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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용어]
‡무생법인
( 이하 추후연결예정 )
‡자성
‡종성
‡삼매
‡우바새
‡우바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유위상
‡무위상
‡알음알이
‡변계
‡수면
‡보리
‡살타
‡진심
‡성문
‡삼계
‡아상
‡무간업
‡승수
● 대보적경(大寶積經) 제1권
대당(大唐) 삼장(三藏) 보리류지(菩提流志) 한역
송성수 번역
● 1. 삼률의회(三律儀會) ①
이와 같이 내가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王舍城)의 기사굴산(耆闍崛山)에 계셨다.
그 산은 높이 솟아 장엄하여 볼 만하고 온갖 것을 지니고 있음이 마치 대지(大地)와 같았다.
여러 가지 꽃․ 풀․ 나무들이 무성하며 그 가운데 하늘․
용․ 야차․ 비사사․ 긴나라 등이 항상 머물러 놀고,
사자․ 호랑이․ 기린․ 코끼리․ 말․ 곰 등의 갖가지 짐승과 공작․ 앵무․ 구지라조(鴝䳅羅鳥)․ 왜가리․ 오리․ 기러기․ 원앙․
공명조[命命]와 같은 날짐승들이 깃들고 있었다.
이런 중생들은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탐욕을 부리고 성내며 잡아먹는 일이 없고,
서로 친하고 사랑하기를 마치 어미와 자식 사이처럼 하였다.
이 산은 갖가지 나무가 많아서 숲은 우거지고 가지와 잎이 무성하였다.
그것들은 천목향(天木香) 나무와 암마라(菴摩羅)․ 견숙가(甄叔迦)․ 니구타(尼俱陀)․ 전단향 나무․ 침수향 나무 등 이와 같은 나무들이 갖추어지지 않은 것이 없었다.
또는 물과 뭍의 온갖 꽃이 있었으니 아제목다꽃[阿提目多華]․
첨파향꽃[瞻婆香華]․
파타라꽃[波吒羅華]․
파사가꽃[波師迦華]․
소만나꽃[蘇曼那華]․
유제가꽃[由提迦華]․
우발라꽃[優鉢羅香華]․
파두마꽃[波頭摩華]․
구물두꽃[俱物頭華]․
분타리꽃[芬陀利華]․
가라사꽃[迦羅娑華]․
마하가라사꽃[摩訶迦羅娑華] 등 온갖 이름난 꽃이 온 산을 아름답게 꾸몄다.
이 산은 밤에는 늘 큰 구름을 일으켜,
가벼운 우레와 가랑비를 산꼭대기로부터 차츰 온 산에 두루 내리며,
여덟 공덕수(功德水)가 흘러 내려 두루 번졌다가 소젖 짤 만한 동안에 활짝 개이고는 시원한 바람이 사르르 불어와 몸과 마음을 상쾌하게 하였다.
이 산중에 머물러 사는 중생과 온갖 풀과 나무는 윤택하고 빛나기가 묘한 꽃꾸러미[華鬘]와 같았으며,
비가 내린 뒤에는 빛깔이 갑절이나 더 선명하였다.
이 산중의 여러 가지 부드러운 풀은 바람에 쓸린 듯이 오른쪽으로 누웠으며,
빛깔과 향기를 갖추었고,
푸르고 빛남이 공작의 털과 같고 그 향기는 파사가꽃[婆師迦華] 같았으며,
그것이 몸에 부딪치면 도라(兜羅)솜과 같았다.
가지․ 잎․ 꽃․ 과일 등이 번성하여 조금도 모자람이 없었다.
이 산의 흙은 부드럽고 연하여 맨발로 걸어도 다치지 않으며,
발을 디디면 네 발가락이 묻히고 발을 들면 도로 솟아 원상으로 되었다.
그 가운데 못과 늪[池沼]이 많은데 맑고 시원한 물이 가득 차 있었으며,
푸른 빛․ 누른 빛․ 붉은 빛․ 흰빛․ 보라빛․ 파리빛․ 금빛․ 불빛 등의 갖가지 연꽃이 피었는데,
크기가 수레바퀴 같았으며,
향기는 1유선나(踰繕那)나 풍겼다.
