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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진리와실천
불기2565-01-11_대보적경-K0022-001 본문
『대보적경』
K0022
T0310
제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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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하 부분은 위 대장경 부분에 대해
참조자료를 붙여 자유롭게 연구하는 내용을 적는 공간입니다.
대장경 열람은 위 부분을 참조해주십시오.
『대보적경』 ♣0022-001♧
제1권
❋본문
◎[개별논의]
○ 2020_1125_144112_nik_ar32
○ 2020_1125_143608_nik_ct9_s12
○ 2020_1125_132340_can_CT28
○ 2019_0731_191007_can_BW17
○ 2019_0731_175131_can_ct8_s12
○ 2019_0731_174150_can_Ar12
○ 2019_0113_140531_nik_ct18
○ 2019_0113_123222_can_Ab35
○ 2019_0113_113618_nik_Ar37_s12
○ 2019_0113_111703_nik_ar44
○ 2018_1023_172446_nik_bw4_s12
○ 2020_1017_163731_nik_Ab27
○ 2020_1002_123528_nik_BW21_s12
○ 2020_0930_135153_can_BW3
○ 2020_0910_145846_can_CT28
○ 2020_0910_142942_nik_CT27
○ 2020_0909_131122_nik_ct18
○ 2020_0905_132835_nik_ar47
○ 2019_1105_154843_can_ct14_s12
○ 2019_1105_123850_nik_BW17
○ 2019_1104_172051_can_ct9_s12 구례 지리산 연곡사
○ 2020_1114_142453_nik_ct18_s12 삼각산 도선사
○ 2018_1023_143315_can_Ab35 예산 덕숭산 수덕사
○ 2018_1022_175234_nik_ct18_s12 공주 태화산 마곡사
○ 2018_1022_174411_nik_exc 공주 태화산 마곡사
○ 2020_1017_163646_nik_ct19_s12 삼각산 화계사
○ 2020_1017_162228_nik_bw0_s12 삼각산 화계사
○ 2020_1017_155406_nik_ar47 삼각산 화계사
○ 2020_1017_154702_can_ar47 삼각산 화계사
○ 2020_0910_115815_nik_ar45 속리산 법주사
○ 2020_0908_161608_can_bw5 합천 해인사
○ 2020_0908_161136_can_ab30 합천 해인사
○ 2020_0907_130556_nik_ct7 양산 통도사
○ 2020_0906_110010_nik_bw21 천축산 불영사
○ 2020_0904_084251_nik_ab41 여주 신륵사
○ 2019_1105_161516_can_AR35_s12 순천 조계산 송광사
○ 2019_1106_153437_can_ar45_s12 화순 계당산 쌍봉사
○ 2019_1105_123649_nik_CT27 순천 조계산 선암사
○ 2019_1105_112247_nik_ct8 순천 조계산 선암사
★2★
대보적경(大寶積經) 제1권
대당(大唐) 삼장(三藏) 보리류지(菩提流志) 한역
송성수 번역
1. 삼률의회(三律儀會) ①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王舍城)의 기사굴산(耆闍崛山)에 계셨다.
그 산은 높이 솟아 장엄하여 볼 만하고 온갖 것을 지니고 있음이 마치 대지(大地)와 같았다.
여러 가지 꽃․풀․나무들이 무성하며 그 가운데 하늘․용․야차․비사사․긴나라 등이 항상 머물러 놀고,
사자․호랑이․기린․코끼리․말․곰 등의 갖가지 짐승과
공작․앵무․구지라조(鴝䳅羅鳥)․왜가리․오리․기러기․원앙․공명조[命命]와 같은 날짐승들이 깃들고 있었다.
이런 중생들은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탐욕을 부리고 성내며 잡아먹는 일이 없고,
서로 친하고 사랑하기를 마치 어미와 자식 사이처럼 하였다.
이 산은 갖가지 나무가 많아서 숲은 우거지고 가지와 잎이 무성하였다.
그것들은 천목향(天木香) 나무와 암마라(菴摩羅)․견숙가(甄叔迦)․니구타(尼俱陀)․전단향 나무․침수향 나무 등 이와 같은 나무들이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 없었다.
또는 물과 뭍의 온갖 꽃이 있었으니 아제목다꽃[阿提目多華]․첨파향꽃[瞻婆香華]․파타라꽃[波吒羅華]․파사가꽃[波師迦華]․소만나꽃[蘇曼那華]․유제가꽃[由提迦華]․우발라꽃[優鉢羅香華]․파두마꽃[波頭摩華]․구물두꽃[俱物頭華]․분타리꽃[芬陀利華]․가라사꽃[迦羅娑華]․마하가라사꽃[摩訶迦羅娑華] 등 온갖 이름난 꽃이 온 산을 아름답게 꾸몄다.
이 산은 밤에는 늘 큰 구름을 일으켜,
가벼운 우레와 가랑비를 산꼭대기로부터 차츰 온 산에 두루 내리며,
여덟 공덕수(功德水)가 흘러 내려 두루 번졌다가 소젖 짤 만한 동안에 활짝 개이고는 시원한 바람이 사르르 불어와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하였다.
이 산중에 머물러 사는 중생과 온갖 풀과 나무는 윤택하고 빛나기가 묘한 꽃꾸러미[華鬘]와 같았으며,
비가 내린 뒤에는 빛깔이 갑절이나 더 선명하였다.
이 산중의 여러 가지 부드러운 풀은 바람에 쓸린 듯이 오른쪽으로 누웠으며,
빛깔과 향기를 갖추었고,
푸르고 빛남이 공작의 털과 같고 그 향기는 파사가꽃[婆師迦華] 같았으며,
그것이 몸에 부딪치면 도라(兜羅)솜과 같았다.
가지․잎․꽃․과일 등이 번성하여 조금도 모자람이 없었다.
이 산의 흙은 부드럽고 연하여 맨발로 걸어도 다치지 않으며,
발을 디디면 네 발가락이 묻히고 발을 들면 도로 솟아 원상으로 되었다.
그 가운데 못과 늪[池沼]이 많은데 맑고 시원한 물이 가득 차 있었으며,
푸른 빛․누른 빛․붉은 빛․흰빛․보라빛․파리빛․금빛․불빛 등의 갖가지 연꽃이 피었는데,
크기가 수레바퀴 같았으며,
향기는 1유선나(踰繕那)나 풍겼다.
이 산꼭대기에 크고 묘한 보배 연화좌(蓮花座)가 있었는데,
무항복보제청금강(無降伏寶帝靑金剛)으로 그 줄기를 삼았고,
큰 폐유리(吠琉璃)로 보배 방울을 삼았으며,
섬부단금(贍部檀金)으로 넓고 깨끗한 잎을 삼았고,
순시청정전단(順時淸淨旃檀)으로 그 받침을 삼고,
마노보왕(瑪瑙寶王)으로 수염이 되었으니,
그 꽃의 길이와 넓이는 마치 큰 바다와 같았다.
십억 아수라왕이 항상 받들어 가졌고,
십억 잡색 마니보배 그물을 그 위에 덮었으며,
십억 용왕이 묘한 향물의 비를 뿌리고,
십억 금시조왕(金翅鳥王)이 입으로 무늬 놓은 비단을 물었다.
