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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반주삼매경
불설반주삼매경(佛說般舟三昧經)
후한(後漢) 월지(月支)삼장 지루가참(支婁迦讖) 한역
김진철 번역
1.
문사품(問事品)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나열기가(羅閱祇加) 가린죽원(加隣竹園:가란다죽원)에 계실 때 대보살ㆍ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와 모든 하늘․ 용․
아수라[阿須輪] ㆍ야차(夜叉)ㆍ가루라(迦樓羅)ㆍ견다라(甄陀羅)ㆍ마후륵(摩睺勒) 등 무량수의 대중들과 함께 대회(大會)에 모여 앉아 있었다.
● 지혜를 얻는 방안 등 이때 발타화(跋陀和)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옷깃을 여미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원컨대 여쭙고 싶은 것이 있어,
지금 여쭐까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착하도다.
네가 묻고자 하는 것을 마음껏 묻거라.
지금 너를 위하여 그것을 말해주겠다.”
발타화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보살은 마땅히 어떠한 법을 수행하여야 거대한 바다에 모든 강이 모인 것과 같은 지혜를 얻을 수 있습니까?
어떻게 수행하여야 널리 많은 지혜를 통달하며 들은 것을 다 알고 또한 의심하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수행하여야 숙명(宿命)을 쫓아 태어난 바를 알겠습니까?
어떻게 수행하여야 오래 살 수 있습니까?
어떻게 수행하여야 항상 대성(大姓)의 집안에서 태어나 부모 형제와 종친과 친구들이 사랑하고 공경해 마지않게 할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수행하여야 단정한 얼굴과 아름답고 고운 모습을 얻겠습니까?
어떻게 수행하여야 대중들과는 특별히 다른 높은 재주와 지혜를 통달하여 포용하지 않는 것이 없게 되겠습니까?
어떻게 수행하여야 공을 세우고 상호가 원만하여 스스로 성불하고 위신이 무량하며 부처의 경계인 국토가 장엄하겠습니까?
어떻게 수행하여야 마(魔)의 원망을 항복받겠습니까?
어떻게 수행하여야 자재함을 얻어 소원이 어긋나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수행하여야 총지문(總持門)에 들어가겠습니까?
어떻게 수행하여야 신족통을 얻어 모든 불국토에 두루 이르겠습니까?
어떻게 수행하여야 사자와 같은 용맹을 얻어 두려운 것이 없고 모든 마가 능히 꼼짝 못하게 하겠습니까?
어떻게 수행하여야 부처님의 성스러운 성품을 얻어 모든 경법을 다 받들어 지녀 모두 이해하고 깨달아 잊지 아니하겠습니까?
어떻게 수행하여야 자족함을 얻어 아첨함을 벗어나 3처(處)에 집착하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수행하여야 걸림이 없음을 얻어 일체지의 가르침을 가지고 부처님의 뜻을 잃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수행하여야 사람들의 신망을 얻겠습니까?
어떻게 수행하여야 여덟 가지 음성[聲] 을 얻어 만억(萬億)의 소리에 들어가겠습니까?
어떻게 수행하여야 상호를 구족할 수 있습니까?
어떻게 수행하여야 듣는 것에 통달할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수행하여야 도안(道眼)을 얻어 그렇지 아니한 것을 볼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수행하여야 10력(力)과 바르고 참된 지혜를 얻을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수행하여야 마음을 한결같이 하여 시방의 모든 부처님을 염하면 다 앞에 나타나시겠습니까?
어떻게 수행하여야 4사(事)가 본래 없는 것임을 알겠습니까?
어떻게 수행하여야 이곳에서 곧 시방의 무수한 불국토를 보고 그 가운데의 인민과 하늘ㆍ용과 귀신 및 모든 움직이는 종류의 선악과 돌아가는 것을 다 알겠습니까?
이와 같이 여쭙니다.
마땅히 어떻게 수행해야 하겠습니까?
원컨대 부처님께서 그것을 말씀하시어 모든 의심을 풀어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착하구나.
네가 이렇게 묻는 것이 생사를 벗어나는 내용이 많아 이루 헤아릴 수 없구나.
네가 능히 이러한 질문을 하는 까닭은 네가 전생에 과거 부처님 때에 지은 공덕이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고 경법을 즐거워하며 금하는 계행을 지켜 청정한 까닭이요,
항상 걸식을 하여 청하는 데 나아가지 아니하고 모든 보살들의 모임을 많이 성취하고 여러 가지 악을 버리게 가르치고 일체를 다 평등하게 본 까닭이며,
항상 대자대비한 까닭이니,
너의 공덕은 이루 헤아릴 수가 없구나.”
● 시방제불실재전립 삼매 - 성취방안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시방제불실재전립(十方諸佛悉在前立)이라 이름하는 어떤 삼매가 있나니,
능히 이 법을 수행하면 네가 물은 것을 다 얻을 것이다.”
발타화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원컨대 우리들을 위하여 그것을 말씀하여 주십시오.
지금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은 생사를 벗어나는 것이 많으니 시방세계가 안온하게 모든 보살들을 위하여 크게 밝은 상을 나누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삼매 중에 정의(定意)라 하는 것이 있나니 보살은 항상 마땅히 지켜서 익히 지니되,
다시 다른 법을 따르지 말아야 하느니라.
공덕 중에 제일이니라.”
2. 행품(行品)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이 선정을 빨리 얻고자 한다면 항상 큰 믿음을 세워서 법대로 행하면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의심스러운 생각을 티끌만큼이라도 하지 말라.
이것은 보살초중행(菩薩超衆行)이라 부르는 정의법(定意法)이니라.”
한 생각 일으켜 이 법을 믿고
듣는 바를 따라서 그 방법 생각하여
한 생각으로 모든 생각 끊어라.
정한 믿음 일으켜 의심하지 말라.
정진하여 수행하고 게으름피지 말라.
있고 없는 것에 대하여 상념을 일으키지 말라.
나아갈 것도 생각하지 말고 물러갈 것도 생각지 말라.
앞을 생각하지 말고 뒤를 생각하지도 말며
왼쪽도 생각 말고 오른쪽도 생각 말라.
없다고도 생각 말고 있다고도 생각 말며
먼 것도 생각 말고 가까운 것도 생각 말라.
아픈 것도 생각 말고 병도 생각 말며
굶주림도 생각 말고 갈증도 생각 말라.