이 산꼭대기에 크고 묘한 보배 연화좌(蓮花座)가 있었는데,
무항복보제청금강(無降伏寶帝靑金剛)으로 그 줄기를 삼았고,
큰 폐유리(吠琉璃)로 보배 방울을 삼았으며,
섬부단금(贍部檀金)으로 넓고 깨끗한 잎을 삼았고,
순시청정전단(順時淸淨旃檀)으로 그 받침을 삼고,
마노보왕(瑪瑙寶王)으로 수염이 되었으니,
그 꽃의 길이와 넓이는 마치 큰 바다와 같았다.
십억 아수라왕이 항상 받들어 가졌고,
십억 잡색 마니보배 그물을 그 위에 덮었으며,
십억 용왕이 묘한 향물의 비를 뿌리고,
십억 금시조왕(金翅鳥王)이 입으로 무늬 놓은 비단을 물었다.
또 십억 긴나라왕이 지성으로 우러러보고,
십억 마후라가왕이 공손히 굽어보며,
십억 건달바왕이 노래하고 찬탄하며,
십억 백 천 천제(天帝)들이 상서로운 구름을 일으켜 가루향․
사르는 향․ 의복․ 꽃꾸러미․
당기[幢]․ 번기[幡]․ 보배 일산을 내렸다.
십억 범왕(梵王)이 몸을 굽혀 공경하고,
십억 정거천(淨居天)이 합장 정례하며,
십억 전륜왕(轉輪王)이 7보로 시중하여 그곳에 이르렀고,
십억 해왕(海王)이 큰 바다에서 나와 경례하며,
십억 광명 마니보배로써 조명(照明)을 삼고,
십억 정복 마니보주(淨福摩尼寶珠)로 장엄하였으며,
십억 변조(遍照) 마니보배로 무구장(無垢藏)을 삼고,
십억 묘광(妙光) 마니보배로 큰 조명(照明)을 삼았다.
십억 잡색 마니장보배로 변조(遍照)를 삼고,
섬부당(贍部幢)보배로 받침[善安持]을 삼으며,
십억 금강사자 마니보배로 최승 장엄을 삼고,
십억 일장(日藏) 마니보배로 사이사이 섞바꾸어 채워서 장엄하게 꾸몄으며,
십억 부사의 마니보배는 갖가지 빛을 내어 묘한 장엄을 이루고,
십억 여의보배는 무진 장엄을 내었다.
이 큰 연꽃은 여래의 세간을 뛰어넘는 착한 뿌리[善根]로부터 난 것이요,
보살이 마음으로 사랑하며 여러 곳에 두루 나타나니,
그것은 환술[幻]과 같은 법으로부터 생긴 선법업(善法業)에서 난 것이었다.
다툼이 없는 법성 이취(法性理趣)로써 꿈과 같은 법성을 장엄하여 무생법인(無生法印)으로 무착(無着)의 이치에 따라 시방 일체 법계(法界)에 가득하니,
이것은 부처님 경계에 순응하는 공덕으로 이룬 것이므로,
설사 한량없는 아승기겁에 그 색상(色相)의 공덕 장엄을 찬탄할지라도 이루 다 말할 수 없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 연꽃 위에 가부좌를 하고 앉아,
큰 비구의 무리 8천 인과 함께 계셨다.
그들은 존자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
존자 아습파씨다(阿濕婆氏多)․
존자 마사파(摩史波)․
마하남(摩訶男)․
우다이(優陀夷)․
야사(耶舍)․
부나(富那)․
무구(無垢)․
선비(善臂)․
교범발제(憍梵鉢提)․
우루빈나 가섭(優樓頻螺迦葉)․
나제 가섭(那提迦葉)․
마하 가섭(摩訶迦葉)․
사리불(舍利弗)․
대목건련(大目乾連)․
아나율(阿那律)․
수보리(須菩提)․
이파다(離波多)․
부루나미다라니자(富樓那彌多羅尼子)․
우바리(優波離)․
라후라(羅睺羅)․
난타(難陀) 등이 상수(上首)가 되었는데,
모두 자성(自性)의 진리를 깨닫고 몸으로 실제(實際)를 증득하여 법의 본성(本性)에 들어가 모든 번뇌의 바다를 건넜고,
여래 허공의 행을 밟아서 능히 번뇌의 결박을 끊어 버리고,
모든 감관을 조복(調伏)하여 머무를 것 없는 데 머물러서,
비고 고요함을 행하여 길이 의혹을 끊었다.