또 십억 긴나라왕이 지성으로 우러러보고,
십억 마후라가왕이 공손히 굽어보며,
십억 건달바왕이 노래하고 찬탄하며,
십억 백 천 천제(天帝)들이 상서로운 구름을 일으켜 가루향․사르는 향․의복․꽃꾸러미․당기[幢]․번기[幡]․보배 일산을 내렸다.
십억 범왕(梵王)이 몸을 굽혀 공경하고,
십억 정거천(淨居天)이 합장 정례하며,
십억 전륜왕(轉輪王)이 7보로 시중하여 그곳에 이르렀고,
십억 해왕(海王)이 큰 바다에서 나와 경례하며,
십억 광명 마니보배로써 조명(照明)을 삼고,
십억 정복 마니보주(淨福摩尼寶珠)로 장엄하였으며,
십억 변조(遍照) 마니보배로 무구장(無垢藏)을 삼고,
십억 묘광(妙光) 마니보배로 큰 조명(照明)을 삼았다.
십억 잡색 마니장보배로 변조(遍照)를 삼고,
섬부당(贍部幢)보배로 받침[善安持]을 삼으며,
십억 금강사자 마니보배로 최승 장엄을 삼고,
십억 일장(日藏) 마니보배로 사이사이 섞바꾸어 채워서 장엄하게 꾸몄으며,
십억 부사의 마니보배는 갖가지 빛을 내어 묘한 장엄을 이루고,
십억 여의보배는 무진 장엄을 내었다.
이 큰 연꽃은 여래의 세간을 뛰어넘는 착한 뿌리[善根]로부터 난 것이요,
보살이 마음으로 사랑하며 여러 곳에 두루 나타나니,
그것은 환술[幻]과 같은 법으로부터 생긴 선법업(善法業)에서 난 것이었다.
다툼이 없는 법성 이취(法性理趣)로써 꿈과 같은 법성을 장엄하여 무생법인(無生法印)으로 무착(無着)의 이치에 따라 시방 일체 법계(法界)에 가득하니,
이것은 부처님 경계에 순응하는 공덕으로 이룬 것이므로,
설사 한량없는 아승기겁에 그 색상(色相)의 공덕 장엄을 찬탄할지라도 이루 다 말할 수 없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 연꽃 위에 가부좌를 하고 앉아,
큰 비구의 무리 8천 인과 함께 계셨다.
그들은 존자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존자 아습파씨다(阿濕婆氏多)․존자 마사파(摩史波)․마하남(摩訶男)․우다이(優陀夷)․야사(耶舍)․부나(富那)․무구(無垢)․선비(善臂)․교범발제(憍梵鉢提)․우루빈나 가섭(優樓頻螺迦葉)․나제 가섭(那提迦葉)․마하 가섭(摩訶迦葉)․사리불(舍利弗)․대목건련(大目乾連)․아나율(阿那律)․수보리(須菩提)․이파다(離波多)․부루나미다라니자(富樓那彌多羅尼子)․우바리(優波離)․라후라(羅睺羅)․난타(難陀) 등이 상수(上首)가 되었는데,
모두 자성(自性)의 진리를 깨닫고 몸으로 실제(實際)를 증득하여 법의 본성(本性)에 들어가 모든 번뇌의 바다를 건넜고,
여래 허공의 행을 밟아서 능히 번뇌의 결박을 끊어 버리고,
모든 감관을 조복(調伏)하여 머무를 것 없는 데 머물러서,
비고 고요함을 행하여 길이 의혹을 끊었다.
부처님의 지혜 바다인 거룩한 믿음의 도 가운데 들어가서 세간을 이익 되게 하되,
청하지도 않은 벗이 되어 항상 모든 중생을 보호하며,
모든 중생에게 버리지 못할 벗이 되며,
불법을 통달하여 행하는 바 경계에 성인의 법을 수호하여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을 받아 지니기를 서원 하였으며,
현재는 여래의 종성(種性)에 태어나 온갖 지혜 가운데 가장 뛰어난 지혜에 잘 나아갔다.
다시 큰 보살 무리 8천 인과 함께 계셨으니,
보현보살과 문수사리보살 등이 상수가 되었다.
그들은 최상지지(最上智智)보살․최상보지(最上寶智)보살․일체어언지(一切語言智)보살․무착지(無着智)보살․화상지(花上智)보살․일상지(日上智)보살․월상지(月上智)보살․무구상지(無垢上智)보살․금강지(金剛智)보살․원진지(遠塵智)보살․광당(光幢)보살․묘고당(妙高幢)보살․무애당(無碍幢)보살․화당(華幢)보살․정당(淨幢)보살․일당(日幢)보살․단엄당(端嚴幢)보살․이구당(離垢幢)보살․변조당(遍照幢)보살․다라니위덕(多羅尼威德)보살․보위덕(寶威德)보살․
대위덕(大威德)보살․금강지위덕(金剛智威德)보살․무구위덕(無垢威德)보살․일위덕(日威德)보살․월위덕(月威德)보살․복산위덕(福山威德)보살․지조위덕(智照威德)보살․보승위덕(普勝威德)보살․지장(地藏)보살․허공장(虛空藏)보살․연화장(蓮花藏)보살․보장(寶藏)보살․일장(日藏)보살․청정공덕장(淸淨功德藏)보살․법해장(法海藏)보살․변조장(遍照藏)보살․제장(齊藏)보살․승련화장(勝蓮華藏)보살․일안(日眼)보살․정안(淨眼)보살․무구안(無垢眼)보살․무애안(無碍眼)보살․보명안(普明眼)보살․
선리지안(善利智眼)보살․금강안(金剛眼)보살․보안(寶眼)보살․허공안(虛空眼)보살․보안(普眼)보살․천관(天冠)보살․조법계마니관(照法界摩尼冠)보살․묘보리마니관(妙菩提摩尼冠)보살․조시방관(照十方冠)보살․출현일체불장관(出現一切佛藏冠)보살․초일체세간관(超一切世間冠)보살․보조관(普照冠)보살․무영폐관(無映蔽冠)보살․집지일체여래사자좌관(執持一切如來師子座冠)보살․보조법계허공관(普照法界虛空冠)보살․범왕계(梵王髻)보살․용왕계(龍王髻)보살․일체불변화영상계(一切佛變化影像髻)보살․묘보리계(妙菩提髻)보살․일체음성마니왕계(一切音聲摩尼王髻)보살․방일체여래원광마니보뢰성계(放一切如來圓光摩尼寶雷聲髻)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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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승용(大慈勝涌)보살․지조승용(智照勝涌)보살․여래종성승용(如來種性勝涌)보살․광덕(光德)보살․승덕(勝德)보살․법용덕(法涌德)보살․변조덕(遍照德)보살․법덕(法德)보살․월덕(月德)보살․허공덕(虛空德)보살․보덕(寶德)보살․광덕(光德)보살․지덕(智德)보살․바라제왕(婆羅帝王)보살․법제왕(法帝王)보살․상제왕(象帝王)보살․범제왕(梵帝王)보살․산제왕(山帝王)보살․중제왕(衆帝王)보살․천제왕(天帝王)보살․적정제왕(寂靜帝王)보살․부동제왕(不動帝王)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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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큰 보살 8천 인과 함께 계셨다.
