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하 부분은 위 대장경 부분에 대해
참조자료를 붙여 자유롭게 연구하는 내용을 적는 공간입니다.
대장경 열람은 위 부분을 참조해주십시오.
○ [pt op tr] 경율이상_K1050_T2121 핵심요약
불기2563-08-17_경율이상_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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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50-040♧
경률이상 제 40 권_핵심
Daniel Balavoine - La Danse Edith Piaf - La Julie Jolie
Dalida - Bravo
Alexandra Roos - Je Pensais ... Pensais A Toi
● [pt op tr] fr sfed--경율이상_K1050_T2121.txt ☞경률이상 제 40 권
아직 며칠이 지나지 않았는데 모두 다 물 흐르듯 외우므로 이 때 야야달 바라문은 5백의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이 뇌운 범지야말로 재주를 모두 통달하였도다.’
그리고 곧 이름을 초술(超術)이라 지어 주었다.
초술 범지는 다시 며칠을 지내고서 또 스승에게 아뢰었다.
‘배울 바는 이미 다 알았습니다.
그리고 서적에 실려 있는 온갖 학술에도 뛰어났으므로 스승의 은혜를 갚아야 하겠습니다.’
스승은 말하였다.
‘너는 알아서 해라.’
초술은 예배하고 떠나갔다.
● 초술범지와 제바달다
그 때 발마 대국에는 성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뭇 범지들이 있었으며,
다 같이 한 집에 모여서 함께 큰 제사를 지내고 아울러 논의(論議)를 하려 하고 있었다.
8만 사천의 범지가 함께 모여 있었는데,
첫째가는 상좌(上座)는 풍송(諷誦)과 서소(書疏)에 모르는 것이 없었다.
5백 냥의 돈과 금 지팡이와 금 두레박 각각 한 개씩과 소 천 마리를 으뜸가는 스승에게 바치는데,
첫째가는 상좌와 먼저 그 재주를 시험하고 나서 뛰어난 이에게 주기로 되었다.
초술 범지는 생각하였다.
‘이내 이제 무엇 때문에 집집마다 구걸하겠느냐?
저 대중에게 나아가서 함께 재주를 겨루는 것이 더 낫겠다.’
그리고 초술이 가자,
여러 범지들이 멀리서 저마다 부르면서 말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사주(祠主)시여,
이제 큰 이익을 얻으려고 범천(梵天)께서 몸소 내려오시는구려.’
이 때 8만 4천의 여러 범지들은 저마다 일어나 함께 영접하면서 이구동성으로 말하였다.
‘어서 오소서,
대범 천신이시여.’
초술 범지는 말하였다.
‘나는 범천이 아닙니다.
그만두시오,
여러 어진 이들이여.
그대들이 어찌 듣지 못하셨으리오.
설산 북쪽에 야야달이라는 대 범지들의 스승이 계신데,
나는 그 분의 제자이고 이름은 초술이라 합니다.’
곧 상좌를 향하여 말하였다.
‘만일 재주를 알고 계시면 저에게 말씀하여 주십시오.’
그 때 그 대중에서 첫째가는 상좌는 이내 삼장(三藏)의 재주를 외웠는데 빠진 것이 없었다.
이 때 초술은 상좌에게 말하였다.
‘한 구절 5백 마디 말을 이제 말씀하십시오.’
상좌는 말하였다.
‘나는 모르겠습니다.’
초술이 이내 삼장과 한 구절 5백 마디의 말과 거룩한 이의 몸매[大人之相] 를 외우자,
그 때의 8만 4천 범지들은 전에 없던 일이라 찬탄하였다.
‘매우 기특하고,
매우 기특하도다.
우리는 아직까지 거룩한 이의 몸매를 듣지 못하였다.
이제 저 어른을 상좌에 모셔야겠다.’
그리하여 초술은 상좌에 옮겨 앉아 첫째가는 이가 되었다.
이 때 그 대중에서의 상좌였던 이는 몹시 성을 내면서 서원을 세웠다.
‘이제 이 사람이 나의 자리를 빼앗았다.
이 사람이 나는 데마다 하고자 하는 바와 짓는 일에 나는 항상 그 공을 무너뜨려 부수리라.’
그 때 거기의 시주(施主)가 이내 법에 의하여 상좌에게 베풀자,
주인에게 말하였다.
‘나는 이제 도로 금전과 은전을 그대에게 드리고,
단지 각각 5백 닢씩만 가지겠습니다.
그리고 금 두레박도 여인에게 공양하겠으며,
소 천 마리도 도로 주인에게 드리겠습니다.
나는 욕심을 익히지 않을 뿐더러 재물도 쌓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이내 발마 대국으로 나아갔다.
그 왕의 이름은 광명(光明)이었고,
성의 동쪽 문에서는 5백의 범지와 늙고 덕 있는 이들도 만났다.
● 구이의 전생-선미와 꽃 공양
이 때 그 나라 왕은 정광여래(定光如來)를 청하였는데,
날이 몹시 더웠으므로 이내 5백의 금전을 저마다 1문(文)씩 비구들에게 주고 옷과 밥으로 공양하였으며,
쓸고 뿌려서 깨끗하게 하고 땅에는 모래나 쓰레기가 없게 하고서 비단 번기와 일산을 달고 향즙(香汁)을 땅에 발랐으며,
풍악을 잡힘이 헤아릴 수 없었다.
선미(善味)라는 한 여인을 만났다.
일곱 송이의 꽃을 병에 꽂고 있었으므로,
이내 이 여인에게 물었다.
‘내가 꽃을 사고 싶습니다.’
여인은 말하였다.
‘가져다 부처님께 올릴 것입니다.’
이내 은전 5백 닢으로 꽃 다섯 송이를 청하자,
여인은 은전이 탐이 나서 꽃 다섯 송이를 주었다.
수십 보(步) 가다가 여인은 생각하였다.
‘이 사람은 모습도 단정하고 은전도 아끼지 않는구나.’
여인은 따라가 남자를 부르며 물었다.
‘무엇에 쓰시려 하십니까?’
초술이 대답하였다.
‘부처님께 올릴 것입니다.’
여인은 말하였다.
‘두 송이의 꽃도 함께 부처님께 올려 주시고 후생에는 나와 언제나 부부가 되기를 원합니다.’
초술이 말하였다.
‘보살은 사랑하거나 아까워함이 없습니다.
만일 나의 아내가 된다면 반드시 나의 마음을 깨뜨릴 것입니다’
그러므로 범지 여인은 말하였다.