부처님의 지혜 바다인 거룩한 믿음의 도 가운데 들어가서 세간을 이익 되게 하되,
청하지도 않은 벗이 되어 항상 모든 중생을 보호하며,
모든 중생에게 버리지 못할 벗이 되며,
불법을 통달하여 행하는 바 경계에 성인의 법을 수호하여 모든 부처님의 바른 법을 받아 지니기를 서원 하였으며,
현재는 여래의 종성(種性)에 태어나 온갖 지혜 가운데 가장 뛰어난 지혜에 잘 나아갔다.
다시 큰 보살 무리 8천 인과 함께 계셨으니,
보현보살과 문수사리보살 등이 상수가 되었다.
그들은 최상지지(最上智智)보살․
최상보지(最上寶智)보살․
일체어언지(一切語言智)보살․
무착지(無着智)보살․
화상지(花上智)보살․
일상지(日上智)보살․
월상지(月上智)보살․
무구상지(無垢上智)보살․
금강지(金剛智)보살․
원진지(遠塵智)보살․
광당(光幢)보살․
묘고당(妙高幢)보살․
무애당(無碍幢)보살․
화당(華幢)보살․
정당(淨幢)보살․
일당(日幢)보살․
단엄당(端嚴幢)보살․
이구당(離垢幢)보살․
변조당(遍照幢)보살․
다라니위덕(多羅尼威德)보살․
보위덕(寶威德)보살․
대위덕(大威德)보살․
금강지위덕(金剛智威德)보살․
무구위덕(無垢威德)보살․
일위덕(日威德)보살․
월위덕(月威德)보살․
복산위덕(福山威德)보살․
지조위덕(智照威德)보살․
보승위덕(普勝威德)보살․
지장(地藏)보살․
허공장(虛空藏)보살․
연화장(蓮花藏)보살․
보장(寶藏)보살․
일장(日藏)보살․
청정공덕장(淸淨功德藏)보살․
법해장(法海藏)보살․
변조장(遍照藏)보살․
제장(齊藏)보살․
승련화장(勝蓮華藏)보살․
일안(日眼)보살․
정안(淨眼)보살․
무구안(無垢眼)보살․
무애안(無碍眼)보살․
보명안(普明眼)보살․
선리지안(善利智眼)보살․
금강안(金剛眼)보살․
보안(寶眼)보살․
허공안(虛空眼)보살․
보안(普眼)보살․
천관(天冠)보살․
조법계마니관(照法界摩尼冠)보살․
묘보리마니관(妙菩提摩尼冠)보살․
조시방관(照十方冠)보살․
출현일체불장관(出現一切佛藏冠)보살․
초일체세간관(超一切世間冠)보살․
보조관(普照冠)보살․
무영폐관(無映蔽冠)보살․
집지일체여래사자좌관(執持一切如來師子座冠)보살․
보조법계허공관(普照法界虛空冠)보살․
범왕계(梵王髻)보살․
용왕계(龍王髻)보살․
일체불변화영상계(一切佛變化影像髻)보살․
묘보리계(妙菩提髻)보살․
일체음성마니왕계(一切音聲摩尼王髻)보살․
방일체여래원광마니보뢰성계(放一切如來圓光摩尼寶雷聲髻)보살․
일체허공무차별표시마니보망복계(一切虛空無差別表示摩尼寶網覆髻)보살․
일체여래법륜성계(一切如來法輪聲髻)보살․
일체삼세명륜성계(一切三世名輪聲髻)보살․
대광(大光)보살․
무구광(無垢光)보살․
보광(寶光)보살․
이진광(離塵光)보살․
법광(法光)보살․
적정광(寂靜光)보살․
일광(日光)보살․
신변광(神變光)보살․
천광(天光)보살․
복광(福光)보살․
지광(智光)보살․
법광명(法光明)보살․
신통광(神通光)보살․
광조(光照)보살․
화광(華光)보살․
보광(寶光)보살․
각광명(覺光明)보살․
범광(梵光)보살․
보조광(普照光)보살․
범음(梵音)보살․
해음(海音)보살․
지후음(地吼音)보살․
세간왕음(世間王音)보살․
산왕음(山王音)보살․
산왕상격음(山王相擊音)보살․
변법계음(遍法界音)보살․
일체법해뢰음(一切法海雷音)보살․
최복제마음(摧伏諸魔音)보살․