모든 부처님세계에 가득한 까닭이며,
또 500비구니와 함께 계셨으니 그 이름은 마하 바사바제(摩訶波闍波提) 비구니․구담미(瞿曇彌) 비구니․안온(安穩) 비구니․우발라화(優鉢羅華) 비구니․수구담미(瘦瞿曇彌) 비구니․야수타라(耶輸陀羅) 비구니 등을 상수로 하였다.
또 500우바새와 함께 계셨으니 그 이름은 선위덕(善威德) 우바새․천위덕(天威德) 우바새․혜광(慧光) 우바새․명칭위덕(名稱威德)․초명칭위덕(超名稱威德) 우바새․선혜(善慧)우바새․월덕(月德) 우바새․월환희(月歡喜) 우바새․대환희(大歡喜) 우바새․라후현(羅睺賢) 우바새․대현(大賢) 우바새 등을 상수로 하였다.
그리고 한량없는 하늘․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 등이 둘러싸고 공경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셨는데,
법계를 밝게 비추어 모든 법문에 들어가며,
능히 모든 부처님세계를 깨끗이 장엄하고,
모든 삿된 이름을 꺾고,
마군을 항복 받아 중생계로 하여금 마음에 환희를 얻게 하며,
유정(有情)의 번뇌 숲을 열어 밝히어 중생의 뜻을 따라 선설(宣說)하시며,
중생의 모든 감관을 열어 보이고 비추어 그들을 좋은 데로 나아가게 하였다.
그때에 존자 마하 가섭이 자리에서 일어나
왼쪽 어깨에 가사를 메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중생이 부처님 법의 힘과 두려움 없는 것을 구하려면 어떤 법을 받아 지녀서 수행하며,
어떤 법을 받아 지녀서 모든 부처님 도를 길러 성숙하며,
어떤 법을 받아 지녀 모든 공덕을 취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증득하여 불퇴전을 얻게 되오리까?”
부처님께서는 마하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착하다. 가섭아,
네가 이제 물은 것은 안온케 할 바가 많도다.
세간을 불쌍히 여기고 인간과 천상을 이롭게 하고 안락하게 하기 위하여 그런 일을 물었으니,
너는 이제 자세히 듣고 잘 기억하여라.
내가 너를 위해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마하 가섭과 대중들은 분부를 받고 듣고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중생이 부처의 지혜력(智慧力)과 두려움 없음을 구하려면 적은 법도 얻을 것이 있다고 하지 말 것이며,
의지하고 기대임 없이 모든 착한 뿌리[善根]를 심어라.
보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할 때
얻을 것이 있는 자는 곧 상(想)에 집착하게 되느니라. ◂
만일 상에 집착하면 불법 외에 유위상(有爲想)을 일으키게 되며,
유위(有爲) 외에 무위상(無爲想)을 일으키게 되며,
유위(有爲) 외에 무위상(無爲想)을 일으키어 곧 불법에 상의 집착함을 내며,
또한 알음알이의 집착을 일으키게 되며,
유위(有爲) 외에 무위상(無爲想)을 일으키게 되며,
유위(有爲) 외에 무위상(無爲想)을 일으키어 곧 불법에 상의 집착함을 내며,
또한 알음알이의 집착을 일으키게 되느니라.
알음알이의 집착을 일으킬 때에는
불법 가운데 굳게 주착(住着)되어 버리지 않느니라.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위없는 불도로 향해 나아간다고 말할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불법에 상을 일으키고
나[我]에 집착함으로써 부지런히 닦음을 삼나니
곧 아집(我執)과 자주 서로 응하는 까닭에 분별과 분별하는 것을 놓아버리지 못하느니라.
이 분별과 분별하는 것으로 말미암아 곧 해치는 바가 되나니,
만일 해치는 바가 되면 이내 그에 끌려가게 되며,
만일 끌려가게 되면 흘러 구르게 되며,
만일 흘러 구르게 되면 구멍 뚫리게 되고,
구멍 뚫리게 되면 망상이 있게 되고,
망상이 있으면 분별이 있고,
분별이 있으면 망상을 더 늘게 하고,
망상이 늘게 되면 변계(遍計)가 있고,
변계가 있으면 적정(寂靜)을 여의게 되고,
적정을 여의면 따라 좇아가게 되고,
따라 좇아가면 놀아남이 있고,
놀아남이 있으면 잃어버리게 되느니라.
어떤 것을 잃어버림이라 하는가?
안온을 잃어버림이니,
어떤 것을 안온이라 하는가 하면,
분별 없는 것을 말함이니라.
만일 잃어버리면 늘 들어가게 되고,
늘 들어가면 친근하게 되고,
친근하면 수면(睡眠:번뇌)이 있게 되고,
수면이 있으면 상속(相續)이 있고,
상속이 있으면 증상속(增相續)이 있고,
증상속이 있으면 변상속(遍相續)이 있고,
변상속이 있으면 말이 미쳐 어지럽고,
말이 미쳐 어지러우면 속이 미혹하게 되고,
속이 미혹하면 근심․걱정하게 되고,
근심․걱정하면 뉘우쳐 한하게 되고,
뉘우쳐 한하면 무명(無明)에 의탁하여 번민[憂喜]의 손해가 되느니라.
이 가운데에서는 적은 법도 의지하고 기댈 것이 없느니라.
그런즉 망상의 흐름에서 생기는 까닭에 상(想)의 얽힘이 되고,
상의 얽힘에서 상이 상속하므로 상의 얽힘이라 할지언정
실다운 것이 없느니라.
다 허망한 변계의 분별에 분별을 더하며,
계탁(計度)에 계탁을 더할 뿐이니라.
그러므로 저 사람은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속히 얻지 못하느니라.◂
이것을 애처(愛處)라 이름하니 어찌하여 애처라 하는가?
정한 법 이 없는 것을 애(愛)라 하나니 애라 한 것을 애의 처소라 이름하느니라.
그러나 애가 있다는 것은 다만 굳은 집착으로 말미암음이니,
굳게 집착할 때에는 본래 아무 것도 없는 것을 애착함이니,
아무 것도 없는 데서 집착을 내는 이는 곧 애의 집착,
아애(我愛)의 집착자,
중생애(衆生愛)의 집착자,
선(善과) 불선(不善)의 집착자가 되느니라.
가섭아,
이 사람은 일체 공(空)한 법에서
공이 아니라는 분별을 일으키어 물(物)이 아닌 것을 물이라 생각하느니라.
어떤 것을 물이라 하는가?
이른바 보리(菩提)로써 물이라 하나니
만일 보리로써 물이라 한다면
저 중생의 아상(我想)으로 말미암은 까닭이니 아상이 있으면 보살이 아니니라.
이 가운데서 생각[想]이란 것을 얻지 못한다면
그 가운데서 생각하는 자도 또한 얻지 못할 것이니,
이것을 아상은 진실이 없다고 하는 것이니라.
이것이 아상을 부질없는 말[增語:增益語]이라 이름한 것이니라.
만일 또 살타(薩埵)를 원만히 함이 있다고 하면
곧 보리를 원만히 한다고 하리니 무엇을 보리라 하는가?
말하자면 원만하다는 것은
마치 요술과 같으니 어떤 것을 요술이라 하는가?
말하자면 대아상자(大我想者)와 대명상자(大命想者)를 말함이니라.