‘저는 끝내 무너뜨리지 않겠으며,
설령 저를 남에게 보시한다 하여도 반드시 참고 가겠습니다.’
● 정광불의 수기
정광불께서 말씀하셨다.
‘보살의 행할 바는 사랑하거나 아까워함이 없느니라.’
범지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아버지와 어머니와 모든 부처님과
세간을 돌아다닌 해와 달이면
남에게 보시할 수 없겠으나
그 밖의 것은 결코 어려울 것이 없나이다.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억 겁 동안의 고통을 참으면서
머리와 몸과 귀와 눈과
아내와 아들과 나라와 재보와
수레와 말 노비들을 보시해야 하느니라.
마납(摩納)은 또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큰 산이 훨훨 타서 불 같은 것을
억 겁 동안 머리에 이고 견디면서도
도의 뜻[道心] 을 파괴하지 않겠사오니
부디 이 때에 수결(授決)하소서.
그리고 이내 머리를 풀어 땅에다 깔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애욕과 교만한 마음을 깨뜨리고
탐냄과 성냄과 어리석음을 없앨 수 있는
첫째가는 광명의 상호와 발[光相足] 이시니
부처님께서는 저의 마음 비추어 주소서.
옛날 제가 구하고 원했던 일로
오늘에야 부처님을 뵙게 되어서
이제 다섯 송이 꽃을 뿌리오니
불퇴전(不退轉)을 얻게 하소서.
나머지 두 송이는 저의 꽃이 아니요
왕녀가 맡긴 것을 부처님께 올리오니
위없고 크신 길잡이께서는
가엾이 여기셔서 저의 머리카락을 밟으소서.
부처님께서는 또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마납(摩納)이 큰마음을 일으켰으니
한량없는 수를 널리 제도하겠도다.
넓은 서원은 저절로 된 것 아니니
많은 공덕의 근본을 세우라.
이로부터 수없는 겁(劫)을 지나서
5정(鼎)과 5탁(濁)의 나쁜 세상에
부처 되어 중생을 제도하리니
석가문(釋迦文)부처님이니라.
광명의 서른두 가지야말로
기특하여 인간 중의 높은 이리라.
부처님께서는 발로 머리카락을 밟고 지나가셨으며,
또 신통의 힘으로 다섯 송이 꽃이 연접(連接)되게 하시면서 나의 몸을 허공에 떠 있게 하셨으며,
나머지 두 송이 꽃은 부처님의 두 어깨에 머무르게 하셨다.
이로부터 범지들의 하늘에 제사지내고 불을 섬기는 일이 깨뜨려져서 그 뒤에는 바른 소견을 행하고 평등한 법을 썼으므로,
다시는 3도(塗)에 떨어지거나 8난(難)에 있지 아니하였다.
그 때의 초술은 바로 지금의 나요,
꽃을 판 여인은 바로 지금의 구이(瞿夷)니라.”
『수행본기경(修行本起經)』에 나온다.
[img2-49]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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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보해(寶海) 범지가 그가 꾸었던 꿈을 이야기하다
보해(寶海) 범지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디,
여래와 비구 스님들은 만(滿) 7년 동안만 저의 4사(事) 공양을 받아 주소서.”
여래께서는 허가하셨다.
범지는 뒷날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이미 백천억 나유타(那由他) 중생들을 보리 마음[菩提心] 이 일어나게 하였도다.
그러나 나는 전륜성왕(轉輪聖王)의 소원이 무엇이며,
사람의 왕과 하늘의 왕과 성문(聲聞)과 연각(緣覺)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모른다.
위없는 보리를 구하게 되어 만약 내가 내세에 반드시 부처님의 도를 이룬다면,
내가 밤에 잠을 잘 때 당연히 여러 하늘과 악마와 범천과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나를 위하여 현몽하시리라.’
그리고 잠을 자는데 광명이 있더니 이내 시방의 항하 모래만큼 많은 세계의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보이고,
각각 멀리서 그에게 연꽃을 주셨다.
그 꽃은 미묘하여서 저마다 꽃의 대(臺)에서 해[日輪] 가 보이고,
그 해 뒤에는 7보의 일산이 있고,
낱낱 해에서도 각각 60억의 빛이 나오면서 다 범지의 입 안으로 들어왔다.
스스로가 보아도 그 광명은 천 유순에 가득히 차고 깨끗하기가 마치 밝은 거울과 같았으며,
그의 배 안에는 60억 나유타 백천 보살들이 연꽃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삼매정수(三昧正受)에 들어 있는 것을 보았다.
또 햇빛이 그의 몸을 에워쌌고,
모든 꽃 안에서는 여러 음악이 흘러나오는 것을 보았다.
또 그 왕은 몸이 피투성이가 되어서 사방으로 달아나다가 얼굴과 머리가 돼지같이 되면서 여러 가지 벌레를 잡아먹고 이란나무[伊蘭樹]
아래에 앉아 있자 한량없는 중생들이 와서 그의 몸을 뜯어먹고 뼈만을 남기면 도로 다시 몸을 받으면서 앞에서와 같이 되풀이되는 것을 보았다.
또 여러 왕자들은 혹은 돼지와 코끼리가 되기도 하고,
물소ㆍ사자ㆍ여우ㆍ이리ㆍ호랑이ㆍ표범ㆍ원숭이 등의 얼굴이 되기도 하면서 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모두가 중생들을 잡아먹고 이란나무 아래에 앉아 있자 다시 한량없는 중생들이 와서 그 몸을 뜯어먹고 뼈까지 다 떨어져 나가면 도로 다시 몸을 받으면서 앞에서와 같이 되풀이되는 것을 보았다.
혹은 왕자가 수만나꽃[須曼那花] 으로 영락을 만들어서 작고 낡은 수레에다 싣고 물소로 끌면서 바르지 않은 길을 따라 남쪽으로 달아나는 것을 보기도 하였다.
또 사천왕과 석제환인(釋提桓因)과 대범천왕이 그곳으로 와서 범지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이제 사방에 있는 연꽃을 우선 한 송이 가져다 전륜왕에게 주고,
낱낱 왕자에게도 저마다 한 송이씩을 주고,
그 나머지 꽃들은 여러 작은 왕들에게 주고,
그 다음 날에는 당신의 아들에게 주고,
아울러 나머지 사람들에게도 모두 주셔야 합니다.’
범지는 그것을 보면서 홀연히 깨어났다.
