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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시점 2563_0918_015956
7
옛날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지 백 년 뒤에,
아육왕은 불법을 숭상하고 즐겨하여 그 나라의 2만 비구들을 항상 공양하였다.
아흔 여섯 파의 외도들은 그것을 질투하여,
불법을 망치려고 꾀하고는 모두 모여 그 방법을 생각하였다.
그 중에 요술을 잘 부리는 어떤 사람이 여러 사람에게 말하였다.
“내가 요술을 부려 악귀 형상으로 변하여 찾아가면 저 사문들은 모두 흩어져 도망할 것이다.
그리고 이기지 못할 줄을 알고 우리 도(道)로 돌아올 것이다.”
외도들이 받드는 귀신에 마이수라(摩夷首羅)라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머리는 하나에 얼굴은 넷이며 눈과 팔은 모두 여덟 개로서 여러 귀신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이었다.
범지는 곧 그 귀신 몸으로 변하여 다른 추한 귀신 2백여 명을 데리고,
온 나라를 두루 돌고는 천천히 걸어 차츰 왕궁의 앞에 이르렀을 때,
온 나라의 남녀들은 모두 두려워 떨었다.
왕도 나가 맞이하다가 그 무서운 귀신들을 보고 머리를 조아리며 물었다.
“별고 없으십니까[不審] ,
대신(大神)은 무슨 분부할 일이 있습니까?”
귀신은 말하였다.
“나는 사람을 잡아먹고 싶다.”
“그렇게 할 수는 없습니다.”
“만일 왕이 백성들을 아낀다면 이 나라에 쓸데없는 자들이 있으니,
왕은 그들을 우리에게 주어 먹게 하라.”
“그런 이는 없습니다.”
귀신은 말하였다.
“저 사문들은 농사도 짓지 않고 전장에도 나가지 않으며 또 왕의 신하도 아니다.
그들은 쓸데없는 자들이니 우리에게 주어 먹게 하라.”
왕의 마음은 언짢았지마는 부득이한 일이라,
곧 사신을 기원(祇洹)으로 보내어 이 소식을 전하였다.
그때 2만 비구들 중에 가장 어린 사미가 있었다.
나이는 열셋이요,
이름은 단정(端正)이라 하였다.
그는 여러 비구들에게 아뢰었다.
“제가 가서 만나겠습니다.”
비구들은 허락하였다.
사미는 밖으로 나가 유나에게 말하였다.
“만일 어떤 범지라도 기원동산에 떨어지거든,
곧 그 머리를 깎고 빠져 나가지 못하게 하십시오.”
사미는 그곳으로 가서 귀신에게 말하였다.
“네가 와서 우리를 잡아먹으려는 것을 나는 안다.
나는 스님들 중에서 가장 어리다.
그래서 차례대로 제일 먼저 왔다.
다른 비구도 차례가 되면 올 것이다.”
사미는 이어 말하였다.
“나는 아침부터 아무것도 먹지 못하였다.
그대는 내게 밥을 주어 배를 불린 뒤에 잡아먹으라.”
귀신은 그에게 밥을 주었다.
그때 그 귀신을 따른 범지도 2만이 있었다.
왕이 큰 부엌을 만들어 이들에게도 밥을 주니,
그 사미가 2만 명의 밥을 빼앗아 모두 입 안에 넣고 신통으로 기원동산에 날아갔으나 아직 배가 부르지 않았다.
그러자 다시 2만 범지들을 입에 머금고 신통으로 기원동산으로 날아갔다.
그때 요술을 부리던 범지는 두려워하여 도로 사람으로 돌아가 머리를 조아리고 사과하면서 제자 되기를 청하였다.
비구들은 그 범지들 머리를 모두 깎고 그들을 위해 경법을 설명하여 그들은 모두 아라한이 되었다.
그리고 온 나라 백성들도 모두 기뻐하면서 복을 받고 제도되었다.
‘한 어린 사미로도 신력의 감동이 이와 같거늘,
하물며 대승(大乘)의 바다에야 무엇이 없겠는가?’
왕은 이렇게 생각하고,
곧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내었다.
그 뒤로는 불법이 크게 일어나 지금까지 멸하지 않았다.