대비리취운뢰음(大悲理趣雲雷音)보살․
변식일체세간고뇌음(遍息一切世間苦惱音)보살․
법승용(法勝涌)보살․
수승용(殊勝涌)보살․
복수미승용(福須彌勝涌)보살․
공덕최승용(功德最勝涌)보살․
명문승용(名聞勝涌)보살․
보광승용(普光勝涌)보살․
대자승용(大慈勝涌)보살․
지조승용(智照勝涌)보살․
여래종성승용(如來種性勝涌)보살․
광덕(光德)보살․
승덕(勝德)보살․
법용덕(法涌德)보살․
변조덕(遍照德)보살․
법덕(法德)보살․
월덕(月德)보살․
허공덕(虛空德)보살․
보덕(寶德)보살․
광덕(光德)보살․
지덕(智德)보살․
바라제왕(婆羅帝王)보살․
법제왕(法帝王)보살․
상제왕(象帝王)보살․
범제왕(梵帝王)보살․
산제왕(山帝王)보살․
중제왕(衆帝王)보살․
천제왕(天帝王)보살․
적정제왕(寂靜帝王)보살․
부동제왕(不動帝王)보살․
최승제왕(最勝帝王)보살․
보리적정성(菩提寂靜聲)보살․
무착성(無着聲)보살․
지성(地聲)보살․
대해성(大海聲)보살․
음성(音聲)보살․
조법성(照法聲)보살․
허공성(虛空聲)보살․
일체성(一體聲)보살․
선근뢰성(善根雷聲)보살․
발오본원성(發悟本願聲)보살․
최일체마군성(摧一切魔軍聲)보살․
지수미각(智須彌覺)보살․
허공각(虛空覺)보살․
청정각(淸淨覺)보살․
무애각(無碍覺)보살․
개오각(開悟覺)보살․
조삼세각(照三世覺)보살․
보각(寶覺)보살․
광대각(廣大覺)보살․
보광각(普光覺)보살․
법계이취조각(法界理趣照覺)보살들이 있었는데,
이런 큰 보살 8천 인과 함께 계셨다.
그들은 다 보현행원(普賢行願)에 머물러서 행하는 바에 집착이 없는 이들이니 모든 부처님세계에 가득한 까닭이며,
끝없는 몸을 변화하는 이들이니 모든 부처님을 친근히 하는 까닭이며,
관계하는 끝없는 경계가 청정한 이들이니 모든 부처님의 신변(神變)을 깨달아 안 까닭이며,
한량없는 곳에 나아가는 이들이니 모든 부처님께서 등각(等覺)을 나타내시는 곳에 나아가서 잠깐도 쉼이 없는 까닭이며,
끝없는 광명자(光明者)이니 온갖 법 실상의 바다에서 끝없는 지혜 광명을 얻은 까닭이며,
끝없는 겁(劫)에서 공덕을 연설하기를 다함없는 이들이니 변재가 청정한 까닭이며,
허공계와 같은 이들이니 지혜로 행하는 경계가 청정한 까닭이며,
의지함이 없는 이들이니 세간이 좋아하는 데를 따라 몸을 나타내어 보이는 까닭이며,
능히 가림을 여읜 이들이니 중생계가 없는 줄을 깨달아 아는 까닭이며,
허공과 같은 지혜를 지닌 이들이니 광명의 그물을 놓아 법계에 가득한 까닭이며,
근본까지 적정(寂靜)한 이들이니 마음이 적정한 까닭이며,
일체 다라니 종성의 지혜 경계에 이른 이들이며,
삼매에 용맹스러워 두려움이 없는 이들이며,
눈으로 법계 끝을 다한 경계에 머무른 이들이며,
온갖 법에 얻을 것 없는데 머무른 이들이며,
끝없는 지혜 바다에 노니는 이들이며,
지혜의 저 언덕에 건너간 이들이며,
지혜바라밀을 성취한 이들이며,
지혜바라밀로 일체 세간 바라밀에 도달한 이들이며,
삼매 저 언덕에 자재를 얻은 이들이었다.
또 500비구니와 함께 계셨으니 그 이름은 마하 바사바제(摩訶波闍波提) 비구니․
구담미(瞿曇彌) 비구니․
안온(安穩) 비구니․
우발라화(優鉢羅華) 비구니․
수구담미(瘦瞿曇彌) 비구니․
야수타라(耶輸陀羅) 비구니 등을 상수로 하였다.