만일 또 생각으로써 생각에 의지한다는 것은
곧 생각 아닌 것으로 생각 아닌 데 의지한다는 것과 같다.
만일 생각 아닌 것으로써 생각 아닌 데 의지한다면
곧 생각이 돌았기 때문에 돌았다는 것과 같다.
만일 돌았기 때문에 돌았다면
곧 일부러 괴로움을 만들어서 괴로움에 따라가는 것과 같다.
만일 괴로움을 만들어 괴로움에 따라간다면,
모든 여래가 다 미쳐 떠들며 돌아다니는 자라고 말하느니라.
어떤 것을 미쳐 떠들며 돌아다니는 자라 하는가?
쓸데없이 뜻을 일으킴을 말함이니라.
만일 쓸데없이 뜻을 일으키면
곧 잘난 체하고 잘난 체하면 곧 쓸데없는 언설(言說)이 있고,
만일 언설이 있으면 곧 부질없는 말[增說]이 있고,
부질없는 말이 있으면 여래는 이것을 말쟁이[言說者]며, 말품팔이[敎授者]며,
말만 지닌 자[所持者]라고 말하느니라.
그러므로 모든 법이 다 뜻을 일으킴으로 말미암아 생장하느니라.
가섭아,
저 공중에 구름 덩어리가 일어나는 것과 같아서 4방(方)․4유(維)․상하로 좇아 온 것이 아니니,
그러므로 여래를 실다운 말을 하는 자(實語者)라고 하느니라.
이 구름 덩어리가 시방(十方)에서 온 것이 아닌 줄 알고 사실과 같이 말하며,
그 뜻대로 말하며,
이치에 맞도록 말하느니라.
어찌하여 구름 덩어리라 하는가?
그것은 본래 각기 다른 부분이 모여 이룩된 형상인 까닭이니라. ◂
어떤 것이 갖가지 다른 형상인가?
그것은 갖가지 형상이 한데 연결되어 큰 덩어리로 나타났으므로
그 가운데 작고 큰 모양을 분별할 수 없느니라.
광대한 모양[廣大相]을 일으켰지만 그것이 광대한 모양이 아니니라.
만일 생각이 없으면 다만 저 광대한 모양이라고 하는 것도
실로 구름 덩어리가 없는 것이니라.◂
가섭아,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를
‘같이 그늘진 곳에 나아가 앉겠는가?’
그 사람은 말하기를
‘나는 그늘의 형상을 말한 것이 아니요,
다만 이 그늘진 곳이라고 말하였노라’
‘네가 말한 그늘이란 것이 곧 그늘이 아니니라’고 하느니라.
가섭아,
네가 저 사람을 보아라.
오히려 이렇게 세속을 따라서 능히 깨우쳐 주기를 이와 같이 하도다. ◂
이와 같이 가섭아,
여래는 여실히 모든 법의 진실 이성(眞實理性)을 깨달아 알고 대중 가운데서 사자후(獅子吼)를 하느니라.
가섭아,
여래가 법에 수순하여 머무르기를 즐겨하지만 상(想)에 따르지는 않느니라.
모든 중생이 지닌 아상은 여래에 있어서는 이것이 제일의(第一義)가 되나니,
그 까닭은 여래는 이제 이미 저 생각을 알고
일체 중생의 생각이 곧 생각 아님을 아느니라.
이것이 가장 그윽한 비밀의 말이니라.
혹 어리석은 사람이 이 이치를 등지고 여래와 다투려 하나니,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세상이 나와 다툴지언정 내가 세상과 다투는 것은 아니라’라고 하느니라.
어떤 것을 세상이라 하는가?
중생을 말함이니,
왜 중생을 세상이라 하는가?
저런 어리석은 범부의 견해는 매우 해로운 것이 되니 부수어 없애라.
이것이 그들에게 항상 믿음을 얻어 머무르게 함이니라.
세속을 따라가는 것을 무명이라 하나니,
세속의 캄캄한 데[大闇] 머물러 사는 것을 세상에 머무르는 자라고 하느니라.
만일 세상에 머무르면 탐심이 있게 되고,
탐심이 있으면 진심(瞋心)이 있고,
진심이 있으면 어리석음이 있고,
어리석음이 있으면 부정(不淨)이 있고,
부정하면 서로 엇갈리게 되나니,
누구와 서로 엇갈리게 되느냐 하면 여래와 성문중(聲聞衆)이니라.
만일 여래와 성문중이 서로 엇갈리면 곧 등지게 되고,
서로 등지면 거듭 서로 어그러지고,
서로 어그러지면 세속의 것[有]을 즐기게 되고,
세속의 것을 즐기면 마음으로 무엇을 구하게 되고,
세속의 것을 구하면 자꾸 끝없이 구[遍求]하게 되고,
끝없이 구하면 만족을 얻지 못하며 짓는 것이 많게 되고,
짓는 것이 많으면 곧 삼계(三界) 속에 잠들게[睡眠] 되느니라.
만일 삼계에 잠들게 되면 곧 다른 이도 잠들게 하고,
다른 이도 잠들게 하면 그는 곧 따라 흐르게 되고,
또한 따라 흘러 다니는 자가 되느니라.
따라 흐르고 따라 흘러 다니는 자는 죽음에 나아가게 되고,
죽음에 나아가는 자는 열반에 나아가지 못하느니라.
열반에 나아가지 못하면 못 갈 곳에 이르게 되고,
못 갈 곳에 이르면 지옥에 들어가느니라.
이와 같이 가섭아,
상서롭지 못한 법과 성내고 분하게 여기는 독한 마음과
덮어 가리우지 못하는 짓과 서로 응하느니라.
덮어 가리우지 못하면 아상(我相)을 관찰하지 못하고,
관찰하지 못하는 자는 한 덩어리의 생각을 지어서
나[我]라든가 나의 것[我所]이라는 집착을 녹여 없애지 못하느니라.
어떤 것을 아집(我執)이라 하는가?
실답지 못한 까닭에 갖가지 생각에 머물러 모든 세업(世業)을 지으며,
이런 사람은 아상에 집착하여 그것이 나라고 하느니라.
어떤 것을 나의 것이라 하느냐?
말하자면 탐욕이니 이것을 나의 것이라 하나니,
모든 욕심 낼 경계에 자기와 어울리며 탐심을 일으켜,
탐착을 낸 뒤에는 능히 금계(禁戒)를 파괴하고,
남의 것에 좋지 못한 마음을 내어 진심의 덮임으로 말미암아
서로 경멸하며 남의 재물을 제 것으로 만들어 애호하니
이것을 남의 것이라고 이름하느니라.
남의 것이 있으면 유전(流轉)이 있고,
유전이 있으면 미혹이 있고,
미혹이 있으면 비방이 있고,
비방이 있으면 진에(瞋恚)가 있고,
진에가 있으면 해칠 마음을 먹게 되고,
해칠 마음을 먹으면 마음이 불타게 되고,
마음이 불타면 남을 불사르니,
이와 같은 허물이 다 탐욕으로 말미암느니라.
남녀라는 생각과 목숨이라는 생각을 일으키어 이것이 나의 소유라고 하나니,
이것을 나의 것이라 이름하느니라.
이런 뜻에서 나의 것을 말하는 자는
자기 몸을 반성하여 꾸짖어라.