8
옛날 어떤 나라의 왕은 사람의 살을 먹기 좋아하여 찬간지기[廚士] 에게 명령하였다.
“너희들은 밤에 다니면서 은밀히 사람을 잡아다 내 찬거리를 대라.”
왕은 이것으로 일상사를 삼았다.
그 뒤에 신하들은 그것을 알고,
곧 그 왕을 배척하여 나라 밖으로 쫓아내고 다시 어질고 현명한 이를 구하여 왕으로 세웠다.
13년 뒤 사람 먹는 왕은 새짐승으로 태어나 또 사람을 잡아먹되 멀고 가까움이 없었다.
그는 산중에서 나무신을 향해 기도하였다.
“국왕 5백 명을 잡아 와서 제사할 것이니 나를 다시 국왕이 되게 하여 주소서.”
그는 곧 날아다니면서 4백 99명을 얻고는,
산골로 들어가 돌로 그 골짜기 입구를 막아 두었다.
그때 국왕은 여러 궁녀들을 데리고 욕지(浴池)에 놀러 나갔다.
막 궁문을 나섰을 때 어떤 도인을 만났는데,
그는 게송을 읊고는 보시를 청하였다.
왕은 궁중에 돌아가서 금과 은을 주리라고 허락하였다.
왕이 욕지에 들어가 목욕하려 할 때에 사람을 먹는 왕은 공중에서 날아와 왕을 안고 산중으로 돌아갔다.
국왕은 그것을 보았으나 두려워하거나 겁내지 않고 얼굴빛도 태연하였다.
그래서 사람을 먹는 왕은 물었다.
“나는 본래 사람 5백 명을 잡아 하늘에 제사하려 하였는데 이미 4백 99명을 잡았고 이제 또 너 한 사람을 잡았으니 수가 이미 찼다.
그래서 너를 죽여 하늘에 제사하려 하는데,
너는 그런 줄을 알면서 어찌 두려워하지 않는가?”
국왕은 대답하였다.
“사람은 나면 죽음이 있고,
물질은 이루어지면 무너지는 것이다.
그래서 만나면 이별이 있고,
모이면 헤어지는 것이니 무엇을 근심하겠는가?
내가 아침에 궁문을 나오다가 길에서 도사를 만났는데 그는 나를 위해 게송을 읊었다.
그래서 나는 보시하겠다 승낙하고 아직 그것을 주지 못하였다.
그것이 한이 될 뿐이다.
지금 왕이 넓은 자비로 너그러이 동정하시어 며칠 동안만 말미를 주면,
그에게 보시하고 돌아와 약속을 어기지 않으리라.”
그는 승낙하면서 말하였다.
“너에게 이레 동안의 기한을 준다.
만일 돌아오지 않으면 내가 가서 잡아오기도 어렵지 않다.”
왕이 궁중으로 돌아가자 안팎은 모두 기뻐하였다.
왕은 곧 창고를 열어 사방에 보시하고 태자를 세워 왕으로 삼은 뒤에 백성들을 위로하고는 하직하고 떠났다.
사람을 먹는 왕은 멀리서 이 국왕이 오는 것을 보고 ‘저이는 기이한 사람이 아닌가?
죽음에서 살아났는데 다시 돌아온다’ 생각하고 물었다.
“목숨은 사람들이 중히 여기고 사랑하는 것인데 그대는 목숨을 버리면서 신의를 지키니,
세상에 있기 어려운 일이다.
알 수 없구나.
어떤 생각을 가졌는가?
그 뜻을 말해 보라.”
“내가 자비로 보시하고 지성으로 맹세를 지키는 것은 장차 아유삼불(阿惟三佛)을 얻어 세상을 구제하려는 것이다.”
“부처를 구한다.
그 이치는 어떠한가?”
국왕은 그를 위해 5계(戒)와 10선(善)과 4등(等)과 6도(度)를 설명하였다.
그는 마음이 환히 열리어 5계를 받고 청신사(淸信士)가 되고는,
4백 99인을 놓아 주어 각기 제 나라로 돌아가게 하였다.
그러나 그 여러 왕들은 이 왕의 뒤를 따라 이 나라에 이르렀다.