또 500우바새와 함께 계셨으니 그 이름은 선위덕(善威德) 우바새․
천위덕(天威德) 우바새․
혜광(慧光) 우바새․
명칭위덕(名稱威德)․
초명칭위덕(超名稱威德) 우바새․
선혜(善慧)우바새․
월덕(月德) 우바새․
월환희(月歡喜) 우바새․
대환희(大歡喜) 우바새․
라후현(羅睺賢) 우바새․
대현(大賢) 우바새 등을 상수로 하였다.
또 500우바이와 함께 계셨으니 그 이름은 대광(大光) 우바이․
선광(善光) 우바이․
선신(善身) 우바이․
가락신(可樂身) 우바이․
현덕(賢德) 우바이․
월광(月光) 우바이․
광명(光明) 우바이․
승광(勝光) 우바이․
선안(善眼) 우바이를 상수로 하였다.
그리고 한량없는 하늘․
용․
야차․
건달바․
아수라․
가루라․
긴나라․
마후라가 등이 둘러싸고 공경하였다.
■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셨는데,
이른바 「삼율의품(三律儀品)」을 널리 말씀하시니 그것은 일체 여래의 율법(律法)이었다.
일체 보살행을 열어 보이며,
법계를 밝게 비추어 모든 법문에 들어가며,
능히 모든 부처님세계를 깨끗이 장엄하고,
모든 삿된 이름을 꺾고,
마군을 항복 받아 중생계로 하여금 마음에 환희를 얻게 하며,
유정(有情)의 번뇌 숲을 열어 밝히어 중생의 뜻을 따라 선설(宣說)하시며,
중생의 모든 감관을 열어 보이고 비추어 그들을 좋은 데로 나아가게 하였다.
■ 그때에 존자 마하 가섭이 자리에서 일어나 왼쪽 어깨에 가사를 메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모든 중생이 부처님 법의 힘과 두려움 없는 것을 구하려면 어떤 법을 받아 지녀서 수행하며,
어떤 법을 받아 지녀서 모든 부처님 도를 길러 성숙하며,
어떤 법을 받아 지녀 모든 공덕을 취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증득하여 불퇴전을 얻게 되오리까?”
부처님께서는 마하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착하다. 가섭아,
네가 이제 물은 것은 안온케 할 바가 많도다.
세간을 불쌍히 여기고 인간과 천상을 이롭게 하고 안락하게 하기 위하여 그런 일을 물었으니,
너는 이제 자세히 듣고 잘 기억하여라.
내가 너를 위해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마하 가섭과 대중들은 분부를 받고 듣고 있었다.
■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중생이 부처의 지혜력(智慧力)과 두려움 없음을 구하려면 적은 법도 얻을 것이 있다고 하지 말 것이며,
의지하고 기대임 없이 모든 착한 뿌리[善根]를 심어라.
가섭아,
보살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할 때 얻을 것이 있는 자는 곧 상(想)에 집착하게 되느니라.
만일 상에 집착하면 불법 외에 유위상(有爲想)을 일으키게 되며,
유위(有爲) 외에 무위상(無爲想)을 일으키게 되며,
유위(有爲) 외에 무위상(無爲想)을 일으키어 곧 불법에 상의 집착함을 내며,
또한 알음알이의 집착을 일으키게 되며,
유위(有爲) 외에 무위상(無爲想)을 일으키게 되며,
유위(有爲) 외에 무위상(無爲想)을 일으키어 곧 불법에 상의 집착함을 내며,
또한 알음알이의 집착을 일으키게 되느니라.
알음알이의 집착을 일으킬 때에는 불법 가운데 굳게 주착(住着)되어 버리지 않느니라.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위없는 불도로 향해 나아간다고 말할 수 없느니라.
왜냐하면 불법에 상을 일으키고 나[我]에 집착함으로써 부지런히 닦음을 삼나니 곧 아집(我執)과 자주 서로 응하는 까닭에 분별과 분별하는 것을 놓아버리지 못하느니라.
