다른 고기를 주면 너는 먹겠는가?’ 매는 대답하였습니다. ‘다만 갓 죽인 더운 고기라야 먹습니다.’ 왕은 생각하였습니다. ‘지금 갓 죽인 더운 고기를 구한다면 그것은 하나를 죽여 하나를 구제하는 것으로서 이치에 맞지 않다.’ 왕은 다시 가만히 생각하였습니다. 내 몸을 제외하고 그 밖의 것은 모두 목숨이 있는 것이다. 그들은 다 자기를 보호하고 아까워하는데……. 그리하여 곧 날카로운 칼을 가져다 자기 다리 살을 베어 그것을 매에게 주고 비둘기 목숨과 바꾸었습니다. 그때 매는 말하였습니다. ‘왕은 시주가 되어 일체를 평등하게 보십니다. 내 비록 조그만 새이지마는 이치에는 치우침이 없습니다. 만일 그 살로 이 비둘기와 바꾸려고 하시면 저울질을 하여 편편해지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왕은 곧 좌우에 명령하여 빨리 저울을 가져 오게 하여 저울 추를 가운데 달고 양쪽에 판을 두어 비둘기를 가져다 한쪽에 얹고 벤 살을 다른 한쪽에 얹었습니다. 그러나 다리 살을 다 베어도 비둘기보다 가벼웠습니다. 그래서 다시 두 팔과 두 옆구리 살을 다 베었지마는 여전히 비둘기 무게보다 모자랐습니다. 그때 왕은 몸을 일으켜 저울판에 오르려 하였으나,** 기운이 부쳐 헛디디는 바람에 땅에 쓰러져 까무러쳤다가 한참 만에야 깨어나 스스로 그 마음을 꾸짖었습니다.
‘나는 오랜 옛날부터 너(마음)에게 시달려 삼계(三界)를 윤회하면서 갖가지로 고초를 맛보았으나 아직 복을 짓지 못하였다. 그러나 지금은 정진하여 행을 세울 때요, 게으름을 피울 때가 아니다.’ 이렇게 자신을 꾸짖고는 억지로 일어나 저울판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스스로 잘하였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때 천지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여 모든 하늘 궁전들이 다 흔들렸습니다. 그리고 색계(色界)의 여러 하늘은 한꺼번에 내려와 허공에서 보살이 어려운 행을 행하여 몸을 상하게 하면서 마음으로 큰 법을 기약하고 신명을 돌아보지 않는 것을 보고는 모두 한꺼번에 울어 눈물이 쏟아지는 비와 같았습니다. 그리고 하늘꽃을 내려 그것으로 공양하였습니다. 그때 제석은 본래 형상으로 돌아와 왕 앞에 서서 말하였습니다. ‘지금, 누구도 따르기 어려운 그런 행은 무엇을 구하려 하는 것입니까? 전륜성왕이나 제석이나 마왕이 되길 원하는 것입니까, 삼계 가운데서 무엇을 구하고자 하는 것입니까?’ 보살은 대답하였습니다. ‘내가 구하려고 기약하는 것은 삼계의 영화로운 즐거움이 아닙니다. 내가 짓는 복의 갚음은 불도를 구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천제는 다시 말하였습니다. ‘왕은 지금 몸을 헐어 그 고통이 골수에 사무칠 것입니다. 혹 후회하는 생각이라도 없습니까?’ ‘없습니다.’ ‘비록 없다고 말씀하시지마는 그것을 누가 알 수 있습니까? 내가 지금 왕의 몸을 보니 쉬지 않고 떨고 있으며, 말하는 기운이 끊어질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후회가 없다고 하지만 무엇으로 그것을 증명하시렵니까?’ 왕은 곧 서원을 세웠습니다. ‘나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털끝만큼도 후회하지 않았으니, 내가 원하는 것은 반드시 그 결과를 얻을 것이다. 지성은 헛되지 않나니, 내 말과 같다면, 내 몸은 곧 회복되리라.’ 이 서원을 마치자 몸은 곧 회복되어 전보다 더 훌륭해졌습니다.
하늘과 사람들은 일찍이 없었던 일이라 칭송하고,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라했습니다. 시비왕은 바로 지금의 부처님이십니다. 세존께서 옛날에는 그처럼 중생들을 위해 신명을 돌아보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법해(法海)는 이미 찼고 법기[法幢]는 이미 섰으며 법고(法鼓)는 이미 울렸고 법등[法炬]은 이미 밝았으니, 세존이시여 중생을 제도할 때는 바로 이 때입니다. 어찌하여 일체 중생을 버리고 열반에 드셔서 설법하지 않으려 하십니까?” 범천왕은 여래 앞에서 합장하고 찬탄하면서, 여래께서 전생에 중생을 위하여 법을 구한 사실 1천 가지를 설명하였다. 그때 세존께서는 범천왕의 청을 받아들이시고, 곧 바라내국의 녹야원(鹿野苑)으로 가시어 법륜을 굴리시니, 그로 말미암아 3보(寶)가 처음으로 세상에 나타났다. 그때 하늘과 사람ㆍ용ㆍ귀신 등 여덟 무리들은 이 말을 듣고 모두 기뻐하여 받들어 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