그 맹세를 지킴으로써 그들의 목숨을 건진 일에 감격하여,
본국으로 돌아가려 하지 않고 드디어 그 나라에 머물러 있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 나라 왕은 그들을 위하여 훌륭한 집을 지어 나무와 금과 돌에 갖가지 그림과 무늬를 새기고 그리니 그 빛나는 장엄은 국왕의 그것을 본떴고 음식과 의복과 수레도 왕과 다름이 없었다.
사방에서 오는 사람들은 물었다.
“왜 이런 왕궁과 같은 집이 온 나라에 두루 있는가?”
사람들은 대답하였다.
“이것은 다 여러 왕들의 집[王舍] 이다.”
마침내 그 이름이 멀리 퍼져 그 뒤로는 그 곳을 왕사성(王舍城)이라고 불렀다.
부처님은 도를 얻으신 뒤에 스스로 그 내력을 말씀하셨다.
“신의를 지킨 왕은 바로 내 몸이요,
사람을 잡아먹던 왕이 바로 앙굴마(殃崛摩)며,
왕사성에 돌아와 설법하여 제도한 한량없는 사람들은 다 전생에 왕이 되었을 때에 인연을 맺은 사람들이니라.”
부처님이 이렇게 말씀하실 때 일체 대중들은 모두 기뻐하면서,
복을 받고 제도된 이가 헤아릴 수 없었다.
9
옛날 설산(雪山)에 흰 코끼리 왕이 있었다.
몸에는 여섯 개의 어금니가 있고 2만 코끼리를 거느리고 있었다.
그 코끼리에게는 두 부인이 있었는데 하나는 나이가 많고 하나는 나이가 젊었다.
놀러 나갈 때에는 늘 그 부인들을 좌우에 데리고 갔다.
어느 때 왕이 놀러 나가다가 도중에 큰 나무를 지나게 되었는데,
그 나무에는 꽃이 무성하고 좋았다.
왕은 꽃을 꺾어 두 부인의 몸을 꾸미려고,
코로 나무를 감아 흔들었다.
그때 바람이 불어 그 꽃은 큰 부인의 몸에만 떨어지고 작은 부인은 바람맞이에 있었으나 꽃을 얻지 못하였다.
그래서 왕이 치우쳐 사랑한다고 생각하고 은근히 독한 마음을 품었다.
그 뒤에 왕의 연못 가운데서 천 개의 잎사귀가 있는 금색 연꽃이 났다.
작은 부인은 그것을 꺾어 왕에게 바쳤다.
왕은 그것을 받아 큰 부인에게 주어 머리에 꽂게 하였다.
작은 부인은 끝내 더욱 시기하여 왕을 해치려 하였다.
설산에는 도사가 많았다.
그때 작은 부인은 아름다운 과실을 따다가 백 명의 벽지불에게 공양한 뒤에 산 위의 험준한 곳에 가서 스스로 맹세하였다.
‘지금까지 벽지불에게 보시한 복의 갚음으로 인간에 나거든 부자이고 큰 세력이 있으며,
또 전생에 이 코끼리의 왕을 죽이려고 했던 것을 스스로 알리라.’
그녀는 곧 몸을 산 밑으로 던져 죽었다.
그 식신(識神)은 인간에 태어나 어떤 장자의 딸이 되어 지혜가 밝고 많이 알며 단정하기 짝할 데 없었다.
그녀가 자라자 그 나라 왕은 그녀를 맞이하여 부인으로 삼아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었다.
부인은 생각하였다.
‘이제야말로 묵은 원수를 갚게 되었다.’
누른 치자를 얼굴에 바르고는 병을 핑계삼아 자리에 누웠다.
왕은 들어가 왜 그러냐고 물었다.
그는 대답하였다.
“밤에 꿈을 꾸었는데 머리에 여섯 개 어금니가 있는 코끼리를 보았습니다.
그 어금니를 가지고 비녀를 만들고 싶을 뿐입니다.
만일 왕이 그것을 얻지 못하면 내 병은 날로 위독해질 것입니다.”
왕은 평소부터 그녀를 소중히 여겼기 때문에 감히 그 뜻을 거스르지 못하고,
곧 나라 안의 사냥꾼 수백 명을 불러 말하였다.