모든 어리석은 범부는
‘나라는 번뇌로서 어리석은 범부가 되었으니 그러므로 나의 것이라 말하느니라.
가섭아,
만일 중생이 이 법을 듣지 못하고 보리와 보살행을 말하는 것은 올바른 행이 아니니라.
실로 행할 것 없는 것이 보살행이니라.
또 가섭아,
만일 모든 보살이 행이 원만하여 이지러짐이 없고 청정하고 매우 청정하며 두루 청정함을 얻었다면
이 사람은 곧 큰 법을 말하리니,
위력이 있고 용맹 정진하는 자라 이름하리라.
그가 말한 법은 허공과 같아,
막히고 걸림이 없으리니,
이치다운 자이며,
공덕 있는 자이며,
능히 수행하는 자라 하리라.
그는 끝내 저 이치답지 못한 자,
공덕 없는 자,
수행하지 않는 자가 되지 않으리니,
너희들은 마땅히 이 법을 받아 지니되 이 법에 집착을 내지 말아라.
왜냐하면 여래의 말씀은 제일이 되나니
최상승 중생의 물음을 위하여 최승(最勝)의 법으로 해설함이니라.
어떤 것이 최승의 법이냐 하면,
무법상(無法想)이 바로 그것이니라.
가섭아,
이렇게 보살이 최초의 정계(淨戒)를 갖추어 호지(護持)하여
마음에 잘난 체 하지 말고 무간업(無間業)을 짓지 말아라.
비구니를 범하지 말며,
또한 속인의 집을 친하고 가까이 말며,
살생(殺生)․도둑질․사음(邪淫)의 행을 멀리 여의며,
거짓말․이간하는 말․추악한 말․잡된 말을 여의며,
탐욕․진에․사견(邪見)을 멀리 여의어라.
욕심과 함께 하지말고 또한 욕심을 받아들이지도 말며,
도박놀이 하지말고 또한 남에게 가르치지도 말며,
마침내 불남인(不男人:中性)을 가까이하지 말고,
음녀․과부․처녀의 집에 가지 말며,
남의 아내를 가까이하지 말고,
또한 물고기와 새를 잡는 사람이나 사냥꾼․백정 등을 가까이하지 말아라.
술 마시는 사람과 그 손을 잡고 더불어 싸우거나 다투지도 말라.
사랑하는 마음에 머물러서 저 일체를 멀리 여의며,
한 생각 나쁜 마음이라도 일으키지 말아라.
마땅히 여읠 것이 20가지가 있으니,
어떤 것이 20가지냐?
말하자면 여인을 여의라.
또한 그들과 시시닥거리며 희롱하고 잡된 말로 논란하거나 다투고 송사하지 말아라.
부모와 불(佛)․법(法)․승(僧)에 공경하지 않는 일을 여의어라.
만일 여인이 20명이 되지 않거든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지 말아라.
남자가 있는 곳은 제외하느니라.
비구니가 설법하는 처소에 나아가지 말아라.
모든 비구니에게 안부를 묻지 말아라.
여인과 더불어 편지를 주고받거나 혹은 여인을 시켜 글을 남에게 전하지 말아라.
서신은 남자에게 부칠 것이요 여인에게는 부치지 말아라.
일체 친족의 별청(別請)은 끝내 받지 말아라.
욕심으로써 잠깐 동안이라도 여인 앞에 머물러 있지 말아라.
또한 제 처소를 떠나서 은밀한 곳에 가서 여인과 더불어 같이 이야기하지 말아라.
비구니를 좋아하여 같이 다니지 말아라.
만일 비구니가 의복을 베풀어주거든 받아쓰지 말아야 한다.
다만 4부중에 설법할 때는 제외하느니라.
설법을 위하여 옷을 베푸는 이가 있거든 마땅히 대지(大地)와 같이 평등한 마음으로 받을 것이요,
따로 베푸는 자의 낯을 보고 받아쓰지 말아야 한다.
만일 비구니가 권도(勸導)하여 옷을 베풀게 하였다는 말을 들었거든 마땅히 받지 말아야 한다.
만일 비구니가 음식 받기를 권청하거든 설사 병중에 있더라도 받지 않겠거든 하물며 병이 없이 받겠는가?
만일 과부가 와서 공양을 청할 때 승수(僧數)가 차지 못하거든 또한 받지 말아야 한다.
또 마땅히 여승들 안에 들어가서 어떤 비구니를 불러내지 말라.
만일 비구니가 와서 보살을 부르거든 마땅히 그 처소를 옮겨 두 손을 합장하고 하늘을 우러러보며 버리고 가야 한다.
만일 설법할 때에 비구니가 와서 그 발에 예배하거든 발을 움직이지 말고 다만 눈으로 두 손바닥만 보아라.
선남자여,
다만 몸으로 정진할 뿐 아니라 또한 부지런히 마음으로 한곳을 바로 생각하여 모든 경계에 탐냄․성냄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온갖 지혜[一切智]를 구하기 위하여 굳은 맹세를 일으켜 이 법을 듣고는 신심을 성취하여 마땅히 닦아 배워야 한다.
가섭아,
만일 보살승(菩薩乘)에 나아가려는 선남자․선여인들이
이 법을 듣고 여실한 깊은 믿음을 내지 않으면 마침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지 못하리라.
닦지 않고서는 능히 증득할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바로 행하지 않는 자는
만일 바로 행하지 않고 보리를 얻을진대 음성과 언어 또한 위없는 보리를 증득하리니 이렇게 말하리라.
‘나도 마땅히 부처가 되리라.
나도 마땅히 부처가 되리라’ 이것으로 보리를 증득한다면 끝없는 중생이 마땅히 바른 깨달음[正覺]을 이루리라.
가섭아,
중생이 이 행을 닦아 배우기는 매우 어려우니,
하루 낮과 밤 동안만이라도 순일한 생각을 마음에 두지 못하거든 하물며 일겁 내지 천겁에 이르겠는가?
그러므로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기는 극히 어려운 일이 되느니라.
가섭아,
가령 삼천대천세계의 일체 중생이 일겁,
백 겁,
천 겁 내지 억천 겁을 지나도록 한 중생을 위하여 함께 이런 말을 외친다고 하자.
‘너는 마땅히 부처가 되어라,
너는 마땅히 부처가 되어라.’ 이 모든 중생이 다 같이 에워싸고 끊임없이 외치기를 ‘장차 부처가 되어라.
장차 부처가 되어라.’ 이렇게 차례로 하되 숨쉬는 것은 오히려 그칠 수 있지만 이 외치는 소리는 그침이 없다고 하자.
이러한 외침도 오히려 처음 보리심을 이루지 못하겠거든 하물며 능히 위없는 불과(佛果)를 증득하겠느냐?
만일 증득한다면 이런 이치는 있을 수 없느니라.
가섭아,
내가 멸도(滅度)한 뒤 말법시대이거나
또는 너희들이 이미 열반에 들어서
모든 하늘의 믿고 보호할 바가 되지 못할 적에 많은 중생이 나의 공덕을 듣고 보리심을 발하리라.
그 가운데 어떤 비구들이 비록 위없는 보리심을 발하였더라도
다시 20가지 법 가운데 머무르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20가지냐 하면,
여러 비구니를 가까이 하는 일,
부정식(不淨食)을 받고 아름다운 맛에 탐착하는 일,
비구니를 권화(勸化)하여 음식을 받는 일 등이니라.