이 분별과 분별하는 것으로 말미암아 곧 해치는 바가 되나니,
만일 해치는 바가 되면 이내 그에 끌려가게 되며,
만일 끌려가게 되면 흘러 구르게 되며,
만일 흘러 구르게 되면 구멍 뚫리게 되고,
구멍 뚫리게 되면 망상이 있게 되고,
망상이 있으면 분별이 있고,
분별이 있으면 망상을 더 늘게 하고,
망상이 늘게 되면 변계(遍計)가 있고,
변계가 있으면 적정(寂靜)을 여의게 되고,
적정을 여의면 따라 좇아가게 되고,
따라 좇아가면 놀아남이 있고,
놀아남이 있으면 잃어버리게 되느니라.
어떤 것을 잃어버림이라 하는가?
안온을 잃어버림이니,
어떤 것을 안온이라 하는가 하면,
분별 없는 것을 말함이니라.
만일 잃어버리면 늘 들어가게 되고,
늘 들어가면 친근하게 되고,
친근하면 수면(睡眠:번뇌)이 있게 되고,
수면이 있으면 상속(相續)이 있고,
상속이 있으면 증상속(增相續)이 있고,
증상속이 있으면 변상속(遍相續)이 있고,
변상속이 있으면 말이 미쳐 어지럽고,
말이 미쳐 어지러우면 속이 미혹하게 되고,
속이 미혹하면 근심․ 걱정하게 되고,
근심․ 걱정하면 뉘우쳐 한하게 되고,
뉘우쳐 한하면 무명(無明)에 의탁하여 번민[憂喜]의 손해가 되느니라.
이 가운데에서는 적은 법도 의지하고 기댈 것이 없느니라.
그런즉 망상의 흐름에서 생기는 까닭에 상(想)의 얽힘이 되고,
상의 얽힘에서 상이 상속하므로 상의 얽힘이라 할지언정 실다운 것이 없느니라.
모든 탐욕․ 분함․ 성냄․ 어리석음이 다 허망한 변계의 분별에 분별을 더하며,
계탁(計度)에 계탁을 더할 뿐이니라.
그러므로 저 사람은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속히 얻지 못하느니라.
가섭아,
이것을 애처(愛處)라 이름하니 어찌하여 애처라 하는가?
정한 법 이 없는 것을 애(愛)라 하나니 애라 한 것을 애의 처소라 이름하느니라.
그러나 애가 있다는 것은 다만 굳은 집착으로 말미암음이니,
굳게 집착할 때에는 본래 아무 것도 없는 것을 애착함이니,
아무 것도 없는 데서 집착을 내는 이는 곧 애의 집착, 아애(我愛)의 집착자,
중생애(衆生愛)의 집착자,
선(善과) 불선(不善)의 집착자가 되느니라.
가섭아,
이 사람은 일체 공(空)한 법에서 공이 아니라는 분별을 일으키어 물(物)이 아닌 것을 물이라 생각하느니라.
어떤 것을 물이라 하는가?
이른바 보리(菩提)로써 물이라 하나니 만일 보리로써 물이라 한다면 저 중생의 아상(我想)으로 말미암은 까닭이니 아상이 있으면 보살이 아니니라.
이 가운데서 생각[想]이란 것을 얻지 못한다면 그 가운데서 생각하는 자도 또한 얻지 못할 것이니,
이것을 아상은 진실이 없다고 하는 것이니라.
이것이 아상을 부질없는 말[增語:增益語]이라 이름한 것이니라.
만일 또 살타(薩埵)를 원만히 함이 있다고 하면 곧 보리를 원만히 한다고 하리니 무엇을 보리라 하는가?
말하자면 원만하다는 것은 마치 요술과 같으니 어떤 것을 요술이라 하는가?
말하자면 대아상자(大我想者)와 대명상자(大命想者)를 말함이니라.
만일 또 생각으로써 생각에 의지한다는 것은 곧 생각 아닌 것으로 생각 아닌 데 의지한다는 것과 같다.
만일 생각 아닌 것으로써 생각 아닌 데 의지한다면 곧 생각이 돌았기 때문에 돌았다는 것과 같다.
만일 돌았기 때문에 돌았다면 곧 일부러 괴로움을 만들어서 괴로움에 따라가는 것과 같다.
만일 괴로움을 만들어 괴로움에 따라간다면,
모든 여래가 다 미쳐 떠들며 돌아다니는 자라고 말하느니라.
어떤 것을 미쳐 떠들며 돌아다니는 자라 하는가?
쓸데없이 뜻을 일으킴을 말함이니라.