꿈속에서 보았던 일들을 생각하다가 전륜성왕의 소원은 낮고 낮아서 나고 죽고 하는 것을 좋아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고,
또 모든 왕자들은 마음을 내되 성문승(聲聞乘)을 구하는 자들임을 알고서 생각하였다.
‘그 때문에 나는 꿈에 수만나꽃으로 영락을 만들어서 물소 수레에다 싣고 바르지 않은 길을 따라 남쪽으로 달아나는 것을 보았구나.
나는 무슨 인연 때문에 꿈에 이런 것을 보았을까?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는 나를 먼저 가르치시고 권하여 염부제 안의 한량없는 중생을 모두 3복(福)의 처소에 편안히 머무르게 하려 하신 때문이었구나.’
그리고는 보리 마음을 내어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여 7년이 다 차도록 여러 가지 편안한 것으로 받들었을 뿐이었다.『보범지청여래경(寶梵志請如來經)에 나온다.
(3) 수항(須項) 범지가 법을 듣고 근심이 풀리다
사위국(舍衛國)에 범지가 있었다.
기수(祇樹) 근방에서 크게 농사를 짓고 있었는데,
농사의 작황(作況)을 보고서 기뻐하며 스스로 말하였다.
“소원을 성취하였구나.”
바로 그날 밤에 하늘에서 큰 우박이 내려 벼이삭이 모두 죽어 버렸으며 또 딸까지 죽었으므로,
근심하고 번민하면서 울음을 그치지 못하였다.
이 때 여러 비구들이 성으로 들어가 걸식을 하면서 그 두 가지 일을 보고 돌아와서 자세히 부처님께 아뢰었다.
수항(須項) 범지도 몸소 부처님께 와서 머리를 조아리고 예배하여 마치자,
부처님께서는 그의 생각을 아시고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세간에는 피할 수 없는 일이 다섯 가지가 있느니라.
첫째는 응당 줄어야 하는 것이고,
둘째는 응당 없어져야 하는 것이고,
셋째는 응당 병들어야 하는 것이고,
넷째는 응당 늙어야 하는 것이고,
다섯째는 응당 죽어야 하는 것이니라.
다만 도의 진리[道諦] 만이 벗어날 수 있을 뿐이니,
보시하고 계율을 지녀라.”
범지는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이내 4제(諦)를 보고서 말하였다.
“지금으로부터 부처님 [佛] ㆍ가르침[法] ㆍ승가[僧]
에게 귀의하여 청신사(淸信士)가 되겠습니다.”
비구들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범지의 마음이 풀려 기뻐하며 웃으면서 갔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번에서만 근심을 푼 것이 아니니라.
과거 염부리지(閻浮利地)에 다섯 나라의 주인 되는 이가 있었다.
그가 첫째 주인이었을 적의 이름은 걸탐(桀貪)이었는데,
나라를 올바로 다스리지 못하여 대신과 백성들이 군사를 내어 제거하려고 모두 왕의 앞에 와서 같이 왕에게 말하였다.
‘만 백성을 탐욕으로 해치는 것을 어찌 모르겠습니까?
급히 나라를 떠나가십시오.
그렇지 않으면 죽이겠습니다.’
왕은 벌벌 떨면서 수레를 타고서 나라 밖을 나가 손수 거적을 짜 팔아서 살아가고 있었다.
대신과 백성들은 왕의 아우를 왕으로 삼고 다스리게 하였는데,
백성에게 잘못함이 없었다.
옛 왕은 글을 올려 자기의 죄과를 아뢰어 바치면서 말하였다.
‘왕에게 한 개의 마을을 빌어서 살아갔으면 합니다.’
왕은 이내 그에게 주었다.
한 마을을 얻게 되자 바르게 다스려 놓고,
다시 두 개의 마을을 빌었는데 뒤에는 나라의 반을 빌었으나 왕은 모두 주었다.
이렇게 한 지 오랜 뒤에 걸탐은 생각하였다.
‘반 나라의 군사를 일으켜서 아우를 치리라.’
걸탐은 공략하여 승리하였으므로 옛 나라를 되찾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 한 나라의 군사를 일으켜 두 번째 나라를 공략하였고,
점차로 갑절의 병사를 일으켜서 다섯 번째의 나라를 쳤으나 갈 적마다 이겼다.
이 때에 4해(海)가 모두 귀속하였으므로 이름을 고쳐 대승(大勝)이라 하였다.
제석(帝釋)은 그를 시험하기 위해서 말하였다.
‘어찌 만족할 줄을 알겠느냐?’
그리고 구이(瞿夷)라는 성을 가진 어린 범지로 변화하여 머리를 풀어헤치고 금 지팡이를 짚고 금 병(甁)을 가지고 궁문 앞에 와서 왕에게 보기를 청하였다.
왕이 그를 앞에 앉게 하니,
구이는 인사를 마치자 물러나서 왕에게 말하였다.
‘제가 해변으로부터 오다가 하나의 큰 나라를 보았습니다.
백성들이 아주 많고 값진 보배도 많이 있었으니 가서 그를 정벌합시다.
이미 만족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마는 그를 얻고 싶지 않으십니까?’
왕은 말하였다.
‘얻고 싶습니다.’
그러므로 천왕은 말하였다.
‘그러시면 더욱 배를 꾸미고 군사를 일으키고 기다리십시오.
이로부터 7일 후에 왕을 데리고 가겠습니다.’
그리고 없어져 버렸다.
왕은 그날이 되자 군사를 일으키고 배를 장식하여 놓았으나 범지가 오지 않으므로 근심하며 언짢아하고 있었다.
그 때의 온 나라 백성들은 사면으로 앉아 왕을 향하고 있으면서 왕이 울면 역시 울었고 왕이 근심하면 역시 근심하였는데,
왕은 문득 생각을 내어 말하였다.
생각을 더하면 욕심이 따르고
이미 가졌으면 다시 원하게 되는구나.
어느 날 번성하게 되었거든 기쁘게 생각하며
그로부터 자재함을 얻게 되는구나.
능히 해석하는 자가 있으면 금전 1천을 상주겠다 하였다.
이 때 울다(鬱多)라는 소년이 있다가 말하였다.
‘해석할 것이니 7일 동안의 여유를 주시면 와서 대답하겠습니다.’
이레 째가 되자 그의 어머니에게 아뢰었다.
‘제가 왕의 근심을 풀어 드리고 싶습니다.’
그 어머니는 아들에게 말하였다.
‘아들아,
그만두고 가지 말아라.
제왕이란 섬기기 어려운 것이니라.’