“너희들은 혹 산중에서 여섯 개 어금니를 가진 흰 코끼리를 보았느냐?”
모두 말하였다.
“본 일이 없습니다.”
왕은 딱하게 생각하고 사람을 시켜 부인을 불렀다.
그러나 사냥꾼들은 모두 그런 사정으로 말하였다.
부인은 말하였다.
“요새 이 근처에 참으로 그런 코끼리가 없다면,
너희들 중에 누가 괴로움을 잘 견디고 담이 큰 사람이 없는가?”
어떤 사람이 꿇어앉아 말하였다.
“제가 그런 사람입니다.”
이에 부인은 그에게 만 냥 금과 쇠갈고리와 도끼와 끌과 또 법의(法衣) 한 벌을 주면서 말하였다.
“네가 지름길로 설산(雪山)에 가면 길에 큰 나무가 있고 그 좌우에는 몸 길이가 수백 발이 되는 큰 구렁이가 있어서 가까이 할 수 없을 것이다.
그 때에는 도끼와 끌로 그 나무를 뚫고 그 구멍으로 빠져 나가 앞으로 더 나아가면 큰 물을 볼 것이요,
거기에는 나무가 물 위에 늘어져 있을 것이니,
쇠갈고리를 나무에 걸고 기어 올라가 가지를 따라 나아가면 큰 코끼리가 사는 곳에 이르게 될 것이다.
그것이 늘 있을 만한 곳을 살펴서 그 밑에 깊은 구덩이를 파고 그 위를 얇게 덮고는,
그 속에 들어가 코끼리가 올 때를 엿보아서 활로 쏘아라.
그리고 사문처럼 가사를 입으면 코끼리는 거룩한 세 분을 받들기 때문에 결코 너를 해치지 않을 것이다.”
사냥꾼은 그 명령을 받고 곧 떠나,
7년 7개월 7일 만에 그 코끼리가 사는 곳에 이르러 거기서 구덩이를 파고 그 안에 들어가 조금 있자니 코끼리왕이 돌아왔다.
사냥꾼은 독이 묻은 화살로 코끼리를 쏘았다.
그 화살이 멀리서 오지 않았기 때문에 코끼리는 코로 그 근처를 뒤지다가,
구덩이 속의 그 사람을 보고 누구냐고 물었다.
그는 매우 두려워하여 스스로 고백하였다.
“나는 품팔이꾼입니다.”
코끼리왕은,
그것이 부인이 시킨 짓인 줄 알고 스스로 그 어금니를 빼어 그에게 주면서 말하였다.
“너는 빨리 돌아가라.
다른 코끼리들이 보면 곧 너를 해칠 것이요,
설령 뿌리치고 가더라도 그대의 자취를 찾아 뒤쫓을 것이다.”
코끼리왕은 위신력으로써 그를 보호하여 그는 이레만에 그 지경을 벗어나게 되었다.
그는 본국으로 돌아와 코끼리 어금니를 부인에게 올렸다.
부인은 그것을 받아 몇 번이고 보고는 기뻐하기도 하고 뉘우치기도 하다가 얼마 뒤에 피를 토하고 거의 죽게 되었다.
석가모니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하늘과 용과 귀신과 네 무리의 제자들이 큰 법회(法會)를 열었다.
그 자리에 있던 어떤 큰 비구니가 멀리서 부처님을 자세히 바라보고는 곧 큰소리로 웃다가 조금 뒤에는 다시 소리를 높여 울었기 때문에 모두 괴상히 생각하였다.
아난이 부처님에게 여쭈었다.
“어떻게 저 비구니는 아라한이 되었으며,
무슨 이유로 슬픔과 기쁨을 스스로 이기지 못합니까?
그 사정을 듣고자 합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그 때의 그 흰 코끼리는 바로 내 몸이요,
그 부인은 지금의 구이(瞿夷)이며,
그 작은 부인은 지금의 비구니이니,
그는 신통을 얻었기 때문에 전생 일을 아는 것이다.
그가 슬퍼하는 것은 그 마음을 섬기지 않았기 때문이요,
기뻐서 웃는 것은 착한 사람을 해쳤다가 다시 도를 얻었기 때문이니라.”