찬 것도 생각 말고 더운 것도 생각 말며
고통도 생각 말고 즐거움도 생각 말라.
태어남도 생각 말고 늙음도 생각 말며
병듦도 생각 말고 죽음도 생각 말라.
몸도 생각 말고 수명[命] 도 생각 말고 오래 삶도 생각 말며
가난함도 생각 말고 부유함도 생각 말라.
귀한 것도 생각 말며 천한 것도 생각 말며
색(色)도 생각 말고 욕심도 생각 말라.
작은 것도 생각 말고 큰 것도 생각 말며
긴 것도 생각 말고 짧은 것도 생각 말라.
좋은 것도 생각 말고 추한 것도 생각 말며
악한 것도 생각 말고 착한 것도 생각 말라.
성냄도 생각 말고 기쁨도 생각 말며
앉는 것도 생각 말고 일어남도 생각 말라.
가는 것도 생각 말고 멈춤도 생각 말며
경(經)도 생각 말고 법도 생각 말라.
옳은 것도 생각 말고 그른 것도 생각 말며
버림도 생각 말고 취함도 생각 말라.
생각함도 생각 말고 아는 것도 생각 말며
끊는 것도 생각 말고 집착도 생각 말라.
텅 빈 것도 생각 말고 가득 찬[實] 것도 생각 말며
가벼움도 생각 말고 무거움도 생각 말라.
어려움도 생각 말고 쉬움도 생각 말며
깊은 것도 생각 말고 얕은 것도 생각 말라.
넓은 것도 생각 말고 좁은 것도 생각 말며
아버지도 생각 말고 어머니도 생각 말라.
처도 생각 말고 자식도 생각 말며
친함도 생각 말고 성김도 생각 말라.
미움도 생각 말고 사랑도 생각 말며
얻음도 생각 말고 잃음도 생각 말라.
성공도 생각 말고 실패도 생각 말며
맑은 것도 생각 말고 탁한 것도 생각 말라.
모든 생각 끊어서 한 생각에 기약하고
뜻[意] 은 어지럽게 말며
항상 정진하되 게으르지 말라.
세월을 헤아리지 말고 하루도 게을리 말며
한 생각[一念] 을 일으켜 중간에도 소홀하지 말라.
잠을 없애고 뜻을 정성스럽게 하며
항상 홀로 있고 무리를 모으지 말라.
악한 이를 피하고 착한 벗을 가까이 하며
밝은 스승 친하여 부처님같이 볼 것이다.
뜻을 굳게 잡아 항상 부드럽고 연약하게 하고
모든 것을 평등히 보며
고향을 피하고 친족을 멀리하며
애욕을 버리고 청정히 수행하여
모든 욕심 끊고 무위(無爲)를 행하라.
모든 욕망을 끊고
어지러운 뜻 버리어 선정을 익혀 행하고
학문의 지혜도 선(禪)과 같이 하라.
3독[穢] 을 없애고 6입(入)을 버리며
음탕한 색을 끊고 여러 가지 느낌[受] 을 여의라.
재물을 탐내어 많이 축적하지 말고
맛을 탐내지 말고 먹는 것 만족할 줄 알라.
뭇 생명을 삼가 먹지 말고
옷은 법대로 입으며 비단으로 꾸미지 말라.
희롱하며 놀지 말고 교만하지 말며
스스로 잘난 체 말고 아만을 높이지 말라.
만약 경을 말함에 마땅히 법대로 하고
몸의 근본 확실히 알면 마치 환(幻)과 같다.
음(陰)을 받지 말고 계(界)에 들지 말며
음은 도적과 같고 네 가지 요소[四大] 는 독사와 같으며
무상하고 황홀(恍惚)하다.
무상의 주인 본래 없음을 알며
인연이 모이고 인연이 흩어지는 줄 알라.
본래 없음을 모두 확실히 알고
모든 것에 사랑하고 애민하게 여겨
빈궁한 이에게는 베풀고 제도하여 윤회하지 않게 하라.
이것이 선정이요 보살행이니
요혜(要慧)에 이르러 온갖 지혜 일으키라.
● 아미타불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이 수행법을 가지면 문득 삼매를 얻어 현재의 모든 부처님이 다 앞에 나타나신다.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는 법답게 수행하고 계를 지켜 완전히 구족하고 홀로 한곳에 머물러 지금 현재 계시는 서방의 아미타불을 염하라.
들은 바를 따라 염하라.
여기에서 천억만 부처님의 나라만큼 떨어진 곳에 수마제(須摩提)라 이름하는 나라가 있느니라.
하루 낮․ 하룻밤이나 혹은 이레 낮․
이레 밤이나 일심으로 그를 염하면,
이레가 지난 이후에 그 부처님을 뵐 것이다.
비유하면 사람이 꿈을 꾸고 있을 때면 밤낮도 모르고 또한 안과 밖도 모르는데,
이것은 어둠 속에 있거나 가리고 막힌 것이 있기 때문에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발타화야,
보살은 이렇게 생각해야 하느니라.
이때 모든 부처님 나라의 경계 안에는 모든 큰 산과 수미산의 그윽하고 어두운 곳이 다 열려 가리고 막힘이 없고,
이 보살은 천안통(天眼通)을 가지지 않고도 뚫어보고 천이통(天耳通)을 가지지 않고도 훤히 듣고 신족통(神足通)을 가지지 않고도 그 부처님 나라에 이르되,
이곳에서 생을 마치고 저곳에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곧 여기 앉아서 그것을 보는 것이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은 타사리국(墮舍利國)에 음탕한 여자 자수문(字須門)이 있다고 듣고,
또 어떤 사람은 음탕한 여자 아범화리(阿凡和利)가 있다고 듣고,
또 어떤 사람은 우바원(優婆洹)이라는 음탕한 여자가 있다고 들었다.
이때 그 사람은 한 번도 이 세 여자를 본 적은 없고 소문만 듣고 음탕한 마음이 곧 동하여 모두 나열기국(羅閱祇國)에 있으면서 같 은 시각에 생각하며 각각 꿈속에서 그 여자의 곁에 가서 같이 쉬면서 잤는데 깨고 나서 제각각 그것을 생각하는 것과 같다.”
