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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진리와실천
문수사리불토엄정경_K0031_T0318_001 본문
『문수사리불토엄정경』
K0031
T0318
상권
● 한글대장경 해당부분 열람I
● 한글대장경 해당부분 열람II
○ 통합대장경 사이트
○ 해제[있는경우]
※ 이하 부분은 위 대장경 부분에 대해
참조자료를 붙여 자유롭게 연구하는 내용을 적는 공간입니다.
대장경 열람은 위 부분을 참조해주십시오.
○ [pt op tr] 문수사리불토엄정경_K0031_T0318 핵심요약
♣0031-001♧
『문수사리불토엄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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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불토엄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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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수사리불토엄정경(文殊師利佛土嚴淨經) 상권
서진(西晋) 월지국(月氏國) 삼장 축법호(竺法護) 한역
송성수 번역
이와 같이 들었다.
■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의 영취산(靈鷲山)을 유행하시면서 10만의 대비구 대중들과 함께 계셨다.
또 8만 4천 보살은 다 불퇴전과 무생법인[無所從生法]을 얻었고,
방편의 지혜를 얻어 신통이 무한하며,
때에 맞게 교화하여 삼계(三界)를 구제하였다.
그들의 이름은 문수사리(文殊師利)ㆍ광세음(光世音)ㆍ대세지(大勢至) 등으로서
모든 보살들이 구름처럼 모두 모였으며,
72억의 천자(天子)들도 함께 하였으니 그들은 모두 대승에 뜻을 두었으며,
사천왕과 제석과 범천왕은 각각 4만 2천의 모든 제석ㆍ범천들과 함께 다 대도(大道)를 추종하는 이들이었다.
그리고 사방의 아수라왕[阿須倫王]ㆍ난두화난용왕(難頭和難龍王)ㆍ화륜용왕(和倫龍王)ㆍ사갈용왕(娑竭龍王)ㆍ마나사용왕(摩那私龍王)ㆍ지지용왕(持地龍王)ㆍ아뇩달용왕(阿耨達龍王)ㆍ산적용왕(山積龍王)ㆍ항마용왕(降魔龍王)ㆍ상월용왕(上月龍王) 등,
이런 용왕들은 각각 그 백성 6만 2천을 거느렸고,
금비귀신(金比鬼神)과 광야귀신(曠野鬼神)ㆍ묘모귀신(妙毛鬼神)ㆍ보등귀신(普等鬼神)ㆍ선보귀신(善普鬼神)ㆍ선재귀신(善財鬼神)ㆍ보상귀신(普像鬼神)ㆍ무생귀신(無諍鬼神) 등,
이런 모든 귀왕(鬼王)은 각각 그 무리 백천 대중과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 모두 머리를 조아리고 자리에 나갔다.
그들은 다 정진하여 경도(經道)에 뜻을 두고 바랐으나
법에 굶주린 터라
몸과 입과 뜻을 모아 부처님께 더욱 귀의하여 고요한 마음으로 듣고 있었다.
그때 국왕과 태자ㆍ대신ㆍ백관ㆍ장자ㆍ거사ㆍ민중의 대소와 하늘ㆍ용ㆍ귀신 등이 모두 공양하였고
그들이 편안해 하는 바를 따랐다.
그때 부처님께서 이른 아침에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대중과 함께 계셨는데
천왕ㆍ용왕ㆍ귀신왕들이 좌우에 모시고 있었다.
부처님께서 허공에 오르시니 네 가지 연꽃이 비처럼 어지러이 날고
백천의 악기는 연주하지 않아도 스스로 울어
모두 제석ㆍ범천의 청아한 칭송 여덟 소리를 내었다.
부처님께서 아사세왕(阿闍貰王)의 청을 받아 신족(神足)을 나타내시니,
광명이 시방세계를 비추고,
7보(寶)로 된 연꽃은 발자국을 따라 나타났다.
변화한 보살들이 다 그 위에 앉으니
빛나는 얼굴이 분명하여 이루 말할 수 없었고,
그들은 부처님을 일곱 번 돌고 찬탄하며 게송으로 말하였다.
그 도사(導師)께서는 지극히 신령한데
가엾이 여김 한량이 없어
방편으로 중생을 보호하시되
병을 고치고 갖은 창병 고치시네.
능인(能仁)께서는 집착이 없어
마음이 고요해 잘 조화되셨네.
저 사자후를 하여 세간을 밝게 보호하는 분
오늘 이 성(城) 안에 드시려 하네.
그 뜻은 이미 해탈해
생로병사를 건너셨나니
여러 하늘 대중들 다 모여
각각 즐거운 마음 가졌네.
그 마음이 매우 굳세어
악마와 그 권속 항복 받으신
지극히 거룩하신 분 석사자(釋師子)님
높으신 도사께서 이미 오셨네.
마군의 무리 사라지지 않고
지극한 참 소리도 이르기 어려운데
매우 용맹하게 잘 제어하시고
억천 겁 동안 도를 행하네.
큰 자비를 마음에 품고
일체를 두루 보호하시는
그 정진각(正眞覺)께서 오늘
왕사성에 들어오시려 하네.
전생에 행한 그 보시는
한량이 없고 그 끝이 없네.
의식과 또 보배 수레
그것 또한 헤아릴 수 없네.
사랑하는 아들과 딸과
아내와 나라까지 버리신
지금 저 석사자께서
이 나라 왕궁으로 드시려 하네.
전생에 그 손과 발과
머리와 눈과 귀와 코를 보시하고
두루 보시하되 거스른 적 없었고
귀중한 보배도 아끼지 않았네.
갖가지 공덕을 모두 거두고
일체 소유를 보시했나니
거룩한 이는 그 때문에
일체 지혜에 들게 되었네.
보시와 계율과 지혜를
항상 부지런히 닦음으로써
계율을 지켜 결함 없나니
그러므로 진정한 장부라 하네.
지극한 계율로 인욕 비추고
한량이 없는 공덕 가지고
저 마음이 고요한 분
오늘 이 성 안에 들어오시리.
그 백천억 겁 동안
정진과 해탈을 행하고
중생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마음에 조금도 권태가 없네.
한 마음도 거두기 어려운데
이미 저 언덕에 이르셨나니
범천보다 월등한 음성 가진 분
오늘 이 성에 드시려 하네.
그 거룩하고 밝은 도의 지혜는
한계가 없어 헤아릴 수 없고
또 그 끝도 얻을 수 없나니
만일 비유하자면 허공과 같네.
사람 중의 보배는 이와 같이
지혜와 덕이 다함없으며
인연을 따라 온갖 행을 통달해
장엄하고 깨끗하며 지극히 거룩하시네.
보리수 아래 앉아
악마와 그 권속 항복받고
물러나지 않는 도를 체득하여
영원히 안온하니 슬픔이 없네.
도의 성인은 법륜을 굴려
구제한 중생 그 끝이 없나니
오늘 저 석사자께서
왕사성으로 드시려 하네.
만일 도의 마음을 내는 이 있어
나는 장차 부처 되어서
이 세상에서 구경(究竟)에 이르러
32상(相)을 갖추겠다 한다면
언제나 무량한 마음을 내고
지극 정성으로 도의 마음 일으켜
곧 최승존(最勝尊)께 귀의하고
인간 가운데 거룩한 분께 공양드려라.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을 끊고
온갖 번뇌의 더러움 없애
뜻으로 일체를 다 항복받아
결함과 어려움 더하지 않으려면
부디 저 석사자의
거룩한 어른께 빨리 나아가
한없이 정성된 마음으로
갖가지 묘한 공양 받들어 올려라.