대중은 이 말씀을 듣고 모두 생각하였다.
‘부처님과 나쁜 인연을 지었어도 오히려 구제를 받거늘,
하물며 도와 덕의 인연이겠는가?’
모두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내었고,
그 원은 시방(十方)에 미쳐 일체를 구제하였다.
10
옛날에 부처님께서 나국(倮國)에 가셔서 수갈(須竭)의 공양을 받으셨다.
그 나라는 바다가 가깝기 때문에 용이 구름과 비를 일으켰다.
부처님은 대중이 물에 빠져 떠내려갈까 걱정하여,
공양을 받고는 대중을 데리고 아뇩달못가로 가셨다.
대중이 모여 모두 자리에 앉자 부처님은 사리불을 부르셨다.
그러나 사리불은 그 모임에 없었다.
천제(天帝)는 생각하였다.
‘부처님 제자들은 신통을 얻어 그 지혜는 부처님보다 더 빛난다.’
부처님은 천제의 생각을 아시고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가서 사리불을 불러오라.”
목련은 예배하고 떠났다.
그때 사리불은 가사를 깁고 있었다.
목련은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지금 부처님께서 아뇩달못에 계시면서 나를 시켜 스님을 불러오라 합니다.
바로 갑시다.”
사리불은 말하였다.
“이 가사를 다 기울 때까지 기다리시오.”
“만일 빨리 가지 않으면 내가 신통으로 그대와 이 산의 돌집을 모두 오른쪽 손바닥에 얹고 부처님께 가겠소.”
사리불은 곧 허리띠를 끌러 땅에 놓고 목련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이 띠를 땅에서 떼어야 내 몸을 들 수 있을 것이오.”
목련은 그 띠를 들어 보았다.
그러나 땅은 움직일 수 있으나 띠는 들 수 없었다.
목련은 신통으로 부처님께 돌아왔다.
사리불은 먼저 와서 부처님 곁에 앉아 있었다.
그래서 목련은 신통의 힘이 지혜의 힘보다 못한 것을 알았다.
그때 그 자리의 어떤 비구가 귀에 수만꽃[須曼花] 을 꽂고 있었기 때문에 대중은 모두 이상히 여겼다.
“비구 법에는 꽃 장식을 하지 않는데 저 비구는 꽃을 꽂고 있으니 무슨 까닭인가?”
그때 천제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잘 모르겠습니다.
저 비구는 왜 꽃을 꽂았습니까?”
부처님께서 그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그 귀의 꽃을 버려라.”
그 비구는 부처님의 분부를 받고 곧 손으로 그 꽃을 빼어 내었으나 꽃은 여전히 꽂혀 있었다.
이렇게 여러 번 빼어 내어 버렸으나 꽃은 그래도 그 자리에 있었다.
부처님께서 다시 그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신통으로 그것을 버려라.”
그는 곧 삼매의 힘으로 수천만의 손을 만들어 허공에서 그 귀의 꽃을 빼내어 버렸으나,
꽃은 그치지 않고 나왔다.
그래서 대중들은 그것은 도와 덕의 인연이요,
잠깐 붙어 있는 꽃이 아님을 아뢰었다.
“원컨대 그 사실 내력을 설명하시어 대중의 의심을 풀게 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옛날 유위불이 세상에 나오신 지 91겁 되던 때에 그 부처님은 큰 법회를 열었다.
그때 어떤 취객(醉客)이 그 모임에서 설법을 듣고 기뻐하여,
귀에 걸었던 꽃을 떼어 부처님 위에 흩고는 예배하고 떠났다.
그는 목숨을 마친 뒤에 91겁 동안 천상과 인간에서 복을 받고 다시는 삼악도에 떨어지지 않았다.
알고 싶은가?
그 때의 그 사람이 바로 지금의 저 비구이다.
꽃 하나를 흩은 복으로 지금 도를 얻었고 또 그 꽃도 다하지 않는 것이다.”
천제는 아뢰었다.
“과거의 그 취객은 계도 받지 않고 육바라밀도 행하지 않았지마는,
한 번 꽃을 흩은 복은 91겁을 지난 지금에도 다하지 않거늘,
하물며 그 일을 많이 한 사람이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천제여,
알아야 한다.