● 수기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이 세 여인을 가지고 비유하였고,
너는 이 일을 가지고 사람들을 위하여 경을 말하며,
이 지혜를 알게 하면 불퇴전지(不退轉地)와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에 이를 것이요,
만약 후에 부처가 되면 이름을 선각(先覺)이라 하리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이 이 국토에서 아미타불을 전념한 까닭에 그 부처님을 뵙게 될 것이며 아미타부처님께 ‘어떤 법을 가지면 이 나라에 태어납니까?’라고 물으면 ‘와서 태어나고자 하면 마땅히 나의 이름을 쉬지 않고 생각하면 와서 태어나게 될 것이다’라고 말씀하실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로지 생각하기 때문에 가서 태어나게 되는 것[往生] 이다.
항상 부처님 몸에는 32상(相)과 80종호(種好)가 있고 수많은 광명으로 환히 빛나며 단정하기 비할 데 없고 보살의 승가 가운데에서 설법하며 색(色)이 허물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라.
왜냐하면 색(色)․ 통양(痛痒:受)․ 사상(思想:想)․ 생사(生死:行)․ 식(識)과,
혼(魂)․ 신(神)과,
지(地)․ 수(水)․ 화(火)․ 풍(風), 세간과 천상과 위로 범천[梵] 과 대범천[摩訶梵] 에 이르기까지
색이 허물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부처님을 생각하는 까닭으로 이 삼매를 얻느니라.”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이 보살삼매는 누가 증득하였겠느냐?
나의 제자 마하가섭(摩訶迦葉)․
인지달(因坻達)․
수진천자(須眞天子)와 그때 삼매를 아는 이와 수행하여 얻은 이들이 증득하였느니라.
이와 같이 발타화야,
시방세계의 현재 모든 부처님을 뵙고자 하면 마땅히 일심으로 그 방법을 따를 것이며 다른 생각은 가지지 말라.
이와 같이 하면 곧 뵐 수 있을 것이다.
비유하면 사람이 멀리 나가 다른 지방이나 다른 나라에 가서 고향의 가족이나 친척을 생각하다가 그 사람이 꿈속에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이나 친척을 보고 같이 말하고 기뻐하다 깨어나서 친구들에게 그것을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이 부처님의 이름을 듣고 그 부처님을 뵙고자 하는 이는 항상 그 방법으로 생각하면 곧 부처님을 뵐 것이다.
비유하면 비구가 죽은 사람의 뼈를 보는 것과 같나니,
앞에 두고 그것을 보면 푸를 때도 있고 흴 때도 있고 붉을 때도 있고 검을 때도 있는데,
그 색은 어디서 온 것이 아니고 그저 생각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보살이 이와 같이 부처님의 위신력을 가지고 삼매 중에 자재롭게 서서 어느 곳의 부처님을 뵙고자 하면 곧 뵙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부처님의 힘과 삼매의 힘과 본래 공덕의 힘을 지녔기 때문이니,
이 세 가지 일 때문에 보게 되는 것이다.
비유하면 사람이 젊어서 몸을 단정히 하고 좋은 옷을 입고서 제 모습을 보고자 하면 거울을 가지거나 삼기름[麻油] 이나 맑은 물이나 수정으로써 비추어 보는 것과 같다.
어떻게 모습이 밖에서 거울이나 수정 속에 들어갔다고 말할 수 있겠느냐?”
발타화가 말하였다.
“아닙니다,
하늘 가운데 하늘이시여.
거울이나 삼기름이나 물이나 수정이 맑은 까닭에 스스로 제 모습을 볼 뿐,
그림자가 그 속에서 나오는 것도 아니요 또한 밖에서 들어간 것도 아닙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발타화야.
색이 청정한 까닭에 있는 것도 청정하니,
부처님을 뵙고자 하면 곧 보고,
보면 곧 묻고,
물으면 곧 답하시나니,
경을 듣고 크게 기뻐하며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니라.
‘부처님은 어디로부터 오셨고 나는 어디서 왔는가?’
그리고 스스로 생각하기를 ‘부처님께서는 오신 곳도 없고 나도 이른 곳이 없구나’라고 할 것이요,
스스로 생각하기를 ‘욕계[欲處] ․ 색계[色處] ․ 무색계[無色處] 의 이 삼계[三處] 는 뜻으로 만든 것일 뿐이다.
내가 생각하면 곧 보고 마음이 부처님을 만들고 마음이 스스로 보며,
마음 이것이 부처님의 마음이요 부처님의 마음 이것이 내 몸이니,
마음이 부처를 보되 마음이 스스로 마음을 알지 못하고 마음이 스스로 마음을 보지 못한다.
마음에 생각함이 있으면 어리석은 마음이요 생각함이 없으면 이것이 열반이다.
이 법은 즐겨할 것도 없으니,
가령 생각한다 하여도 공일 뿐이며 있는 것이 없다.’
보살이 삼매 가운데 서 있는 이가 보는 것이 이와 같도다.”
부처님께서 이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음이란 스스로 알지 못하고
마음이 있어도 마음을 보지 못하네.
마음에 생각 일으키면 어리석으니
무심이 곧 열반이라네.
이 법은 견고함이 없고
항상 생각에 서 있네.
해(解)로써 공을 보는 이는
전혀 생각하거나 바람이 없도다.
3. 사사품(四事品)
● 삼매를 빨리 얻는 4사법 보살에게는 네 가지 사법(事法)이 있어서 재빨리 이 삼매를 얻나니,
첫째는 믿는 바를 능히 허물어 버리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정진함에 능히 퇴보함이 없는 것이요,
셋째는 지혜에 능히 미칠[及] 자가 없음이요,
넷째는 항상 훌륭한 스승과 함께하여 섬기는 것이니,
이것이 네 가지이다.
다시 네 가지 일이 있어 빠르게 이 삼매를 얻느니라.
첫째는 세간의 사상(思想)이 없는 것이니,
석 달 동안도 손가락 튀기는 시간[頃] 과 같다.
둘째는 석 달을 잠자지 말라.
석 달은 손가락을 튀기는 시간과 같다.
셋째는 공양할 때와 급한 때는 제외하고,
석 달을 경행(經行:걷다)하되 쉬지 말라.
넷째는 다른 사람을 위하여 경을 말하되,
공양을 바라지 말라.
이것이 네 가지이다.
다시 네 가지가 있어 빠르게 이 삼매를 얻는다.