만일 저 천상에 나
제석천왕과 또 범천왕 등
저 백천 억의 모든 하늘이
그를 다 알고 우러러 보며
언제나 안락을 누리고
하늘에 있는 때를 잃지 않으려거든
부디 저 석사자께 나아가
지진(至眞)께 아뢰어야 하리라.
전륜성왕이 되어
사방의 저 성에서 왕 노릇하고
저절로 일곱 보배 나오며
내가 존귀하게 되고
천 명의 아들이 온갖 덕을 갖추어
특히 뛰어나고 용맹스럽고 싶거든
언제나 지진(至眞)의 큰 어른을
받들어 섬기며 귀의하여라.
만일 존자(尊者)의 지위 좋아하거나
장자로서 재산과 보물을 쌓아
그 생업이 넓고 크며
언제나 자재하게 노닐게 되고
권속들은 다 뛰어나고 귀하며
얼굴이 단정하고 묘하고 싶거든
부디 저 석사자께 나아가
이름나고 좋은 물건 공양하여라.
누구나 이미 해탈한 분께
응당 제도받기를 바란다면
부디 모두가 자세히 들으라.
대성(大聖)께서는 열반을 설하리라.
저 감로의 글귀 들으면
고요하여 아무런 우환 없으리.
인간 가운데 가장 높으신 스승
그 음성 진실로 듣기 어려우니.
그때 왕사성 안의 무앙수(無央數)의 대중들은 이 찬송하고 훈계하는 말을 듣고
모두 기뻐하면서 다 도심(道心)을 내어
각각 갖가지 꽃과 묘한 향과 당기ㆍ번기와 보배 일산과 백천의 음악을 준비하고
성을 나가 부처님을 맞이하여
그 발아래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부처님 뒤를 따랐다.
세존께서 성으로 들어가시면서 그 성의 문지방을 밟으시니
땅은 곧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공후(箜篌)와 악기들은 치지 않아도 스스로 울리며,
여자들의 구슬 고리는 서로 부딪혀 소리를 내고
하늘에서는 꽃과 향이 어지러이 내렸다.
맹인은 눈을 뜨고,
귀머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벙어리는 말하고,
절름발이는 걷고,
병자는 낫고,
미치광이는 정신이 돌아오며,
앉은뱅이는 다리를 펴고,
독한 짐승이나 벌레들도 서로 물지 않았다.
헐벗은 자는 옷을 얻고,
가난한 자는 재물을 얻었으며,
나는 새와 달리는 짐승은 서로 즐거이 우짖었다.
그때 중생들은 자비스런 마음으로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이 없어지고
교만과 시기와 원한과 의혹이 없어져
서로 기쁘게 대하기를
마치 부모ㆍ형제ㆍ자기 신체와 자식처럼 했다.
그리하여 모두 기뻐하면서 찬탄하여 게송을 읊었다.
사람 가운데 가장 높으신 어른
마치 보름달과 같은데
바른 도사(道師) 되시어
장부요, 사자시라네.
세존께서 성 안에 드시어
중생을 이롭게 하시고
일체를 편하게 할 때
맹인과 귀머거리 보고 듣네.
굶주린 이 배부르고 추운 이 따뜻하며
어지러운 이 안정을 얻고
가난한 이 부자 되고
미친 이 정신 바로 서며
천왕들은 천상에서
꽃과 향을 비처럼 내리며
갖가지 음악을 울려
부처님께 공양하네.
중생들의 인자한 마음에는
3독(毒)의 이름 없고
마음을 낮추고 뜻을 기쁘게 하여
교만한 뜻 없애고
아비와 같고 어미와 같고
아우와 같고 형과 같으며
내 몸과 같고 아들과 같이
마음과 뜻이 같네.
세존의 법의 은택이
시방에 고루 펴져
천상과 인간의 모든 무리
절망이 없어졌네.
공덕의 나타남 이와 같아서
헤아리기 어렵나니
시방의 모든 위덕(威德)이
3장(藏)에 펼쳐지네.
그때 그 성 안에 있던 기악(棄惡)이라는
귀한 족성을 가진 자가 멀리서 세존을 바라보았다.
즉 그 걸음걸이는 조용하고 용의(容儀)는 단정하며 위신(威神)은 빛나고 모든 감관은 고요하며 담박했으며,
침묵하며 부드럽고 고상한 그 성품은 맑은 물과 같으며,
속과 겉이 청정하여 마치 짐승의 왕인 용맹한 사자와 같고,
처음 떠오르는 아침 햇빛 같았다.
마치 보름달이 뭇 별 가운데서 밝은 것처럼
부처님도 대중 가운데 계시면서 우뚝하고 당당하며
상호(相好)가 환하여 왕왕(汪汪)하고 드넓으셨다.
그는 마음으로 기뻐하면서 공손히 나아가 부처님을 맞이하여
그 발아래 머리를 조아리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는 합장하여
귀의하고 꿇어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 “보살은 몇 가지 법을 행하여야 정진(正眞)을 빨리 얻고
최정각(最正覺)이 되어
곧 마음대로 엄정(嚴淨)한 부처님의 나라를 이루나이까?
저희들을 가엾이 여겨 자세히 분별하여 말씀해 주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기악보살아,
너는 여래의 엄정한 덕을 묻는구나.
이것은 보살들의 특수한 행이니 자세히 들어 받들고 잘 생각하여라.”
기악보살과 일체 대중은 모두 기뻐하면서 일심으로 공경하고
부처님 앞에 나아가 예배하고 분부대로 듣고 있었다.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에게는 한 법행이 있어서 정진)을 빨리 이루고
최정각이 되어 마음을 따라 곧 엄정한 불국토를 이룬다.
■ 어떤 것을 한 법이라 하는가?
마음이 항상 자비스러워 중생을 제도하고
지극히 참되고 어질며
조화로운 도심을 일으키는 것이다.
어떤 것이 지극히 참되고 어질며 조화로운 도심인가?
이른바 도심을 내어 다른 법을 행하지 않는 것이다.
어떤 법을 행하지 않는가?
이른바 세 가지 더러운[三垢:三毒] 가업(家業)의 이익을 구하지 않고,
뜻이 출가에 있어서 대중의 도움에 의지하지 않으며
마음 본래의 서원을 따라 항상 이 법을 숭상하는 것이다.
어떤 것이 출가하여 숭상하는 법행인가?
이른바 정진(正眞)의 행을 닦아 일체의 법을 받드는 것이다.
어떤 것이 정진의 일체법인가?
이른바 음종제입(陰種諸入)을 분별하고 환히 아는 것이다.
어떤 것을 음종(陰種)이라 하며,
무엇을 환히 아는 것이라 하는가?
이른바 유위(有爲)와 무위(無爲)의 법이 모두 5음(陰)이니,
음이란 환(幻)에 집착하는 것임을 알고
음이 본래 공인 것임을 아는 것을 환히 아는 것이라 한다.
환법(幻法)은 본래 없는 것으로서 상대를 따라 부판(剖判)이 있으나,
본말(本末)을 보지 않고
둘이 있음을 보지 않으며,
생각도 없고 바람[望]도 없으면,
이것이 곧 오로지 닦고 받들어 행하며
출가하여 보살행을 성취하고 중생을 버리지 않는 것이다.
■ 왜냐하면 자기를 잘 다스리고서 모든 법을 통달하고,
그리고는 모든 법과 중생을 위해 연설하면서도
그에게는 중생도 없고 모든 법도 없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족성자(族姓子)야,
이것이 보살의 한 법행(法行)으로서
정진을 빨리 이루고 최정각이 되어
마음을 따라 곧 엄정한 불국토를 이루는 것이다.”
기악보살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크게 기뻐 펄쩍펄쩍 뛰다가
곧 불기법인(不起法忍)을 얻고 몸이 땅에서 일곱 길 위의 허공으로 올랐다.
