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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진리와실천
불기2564-07-26_사익범천소문경-K0143-004 본문
『사익범천소문경』
K0143
T0586
제4권
● 한글대장경 해당부분 열람I
● 한글대장경 해당부분 열람II
○ 통합대장경 사이트 안내
○ 해제[있는경우]
● TTS 음성듣기 안내
※ 이하 부분은 위 대장경 부분에 대해
참조자료를 붙여 자유롭게 연구하는 내용을 적는 공간입니다.
대장경 열람은 위 부분을 참조해주십시오.
『사익범천소문경』 ♣0143-004♧
제4권
♥아래 부분은 현재 작성 및 정리 중인 미완성 상태의 글입니다♥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사익범천소문경 제4권
구마라집 한역
김영률 번역
12. 칭탄품(稱歎品)거란본에는 이 품의 이름이 없음
이때 제석(帝釋)ㆍ범천(梵天)ㆍ사천왕(四天王)이 함께 모임 가운데 있다가
즉시 하늘의 꽃[天花]을 부처님 위에 뿌리면서 이렇게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이
문수사리가 이 법을 설하는 것을 듣고서 믿어 이해하는 자가 있다면,
마땅히 이 사람은 마귀와 원수를 부수어버릴 수 있음을 알겠습니다.
왜냐하면 문수사리가 지금 설한 법은
능히 일체의 삿된 견해[邪見]와 망상을 부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이
이 법을 듣고 놀라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면,
마땅히 이 사람은 작은 공덕을 따르지 않았음을 알겠습니다.
만약 이 경(經)이 있는 곳이면,
마땅히 이곳은 모든 부처님께서 옹호하고 수용하신다는 것을 알겠습니다.
만약 이 경전을 듣는 곳이면,
마땅히 그 곳은 법륜(法輪)을 굴리는 곳임을 알겠습니다.
이 경전이 있는 곳에 머문다면,
즉 취락(聚落)ㆍ촌읍(村邑)ㆍ산림(山林)ㆍ광야(曠野)ㆍ탑사(塔寺)ㆍ승방(僧坊)이나 경행(經行)하는 곳은
모든 마귀와 외도와 탐착하는 사람들이 침범하거나 괴롭히지 못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사람이 과거의 모든 부처님께 많은 공양을 했다면,
이에 능히 이와 같은 경전을 들을 수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 경전 가운데서 지혜의 광명을 얻었으나
부처님과 문수사리와 사익범천의 은혜를 갚지 못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경전을 들을 때마다 이 법사(法師)님에 대해
세존과 같다는 생각을 내어 항상 이 경을 설하는 사람을 따르고 모실 것이니,
이 선남자는 항상 모든 하늘이 옹호할 것이며,
만약 사람이 이 경전을 베껴서 독송하거나 해설할 때에는 한량없는 모든 하늘이 법을 듣기 위하여 이곳에 이를 것입니다.”
13. 영덕품(詠德品)[거란본에는 이 품의 이름이 없음]
이때 세존께서 제석ㆍ범천ㆍ사천왕 등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훌륭하구나.
그대가 말한 바와 같다.
만약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진귀한 보물로 한 부분을 삼는다면,
이 경을 듣는 이가 얻는 공덕으로 한 부분을 삼는 것이 그 복이 저 진귀한 보물보다도 뛰어나며,
이 삼천대천세계에서 만약 항하(恒河)의 모래알과 같은 시방세계에 가득한 보물을 베푼다 해도
이 경전을 들은 이가 얻은 공덕은 그것보다 더욱 수승(殊勝)하다.
모든 선남자들이여,
만약 공덕을 얻고자 한다면 마땅히 이 경전을 들어야 하며,
색신(色身)의 단정함을 얻고자 하거나,
재물과 부귀를 얻고자 하거나,
권속(眷屬)을 얻고자 하거나 자재(自在)함을 얻고자 하거나,
하늘의 즐거움과 사람의 즐거움이 구족(具足)함을 얻고자 하거나,
명예와 칭찬을 얻고자 하거나,
많이 들어서 아는 것이 견고하고 바르게 위의(威儀)를 행하며
계(戒)ㆍ정(定)ㆍ혜(慧)로 경서(經書)에 통달하고자 하거나,
선지식(善知識)을 얻고자 하거나,
3명(明)과 6통(通)8)을 얻고자 하거나,
일체의 선법(善法)을 얻고자 하거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자 하거나,
일체 중생과 더불어 즐거움을 갖고자 하거나,
열반을 얻고자 한다면,
마땅히 이 경전을 듣고 받아 지녀서 독송하며,
여법(如法)하게 수행하면서 널리 남을 위해 설법해야 한다.
모든 선남자들이여,
이 경을 행하고도 그 사람이 이와 같은 쾌락을 갖추지 못함을 나는 보지 못하였다.
모든 선남자들이여,
내가 이제 그대들에게 말하니 사람이 이 경을 듣는 곳에서
화상(和尙)이나 아사리(阿闍梨)에게 세간의 공양을 갖추어서 능히 그 은혜에 보답하는 것을 보지 못했으니,
이 법은 세간에서 벗어났기에 세간의 공양으로는 보답할 수 없으며,
이 법은 세간을 초월했기에 세간의 재물로는 보답할 수 없으며,
이 법은 물듦이 없기에 더러움에 물든 물건으로는 보답할 수가 없다.
모든 선남자들이여,
이 법은 다른 것으로는 보답할 수 없으나 오직 한 가지 일만이 가능하니,
법에 맞게 수행하는 것이다.
만약 사람이 이 법 가운데서 법에 맞게 행할 수 있다면,
이것을 이름하여 스승의 은혜에 보답한다고 하니 또한 스승을 공경하여 깨끗하게 은혜를 갚은 것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헛되이 남의 보시[信施]를 받지 않았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여래의 말을 따르고 여래의 가르침을 따른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모든 흐름[諸流]을 건넜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모든 험한 길을 지났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승당(勝幢)을 건립했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능히 적의 진지[敵陣]를 파괴했다고 한다.
이것을 이름하여 사자(師子)의 왕이라 하니 두려움이 없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코끼리왕[象王]의 마음이라 하니 유연(柔軟)하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소의 왕[牛王]이라 하니 외도(外道) 논사(論師)들이 무너뜨릴 수 없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의왕(醫王)이라 하니 일체 중생들의 병을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이름하여 놀람과 두려움이 없다고 하니 깊고 깊은 법을 말할 수 있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버림[捨]을 갖추었다고 하니 모든 번뇌를 버리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청정한 계(戒)를 가졌다고 하니 끝내 선법(善法)을 다하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큰 인욕(忍辱)을 얻었다고 하니 나[我]와 내 것[我所]을 여의었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큰 정진력(精進力)이라 하니 한량없는 겁 동안 마음에 게으름이 없었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선정(禪定)을 갖추었다고 하니 항상 생각을 묶어서 마음을 한 곳에 머무르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큰 지혜라고 하니 말과 모든 장구(章句)를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이름하여 큰 위덕(威德)이 있다고 하니 한량없는 복으로 신상(身相)을 장엄하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큰 위덕이 있다고 하니 해와 달의 모든 광명을 가릴 수 있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큰 힘[大力]이라고 하니 부처님의 10력(力)을 지녔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큰 구름[大雲]이라고 하니 능히 법의 우레[法雷]를 진동하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큰 비[大雨]라고 하니 능히 번뇌의 티끌을 소멸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이름하여 집[舍]이라고 하니 열반에 이르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큰 구제[大救]라고 하니 생사의 두려움을 구제하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등불[燈明]이라고 하니 무명의 어둠을 여의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귀의할 곳[歸趣]이라고 하니 마군을 두려워하는 자가 의지할 곳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이름하여 중생의 궁극의 도라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지위[位]를 얻었다고 하니 도량(道場)에 앉아 있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이미 법안(法眼)을 얻었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모든 법의 진여(眞如)를 보았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공(空)한 법의 모습[法相]을 안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대비(大悲)에 편안히 머문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대비에 편안히 선다고 한다.
이것을 이름하여 일체의 중생들을 버리지 않는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소승(小乘)을 등진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대승(大乘)을 향한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뒤바뀜[顚倒]을 제거해 버렸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평등에 이른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법위(法位)에 든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도량에 편안히 머문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모든 마군을 파괴한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법륜(法輪)을 굴린다고 한다.
모든 선남자들이여,
내가 만약 일 겁(劫)에서 다시 일 겁이 줄어드는 동안
칭찬하고 찬탄하며 말한 대로 수행한 공덕을 설한다 해도 이루 다할 수 없으며,
여래의 변설(辯說)로도 또한 다할 수가 없다.”
14. 등행품(等行品)[거란본에는 이 품의 이름이 없음]
이때 모인 대중들 가운데 불퇴전(不退轉)이라는 천자(天子)가 있었는데,
그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법을 따라 행한다고 말씀하셨는데,
법을 따라 행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합니까?”
이때 불퇴전천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능히 이와 같이 법을 따라 수행한다면
이 사람은 필경에는 다시는 삿된 행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바르게 행하는 자를 이름하여 필경(畢竟)이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삿된 도[邪道]에 머문다면 법을 따라 행함이 없으며,
바른 도[正道]에 머물러야 법을 따라 행함이 있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바른 행[正行]을 행한다면 삿된 법이 있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법은 평등하여 차별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익이 물었다.
“당신은 일찍이 이러한 불토(佛土)를 보지 못했습니까?”
천자가 대답했다.
“이 불토 역시 일찍이 나를 보지 못했습니다.”
사익이 말했다.
“이 불토는 본다거나 보지 못한다는 것을 사유하여 분별할 수 없습니다.”
천자가 말했다.
“나 역시 일찍이 불토를 본다거나 보지 못한다는 것을 사유하여 분별하지 않았습니다.”
사익이 물었다.
“어떤 사람이 아직 보지 못했으며,
능히 보았습니까?”
천자가 대답하였다.
“일체의 범부들은 아직 성인의 법위(法位)를 보지 못하였으나,
만약 법위에 들어갈 수 있다면 이는 먼저 보지 못하였던 것을 볼 것입니다.
이 법위의 상(相)은 눈으로는 볼 수 없으며,
귀ㆍ코ㆍ혀ㆍ몸ㆍ의식(意識)으로 아는 것이 아니니,
단지 진여(眞如)의 상(相)을 따라 여실(如實)하게 안여(眼如)를 보는 것이며,
내지 의여(意如)와 법위여(法位如)도 역시 이와 같습니다.
만약 능히 이와 같이 볼 수 있다면,
이것을 이름하여 정견(正見)이라 합니다.”
15. 수불퇴전천자기품(授不退轉天子記品)[거란본에는 「사자후 품(師子吼品)」 제19로 되어 있음]
이때 석제환인(釋提桓因)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비유하자면 객주(客主)가 보배로 된 섬[寶洲]에 들어간다면
그 사람이 보는 것은 다 보물인 것과 같으니,
이와 같이 불가사의한 공덕을 성취한 이는 즐거이 말하는 것이 모두 법보(法寶)입니다.
즐거이 말하는 자는 곧 실제(實際)를 보며,
즐거이 말하는 자는 모든 법 가운데 탐착함이 없어서 남[彼]과 나[我]에 집착하지 않으며,
즐거이 말하는 자는 모두 진실하여 뒤바뀜[顚倒]이 없으며,
즐거이 말하는 자는 과거도 없고 미래도 얻지 않으며 현재에도 견해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즐거이 말하는 자는 믿고 이해하지 못하는 자에게 믿고 이해할 수 있게 하고,
믿고 이해하는 자에겐 해탈을 얻게 합니다.
즐거이 말하는 자는 증상만(增上慢)을 부수어 버리니,
증상만이 없는 자는 지어서 이미 갖추어진 것을 스스로 말합니다.
즐거이 말하는 자는 마귀가 침투하지 못하며,
이 법을 듣는 자는 마귀의 일을 초월합니다.
즐거이 말하는 자는 생겨나지 않은 선법(善法)을 생기게 하며,
이미 생긴 선법은 증장(增長)하도록 합니다.
즐거이 말하는 자는 이미 생겨난 모든 번뇌를 끊어버리고,
아직 생겨나지 않은 번뇌는 생기지 않게 합니다.
즐거이 말하는 자는 아직 크게 장엄(莊嚴)하지 않은 것은 크게 장엄하게 하고,
이미 크게 장엄한 것은 물러나지 않게 합니다.
즐거이 말하는 자는 모든 법을 끊어 없애지 않으면서 불법을 수호합니다.
세존이시여,
이것을 즐거이 말한다면 일체의 외도(外道)를 항복받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짐승들은 스스로 그 몸을 사자왕(師子王) 앞에 나타내지 못하는데,
하물며 그 사자후(師子吼)를 들었을 때이겠습니까?
세존이시여,
일체 외도의 모든 논의사(論議師)들이
위없는 사자후를 참고 견뎌낼 수 없는 것도 역시 이와 같습니다.”
이때 불퇴전천자가 제석환인에게 물었다.
“교시가(憍尸迦)9)여,
사자후라고 하였는데 사자후란 무엇을 말합니까?”
환인이 대답하였다.
“만약 수행자가 법을 설하되 탐착함이 없다면 이것을 사자후라고 하며,
만약 수행자가 소견에 탐착하여 말을 한다면 이는 들짐승의 울음이지 사자후라고 말하지 않으니,
모든 삿된 견해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천자여,
당신이 다시 사자후가 되는 까닭을 말해보십시오.”
이 사자후의 법을 말할 때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백천(百千)의 악기[伎樂]들이 두드리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울렸으며,
그 대광명이 두루 천지를 비추니 백천의 모든 하늘들이 기뻐 날뛰면서 말했다.
“저희들이 불퇴전천자의 사자후 법에 대한 말을 듣고서 이 염부제(閻浮提)에 다시 법륜(法輪)이 구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때 부처님께서 미소를 지으시니,
모든 부처님들의 항상하는 법[常法]에는 미소를 지을 때면
백천 가지의 푸르고 노랗고 빨갛고 하얗고 붉고 자주색인 광명이 입에서 나와
널리 무량무변의 세계를 비추는데,
부처님의 광명이 위로는 범세(梵世)를 지나 해와 달의 광명을 덮고
다시 돌아와 몸을 세 바퀴 돌고는 정상(頂相)으로 들어갔다.
이에 사익범천이 부처님을 향해 합장하고 게송으로 찬양하였다.
일체를 제도하신 지혜가 가장 높으신 이여,
3세(世) 중생들의 행을 다 아시고
그 지혜 공덕으로 해탈하셨으니
원컨대 미소의 인연을 말씀해 주소서.
부처님의 지혜 한량없고 장애가 없으시어
성문(聲聞)이나 연각(緣覺)이 미칠 바가 아니며
중생들의 마음을 아시어 뜻에 따라 말씀하시니
원컨대 가장 높으신 이여,
미소의 인연을 말씀해 주소서.
부처님의 광명 즐겁고 깨끗하여 더러움이 없고
널리 천인(天人)을 비추며 해와 달을 가리고
수미산(須彌山)과 철위산(鐵圍山)과 뭇 산들에 미쳤으니
원컨대 비할 수 없이 높으신 이여,
미소의 인연을 말씀해 주소서.
대성(大聖)의 고요한 모습은 성냄과 원한을 여의셨으니
하늘과 인간이 우러러보며 싫증냄이 없고
일체가 다 쾌락을 얻게 하시니
원컨대 분별하여 미소의 인연을 말씀해 주소서.
모든 법은 비어서 무아(無我)임을 통달하시어
물거품이나 뜬구름,
이슬이나 꿈처럼 보시니
물속의 달그림자 허공상(虛空相)이라
원컨대 묘음(妙音)으로 미소의 인연을 말씀해 주소서.
분별상(分別想)의 모든 삿된 견해를 여의고
상(相)도 없고 작위(作爲)도 없는 공(空)함을 깨달아서
항상 선정(禪定)의 고요한 법을 즐기시니
원컨대 이 깨끗한 광명을 놓으신 인연을 말씀해 주소서.
문자와 말과 음성에도 집착하지 않으시고
법과 중생에도 의지하지 않으시고 말씀하시기에
그들은 각자 자신을 위해 설하신다 하니
원컨대 신통하신 지혜로 미소의 인연을 말씀해 주소서.
부처님께서는 의왕(醫王)이라 중생들의 병을 소멸하시고
나라연(那羅延)의 힘으로 세상을 구제하시며
광명을 베푸시어 구경도(究竟道)에 나아가게 하십니다.
하늘과 인간이 공양하오니,
미소의 인연을 말씀하여 주소서.
이때 부처님께서 사익범천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 불퇴전천자를 보았는가?”
“예,
이미 보았습니다.”
그 불국토는 염부단금(閻浮檀金)과 유리(琉璃)로 되어 있으며,
순수하게 보살이 승(僧)이 되고,
모든 마군과 원수가 없으며,
필요한 물건은 생각만 하면 즉시 이르고,
부처님의 수명은 한량이 없어서 수로는 셀 수가 없다.”
이에 사익범천이 불퇴전천자에게 말했다.
“여래께서는 지금 이미 그대에게 수기하셨습니다.”
천자가 말했다.
“범천이여,
마치 진여 법성(法性)에 수기를 주는 것과 같이,
나에게 수기를 주는 것 역시 이와 같습니다.”
사익이 말했다.
“진여 법성에는 수기를 줄 수 없습니다.”
천자가 말했다.
“진여 법성에 수기할 수 없다면,
마땅히 일체의 보살들이 수기를 받음도 역시 이와 같음을 알아야만 합니다.”
사익이 말했다.
“만약 여래께서 당신에게 수기를 주시지 않는다면,
당신은 과거에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공연히 범행(梵行)에 머문 것이 됩니다.”
천자가 말했다.
“만약 머무는 바가 없다면,
이것이 범행에 머무는 것입니다.”
사익이 물었다.
“어찌하여 머무는 바가 없는데 범행에 머문다고 하십니까?”
천자가 대답하였다.
“만약 욕계(欲界)에도 머물지 않고,
색계(色界)에도 머물지 않고,
무색계(無色界)에도 머물지 않는다면,
이것이 범행에 머무는 것입니다.
사익이 또 물었다.
“범행이란 무슨 뜻입니까?”
천자가★★ 대답하였다.
“둘이 아닌 도(道)에 머무는 것,
이것이 범행의 뜻입니다.”
사익이 또 물었다.
“둘이 아닌 도에 머무는 것은 어느 곳에 머무는 것입니까?”