첫째는 사람을 모아서 부처님 계신 곳에 오게 해야 할 것이요,
둘째는 사람을 모아서 경을 듣게 해야 할 것이며,
셋째는 질투하지 말 것이요,
넷째는 다른 사람을 가르쳐 불도를 배우게 해야 할 것이니 이것이 네 가지이다.
다시 네 가지가 있어 빠르게 삼매를 얻는다.
첫째는 부처님의 형상을 만들 것이니 그로써 삼매를 이루는 까닭이요,
둘째는 좋은 흰 비단에 이 삼매를 기록해야 할 것이요,
셋째는 교만하고 제 잘났다고 거드름 피는 이를 가르쳐 불도에 들어오게 해야 할 것이요,
넷째는 항상 불법을 보호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이다.
부처님께서 이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항상 불법 즐겁게 믿어
정진하여 깊은 지혜 알고
널리 사람 위해 말하여 펴되
공양을 탐하여 얻지 말라.
뜻 잘 알아서 욕심 여의고
항상 부처님 위덕 생각하며
무수한 신통변화 다 보고 알아
과거․
미래․
현재의 부처님
사람 가운데 제일 존귀해
여러 가지 상호 갖추시고
유루(有漏)의 티 없는 황금색으로
견고한 가르침의 지혜 끝없네.
이 법 들으면 마음이 산란해지지 않고
항상 게으른 행 여의리.
성내어 남 해침 없고
스승 공경하기를 부처님같이 하라.
이 경 의심하지 않으면
모든 부처님께서 칭찬하시리.
항상 불상 만들어 세우고
항상 사람에게 가르쳐 이 법 배우게 하라.
이같이 행하면 삼매 얻으리.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이 삼매를 배우고자 하면 마땅히 스승을 받들어 공양하되 부처님같이 여길 것이니 훌륭한 스승을 부처님같이 여기지 아니하는 자는 삼매를 얻기 어려우리라.
보살이 훌륭한 스승을 공경하고 좇아서 이 삼매를 배우고 나면 부처님의 위신력으로써 한 가운데 서서 동쪽을 향하여 백천만억 부처님을 뵐 것이요,
시방세계를 동시에 볼 것이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밤중에 일어나 밤하늘에 가득 찬 별들을 바라보듯,
보살이 현재 부처님께서 모두 앞에 서 계시는 것을 보고자 하면 마땅히 훌륭한 스승을 공경하며 스승의 장단점을 보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마땅히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一心] 을 모두 갖추되 게으르지 말아야 할 것이다.”
4. 비유품(譬喩品)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이 삼매를 얻고 정진하지 않는 자는,
비유하면 사람이 배에 보배를 가득 싣고 건너가다가 도중에 배가 부서지는 것과 같으니 염부제 사람들은 다 자기 보배를 잃을까 크게 근심하느니라.
보살이 이 삼매를 듣고 배우지 아니하는 자는 일체 모든 하늘 사람들이 다 슬피 근심하여 말하기를 ‘우리의 보배로운 경을 잃는구나’라고 하니 이 『삼매경(三昧經)』은 부처님께서 부촉하신 바이다.
부처님께서 들어 칭찬하신 바이니,
이 깊은 삼매를 듣고 법답게 쓰고 배우고 외우고 지키고 지니지 아니하는 자는 이것이 바로 어리석음이다.
비유하면 사람들이 어리석은 이에게 자기가 지니고 있던 전단향을 주어도 즐거이 받지 않고 도리어 깨끗하지 못한 향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주인이 ‘이것은 전단향이니 그대는 깨끗하지 않다고 말하지 말고 그것의 냄새를 맡아보고 향기를 맡고 그것을 보고 깨끗한 것인가를 확인하라’고 하지만,
그 어리석은 이는 눈을 가리고 냄새도 맡지 않고 보지도 않는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삼매를 듣고 즐겨 받아 지니지 않는 자는 저 어리석은 사람과 같아서 무지한 자라고 해야 할 것이다.
도리어 세간을 항상 있는 것이라고 여기고 공(空)에 들어가지도 않고 없음[無] 은 알지 못하면서 스스로 법답다고 말하며 도리어 가볍게 농담삼아 말하기를 ‘부처에게도 심오한 경이 있는가,
또 위신력이 있는가’라고 하거나,
도리어 서로 말하기를 ‘세간에 어떤 비구가 아난과 같은 이가 있겠는가’라고 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들은 이 삼매를 지닌 자를 따라가며 둘씩,
셋씩 서로 더불어 말하기를 ‘이것은 무슨 말이며,
어디에서 이 말을 들었는가?
스스로 모여서 이 경을 만든 것이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은 아니다’라고 하는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비유하면 장사하는 사람이 마니 보배구슬[摩尼珠] 을 가지고 농사짓는 어리석은 사람에게 보이자,
그 사람이 말하기를 ‘이것은 얼마짜리인가?’라고 하니,
장사하는 이가 말하기를 ‘이 구슬을 가지고 어둠 속에 두면 그 빛은 마치 보배가 가득 들어 있는 것처럼 환히 비친다’고 하는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사람은 이 구슬을 모르고 말하기를,
‘그 가치가 어찌 소 한 마리 값이 되겠는가?
차라리 소 한 마리를 사는 것이 내게는 더 좋을 것이요,
그렇지 않으면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라고 한다.
이와 같이 발타화야,
보살이 이 삼매를 듣고 믿지 않고 반대하는 형상을 하는 이는 저 어리석은 이와 같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이 이 삼매를 듣고 받아 지니고 수행하는 자는 사방에서 다 옹호하여 두려워함 없이 계를 지켜 완전히 구족할 것이니,
이것이 바로 고명(高明)한 것이다.
지혜가 깊어 마땅히 사람들에게 펴서 점점 가르침이 퍼져가게 할 것이요,
마땅히 이 삼매가 세간에 오래 머물도록 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 전생에 공양하지 않고 공덕도 짓지 않고,
도리어 스스로 잘난 체하여 비방하고 질투를 많이 행하고 재물을 탐하기 때문에 명예를 구하고자 하고 다만 시끄럽게 떠들고자 하며 심오한 경을 믿지 않는다.
또 이 삼매를 듣고 믿지도 않고 즐거워하지도 않으며 배우지도 않고 도리어 이 경을 비방하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내가 그런 까닭으로 이와 같이 너에게 말한다.
만약 선남자ㆍ선여인이 보배를 가지고 삼천세계 국토에 가득하게 보시한다면,
설령 이와 같은 공덕도 이 삼매를 듣고 믿어 즐겨하는 이만 못하며 그 복도 더 적으니라.”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말한 것과 다름이 없느니라.