가섭아,
비유하건대,
지금 세상에 들은 것이 많은 비구가
고요한 곳이나 혹은 촌락에 머물러서 부지런히 닦아 익히듯이
오는 세상에 여러 비구들도 이와 같이 촌락이나 혹은 고요한 곳에서
비구니와 더불어 모여 언론으로 법의(法義)를 묻고 답하리니,
그 비구․비구니가 물든 마음을 내는 것은 많고 법의 마음 내기는 적으리라.
가섭아,
너는 관찰해야 한다.
이런 무리가 보살의 이름을 얻는다면
크게 위험한 데 떨어져 악취(惡趣)에 들어가게 되리라.
그때를 당하여 처음에는 법의 인연으로 서로 가까이하였지만
보고 나서는 욕심의 불이 마음을 불사르며 입술을 움직이어 그 욕정을 표현하나니,
그들이 서로 가까이 할 적엔 처음에는 제자니 스승이니 하면서 예경을 표하다가,
다음은 차츰 사람을 보내어 말을 전하여
서로 만날 기회를 만들고
혹은 길거리나 절 안에서 멀리 서로 바라보며,
나고 들 적에 어디로 다니는지 길을 묻고 서로 친족이라 하고 남매를 맺으며,
이로 인하여 자주 서로 보는 까닭에 서로 친하게 되고,
친한 뒤에는 물든 마음을 내게 되고,
물든 마음을 낸 뒤에는 같이 부정한 일을 하게 되고,
부정한 일을 한 뒤에는 다시 범행(梵行)이 아닌 이름으로 서로 부르게 되느니라.
이 법답지 않은 일을 행함으로 말미암아 보리와 좋은 곳에 태어나는 일을 잃게 되며,
열반을 멀리 여의고 여래를 놓아 버리며,
바른 법을 등지고 승가(僧伽)에게 버림받게 되니,
그윽한 곳에 숨어서 탐욕과 진에와 남을 해칠 온갖 나쁜 생각을 일으키나니,
이 사람은 보살의 거룩한 업과 네 가지 깨끗한 행[四淨行]이 없느니라.
오늘에 부지런히 범행을 닦는 모든 보살도
미래세에 욕심과 진심과 남을 해칠 생각을 일으키는 것 또한 이와 같으니라.
가섭아,
그때를 당하여 이런 종류에 처하는 자를
이른바 악한 행위․도둑의 행위․꾸미는 행위[矯行]라 하느니라.
너는 그때에 금계를 허무는 자를 보아라.
이런 경을 듣고 곧 비방하며
만일 계와 보시에 머물러서 기쁘게 보리심을 냈다가도,
뒤에 이 경을 듣고 다시 비방하리라.
네가 그때에 이런 모양이 있는 것을 보거든 명심하여 증험해야 한다.
만일 이 경을 들으면 비방할 것이나
그 가운데도 슬기로운 자와 깨끗한 계를 닦는 자와 바른 법을 지니는 자는 이 경을 알고 말하리라.
‘이 경을 비방하는 비구는 법을 알지 못하나니 마땅히 이런 사람은 멀리 여의라.
이런 무리는 마음으로 법을 사랑하고 공경하지 않는 까닭이니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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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寶積經幷序
K0022
대보적경병서(大寶積經幷序)
대당태상황(大唐太上皇) 지음
짐(朕)이 듣건대,
아득히 높고 높은 저 하늘도 아래와 위로 그 크기를 담아내면 그 높이를 기록할 수 있고,
끝이 없이 광활한 저 대지도 가로와 세로로 그 수치를 나타내면 그 넓이를 헤아릴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가는 것도 없고 오는 것도 없으며[無去無來],
태어나는 것도 없고 소멸하는 것도 없다[不生不滅]는 불법의 가르침도 알 수 있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영원한 시간[沙劫] 속에서 타락한 자들을 구제하고 번뇌의 세상[塵區]에서 고통 받는 자들을 구원하여,
독룡(毒龍)1)이 그 위엄 있는 빛을 두려워하고 취상(醉象)2)도 그 신령한 힘을 두려워하니,
그 거대한 진리는 우주를 감싸고 그 미세한 이치는 털끝에도 숨어있다.
칠십이군(七十二君)3)이 먼저 천하를 다스리던[陶鈞]4) 만 팔천 년도 곧 잠시잠깐이었다.
한(漢)의 임금이 불법의 보편타당한 빛을 전하고 여러 임금[周星]이 부처님이 세상에 오심을 드러내서,
취두봉(鷲頭峯) 아래에서는 금구(金口)5)에서 나온 그윽한 말씀이 베풀어지고,
계족산(鷄足山)에서는 옥호(玉毫)6)의 상서로운 빛이 펼쳐지니,
무력[干戈]을 사용하지 않고도 바라문[梵志]은 칼날을 꺾고 갑주(甲冑)를 베풀지 않고도 파순(波旬)7)이 자기 무리를 흩뜨렸도다.
불법의 완전한 깨달음[圓明]으로 청정한 진리의 세계[淨域]을 열고 중생 구제의 수단[方便]으로 불가의 아름다운 선문[禪門]을 일으켜서,
지혜의 빛[慧晷]은 어두운 거리를 환히 비추고 자비로운 구름[慈雲]은 악취 나는 집안을 깨끗하게 하니,
그 덕이 너무 커 칭송할 수조차 없는 것은 오직 부처님의 올바른 깨달음[正覺]일 것이다.
그런즉 불법의 가르침이 서방으로부터 비롯되어 불법[法]은 동하(東夏)8)에까지 전해졌고,
마명(馬鳴)9)・용수(龍樹)는 비로소 옥 같은 가르침[瓊編]을 분명히 밝혔으며 구마라집[羅什]10)・도안(道安)은 보배로운 게송[寶偈]을 받들고 전하였다.
그러나 관중(關中 : 산시 성 지역)의 도인과 속인[道俗]들이 비록 불경[貝葉]11)의 글을 전하였을지라도 강좌(江左 : 양쯔 강 하류의 절강지역) 사람들은 아직 불법[蓮花]의 가르침을 온전히 다 깨우치지 못하였다.
또 원위(元巍 : 선비족이 세운 북위)는 경전을 해석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북주[宇文]12)는 마풍(魔風)13)을 일으켰다.
개황(開皇 : 수 문제의 개국 연호) 초기에 잠시 수나라가 다시 일어서게 되었으나,
대업(大業 : 수양제의 연호) 말기에 갑자기 나라가 분열되어 망하였다.
그리고 우리 대당(大唐) 왕조가 천하(天下)를 차지하게 되었다.
지혜로운 성현들이 다시 일어나 빛을 내고,
재덕을 갖춘 인재가 천자의 자리에 올라서,
오랑캐를 평정하여[呑沙]14) 재앙을 잠재우고,
나라를 안정시켜15) 신(神)으로 불리니,
유소씨와 수인씨[巢燧]16)도 지금은 말채찍을 잡았을 것이고,
복희씨와 신농씨17)도 빗자루를 잡았을 것이다.