아들은 말하였다.
‘저의 힘으로 막을 수 있습니다.’
왕에게로 가서 말하였다.
‘이제 와서 뜻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내 게송으로 말하자 대승왕은 금전 1천을 주었느니라.
대승이란 바로 지금의 벼를 심었던 범지요,
그 때의 어린아이 울다는 바로 지금의 내 몸이니라.”『의족경(義足經)』상권에 나온다.
(4) 마인제(摩因提) 범지가 딸을 데리고 가서 부처님께 아내로 삼으라고 하다
옛날 마인제(摩因提) 범지는 낳은 딸이 예뻤으므로 국왕과 태자와 대신,
장자들이 와서 구혼하였으나 듣지 않다가 부처님의 금빛 32상(相)을 보고서야 생각하였다.
‘이러한 사람이면 나의 딸을 줄 만하다.’
그리고는 집으로 돌아와서 부인에게 말하였다.
“이제야 사윗감을 얻었소.
우리 딸보다 훨씬 났습디다.”
그리고 딸을 뭇 보배와 영락으로 장식시키고 딸을 데리고 성을 나갔다.
그 어머니는 부처님 발자취가 분명히 나타난 것을 보고 그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공연히 나온 것인 줄 아십시오.
끝내 사위는 얻지 못하리다.”
부인은 게송으로 말하였다.
음탕한 사람은 발꿈치를 끌고 가고
성이 난 이 발가락 오그려 걸으며
어리석은 사람은 발로 땅을 차는데
이 발자국은 천상 인간의 어른입니다.
아버지는 말하였다.
“어리석은 사람이 여자가 되어서 방정맞게 구는구나.”
이내 딸을 데리고 부처님께로 가서 왼손으로 팔을 붙잡고 오른손에는 병을 가지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제 이 딸을 드리겠으니,
아내로 삼으십시오.”
그 딸은 부처님을 뵙자마자 음탕한 마음에 사로잡혀 그 마음이 불길처럼 타올랐는데,
부처님께서는 이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요사한 옥녀(玉女)를 보면서도
오히려 삿된 음행[邪婬]
하려 하지 않는데
이제 어찌 똥과 오줌을 안겠느냐?
발로 대려 하지도 않으리.『의족경(義足經)』 상권에 나온다.
(5) 범지가 아이를 잃고 염라(閻羅)에게 살려 주기를 빌다가 부처님께 나가 도를 얻다
옛날에 어떤 바라문이 젊어서부터 출가하여 배웠다.
나이 육십이 되도록 도를 얻지 못하면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 법이 있었으므로,
와서 아내를 얻어 거사(居士)가 되었다.
살다가 한 사내아이를 얻은 것이 잘생기고 사랑할 만 하였는데,
나이 일곱 살이 되자 갑자기 중한 병이 들더니 하룻밤 만에 죽어 버렸다.
범지는 가련하고 애석하여 그의 시체 위에 엎드려서 기절하였다가 다시 소생하자 친족들은 달래고 타이르다가 강제로 빼앗아 염습하고 성밖에다 파묻어 버렸다.
범지는 생각하였다.
‘내가 지금 슬피 운들 아무 이익이 없다.
염라왕에게로 가서 아이의 생명을 애걸함이 낫겠도다.’
그리고는 목욕재계하고 꽃과 향을 가지고 집을 떠나가면서 사람들에게 물었다.
“염라왕이 다스리는 곳이 어디 있습니까?”
수천 리(里)를 나아가다가 깊은 산중에 닿아서 여러 범지들을 보고 다시 앞에서와 같이 묻자,
대답하였다.
“당신은 염라왕이 다스리는 곳을 물어서 무엇 하려 합니까?”
거사가 대답하였다.
“나에게 아들이 있었는데 최근에 죽었습니다.
염라왕에게로 가서 아이 생명을 애걸하려 합니다.”
범지들은 그의 어리석음을 가엾이 여기면서 이내 그에게 말하였다.
“염라왕이 다스리는 곳은 산 사람이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지만,
그대에게 방법을 지시하리다.
이로부터 서쪽으로 4백여 리를 가면 큰 강이 있고,
그 안에 성이 있습니다.
여기는 천신들이 세간을 살피다가 머물러 쉬는 성인데,
염라왕은 언제나 매월 4일에 살피고 다니므로 반드시 이 성을 통과하게 됩니다.
당신이 재계하고 가면 반드시 만나게 되리다.”
기뻐하면서 떠나가 그 강 속으로 들어갔더니,
좋은 성곽과 궁전과 집이 보였는데 마치 도리천(忉利天)과 같았다.
범지는 문으로 나아가서 향을 사르고 발돋움을 하면서 주원(呪願)하며 아이를 찾았다.
염라왕은 문지기에게 명하여 그를 만나게 하였으므로 범지는 여쭈었다.
“늘그막에 아들을 하나 낳았기에 노후를 대비하려 하여 7년 동안 양육하였는데,
근래에 죽어 버렸습니다.
대왕이시여,
은혜를 베푸시어 저의 아들 생명을 돌려주시옵소서.”
왕은 말하였다.
“아주 좋은 일입니다.
당신 아들이 지금 동쪽 동산 안에서 장난하고 있으니 몸소 가서 데리고 가시오.”
곧 가서 아들을 보았더니 여러 아이들과 같이 장난하고 있으므로,
앞에 가서 안고 울면서 말하였다.
“나는 밤낮 너를 생각하느라 침식이 편하지 않았는데,
너는 어찌 부모의 쓰라림을 생각하지 않느냐?”
어린아이는 꽥 소리를 지르면서 그를 꾸짖었다.
“어리석은 늙은이야,
도리를 모르는구나.
잠깐 동안 더부살이로 있었다 하여 남을 아들이라 하는구나.
망령되이 여러 말하지 말고 빨리 떠나가라.
나는 지금 여기에 부모님이 계신다.”
범지는 서운하고 섭섭해서 울며 떠나오다가 생각하였다.
‘구담(瞿曇) 사문이 혼신이 변화하는 도리를 안다더라.
가서 물어야겠구나.’
이내 부처님께로 돌아가서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자세하게 그 본말을 부처님께 설명하였다.
“실로 그는 저의 아들이었는데,
되돌아오지 않으려 하면서 저에게 말하기를 ‘어리석은 늙은이야,
잠깐 동안 더부살이로 있었다 하여 남에게 아들이라 하는구나’고 하였습니다.