그때 그 대중 가운데서 이 변화를 본 2천 사람은 위없는 정진도의 마음을 내었고,
만 4천의 천인들은 번뇌[塵垢]를 멀리 여의어 모든 법안(法眼)이 깨끗해졌다.
그때 부처님께서 미소 지으시니
무수한 광색(光色)이 그 입에서 나와
시방의 무량한 세계를 비추다가 돌아와
부처님을 세 번 돌고는 정수리로 들어갔다.
현자 아난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모든 법을 노닐어 무극(無極)에 이르신
최승(最勝)ㆍ지진(至眞)께서는 힘으로 인도하시네.
중생을 모두 아시고 최상의 지혜로 교화하시니
원하옵건대 그 웃으신 뜻을 설명해주소서.
10력 갖추시어 이미 과거의 일을 통달하시고
가엾이 여겨 미래의 업도 통달하시며
시방의 현재 일도 모두 환히 아시나니
지금은 무엇 때문에 웃으셨는지 그 뜻 말씀하소서.
중생들의 행하는 바를 모두 다 아시나니
지금 저 사자와 같이 모든 마음 보시네.
그 지혜는 밝아 짝할 사람 없나니
뭇 사람에게 말씀해주소서,
조법어(調法御)시여.
모든 천상의 수많은 사람들 모여 와
다 함께 합장하고 지극히 거룩한 분께 예배하나니
원컨대 가장 묘하고 빛나는 음성으로 연설하시어
무수한 이 모임의 대중에게 그 법기(法器)를 보여 주소서.
그 슬기는 무극(無極)에 이르러
세속에는 필적할 만한 이 없고
모든 사람 선악의 행으로
나아가는 곳을 모두 아시네.
지인(至仁)께서 지금 웃으시나니
원컨대 그 뜻을 분별하시어
얽힌 여러 가지 의심 풀어 주시고
가장 높은 그 법을 연설하소서.
지금 여기에 모인 대중들
여러 억 백천 년 동안
법을 위하여 구름처럼 모였고
저 비구들은 다 침묵한 채
공경하는 마음으로 공양 올리고
백천 가지의 음악 울리며
고요한 마음으로 듣고 있나니
원컨대 대중의 의심 풀어 주소서.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저 기악보살이 공중에 있는 것을 보았느냐?”
대답하였다.
“보았습니다.”
■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기악보살은 지금부터 6백20만 겁 뒤에는 부처가 되어
그 명호를 적화음(寂化音) 여래(如來)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ㆍ명행성위(明行成爲)ㆍ선서(善逝)ㆍ
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ㆍ불(佛) 세존(世尊)이라 하고,
그 세계의 이름은 안은(安隱)이요,
겁의 이름은 이음(離音)이며,
그 나라는 마치 아촉여래의 묘락(妙樂)세계와 같고 공훈과 엄정함[嚴淨] 등도 다 같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찬탄하신 뒤에 아사세왕의 궁전으로 가셨다.
왕과 그 부인과 태자와 백관들은 모두 꽃과 향과 음악으로 기뻐하면서 부처님을 맞이하여,
그 발아래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부처님 뒤에 서 있었다.
부처님께서 자리에 나아가시자 보살 성중은 저마다 차례로 제자리에 앉았다.
왕은 모두가 앉아 조용해지자,
그 부인과 태자와 함께 온갖 음식을 손수 올리고,
모두가 공양을 마치자 물을 돌리고는 다시 보물과 고운 옷을 내어와 부처님께 올리고,
따로 조그만 평상을 가져다 부처님 앞에 놓고,
거기 앉아서는 일심으로 합장하고,
가르침을 받들어 궁중 사람과 모여 온 사람들을 교화하려 하였다.
그때 아사세왕은 꿇어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성내고 원망하고 싫어하고 질투함은 어디서 생기는 것입니까?
그 어리석은 무명(無明)은 어디서 오며 슬기[慧]는 어디서 멸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왕에게 말씀하셨다.
“나를 주장하는 것[吾我]으로부터 성냄과 원망과 싫어함과 질투가 생기고,
잘난 체함[自大]에서 어리석음이 생기며,
바른 진리[正諦]를 분별하지 못하면 그것을 무명이라 하고,
정(正)을 보고 진리[諦]를 좇으면 이것을 슬기라 하며,
슬기가 온갖 악을 제거함은 밝음이 어두움을 녹이는 것과 같나니 정(正)을 보고 진리[諦]를 좇는 것도 이와 같으니라.”
왕이 거듭 아뢰었다.
“정을 보고 진리를 좇는다는 뜻을 분별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법이란 본래 공(空)한 것인데
뜻을 좇아 형상을 내는 것이니
뜻이 없는 것임을 알면 가고 옴이 없고,
일체가 공임을 알면 이것이 정(正)을 보는 것이요,
정을 보아 변하지 앉는 것을 진리를 좇는 것이라 하며,
이런 줄을 완전히 알면 그것을 환히 아는 것이라 합니다.”
왕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그 설법이 마음에 맞아 매우 기뻐하며
선심(善心)이 생겨 곧 찬탄하였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일찍이 없었던 일입니다.
이것은 여래의 좋은 가르침이시니
행여 제 목숨이 중간에 마친다 해도
마음이 산란하지 않고 반드시 받들어 행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
대중들과 함께 영취산으로 돌아오시어
직사(直使)를 시켜 대중의 자리를 마련하고 대중을 모아 다 자리에 앉게 하셨다.
그때 사리불은 부처님의 뜻을 받들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까 성 안에서 기악보살이 물었던 미묘한 엄정불국토에 대해
세존께서 그 뜻을 대략적으로 말씀하셨는데,
기악보살은 곧 부처님의 수기를 받았습니다.
들은 사람은 뜻이 풀리고 각각 과증(果證)을 얻었사오나
마음으로 통달하지 못한 이들은 모두 몰라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다시 자세히 설명하시어
저 보살들로 하여금 그 행을 견고히 하고 정도(正道)에 머물러 흔들리지 않으며
일체의 지혜를 이루어 악마의 무리를 항복받고 외도를 포섭하여 번뇌를 멸하며,
그릇된 업을 교화하여 정도(正道)에 들게 하고 소승의 자리를 버려 물러나지 않는 법륜을 굴리게 하소서.
그리고 다시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기를
지극히 원하고 엄정한 힘을 입고 무한한 지혜를 이루어
제도하지 못한 자는 제도하고
성취하지 못한 자는 성취하게 하소서.
지금 여기 모인 족성자(族姓子)와 족성녀(族姓女)들은 마음을 비우고 듣기를 즐거워하나이다.
거듭 자세히 설명하시어 법의 은택을 후세에까지 미치게 하시고
더욱 가엾이 여기시어 이 모임의 대중을 위해 설법해 주소서.”
그때 세존께서 마음속으로 생각하셨다.
‘이 법은 미묘하고 특수하니 곧 보살대사(菩薩大士)의 업이다.
이런 소승의 모임에서 설법하기에는 적당하지 않다.
차라리 상서를 나타내어 시방세계를 감동시키리라.’
이렇게 생각하시고는 곧 그 몸 털구멍에서 광명을 놓아
항하의 모래알 같이 수많은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자,
시방의 모든 부처님들이 각각 보살을 보내시니,
그 신령한 지혜는 무량하고 미묘하며 밝게 트였다.
각각 보살 백억의 무리마다 모두가 신변(神變)을 나타내어
인계(忍界:사바세계)에 들어와서는
능인(能仁)부처님을 뵙고 공양하고자
그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며 각기 아뢰었다.