법왕(法王 : 부처)의 거울을 걸어서 온 천하를 비추고,
범제(梵帝 : 석가모니)의 진리 바퀴를 온 세상에 돌리니,
반도(蟠桃)18)가 열리는 곳까지 정삭(正朔)19)의 책력을 보내 복속시키고,
세류(細柳)20)같은 변방까지 수레의 규격과 글자를 통일하였다.
삼장사문(三藏沙門)인 보리류지(菩提流志)21)는,
남천축국(南天竺國)에서 청정하게 수행하는 바라문(婆羅門) 종족 출신으로,
성(姓)은 가섭씨(迦葉氏)이다.
나이 12세에 외도(外道)22)를 추구하여 출가(出家)하고,
바라사나(波羅奢羅)를 섬기며 성명(聲明)23)과 승거(僧佉)24) 등의 학문을 배웠고,
역수(曆數)・주술(呪術) 및 음양(陰陽) 등의 학문도 아울렀으나,
나이가 이순(耳順 : 60세)이 넘었을 때 돌연히 마음 깊이 불법에 귀의하였다.
외법(外法)이 진리를 거스르고 어긋났음을 알았고 석가세존의 가르침이 깊고 신묘함을 깨달아서,
이름난 산에 은거하여 두타(頭陁)25)의 수행을 오래도록 쌓았으니,
처음에는 야사구사(耶舍瞿沙) 삼장법사[三藏]에게 나아가 경론(經論)을 배웠고,
그 후에는 오천축국(五天竺國)을 두루 돌아다녔다.
고종(高宗) 천황대제(天皇大帝)께서 멀리까지 전해진 보리류지의 명성을 듣고,
그의 도풍(道風)을 귀하게 받들어,
영순(永淳) 2년(683)에 사신을 보내 그를 영접하였다.
천후성제(天后聖帝)께서 하늘의 뜻에 따라 나라를 다스리고,
궁에서 나라의 원대한 계획을 펼치시게 되자,
보리류지에게 명하여 동도(東都 : 낙양)에 살면서 복선사(福先寺)에 머물게 했고,
보리류지는 그곳에 머물며 『불경계(佛境界)』・『보우(寶雨)』・『화엄(花嚴)』 등 경(經) 11부(部)를 번역하였다.
중종(中宗) 효화황제(孝和皇帝)는 시운에 따라 영원한 황제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신룡(神龍) 2년(706)에 보리류지에게 명하여 경하(京下)에 머물고,
숭복사(崇福寺)에서 이 경을 번역하게 하였다.
그러자 신령[靈]이 위태로운 징조를 도와서,
쌓인 재앙을 해소하였다.
그래서 교악(喬嶽 : 태산)의 신선이 멀리 세속을 떠나갔고,
무릉(茂陵)26)의 수레는 다시 돌아오지 않게 되었다.
짐(朕)은 어리석고 재주가 없었으나 외람되게 대업[丕搆]을 이어받아,
공경히 선조의 뜻을 받들어,
이 경[編]의 완성을 힘쓰게 되었다.
법사는 이미 번역된 고문(故文)은 거듭 살펴 궁구하고 새롭게 번역한 문구[新句]에는 자신의 재주와 능력을 다 쏟아 부어,
더위나 추위에도 게을리 하지 않고 새벽부터 저녁까지 피곤함도 잊고서,
옛 번역[舊翻]과 새 번역[新翻]을 합쳐 49회(會),
총 부질(部帙)27) 120권을 완성하여,
선천(先天) 2년(713) 6월 8일 번역 작업을 마치고 조정에 바쳤다.
법사는 계행의 구슬[戒珠]을 손에 쥐고 지혜의 횃불[慧炬]로 마음을 밝혀서,
법문(法門)의 동량(棟梁)이 되었고 승도(僧徒)의 눈과 귀를 열게 하였다.
엎드려 바라건대 위로는 주나라(七廟)28)가 누린 팔백년의 복[八百之祚]29)이 우리에게까지 길게 이어지고,
아래로는 만방(萬方)의 억조(億兆) 백성이 항상 평안을 누리게 하소서.
그리고 먼 나라와 가까운 나라가 모두 평화롭고 조정 관리와 민간 백성도 기쁘고 즐겁게 생활하며,
경박한 풍속이 순수한 덕에까지 미치고 헤매는 중생이 천수의 나라로 돌아오기를 바랍니다.
잠시 조정의 일이 한가로운 틈을 타서,
부끄럽지만 완성된 책 앞에 서문을 적는다.
책에 있는 회(會)의 이름은 그 조목을 갖추었다고 한다.
1)
1) 성격이 사악하고 입에서 불이나 독가스를 내뿜는 용이다.
세존께서 악독한 독룡을 교화하신 것이 『불본행집경』 등 여러 경전에 보인다.
2)
2) 술 취한 코끼리란 의미로,
미처 날뛰는 매우 사나운 코끼리이다.
제바달다가 술 취한 코끼리를 풀어 세존을 살해하고자 하였으나 실패하고 지옥에 떨어졌다.
『대방등대집경』 등 여러 경전에 보인다.
3)
3) 옛날 태산(太山)에서 봉선(封禪)한 임금을 말하는데,
그 수가 일흔두 사람이다.
4)
4) 도(陶)는 질그릇 만드는 사람,
균(鈞)은 질그릇 만드는 데 쓰는 골틀[轉器]을 가리킨다.
“성왕이 세상과 풍속을 제어함은 질그릇 만드는 사람이 골틀을 굴림과 같다”는 말에서,
세상을 다스리는 권세와 지위를 의미한다.
5)
5) 부처님의 입을 말한다.
6)
6) 부처님 두 눈썹 사이에 있는 희고 빛나는 가는 터럭을 말한다.
백호상(白毫相)이라고도 한다.
7)
7) 석가모니의 수도를 방해하려고 한 마왕의 이름이다.
8)
8) 동방의 중하(中夏)라는 뜻으로 우리나라를 말한다.
9)
9) 인도의 고승으로,
불교 포교에 힘썼으며,
불교 시인으로도 유명하다.
10)
10) 구마라집(鳩摩羅什,
344~413)을 말한다.
후진(後秦)의 왕이 된 요흥(姚興)은 구마라집을 장안(長安)에 머물게 하고 불경을 번역하게 한다.
구마라집은 12년 동안 『대품반야경(大品般若經)』ㆍ『법화경(法華經)』ㆍ『금강경(金剛經)』ㆍ『유마경(維摩經)』 등 35종 294권을 번역하였다.
11)
11) 패다라엽(貝多羅葉)의 준말이다.
인도에서 종이 대신 다라수(多羅樹)의 잎에 경문(經文)을 썼기 때문에 불교경전을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12)
12) 선비족 우문씨가 세운 북주를 말한다.
13)
13) 북주 무제 때에 일어난 제2차 삼무일종의 법난을 말한다.
이때 불교는 국가적으로 배척당하고 폐지되었다.
14)
14) 사막을 삼킨다는 말로,
오랑캐를 정복한다는 뜻이다.
15)
15) 연석(鍊石)을 말한다.
연석은,
옛날에 공공씨(共工氏)가 전욱(顓頊)과 싸우다가 성이 나서 부주산(不周山)을 머리로 치받자 하늘 기둥이 부러지면서 하늘은 서북쪽으로 기울고 땅은 동남쪽으로 꺼졌는데,
이에 여와씨(女媧氏)가 ‘오색의 돌을 구워서 터진 하늘을 메우고,
자라의 다리를 잘라서 땅의 사방 기둥을 받쳐 세웠다’라는 전설에서 유래한 말로,
보통 엄청난 재난을 극복하거나 불리한 국세(局勢)를 만회하는 것을 비유한다.