부자의 정이 전혀 없었으니,
어떤 일로 그러합니까?”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실로 어리석구나.
사람이 죽으면 혼신은 떠나서 이내 다시 형상을 받는다.
부모와 처자가 인연으로 만나서 사는 것은 마치 나그네로 머물러 살다가 일어나 가면 이별하고 흩어지는 것과 같으니라.”
범지는 그 말씀을 듣고 환하게 뜻이 풀려 머리 조아리고 몸을 맡기면서 말하였다.
“사문이 되게 하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장하도다.”
그러자 수염과 머리카락이 저절로 떨어지고 가사가 몸에 입혀지며 비구가 되면서 바로 그 자리에서 아라한이 되었다.『도행품법구경(道行品法句經)』 제4권에 나온다.
(6) 범지가 아첨하며 한 보시를 비구가 한 게송을 말하여 녹여 버리다
옛날에 범지가 있었다.
재산이 넉넉하고 학문도 있었으나 바른 도를 믿지 않아 자주 사문들과의 논의(論議)에서 졌으므로 말하였다.
‘사문은 남의 믿음 있는 보시를 받아 먹고 정진하지 않으면 죽은 뒤에 소와 말이 되어서 도로 그 시주 집에 가서 갚아야 된다고 하더라.
은밀히 꾀를 내어 밥을 주고는 후세에 그들을 데려오게 되면 그것으로 살아갈 방도를 세우게 되리라.’
그리고 평소 구두쇠인데도 갑자기 절 안으로 갔다.
절 안에는 5백의 도인이 있었으나 모두 다 청하여 공경을 더하면서 음식을 베풀고 남보다 더 훌륭하게 치르고서 ‘틀림없이 5백 마리의 소와 말을 얻게 되었도다’ 하였다.
상좌(上座) 한 사람은 이미 4과(果)를 얻은 아라한이었으므로,
그의 생각을 알고서 이내 유나(維那)를 불러 여러 비구들에게 명하게 하였다.
‘모두가 마음을 오로지하여 저 사람에게 하나의 게송을 말하여야 한다.’
이내 함께 공경을 더하게 하고서 상좌는 말하였다.
“이미 빚을 다 갚았으므로 소와 말이 되지 않을 것이다.”
범지는 놀라며 말하였다.
“도인이 거룩하여서 미리 나의 뜻을 알아차렸구나.”
상좌는 이 때에 여러 비구들에게 자세히 말하였다.
“그대들이 밥을 얻은 뒤에 인자한 마음으로 도를 생각하고 한 법구(法句)의 말을 외우면,
이에 수미산을 삼킨다 하여도 오히려 녹일 수 있는데 하물며 이 조그마한 밥이겠는가?”
범지가 몹시 부끄러워하므로 이어 그를 위하여 법을 말하고 요긴한 이치를 널리 설명하자,
마음이 열리고 도를 받아들여 이내 도의 자취를 깨쳤다.『제경중요사(諸經中要事)』에 나온다.
(7) 범지가 부처님께 바친 발우의 꿀을 대중에게 먹게 하였으나 줄어들지 않았고,
물 속의 고기들에게까지 베풀다
옛날 어느 범지가 부처님을 보지 않으려고 몰래 다른 집으로 들어갔으나 큰 성인께서 그를 가엾이 여기면서 그의 눈앞에 와 계셨으므로 피하여 달아나려 했으나 달아날 수가 없자 부처님께로 왔다.
그 때 세존께서 그를 위하여 경법을 말씀하셨으므로 기쁜 마음이 일어나서 부처님과 가르침과 승가에게 귀의하고 계율을 받들어 받고 부처님을 돌고 떠나가서 이내 발우를 가져다 그 속에 꿀을 가득히 담아 두 손으로 받쳐 들고 부처님께 올리려 하였다.
그러자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발우의 꿀을 가져다 뭇 승가들에게 나누어 주어라.”
그리하여 이 때에 하나의 발우의 꿀로 부처님과 여러 스님들이 모두 배불리 먹고서도 발우는 예전대로 가득 차 있었으므로,
다시 부처님께 드리자,
부처님께서는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끝없이 흐르는 큰 강물에 가져다 부어라.”
범지는 또 물었다.
“무슨 까닭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였다.
“물 속의 벌레와 고둥ㆍ자라ㆍ악어ㆍ물고기들 모두 그 맛을 보게 하기 위해서이니라.”
범지가 분부를 받들자 세존께서는 빙그레 웃으시면서 오색의 광명을 내셨다.
위로 범천(梵天)까지 이르러 널리 5도(道)를 비추시고 돌아와 몸을 세 바퀴 돌고서 보살의 수기(授記)를 준 광명은 정수리로 들어갔고,
연각의 수기를 준 광명은 입으로 들어갔고,
성문의 수기를 준 광명은 팔로 들어갔고,
하늘에 오르는 복을 말씀하신 광명은 배꼽으로 들어갔고,
사람 몸을 받으리라고 말씀하신 광명은 무릎으로 들어갔고,
지옥과 아귀와 축생에 대해 말씀하신 광명은 발로 들어갔다.
아난(阿難)은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헛되이 웃지 않으시므로 웃음에는 반드시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범지가 부처님께 바치는 것을 보았느냐?”
아난이 대답하였다.
“예,
보았습니다.”
“이제 이 범지는 이 뒤로 오는 세상에 20겁을 지나도록 악취(惡趣)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고,
20겁이 지나고 나서는 밀구(蜜具)라는 연각(緣覺)이 되리라.”
여러 비구들은 말하였다.
“이 범지는 한 발우의 꿀로써 이롭게 한 일이 커서 연각이 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범지는 금생에서만이 아니요,
전 세상에서도 그러하였느니라.
과거 어떤 바라문이 한적한 곳에 살고 있었는데,
한 신선을 보았다.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지금 이 선인은 대단히 좋은 분이며 우리는 미치기 어려운 선인이니,
물어서 그의 도를 이어받아야겠다.’
어떤 사람이 말하였다.
‘그는 육신(肉身)을 기를 뿐인 종자인데 만나 무엇하시겠소?’
5통(通) 선인이,
그 바라문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를 알고는 나무 사이 공중으로 뛰어올라 그 사람 앞에 가 서 있자,
그는 보고 기뻐 뛰면서 이내 발우에다 꿀을 가득히 담아서 그에게 바쳤다.
선인은 받자마자 허공을 날아갔는데,
이 보시한 공덕으로 말미암아 뒤에 밀구(蜜具)라는 국왕이 되었으며,
바른 법으로 나라를 다스리다가 수명이 다하여 하늘에 가 났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5통 선인을 알고 싶으냐?