“부처님 광명의 상서로 은혜를 드리워 포용하심을 보면서
4무량심(無量心)을 믿고 설법을 듣고자 하나이다.
우리 본토(本土)의 부처님께서 보다 못하여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들은 무엇 하러 저 인계(忍界)에 가려 하는가?
저 인계에는 5역(逆)이 매우 드세고 악하며,
탐욕ㆍ질투ㆍ음욕ㆍ꾸짖음ㆍ저주와 마음에 분노가 많아
서로 해치며 추하고 속이며 거스르고 어리석어 교화하기 어렵다.
거기 인계에 가서 스스로 괴로워하지 말라.’”
우리들은 거듭 아뢰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견딜 수 있기에 인계에 가려 하는 것입니다.
비록 갖가지 고뇌와 해침
즉 불에 태워지고 칼에 베이더라도
끝끝내 원망하는 마음을 갖지 않겠습니다.
세존과 보살들은 능히 괴로움을 참으면서 중생들을 가르치고 계십니다.
예배하고 모시면서 심오한 경전의 뜻을 배우기를 원합니다.’
우리 본토 부처님께서는 이에 이해하시고 다시 분부하셨습니다.
‘가라. 족성자들아,
마음대로 하고 때를 따라 하라.
스스로 마음을 굳게 먹고 부디 의심하거나 게으르지 말라.
내 본토에서의 백천 겁의 수행은 인계에서의 하루아침의 정진보다 못하느니라.’
그러므로 세존이시여,
항하의 모래알 같은 세계를 거쳐야 하더라도
그것을 멀다 하지 않고
세존께서 말씀하시는 엄정경(嚴淨經)과 정사(正士:菩薩摩訶薩)들의 논강의 요지를 듣고자 하는 것이옵니다.”
이에 미륵보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 앞으로 나아가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한량이 없는 위엄과 덕망은 시방에 들리고
광명은 아래 위와 항하 모래알 같은 세계를 비추어
일체의 중생들 그것을 다 일컬을 수 없나니
사람 가운데의 성인의 지혜는 다 말할 수 없네.
시방세계의 항하 모래알 같은 나라에
보살 대중들이 법을 위해 모였네.
도의 법을 즐김으로써 정성껏 머무르나니
사람 중에 존귀하신 분께서 법을 연설하시네.
세존의 큰 이름 시방에 두루하시니
계율과 삼매와 지혜도 그러하시며
위의와 상호의 움직이지 않음 사자와 같고
마치 저 햇빛이 허공을 비추는 것과 같네.
저 모든 하늘과 용왕과 귀신들과
그 비구 무리와 또 비구니와
청신사(淸信士)ㆍ청신녀(淸信女)들 합장하고 섰나니
그들 가엾이 여겨 설법하시어 안온히 머물게 하시네.
지나간 세상과 오는 세상 아시고
지금 세상도 분별하여 환히 아심으로써
중생들의 전생 일을 따라 제도하기 위하여
계율로 깨우쳐 교화하여 그 의심 풀어 주시네.
어떤 것이 보살의 지어 세우는 행으로서
국토를 장엄하고 깨끗하게 하는 광명이 비치는 것이며
무엇으로 인해 갖가지 큰 서원을 구족하는가?
사람 중에 높으신 어른이 그 뜻 설명하시네.
무엇을 반연해 이런 탐욕과 질투가 없고
어떤 것을 계율을 범하지 않는 것이라 하며
무엇 때문에 대중을 위해 부지런한 행을 닦는가?
뭇 중생들을 위하기 때문에 자비를 행하시네.
무엇 때문에 무수한 겁 동안 받들어 행하는가?
정진 때문에 그 세력이 뛰어났으며
지혜로 게으르지 않아 해탈하되 무위(無爲)로써
중생들의 심한 고통과 근심을 제도하시네.
그 뜻이 청정하고 고요해 언제나 일심으로
깨끗한 해탈의 문 행하고 선정에 머물러
집착 없음 닦아 저 연꽃과 같거늘
무엇 때문에 행을 세워 욕심을 없애는가?
무엇 때문에 깊고도 묘한 업을 받들어 행하는가?
무엇 때문에 세상 법을 건너려고 수행하는가?
무엇 때문에 저 악마와 그 군사를 항복받는가?
항복받아 교화하면 곧 부처를 이루기 때문일세.
그때 세존께서 미륵에게 말씀하셨다.
“법고좌(法高座)를 준비하라.
여래는 지금 시방의 모든 보살들을 위해
과거 성화불국(性和佛國)의 공훈(功勳)과 엄정(嚴淨)과 원행(願行)의 법전(法典)을 설명하리라.”
미륵은 분부를 받고 생각했다.
‘여래께서는 무엇 때문에 저 아난이나 목건련 등에게 시키지 않고
내게 자리를 준비하라 하시는가?’
문수사리가 곧 미륵의 마음속 생각을 알고 미륵에게 말하였다.
“아셔야만 합니다.
여래께서 당신을 시켜 자리를 준비하라 하신 것은
이 법을 설하실 때에는 성문이나 연각들이 수지할 것이 아니요,
순전히 보살을 위해 설법하시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때 미륵은 곧 여기상삼매(如其像三昧)에 정수(正受)하여
부처님을 위해 자리를 마련하니,
그 높이는 4백만 리요,
무수한 보배로 정교하게 꾸며졌으며,
천상의 비단을 그 위에 깔아
자리의 광명이 이 삼천대천세계(三千大天世界)를 비추었다.
부처님께서는 곧 일어나 자리에 오르시니 삼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했다.
■ 그때 여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네 가지 법으로 그 서원을 구족한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 첫째는 뜻과 성품이 어질고 온화한 것이요,
둘째는 중생을 가엾이 여기는 것이며,
셋째는 정진하여 게으르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마음이 항상 편하고 좋은 벗을 가까이 하는 것이다.
이것이 네 가지 법으로 서원을 구족하는 것이다.”
■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또 한 법으로 서원을 잃지 않는다.
어떤 것이 그 한 가지인가?
■ 이른바 이 보살[開士]은 아촉(阿閦)여래를 배우고 추모해야 할 것이니,
즉 그는 전생에 보살도를 행할 때,
출가를 지원하여 사문의 행을 즐겨하여
태어나는 세상마다 그 본래의 서원을 어기지 않고
그대로 정진하여 여래라는 명호를 얻었고,
좇아 태어나는 바[無所從生]가 없었으니,
이것이 곧 보살의 제일가는 이익[利用]이니라.
집을 버리기 때문에 열 가지 덕을 이루나니,
첫째는 탐욕과 방일의 태도가 없는 것이요,
둘째는 항상 조용히 있기를 좋아하여 시끄러움을 익히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항상 부처의 마음을 받들어 조그만 절개를 멀리 버리는 것이요,
넷째는 어리석은 무익한 법을 버리는 것이며,
다섯째는 처자와 가정의 은애를 바라지 않는 것이요,
여섯째는 악한 갈래[惡趣]와 법답지 못한 근심을 놓아버리는 것이며,
일곱째는 안락한 천상의 좋은 세계를 취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일찍이 전생의 본래의 덕을 거스르거나 잃지 않는 것이며,
아홉째는 모든 하늘이 사랑하고 공경하여 항상 모시고 호위하는 것이요,
열째는 모든 용과 귀신의 왕이 항상 그를 옹호하는 것이니,
이것을 열 가지 덕이라 하느니라.
만일 보살이 대승(大乘)을 버리지 않고
중생을 구제하기를 생각하여 항상 출가의 업을 따르고 즐거워하면
이것이 한 법으로서 서원을 잃지 않고 좋아하는 대로
어떤 불국토를 이루되 뜻대로 곧 엄정한 불국토를 이룰 것이니,
이것이 보살의 제일 좋은 이익이니라.”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 “보살에게는 또 두 가지 법이 있어서 서원을 버리지 않나니,
어떤 것이 두 가지인가?