천자가★★ 대답하였다.
“둘이 아닌 도에 머문다면 이것은 곧 일체의 법에 머물지 않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많은 현자와 성인[賢聖]은 머무는 바도 없고,
법을 취하지도 않고서 능히 모든 번뇌[流]를 건너기 때문입니다.”
사익이 또 물었다.
“무엇을 수도(修道)라고 합니까?”
천자가★★ 대답하였다.
“있음[有]에도 떨어지지 않고,
없음[無]에도 떨어지지 않으며,
또한 있고 없음을 분별하지 않아야 하니,
이와 같이 익히는 것을 이름하여 수도라고 합니다.”
사익이 또 물었다.
“어떤 법으로 수도합니까?”
천자가★★ 대답하였다.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등의 법으로써가 아니며,
얻은 것으로써가 아니며,
증득하는 것으로써가 아니니,
일체의 법에 대해 상(相)도 없고 보이는 것도 없는 것을 이름하여 수도라고 합니다.”
사익이 또 물었다.
“무엇을 보살의 견고한 정진(精進)이라고 합니까?”
천자가★★ 대답하였다.
“만약 보살이 모든 법에서
같다는 상[一相]도 보지 않고,
다르다는 상[異相]도 보지 않는다면,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견고하게 정진하는 큰 장엄[大莊嚴]이라고 합니다.
모든 법에서 법성(法性)을 무너뜨리지 않기 때문에
모든 법에 대해
집착함도 없고, 끊어버림도 없고,
늘어나는 것도 없고 줄어드는 것도 없으며,
더럽고 깨끗함을 보지 않고 법성에서 벗어난 것,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의 첫째가는 정진이라고 하니,
말하자면 몸에도 일어나는 것이 없고,
마음에도 일어나는 것이 없는 것입니다.”
이에 세존께서 불퇴전천자를 칭찬하셨다.
“훌륭하구나,
훌륭하구나.”
칭찬하시고 나서 사익범천에게 말씀하셨다.
“이 천자가 말한 바와 같이
몸에도 일어남이 없고,
마음에도 일어남이 없는 것을 첫째가는 견고한 정진이라고 한다.
범천이여,
내가 과거세에서 일체의 행한 일을 생각해보니
지계(持戒)와 두타행(頭陀行)으로 견고하게 정진하면서
모든 스승과 어른들을 공양하고 공경했으며,
고요한 곳에서 오로지 도를 행하고 독송하며 많이 들었고,
중생들을 가엾게 여겨 필요한 것을 주었으며,
또 일체의 난행(難行)과 고행(苦行)으로 간절하게 정진하였으나,
과거의 모든 부처님께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授記)를 주시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몸과 입과 마음에 머물면서
정진(精進)하는 상(相)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범천이여,
나는 뒤에 천자가 말한 바와 같은
그런 견고한 정진을 얻었기 때문에
연등불(燃燈佛)께서 나에게 수기하시면서
‘너는 내세에 부처가 되어 이름을 석가모니라고 하리라’라고 하셨다.
그러므로 범천이여,
만약 보살이 빨리 수기를 받기 바란다면
마땅히 이와 같이 견고한 정진을 익혀야 하니,
말하자면 모든 법에서 정진하는 상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세존이시여,
무엇이 상(相)을 일으키지 않는 정진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3세(世)가 허공과 같은 정진을 이름하여
상을 일으키지 않는 정진이라고 한다.”
“세존이시여,
무엇을 3세가 허공과 같은 정진이라고 합니까?”
범천이여,
보살이 이와 같은 법인(法忍)을 성취한다면 비록 일체의 행하는 바를 나타내 보이더라도 더러움에 물드는 바가 없다.
이 사람이 세간의 평등한 모습[相]을 얻어서
이롭거나 쇠하거나 훼손되거나 기리거나 칭찬하거나 놀리거나 괴롭거나 즐거운 것에 동요되지 않는 것은
일체 세간의 법을 초월했기 때문이니,
스스로를 높이지도 않고 스스로를 낮추지도 않으며,
기뻐하지도 않고 근심하지도 않으며,
움직이지도 않고 방일(放逸)하지도 않는다.
두 가지 마음이 없으므로 모든 인연을 여의고 무이법(無二法)을 얻으니,
둘로 보는 법에 빠져 버린 중생들을 위해 대비(大悲)의 마음을 일으켜서 그들을 위해 몸을 받아 교화한다.
범천이여,
이것을 이름하여 제일로 견고한 정진이라고 하니,
말하자면 나[我]가 없는 공(空)한 법인(法忍)을 얻어서 중생들에 대해 대비심을 일으켜 그들을 위해 몸을 받는 것이다.”
이 견고한 정진의 모습을 말할 때에 8천의 보살들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으며,
부처님께서 수기(授記)하셨으니,
모두 미래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어서 각자 다른 국토에서 불도(佛道)를 성취하고
모두 동일한 이름으로 견정진(堅精進)이라 부를 것이다.
이때 대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비유하자면 큰 용들이 비를 내리고자 할 때 큰 바다에만 비를 내리는 것과 같이
이 모든 보살들 역시 이와 같아서 큰 법의 비[法雨]를 보살의 마음에만 내립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섭이여,
그대의 말과 같으니,
모든 대용왕(大龍王)들이 염부제(閻浮提)에 비를 내리지 않는 것은 인색해서가 아니라 단지 그 땅이 받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큰 용이 내리는 빗줄기는 마차 바퀴의 축(軸)과 같아서 만약 비를 내린다면 이 염부제와 성읍(城邑)ㆍ취락ㆍ산림ㆍ저수지 등이 모두 표류하여 마치 대추나무 잎처럼 떠내려 갈 것이다.
그러므로 큰 용은 염부제에 큰 비를 내리지 않는다.
이와 같이 가섭이여,
이 모든 보살들이 다른 중생들에게 법의 비를 내리지 않는 까닭도
역시 인색한 마음에서가 아니라 그 그릇이 이와 같은 등의 법을 받아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모든 보살들은 단지 깊은 지혜가 한량없어서
큰 바다와 같은 보살의 마음에만 이와 같이 불가사의하고 위없는 법의 비를 내린다.
가섭이여,
또 큰 바다는 마차 바퀴의 축과 같은 큰 빗줄기를 받아들여도 늘어나지도 않고 줄어들지도 않는 것처럼
이 모든 보살들도 역시 그러하니,
한 겁에서 다시 백 겁 동안 듣거나 말한다 해도 그 법은 고요하여 늘어나지도 않고 줄어들지도 않는다.
가섭이여,
또 마치 큰 바다에는 백 개의 하천들이 흘러들어가도 그 안에서는 모두 한가지로 짠 맛이 되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그와 같아서 갖가지의 법과 갖가지의 논의(論議)를 듣는다 해도 모두 능히 믿고 알아서 한 가지 공(空)의 맛이 된다.
가섭이여,
또 마치 큰 바다는 맑고 깨끗하여 더러움이 없으므로 더러운 물이 흘러들어가도 즉시 모두 맑고 깨끗해지듯이
모든 보살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모든 결박[結恨]과 번뇌[塵勞]의 더러움을 깨끗하게 한다.
가섭이여,
또 마치 큰 바다는 깊디깊어서 바닥이 없는 것처럼
이 보살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능히 사유(思惟)하여 한량없는 법에 들어가기 때문에 이름을 깊디깊다[甚深]고 하며,
일체의 성문ㆍ벽지불도 헤아릴 수가 없기 때문에 이름을 바닥이 없다[無底]라고 한다.
가섭이여,
또 큰 바다에는 한량없는 물이 모이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한량없는 법과 한량없는 지혜가 모인다.
그러므로 모든 보살들의 마음을 큰 바다와 같다고 말한다.
가섭이여,
또 큰 바다에는 가지가지 진귀한 보물들이 한량없이 쌓여 있듯이
이 모든 보살들 역시 그와 같아서
갖가지 법의 문(門)에 들어가 모든 법의 보물[法寶]을 모으고,
갖가지 도를 행해서 한량없는 법보의 덩어리를 낸다.
가섭이여,
또 큰 바다에는 세 가지 보배가 있는데
첫째는 값이 싸고,
둘째는 값이 비싸고,
셋째는 값을 매길 수 없는 것이니,
이 모든 보살들이 말한 법도 역시 그와 같아서
모든 중생들의 근기가 예리하고 둔함에 따라 해탈을 얻게 하되
소승(小乘)으로도 해탈을 얻게 하고,
중승(中乘)으로도 해탈을 얻게 하고,
대승(大乘)으로도 해탈을 얻게 한다.
가섭이여,
또 마치 큰 바다는 차츰차츰 들어가면서 깊어지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살바야(薩婆若)10)를 향하여 점점 들어가면서 깊어진다.
가섭이여,
또 큰 바다는 죽은 시체를 묵혀두지 않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성문ㆍ벽지불의 마음을 묵혀 두지 않으며,
또한 인색하고 탐하는 것이나 계(戒)를 훼손시키거나 화내거나 게으르거나 어지러운 생각이나 어리석은 마음을 묵혀 두지 않으며,
또한 아견(我見)ㆍ인견(人見)ㆍ중생견(衆生見)을 묵혀 두지 않는다.
가섭이여,
또 겁(劫)이 다하여 세계가 불탈 때에는 모든 작은 연못과 강과 하천과 샘의 근원이 먼저 고갈된 뒤에 큰 바다가 말라 없어지듯이
정법(正法)이 사라질 때도 역시 그와 같아서
모든 수행의 작은 도[小道]의 정법이 먼저 다한 뒤에
보살의 큰 바다와 같은 마음의 정법이 소멸된다.
가섭이여,
이 모든 보살들은 차라리 목숨[身命]을 잃을지언정 정법은 버리지 않는다.
그대는 보살이 정법을 잃어버린다고 말하는가?
그렇게 보지 말아라.
가섭이여,
저 큰 바다에는 금강주(金剛珠)가 있는데 집제보(集諸寶)라고 하며
내지 일곱 개의 해가 솟아나 불길이 범세(梵世)에까지 이르러도
이 보주(寶朱)는 타지도 않고 소실되지도 않으며 굴러서
타방(他方)의 큰 바다 가운데에 이른다.
만약 이 보주가 이 세계에 있다가 세계가 타버린다면
이곳에서 사라지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역시 이와 같아서
정법이 소멸될 때 일곱 가지의 삿된 법이 나오면 이에 다른 세계에 이른다.
무엇을 일곱이라 하는가?
첫째는 외도의 희론[外道論]이며,
둘째는 나쁜 지식[惡知識]이며,
셋째는 삿되게 도법(道法)을 쓰는 것이며,
넷째는 서로를 괴롭히는 것이며,
다섯째는 삿된 견해로 가시 숲에 들어가는 것이며,
여섯째는 복덕을 닦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득도(得道)함이 없는 것이다.
이 일곱 가지 악이 나올 때면
이 모든 보살들은 중생들이 득도(得度)할 수 없음을 알고는
이에 다른 쪽의 불국토에 이르러 부처님을 친견하고
법문 듣는 것을 여의지 않으며
중생을 교화하여 선근(善根)을 증장시킨다.
가섭이여,
또 큰 바다는 한량없는 중생들이 의지하는 곳인 것처럼
이 모든 보살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중생들이 의지하여
세 종류의 즐거움,
즉 인락(人樂)ㆍ천락(天樂)ㆍ열반락(涅槃樂)을 얻는다.
가섭이여,
또 큰 바다는 짠맛이라 마실 수 없는 것처럼 이 모든 보살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모든 마군과 외도들이 삼켜서 없앨 수가 없다.”
이에 대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큰 바다가 비록 깊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헤아릴 수 있으나
이 모든 보살들은 헤아릴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가섭이여,
삼천대천세계의 미세한 티끌은 오히려 그 수를 알 수 있으나
이 모든 보살들의 공덕은 한량이 없어서 셀 수가 없다.”
이때 세존께서는 거듭 이 일을 펴고자 하시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큰 바다가 일체의 물을 다 받아들여도
가득 차는 때가 없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이와 같아서
항상 법의 이익을 구하되 싫증냄이 없네.
큰 바다가 온갖 흐름을 받아들여
일체가 귀의해도 손해나 이익이 없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그와 같아서
깊은 법을 듣고 받아도 늘거나 줄어듦이 없네.
큰 바다는 흐려지지 않아서
흐린 물이 흘러들어도 다 맑아지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그와 같아서
일체 번뇌의 때를 받지 않네.
큰 바다는 밑도 끝도 없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그와 같아서
공덕과 지혜가 한량이 없으므로
일체 중생들이 헤아릴 수가 없네.
큰 바다는 분별함이 없어
백 개의 하천이 흘러들어도 다 한 맛이 되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그와 같아서
듣고 받은 법이 한 가지 상(相)이네.
큰 바다가 이루어진 까닭은
한 중생만을 위한 것이 아니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그와 같아서
널리 일체를 위해 도(道)의 마음을 내네.
바다에 있는 보주(寶珠)의 이름은 집보(集寶)이고
이 보주로 인해 온갖 보주가 있듯이
보살의 보주 덩어리도 이와 같아서
보살의 보주에서 모든 보주들이 나온다네.
큰 바다는 세 가지 보배를 내고도
이 바다는 분별함이 없듯이
보살이 법을 설함도 이와 같아서
3승(乘)으로 사람을 제도하되 저것과 이것의 구별이 없네.
큰 바다는 차츰차츰 깊어지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중생을 위한 까닭에 공덕을 닦아
깊디깊은 살바야(薩婆若)에 회향하네.
큰 바다는 시체를 묵혀두지 않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그와 같아서
청정심을 내어 보리를 서원하며
성문의 번뇌심을 묵혀 두지 않네.
큰 바다에 견고한 보배가 있으니
그 보배의 이름은 집제보인데
겁이 다하여 타버릴 때도 끝내 타지 않고
굴러서 다른 쪽의 모든 불국(佛國)에 이르네.
정법(正法)이 소멸될 때도 이와 같아서
견고히 정진하는 자는 능히 법을 지니되
중생들을 제도할 수 없음을 알고는
굴러서 다른 쪽의 부처님 처소에 이르네.
삼천세계가 무너지려고 할 때에
겁(劫)의 불길이 일어나 천지를 태우면
백 개 하천의 물줄기가 먼저 마르고
큰 강물[水王]은 뒤에 마르니
작은 도(道)를 행하는 자도 이와 같아서
법이 다하려 할 때 먼저 소멸되고
보살은 용맹하여 몸을 아끼지 않아서
정법을 지키다가 뒤에 소멸되네.
부처님께서 계시거나 열반하신 뒤에도
이 마음속의 법보(法寶)는 사라지지 않고
깊고 청정한 마음이 이 법에 머물면서
이 선법(善法)으로 도를 수행하네.
바다는 백천(百千)의 중생들이 의지하는 곳
한 중생만을 위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듯이
보살의 발심도 이와 같아서
일체의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해서라네.
시방세계의 모든 큰 바다는
오히려 그 양을 헤아릴 수 있으나
모든 보살들이 행하는 도는
성문ㆍ연각이 헤아릴 수 없네.
가섭이여,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모든 보살들은 용맹정진으로 마음을 회향하니
부처되어 중생을 제도하려는 서원(誓願)도
오히려 짝할 이가 없는데,
하물며 수승(殊勝)함이겠는가.
이 덕보(德寶)의 덩어리는 큰 바다와 같아서
이 좋은 복밭에 공양할 만하니
그는 최상의 큰 의왕(醫王)이 되어
능히 일체 중생들의 병을 치료하느니라.
이 세상에 귀의하여 중생을 구호(救護)하며
열반의 등불로 구경(究竟)의 도를 밝혀서
세간의 어둠에 눈[眼]을 주니
눈을 얻으면 감로(甘露)를 마실 수 있으리라.
그는 세간의 모든 법왕(法王)이고
그는 제석(帝釋)의 결단지(決斷智)이며
그는 범왕(梵王)의 4선(禪)을 행하고
그는 범왕의 법륜(法輪)을 굴리느니라.
그는 큰 지혜로 세상을 인도하는 스승이 되어
모든 삿된 길과 바르고 참된 길을 보이며
그는 용맹하여 마군을 부수고
그는 청정하여 번뇌의 때를 없애느니라.
그는 청정 결백한 법[白法]을 닦아 보름달 같고
광명이 높이 나타나 마치 해와 같으며
지혜의 뛰어남은 수미산(須彌山)과 같아서
마치 빽빽한 구름이 감로(甘露)를 내리듯 하네.
그가 두려움이 없음은 사자와 같고
그 마음을 조복(調伏)하기는 코끼리 왕[象王]과 같으며
그는 비유하자면 금강산(金剛山)과 같아서
일체의 외도(外道)가 무너뜨릴 수 없네.
그는 청정하기가 물과 같고
그의 위엄과 용맹은 큰 불길 같으며
그는 바람과 같아 걸림이 없고
그는 땅과 같아 움직일 수 없느니라.
그는 교만과 아상(我相)의 뿌리를 뽑고
그는 약수왕(藥樹王)과 같아 분별이 없으며
그는 연꽃과 같이 청정한 계를 지녀서
그는 세상의 법에 물드는 일이 없느니라.
그는 우담발라화(優曇鉢羅華)와 같아서
천만억 겁에 한 번 피어나며
그는 부처님의 은혜를 갚을 줄 알아
그는 부처님의 종자를 끊지 않느니라.
그는 정진하여 대비(大悲)를 행하고
그는 자비로 희사함이 남보다 뛰어나며
그는 다섯 가지 욕심을 버리고 여의었으며
그는 항상 불법(佛法)의 재보[寶財]를 구하느니라.
그는 보시를 행하는 데에 가장 뛰어나고
그가 깨끗한 계(戒)를 지님에 비할 자가 없으며
그의 굳센 인욕에는 짝할 자가 없으며
그는 부지런히 정진하되 싫증냄이 없느니라.
그는 선정(禪定)으로 신통을 갖추어
한없는 모든 불국토에 이르러
항상 모든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듣고 받아서
그 들은 것은 남을 위해 말해 주느니라.
그는 중생들이 행하는 도를 알아서
그 성욕(性欲)과 근기의 날카롭고 둔함을 따르니
이것을 방편력(方便力)을 잘 안다고 하며
그러므로 지혜의 등불로 제도하느니라.
그는 일체의 법이
인연(因緣)으로 화합하여 생김을 잘 알고
그는 인연상(因緣相)을 반드시 깨달아서
아견(我見)을 여의고 평등을 즐기느니라.