지금 그 때문에 이렇게 말할 뿐이니라.
지금 내가 이 삼매를 말하는 것을 보고 의심하는 이는 그 사람은 도리어 뒤에 나쁜 스승의 주변에만 있을 것이요,
바르게 지키는 훌륭한 스승이 계시는 곳에서도 그 공덕을 만족하게 말하지 못할 것이니라.
이와 같은 무리는 점점 나쁜 스승과 함께 다니고 섬기며 이 삼매를 듣고 믿지도 않고 즐거워하지도 않으며 배우지도 아니하느니라.
왜냐하면 그 사람은 부처님을 가볍게 여기고 지혜도 적은 까닭에 믿지 않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이 삼매를 듣고 경솔하게 웃지 않고 비방하지 않으며 의심하지 않고 잠깐 믿거나 잠깐 믿지 않거나 하지 아니하며,
환희하고 즐겨 쓰고 배우고 외워 지니는 자는 내가 다 미리 알아 그것을 보나니,
그 사람은 한 부처님이나 두 부처님께 지은 공덕뿐만이 아니요 모두 백 분의 부처님께 이 삼매를 들은 바이니라.
후세에 이 삼매를 듣고 쓰고 배우고 지니고 그것을 지킴이 하루 낮ㆍ하룻밤일지라도 그 복은 헤아릴 수 없으니 스스로 물러서지 아니하는 경지에 이르러서 원하는 것을 모두 얻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비유를 들어라.
어떤 사람이 한 부처님 나라를 다 부수어 가루를 만들어 그 가루 하나를 가지고 다시 부수어 한 부처님 나라의 티끌 수와 같이 하면 그 수를 어찌 많다 하지 않겠느냐?”
발타화가 말하였다.
“매우 많고 매우 많을 것입니다.
하늘 가운데 하늘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보살이 있어 그것을 다 취하여 가지고 그 가루 한 개씩 한 부처님 나라에 놓아두어 그 수와 같은 부처님 나라에 가득 찬 보배를 가지고 모든 부처님께 공양한다 하여도 그 복의 공덕은 매우 적을 것이요,
이 삼매를 듣고 배우고 쓰고 외우고 지니는 것만 못할 것이다.
남을 위하여 말하고 지키며 잠깐 동안이라도 들으면 이 공덕은 다시 헤아릴 수 없느니라.
하물며 어찌 이미 삼매를 얻고 다 구족한 이이겠는가?”
부처님께서 이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약 보살이 많은 덕 구하려면
마땅히 이 삼매를 설하고 받들어 행하라.
믿고 즐겨 외우며 의심하지 않는 자
공덕의 복덕 한량없으리.
한 부처님의 나라를
다 부수어 가루 만들어
일체 불국토의 수효보다 많고
그곳에 가득 찬 보배로 보시하여도
이 삼매 듣는 이만 같지 못하며
그 공덕과 복도 위의 보시보다 더하리니
공덕은 어디에도 비할 데가 없느니라.
너희에게 권하고 가르쳐 부촉하나니
힘써 정진하여 게으르지 말고
이 삼매를 외워 지녀라.
이미 면전에 백천 부처님 뵙고
가령 최후에 크게 두려워하여도
이 삼매 가지면 두려울 것 없으리.
이같이 행하는 비구 이미 나를 보고
항상 부처님을 따르되 멀리 떠나지 않으리니
부처님 말씀 다름이 없어
보살 항상 마땅히 가르침 따르면
정각의 지혜바다 빨리 얻으리.
5.
사배품(四輩品)
발타화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난급천중천(難及天中天:佛)이시여,
만약 애욕을 버리고 비구가 되어 이 삼매를 들으면 마땅히 어떻게 배우고,
어떻게 지니며,
어떻게 행하여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애욕을 버리고 비구가 되어 이 삼매를 배우고자 하면 마땅히 지계를 청정히 해야 할 것이니 털끝만치도 어겨서는 안 되느니라.
항상 마땅히 지옥의 고통을 두려워하여 아첨함을 떠나면 이것을 청정하다 하느니라.”
“어떤 것을 계를 어긴다 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색을 구하는 것이니라.”
“어떤 것이 색을 구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사람이 뜻으로 행하되 ‘나는 이 계를 가져 스스로 지켜,
나는 다음 생에 혹은 하늘이나 혹은 전륜성왕이 될 것이다’라고 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애욕을 좋아함을 바로 계를 어긴다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그 어떤 이가 이 삼매를 배우고자 하면 스스로 계를 청정하게 지켜 완전하게 구족할 것이며 아첨하지 말고 항상 지혜 있는 이가 칭찬하는 사람이 되고,
경 가운데서 보시해야 하고,
정진해야 하며,
뜻을 강하게 하여 마땅히 믿고 전하여 즐기며 스승을 받들기를 마땅히 부처님같이 하면 삼매를 빨리 얻을 것이며,
만약 공경하지 않고 스승을 가볍고 쉽게 여겨 속이면 아무리 오래 이 삼매를 배워도 빨리 그것을 잃을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이 보살이 만약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를 따라 이 삼매를 듣고 마땅히 부처님같이 보고 항상 공경하고 존중하고,
마땅히 아첨할 뜻을 두지 말아야 하며,
항상 마땅히 지성스럽게 할 것이요,
항상 홀로 있는 것을 즐겨할 것이며 목숨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사람들이 찾기를 바라지 말아야 할 것이며,
항상 걸식하되 청함을 받지 말며,
스스로 절도를 지켜 가진 것을 만족하게 여길 것이며 경행하되 게을리 눕지 말 것이다.
이와 같이 경 가운데 가르치는 이 삼매를 배워서 마땅히 이와 같이 지켜야 할 것이다.”
발타화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난급천중천(難及天中天)이시여,
후세에 만약 게으른 보살이 있어 이 삼매를 듣고 정진하여 배우기를 좋아하지 아니하면 마땅히 어떻게 해야 합니까?
만약 보살이 정진하여 배우기를 좋아하는 자는 우리들이 마땅히 이 경을 따라 그것을 가르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착하도다.
발타화야,
내가 그 환희함을 도울 것이요,
과거나 미래나 지금 현재 계시는 부처님께서 모두 도와서 환희하게 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가 말한 것과 같이 다 받아 지녀
항상 홀로 있으며 공덕 행하라.