첫째는 소승(小乘)을 좋아하지 않아 그 행을 배우지 않고 함께 종사하지 않으며,
깨우쳐 제도하기를 원하되 그 법을 말해 사람을 교화하지 않는 것이다.
둘째는 항상 최상의 정진도(正眞道)로써 중생들을 교화해 불법(佛法)을 이루게 하는 것이니라.
이상의 두 가지 법을 정성스런 마음으로
진실하게 고루 가르치기에 게으르지 않으면
곧 열 가지 공덕의 복을 받으리라.
어떤 것이 그 열 가지인가?
첫째는 불국토를 획득하되 소승의 학문이 없는 것이요,
둘째는 순수한 보살 성중이 모여 오는 것이며,
셋째는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항상 그를 호념하는 것이요,
넷째는 시방 부처님들께서 그를 보고 찬탄하고 그 공덕을 기려 설법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미묘한 마음을 내어 항상 정진을 닦는 것이요,
여섯째는 제석천이나 범천왕 되기를 원하지 않고 항상 정진하되 정도(正道)에 뜻을 두는 것이며,
일곱째는 만일 인간 세상에 태어나면 전륜왕(轉輪王)이 되어 4천하를 맡아 불도의 가르침으로써 인도하는 것이요,
여덟째는 어디에 태어나거나 도업을 어기지 않고 항상 부처님의 위없는 정진을 보는 것이며,
아홉째는 천상과 인간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것이요,
열째는 헤아릴 수 없는 무량한 공덕을 받는 것이니,
이것이 열 가지 공덕이니라.
왜냐하면 설법하여 한 불국토의 중생을 교화해 다 집착함이 없는 결과를 증득하게 하는 것은,
보살이 손가락을 튀기는 만큼의 짧은 사이에 한 사람을 교화하여
위없는 정진도(正眞道)의 마음을 내게 하는 것보다 못하거늘,
하물며 열 가지 공덕이 묘하고 깊어 하고 싶은 대로 하되
어떤 나라를 취할까 하다가 서원대로 곧 엄정한 덕을 성취함이겠는가?
이것이 두 가지 법이 본래 서원을 어기지 않는다는 것이니라.”
■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또 보살에게 세 가지 법이 있어서 서원하는 바를 잃지 않고 공덕을 갖추어 불국토를 엄정하게 하나니,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첫째는 한가히 살기를 좋아하여 마음에 고요함을 익히는 것이요,
둘째는 항상 정성스레 계율을 지켜 일찍이 범한 일이 없는 것이며,
셋째는 항상 법을 보시하되 의식을 바라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세 가지 법이니라.
계율을 굳게 지켜 보살행을 행하면 이로 인해 열 가지 무외(無畏)를 얻나니,
첫째는 계행을 잘 지켜 성읍(城邑)에 들어갈 때,
혹 촌락에 가더라도 마음에 어려워함이 없는 것이요,
둘째는 대중 앞에서 설법할 때 용기가 있는 것이며,
셋째는 대중 속에서 밥을 먹으면서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집에 있으면서 강송할 때 두려움이 없는 것이며,
다섯째는 정사(精舍)에 들어가더라도 두려움이 없는 것이요,
여섯째는 거룩한 대중들 속에 있어도 겁약(怯弱)하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말이나 일을 할 때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요,
여덟째는 스승이나 아버지나 화상(和上)에게 가서 봉양할 때 공손하고 거만하지 않으면서 범할까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며,
아홉째는 만일 말하는 것이 있으면 항상 인자한 마음을 지녀 마음으로 악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요,
열째는 의식이나 평상이나 의약품을 받더라도 어려워함이 없는 것이니,
이것을 열 가지라 하느니라.
또 열 가지 일을 보태면 곧 엄정(嚴淨)을 갖추나니,
어떤 것이 그 열 가지 인가?
첫째는 악업을 무서워하지 않고,
둘째는 친족을 탐하지 않으며,
셋째는 명예를 구하지 않고,
넷째는 가종(家種)을 생각하지 않으며,
다섯째는 종성(種姓)을 시기하지 않고,
여섯째는 항상 만족할 줄을 알며,
일곱째는 의복ㆍ음식ㆍ침구ㆍ의약 등에 절제할 줄을 알고,
여덟째는 비록 가정에 있더라도 도법(道法)을 찬탄해 말하며,
아홉째는 모든 하늘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
열째는 일찍이 그릇된 생각을 가진 적 없고
항상 부처님을 생각하면서 기쁘게 정진하되 의식을 바라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곧 불국토를 구족하게 엄정하는 것이니라.
또 열 가지 일로 덕의 명예를 얻나니,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첫째는 대중의 모임을 버려 인연을 바라지 않고,
둘째는 항상 고요히 있기를 익혀 도성이나 읍락을 생각하지 않으며,
셋째는 마음을 선정에 두어 삿된 생각이 없고,
넷째는 일이 많은 시끄럽고 번잡한 속을 좋아하지 않으며,
다섯째는 마음에 항상 부처님을 생각하여 다른 생각이 없는 것이고,
여섯째는 위해(危害)한 것에서 신체의 안녕을 버리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범행을 깨끗이 닦되 일찍이 중단한 적 없는 것이요,
여덟째는 일이 적음으로써 삼매선정을 얻는 것이요,
아홉째는 중요하고 묘한 장구(章句)의 설법을 듣고는 잊어버리지 않는 것이고,
열째는 경전을 듣고는 중요한 이치를 이해하고서 능히 남을 위해 설명하는 것이니,
이것을 10법이라 하느니라.”
■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또 네 가지 법이 있어서 서원하는 바를 잃지 않는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보살의 말과 행동이 상응하고,
둘째는 잘난 체함을 버리며,
셋째는 탐욕과 질투를 버리고,
넷째는 남의 편안함을 보고 대신해 기뻐하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다.
또 네 가지 일이 있어 지성의 가르침에 이르게 하나니,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나는 곳마다 입이 항상 청정하여 우발라[優發]의 향기가 나는 것이고,
둘째는 변재와 슬기에 결함이 없으며,
셋째는 천상과 인간이 다 보호하고 믿는 것이며,
넷째는 좋은 음성을 잃지 않되 반드시 부처님의 음성을 얻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다.
또 네 가지 법이 있어 닦는바 가르침이 있는 것이니,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세 가지 갈래[趣]에 나지 않아 증오하고 미워하는 이가 없는 것이고,
둘째는 배우는 것이 96종 소견의 미혹을 생각하지 않고,
셋째는 원수와 악한 벗이 그 틈을 얻지 못하고,
넷째는 천상과 세간이 모두 그에게 귀의하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다.
또 네 가지 법이 있어서 가르침을 유포한다.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는 보시하는 마음을 버리지 않고 미곡이 귀할 때라도 보시하는 것이요,
둘째는 세상의 영화나 재산의 소유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계율을 잘 지키는 이를 찾아가서 스스로 귀의하여 받드는 것이요,
넷째는 혹 보시하더라도 탐하거나 미워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이다.