그는 모든 법에 대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바르게 관찰하여
모든 법은 가고 옴이 없음을 잘 알아서
항상 법성(法性)에 머물며 움직이지 않느니라.
그는 유위법(有爲法)은 다 공(空)함을 보고
대비(大悲)를 더욱 늘려 중생을 제도하니
중생들은 망상으로 온갖 고통을 일으키므로
그들을 제도하려는 까닭에 도를 수행하느니라.
범부는 나와 내 것을 분별하여
갖가지 삿된 견해를 행하지만
그는 법의 실상을 분명하게 깨달아
모든 견해를 끊어버리고 법을 설하느니라.
무상(無常)을 상(常)이라 하고 깨끗하지 않음을 깨끗하다 하며
무아(無我)를 아(我)라 하고 괴로움을 즐겁다 하니
범부는 뒤바뀌어 탐착하기 때문에
생사 앞의 경계를 알지 못하느니라.
그는 능히 이 뒤바뀜으로부터
아(我)도 없고 인(人)도 없고 중생도 없음을 알아서
나는 상(常)ㆍ낙(樂)ㆍ아(我)가 없고 정(淨)하지도 않은
이와 같은 정도(正道)를 수행하리라 하니
가섭이여,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내가 칭찬한 이 보살의 모든 공덕은
마치 대지(大地)에서 한 티끌을 든 것과 같으니
그들의 행하는 바를 다할 수가 없느니라.
만약 보리심을 내어 물러남이 없다면
삼천대천세계가 다 공양구(供養具)요
만약 이보다 더한 공양이 있다 해도
모두 다 이 사람에게 공양해야 하리라.
만약 사람이 발심하여 부처되기 원한다면
그를 공경함이 나에게 공양함이며
모든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부처님께도
역시 다 공경하고 공양하는 것이다.
16. 건립법품(建立法品)[거란본에는 「천자수기품(天子授記品)」 제22로 되어 있음]
이때 사익범천이 문수사리법왕자에게 말했다.
“마땅히 여래께,
이 경(經)을 호념(護念)하시어 5백 세(歲) 뒤의 말세에 널리 유포(流布)시키기를 청하십시오.”
문수사리가 말했다.
“당신의 뜻에는 어떻습니까?
부처님께서 이 경에 대해 법이 있고,
말함이 있고,
보여줌이 있어서 호념(護念)할 만합니까?”
사익이 말했다.
“아닙니다.”
“범천이여,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만 하니,
일체의 법은 말함도 없고,
보여줌도 없고,
호념함도 없습니다.
이 법은 끝내 소멸할 수도 없고 호념할 수도 없으니,
만약 이 법을 호념하고자 한다면 허공을 호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범천이여,
보살이 만약 ‘법을 받음이 있다’고 말한다면 곧 법이 아닌 말입니다.
왜냐하면 일체의 언론(言論)을 초월한 것을 이름하여 보살은 쟁송(諍訟)이 없음을 즐긴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범천이 말했다.
“무슨 까닭에 법을 듣지 않는 것이 곧 법을 듣는 것이라 합니까?”
문수사리가 말했다.
“눈[眼]ㆍ귀[耳]ㆍ코[鼻]ㆍ혀[舌]ㆍ몸[身]ㆍ뜻[意]이 새지[漏] 않아야
이것이 법을 듣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안으로 6입(入)이 새지 않는다면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 가운데서
곧 법을 듣기 때문입니다.”
이때 모임 가운데 3만 2천의 천자(天子)들과 5백의 비구들과 3백의 비구니들과
8백의 우바새들과 8백의 우바이들이
문수사리가 말한 것을 듣고서
모두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다.
이 무생법인을 얻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문수사리여,
그대가 말한 바와 같이 법을 듣지 않는 것이 곧 법을 듣는 것입니다.”
이때 사익범천이 무생법인을 얻은 모든 보살들에게 물었다.
“당신들은 어찌하여 이 경전을 듣지 않았다고 합니까?”
모든 보살들이 말했다.
“우리들처럼 듣는다면 듣지 않는 것으로써 듣게 됩니다.”
사익범천이 또 물었다.
“당신들은 어떻게 이 법을 압니까?”
보살들이 대답하였다.
“아는 것이 없는 것으로써 압니다.”
사익범천이 또 물었다.
“당신들은 무엇을 얻었기에 법인(法忍)을 얻었다고 합니까?”
보살들이 대답하였다.
“일체의 법으로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우리들을 일컬어 법인을 얻었다고 합니다.”
사익이 물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이 법행(法行)을 따르는 것입니까?”
보살들이 대답하였다.
“법행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법행을 따르는 것입니다.”
사익이 또 물었다.
“당신들은 이 법 안에서 명료하게 통달했습니까?”
보살들이 대답하였다.
“일체의 모든 법을 다 명료하게 통달했으니,
이는 상대와 내[彼我]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때 모임 가운데 정상(淨相)이라고 하는 천자(天子)가 사익범천에게 말했다.
“만약 오로지 이 경을 들었는데도 부처님께서 수기(授記)를 주시지 않는다면,
내가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경은 인과(因果)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일체의 선법(善法)을 생기게 하며,
마군과 원수를 무너뜨려서 모든 애욕과 증오를 여의게 하며,
중생으로 하여금 청정한 마음을 얻게 하며,
믿는 자로 하여금 모두 환희를 얻도록 하여 성냄과 원한을 제거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 경은 일체의 선인(善人)이 수행할 바이며,
이 경은 일체의 모든 부처님께서 호념(護念)하시는 바이며,
이 경은 일체의 세간과 천인(天人)ㆍ아수라(阿修羅)가 함께 수호하는 바이며,
이 경은 반드시 불퇴전(不退轉)에 이르게 하기 때문이며,
이 경은 속임이 없어 도량(道場)에 이르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 경은 진실로 중생으로 하여금 모든 불법(佛法)을 얻게 하며,
이 경은 법륜(法輪)을 굴릴 수 있으며,
이 경은 능히 의심과 후회를 제거하며,
이 경은 성도(聖道)를 열 수 있으며,
이 경은 해탈을 구하는 자가 응당 잘 들어야할 것이며,
이 경은 다라니(陀羅尼)를 얻고자 하는 자가 응당 잘 지녀야 할 것이며,
이 경은 복을 구하는 사람이 응당 잘 말해야 할 것이며,
이 경은 법을 즐기는 사람이 응당 잘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이 경은 능히 쾌락을 주고 열반에 이르게 하며,
이 경은 만약 마군이나 외도가 소유하게 된다면 끊을 수가 없게 되며,
이 경은 공양인(供養人)을 응수(應受)하여 능히 그의 뜻에 따르며,
이 경은 근기가 영리한 자를 기쁘게 하며,
이 경은 지혜로운 자를 환희하게 하며,
이 경은 사람에게 혜(慧)를 줄 수 있으니 모든 견해를 여의기 때문이며,
이 경은 사람에게 지(智)를 줄 수 있으니 어리석음을 부수기 때문입니다.
이 경은 글을 차례대로 잘 말하며,
이 경은 구경(究竟)의 선교(善巧)로 뜻에 따라 말하며,
이 경은 이익이 되는 것이 많은 제일의(第一義)를 말하며,
이 경은 법을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이 탐하고 아끼는 바가 되며,
이 경은 지혜 있는 사람이 여의지 않는 바이며,
이 경은 베푸는 자의 큰 창고이며,
이 경은 뜨겁게 번뇌[熱惱]하는 자의 맑고 시원한 연못입니다.
이 경은 능히 자애로운 이의 마음을 평등하게 하며,
이 경은 능히 게으른 자로 하여금 정진(精進)하게 하며,
이 경은 능히 망령되게 생각하는 이로 하여금 선정(禪定)을 얻게 하며,
이 경은 어리석은 자에게 지혜와 총명을 줄 수 있습니다.
범천이여,
이 경은 일체의 모든 부처님께서 귀중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정상천자(淨相天子)가 이 법을 말할 때 삼천대천세계가 다 크게 진동하였다.
부처님께서 곧 칭찬하셨다.
“훌륭하구나,
훌륭하구나.
천자여,
그대가 말한 것과 같도다.”
이때 사익범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천자는 일찍이 과거에 모든 부처님이 계시는 곳에서 이 경을 들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천자는 이미 60억 겁 동안 모든 부처님의 처소에서 이 경을 들었으니,
4만 2천 겁을 지나면 부처가 되어 이름을 보장엄(寶莊嚴)이라 할 것이며,
나라 이름은 다보(多寶)라 할 것이다.
그 중간에 여러 부처님께서 출현하셔서 모두 공양을 얻을 것이니,
역시 이 경을 들었다.
범천이여,
이 모든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와 모든 천룡(天龍)과 귀신들로
이 모임에 있으면서 법인(法忍)을 얻은 자는
모두 다보국토에 태어날 것이다.”
이때 정상천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보리를 구하지 않고,
보리를 원하지 않으며,
보리를 탐하지 않고,
보리를 즐기지 않으며,
보리를 생각하지 않고,
보리를 분별하지도 않는데,
어찌하여 여래께서는 수기(授記)하십니까?”
부처님께서 천자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초목의 줄기와 가지와 잎을 불 속에 던져 넣으면서
‘너희들은 타지 말라,
너희들은 타지 말라’고 말한다면,
이런 말로써 타지 않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천자여,
보살도 역시 그와 같아서 비록 보리를 기뻐하거나 즐기거나 탐착하지 않는다 해도
마땅히 이 사람은 이미 일체의 모든 부처님께서 수기하였음을 알아야 한다.
이때 대중 가운데 5백의 보살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지금 보리를 구하지 않으며,
보리를 원하지도 않으며,
보리를 기뻐하거나 즐기지도 않으며,
보리를 탐착하지도 않으며,
보리를 생각하지도 않으며,
보리를 분별하지도 않습니다.”
이 말을 마치자 부처님의 신력(神力)으로
즉시 위쪽의 8만 4천의 모든 부처님을 뵈었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수기하셨다.
이때 5백의 보살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일찍이 없던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말씀하신 바는 매우 훌륭하고 통쾌하니,
이른바 보살이 보리를 구하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고 탐하지도 않고 기뻐하지도 않고 얻지도 않으나
모든 부처님께서 수기하신다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지금 위쪽의 8만 4천의 모든 부처님을 뵈었으니,
모든 부처님께서 저희들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수기하셨습니다.”
17. 제천탄품(諸天歎品)[거란본에는 「여래신주품(如來神呪品)」 제23으로 되어 있음]
이때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직 바라건대 세존이시여,
이 법을 호념(護念)하셔서 미래의 5백 세(歲) 뒤에 널리 유포하시어
이 염부제(閻浮提)에 오래 머물게 하소서.
또한 크게 장엄한 선남자ㆍ선여인으로 하여금 모두 그것을 듣게 한다면,
가령 갖가지 마군의 일이 일어난다 해도 마군이 따르지 않을 것이며,
마군의 백성들 또한 편의(便宜)를 얻지 못할 것이니,
이 경(經)을 수지(受持)하기 때문에 끝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거나 잃어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그대는 지금 잘 들어라.
이 경(經)을 오래 머물게 하고자 하는 까닭에 마땅히 너를 위해 말해주리라.
모든 천룡(天龍)ㆍ야차(夜叉)ㆍ건달바(乾闥婆)ㆍ구반다(鳩槃茶) 등의 주술(呪術)을 부를 것이니,
만약 법사(法師)가 이 주문을 외워 지닌다면,
능히 모든 천룡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羅伽) 등이 이르러
항상 그를 따르며 보호하리라.
이 법사가 만약 도로를 가거나,
길을 잃었을 때나,
마을에 있거나,
텅 비어 한가한 곳에 있거나,
승방(僧房)에 있거나,
쉬는 방[宴室]에 있거나,
경행(經行)하는 곳이거나,
대중들 모임에 있거나 간에,
이 모든 신들이 항상 따라다니며 보호하고 즐겁게 말하는 변재(辯才)를 보태 줄 것이며,
또한 견고한 기억력과 지혜력의 인연을 지어서 원수와 적이 편의(便宜)를 얻을 수 없고,
이 법사로 하여금 걷거나 서거나 앉거나 누웠거나 간에 일심(一心)이 안온(安穩)하고 미묘(微妙)하게 하리라.
문수사리여,
그 주술의 장구(章句)는 무엇인가?
울다례 다다례 마례 자례 예례 제례제례 미례 후루 후루 후루 이바례
鬱頭隷一頭頭隷二摩隷三遮隷四麑隷五梯隷緹隷六彌隷七睺樓八睺樓九睺樓十堙婆隷
위다례 국구례 아나녜 가뎨 마혜리 마나종 마녜 바후건디
十一韋多隷十二麴丘隷十三阿那禰十四伽帝十五摩醯履十六摩那從十七摩禰十八婆睺乾地
바루뎨 라바바가뎨 신두례 나무불타자례뎨례 나무달마녈가살타
波樓帝十九羅婆婆伽帝二十辛頭隷二十一南無佛馱遮黎帝隷二十二南無達摩涅伽薩陀
녜 나무승가화혜타화혜타 비바선타녜 살바바바녜예뎨례미부디리
禰二十三南無僧伽和醯陀和醯陀二十四毘婆扇陀禰二十五薩婆波波禰麑帝隷彌浮提履
살자녈디사범람마바사다예리사비바사다아다라디차디살바부다가라아
二十六薩遮涅提舍梵嵐摩波舍多予利師鞞波舍多阿哆羅提佗提薩婆浮多伽羅呵
나무불타싣션투만다라
南無佛馱悉纏鬪曼哆邏
일체의 중생들 가운데서 자상하게 성제(聖諦)를 말한다면
범천이 칭찬하고 모든 현자와 성인이 칭찬할 것이니,
이 가운데서 일체의 신을 불러 머물게 하여 모든 부처님께 귀의하면 마땅히 이 주술을 성취하리라.
문수사리여,
이것이 주술장구(呪術章句)이니,
만약 보살마하살이 이 경을 행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이 주술장구를 외우고 지녀서 일심으로 행하여 희롱하지 않고 산란하지 않으며,
행동거지를 다 정결하게 하며,
다른 음식을 비축하지 않아 욕심이 적고 만족함을 알며,
혼자 살면서 멀리 여의어 시끄러운 곳을 좋아하지 않으며,
몸과 마음을 멀리 떠나 항상 즐거이 자비를 행해야 한다
법(法)의 기쁨을 즐기며,
참다운 언어[實語]에 편안히 머물러 남을 속이지 않으며,
좌선을 귀하게 여기고 법을 설하기를 즐기며,
정념을 행하여 항상 삿된 생각을 여의며,
항상 두타(頭陀)를 자세히 행하는 법을 즐겨서 얻고 얻지 못함에 근심하거나 기뻐함이 없으며,
열반을 향해 나아가서 생사를 두려워하고 싫어하며,
증오와 애정에 마음이 평등하여 서로 다르다는 상[異相]을 여의어야 한다.
목숨과 일체의 재물을 아끼지 않으며,
탐하거나 아끼는 것이 없으며,
위의(威儀)를 성취하여 항상 지계(持戒)를 즐기며,
인욕(忍辱)으로 마음을 부드럽게 하여 악한 말도 능히 참아내며,
안색(顔色)이 화평하여 악한 모습이 없으며,
선인(先人)의 뜻을 신속하게 묻고 교만심을 없애어 마음의 환락(歡樂)을 함께해야 한다.
문수사리여,
만약 법사가 능이 이 행에 머물면서 주술을 외우고 지닌다면
현세에서 이런 열 가지 힘을 얻게 된다.”
부처님께서 이 주술의 힘을 말씀하실 때에
사천왕(四天王)은 놀라움과 두려움에 털이 쭈뼛해져서 한량없는 귀신의 권속들에 둘러싸여
함께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머리를 숙이고 발에 예배드리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와 이 사천왕은 수다원(須陀洹)의 도를 얻어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자를
저희들이 각각 모든 친척ㆍ권속과 따르는 사람들을 거느리고 법사(法師)를 호위할 것입니다.
만약 선남자ㆍ선여인으로 법을 호념(護念)하는 자가 능히 이와 같은 등의 경을 지녀서 독송하고 해설한다면,
저희들 사천왕은 항상 가서 호위할 것이니,
이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즉 성읍(城邑)이나 마을,
혹은 텅 비어 고요한 곳이거나,
집에 있거나 출가(出家)했거나 간에 저희들과 권속들은 항상 따라다니며 시중들고
필요한 것을 공급(供給)하여 마음이 안온(安隱)하고 싫증내거나 권태로움이 없게 하겠으며,
또한 일체로 하여금 번거로움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또한 이 경전이 있는 곳에서 사방 50리(里)에는 하늘[天]과 하늘의 아들,
용(龍)과 용의 아들,
야차(夜叉)와 야차의 아들,
구반다(鳩槃茶)와 구반다의 아들 등이 틈을 얻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이때 비루륵가호세천왕(毘樓勒迦護世天王)이 즉시 게송으로 말했다.
제가 소유한 권속들과
친척과 백성들은
모두 함께 이 법사를
호위하고 공양하겠습니다.
이때 비루바차(毘樓婆叉)천왕이 즉시 게송으로 말했다.
저는 법왕(法王)의 아들로서
법으로부터 변화하여 태어났으니
보리(菩提)를 구하는 불자(佛子)에게
제가 모든 것을 공급하겠습니다.
이때 건타라타(犍馱羅吒)천왕이 즉시 게송으로 말했다.
만약 여러 법사가 계시어
이런 경을 지닐 수 있다면
두루 시방세계에서
제가 항상 호위하겠습니다.
이때 비사바나(毘賖婆那)천왕이 즉시 게송으로 말했다.
이 사람이 도심(道心)을 일으켰으니
마땅히 공양을 받아야 하는데도
일체의 모든 중생들은
판별할 수 있는 자가 없습니다.
이때 선보(善寶)라는 비사바나천왕의 아들이 칠보(七寶)로 만든 일산[蓋]을 가지고 여래께 바치며 게송으로 말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이와 같은 경전을 받아 지녔으며
또한 남을 위해 설할 것이니
저에게는 이런 마음이 있습니다.
세존께서는 저의 마음과
전생의 행한 바를 아시니
처음부터 신심을 일으켜
지성으로 불도를 구했습니다.
무견정(無見頂)이신 세존이시여,
지금 이 미묘한 일산[妙蓋]을 바치오니
원컨대 저도 이와 같이
무견정상(無見頂相)을 얻게 하소서.