스스로 절도 지켜 모이지 말고
항상 걸식하되 청함을 받지 말라.
법사를 공경하여 부처님같이 여기고
수면을 제거하면 뜻이 통하리니
항상 스스로 정진하여 해태하지 말라.
이같이 수행하는 자는 삼매 얻으리.
발타화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비구니가 보살도를 구하여 이 삼매를 배우고자 하면 마땅히 어떻게 행하여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삼매를 구하는 비구니는 스스로 잘난 체 하지 말고 항상 마땅히 자신을 낮추어 겸손할 것이요,
스스로 고귀하게 여기지 말고 스스로 거만하지 말며,
질투하지 말고 성내지 말며,
재물을 탐하지 말고 색을 탐하지 말라.
항상 마땅히 청정하여 목숨을 아끼지 말고 항상 경의 법을 즐겨 많이 묻고 배울 것을 생각하라.
마땅히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버리고 구슬로 장식한 좋은 옷을 탐하여 얻지 말며 마땅히 지혜로운 이를 칭찬하고 마땅히 훌륭한 스승을 공경하여 부처님같이 섬기며 아첨하는 뜻을 가지지 말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약 비구니가 삼매를 구하면
항상 마땅히 정진하여 게으르지 말라.
탐욕의 마음 따르지 말고
성내고 스스로 높고 귀한 생각 버려라.
거만하거나 속이거나 희롱하지 말고
항상 지성으로 행하여 한결같은 믿음 세우고
훌륭한 스승 공경하여 부처님같이 보라.
이같이 행하면 삼매 얻으리.
발타화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만약 거사가 도를 닦음에 이 삼매를 듣고 배우고자 한다면 마땅히 어떻게 수행하여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거사로서 이 삼매를 배우고자 하는 이는 마땅히 5계(戒)를 견고하게 지녀야 할 것이다.
술 마시지 말 것이요 또한 남에게도 마시라고 권하지 말 것이며,
여자와 더불어 친숙하지 말 것이요 타인을 가르치지 말 것이며,
처자와 남녀에게 은혜와 사랑을 두지 말 것이며,
재산을 탐하지 말 것이요 항상 집을 버리고 사문이 되기를 생각할 것이며 항상 팔관재(八關齋)를 지킬 것이며,
마땅히 부처님과 절에 항상 보시하기를 생각하고 보시하고 나서는 ‘나는 마땅히 그 복을 얻을 것이다’라고 생각하지 말 것이다.
사용함에 모든 이를 위하여 보시하고 항상 마땅히 대자비로써 훌륭한 스승을 공경하고 계를 잘 지키는 비구를 보고 경솔하게 그의 나쁜 점을 말하지 말아야 하느니라.
이렇게 배워서 지켜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때 게송으로 설하셨다.
거사가 이 삼매 배우려 하면
마땅히 5계를 지녀 무너뜨리지 말라.
항상 마땅히 사문되기를 생각하고
처자와 재색을 탐하지 말라.
항상 절에서 팔관재를 지키고
아만심으로 남을 경멸하지 말라.
마음에 영화를 바라거나 욕심내지 말고
경법(經法)을 받들어 행하고 아첨하지 말라.
인색함을 버리고 항상 은혜 베풀며
항상 비구 승가를 받들어 게으르지 말고
뜻은 언제나 한결같이 하며 공경하라.
이 삼매 배우기를 마땅히 이같이 하라.
발타화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우바이가 이 삼매를 듣고 배우고자 하면 마땅히 어떻게 수행하여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우바이로서 이 삼매를 배우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5계를 지니고 스스로 세 가지에 귀의해야 할 것이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하면,
스스로 목숨 바쳐 부처님께 귀의함이요,
목숨 바쳐 법에 귀의함이요,
목숨 바쳐 비구 승가에 귀의함이다.
다른 도를 섬기지 말 것이요,
하늘에 절하지 말 것이요,
귀신에 제사 지내지 말 것이요,
좋은 날을 가리지 말 것이요,
희롱하지 말 것이요,
중생의 생각으로 거만하거나 방자하지 말 것이요,
탐욕의 마음을 두지 말 것이요,
항상 마땅히 보시를 생각하고 기쁘고 즐겁게 경을 듣고자 하며,
힘써 묻고 배우며 훌륭한 스승을 공경하고 존중하기를 생각하며,
마음은 항상 가다듬어 게을리 하지 말라.
만약 비구․
비구니가 지나가면 자리를 만들어 대접해야 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그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우바이가 삼매를 배우고자 하면
5계를 지켜서 무너뜨리지 말고
훌륭한 스승 섬기기를 부처님같이 하고
하늘에 절하거나 귀신에 제사하지 말라.
살생이나 도둑질ㆍ질투를 없애고
이간시켜 서로 싸우게 하지 말며
간탐하지 말며 항상 보시를 생각하고
악을 보면 덮어 가리고 오직 선을 기뻐하라.
아첨하고 사음하지 말고
항상 낮추어 겸손하고 잘난 체하지 말며
비구를 공경하여 섬기라.
이같이 수행하면 삼매 얻으리라.
6.
옹호품(擁護品)
발타화(跋陀和)보살․
나린나갈(羅隣那竭)보살․
교일도(憍日兜)보살․
나라달(那羅達)보살․
수심(須深)보살․
마하수살화(摩訶須薩和)보살․
인지달(因坻達)보살․
화륜조(和輪調)보살 등 이 여덟 보살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보고 크게 환희하여 5백 벌의 비단옷을 가지고 보시하고 귀의하고 보배를 가지고 공양했다.
부처님께서 아난과 발타화 등 5백 명에게 말씀하셨다.
“사람 가운데 스승은 항상 정법을 지니고 수순하여 교화하며 환희하지 아니함이 없다.
기꺼이 받들고 따르면 마음이 청정하여 욕심이 없다.”
이때 5백 명이 다 합장하고 부처님 앞에 서 있었다.
발타화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보살이 어떤 일을 가져야 속히 이 삼매를 얻을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 가지 일이 있느니라.
첫째는 다른 도를 믿지 않을 것이요,
둘째는 애욕을 끊는 것이요,
셋째는 마땅히 청정한 행을 할 것이요,
넷째는 탐하는 것이 없어야 하느니라.
이것이 바로 네 가지이다.