또 네 가지 법이 있어서 남을 기쁘게 하고 마음으로 만족할 줄을 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첫째는 이 중생들이 다 나의 것[我所]이니,
내가 마땅히 그들을 편하게 해 주리라 하는 것이요,
둘째는 이들이 재물을 탐하고 자신의 힘을 믿어 제가 제일이라 할 때,
보살이 그들을 가엾이 여겨 보시함으로써 편안하게 하고,
그 재산은 내 벗이 아니라 생각하고 항상 다섯 가지가 기약 없이 침노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하는 것이며,
셋째는 재산과 처자가 많고 권속이 풍부하더라도,
그것을 믿고 즐거워하지 않으며,
국토마저도 사모하지 않거늘 하물며 다른 사람인 중생에게 바람이 있겠는가 하는 것이요,
넷째는 일찍이 업이 아닌 재물을 구하거나 속가에 있기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그 네 가지로서,
보살은 이것을 행하여 서원하는 바를 잃지 않고 불국토를 엄정히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 “또 다섯 가지 법이 있어서 서원하는 바를 잃지 않느니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첫째는 경전의 법을 즐겨 부지런히 도의(道義)를 구하는 것이요,
둘째는 무수한 세상에 나서 갔다 왔다 한 것을 아는 것이며,
셋째는 경법을 듣고 부처님들처럼 행하여 공덕을 성취하는 것이요,
넷째는 경법을 듣고는 일마다 그 뜻을 묻되 어떤 행을 세울까 생각하여 구족하고 빨리 성취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만일 경법을 들으면 곧 받들어 행하는 것이니,
이것이 다섯 가지 법으로서 서원하는 바를 잃지 않고 불국토를 엄정히 하느니라.”
■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또 여섯 법이 있어서 서원하는 바를 잃지 않느니라.
어떤 것이 여섯 가지인가?
첫째는 보시를 좋아하여 아끼거나 질투하는 마음이 없고 몸을 보시하고 목숨을 아끼지 않으며,
처자와 남녀ㆍ권속을 사랑하지 않고 마음에 구함이나 바라는 생각이 없는 것이요,
둘째는 보살이 집에서건 밖에 나가서건 공부할 때 차라리 신명을 잃을지언정
계율을 범하지 않고 삼가 수호하여
항상 범행(梵行)에 머무르며,
중생을 격려하되 계율로 권하고 돕는 것이며,
셋째는 몸은 임시로 빌린 것이요,
모든 법은 허깨비와 같음을 알고
인욕의 힘에 굳게 머물러 상대를 거스르지 않으며,
비록 독을 입거나 칼이나 몽둥이나 매질이나 저주나 괴롭히는 일을 당하더라도
일찍이 원망하는 생각을 일으킨 적이 없는 것이며,
넷째는 정진을 받들어 행하되 마음에 집착이 없고
무상을 깊이 생각하기를
머리의 불을 끄는 것처럼 하여 걷거나 멈추거나 누웠거나 깨었거나
일찍이 게으르거나 폐한 적 없고,
불이 몸에 태우더라도 마음이 물러나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오롯한 마음으로 선정을 지켜 다른 생각이 없으며
무생(無生)의 적멸에 들어 생각을 죽여 일으키지 않으며,
마음은 죽은 재와 같고 몸은 마른 나무 같은 것이며,
여섯째는 정(正)을 보고 진리[諦]를 좇아 삿된 거짓을 제거하고
삼계(三界)가 메아리와 같고 허깨비와 같으며
법은 항상한 이름이 없어 물 속의 달과 같음을 명료히 깨달아 알고
일체를 가엾이 여겨 중생들을 가르치나니,
이것이 여섯 가지 법으로서 서원하는 바대로 곧 이루게 하고
공덕을 구족하게 하여 불국토를 엄정히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 “다시 일곱 가지 법이 있어서 서원하는 바를 잃지 않는다.
어떤 것이 일곱 가지인가?
첫째는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다 보시하되 보시할 것도,
보시를 받을 것도 없는 것이고,
둘째는 계율을 받들어 이지러지지 않게 하면서도 금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중생에게 권하여 법인(法忍)1)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고,
넷째는 정진하는 행으로써 몸과 마음을 얻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선정을 성취하여 일심으로 생각을 포섭하는 것이고,
여섯째는 지혜를 구족하되 바람[希望]을 가지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항상 부처님 생각에 뜻을 두어 다른 바람을 버리는 것이니,
이것이 일곱 가지 법으로서 소행이 구족하여 불국토를 엄정히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 “다시 여덟 법이 있어 서원하는 바를 잃지 않는다.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첫째는 말하되 무익한 말을 하지 않는 것이고,
둘째는 보시하는 일로 장엄하는 것이며,
셋째는 그 마음이 부드럽고 온화하여 거칠지 않은 것이고,
넷째는 법사(法師)를 공경하여 업신여기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항상 겸손하고 마음을 낮추어 대중을 따르는 것이고,
여섯째는 성품과 행동이 깨끗하여 더러움이 없는 것이며,
일곱째는 혹 계율을 지키지 않으면 응보가 있는 줄을 아는 것이고,
여덟째는 스스로도 상하게 하지 말고 남도 해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여덟 가지 법으로서 불국토를 엄정히 하느니라.”
■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다시 아홉 법이 있어 서원하는 바를 잃지 않는다.
어떤 것이 아홉 가지 인가?
첫째는 항상 몸의 행을 단속해 실수가 없게 하는 것이고,
둘째는 말을 삼가하여 실수가 없게 하는 것이며,
셋째는 그 뜻을 단속하여 삿된 생각이 없게 하는 것이고,
넷째는 탐욕을 버려 마음에 집착이 없는 것이며,
다섯째는 분노를 제거하여 마음에 원한이 없는 것이고,
여섯째는 어리석음의 업을 멸하여 마음에 어둠이 없는 것이며,
일곱째는 항상 지성을 행하여 속여 미혹함이 없는 것이고,
여덟째는 인자한 행이 견고하여 마음에 변함이 없는 것이며,
아홉째는 선한 벗을 의지하여 일찍이 멀리하여 버린 적이 없는 것이니,
이것이 아홉 가지 법으로서 불토를 엄정히 하느니라.”
■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다시 열 가지 법이 있어 서원하는 바를 잃지 않는다.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첫째는 지옥세계의 고통을 듣고 마음에 두려움을 가져 가엾어 하는 마음을 닦는 것이고,
둘째는 축생세계의 고통을 듣고 또한 두려워하여 도를 따르고 가엾어 하는 생각을 일으키는 것이며,
셋째는 아귀세계의 고통을 듣고 또한 두려워하여 큰 사랑을 일으키는 것이고,
넷째는 천상세계의 안락함을 듣고도 기뻐하지 않고 항상 대애(大哀)를 일으키는 것이며,
다섯째는 인간세계에 곡식이 귀해 인심이 악해져 서로 해친다는 말을 듣고는 인자함을 일으키는 것이고,
여섯째는 스스로 결심하고 더욱 정진하여 모든 고통을 참고서 곧 불국토를 헤아릴 수 없이 엄정하게 하는 것이며,
일곱째는 세 가지 고통과 모든 고뇌의 근심을 없애는 것이고,
여덟째는 그 불국토를 풍요하고 평천(平賤)하게 하는 것이며,
아홉째는 백성들이 안온하고 화평하며 수명이 무량한 것이며,
열째는 모두가 저절로 나서[生] 이름에 속박됨 없이 위없는 정진도를 이루게 되는 것이니,
이것이 열 가지 법으로서 서원하는 바를 잃지 않고 불토를 엄정히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꽃을 가지고 여래께 가거나 탑에 갈 때에는 이렇게 생각해야 하느니라.
‘원컨대 저 중생들로 하여금 마음이 유연하고 깨끗하며 얼굴이 온화하고 기쁘며,
이 꽃처럼 연하고 묘하며 형색이 향기롭고 순수하여
누구나 보면 모두가 사랑하고 공경하며 기뻐하고 즐거워하게 해주십시오.