바로 지금의 내 몸이요,
그 때의 범지는 바로 지금의 이 범지니라.
그 때 꿀을 보시하였기에 천상 인간의 복을 주었고,
이로 말미암아 금세에도 다시 부처님께 베풀었으므로 뒤에는 연각이 되는 것이니라.”『밀구경(蜜具經)』에 나온다.
(8) 범지가 멀리 배우러 왔다가 다섯 사람의 인정 없음을 보다
어떤 범지가 라열기(羅閱祇)에 살고 있었다.
그는,
사위국(舍衛國) 사람들은 대부분이 효도로 봉양하고 경을 받들며 도를 닦고 3존(尊)을 공양하며 섬긴다 함을 듣고 학문을 얻고자 그곳으로 갔다.
그 나라에 거의 다 이르러서 부자(父子) 두 사람이 밭을 갈아 씨를 뿌리는 것을 보았다.
그 때 마침 독사가 나와서 그의 아들을 깨물어 죽였다.
그 아버지가 계속 밭을 갈면서 돌아보지 않으므로 범지가 그에게 묻자,
밭을 갈던 이가 또 물었다.
“어디서 오십니까?”
범지가 대답하였다.
“저는 라열기로부터 왔습니다.
이 나라 사람들은 대부분이 효도로 봉양하고 3보(寶)를 받들어 섬긴다는 것을 듣고 일부러 배우고 익히러 왔습니다.
아까 그는 누구의 아들입니까?”
“나의 아들입니다.”
“그가 당신의 아들이라면 어찌 근심하지도 않으면서 도리어 밭만 갈고 계십니까?”
그 사람은 대답하였다.
“사람이 나면 죽음이 있고,
물건이 생기면 부서짐이 있습니다.
근심하고 슬피 운들 좋을 것이 무엇이며,
설령 마시고 먹지 않는다 하여 죽은 이에게 무슨 이익이 있겠습니까?
당신이 성으로 들어가면 우리 집을 지나가다가 ‘우리 아들이 이미 죽었으니,
두 사람 몫의 밥을 가져올 것이 없다’고 말씀하여 주십시오.”
범지는 가만히 생각하였다.
‘사람이 인정이 없구나.
아들이 죽어서 땅에 쓰러져 있는데,
근심하지도 않고 도리어 밥만 찾고 있으니.’
그리고 사위성으로 들어가 밭가는 이의 집으로 가서 죽은 아들의 어머니를 보고 말하였다.
“당신 아들이 죽었습니다.
아버지는 한 사람 몫의 밥만 가져오라 하십니다.”
아들의 어머니는 말하였다.
“마치 나그네가 와서 더부살이할 때,
오면 거절하지 않고 떠나가도 만류할 것이 없는 것과 같아서 이 아이도 그와 같습니다.
태어날 적에 그가 스스로 왔고 죽어서 또한 혼자 떠난 것이니,
나의 힘으로 오고 가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의 본래의 업행을 따르고 수명을 좇아 나는 것입니다.”
또 그의 손위의 누이와 손아래의 누이에게 말을 하였으나 역시 무상하다는 비유를 들어 말하므로 범지는 그 부인에게 말하였다.
“당신 남편이 돌아가셨습니다.”
그러자 부인은 범지를 위하여 비유를 들어 말하므로 또 그의 종에게 말하였다.
“주인께서 돌아가셨소.”
그러자 종 역시 비유를 들어 말하므로,
범지는 그것을 듣고 마음으로는 느끼나 눈이 어두워 식별하지 못하고,
‘이 나라가 효성으로 봉양하고 3존을 받들어 섬긴다는 것을 들었기에 일부러 배우고 익히려고 왔으나,
아직 잘했다는 생각이 안 드는구나.
다섯 사람의 인정 없는 것을 보니 수고할 것 없다’ 하고는 또 길가는 사람에게 물었다.
‘부처님께서는 어디 계시느냐?’
길가는 사람이 대답하였다.
“가까운 기수급고독원(祇樹給孤獨園)에 계십니다.”
범지가 곧 부처님께 가서 부처님 발에 머리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아서 근심하고 언짢아하면서 머리를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부처님께서는 그의 마음을 아시고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무엇 때문에 언짢아하느냐?”
범지는 대답하였다.
“저의 본래 소원이 어긋났기 때문에 근심할 뿐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또 물었다.
“어떤 것이냐?”
자세하게 그 일에 대답하자,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렇지 않느니라.
너의 말이 틀렸다.
이 다섯 사람이야말로 가장 인정이 있다.
생명이 무상함을 알았으니 근심한들 이익될 것이 무엇이냐?
도리어 스스로 안정되었기 때문에 근심 걱정을 하지 않는다.
세속의 사람들은 무상함을 모르고서 괴로워하고 슬피 울면서 자제하지 못한다.
마치 사람의 몸에 열병이 들어서 정신을 잃고 헛소리를 하다가 좋은 의사가 약을 주어서 열이 이내 내리게 되면 헛소리를 하지 않는 것과 같다.
속인은 근심하고 어리석고 몹시 취하여 스스로 알지 못하지만 만약 스스로 무상함을 환히 알게 되면 다시는 근심 걱정하지 않으니,
마치 열이 있다가 낫게 되는 것과 같다.
이 다섯 사람이야말로 모두가 도를 증득하였느니라.”
범지는 그 말씀을 듣고 이내 자신을 몹시 책망하였다.
“내가 어리석어서 큰 이치를 몰랐구나.
이제 부처님 말씀을 들으니,
마치 소경이 눈을 얻고 어둠 속에서 광명을 본 것 같도다.”
그리고는 이내 5계(戒)를 받고 머리 조아리고 물러갔다.『오무반복경(五無反復經)에 나온다.
(9) 범지의 형제 네 사람이 같은 날에 죽다
범지 형제 네 사람은 저마다 다섯 가지 신통을 얻었는데,
그로부터 7일 후에 모두가 죽게 되어 있었으므로 함께 논의하였다.
“다섯 가지 신통의 힘은,
하늘과 땅을 뒤집고,
손으로 해와 달을 만지며,
산을 옮기고 물을 멈추게 하는 등 하지 못하는 일이 없는데,
어찌 이 죽음을 피할 수가 없겠는가?”
그러자 한 사람이 말하였다.