이와 같이 수행하는 자는 금세에 곧 5백 공덕을 얻을 것이니라.
비유하면 자비로운 비구는 끝내 독에 중독되지 아니하고 무기로 해치지 못하며,
불로도 능히 태우지 못하고 물에 들어가도 빠지지 않고 해로움도 없느니라.
바로 겁이 다하여 탈 때에도 불에 떨어지면 불이 곧 꺼질 것이니라.
비유하면 큰 물이 작은 불을 꺼버리는 것과 같으니,
보살이 이 삼매를 지니는 이는,
만약 제왕이나 도적이나 물이나 불이나 혹은 용․
야차(夜叉)․
이무기․
사자․
호랑이․
원숭이․
아귀․
귀신 등 일체 독 있는 짐승과 귀신이 사람을 희롱하고자 하거나 죽이고자 하거나 사람의 옷과 발우를 뺏고자 하거나 참선하는 사람을 무너뜨리고 사람의 생각을 뺏고자 하여도 이 보살에게는 마침내 어찌할 수 없으리니,
숙명(宿命)을 제외하고는 청하지 못하리라.
내가 말한 것과 다름이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삼매를 지닌 자는 결코 눈이 아프지 않으며 혹은 귀나 코나 입이나 신체나 마음에도 결코 근심이 없느니라.
그러나 그 숙명으로 지어 놓은 것은 제외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보살은 모든 하늘과 용과 귀신과 아수라․
야차 귀신․
가루라(迦樓羅) 귀신․
견타라(甄陀羅) 귀신․
마후륵(摩睺勒) 귀신․
혹은 사람인 듯하면서 사람 아닌 것[人非人]
들이 모두 함께 이 보살을 칭찬하고 다함께 옹호하고 받들어 공양하며 우러러 공경하여 서로 뵙고자 하며,
모든 부처님․
세존에게도 또한 그러하다면,
이 보살은 아직 경을 외우지 못하였고 앞에서 듣고 지니지 못하였을지라도 이 삼매의 위신력으로 모두 스스로 그것을 얻게 될 것이니라.
만약 낮에 얻지 못한 자는 밤에 꿈속에서 모두 그것을 얻으리라.”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이 삼매를 지니는 자의 공덕을 내가 한 겁 다시 또 한 겁이 다하도록 들려주어도 다 끝내지 못할 것이니,
지금은 간략히 그 중요한 것만 말하였느니라.”
7.
권조품(勸助品)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이 삼매 중에서 네 가지 일로써 그 기쁨을 돕느니라.
과거 부처님은 이 삼매를 가지고 도와서 기쁨을 얻었고 스스로 아뇩다라삼야삼보아유삼불(阿耨多羅三耶三菩阿惟三佛)을 이루었으며 그 지혜를 다 구족하였고,
현재 시방의 한량없이 많은 부처님도 또한 이 삼매 중에서 네 가지 일로 도와서 기쁨을 얻었고,
마땅히 미래 세상에도 또한 이 네 가지 일로 도와 기쁨을 얻을 것이며,
나도 도와서 기뻐하였던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이 삼매 중에 네 가지 일로 도와서 기뻐하는 일을 내가 이 가운데에서 비유로 조금만 말하리라.
사람의 수명이 1백 세일 때 어떤 사람이 길을 가는데 잠시도 쉬지 않고 간다고 하자.
그 사람이 질풍보다도 더 빠르게 지나간다면 그가 걸어간 길을 헤아릴 수 있겠느냐?”
발타화가 말하였다.
“능히 헤아릴 수 없을 것이나 오직 부처님의 제자 사리불과 아유월치(阿惟越致) 보살은 그것을 헤아릴 수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그 때문에 모든 보살에게 말하느니라.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이 이 사람이 지나온 곳마다 보배를 가득 채워서 보시하여도 이 삼매를 듣고 네 가지 일로써 환희함을 돕는 것만은 못할 것이며,
그 복도 보시하는 자보다 백천만억 배나 많을 것이니,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환희를 돕는 복은 매우 크니라.”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아주 오래전 아득히 헤아릴 수 없는 아승기겁 전에 한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이름이 사하마제(私訶摩提) 등정각(等正覺)․
무상사(無上士)․
도법어(道法御)․
천인사(天人師)․
불세존(佛世尊)이라 하였다.
이 부처님은 텅 비고 한적한 곳에 계셨다.
이때 염부제[閻浮利] 는 가로 세로 18만억 리(里)나 되었고 무려 640만 나라가 있었다.
이 나라들은 모두 풍요로웠으며 백성들이 매우 번성하였다.
큰 나라가 있었는데 이름이 발타화이고 전륜왕(轉輪王)인 유사금(惟斯芩)이 있어 부처님 계시는 곳에 와서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부처님께서 그 뜻을 아시고 곧 그를 위하여 이 삼매를 말씀하셨다.
왕은 그 말씀을 듣고 환희심을 내고는,
곧 자기의 모든 보배를 부처님 위에 흩으며 생각하기를 ‘이 공덕으로 시방세계의 사람들이 모두 안온해지이다’라고 하였다.
그때 사하제 부처님께서 반열반(般涅槃) 하신 뒤 유사금왕의 목숨이 다하여 다시 그 집에 태자로 태어나니 범마달(梵摩達)이었다.
그때 이름이 진보(珍寶)라는 한 비구가 있었는데,
그는 사부(四部) 제자들을 위하여 바로 이 삼매를 설하였다.
범마달이 그것을 듣고 기뻐 어쩔줄 몰라 하며 가지고 있던 백억 값어치의 보배를 그 위에 뿌렸다.
그리고 또 자기의 모든 좋은 옷을 그 위에 공양하고 불도를 구하고자 뜻을 내었는데,
천 명의 사람들이 함께 하였다.
이에 비구는 이들을 사문으로 만들었다.
그들은 그 비구를 모시고 삼매를 구하여 배웠는데,
8천 년 동안 쉬거나 게으르지 않았다.
이 삼매를 한번 듣고 네 가지 일로 도와서 기뻐하게 하고 높고 맑은 지혜의 경지에 들었다.
이로 인하여 뒤에 다시 6만 8천 부처님을 뵙고 한 분 한 분의 부처님 계신 곳에서 이 삼매를 듣고 스스로 부처가 되니,
이름을 지라유체(坻羅惟逮) 등정각(等正覺)․
무상사(無上士)․
도법어(道法御)․
천인사(天人師)․
불세존(佛世尊)이라 하였다.