원컨대 제가 부처가 될 때에는 내 나라로 하여금 향기로운 나무와 묘한 꽃이 두루 꽉 차고
의복과 음식과 비단으로 된 번기와 일산과 금ㆍ은 등,
진기한 보배가 저절로 나며 그 백성들의 계율이 청정하며
마음은 유연하고 성품은 온화하고 고상하며
깊은 법인(法忍)을 얻고 그 신통이 위없게 해주십시오.’
또 사리불아,
■ 보살의 행위는 남을 먼저하고 나를 뒤로 하며 일체를 편안하게 하되
아버지나 어머니처럼 생각하고 남의 편안함을 보면,
그를 대신해 기뻐하며,
‘부처가 되었을 때 내 나라에 태어나는 자는
다 안온하고 온화하며 질투와 의심이 없고
고요히 선정에 들어 마음에 다른 생각이 없기를 바란다’라고 하느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은 그 입을 잘 단속하여 일찍이 실수한 일이 없어,
옳지 않은 말은 사람이나 물건에 더하지 않고,
말은 항상 법다워 옳지 않은 말은 내뱉지 않으며,
‘내가 부처가 되었을 때 내 나라에 태어나는 자는
말씨가 부드러워 옳지 않음이 없고
말소리는 여덟 가지인데 입에서 내면
부드럽고 고상하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서원하느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의 계율은 깨끗하여 몸과 입과 뜻이 다 훌륭하며,
다시 남에게도 권해 자기의 선을 행하게 하고,
계속해 서로 가르쳐 일체에 두루 미치게 하며,
‘내가 부처가 되었을 때 내 나라에 태어나는 사람은
몸과 입과 뜻이 완전히 깨끗해 결함이 없고
신통을 두루 갖추어
어디로나 가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서원하느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이 노니는 곳에서 도의 교화를 일으킬 때에는
항상 정진(正眞)으로 남녀들을 깨우쳐 제도하고
일찍이 소승의 이야기를 강론한 일이 없으며,
‘내가 부처가 되었을 때 내 나라에 태어나는 사람은 성문이나 연각의 행은 듣지 않고,
불퇴전(不退轉)에 나아가 최상의 정각을 체득하여 순수하고 맑은 행을 끝없이 유포하기를 바란다’라고 서원하느니라.
또 사리불아,
만일 어떤 보살이 공양하는 것을 미워하지 않고,
남의 공양을 끊지 않으며,
공양 받는 사람을 보고 그를 대신해 기뻐하면 그는,
‘내가 성불했을 때 내 나라에 태어나는 사람은
탐하거나 미워하지 않고 미워한다는 이름조차 없고
다 법의 이익을 얻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서원하느니라.
또 사리불아,
만일 어떤 보살이 자기의 선을 칭찬하지 않고 남의 단점을 말하지 않으며,
비구니의 집에서 스님들에게 강론하지 않고,
남의 허물을 보거나 듣고는 제가 범한 것처럼 하며,
‘내가 성불했을 때 내 나라에 태어나는 사람은
다 청정하여 죄라는 이름을 듣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서원하느니라.
또 사리불아,
만일 어떤 보살이 경도(經道)를 사모해 구하되
마치 목마른 자가 물을 마시고 싶어 하는 것처럼
정진(正眞)에 뜻을 두고 다른 법을 좋아하지 않으면,
그는 ‘내가 성불했을 때 내 나라에 태어나는 사람은
다 경전의 도를 좋아하고 바른 법을 사모해 구하기를 바란다’라고 서원하느니라.
또 사리불아,
만일 어떤 보살이 항상 음악을 만들어
부처님의 덕을 노래하며 여래를 공양하기를 탑의 형상과 같이하며
이 덕의 근본으로 배우는 이들을 권하고 도우면,
그는 ‘내가 성불했을 때
백천 가지 음악은 연주하지 않아도
스스로 울어 여덟 가지 법음(法音)을 내면
듣는 이들이 다 기뻐함으로써 도의 마음을 발하여
모두 정진을 얻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서원하느니라.
또 사리불아,
만일 어떤 보살이 중생의 마음이 방일하여 내달리는 것을 보고
정요(正要)를 열어 보여 산란하지 않게 하면,
그는 ‘내가 성불했을 때 내 나라에 태어나는 사람은
어지러운 뜻이 없고 생각을 거두어 선정에 들어
그것으로써 음식을 삼아 뭇 생각이 고요해져 다 정각에 이르게 되기를 바란다’라고 서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가령 여래가 가진 겁(劫)의 수명으로써 불국토를 말한다면
성취한 그 공훈은 이루 다 따질 수 없느니라.
그래서 비유로 그대에게 간단히 말했을 뿐이다.
만일 누구나 이 보살행의 덕을 듣고서
깨끗한 생각으로 사모하고 마음에 의심하지 않으면
그것만으로도 불국토를 엄정히 할 수 있느니라.”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 “보살에게는 또 세 가지 법이 있어서
정각을 빨리 이루어 서원하는 바를 잃지 않고 곧 뜻대로 되느니라.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첫째는 그 서원하는 것이 특히 존귀해 대중과 같지 않은 것이요,
둘째는 그 행동이 조용하고 침착하여 방일하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들은 그대로의 법을 받들어 행하여 게으르지 않는 것이니,
이것을 그 세 가지라 하느니라.”
사리불이 말했다.
“훌륭하십니다.
일찍이 없었던 일에 이르렀습니다.
여래의 훌륭한 가르침은 도품(道品)을 모두 갖추었습니다.
서원하는 것을 성취하여 불국토를 엄정히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그대의 말과 같으니라.
여래가 부처를 이룬 것은 행을 쌓아 된 것이요,
꾸미고 교묘한 언사로 도를 이룬 것이 아니다.
방일한 행을 하는 자는 스스로 잘못 어둠에 들어가
네 가지 전도(顚倒)에 떨어져서는 생사의 강에 빠져 벗어나려 하나 나오기 어려우니라.
만일 어떤 보살이 이 경전의 뜻을 듣고 그것을 즐겨 받들어 행하면서
방일하지 않음에 굳게 서면
반드시 위에서 가르친 것을 성취할 것이니라.”
그때 그 모임에 있던 8만 4천 보살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서 스스로 귀의하여 다 같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다 부처님의 가르치심 그대로 받들어 행하기를 원하옵니다.
그리하여 서원하는 바를 구족하고 행을 따라 도를 얻으며,
꾸밈말과 방일한 행을 제거하고,
대홍서원과 계덕(戒德)의 요체를 모두 갖추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다 가르침대로 행하며
그 행으로 스스로 장엄하여 모든 더러움 다 버리게 되기를 바라나이다.”
그때 부처님께서 빙그레 웃으시니
입에서 5색의 광명이 나와 시방을 비추다가 돌아와 그 몸을 세 번 돌고는 정수리로 들어갔다.
현자 사리불이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슨 인연으로 미소를 지으신 것입니까?
지금 부처님께서 미소를 지으심은 반드시 뜻이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과연 이 족성자들이 사자후(師子吼)하는 것을 보았느냐?”
사리불이 아뢰었다.
“이미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족성자는 오는 세상에 백천 겁을 마치고 다 부처가 될 것이니,
그 명호를 정원(淨願) 여래ㆍ지진ㆍ등정각ㆍ명행성위ㆍ선서ㆍ
세간해ㆍ무상사ㆍ도법어ㆍ천인사ㆍ불 세존이라 하고
그 국토는 엄정하여 마치 서방의 안양국(安養國)과 같으며,
공훈이 엄정한 것도 그와 같아 다름이 없고,
그 수명도 같아 차별이 없을 것이다.”
또 여쭈었다.
“그 수명은 어떻게 같아 차별이 없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수명은 각각 10겁이니라.”