“나는 큰 바다로 들어가서 위로도 나타나지 않고 아래로도 밑까지 가지 않고 바로 그 중간에 의지하고 있겠습니다.
무상(無常)의 살귀(殺鬼)가 어찌 내가 있는 데를 알겠습니까?”
또 한 사람이 말하였다.
“나는 수미산 안으로 들어가서 그 겉을 도로 합치고 틈이 보이지 않게 하겠습니다.
무상의 살귀가 어찌 내가 있는 곳을 알겠습니까?”
또 한 사람이 말하였다.
“나는 가뿐하게 올라가서 허공 안에 숨어 있겠습니다.
무상의 살귀가 어찌 내가 있는 곳을 알겠습니까?”
또 한 사람이 말하였다.
“나는 큰 저자 안으로 숨어 들어가겠습니다.
무상의 살귀가 누구든 한 사람만 잡았으면 되지 굳이 나를 찾겠습니까?”
네 사람은 이렇게 의논을 마치고 함께 가서 왕에게 하직하였다.
“저희들의 수명이 7일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 천명을 피하고자 합니다.
벗어나게 되면 돌아와서 뵙고 살필 터이니 덕을 쌓으십시오.”
그리고 떠나갔다.
7일의 기한이 차자 저마다 죽었는데 마치 열매가 익어서 떨어진 것과 같았다.
시장 감독이 왕에게 아뢰었다.
“어느 한 범지가 갑자기 시장 안에서 죽었습니다.”
왕은 이에 알아차리면서 말하였다.
“네 사람이 피하였는데 한 사람은 이미 죽었구나.
그 나머지 세 사람도 어찌 면할 수 있었겠느냐?”
왕은 이내 수레를 차리고 부처님께 가서 예배하고 물러나 앉아서 아뢰었다.
“가까이에 범지 형제 네 사람이 있었습니다.
저마다 다섯 가지 신통을 얻었는데 스스로가 수명이 다하였음을 알고 모두 함께 피하였습니다.
모르겠습니다마는 이제 벗어날 수 있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에게는 피할 수 없는 네 가지 일이 있느니라.
첫째는 중음(中陰)이 되면 목숨을 받아 태어나지 않을 수 없는 것이고,
둘째는 나면 늙지 않을 수 없는 것이고,
셋째는 늙으면 병들지 않을 수 없는 것이고,
넷째는 병들면 죽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니라.”『법구경(法句經)』 제3권에 나온다.
(10) 범지가 아름다운 부인을 나무 위에다 버리고 못난 여종을 애착하다가 뒤에 뉘우쳤으나 이익이 없었다
청신사(淸信士)가 있었는데,
그의 부인은 잘생기고 거룩한 덕이 있어 짝할 이가 없었으며 말재주가 있어서 뭇 사람들에게 공경을 받았으나,
그 남편만은 중히 여기지도 않았을 뿐더러 보기조차 싫어하면서 도리어 종을 사랑하고 있었다.
그의 부인은 남편의 마음을 보고 남편에게 말하였다.
“당신이 나를 좋아하지 않으니,
출가를 허락해 주십시오.”
남편이 허락하였으므로 즉시 출가하여 비구니(比丘尼)가 되었다.
밤낮 정진하여 도를 닦은 지 오래지 않아서 아라한을 증득하였다.
그런 뒤에 청신사가 사랑하던 종이 죽었다.
청신사는 비구니에게 돌아오라고 불렀으나 끝내 듣지 않았다.
비구니가,
부처님께 그 본말을 말씀하여 주시도록 아뢰었더니,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이 청신사는 전생에서도 이미 덕망 있는 사람을 욕되게 하였으나 그 여인은 특수한 뜻이 있었느니라.
이 사람이 늘 어지럽혔지마는 이미 큰길에 들어갔으므로 그를 헐뜯으려 하여도 이룰 수가 없었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과거 세상 때에 연화(蓮華)라는 한 범지 부인이 있었다.
잘생기고 세상에서 뛰어났지마는 범지는 좋아하지 아니하고 여종을 사랑하였다.
그 여종의 말을 따라 부인을 산간에다 버리려고 하였다.
우담발(優曇鉢)나무의 열매를 딸 때가 되어 나무에 올라가 익은 열매를 골라 따면서 쓰지 못할 날것만을 부인에게 주었으므로 부인은 물었다.
‘당신 혼자만 익은 열매를 먹고 쓰지 못할 것만을 나에게 주십니까?’
그러자 남편이 말하였다.
‘당신이 나무로 올라가시오.’
부인이 곧 나무로 올라갔더니 남편은 가시나무를 사방에다 둘러쳐 나무를 막아 내려올 수 없어 죽게 버려 두었다.
그 때에 국왕이 사냥을 하다가 여인이 잘생긴 것을 보고 이내 여인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떤 사람인고?’
그 부인이 그 본말을 자세히 말하자,
왕은 생각하였다.
‘범지가 어리석고 무지하며 장부가 아니구나.’
이내 가시나무를 제거시키고 수레에 태워 궁 안으로 돌아가 왕후로 삼았다.
그는 여러 가지 재주가 많았고 슬기로웠으며,
말재주가 짝할 이가 없었고,
또 주사위를 잘 놀았으므로 멀고 가까이에 있는 모든 여인들이 함께 와서 놀아도 왕후는 이기기만 하고 당할 이가 없었다.
범지도 주사위와 바둑을 잘하였는데 멀리서 왕후가 잘한다 함을 듣고 생각하였다.
‘이는 나의 전 부인일 것이요,
다른 사람이 아니리라.’
그리고 왕에게로 나아가서 그 기량을 나타내려 하였다.
왕후는 그 범지의 형상을 듣고 그가 전 남편임을 알아차리고 왕에게 여쭈어 그를 오게 하였다.
멀리서 주사위를 시험하고서 왕후가 게송으로 대답하자,
범지는 부끄럽고 한스러워하며 이내 자신을 몹시 책망하면서 후회하였으나 미치지 못하였느니라.
그 때의 범지는 바로 지금의 청신사요,
그 때의 부인은 바로 지금의 부인이며,
그 국왕은 바로 지금의 내 몸이니라.”『부부경(夫婦經)』에 나온다.
(11) 범지의 부부가 꽃을 따다 죽었는데,
부처님께서 그들의 과거 일을 말 씀하시다
어느 한 범지가 재산이 넉넉하여 한이 없었다.
단지 하나뿐인 아들이 있었는데 나이가 스물이 되자 장가를 보냈다.
부인을 들인 지 아직 7일이 되기 전이었다.