저는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세존을 우러러 봅니다.
원컨대 청정한 눈을 얻어서
미륵(彌勒)부처님을 뵙게 하소서.
지혜가 뛰어나신 세존께서
즉시 게송으로 답하시니,
너는 이 목숨을 마치면
곧 도솔천(兜率天)에 태어나리라.
도솔천에서 하생(下生)하여
미륵불을 친견하고
2만 년[歲]을 공양한 다음
너는 이내 출가(出家)하리라.
이미 출가해서는
깨끗하게 범행(梵行)을 닦아
현겁(賢劫)11) 가운데서
모든 부처님을 친견하리라.
또한 부처님께 공양하며
그곳에서 범행을 닦아
60억 겁을 지나면
너는 성불(成佛)하리니
이름을 보개(寶蓋)라 하고
국토는 매우 깨끗하며
오직 보살승(菩薩僧)만 있어서
오묘한 법[妙法]을 연설하리라.
일 겁의 수명을 다하고
부처님께서 돌아가시고 나면
정법(正法)은 반 겁 동안 머물며
모든 중생을 이익되게 하리라.
이때 석제환인(釋提桓因)이 무수한 백천의 여러 하늘들에게 둘러싸여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도 이제 역시 이와 같은 경을 가진 자를 호위하고 모든 법사들을 공양하며 필요한 것을 공급하겠습니다.
이 경이 있는 곳에서 만약 독송하거나 해설한다면,
저는 법을 듣고 받기 위해 그곳에 갈 것이며,
또 마땅히 법사의 기력을 증익(增益)시켜서
법의 글귀를 차례대로 외우게 하여 빠뜨리거나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때 구바가(劬婆伽)라는 석제환인의 아들이 진주로 된 일산을 일곱 가지 보물로 장엄하여 가지고
여래에게 받들어 올리며 즉시 게송으로 말했다.
저는 항상 현세에서 분명하게
세존께서 설하신 바를 알며
또한 마땅히 그와 같이 행하여
부처님의 일체지(一切智)를 구합니다.
세존께서는 전생[前世]에서
보시하지 않은 물건이 없으니
저도 이러한 행을 따라서
소유한 모든 것을 버리겠습니다.
저는 이제 법왕(法王) 앞에서
이와 같은 경을 받아 지녔으니
자주 남을 위해 설해주어서
여래의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
만약 이 경을 사랑한다면
곧 저와 더불어 한가지이므로
저는 마땅히 이를 공양하리니
보리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세존이시여,
성문(聲聞)의 사람은
법을 수호하지 못하지만
뒤에 공포(恐怖)스러운 세상에서도
저는 마땅히 이 경을 보호하겠습니다.
세존께서 저를 안위(安慰)하시고
또 모든 하늘들의 의심을 끊게 하셨으니
저는 이내 마땅히 오래 기다려서
부처가 되어 세존처럼 되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지혜가 통달하셨으므로
즉시 수기(授記)를 주시리니,
너는 후세에 마땅히 부처가 되어
지금의 나와 다름이 없으리라.
천억 겁을 지나고
또 다시 백억 겁을 지나서
너는 이내 부처를 이루리니
이름을 지왕(智王)이라 하리라.
이때 사바세계의 주인인 범천왕(梵天王)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법을 설한다면 저는 선정의 즐거움을 버리고 법사(法師)에게 갈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와 같은 등의 경으로부터 제석(帝釋)과 범왕(梵王)과 모든 빼어난 성자[豪尊]들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마땅히 이 모든 선남자들에게 공양할 것이니,
이 모든 선남자들은 마땅히 일체의 세간(世間)과 천인(天人)ㆍ아수라(阿修羅)가 바치는 공양을 받을 만합니다.”
이때 묘범천왕(妙梵天王)이 즉시 게송으로 말했다.
비구와 비구니
모든 청신사(淸信士)와 청신녀가
이 경을 받을 수 있다면
이 세상은 공양할 곳입니다.
내지 어떤 한 사람이라도
이 경을 행할 수 있다면
저는 마땅히 이와 같은 경을
이를 위해 연설해 달라고 할 것입니다.
위로는 범천(梵天)에 이르도록
온갖 묘한 꽃자리를 펼 것이니
이 자리 위에 앉으셔서
이와 같은 경을 연설하소서.
만약 악한 세상 가운데서
이 경을 듣는다면
마땅히 희유(希有)한 마음을 내어
기뻐 날뛰며 칭송할 것입니다.
가령 무량한 세계가
큰 불길로 가득 차 있다 해도
마땅히 그 가운데로 지나가서
이와 같은 경을 듣겠습니다.
능히 불도(佛道)의 경을 열어서
만약 듣고자 하는 이라면
수미산 같이 쌓인 보배로
마땅히 이 사람에게 공양을 다하겠습니다.
18.촉루품(囑累品)[거란본에는 24품으로 되어 있음]
이때 세존께서 신통력을 나타내시어
마구니 파순(波旬)과 그 무리들로 하여금 와서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게 하시니,
이렇게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권속들과 더불어 지금 부처님 앞에 서서
‘이 경이 유포되는 곳에서 만약 법을 설하는 자나 법을 듣는 자,
그리고 그 국토에는 마군의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으며,
또한 마땅히 이 경을 옹호하리라’라고 이렇게 서원하였습니다.”
이때 세존께서는 금색 광명을 놓아 이 세계를 비추시며 문수사리께 말씀하셨다.
“여래가 지금 이 경을 호념(護念)하는 것은 모든 법사들을 이익되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니,
이 경이 염부제(閻浮提)에 있으면 그 햇수[歲數]에 따라 불법이 소멸하지 않을 것이다.”
이때 모임 가운데 중생들은 일체의 꽃과 일체의 향과 일체의 말향(末香)을 부처님 위로 뿌리면서 이렇게 말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이 경을 오래도록 염부제에 머물도록 하시어
널리 유포되게 하십시오.”
이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 경을 받아 지녔는가?”
아난이 대답했다.
“예, 받아 지녔습니다.”
“아난이여,
내가 이제 이 경을 그대에게 부탁하며 맡기니,
잘 받아 지녀서 독송하며 남을 위해 널리 설하도록 하여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사람이 이 경을 받아 지녀서 독송하고 해설한다면,
얼마나 되는 공덕을 얻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에 있는 문자나 장구(章句)의 수를 따라서 수명이 다하도록
일체의 오락 기구를 가지고 모든 부처님과 승가에 공양하는 것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실 때에 72나유타(那由他)의 중생들이 무생법인을 얻었으며,
한량없는 중생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으며,
무수한 중생이 모든 법을 받지 않고 번뇌가 다하여 마음에 해탈을 얻었다.
이때 아난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머리를 숙여
부처님 발에 예배드린 뒤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경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며,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의 이름을 일체의 법을 거둔다[攝一切法]고 하며,
또 이름을 모든 부처님 법을 장엄한다[莊嚴諸佛法]고 하며,
또 이름을 사익범천이 물은 것[思益梵天所問]이라 하며,
또 이름을 문수사리의 논의[文殊師利論議]라 하니,
마땅히 받들어 지녀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고 나니,
문수사리 법왕자와 사익범천과 등행보살과
장로 마하가섭과 혜명과 아난과 모든 하늘의 대중들과 일체 세간의 사람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받아 지녀서 모두 크게 기뻐하였다.
-----------------
8)
8) 3명과 6통은 아라한이 갖고 있는 불가사의한 힘으로 신족통(神足通)ㆍ천안통(天眼通)ㆍ천이통(天耳通)ㆍ타심통(他心通)ㆍ숙명통(宿命通)ㆍ누진통(漏盡通)을 말한다.
9)
9) 제석의 성(姓)이다.
10)
10) 일체의 지혜를 말한다.
11)
11) 3겁의 하나로 현재의 주겁(住劫)을 말한다.
○ [pt op t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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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공양,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mus0fl--Francis Cabrel - Encore Et Encore 68.l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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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해탈(慧解脫). 정력(定力)과 진지력(眞智力)으로써 번뇌장(障)과 해탈장을 함께 벗어나는 것.
답 후보
● 구해탈(俱解脫)
귀자모신(鬼子母神)
극형색(極逈色)
근본설일체유부(根本說一切有部)
근사율의(近事律儀)
금강계(金剛界)
금강륜(金剛輪)
ॐ मणि पद्मे हूँ
○ [pt op tr]
○ [pt op tr]
● 사익범천소문경_K0143_T0586 [문서정보]- 일일단상키워드
K0143
T0586
제4권
● 한글대장경 해당부분 열람I
● 한글대장경 해당부분 열람II
○ 통합대장경 사이트 안내
○ 해제[있는경우]
● TTS 음성듣기 안내
※ 이하 부분은 위 대장경 부분에 대해
참조자료를 붙여 자유롭게 연구하는 내용을 적는 공간입니다.
대장경 열람은 위 부분을 참조해주십시오.
『사익범천소문경』 ♣0143-004♧
제4권
♥아래 부분은 현재 작성 및 정리 중인 미완성 상태의 글입니다♥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사익범천소문경 제4권
구마라집 한역
김영률 번역
12. 칭탄품(稱歎品)거란본에는 이 품의 이름이 없음
이때 제석(帝釋)ㆍ범천(梵天)ㆍ사천왕(四天王)이 함께 모임 가운데 있다가
즉시 하늘의 꽃[天花]을 부처님 위에 뿌리면서 이렇게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이
문수사리가 이 법을 설하는 것을 듣고서 믿어 이해하는 자가 있다면,
마땅히 이 사람은 마귀와 원수를 부수어버릴 수 있음을 알겠습니다.
왜냐하면 문수사리가 지금 설한 법은
능히 일체의 삿된 견해[邪見]와 망상을 부수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선남자와 선여인이
이 법을 듣고 놀라지도 않고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면,
마땅히 이 사람은 작은 공덕을 따르지 않았음을 알겠습니다.
만약 이 경(經)이 있는 곳이면,
마땅히 이곳은 모든 부처님께서 옹호하고 수용하신다는 것을 알겠습니다.
만약 이 경전을 듣는 곳이면,
마땅히 그 곳은 법륜(法輪)을 굴리는 곳임을 알겠습니다.
이 경전이 있는 곳에 머문다면,
즉 취락(聚落)ㆍ촌읍(村邑)ㆍ산림(山林)ㆍ광야(曠野)ㆍ탑사(塔寺)ㆍ승방(僧坊)이나 경행(經行)하는 곳은
모든 마귀와 외도와 탐착하는 사람들이 침범하거나 괴롭히지 못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사람이 과거의 모든 부처님께 많은 공양을 했다면,
이에 능히 이와 같은 경전을 들을 수 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 경전 가운데서 지혜의 광명을 얻었으나
부처님과 문수사리와 사익범천의 은혜를 갚지 못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경전을 들을 때마다 이 법사(法師)님에 대해
세존과 같다는 생각을 내어 항상 이 경을 설하는 사람을 따르고 모실 것이니,
이 선남자는 항상 모든 하늘이 옹호할 것이며,
만약 사람이 이 경전을 베껴서 독송하거나 해설할 때에는 한량없는 모든 하늘이 법을 듣기 위하여 이곳에 이를 것입니다.”
13. 영덕품(詠德品)[거란본에는 이 품의 이름이 없음]
이때 세존께서 제석ㆍ범천ㆍ사천왕 등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구나,
훌륭하구나.
그대가 말한 바와 같다.
만약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한 진귀한 보물로 한 부분을 삼는다면,
이 경을 듣는 이가 얻는 공덕으로 한 부분을 삼는 것이 그 복이 저 진귀한 보물보다도 뛰어나며,
이 삼천대천세계에서 만약 항하(恒河)의 모래알과 같은 시방세계에 가득한 보물을 베푼다 해도
이 경전을 들은 이가 얻은 공덕은 그것보다 더욱 수승(殊勝)하다.
모든 선남자들이여,
만약 공덕을 얻고자 한다면 마땅히 이 경전을 들어야 하며,
색신(色身)의 단정함을 얻고자 하거나,
재물과 부귀를 얻고자 하거나,
권속(眷屬)을 얻고자 하거나 자재(自在)함을 얻고자 하거나,
하늘의 즐거움과 사람의 즐거움이 구족(具足)함을 얻고자 하거나,
명예와 칭찬을 얻고자 하거나,
많이 들어서 아는 것이 견고하고 바르게 위의(威儀)를 행하며
계(戒)ㆍ정(定)ㆍ혜(慧)로 경서(經書)에 통달하고자 하거나,
선지식(善知識)을 얻고자 하거나,
3명(明)과 6통(通)8)을 얻고자 하거나,
일체의 선법(善法)을 얻고자 하거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자 하거나,
일체 중생과 더불어 즐거움을 갖고자 하거나,
열반을 얻고자 한다면,
마땅히 이 경전을 듣고 받아 지녀서 독송하며,
여법(如法)하게 수행하면서 널리 남을 위해 설법해야 한다.
모든 선남자들이여,
이 경을 행하고도 그 사람이 이와 같은 쾌락을 갖추지 못함을 나는 보지 못하였다.
모든 선남자들이여,
내가 이제 그대들에게 말하니 사람이 이 경을 듣는 곳에서
화상(和尙)이나 아사리(阿闍梨)에게 세간의 공양을 갖추어서 능히 그 은혜에 보답하는 것을 보지 못했으니,
이 법은 세간에서 벗어났기에 세간의 공양으로는 보답할 수 없으며,
이 법은 세간을 초월했기에 세간의 재물로는 보답할 수 없으며,
이 법은 물듦이 없기에 더러움에 물든 물건으로는 보답할 수가 없다.
모든 선남자들이여,
이 법은 다른 것으로는 보답할 수 없으나 오직 한 가지 일만이 가능하니,
법에 맞게 수행하는 것이다.
만약 사람이 이 법 가운데서 법에 맞게 행할 수 있다면,
이것을 이름하여 스승의 은혜에 보답한다고 하니 또한 스승을 공경하여 깨끗하게 은혜를 갚은 것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헛되이 남의 보시[信施]를 받지 않았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여래의 말을 따르고 여래의 가르침을 따른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모든 흐름[諸流]을 건넜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모든 험한 길을 지났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승당(勝幢)을 건립했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능히 적의 진지[敵陣]를 파괴했다고 한다.
이것을 이름하여 사자(師子)의 왕이라 하니 두려움이 없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코끼리왕[象王]의 마음이라 하니 유연(柔軟)하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소의 왕[牛王]이라 하니 외도(外道) 논사(論師)들이 무너뜨릴 수 없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의왕(醫王)이라 하니 일체 중생들의 병을 고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이름하여 놀람과 두려움이 없다고 하니 깊고 깊은 법을 말할 수 있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버림[捨]을 갖추었다고 하니 모든 번뇌를 버리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청정한 계(戒)를 가졌다고 하니 끝내 선법(善法)을 다하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큰 인욕(忍辱)을 얻었다고 하니 나[我]와 내 것[我所]을 여의었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큰 정진력(精進力)이라 하니 한량없는 겁 동안 마음에 게으름이 없었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선정(禪定)을 갖추었다고 하니 항상 생각을 묶어서 마음을 한 곳에 머무르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큰 지혜라고 하니 말과 모든 장구(章句)를 잘 이해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이름하여 큰 위덕(威德)이 있다고 하니 한량없는 복으로 신상(身相)을 장엄하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큰 위덕이 있다고 하니 해와 달의 모든 광명을 가릴 수 있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큰 힘[大力]이라고 하니 부처님의 10력(力)을 지녔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큰 구름[大雲]이라고 하니 능히 법의 우레[法雷]를 진동하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큰 비[大雨]라고 하니 능히 번뇌의 티끌을 소멸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이름하여 집[舍]이라고 하니 열반에 이르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큰 구제[大救]라고 하니 생사의 두려움을 구제하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등불[燈明]이라고 하니 무명의 어둠을 여의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귀의할 곳[歸趣]이라고 하니 마군을 두려워하는 자가 의지할 곳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이름하여 중생의 궁극의 도라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지위[位]를 얻었다고 하니 도량(道場)에 앉아 있기 때문이며,
이것을 이름하여 이미 법안(法眼)을 얻었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모든 법의 진여(眞如)를 보았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공(空)한 법의 모습[法相]을 안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대비(大悲)에 편안히 머문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대비에 편안히 선다고 한다.
이것을 이름하여 일체의 중생들을 버리지 않는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소승(小乘)을 등진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대승(大乘)을 향한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뒤바뀜[顚倒]을 제거해 버렸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평등에 이른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법위(法位)에 든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도량에 편안히 머문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모든 마군을 파괴한다고 하며,
이것을 이름하여 법륜(法輪)을 굴린다고 한다.
모든 선남자들이여,
내가 만약 일 겁(劫)에서 다시 일 겁이 줄어드는 동안
칭찬하고 찬탄하며 말한 대로 수행한 공덕을 설한다 해도 이루 다할 수 없으며,
여래의 변설(辯說)로도 또한 다할 수가 없다.”
14. 등행품(等行品)[거란본에는 이 품의 이름이 없음]
이때 모인 대중들 가운데 불퇴전(不退轉)이라는 천자(天子)가 있었는데,
그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법을 따라 행한다고 말씀하셨는데,
법을 따라 행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합니까?”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천자여,
법을 따라 행한다는 것은 일체의 법을 행하지 않는 것이다.
왜냐하면 만약 모든 법을 행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옳고 이것은 그르다고 분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행한다면,
선(善)도 행하지 않고 불선(不善)도 행하지 않으며,
유루(有漏)도 행하지 않고 무루(無漏)도 행하지 않으며,
세간도 행하지 않고 출세간(出世間)도 행하지 않으며,
유위(有爲)도 행하지 않고 무위(無爲)도 행하지 않으며,
생사도 행하지 않고 열반도 행하지 않으니,
이것을 이름하여 법을 따라 행한다고 한다.
만약 법상(法相)을 일으킨다면 이는 곧 법을 따라 행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생각으로 ‘나는 이 법을 행하고 있다’고 말한다면
이는 곧 희론(戱論)이며,
법을 따라 행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일체의 법을 받지 않는다면 법을 따라 수행하는 것이니,
일체의 법에 대해 생각함이 없고 분별도 없고 행하는 바도 없으므로,
이것을 이름하여 법을 따라 행한다고 한다.”◂
“천자여,
법을 따라 행한다는 것은 일체의 법을 행하지 않는 것이다.