■ 그때 사자보뇌음(師子步雷音)보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꿇어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문수사리 동진(童眞)은 그 공덕이 부처님의 찬탄을 받습니다.
지금 얼마나 오래 지나야 최상의 정각을 이루겠습니까?”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문수사리에게 직접 물어 보아라.”
그는 부처님의 분부대로 앞에서와 같이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당신께서는 얼마나 오래 지나야 위없는 정진도를 이루어 최상의 정각에 이르겠습니까?”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이렇게 물었어야 옳습니다.
‘당신은 위없는 정진도에 뜻을 두어 배우는가?’
왜냐하면 가령 내가 불도를 배우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묻겠지만,
나는 도를 구하지 않는데
무슨 인(因)으로 최상의 정각을 이루겠습니까?”
그는 또 물었다.
“당신은 중생으로써 최상의 정각을 구하지 않습니까?”
■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왜냐하면 중생을 얻을 수 없기 때문이니,
가령 내가 중생의 처소를 얻는다면 중생을 위해 불도를 구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나[吾我]와 사람[人]과 수명(壽命)이 없기 때문이니,
이로 말미암아 몸에 구하고자 하는 생각이 없고 또한 퇴전함도 없는 것입니다.”
또 물었다.
“그대는 부처를 구하지 않으면서 불법을 사모합니까?”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왜냐하면 일체 모든 법이 다 불법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온갖 법으로 하여금
온갖 번뇌가 없고
받는 인연이 없으며
생각이 없게 한다면
이것은 다 불도(佛道)이며,
이런 줄을 알면 일체 법을 세우는 것입니다.
또 그대의 물음과 같이 불법을 건립한다면 당신의 생각대로 답해 보십시오.
그 뜻을 두어 구하는 자가 누구입니까?
색(色)이 불도를 뜻합니까?
색이 본래 깨끗함을 뜻하여 불도를 뜻하는 것입니까?
그 색이 본래 무(無)인데 불도를 뜻하는 것입니까?
색은 자연(自然)이요 색은 다 공(空)이며 색은 황홀(恍忽)이요
색은 본래 깨끗하고 색은 고요한 것인데
이 색법으로 불도를 뜻하여 정각을 이루는 것입니까?”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색은 도를 뜻하지 않습니다.
본래 깨끗하고 자연이며 공이요 고요하기 때문에 색법은 도를 뜻하지 않고,
정각법을 이루지 못함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문수사리가 또 물었다.
“통(痛:
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과 또 식법(識法)이 불도를 구하는 것입니까?”
그는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5음(陰)과 식법(識法)이 정각을 이루지 못한다면 어떻습니까?
그 밖의 5음과 나ㆍ사람ㆍ수명은 처소가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이와 같이 나는 어떤 법으로 불도를 구하여 최상의 정각을 이루는가를 분별하겠습니다.”
또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새로 배우기 시작한 저 아이호(阿夷怙)보살이 이 가르침을 듣고도 아무 두려움이 없겠습니까?
왜냐하면 당신의 이름은 일체 길잡이의 우두머리요,
대중의 무거운 짐을 지고 지금 나아가며,
모든 보살을 위해 법의 뜻을 설명하시는데,
그러면서 도를 구함에 뜻을 두지 않고 정각을 이루지 않는다고 말하기 때문입니다.”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법계(法界)와 본제(本際)는 두려워하지 않으므로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도 두렵다거나 어려워하지 않습니다.
두려워하는 이는 근심과 슬픔을 가지지만 근심과 슬픔이 없으면 번뇌를 떠나 그는 곧 해탈하며,
해탈하면 집착함이 없고,
집착함이 없으면 전전함이 없으며[不轉],
전전함이 없으므로 벗어날 것이 없고,
벗어날 것이 없으면 그는 무엇을 좇아 온 곳이 없고[無從來],
무엇을 좇아온 곳이 없으므로 무엇을 좇아갈 곳도 없으며[不從去],
무엇을 좇아갈 곳이 없으면 서원하는 바가 없고[無所願],
서원하는 바가 없으면 갈구하는 생각이 없으며[無志求],
갈구하는 생각이 없으면 퇴전함이 없을 것[無退轉]이니 퇴전이 없기 때문입니다.
만일 퇴전하지 않으면[不退轉] 곧 퇴전하지 않음은 공하여 없는 것이니 구르지 않고[不轉],
생각이 없으며 서원함이 없는 것입니다.
이 본제는 불법에도 구르지 않으며 불법은 지음이 없고 그 변제(邊際)가 없습니다.
불법은 집착이 없으므로 곧 의지함이 없고,
불법은 행이 없고 정진(精進)도 없으며,
행하는 것[所行]도 없고 또 지시하는 것도 없으며,
그 모든 불법들은 임시의 이름만 있을 뿐입니다.
또 공법(空法)은 난 곳도 없고[無所從生],
온 곳도 없으며[無所從來] 갈 곳도 없는[無所從去] 것이라고 헤아리며,
또 불법은 번뇌인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음의 때[垢]를 떠나지 않는다고 헤아립니다.
불법은 어려운 번뇌[塵勞]의 행이 없고
나[吾我]가 없으며
고요하여 생각이 없고
행하는 바가 없으며
생각[念]이 없고
다함[盡]이 없고
일어남[起]이 없습니다.
평등하여 삿됨이 없으므로 모든 불법에는 비법(非法)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처소가 없기 때문에 행할 것이 없나니 이것을 불법이라 합니다.
만일 새로 배우기 시작한 보살로서 이 설법을 듣고 두려워하면
그는 빨리 정각을 이룰 것이요
만일 두려워하지 않으면
정각을 이루지 못할 것입니다.”
또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누구를 위해 이 설법을 하시는 것입니까?”
문수는 말하였다.
“그 두려워하는 자는 곧 망상(妄想)이 있게 되며
망상이 있기 때문에 그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를
‘나는 장차 최상의 정각을 이루어야 하리라’라고 할 것입니다.
그 때문에 곧 도심(道心)을 일으켜 뜻을 정각에 둘 것입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종래로 일찍이 성공(成空)을 깨친 적이 있습니까?”
대답하였다.
“없습니다.”
문수는 또 말했다.
“세존께서 모든 법이 허공과 같다고 말씀하시지 않았습니까?”
대답하였다.
“말씀하셨습니다.”
문수는 또 말하였다.
“도는 허공과 같아 본래 없는 것으로서 허공은 도와 같고 도는 허공과 같아서,
공과 도는 둘이 아니며 분별할 수 없는 것이니 그것이 이런 줄 알면,
아는 것도 없지만 그렇다고 또한 지혜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문수사리가 이렇게 말했을 때
4천 비구는 번뇌가 없어지고 뜻이 열렸으며
12해(姟)의 대중은 법안이 깨끗해졌고
9만 6천의 사람은 옛적에 도심을 내지 못했다가 모두 위없는 정진도의 마음을 냈으며
4만 3천 인은 무생법인[無所從生法忍]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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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인(二忍)의 하나로서여기서는 비바람[風雨]과 더위와 추위 등 비정(非情)한 법으로부터 오는 고난을 참아 견뎌내는 어려움을 말한다.
○ [pt op tr]
Lab value 불기2564/02/27/목/19:17
[오래된 조각글재정리 안내]
☎잡담☎ = 순전한 잡담부분
● = 논의부분
♥아래 부분은 현재 작성 및 정리 중인 미완성 상태의 글입니다♥
◈Lab value 불기2563/08/30 |
|
문서정보 o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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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ed--문수사리불토엄정경_K0031_T0318.txt ☞상권 sfd8--불교경율논코너sp_2563_08.txt ☞◆voik9240 불기2563-08-30 θ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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