부처님[薩芸若] 께서 일체의 중생을 이익하게 하는 것이 모두 이와 같으니라.”
그 모임의 대중들은 이 말씀을 듣고 매우 기뻐하여 모두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내었다.
11
옛날 부처님께서 처음으로 도를 얻어 천하를 교화하시니 감동하지 않는 이가 없었는데,
오직 사위국의 왕만은 부처님을 믿지 않았다.
부처님의 절과 왕의 동산은 벽을 사이하여 가까이 있으면서 모두 강에 다다라 있었다.
그 절에는 3백여 명의 사미가 있어서 늘 거룩한 세 분을 모셨다.
어느 때에 유나(維那) 스님은 여러 사미들을 시켜 각기 병을 가지고 강에 나가 물을 길어 오게 하였다.
사미들은 강가에 나가 모두 가사를 벗어 집놀이를 하였다.
그때 파사닉왕은 그 부인과 함께 누각 위에 앉아 있다가 멀리서 사미들이 유희하는 것을 바라보고 부인에게 말하였다.
“내가 구담을 믿지 않은 것은 참으로 잘한 일이다.
구담 무리들은 스스로 청정하여 번뇌가 없다고 일컫지마는,
지금 저들의 장난치고 노는 것이 우리와 무엇이 다른가.
그러면서 어떻게 참되다고 하겠는가?”
부인은 대답하였다.
“비유하면 바다 가운데에는 용과 뱀이 있는 것처럼 대승의 법도 그와 같아서,
도를 얻은 이도 있고 도를 얻지 못한 이도 있어서 통틀어 말할 것이 아닙니다.”
부인의 이 말이 끝나기 전에 사미들은 모두 가사를 입고 물병을 들고 바로 절을 향해 가면서 그 자리에서 신통으로 3백 개 병을 허공에 던지고 각기 날아서 절로 들어갔다.
부인은 그것을 가리키면서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님의 마음이 흡족하지 않으면 지금 저 신통을 보십시오.
어떻습니까?”
왕은 그것을 보고 매우 기뻐하여 곧 누각에서 내려와 여러 신하들과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고는 귀의하고 뉘우쳤다.
부처님께서 그들을 위해 설법하셨다.
왕과 부인과 모든 대중들은 모두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마음을 내었다.
12
옛날 사위국의 범지 장자는 성을 나가 놀다가 차츰 기원 동산 곁으로 갔다.
부처님은 그 사람이 공덕이 있어 구제할 수 있음을 아시고,
곧 어떤 나무 밑에 나가 앉아 큰 광명을 놓아 기원 동산 경계를 두루 비추셨다.
그래서 나무와 흙과 돌들이 모두 금색이 되었다.
범지는 그 광명을 보고 종자(從者)에게 물었다.
“이것은 무슨 광명인가?”
종자는 대답하였다.
“모르겠습니다.”
장자(長者)가 말하였다.
“햇빛이 아닌가?”
“햇빛은 뜨거운데 이 빛은 차가움과 따스함이 잘 조화되어 있으니,
햇빛이 아닙니다.”
“그러면 불빛인가?”
“불빛도 아닙니다.
불빛은 흔들려 가만히 있지 않는데 이 빛은 고요하여 불빛 같지 않습니다.”
종자는 생각하다가 깨닫고 장자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사문 구담의 도와 덕의 광명입니다.”
장자는 이내 말하였다.
“그런 말 말라.
나는 구담을 좋아하지 않는다.
빨리 수레를 돌려 돌아가자.”
부처님은 곧 신통으로 3면에 큰 시내를 만들어 어디로도 지나가지 못하게 하고 오직 부처님 앞에만 길이 있게 하였다.
종자는 말하였다.
“구담 쪽으로만 길이 통했습니다.”
할 수 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장자는 멀리서 부처님을 보고 곧 부채로 얼굴을 가렸다.
부처님은 다시 신통으로 부채 안팎이 환히 트이게 하였다.
장자는 눈을 들자 부처님과 마주 보게 되었다.
장자는 갑자기 깨닫고 곧 수레에서 내려와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였다.
부처님은 그를 위해 설법하시고 그는 곧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내어 이내 물러나지 않는 자리를 얻었다.