16)
16) 중국 고대 전설에 나오는 유소씨(有巢氏)와 수인씨(燧人氏)를 말하는데,
유소씨는 나무 위에 새 둥지처럼 집을 짓고 사는 주거형태를 처음 발명한 존재로 알려졌고,
수인씨는 처음으로 불을 얻는 기술을 알려 준 존재로 전해진다.
17)
17) 중국 고대 전설에 나오는 복희씨(伏羲氏)와 신농씨(神農氏)이다.
복희씨는 팔괘(八卦)를 만들었다고 전하고,
신농씨는 의약과 농사의 창시자라고 전한다.
18)
18)『태평광기太平廣記』권3에 따르면,
서왕모(西王母)가 심은 복숭아이다.
이 복숭아는 3천 년에 한 번 꽃이 피고 3천 년에 한 번 열매를 맺으며 이를 먹으면 불로장생한다고 전한다.『십주기(十洲記)』에 따르면 반도(蟠桃)는 동해(東海)의 도삭산(度索山)에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19)
19) 중국에서는 해마다 천자가 자신에게 복속한 나라에 사신을 보내 책력을 주어 정삭[정월 초하루]을 반포하게 한다.
따라서 천자가 보낸 정삭을 받았다는 것은 그 나라가 천자에게 복속되어 있다는 의미가 된다.
20)
20) 세류는 중국의 변방으로 지금의 중국 산시 성에 위치하고 있다.
21)
21) 본명은 달마유지(572~727)이다.
남천축 브라만 출신의 불승으로 측천무후(則天武后)가 보리류지란 이름을 하사하였다.
당나라 고종(高宗)이 그의 명성을 전해 듣고 683년에 장안으로 청해 거기 머물렀다.
중종(中宗)이 복위되자 다시 장안의 서숭복사(西崇福寺)에서 불경을 주석하면서 『대보적경(大寶積經)』 등을 번역ㆍ출간하였다.
그는 일생 동안 총 53부 111권의 경전을 번역하였다.
724년에 뤄양에 옮겨 장수사(長壽寺)에 머물다가 727년 11월 향년 156세에 입적하였다.
입적 후 그에게 ‘개원일체편지삼장(開元一切遍知三藏)’이란 시호(諡號)가 내려졌다.
22)
22) 불교 이외의 가르침을 말한다.
육사외도(六師外道)ㆍ육파철학(六派哲學)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23)
23) 언어・문학・문법에 관한 학문을 말한다.
명(明)은 학문을 가리키는 말이다.
24)
24) 육파철학(六派哲學)의 하나인 상카학파의 논리이다.
원리를 하나하나 열거한다는 뜻으로 해석하여 수론(數論)이라 번역하고,
승거(僧佉)라고 음사한다.
25)
25) 번뇌의 티끌을 떨어 없애고,
의식주(衣食住)를 탐하지 않으며 청정하게 불도를 수행하는 것을 가리킨다.
26)
26) 한 무제(漢武帝)의 능이 있는 지명이다.
27)
27) 종류 별로 서적을 분류해 놓은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28)
28) 주대(周代) 천자의 종묘를 가리키는 말로,
곧 태조의 종묘와 삼소(三昭)・삼목(三穆)의 총칭이다.
그리고 종묘는 곧 나라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29)
29) 중국 고대 주(周)나라가 800년 이상을 유지했던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여기서는 당나라가 주나라보다 더 오랫동안 유지되기를 기원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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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공양,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mus0fl--JULIEN DORE - Les Limites.lrc
● 구름이 구름이 아니고 그늘이 그늘이 아닌 사정
현실에서 구름이나 그늘이 무엇인지 모르는 경우가 드물다.
만일 현실에서 구름과 그늘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하자.
그렇다면 오히려 그것이 더 문제라고 여기게 된다.
구름이 어디 있는가라고 묻는다고 하자.
그러면 그는 손으로 일정 부분을 가리킨다.
그늘이 어디 있는가라고 묻는다고 하자.
그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 경우 손으로 가리킨 그 부분이 있다.
그런데 그 부분의 사정이 그렇지 않다고 경전에서 제시한다.
『대보적경』 삼률회의에서 다음처럼 제시한다.
...
어찌하여 구름 덩어리라 하는가?
그것은 본래 각기 다른 부분이 모여 이룩된 형상인 까닭이니라. ◂
...
만일 생각이 없으면 다만 저 광대한 모양이라고 하는 것도
실로 구름 덩어리가 없는 것이니라.◂
...
‘네가 말한 그늘이란 것이 곧 그늘이 아니니라’고 하느니라.
가섭아,
네가 저 사람을 보아라.
오히려 이렇게 세속을 따라서 능히 깨우쳐 주기를 이와 같이 하도다. ◂
...
그런데 현실에서 이 말 뜻을 이해하는 이가 드물다.
그런데 현실에서 위 경전 내용처럼 임한다고 하자.
그러면 오히려 현실에서 하나의 행위도 하기 힘들다.
의자에 앉으려고 한다고 하자.
의자가 어디 있는가.
식사를 하려고 한다고 하자.
먹을 식사가 어디 있는가.
걸어가려고 한다고 하자.
걸어감이 어디 있는가.
걸어가는 이는 또 어디 있는가.
걸어가는 곳은 어디 있는가.
이렇게 문제를 하나씩 제기해보자.
위 내용에 의하면 이 모든 경우 그런 내용을 얻을 수 없다.
물론 사실은 그렇다.
그런데 그렇다면 현실에서 위 경우에 각기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것이 다시 이어 문제된다.
그래서 이것을 다시 이어 살펴야 한다.
한편으로 그런 내용을 얻을 수 없다.
그런데도 현실에서 왜 이런 내용을 이렇게 저렇게 하거나 하지 말라고 하는가.
그것은 '이왕이면'과 '하필이면'의 차이다.
이들 내용은 본 바탕에서 얻을 수 없는 내용이다.
생사현실에서 손으로 가리키는 그 부분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생사현실에서 망집을 일으킨 바탕에서는 그렇게 여기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바탕에서도 이런 생사현실 측면에서 이왕이면 좋은 내용을 취하는 것이 좋다.
그런 바탕에서 하필 나쁘고 고통스런 상태에 처할 필요는 없다.
그래야 망집 증세를 제거하는데 오히려 도움이 된다.
또 당장 제거하지 못해도 우선 생사고통을 피할 수 있다.
처음 왜 손으로 가리킨 부분들이 구름이나 그늘이 아닌가를 살펴보자.
★1★
◈Lab value 불기2565/01/11 |
○ 2019_1105_113659_nik_BW21_s12.jpg ○ [pt op tr] 예술작품 사진 공양,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Claude-Monet-water-lilies-24 ○ 2018_0419_140636_can.jpg ○ [pt op tr] 꽃 공양,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 [pt op tr] 아름다운 사진 공양,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PKULS
이는 도살장에 들어가기 위해 줄 서 있는 소가 앞에 있는 여물만 바라보는 상태와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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