왜냐하면 만약 모든 법을 행하지 않는다면
이것은 옳고 이것은 그르다고 분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행한다면,
선(善)도 행하지 않고 불선(不善)도 행하지 않으며,
유루(有漏)도 행하지 않고 무루(無漏)도 행하지 않으며,
세간도 행하지 않고 출세간(出世間)도 행하지 않으며,
유위(有爲)도 행하지 않고 무위(無爲)도 행하지 않으며,
생사도 행하지 않고 열반도 행하지 않으니,
이것을 이름하여 법을 따라 행한다고 한다.
만약 법상(法相)을 일으킨다면 이는 곧 법을 따라 행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생각으로 ‘나는 이 법을 행하고 있다’고 말한다면
이는 곧 희론(戱論)이며,
법을 따라 행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일체의 법을 받지 않는다면 법을 따라 수행하는 것이니,
일체의 법에 대해 생각함이 없고 분별도 없고 행하는 바도 없으므로,
이것을 이름하여 법을 따라 행한다고 한다.”◂
이때 불퇴전천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능히 이와 같이 법을 따라 수행한다면
이 사람은 필경에는 다시는 삿된 행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바르게 행하는 자를 이름하여 필경(畢竟)이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삿된 도[邪道]에 머문다면 법을 따라 행함이 없으며,
바른 도[正道]에 머물러야 법을 따라 행함이 있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바른 행[正行]을 행한다면 삿된 법이 있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법은 평등하여 차별이 없기 때문입니다.”
▸ 이때 사익범천이 불퇴전천자에게 물었다.
“당신은 이 가운데서 법을 따라 행한다는 것입니까?”◂
“당신은 이 가운데서 법을 따라 행한다는 것입니까?”◂
▸ 불퇴전천자 대답하였다.
“만약 세존께서 설법하신 가운데 두 가지 상(相)이 있다고 한다면
나는 마땅히 그 법행(法行)을 따라 행할 것이지만,
그러나 지금은 두 가지 상이 없으니 이것이 법을 따라 행하는 것입니다.
이 가운데서는 행하는 자나 행해야 할 법을 모두 얻을 수가 없으니,
범천이여,
나는 두 가지가 아닌 법으로써 법행을 따라 행하여 모든 분별을 여의었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법을 이와 같이 행하는 것을 이름하여 법을 따라 행한다고 합니다.”◂
“만약 세존께서 설법하신 가운데 두 가지 상(相)이 있다고 한다면
나는 마땅히 그 법행(法行)을 따라 행할 것이지만,
그러나 지금은 두 가지 상이 없으니 이것이 법을 따라 행하는 것입니다.
이 가운데서는 행하는 자나 행해야 할 법을 모두 얻을 수가 없으니,
범천이여,
나는 두 가지가 아닌 법으로써 법행을 따라 행하여 모든 분별을 여의었습니다.
그러므로 모든 법을 이와 같이 행하는 것을 이름하여 법을 따라 행한다고 합니다.”◂
사익이 물었다.
“당신은 일찍이 이러한 불토(佛土)를 보지 못했습니까?”
천자가 대답했다.
“이 불토 역시 일찍이 나를 보지 못했습니다.”
사익이 말했다.
“이 불토는 본다거나 보지 못한다는 것을 사유하여 분별할 수 없습니다.”
천자가 말했다.
“나 역시 일찍이 불토를 본다거나 보지 못한다는 것을 사유하여 분별하지 않았습니다.”
사익이 물었다.
“어떤 사람이 아직 보지 못했으며,
능히 보았습니까?”
천자가 대답하였다.
“일체의 범부들은 아직 성인의 법위(法位)를 보지 못하였으나,
만약 법위에 들어갈 수 있다면 이는 먼저 보지 못하였던 것을 볼 것입니다.
이 법위의 상(相)은 눈으로는 볼 수 없으며,
귀ㆍ코ㆍ혀ㆍ몸ㆍ의식(意識)으로 아는 것이 아니니,
단지 진여(眞如)의 상(相)을 따라 여실(如實)하게 안여(眼如)를 보는 것이며,
내지 의여(意如)와 법위여(法位如)도 역시 이와 같습니다.
만약 능히 이와 같이 볼 수 있다면,
이것을 이름하여 정견(正見)이라 합니다.”
15. 수불퇴전천자기품(授不退轉天子記品)[거란본에는 「사자후 품(師子吼品)」 제19로 되어 있음]
이때 석제환인(釋提桓因)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비유하자면 객주(客主)가 보배로 된 섬[寶洲]에 들어간다면
그 사람이 보는 것은 다 보물인 것과 같으니,
이와 같이 불가사의한 공덕을 성취한 이는 즐거이 말하는 것이 모두 법보(法寶)입니다.
즐거이 말하는 자는 곧 실제(實際)를 보며,
즐거이 말하는 자는 모든 법 가운데 탐착함이 없어서 남[彼]과 나[我]에 집착하지 않으며,
즐거이 말하는 자는 모두 진실하여 뒤바뀜[顚倒]이 없으며,
즐거이 말하는 자는 과거도 없고 미래도 얻지 않으며 현재에도 견해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즐거이 말하는 자는 믿고 이해하지 못하는 자에게 믿고 이해할 수 있게 하고,
믿고 이해하는 자에겐 해탈을 얻게 합니다.
즐거이 말하는 자는 증상만(增上慢)을 부수어 버리니,
증상만이 없는 자는 지어서 이미 갖추어진 것을 스스로 말합니다.
즐거이 말하는 자는 마귀가 침투하지 못하며,
이 법을 듣는 자는 마귀의 일을 초월합니다.
즐거이 말하는 자는 생겨나지 않은 선법(善法)을 생기게 하며,
이미 생긴 선법은 증장(增長)하도록 합니다.
즐거이 말하는 자는 이미 생겨난 모든 번뇌를 끊어버리고,
아직 생겨나지 않은 번뇌는 생기지 않게 합니다.
즐거이 말하는 자는 아직 크게 장엄(莊嚴)하지 않은 것은 크게 장엄하게 하고,
이미 크게 장엄한 것은 물러나지 않게 합니다.
즐거이 말하는 자는 모든 법을 끊어 없애지 않으면서 불법을 수호합니다.
세존이시여,
이것을 즐거이 말한다면 일체의 외도(外道)를 항복받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모든 짐승들은 스스로 그 몸을 사자왕(師子王) 앞에 나타내지 못하는데,
하물며 그 사자후(師子吼)를 들었을 때이겠습니까?
세존이시여,
일체 외도의 모든 논의사(論議師)들이
위없는 사자후를 참고 견뎌낼 수 없는 것도 역시 이와 같습니다.”
이때 불퇴전천자가 제석환인에게 물었다.
“교시가(憍尸迦)9)여,
사자후라고 하였는데 사자후란 무엇을 말합니까?”
환인이 대답하였다.
“만약 수행자가 법을 설하되 탐착함이 없다면 이것을 사자후라고 하며,
만약 수행자가 소견에 탐착하여 말을 한다면 이는 들짐승의 울음이지 사자후라고 말하지 않으니,
모든 삿된 견해를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천자여,
당신이 다시 사자후가 되는 까닭을 말해보십시오.”
▸ 천자가 말했다.
“교시가여,
법을 말하는데 있어서나 내지는 여래께서 오히려 탐착하지 않는데
하물며 다른 법에 있어서이겠습니까?
이것을 사자후라고 합니다.
또 교시가여,
법에 맞게 수행한다면 이것을 사자후라고 하며,
반드시 법을 말하는 것을 사자후라 하며,
두려움 없이 법을 말하는 것을 사자후라고 합니다.
또 교시가여,
수행자가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고 벗어나지도 않음을 위한 까닭에 법을 말하는 것을 사자후라고 하며,
더러움도 없고 깨끗함도 없고 합함도 없고 흩어짐도 없음을 위한 까닭에 법을 말하는 것을 사자후라고 합니다.
또 교시가여,
사자후라는 이름은 반드시 일체의 법에는 나[我]도 없고 중생도 없음을 말하며,
사자후라는 이름은 반드시 모든 법은 비었다고 말하며,
사자후라는 이름은 법을 수호하기 때문에 말하는 바가 있으며,
사자후라는 이름은 원을 세워 말하되 ‘나는 부처가 되어 일체 중생들의 고뇌를 소멸하게 하리라’라고 하는 것입니다.
사자후라는 이름은 청정하고 필요한 물건에 대해 욕심이 적고 만족함을 아는 것이며,
사자후라는 이름은 항상 아란야(阿蘭若)에 머물러 그곳을 버리지 않는 것이며,
사자후라는 이름은 남을 인도하여 보시를 행하게 하는 것이며,
사자후라는 이름은 지계(持戒)를 버리지 않는 것이며,
사자후라는 이름은 원수나 친한 이에게 마음이 평등한 것입니다.
사자후라는 이름은 항상 정진(精進)을 행하고 본원(本願)을 버리지 않는 것이며,
사자후라는 이름은 번뇌를 없앨 수 있는 것이며,
사자후라는 이름은 지혜로써 행할 바를 잘 아는 것입니다.”◂
“교시가여,
법을 말하는데 있어서나 내지는 여래께서 오히려 탐착하지 않는데
하물며 다른 법에 있어서이겠습니까?
이것을 사자후라고 합니다.
또 교시가여,
법에 맞게 수행한다면 이것을 사자후라고 하며,
반드시 법을 말하는 것을 사자후라 하며,
두려움 없이 법을 말하는 것을 사자후라고 합니다.
또 교시가여,
수행자가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고 벗어나지도 않음을 위한 까닭에 법을 말하는 것을 사자후라고 하며,
더러움도 없고 깨끗함도 없고 합함도 없고 흩어짐도 없음을 위한 까닭에 법을 말하는 것을 사자후라고 합니다.
또 교시가여,
사자후라는 이름은 반드시 일체의 법에는 나[我]도 없고 중생도 없음을 말하며,
사자후라는 이름은 반드시 모든 법은 비었다고 말하며,
사자후라는 이름은 법을 수호하기 때문에 말하는 바가 있으며,
사자후라는 이름은 원을 세워 말하되 ‘나는 부처가 되어 일체 중생들의 고뇌를 소멸하게 하리라’라고 하는 것입니다.
사자후라는 이름은 청정하고 필요한 물건에 대해 욕심이 적고 만족함을 아는 것이며,
사자후라는 이름은 항상 아란야(阿蘭若)에 머물러 그곳을 버리지 않는 것이며,
사자후라는 이름은 남을 인도하여 보시를 행하게 하는 것이며,
사자후라는 이름은 지계(持戒)를 버리지 않는 것이며,
사자후라는 이름은 원수나 친한 이에게 마음이 평등한 것입니다.
사자후라는 이름은 항상 정진(精進)을 행하고 본원(本願)을 버리지 않는 것이며,
사자후라는 이름은 번뇌를 없앨 수 있는 것이며,
사자후라는 이름은 지혜로써 행할 바를 잘 아는 것입니다.”◂
이 사자후의 법을 말할 때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백천(百千)의 악기[伎樂]들이 두드리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울렸으며,
그 대광명이 두루 천지를 비추니 백천의 모든 하늘들이 기뻐 날뛰면서 말했다.
“저희들이 불퇴전천자의 사자후 법에 대한 말을 듣고서 이 염부제(閻浮提)에 다시 법륜(法輪)이 구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때 부처님께서 미소를 지으시니,
모든 부처님들의 항상하는 법[常法]에는 미소를 지을 때면
백천 가지의 푸르고 노랗고 빨갛고 하얗고 붉고 자주색인 광명이 입에서 나와
널리 무량무변의 세계를 비추는데,
부처님의 광명이 위로는 범세(梵世)를 지나 해와 달의 광명을 덮고
다시 돌아와 몸을 세 바퀴 돌고는 정상(頂相)으로 들어갔다.
이에 사익범천이 부처님을 향해 합장하고 게송으로 찬양하였다.
일체를 제도하신 지혜가 가장 높으신 이여,
3세(世) 중생들의 행을 다 아시고
그 지혜 공덕으로 해탈하셨으니
원컨대 미소의 인연을 말씀해 주소서.
부처님의 지혜 한량없고 장애가 없으시어
성문(聲聞)이나 연각(緣覺)이 미칠 바가 아니며
중생들의 마음을 아시어 뜻에 따라 말씀하시니
원컨대 가장 높으신 이여,
미소의 인연을 말씀해 주소서.
부처님의 광명 즐겁고 깨끗하여 더러움이 없고
널리 천인(天人)을 비추며 해와 달을 가리고
수미산(須彌山)과 철위산(鐵圍山)과 뭇 산들에 미쳤으니
원컨대 비할 수 없이 높으신 이여,
미소의 인연을 말씀해 주소서.
대성(大聖)의 고요한 모습은 성냄과 원한을 여의셨으니
하늘과 인간이 우러러보며 싫증냄이 없고
일체가 다 쾌락을 얻게 하시니
원컨대 분별하여 미소의 인연을 말씀해 주소서.
모든 법은 비어서 무아(無我)임을 통달하시어
물거품이나 뜬구름,
이슬이나 꿈처럼 보시니
물속의 달그림자 허공상(虛空相)이라
원컨대 묘음(妙音)으로 미소의 인연을 말씀해 주소서.
분별상(分別想)의 모든 삿된 견해를 여의고
상(相)도 없고 작위(作爲)도 없는 공(空)함을 깨달아서
항상 선정(禪定)의 고요한 법을 즐기시니
원컨대 이 깨끗한 광명을 놓으신 인연을 말씀해 주소서.
문자와 말과 음성에도 집착하지 않으시고
법과 중생에도 의지하지 않으시고 말씀하시기에
그들은 각자 자신을 위해 설하신다 하니
원컨대 신통하신 지혜로 미소의 인연을 말씀해 주소서.
부처님께서는 의왕(醫王)이라 중생들의 병을 소멸하시고
나라연(那羅延)의 힘으로 세상을 구제하시며
광명을 베푸시어 구경도(究竟道)에 나아가게 하십니다.
하늘과 인간이 공양하오니,
미소의 인연을 말씀하여 주소서.
이때 부처님께서 사익범천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 불퇴전천자를 보았는가?”
“예,
이미 보았습니다.”
▸ “범천이여,
이 불퇴전천자는 지금으로부터 3백2십만 아승지겁을 지나면 부처가 될 것이니,
이름을 수미등왕(須彌燈王)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
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라 할 것이며,
세계의 이름은 묘화(妙化)이고,
겁의 이름[劫名]은 범탄(梵歎)이다. ◂
이 불퇴전천자는 지금으로부터 3백2십만 아승지겁을 지나면 부처가 될 것이니,
이름을 수미등왕(須彌燈王)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
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라 할 것이며,
세계의 이름은 묘화(妙化)이고,
겁의 이름[劫名]은 범탄(梵歎)이다. ◂
그 불국토는 염부단금(閻浮檀金)과 유리(琉璃)로 되어 있으며,
순수하게 보살이 승(僧)이 되고,
모든 마군과 원수가 없으며,
필요한 물건은 생각만 하면 즉시 이르고,
부처님의 수명은 한량이 없어서 수로는 셀 수가 없다.”
이에 사익범천이 불퇴전천자에게 말했다.
“여래께서는 지금 이미 그대에게 수기하셨습니다.”
천자가 말했다.
“범천이여,
마치 진여 법성(法性)에 수기를 주는 것과 같이,
나에게 수기를 주는 것 역시 이와 같습니다.”
사익이 말했다.
“진여 법성에는 수기를 줄 수 없습니다.”
천자가 말했다.
“진여 법성에 수기할 수 없다면,
마땅히 일체의 보살들이 수기를 받음도 역시 이와 같음을 알아야만 합니다.”
사익이 말했다.
“만약 여래께서 당신에게 수기를 주시지 않는다면,
당신은 과거에 모든 부처님 처소에서 공연히 범행(梵行)에 머문 것이 됩니다.”
천자가 말했다.
“만약 머무는 바가 없다면,
이것이 범행에 머무는 것입니다.”
사익이 물었다.
“어찌하여 머무는 바가 없는데 범행에 머문다고 하십니까?”
천자가 대답하였다.
“만약 욕계(欲界)에도 머물지 않고,
색계(色界)에도 머물지 않고,
무색계(無色界)에도 머물지 않는다면,
이것이 범행에 머무는 것입니다.
▸ 또 범천이여,
만약 행자(行者)가
나[我]에도 머물지 않고,
중생에도 머물지 않고,
수명(壽命)에도 머물지 않고,
사람에도 머물지 않는다면,
이것이 범행에 머무는 것입니다.
이를 요약하여 말하건대,
만약 법에도 머물지 않고
법 아닌 것에도 머물지 않는다면,
이것이 범행에 머무는 것입니다.”◂
만약 행자(行者)가
나[我]에도 머물지 않고,
중생에도 머물지 않고,
수명(壽命)에도 머물지 않고,
사람에도 머물지 않는다면,
이것이 범행에 머무는 것입니다.
이를 요약하여 말하건대,
만약 법에도 머물지 않고
법 아닌 것에도 머물지 않는다면,
이것이 범행에 머무는 것입니다.”◂
사익이 또 물었다.
“범행이란 무슨 뜻입니까?”
천자가★★ 대답하였다.
“둘이 아닌 도(道)에 머무는 것,
이것이 범행의 뜻입니다.”
사익이 또 물었다.
“둘이 아닌 도에 머무는 것은 어느 곳에 머무는 것입니까?”
천자가★★ 대답하였다.
“둘이 아닌 도에 머문다면 이것은 곧 일체의 법에 머물지 않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많은 현자와 성인[賢聖]은 머무는 바도 없고,
법을 취하지도 않고서 능히 모든 번뇌[流]를 건너기 때문입니다.”
사익이 또 물었다.
“무엇을 수도(修道)라고 합니까?”
천자가★★ 대답하였다.
“있음[有]에도 떨어지지 않고,
없음[無]에도 떨어지지 않으며,
또한 있고 없음을 분별하지 않아야 하니,
이와 같이 익히는 것을 이름하여 수도라고 합니다.”
사익이 또 물었다.
“어떤 법으로 수도합니까?”
천자가★★ 대답하였다.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등의 법으로써가 아니며,
얻은 것으로써가 아니며,
증득하는 것으로써가 아니니,
일체의 법에 대해 상(相)도 없고 보이는 것도 없는 것을 이름하여 수도라고 합니다.”
사익이 또 물었다.
“무엇을 보살의 견고한 정진(精進)이라고 합니까?”