부처님을 등지고 가는 이도 도의 지혜를 얻거늘,
하물며 부처님을 믿고 향하는 이겠는가?
13
옛날 바라내국에 역사(力士) 여덟 사람이 있었는데,
모두 한 사람이 60마리 코끼리의 힘을 당하였다.
그 중의 어떤 사람은 많은 책략과 기이한 병법,
64변화술과 문무(文武)를 두루 갖추었다.
그래서 그것을 믿고 두려워하거나 어려워하는 것이 없었다.
부처님께서는 그 사람이 반드시 나쁜 길에 떨어질 것을 보시고,
구제하려고 그에게로 가셨다.
문지기가 그에게 아뢰었다.
“구담이 밖에 와서 뵈려고 합니다.”
역사는 그 말을 듣고 좌우에 말하였다.
“구담의 가진 지혜가 어찌 나보다 낫겠느냐?
나보다 못하다.”
그리고 문지기에게 말하였다.
“돌려 보내어 만나지 못하게 하라.”
부처님께서는 세 번이나 그 문에 갔으나 만나지 못하셨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소년 역사로 변하여 힘을 겨루려고 가셨다.
문지기가 들어가 아뢰자,
그 역사는 물었다.
“이 나라의 그 여덟 사람이 아니던가?”
“소년인데 못 보던 사람입니다.”
역사는 밖에 나가 만나보고 그를 데리고 놀이터로 가서,
그 나이 어림을 업신여겨 당장 쳐 죽이려고 소년에게 말하였다.
“앞으로 바짝 다가오라.
손으로 서로 치기를 하자.”
두 사람이 나와 막 붙으려 할 때에 부처님께서는 신통으로 그를 들어 땅에서 여나믄 발 떨어진 허공에 두었다.
그가 밑으로 내려다 볼 때 땅에는 다만 불이 붙는 칼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교만하고 분해하는 마음이 없어지고 다만 죽음이 두려워 공중에서 말하였다.
“아래 있는 역사님께 귀의합니다.
목숨을 살려 주십시오.”
부처님께서는 그를 땅에 내려 놓고 부처 몸을 나타내셨다.
그는 곧 부처님임을 알고 머리를 조아려 예배하였다.
“부처님이신 줄을 내가 알았으면 감히 교만하여 이렇게 되지 않았을 것입니다.
원컨대 용서하시어 무거운 재앙을 면하게 하소서.”
부처님께서는 그 청을 받아들이고 그를 위해 깊은 법을 말씀하셨다.
그는 곧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마음을 내어 아유월치(阿惟越致)를 얻었다.
부처님의 방편[權道] 으로써 제도하심이 이와 같으니라.
14
옛날 나열기국의 어떤 바라문의 아들은 홀로 그 어머니와 살고 있었다.
그는 자라서 어머니에게 물었다.
“우리 아버지는 무엇을 받들어 섬겼습니까?
나는 그 자취를 따르고자 합니다.”
어머니는 말하셨다.
“네 아버지는 세상에 계실 때 하루 세 번씩 물에 들어가 목욕하셨다.”
“아버지는 무엇을 바라고 그렇게 하셨습니까?”
“항하수에 때를 씻으면 신통을 얻는다고 하셨다.”
“그렇지 않습니다.”
“너는 다른 의견이 있느냐?”
“만일 그렇다면 저 강 북쪽에 사는 백성들은 날마다 소를 몰고 남쪽으로 건너가 놓습니다.
그들은 하루 두 번씩 목욕하는데 왜 도를 얻지 못합니까?
또 물속에 있는 고기와 자라들도 물에서 사는데 왜 도를 얻지 못합니까?”
“네 생각은 어떠냐?”
아들은 말하였다.
“오직 부처님의 8해탈(解脫)과 삼매의 물이 있습니다.
여기에 목욕해야 열반을 얻습니다.”
아들은 이어 말하였다.
“부처님께 나아가 신령스런 교화에 목욕하기를 구하십시오.”
그리하여 두 모자는 부처님께 나아갔다.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위해 설법하셨고,
아들은 사문이 되어 아라한이 되었다.
그리고 어머니를 위해 설법하여 어머니는 수다원의 도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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