이때 천 명의 비구가 등정각(等正覺)을 얻었는데,
그들은 모두 이름을 지라울침(坻羅鬱沈)이라 하고 헤아릴 수 없는 사람들을 가르쳐 다 불도를 구하게 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이 삼매를 듣고서 도와서 기쁘게 하고 배우고 지니고 지키고 외워 다른 사람들을 위하여 말하지 아니하겠느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이 삼매를 지키는 자는 속히 부처가 될 것이요,
다만 듣기만 해도 공덕을 헤아릴 수 없는데 어찌 하물며 배워 지니는 자이겠는가?
만약 백 리나 천 리를 가서라도 이 삼매가 있다면 마땅히 그것을 구할 것인데 어찌 하물며 가까이 있는데 더욱 구하여 배우지 아니하겠느냐?
만약 이 삼매를 듣고 배우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열 살 먹은 스승이라도 받들어 섬기되 쳐다보고 공양함을 함부로 하지 말 것이다.
마땅히 스승의 가르침을 따르고 항상 스승의 은혜를 생각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이런 까닭으로 너를 위하여 그것을 말하느니라.
이 삼매를 들으려고 4천 리를 가는 자는 그 장소에 이르러 바로 이 삼매를 얻어 듣지 못하여도 그 공덕은 헤아릴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오로지 정진하는 까닭에 장차 그것을 얻어 스스로 부처를 이룰 것이기 때문이니라.”
8.
지성품(至誠品)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옛날 한 부처님께서 계셨는데 이름을 살차나마(薩遮那摩) 등정각(等正覺)․
무상사(無上士)․
천인사(天人師)․
불세존(佛世尊)이었다.
그때 화륜(和輪)이란 비구가 있었는데 그 부처님께서 반열반 하신 후 이 비구가 이 삼매를 지녔다.
내가 그때 찰리(刹利) 종족으로 국왕이 되었는데,
꿈에 이 삼매를 듣고는 깨어나서 곧 바로 이 비구를 찾아 가서 그를 의지하여 사문이 되었다.
그리하여 이 삼매를 듣고자 그 스승을 섬김이 3만 6천 년이나 섬겼지만,
마군의 일이 자주자주 일어나 결국 얻어 듣지 못하였다.”
부처님께서 비구․
비구니․
우바새․
우바이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그 때문에 너희들에게 말하나니,
서둘러 이 삼매를 갖되 잃어버리지 말아야 하느니라.
그 스승을 잘 섬겨 이 삼매를 가지고 1겁에 이르거나 만약 1백 겁 혹은 백천 겁일지라도 게으르지 말라.
훌륭한 스승을 섬겨 여의지 말고 만약 음식이나 소요되는 금전이나 입는 옷,
잠자리 등이 보배보다 더한 것이라 하더라도 아끼고 인색하게 굴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설사 이러한 것이 없다 하더라도 걸식을 하여서라도 스승에게 공급하며 나아가 마땅히 이 삼매를 얻어도 싫어하지 말 것이다.
항상 자기 몸의 살을 제 손으로 베어서라도 훌륭한 스승에게 공양할 것인데 어찌 하물며 보물 따위이겠는가?
이것은 족히 말로써 다하지 못할 뿐이다.
훌륭한 스승 섬기기를 하인이 상전 섬기듯 할 것이니 이 삼매를 구하는 자는 마땅히 이와 같이 해야 할 것이다.
삼매를 얻고 나서 굳게 지니고 항상 스승의 은혜를 생각하라.
이 삼매는 만나기가 어려우니라.
그리고 이 삼매를 백천 겁 이르도록 구해 그 이름을 듣고자 하여도 그러지 못하는데,
하물며 어찌 더욱 배우고 정진하지 않겠는가?
이 삼매를 얻어 정진하고 배워서 다시 다른 이에게 가르치는 이는 바로 항하사 부처님 나라에 가득 차도록 보배를 보시하면 매우 많을 것이나 이 삼매를 배우는 자만 못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이가 배우고자 하면 도와서 기쁘게 해야 할 것이요,
배우고자 하여 배워 얻은 자는 부처님의 위신력을 가지고 배우게 할 것이다.
마땅히 이 삼매를 글로 비단 위에 잘 적으면 부처님의 인[佛印] 을 얻어서 그것으로 날인한 것이 된다.
마땅히 잘 공양하라.
무엇을 부처님의 인(印)이라고 하는가 하면,
행하지 않음이니,
탐하는 것이 없고 구하는 것이 없고 생각하는 것이 없고 집착하는 것이 없고 원하는 것이 없고 태어나기를 바람도 없고 취할 것도 없고 돌아봄도 없으며,
머물 것도 없고 걸릴 것도 없으며,
맺을 것도 없고 있는 것도 없는 것이다.
하고자 함이 다하여 생길 것도 없고 없앨 것도 없으며,
허물 것도 없고 패할 것도 없는 것이다.
도의 중요한 것과 도의 근본은 바로 이 인(印)이니,
아라한․
벽지불(辟支佛)도 능히 미치지 못하는 도이니 어찌 하물며 어리석은 자이겠는가?
이 인(印)이 바로 부처님의 인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이 삼매를 말할 때 1천8백억의 모든 하늘․
아수라․
귀신과 용과 인민이 수다원도(須陀洹道)를 얻고 8백 비구가 아라한을 얻고 5백 비구니가 아라한을 얻고 1만 보살이 이 삼매를 얻고 좇아 생함이 없는 법을 얻어 그 가운데 섰으며,
1만 2천 보살이 다시 물러나지 않게 되었다.”
부처님께서 사리불과 목건련 비구와 발타화 등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무수겁으로부터 도를 구하여 지금 이미 부처가 되었다.
이 경을 가지고 너희들에게 부촉하나니,
배워서 외우고 지니며 지켜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니라.
만약 배우고자 하는 자가 있으면 마땅히 구족하고 고요한 이치를 그에게 전부 다 가르칠 것이요,
듣고자 하는 자에게는 전부 다 말해주어야 할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경을 말씀하여 마치니 발타화보살 등 사리불․
목련 비구․
아난 및 모든 하늘․
아수라․
용과 귀신과 인민이 다 크게 환희하여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물러갔다.
『불설반주삼매경』 1권(ABC, K0068 v7, p.949a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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