천자가★★ 대답하였다.
“만약 보살이 모든 법에서
같다는 상[一相]도 보지 않고,
다르다는 상[異相]도 보지 않는다면,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이 견고하게 정진하는 큰 장엄[大莊嚴]이라고 합니다.
모든 법에서 법성(法性)을 무너뜨리지 않기 때문에
모든 법에 대해
집착함도 없고, 끊어버림도 없고,
늘어나는 것도 없고 줄어드는 것도 없으며,
더럽고 깨끗함을 보지 않고 법성에서 벗어난 것,
이것을 이름하여 보살의 첫째가는 정진이라고 하니,
말하자면 몸에도 일어나는 것이 없고,
마음에도 일어나는 것이 없는 것입니다.”
이에 세존께서 불퇴전천자를 칭찬하셨다.
“훌륭하구나,
훌륭하구나.”
칭찬하시고 나서 사익범천에게 말씀하셨다.
“이 천자가 말한 바와 같이
몸에도 일어남이 없고,
마음에도 일어남이 없는 것을 첫째가는 견고한 정진이라고 한다.
범천이여,
내가 과거세에서 일체의 행한 일을 생각해보니
지계(持戒)와 두타행(頭陀行)으로 견고하게 정진하면서
모든 스승과 어른들을 공양하고 공경했으며,
고요한 곳에서 오로지 도를 행하고 독송하며 많이 들었고,
중생들을 가엾게 여겨 필요한 것을 주었으며,
또 일체의 난행(難行)과 고행(苦行)으로 간절하게 정진하였으나,
과거의 모든 부처님께서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授記)를 주시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몸과 입과 마음에 머물면서
정진(精進)하는 상(相)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범천이여,
나는 뒤에 천자가 말한 바와 같은
그런 견고한 정진을 얻었기 때문에
연등불(燃燈佛)께서 나에게 수기하시면서
‘너는 내세에 부처가 되어 이름을 석가모니라고 하리라’라고 하셨다.
그러므로 범천이여,
만약 보살이 빨리 수기를 받기 바란다면
마땅히 이와 같이 견고한 정진을 익혀야 하니,
말하자면 모든 법에서 정진하는 상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세존이시여,
무엇이 상(相)을 일으키지 않는 정진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3세(世)가 허공과 같은 정진을 이름하여
상을 일으키지 않는 정진이라고 한다.”
“세존이시여,
무엇을 3세가 허공과 같은 정진이라고 합니까?”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과거의 마음은 이미 사라졌으며,
미래의 마음은 아직 이르지 않았고,
현재의 마음은 머무름이 없다.
만약 법이 사라졌다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만약 이르지 않았다면 생겨나는 상(相)이 없을 것이며,
만약 머무름이 없다면 실상(實相)에 머물 것이나,
또한 실상 역시 생겨남이 없다.
만약 법에 생겨남이 없다면
과거ㆍ미래ㆍ현재도 없을 것이며,
만약 과거ㆍ미래ㆍ현재가 없다면
본래부터 자성(自性)은 항상 생기지 않을 것이니,
이것을 이름하여 3세가 허공과 같은 정진이라고 하며,
능히 보살로 하여금 빨리 수기를 얻게 한다.◂
“과거의 마음은 이미 사라졌으며,
미래의 마음은 아직 이르지 않았고,
현재의 마음은 머무름이 없다.
만약 법이 사라졌다면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만약 이르지 않았다면 생겨나는 상(相)이 없을 것이며,
만약 머무름이 없다면 실상(實相)에 머물 것이나,
또한 실상 역시 생겨남이 없다.
만약 법에 생겨남이 없다면
과거ㆍ미래ㆍ현재도 없을 것이며,
만약 과거ㆍ미래ㆍ현재가 없다면
본래부터 자성(自性)은 항상 생기지 않을 것이니,
이것을 이름하여 3세가 허공과 같은 정진이라고 하며,
능히 보살로 하여금 빨리 수기를 얻게 한다.◂
▸ 범천이여,
보살이 이와 같은 법인(法忍)을 성취한다면
일체의 법에 버려야 할 것이 없음을 깨달을 수 있으니 이것을 단바라밀(檀波羅蜜)이라 이름하며,
일체의 법이 무루(無漏)임을 깨달아 안다면 이것을 시(尸)바라밀이라 이름하며,
일체의 법에 손상됨이 없음을 깨달아 안다면 이것을 찬제(羼提)바라밀이라 이름하며,
일체의 법에 일어나는 바가 없음을 깨달아 안다면 이것을 비리야(毘梨耶)바라밀이라 이름하며,
일체의 법이 평등함을 깨달아 안다면 이것을 선(禪)바라밀이라 이름하며,
일체의 법에 분별할 바가 없음을 깨달아 안다면 이것을 반야(般若)바라밀이라 이름한다.
만약 보살이 이와 같이 깨달아 안다면 모든 법에 대해 늘어남도 없고 줄어듦도 없고 올바름[正]도 없고 삿됨[邪]도 없을 것이니,
이런 보살은 비록 보시하더라도 과보를 바라지 않으며,
비록 계(戒)를 지닌다 해도 탐착하는 바가 없으며,
비록 인욕(忍辱)하더라도 안과 밖이 비었음을 알며,
비록 정진하더라도 상(相)이 일어남이 없음을 알며,
비록 선정(禪定)에 들더라도 의지하는 데가 없으며,
비록 반야[慧]를 행하더라도 상을 취하지 않는다.◂
보살이 이와 같은 법인(法忍)을 성취한다면
일체의 법에 버려야 할 것이 없음을 깨달을 수 있으니 이것을 단바라밀(檀波羅蜜)이라 이름하며,
일체의 법이 무루(無漏)임을 깨달아 안다면 이것을 시(尸)바라밀이라 이름하며,
일체의 법에 손상됨이 없음을 깨달아 안다면 이것을 찬제(羼提)바라밀이라 이름하며,
일체의 법에 일어나는 바가 없음을 깨달아 안다면 이것을 비리야(毘梨耶)바라밀이라 이름하며,
일체의 법이 평등함을 깨달아 안다면 이것을 선(禪)바라밀이라 이름하며,
일체의 법에 분별할 바가 없음을 깨달아 안다면 이것을 반야(般若)바라밀이라 이름한다.
만약 보살이 이와 같이 깨달아 안다면 모든 법에 대해 늘어남도 없고 줄어듦도 없고 올바름[正]도 없고 삿됨[邪]도 없을 것이니,
이런 보살은 비록 보시하더라도 과보를 바라지 않으며,
비록 계(戒)를 지닌다 해도 탐착하는 바가 없으며,
비록 인욕(忍辱)하더라도 안과 밖이 비었음을 알며,
비록 정진하더라도 상(相)이 일어남이 없음을 알며,
비록 선정(禪定)에 들더라도 의지하는 데가 없으며,
비록 반야[慧]를 행하더라도 상을 취하지 않는다.◂
범천이여,
보살이 이와 같은 법인(法忍)을 성취한다면 비록 일체의 행하는 바를 나타내 보이더라도 더러움에 물드는 바가 없다.
이 사람이 세간의 평등한 모습[相]을 얻어서
이롭거나 쇠하거나 훼손되거나 기리거나 칭찬하거나 놀리거나 괴롭거나 즐거운 것에 동요되지 않는 것은
일체 세간의 법을 초월했기 때문이니,
스스로를 높이지도 않고 스스로를 낮추지도 않으며,
기뻐하지도 않고 근심하지도 않으며,
움직이지도 않고 방일(放逸)하지도 않는다.
두 가지 마음이 없으므로 모든 인연을 여의고 무이법(無二法)을 얻으니,
둘로 보는 법에 빠져 버린 중생들을 위해 대비(大悲)의 마음을 일으켜서 그들을 위해 몸을 받아 교화한다.
범천이여,
이것을 이름하여 제일로 견고한 정진이라고 하니,
말하자면 나[我]가 없는 공(空)한 법인(法忍)을 얻어서 중생들에 대해 대비심을 일으켜 그들을 위해 몸을 받는 것이다.”
이 견고한 정진의 모습을 말할 때에 8천의 보살들이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으며,
부처님께서 수기(授記)하셨으니,
모두 미래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어서 각자 다른 국토에서 불도(佛道)를 성취하고
모두 동일한 이름으로 견정진(堅精進)이라 부를 것이다.
이때 대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비유하자면 큰 용들이 비를 내리고자 할 때 큰 바다에만 비를 내리는 것과 같이
이 모든 보살들 역시 이와 같아서 큰 법의 비[法雨]를 보살의 마음에만 내립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섭이여,
그대의 말과 같으니,
모든 대용왕(大龍王)들이 염부제(閻浮提)에 비를 내리지 않는 것은 인색해서가 아니라 단지 그 땅이 받아낼 수 없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큰 용이 내리는 빗줄기는 마차 바퀴의 축(軸)과 같아서 만약 비를 내린다면 이 염부제와 성읍(城邑)ㆍ취락ㆍ산림ㆍ저수지 등이 모두 표류하여 마치 대추나무 잎처럼 떠내려 갈 것이다.
그러므로 큰 용은 염부제에 큰 비를 내리지 않는다.
이와 같이 가섭이여,
이 모든 보살들이 다른 중생들에게 법의 비를 내리지 않는 까닭도
역시 인색한 마음에서가 아니라 그 그릇이 이와 같은 등의 법을 받아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모든 보살들은 단지 깊은 지혜가 한량없어서
큰 바다와 같은 보살의 마음에만 이와 같이 불가사의하고 위없는 법의 비를 내린다.
가섭이여,
또 큰 바다는 마차 바퀴의 축과 같은 큰 빗줄기를 받아들여도 늘어나지도 않고 줄어들지도 않는 것처럼
이 모든 보살들도 역시 그러하니,
한 겁에서 다시 백 겁 동안 듣거나 말한다 해도 그 법은 고요하여 늘어나지도 않고 줄어들지도 않는다.
가섭이여,
또 마치 큰 바다에는 백 개의 하천들이 흘러들어가도 그 안에서는 모두 한가지로 짠 맛이 되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그와 같아서 갖가지의 법과 갖가지의 논의(論議)를 듣는다 해도 모두 능히 믿고 알아서 한 가지 공(空)의 맛이 된다.
가섭이여,
또 마치 큰 바다는 맑고 깨끗하여 더러움이 없으므로 더러운 물이 흘러들어가도 즉시 모두 맑고 깨끗해지듯이
모든 보살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모든 결박[結恨]과 번뇌[塵勞]의 더러움을 깨끗하게 한다.
가섭이여,
또 마치 큰 바다는 깊디깊어서 바닥이 없는 것처럼
이 보살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능히 사유(思惟)하여 한량없는 법에 들어가기 때문에 이름을 깊디깊다[甚深]고 하며,
일체의 성문ㆍ벽지불도 헤아릴 수가 없기 때문에 이름을 바닥이 없다[無底]라고 한다.
가섭이여,
또 큰 바다에는 한량없는 물이 모이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한량없는 법과 한량없는 지혜가 모인다.
그러므로 모든 보살들의 마음을 큰 바다와 같다고 말한다.
가섭이여,
또 큰 바다에는 가지가지 진귀한 보물들이 한량없이 쌓여 있듯이
이 모든 보살들 역시 그와 같아서
갖가지 법의 문(門)에 들어가 모든 법의 보물[法寶]을 모으고,
갖가지 도를 행해서 한량없는 법보의 덩어리를 낸다.
가섭이여,
또 큰 바다에는 세 가지 보배가 있는데
첫째는 값이 싸고,
둘째는 값이 비싸고,
셋째는 값을 매길 수 없는 것이니,
이 모든 보살들이 말한 법도 역시 그와 같아서
모든 중생들의 근기가 예리하고 둔함에 따라 해탈을 얻게 하되
소승(小乘)으로도 해탈을 얻게 하고,
중승(中乘)으로도 해탈을 얻게 하고,
대승(大乘)으로도 해탈을 얻게 한다.
가섭이여,
또 마치 큰 바다는 차츰차츰 들어가면서 깊어지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살바야(薩婆若)10)를 향하여 점점 들어가면서 깊어진다.
가섭이여,
또 큰 바다는 죽은 시체를 묵혀두지 않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성문ㆍ벽지불의 마음을 묵혀 두지 않으며,
또한 인색하고 탐하는 것이나 계(戒)를 훼손시키거나 화내거나 게으르거나 어지러운 생각이나 어리석은 마음을 묵혀 두지 않으며,
또한 아견(我見)ㆍ인견(人見)ㆍ중생견(衆生見)을 묵혀 두지 않는다.
가섭이여,
또 겁(劫)이 다하여 세계가 불탈 때에는 모든 작은 연못과 강과 하천과 샘의 근원이 먼저 고갈된 뒤에 큰 바다가 말라 없어지듯이
정법(正法)이 사라질 때도 역시 그와 같아서
모든 수행의 작은 도[小道]의 정법이 먼저 다한 뒤에
보살의 큰 바다와 같은 마음의 정법이 소멸된다.
가섭이여,
이 모든 보살들은 차라리 목숨[身命]을 잃을지언정 정법은 버리지 않는다.
그대는 보살이 정법을 잃어버린다고 말하는가?
그렇게 보지 말아라.
가섭이여,
저 큰 바다에는 금강주(金剛珠)가 있는데 집제보(集諸寶)라고 하며
내지 일곱 개의 해가 솟아나 불길이 범세(梵世)에까지 이르러도
이 보주(寶朱)는 타지도 않고 소실되지도 않으며 굴러서
타방(他方)의 큰 바다 가운데에 이른다.
만약 이 보주가 이 세계에 있다가 세계가 타버린다면
이곳에서 사라지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역시 이와 같아서
정법이 소멸될 때 일곱 가지의 삿된 법이 나오면 이에 다른 세계에 이른다.
무엇을 일곱이라 하는가?
첫째는 외도의 희론[外道論]이며,
둘째는 나쁜 지식[惡知識]이며,
셋째는 삿되게 도법(道法)을 쓰는 것이며,
넷째는 서로를 괴롭히는 것이며,
다섯째는 삿된 견해로 가시 숲에 들어가는 것이며,
여섯째는 복덕을 닦지 않는 것이며,
일곱째는 득도(得道)함이 없는 것이다.
이 일곱 가지 악이 나올 때면
이 모든 보살들은 중생들이 득도(得度)할 수 없음을 알고는
이에 다른 쪽의 불국토에 이르러 부처님을 친견하고
법문 듣는 것을 여의지 않으며
중생을 교화하여 선근(善根)을 증장시킨다.
가섭이여,
또 큰 바다는 한량없는 중생들이 의지하는 곳인 것처럼
이 모든 보살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중생들이 의지하여
세 종류의 즐거움,
즉 인락(人樂)ㆍ천락(天樂)ㆍ열반락(涅槃樂)을 얻는다.
가섭이여,
또 큰 바다는 짠맛이라 마실 수 없는 것처럼 이 모든 보살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모든 마군과 외도들이 삼켜서 없앨 수가 없다.”
이에 대가섭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큰 바다가 비록 깊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헤아릴 수 있으나
이 모든 보살들은 헤아릴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가섭이여,
삼천대천세계의 미세한 티끌은 오히려 그 수를 알 수 있으나
이 모든 보살들의 공덕은 한량이 없어서 셀 수가 없다.”
이때 세존께서는 거듭 이 일을 펴고자 하시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큰 바다가 일체의 물을 다 받아들여도
가득 차는 때가 없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이와 같아서
항상 법의 이익을 구하되 싫증냄이 없네.
큰 바다가 온갖 흐름을 받아들여
일체가 귀의해도 손해나 이익이 없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그와 같아서
깊은 법을 듣고 받아도 늘거나 줄어듦이 없네.
큰 바다는 흐려지지 않아서
흐린 물이 흘러들어도 다 맑아지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그와 같아서
일체 번뇌의 때를 받지 않네.
큰 바다는 밑도 끝도 없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그와 같아서
공덕과 지혜가 한량이 없으므로
일체 중생들이 헤아릴 수가 없네.
큰 바다는 분별함이 없어
백 개의 하천이 흘러들어도 다 한 맛이 되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그와 같아서
듣고 받은 법이 한 가지 상(相)이네.
큰 바다가 이루어진 까닭은
한 중생만을 위한 것이 아니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그와 같아서
널리 일체를 위해 도(道)의 마음을 내네.
바다에 있는 보주(寶珠)의 이름은 집보(集寶)이고
이 보주로 인해 온갖 보주가 있듯이
보살의 보주 덩어리도 이와 같아서
보살의 보주에서 모든 보주들이 나온다네.
큰 바다는 세 가지 보배를 내고도
이 바다는 분별함이 없듯이
보살이 법을 설함도 이와 같아서
3승(乘)으로 사람을 제도하되 저것과 이것의 구별이 없네.
큰 바다는 차츰차츰 깊어지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중생을 위한 까닭에 공덕을 닦아
깊디깊은 살바야(薩婆若)에 회향하네.
큰 바다는 시체를 묵혀두지 않듯이
이 모든 보살들도 그와 같아서
청정심을 내어 보리를 서원하며
성문의 번뇌심을 묵혀 두지 않네.
큰 바다에 견고한 보배가 있으니
그 보배의 이름은 집제보인데
겁이 다하여 타버릴 때도 끝내 타지 않고
굴러서 다른 쪽의 모든 불국(佛國)에 이르네.
정법(正法)이 소멸될 때도 이와 같아서
견고히 정진하는 자는 능히 법을 지니되
중생들을 제도할 수 없음을 알고는
굴러서 다른 쪽의 부처님 처소에 이르네.
삼천세계가 무너지려고 할 때에
겁(劫)의 불길이 일어나 천지를 태우면
백 개 하천의 물줄기가 먼저 마르고
큰 강물[水王]은 뒤에 마르니
작은 도(道)를 행하는 자도 이와 같아서
법이 다하려 할 때 먼저 소멸되고
보살은 용맹하여 몸을 아끼지 않아서
정법을 지키다가 뒤에 소멸되네.
부처님께서 계시거나 열반하신 뒤에도
이 마음속의 법보(法寶)는 사라지지 않고
깊고 청정한 마음이 이 법에 머물면서
이 선법(善法)으로 도를 수행하네.
바다는 백천(百千)의 중생들이 의지하는 곳
한 중생만을 위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듯이
보살의 발심도 이와 같아서
일체의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해서라네.