상춘(上春) 3월이라 서로 거느리고 후원으로 가서 놀다가 한 높고 큰 능금나무에 좋은 꽃이 피어 있자 아내가 그것을 얻고 싶어하였으나 따다 줄 사람이 없었으므로,
남편이 아내의 뜻을 알고 이내 나무로 올라가서 막 한 송이를 따고 두 송이째 따려는데 올라갔던 나뭇가지가 부러지면서 땅으로 떨어져 죽었다.
모두가 물결처럼 아들에게 달려와서 하늘을 부르며 슬피 울면서 애가 끊어질 듯이 소생하기를 되뇌었고,
수많은 친척들도 모두 함께 슬피 통곡하였으므로,
듣는 이들은 마음 아파하고 보는 이들은 애통해 하였다.
부모는 하늘이 보호해 주지 않았다고 원망하면서 염습하여 관에다 넣은 뒤에 집으로 돌아와 슬피 울며 그칠 줄을 몰랐다.
그 때 세존께서 그의 어리석음을 가엾이 여기면서 가서 위문하시자,
모두 부처님을 뵙고 슬퍼하면서 그 쓰라림을 자세히 아뢰므로 부처님께서는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그치고 법을 들어라.
만물은 무상하여 오래 보존할 수 없다.
나면 죽음이 있고 죄와 복이 그를 따른다.
이 아이는 세 군데서 슬피 울고 괴로워하고 애통해 하며 어찌할 줄 모르는데,
마침내 누구의 아들이 되고 누구의 어버이가 되느냐?”
이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목숨은 마치 꽃과 열매가 익어서
떨어질 것을 항상 두려워함과 같다.
났으면 모두가 괴로움이 있으며
누군들 죽지 않을 수 있겠느냐?
애초부터 애욕을 즐거워하여
음행을 할 적에 태 안에 들며
몸 받으면 목숨은 번개와 같아서
밤낮 흘러가서 그치기 어렵도다.
이 몸이란 것은 반드시 죽는 것이고
영혼은 육신이 없는 법이라
죽으면 다시 태어나게 되며
죄와 복은 부수거나 그칠 수 있는 것 아니니라.
처음과 나중이 같은 세상이 아니며
어리석은 애욕으로 오래되고 길어진다.
자신이 지어서 고(苦)와 낙(樂)을 받으니
몸은 죽으나 정신은 없어지지 않느니라.
장자는 게송을 듣고 뜻이 풀려 근심을 잊고서 길게 무릎 꿇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아이는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기에 한창 좋은 나이에 죽었습니까?
본래 지었던 죄를 말씀하여 주옵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옛날에 한 어린아이가 활과 화살을 가지고 신수(神樹) 가운데 들어가 놀고 있었다.
그 곁에 세 사람이 있으면서 나무 위의 참새를 보고 있었는데 어린아이가 쏘려 하므로 세 사람은 부추기며 말하였다.
‘만약 맞힐 수만 있다면,
세상에서 용건(勇健)한 아이라 일컫게 될 것이다.’
어린아이는 으쓱하여 좋아하면서 활을 당겨 쏘아 참새를 명중하여 즉사시켰다.
세 사람은 함께 웃으면서 그를 도와주고 기뻐하면서 각자 떠나갔는데,
나고 죽고 하는 수없는 겁 동안을 있는 곳마다 함께 만나서 죄를 받았느니라.
그 세 사람 중 한 사람은 복이 있어서 지금 천당에 있고,
한 사람은 바다 속에 나서 화생(化生)으로 용왕이 되어 있으며,
한 사람은 바로 오늘의 장자니라.
이 어린아이는 전생에 천상에 나서 하늘의 아들이 되었다가 목숨을 마치고 내려와 장자의 아들이 되어서 나무에서 떨어져 죽자 이내 바다 속에 나서 화생으로 용왕의 아들이 되었는데,
바로 태어나는 그날에 금시조왕(金翅鳥王)이 잡아먹어 버렸느니라.
오늘날 세 곳에서 괴로워하고 슬피 우는 것을 어찌 말로 할 수 있겠느냐?
그 전세에 부추기면서 기뻐하였기 때문에 이 세 사람은 슬피 우는 것으로써 보(報)를 받느니라.”『법구비유경(法句譬喩經)』 제5권에 나온다.
(12) 범지가 이익을 잃자 여인을 죽이고 부처님을 헐뜯다
사위국의 왕과 대신과 백성들은 세존을 받들어 공경하고 4사(事)로 공양하면서 범지들을 버렸으므로 범지들은 함께 의논하였다.
“아름다운 여자를 구해서 죽여 나무 사이에다 파묻어 놓고 구담(瞿曇)에게 나쁜 명성이 널리 퍼지게 하면 우리를 대우할 것이다.”
그리고는 이내 호수(好首)라는 여인에게 다그치며 명하였다.
“너는 지금으로부터는 아침저녁으로 부처에게 나가되 만백성이 보고 알게 하여라.”
소녀가 분부를 받고 시행하였는데,
범지들은 곧 소녀를 죽여서 나무 사이에다 파묻어 놓고 왕궁 문으로 모여가서 원망하며 부르짖었다.
“우리에게 배우고 있는 무리 안에서 유독 잘생기고 꽃다운 용모가 짝할 이 없는 한 여인이 있었는데 생사를 모르고 있습니다.”
왕은 말하였다.
“항상 어디를 갔습니까?”
범지들이 대답하였다.
“구담에게 갔습니다.”
왕은 말하였다.
“거기로 가서 찾으십시오.”
그러자 바로 기수(祇樹)로 가서는 여인의 시체를 파내어 평상 위에다 놓고 거리를 돌면서 원망하며 말하였다.
“사문 구담은 언제나 계율과 덕망이 크고 넓어서 위없다고 일컫더니,
어떻게 여인과 사통(私通)하고서 게다가 죽여서 그를 숨겼을까?
무슨 법과 계율이 있다는 말이냐?”
이 때 여러 비구들이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는데 백성들이 욕설을 퍼부었다.
“이 사문들아,
저지른 죄가 그러하면서 옷과 밥을 얻으려 하느냐?”
비구들이 이내 빈 그릇을 가지고 성을 나와 돌아와서 부처님께 아뢰자,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 비방을 받는 것은 불과 7일뿐이니라.”
이 때에 유염(惟閻)이라는 여인이 성안에서 비구들이 밥을 얻다가 모두 빈 그릇으로 돌아갔다 함을 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