시방세계의 모든 큰 바다는
오히려 그 양을 헤아릴 수 있으나
모든 보살들이 행하는 도는
성문ㆍ연각이 헤아릴 수 없네.
가섭이여,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모든 보살들은 용맹정진으로 마음을 회향하니
부처되어 중생을 제도하려는 서원(誓願)도
오히려 짝할 이가 없는데,
하물며 수승(殊勝)함이겠는가.
이 덕보(德寶)의 덩어리는 큰 바다와 같아서
이 좋은 복밭에 공양할 만하니
그는 최상의 큰 의왕(醫王)이 되어
능히 일체 중생들의 병을 치료하느니라.
이 세상에 귀의하여 중생을 구호(救護)하며
열반의 등불로 구경(究竟)의 도를 밝혀서
세간의 어둠에 눈[眼]을 주니
눈을 얻으면 감로(甘露)를 마실 수 있으리라.
그는 세간의 모든 법왕(法王)이고
그는 제석(帝釋)의 결단지(決斷智)이며
그는 범왕(梵王)의 4선(禪)을 행하고
그는 범왕의 법륜(法輪)을 굴리느니라.
그는 큰 지혜로 세상을 인도하는 스승이 되어
모든 삿된 길과 바르고 참된 길을 보이며
그는 용맹하여 마군을 부수고
그는 청정하여 번뇌의 때를 없애느니라.
그는 청정 결백한 법[白法]을 닦아 보름달 같고
광명이 높이 나타나 마치 해와 같으며
지혜의 뛰어남은 수미산(須彌山)과 같아서
마치 빽빽한 구름이 감로(甘露)를 내리듯 하네.
그가 두려움이 없음은 사자와 같고
그 마음을 조복(調伏)하기는 코끼리 왕[象王]과 같으며
그는 비유하자면 금강산(金剛山)과 같아서
일체의 외도(外道)가 무너뜨릴 수 없네.
그는 청정하기가 물과 같고
그의 위엄과 용맹은 큰 불길 같으며
그는 바람과 같아 걸림이 없고
그는 땅과 같아 움직일 수 없느니라.
그는 교만과 아상(我相)의 뿌리를 뽑고
그는 약수왕(藥樹王)과 같아 분별이 없으며
그는 연꽃과 같이 청정한 계를 지녀서
그는 세상의 법에 물드는 일이 없느니라.
그는 우담발라화(優曇鉢羅華)와 같아서
천만억 겁에 한 번 피어나며
그는 부처님의 은혜를 갚을 줄 알아
그는 부처님의 종자를 끊지 않느니라.
그는 정진하여 대비(大悲)를 행하고
그는 자비로 희사함이 남보다 뛰어나며
그는 다섯 가지 욕심을 버리고 여의었으며
그는 항상 불법(佛法)의 재보[寶財]를 구하느니라.
그는 보시를 행하는 데에 가장 뛰어나고
그가 깨끗한 계(戒)를 지님에 비할 자가 없으며
그의 굳센 인욕에는 짝할 자가 없으며
그는 부지런히 정진하되 싫증냄이 없느니라.
그는 선정(禪定)으로 신통을 갖추어
한없는 모든 불국토에 이르러
항상 모든 부처님을 뵙고 법을 듣고 받아서
그 들은 것은 남을 위해 말해 주느니라.
그는 중생들이 행하는 도를 알아서
그 성욕(性欲)과 근기의 날카롭고 둔함을 따르니
이것을 방편력(方便力)을 잘 안다고 하며
그러므로 지혜의 등불로 제도하느니라.
그는 일체의 법이
인연(因緣)으로 화합하여 생김을 잘 알고
그는 인연상(因緣相)을 반드시 깨달아서
아견(我見)을 여의고 평등을 즐기느니라.
그는 모든 법에 대해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바르게 관찰하여
모든 법은 가고 옴이 없음을 잘 알아서
항상 법성(法性)에 머물며 움직이지 않느니라.
그는 유위법(有爲法)은 다 공(空)함을 보고
대비(大悲)를 더욱 늘려 중생을 제도하니
중생들은 망상으로 온갖 고통을 일으키므로
그들을 제도하려는 까닭에 도를 수행하느니라.
범부는 나와 내 것을 분별하여
갖가지 삿된 견해를 행하지만
그는 법의 실상을 분명하게 깨달아
모든 견해를 끊어버리고 법을 설하느니라.
무상(無常)을 상(常)이라 하고 깨끗하지 않음을 깨끗하다 하며
무아(無我)를 아(我)라 하고 괴로움을 즐겁다 하니
범부는 뒤바뀌어 탐착하기 때문에
생사 앞의 경계를 알지 못하느니라.
그는 능히 이 뒤바뀜으로부터
아(我)도 없고 인(人)도 없고 중생도 없음을 알아서
나는 상(常)ㆍ낙(樂)ㆍ아(我)가 없고 정(淨)하지도 않은
이와 같은 정도(正道)를 수행하리라 하니
가섭이여,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내가 칭찬한 이 보살의 모든 공덕은
마치 대지(大地)에서 한 티끌을 든 것과 같으니
그들의 행하는 바를 다할 수가 없느니라.
만약 보리심을 내어 물러남이 없다면
삼천대천세계가 다 공양구(供養具)요
만약 이보다 더한 공양이 있다 해도
모두 다 이 사람에게 공양해야 하리라.
만약 사람이 발심하여 부처되기 원한다면
그를 공경함이 나에게 공양함이며
모든 과거ㆍ미래ㆍ현재의 부처님께도
역시 다 공경하고 공양하는 것이다.
16. 건립법품(建立法品)[거란본에는 「천자수기품(天子授記品)」 제22로 되어 있음]
이때 사익범천이 문수사리법왕자에게 말했다.
“마땅히 여래께,
이 경(經)을 호념(護念)하시어 5백 세(歲) 뒤의 말세에 널리 유포(流布)시키기를 청하십시오.”
문수사리가 말했다.
“당신의 뜻에는 어떻습니까?
부처님께서 이 경에 대해 법이 있고,
말함이 있고,
보여줌이 있어서 호념(護念)할 만합니까?”
사익이 말했다.
“아닙니다.”
“범천이여,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야만 하니,
일체의 법은 말함도 없고,
보여줌도 없고,
호념함도 없습니다.
이 법은 끝내 소멸할 수도 없고 호념할 수도 없으니,
만약 이 법을 호념하고자 한다면 허공을 호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범천이여,
보살이 만약 ‘법을 받음이 있다’고 말한다면 곧 법이 아닌 말입니다.
왜냐하면 일체의 언론(言論)을 초월한 것을 이름하여 보살은 쟁송(諍訟)이 없음을 즐긴다고 하기 때문입니다.
▸ 범천이여,
만약 어떤 보살이 이 무리들 가운데서
‘지금 말하는 것이 곧 법이다’라는 이런 생각을 한다면,
이 사람은 법을 듣는 것이 아님을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법을 듣지 않는 것이 곧 법을 듣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만약 어떤 보살이 이 무리들 가운데서
‘지금 말하는 것이 곧 법이다’라는 이런 생각을 한다면,
이 사람은 법을 듣는 것이 아님을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법을 듣지 않는 것이 곧 법을 듣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범천이 말했다.
“무슨 까닭에 법을 듣지 않는 것이 곧 법을 듣는 것이라 합니까?”
문수사리가 말했다.
“눈[眼]ㆍ귀[耳]ㆍ코[鼻]ㆍ혀[舌]ㆍ몸[身]ㆍ뜻[意]이 새지[漏] 않아야
이것이 법을 듣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안으로 6입(入)이 새지 않는다면
빛깔ㆍ소리ㆍ냄새ㆍ맛ㆍ감촉ㆍ법 가운데서
곧 법을 듣기 때문입니다.”
이때 모임 가운데 3만 2천의 천자(天子)들과 5백의 비구들과 3백의 비구니들과
8백의 우바새들과 8백의 우바이들이
문수사리가 말한 것을 듣고서
모두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다.
이 무생법인을 얻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그렇습니다,
그렇습니다.
문수사리여,
그대가 말한 바와 같이 법을 듣지 않는 것이 곧 법을 듣는 것입니다.”
이때 사익범천이 무생법인을 얻은 모든 보살들에게 물었다.
“당신들은 어찌하여 이 경전을 듣지 않았다고 합니까?”
모든 보살들이 말했다.
“우리들처럼 듣는다면 듣지 않는 것으로써 듣게 됩니다.”
사익범천이 또 물었다.
“당신들은 어떻게 이 법을 압니까?”
보살들이 대답하였다.
“아는 것이 없는 것으로써 압니다.”
사익범천이 또 물었다.
“당신들은 무엇을 얻었기에 법인(法忍)을 얻었다고 합니까?”
보살들이 대답하였다.
“일체의 법으로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우리들을 일컬어 법인을 얻었다고 합니다.”
사익이 물었다.
“어떻게 하는 것이 이 법행(法行)을 따르는 것입니까?”
보살들이 대답하였다.
“법행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법행을 따르는 것입니다.”
사익이 또 물었다.
“당신들은 이 법 안에서 명료하게 통달했습니까?”
보살들이 대답하였다.
“일체의 모든 법을 다 명료하게 통달했으니,
이는 상대와 내[彼我]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때 모임 가운데 정상(淨相)이라고 하는 천자(天子)가 사익범천에게 말했다.
“만약 오로지 이 경을 들었는데도 부처님께서 수기(授記)를 주시지 않는다면,
내가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줄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경은 인과(因果)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일체의 선법(善法)을 생기게 하며,
마군과 원수를 무너뜨려서 모든 애욕과 증오를 여의게 하며,
중생으로 하여금 청정한 마음을 얻게 하며,
믿는 자로 하여금 모두 환희를 얻도록 하여 성냄과 원한을 제거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 경은 일체의 선인(善人)이 수행할 바이며,
이 경은 일체의 모든 부처님께서 호념(護念)하시는 바이며,
이 경은 일체의 세간과 천인(天人)ㆍ아수라(阿修羅)가 함께 수호하는 바이며,
이 경은 반드시 불퇴전(不退轉)에 이르게 하기 때문이며,
이 경은 속임이 없어 도량(道場)에 이르게 하기 때문입니다.
이 경은 진실로 중생으로 하여금 모든 불법(佛法)을 얻게 하며,
이 경은 법륜(法輪)을 굴릴 수 있으며,
이 경은 능히 의심과 후회를 제거하며,
이 경은 성도(聖道)를 열 수 있으며,
이 경은 해탈을 구하는 자가 응당 잘 들어야할 것이며,
이 경은 다라니(陀羅尼)를 얻고자 하는 자가 응당 잘 지녀야 할 것이며,
이 경은 복을 구하는 사람이 응당 잘 말해야 할 것이며,
이 경은 법을 즐기는 사람이 응당 잘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이 경은 능히 쾌락을 주고 열반에 이르게 하며,
이 경은 만약 마군이나 외도가 소유하게 된다면 끊을 수가 없게 되며,
이 경은 공양인(供養人)을 응수(應受)하여 능히 그의 뜻에 따르며,
이 경은 근기가 영리한 자를 기쁘게 하며,
이 경은 지혜로운 자를 환희하게 하며,
이 경은 사람에게 혜(慧)를 줄 수 있으니 모든 견해를 여의기 때문이며,
이 경은 사람에게 지(智)를 줄 수 있으니 어리석음을 부수기 때문입니다.
이 경은 글을 차례대로 잘 말하며,
이 경은 구경(究竟)의 선교(善巧)로 뜻에 따라 말하며,
이 경은 이익이 되는 것이 많은 제일의(第一義)를 말하며,
이 경은 법을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이 탐하고 아끼는 바가 되며,
이 경은 지혜 있는 사람이 여의지 않는 바이며,
이 경은 베푸는 자의 큰 창고이며,
이 경은 뜨겁게 번뇌[熱惱]하는 자의 맑고 시원한 연못입니다.
이 경은 능히 자애로운 이의 마음을 평등하게 하며,
이 경은 능히 게으른 자로 하여금 정진(精進)하게 하며,
이 경은 능히 망령되게 생각하는 이로 하여금 선정(禪定)을 얻게 하며,
이 경은 어리석은 자에게 지혜와 총명을 줄 수 있습니다.
범천이여,
이 경은 일체의 모든 부처님께서 귀중하게 여기는 것입니다.”
정상천자(淨相天子)가 이 법을 말할 때 삼천대천세계가 다 크게 진동하였다.
부처님께서 곧 칭찬하셨다.
“훌륭하구나,
훌륭하구나.
천자여,
그대가 말한 것과 같도다.”
이때 사익범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천자는 일찍이 과거에 모든 부처님이 계시는 곳에서 이 경을 들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천자는 이미 60억 겁 동안 모든 부처님의 처소에서 이 경을 들었으니,
4만 2천 겁을 지나면 부처가 되어 이름을 보장엄(寶莊嚴)이라 할 것이며,
나라 이름은 다보(多寶)라 할 것이다.
그 중간에 여러 부처님께서 출현하셔서 모두 공양을 얻을 것이니,
역시 이 경을 들었다.
범천이여,
이 모든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와 모든 천룡(天龍)과 귀신들로
이 모임에 있으면서 법인(法忍)을 얻은 자는
모두 다보국토에 태어날 것이다.”
이때 정상천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보리를 구하지 않고,
보리를 원하지 않으며,
보리를 탐하지 않고,
보리를 즐기지 않으며,
보리를 생각하지 않고,
보리를 분별하지도 않는데,
어찌하여 여래께서는 수기(授記)하십니까?”
부처님께서 천자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초목의 줄기와 가지와 잎을 불 속에 던져 넣으면서
‘너희들은 타지 말라,
너희들은 타지 말라’고 말한다면,
이런 말로써 타지 않는 것은 있을 수가 없다.
천자여,
보살도 역시 그와 같아서 비록 보리를 기뻐하거나 즐기거나 탐착하지 않는다 해도
마땅히 이 사람은 이미 일체의 모든 부처님께서 수기하였음을 알아야 한다.
▸ 왜냐하면 만약 보살이
보리를 기뻐하지 않고 즐기지도 않고 탐하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고 얻지도 않는다면,
모든 부처님께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받기 때문이다.”◂
보리를 기뻐하지 않고 즐기지도 않고 탐하지도 않고 집착하지도 않고 얻지도 않는다면,
모든 부처님께 반드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받기 때문이다.”◂
이때 대중 가운데 5백의 보살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지금 보리를 구하지 않으며,
보리를 원하지도 않으며,
보리를 기뻐하거나 즐기지도 않으며,
보리를 탐착하지도 않으며,
보리를 생각하지도 않으며,
보리를 분별하지도 않습니다.”
이 말을 마치자 부처님의 신력(神力)으로
즉시 위쪽의 8만 4천의 모든 부처님을 뵈었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수기하셨다.
이때 5백의 보살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일찍이 없던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말씀하신 바는 매우 훌륭하고 통쾌하니,
이른바 보살이 보리를 구하지도 않고,
원하지도 않고 탐하지도 않고 기뻐하지도 않고 얻지도 않으나
모든 부처님께서 수기하신다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지금 위쪽의 8만 4천의 모든 부처님을 뵈었으니,
모든 부처님께서 저희들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수기하셨습니다.”
17. 제천탄품(諸天歎品)[거란본에는 「여래신주품(如來神呪品)」 제23으로 되어 있음]
이때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오직 바라건대 세존이시여,
이 법을 호념(護念)하셔서 미래의 5백 세(歲) 뒤에 널리 유포하시어
이 염부제(閻浮提)에 오래 머물게 하소서.
또한 크게 장엄한 선남자ㆍ선여인으로 하여금 모두 그것을 듣게 한다면,
가령 갖가지 마군의 일이 일어난다 해도 마군이 따르지 않을 것이며,
마군의 백성들 또한 편의(便宜)를 얻지 못할 것이니,
이 경(經)을 수지(受持)하기 때문에 끝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거나 잃어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이때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그대는 지금 잘 들어라.
이 경(經)을 오래 머물게 하고자 하는 까닭에 마땅히 너를 위해 말해주리라.
모든 천룡(天龍)ㆍ야차(夜叉)ㆍ건달바(乾闥婆)ㆍ구반다(鳩槃茶) 등의 주술(呪術)을 부를 것이니,
만약 법사(法師)가 이 주문을 외워 지닌다면,
능히 모든 천룡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羅伽) 등이 이르러
항상 그를 따르며 보호하리라.
이 법사가 만약 도로를 가거나,
길을 잃었을 때나,
마을에 있거나,
텅 비어 한가한 곳에 있거나,
승방(僧房)에 있거나,
쉬는 방[宴室]에 있거나,
경행(經行)하는 곳이거나,
대중들 모임에 있거나 간에,
이 모든 신들이 항상 따라다니며 보호하고 즐겁게 말하는 변재(辯才)를 보태 줄 것이며,
또한 견고한 기억력과 지혜력의 인연을 지어서 원수와 적이 편의(便宜)를 얻을 수 없고,
이 법사로 하여금 걷거나 서거나 앉거나 누웠거나 간에 일심(一心)이 안온(安穩)하고 미묘(微妙)하게 하리라.
문수사리여,
그 주술의 장구(章句)는 무엇인가?
울다례 다다례 마례 자례 예례 제례제례 미례 후루 후루 후루 이바례
鬱頭隷一頭頭隷二摩隷三遮隷四麑隷五梯隷緹隷六彌隷七睺樓八睺樓九睺樓十堙婆隷
위다례 국구례 아나녜 가뎨 마혜리 마나종 마녜 바후건디
十一韋多隷十二麴丘隷十三阿那禰十四伽帝十五摩醯履十六摩那從十七摩禰十八婆睺乾地
바루뎨 라바바가뎨 신두례 나무불타자례뎨례 나무달마녈가살타
波樓帝十九羅婆婆伽帝二十辛頭隷二十一南無佛馱遮黎帝隷二十二南無達摩涅伽薩陀
녜 나무승가화혜타화혜타 비바선타녜 살바바바녜예뎨례미부디리
禰二十三南無僧伽和醯陀和醯陀二十四毘婆扇陀禰二十五薩婆波波禰麑帝隷彌浮提履
살자녈디사범람마바사다예리사비바사다아다라디차디살바부다가라아
二十六薩遮涅提舍梵嵐摩波舍多予利師鞞波舍多阿哆羅提佗提薩婆浮多伽羅呵
나무불타싣션투만다라
南無佛馱悉纏鬪曼哆邏
일체의 중생들 가운데서 자상하게 성제(聖諦)를 말한다면
범천이 칭찬하고 모든 현자와 성인이 칭찬할 것이니,
이 가운데서 일체의 신을 불러 머물게 하여 모든 부처님께 귀의하면 마땅히 이 주술을 성취하리라.
문수사리여,
이것이 주술장구(呪術章句)이니,
만약 보살마하살이 이 경을 행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이 주술장구를 외우고 지녀서 일심으로 행하여 희롱하지 않고 산란하지 않으며,
행동거지를 다 정결하게 하며,
다른 음식을 비축하지 않아 욕심이 적고 만족함을 알며,
혼자 살면서 멀리 여의어 시끄러운 곳을 좋아하지 않으며,
몸과 마음을 멀리 떠나 항상 즐거이 자비를 행해야 한다
법(法)의 기쁨을 즐기며,
참다운 언어[實語]에 편안히 머물러 남을 속이지 않으며,
좌선을 귀하게 여기고 법을 설하기를 즐기며,
정념을 행하여 항상 삿된 생각을 여의며,
항상 두타(頭陀)를 자세히 행하는 법을 즐겨서 얻고 얻지 못함에 근심하거나 기뻐함이 없으며,
열반을 향해 나아가서 생사를 두려워하고 싫어하며,
증오와 애정에 마음이 평등하여 서로 다르다는 상[異相]을 여의어야 한다.
목숨과 일체의 재물을 아끼지 않으며,
탐하거나 아끼는 것이 없으며,
위의(威儀)를 성취하여 항상 지계(持戒)를 즐기며,
인욕(忍辱)으로 마음을 부드럽게 하여 악한 말도 능히 참아내며,
안색(顔色)이 화평하여 악한 모습이 없으며,
선인(先人)의 뜻을 신속하게 묻고 교만심을 없애어 마음의 환락(歡樂)을 함께해야 한다.
▸ 문수사리여,
이 모든 법사(法師)들이
이와 같은 법에 머무르며 이 주술을 외운다면,
즉시 현세에서 열 가지 힘을 얻을 것이다.
무엇이 열 가지 인가?
생각의 힘[念力]을 얻을 것이니 잊어버리지 않기 때문이며,
지혜의 힘[慧力]을 얻을 것이니 법을 잘 택하기 때문이며,
행위의 힘[行力]을 얻을 것이니 경(經)의 뜻을 따르기 때문이며,
견고한 힘을 얻을 것이니 생사를 행하기 때문이며,
부끄러워하는 힘을 얻을 것이니 저와 나를 보호하기 때문이며,
많이 듣는[多聞] 힘을 얻을 것이니 지혜를 갖추기 때문이며,
다라니(陀羅尼)의 힘을 얻을 것이니 일체를 듣고 지닐 수 있기 때문이며,
즐거이 말하는 힘을 얻을 것이니 모든 부처님께서 호념(護念)하시기 때문이며,
깊은 법력(法力)을 얻을 것이니 다섯 가지 신통을 갖추기 때문이며,
무생인(無生忍)의 힘을 얻을 것이니 신속히 살바야(薩婆若)를 갖추기 때문이다.◂
이 모든 법사(法師)들이
이와 같은 법에 머무르며 이 주술을 외운다면,
즉시 현세에서 열 가지 힘을 얻을 것이다.
무엇이 열 가지 인가?
생각의 힘[念力]을 얻을 것이니 잊어버리지 않기 때문이며,
지혜의 힘[慧力]을 얻을 것이니 법을 잘 택하기 때문이며,
행위의 힘[行力]을 얻을 것이니 경(經)의 뜻을 따르기 때문이며,
견고한 힘을 얻을 것이니 생사를 행하기 때문이며,
부끄러워하는 힘을 얻을 것이니 저와 나를 보호하기 때문이며,
많이 듣는[多聞] 힘을 얻을 것이니 지혜를 갖추기 때문이며,
다라니(陀羅尼)의 힘을 얻을 것이니 일체를 듣고 지닐 수 있기 때문이며,
즐거이 말하는 힘을 얻을 것이니 모든 부처님께서 호념(護念)하시기 때문이며,
깊은 법력(法力)을 얻을 것이니 다섯 가지 신통을 갖추기 때문이며,
무생인(無生忍)의 힘을 얻을 것이니 신속히 살바야(薩婆若)를 갖추기 때문이다.◂
문수사리여,
만약 법사가 능이 이 행에 머물면서 주술을 외우고 지닌다면
현세에서 이런 열 가지 힘을 얻게 된다.”
부처님께서 이 주술의 힘을 말씀하실 때에
사천왕(四天王)은 놀라움과 두려움에 털이 쭈뼛해져서 한량없는 귀신의 권속들에 둘러싸여
함께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머리를 숙이고 발에 예배드리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와 이 사천왕은 수다원(須陀洹)의 도를 얻어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는 자를
저희들이 각각 모든 친척ㆍ권속과 따르는 사람들을 거느리고 법사(法師)를 호위할 것입니다.
만약 선남자ㆍ선여인으로 법을 호념(護念)하는 자가 능히 이와 같은 등의 경을 지녀서 독송하고 해설한다면,
저희들 사천왕은 항상 가서 호위할 것이니,
이 사람이 있는 곳이라면 즉 성읍(城邑)이나 마을,
혹은 텅 비어 고요한 곳이거나,
집에 있거나 출가(出家)했거나 간에 저희들과 권속들은 항상 따라다니며 시중들고
필요한 것을 공급(供給)하여 마음이 안온(安隱)하고 싫증내거나 권태로움이 없게 하겠으며,
또한 일체로 하여금 번거로움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또한 이 경전이 있는 곳에서 사방 50리(里)에는 하늘[天]과 하늘의 아들,
용(龍)과 용의 아들,
야차(夜叉)와 야차의 아들,
구반다(鳩槃茶)와 구반다의 아들 등이 틈을 얻지 못하게 하겠습니다.”
이때 비루륵가호세천왕(毘樓勒迦護世天王)이 즉시 게송으로 말했다.
제가 소유한 권속들과
친척과 백성들은
모두 함께 이 법사를
호위하고 공양하겠습니다.
이때 비루바차(毘樓婆叉)천왕이 즉시 게송으로 말했다.
저는 법왕(法王)의 아들로서
법으로부터 변화하여 태어났으니
보리(菩提)를 구하는 불자(佛子)에게
제가 모든 것을 공급하겠습니다.
이때 건타라타(犍馱羅吒)천왕이 즉시 게송으로 말했다.
만약 여러 법사가 계시어
이런 경을 지닐 수 있다면
두루 시방세계에서
제가 항상 호위하겠습니다.
이때 비사바나(毘賖婆那)천왕이 즉시 게송으로 말했다.
이 사람이 도심(道心)을 일으켰으니
마땅히 공양을 받아야 하는데도
일체의 모든 중생들은
판별할 수 있는 자가 없습니다.
이때 선보(善寶)라는 비사바나천왕의 아들이 칠보(七寶)로 만든 일산[蓋]을 가지고 여래께 바치며 게송으로 말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이와 같은 경전을 받아 지녔으며
또한 남을 위해 설할 것이니
저에게는 이런 마음이 있습니다.
세존께서는 저의 마음과
전생의 행한 바를 아시니
처음부터 신심을 일으켜
지성으로 불도를 구했습니다.
무견정(無見頂)이신 세존이시여,
지금 이 미묘한 일산[妙蓋]을 바치오니
원컨대 저도 이와 같이
무견정상(無見頂相)을 얻게 하소서.
저는 사랑하고 존경하는 마음으로
세존을 우러러 봅니다.
원컨대 청정한 눈을 얻어서
미륵(彌勒)부처님을 뵙게 하소서.
지혜가 뛰어나신 세존께서
즉시 게송으로 답하시니,
너는 이 목숨을 마치면
곧 도솔천(兜率天)에 태어나리라.
도솔천에서 하생(下生)하여
미륵불을 친견하고
2만 년[歲]을 공양한 다음
너는 이내 출가(出家)하리라.
이미 출가해서는
깨끗하게 범행(梵行)을 닦아
현겁(賢劫)11) 가운데서
모든 부처님을 친견하리라.
또한 부처님께 공양하며
그곳에서 범행을 닦아
60억 겁을 지나면
너는 성불(成佛)하리니
이름을 보개(寶蓋)라 하고
국토는 매우 깨끗하며
오직 보살승(菩薩僧)만 있어서
오묘한 법[妙法]을 연설하리라.
일 겁의 수명을 다하고
부처님께서 돌아가시고 나면
정법(正法)은 반 겁 동안 머물며
모든 중생을 이익되게 하리라.
이때 석제환인(釋提桓因)이 무수한 백천의 여러 하늘들에게 둘러싸여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도 이제 역시 이와 같은 경을 가진 자를 호위하고 모든 법사들을 공양하며 필요한 것을 공급하겠습니다.
이 경이 있는 곳에서 만약 독송하거나 해설한다면,
저는 법을 듣고 받기 위해 그곳에 갈 것이며,
또 마땅히 법사의 기력을 증익(增益)시켜서
법의 글귀를 차례대로 외우게 하여 빠뜨리거나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때 구바가(劬婆伽)라는 석제환인의 아들이 진주로 된 일산을 일곱 가지 보물로 장엄하여 가지고
여래에게 받들어 올리며 즉시 게송으로 말했다.
저는 항상 현세에서 분명하게
세존께서 설하신 바를 알며
또한 마땅히 그와 같이 행하여
부처님의 일체지(一切智)를 구합니다.
세존께서는 전생[前世]에서
보시하지 않은 물건이 없으니
저도 이러한 행을 따라서
소유한 모든 것을 버리겠습니다.
저는 이제 법왕(法王) 앞에서
이와 같은 경을 받아 지녔으니
자주 남을 위해 설해주어서
여래의 은혜에 보답하겠습니다.
만약 이 경을 사랑한다면
곧 저와 더불어 한가지이므로
저는 마땅히 이를 공양하리니
보리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세존이시여,
성문(聲聞)의 사람은
법을 수호하지 못하지만
뒤에 공포(恐怖)스러운 세상에서도
저는 마땅히 이 경을 보호하겠습니다.
세존께서 저를 안위(安慰)하시고
또 모든 하늘들의 의심을 끊게 하셨으니
저는 이내 마땅히 오래 기다려서
부처가 되어 세존처럼 되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지혜가 통달하셨으므로
즉시 수기(授記)를 주시리니,
너는 후세에 마땅히 부처가 되어
지금의 나와 다름이 없으리라.
천억 겁을 지나고
또 다시 백억 겁을 지나서
너는 이내 부처를 이루리니
이름을 지왕(智王)이라 하리라.
이때 사바세계의 주인인 범천왕(梵天王)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법을 설한다면 저는 선정의 즐거움을 버리고 법사(法師)에게 갈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와 같은 등의 경으로부터 제석(帝釋)과 범왕(梵王)과 모든 빼어난 성자[豪尊]들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마땅히 이 모든 선남자들에게 공양할 것이니,
이 모든 선남자들은 마땅히 일체의 세간(世間)과 천인(天人)ㆍ아수라(阿修羅)가 바치는 공양을 받을 만합니다.”
이때 묘범천왕(妙梵天王)이 즉시 게송으로 말했다.
비구와 비구니
모든 청신사(淸信士)와 청신녀가
이 경을 받을 수 있다면
이 세상은 공양할 곳입니다.
내지 어떤 한 사람이라도
이 경을 행할 수 있다면
저는 마땅히 이와 같은 경을
이를 위해 연설해 달라고 할 것입니다.
위로는 범천(梵天)에 이르도록
온갖 묘한 꽃자리를 펼 것이니
이 자리 위에 앉으셔서
이와 같은 경을 연설하소서.
만약 악한 세상 가운데서
이 경을 듣는다면
마땅히 희유(希有)한 마음을 내어
기뻐 날뛰며 칭송할 것입니다.
가령 무량한 세계가
큰 불길로 가득 차 있다 해도
마땅히 그 가운데로 지나가서
이와 같은 경을 듣겠습니다.
능히 불도(佛道)의 경을 열어서
만약 듣고자 하는 이라면
수미산 같이 쌓인 보배로
마땅히 이 사람에게 공양을 다하겠습니다.
18.촉루품(囑累品)[거란본에는 24품으로 되어 있음]
이때 세존께서 신통력을 나타내시어
마구니 파순(波旬)과 그 무리들로 하여금 와서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게 하시니,
이렇게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권속들과 더불어 지금 부처님 앞에 서서
‘이 경이 유포되는 곳에서 만약 법을 설하는 자나 법을 듣는 자,
그리고 그 국토에는 마군의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겠으며,
또한 마땅히 이 경을 옹호하리라’라고 이렇게 서원하였습니다.”
이때 세존께서는 금색 광명을 놓아 이 세계를 비추시며 문수사리께 말씀하셨다.
“여래가 지금 이 경을 호념(護念)하는 것은 모든 법사들을 이익되게 하려고 하기 때문이니,
이 경이 염부제(閻浮提)에 있으면 그 햇수[歲數]에 따라 불법이 소멸하지 않을 것이다.”
이때 모임 가운데 중생들은 일체의 꽃과 일체의 향과 일체의 말향(末香)을 부처님 위로 뿌리면서 이렇게 말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이 경을 오래도록 염부제에 머물도록 하시어
널리 유포되게 하십시오.”
이에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 경을 받아 지녔는가?”
아난이 대답했다.
“예, 받아 지녔습니다.”
“아난이여,
내가 이제 이 경을 그대에게 부탁하며 맡기니,
잘 받아 지녀서 독송하며 남을 위해 널리 설하도록 하여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사람이 이 경을 받아 지녀서 독송하고 해설한다면,
얼마나 되는 공덕을 얻습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에 있는 문자나 장구(章句)의 수를 따라서 수명이 다하도록
일체의 오락 기구를 가지고 모든 부처님과 승가에 공양하는 것보다
▸ 만약 사람이 이 경을 공양하고 공경하며 존중하고 찬탄한다면
이 복이 더욱 뛰어나니라.
이 사람은 현세에서 11가지 공덕장(功德藏)을 얻게 될 것이니,
무엇이 11가지인가?
불장(佛藏)을 보고 천안(天眼)을 얻기 때문이며,
법장(法藏)을 듣고 천이통(天耳通)을 얻기 때문이며,
승장(僧藏)을 보고 불퇴전(不退轉)의 보살승(菩薩僧)을 얻기 때문이며,
무진재장(無盡財藏)으로 보물을 쏟아내는 손[寶手]을 얻기 때문이며,
색신장(色身藏)으로 32상(相)을 갖추기 때문이며,
권속장(眷屬藏)으로 무너뜨릴 수 없는 권속을 얻기 때문이며,
아직 듣지 않은 법장(法藏)으로 다라니(陀羅尼)를 얻기 때문이며,
억념장(憶念藏)으로 즐거이 말하는 재주를 얻기 때문이며,
무소외장(無所畏藏)으로 일체 외도들의 논의를 파괴하기 때문이며,
복덕장(福德藏)으로 중생을 이익되게 하기 때문이며,
지혜장(智慧藏)으로 일체의 불법을 얻기 때문이다.”◂
이 복이 더욱 뛰어나니라.
이 사람은 현세에서 11가지 공덕장(功德藏)을 얻게 될 것이니,
무엇이 11가지인가?
불장(佛藏)을 보고 천안(天眼)을 얻기 때문이며,
법장(法藏)을 듣고 천이통(天耳通)을 얻기 때문이며,
승장(僧藏)을 보고 불퇴전(不退轉)의 보살승(菩薩僧)을 얻기 때문이며,
무진재장(無盡財藏)으로 보물을 쏟아내는 손[寶手]을 얻기 때문이며,
색신장(色身藏)으로 32상(相)을 갖추기 때문이며,
권속장(眷屬藏)으로 무너뜨릴 수 없는 권속을 얻기 때문이며,
아직 듣지 않은 법장(法藏)으로 다라니(陀羅尼)를 얻기 때문이며,
억념장(憶念藏)으로 즐거이 말하는 재주를 얻기 때문이며,
무소외장(無所畏藏)으로 일체 외도들의 논의를 파괴하기 때문이며,
복덕장(福德藏)으로 중생을 이익되게 하기 때문이며,
지혜장(智慧藏)으로 일체의 불법을 얻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실 때에 72나유타(那由他)의 중생들이 무생법인을 얻었으며,
한량없는 중생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었으며,
무수한 중생이 모든 법을 받지 않고 번뇌가 다하여 마음에 해탈을 얻었다.
이때 아난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머리를 숙여
부처님 발에 예배드린 뒤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경의 이름을 무엇이라 하며,
어떻게 받들어 지녀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의 이름을 일체의 법을 거둔다[攝一切法]고 하며,
또 이름을 모든 부처님 법을 장엄한다[莊嚴諸佛法]고 하며,
또 이름을 사익범천이 물은 것[思益梵天所問]이라 하며,
또 이름을 문수사리의 논의[文殊師利論議]라 하니,
마땅히 받들어 지녀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고 나니,
문수사리 법왕자와 사익범천과 등행보살과
장로 마하가섭과 혜명과 아난과 모든 하늘의 대중들과 일체 세간의 사람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받아 지녀서 모두 크게 기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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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8) 3명과 6통은 아라한이 갖고 있는 불가사의한 힘으로 신족통(神足通)ㆍ천안통(天眼通)ㆍ천이통(天耳通)ㆍ타심통(他心通)ㆍ숙명통(宿命通)ㆍ누진통(漏盡通)을 말한다.
9)
9) 제석의 성(姓)이다.
10)
10) 일체의 지혜를 말한다.
11)
11) 3겁의 하나로 현재의 주겁(住劫)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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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공양,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mus0fl--Francis Cabrel - Encore Et Encore 68.lr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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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uddhism0077.blogspot.com/2020/07/2564-07-26-k0143-004.html#1939 sfed--사익범천소문경_K0143_T0586.txt ☞제4권 sfd8--불교단상_2564_07.txt ☞◆vbkq1939 불기2564-07-26 θ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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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해탈(慧解脫). 정력(定力)과 진지력(眞智力)으로써 번뇌장(障)과 해탈장을 함께 벗어나는 것.
답 후보
● 구해탈(俱解脫)
귀자모신(鬼子母神)
극형색(極逈色)
근본설일체유부(根本說一切有部)
근사율의(近事律儀)
금강계(金剛界)
금강륜(金剛輪)
ॐ मणि पद्मे 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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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익범천소문경_K0143_T0586 [문서정보]- 일일단상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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