만일 쓸데없이 뜻을 일으키면 곧 잘난 체하고 잘난 체하면 곧 쓸데없는 언설(言說)이 있고,
만일 언설이 있으면 곧 부질없는 말[增說]이 있고,
부질없는 말이 있으면 여래는 이것을 말쟁이[言說者]며,
말품팔이[敎授者]며,
말만 지닌 자[所持者]라고 말하느니라.
그러므로 모든 법이 다 뜻을 일으킴으로 말미암아 생장하느니라.
가섭아,
저 공중에 구름 덩어리가 일어나는 것과 같아서 4방(方)․ 4유(維)․ 상하로 좇아 온 것이 아니니,
그러므로 여래를 실다운 말을 하는 자(實語者)라고 하느니라.
이 구름 덩어리가 시방(十方)에서 온 것이 아닌 줄 알고 사실과 같이 말하며,
그 뜻대로 말하며, 이치에 맞도록 말하느니라.
■ 구름 덩어리라 함은 덩어리가 아니건만 일부러 덩어리라고 이름한 것이니 어찌하여 구름 덩어리라 하는가?
그것은 본래 각기 다른 부분이 모여 이룩된 형상인 까닭이니라.
어떤 것이 갖가지 다른 형상인가?
그것은 갖가지 형상이 한데 연결되어 큰 덩어리로 나타났으므로 그 가운데 작고 큰 모양을 분별할 수 없느니라.
네가 저 구름 덩어리를 보아라.
광대한 모양[廣大相]을 일으켰지만 그것이 광대한 모양이 아니니라.
만일 생각이 없으면 다만 저 광대한 모양이라고 하는 것도 실로 구름 덩어리가 없는 것이니라.
■ 가섭아,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말하기를 ‘같이 그늘진 곳에 나아가 앉겠는가?’ 슬기로운 이는 말하기를 ‘그늘이란 형상 없는 것이니 어떻게 가서 앉겠느냐?’ 그 사람은 말하기를 ‘나는 그늘의 형상을 말한 것이 아니요,
다만 이 그늘진 곳이라고 말하였노라’ 그때에 슬기로운 이가 다시 말하기를 ‘네가 말한 그늘이란 것이 곧 그늘이 아니니라’고 하느니라.
가섭아,
네가 저 사람을 보아라.
오히려 이렇게 세속을 따라서 능히 깨우쳐 주기를 이와 같이 하도다.
이와 같이 가섭아,
여래는 여실히 모든 법의 진실 이성(眞實理性)을 깨달아 알고 대중 가운데서 사자후(獅子吼)를 하느니라.
가섭아,
여래가 법에 수순하여 머무르기를 즐겨하지만 상(想)에 따르지는 않느니라.
모든 중생이 지닌 아상은 여래에 있어서는 이것이 제일의(第一義)가 되나니,
그 까닭은 여래는 이제 이미 저 생각을 알고 일체 중생의 생각이 곧 생각 아님을 아느니라.
이것이 가장 그윽한 비밀의 말이니라.
혹 어리석은 사람이 이 이치를 등지고 여래와 다투려 하나니,
그러므로 내가 말하기를 ‘세상이 나와 다툴지언정 내가 세상과 다투는 것은 아니라’라고 하느니라.
어떤 것을 세상이라 하는가?
중생을 말함이니,
왜 중생을 세상이라 하는가?
여래가 이러한 세간을 알기 때문에 중생을 세상이라 하느니라.
저런 어리석은 범부의 견해는 매우 해로운 것이 되니 부수어 없애라.
이것이 그들에게 항상 믿음을 얻어 머무르게 함이니라.
세속을 따라가는 것을 무명이라 하나니,
세속의 캄캄한 데[大闇] 머물러 사는 것을 세상에 머무르는 자라고 하느니라.
만일 세상에 머무르면 탐심이 있게 되고,
탐심이 있으면 진심(瞋心)이 있고,
진심이 있으면 어리석음이 있고,
어리석음이 있으면 부정(不淨)이 있고,
부정하면 서로 엇갈리게 되나니,
누구와 서로 엇갈리게 되느냐 하면 여래와 성문중(聲聞衆)이니라.
만일 여래와 성문중이 서로 엇갈리면 곧 등지게 되고,
서로 등지면 거듭 서로 어그러지고,
서로 어그러지면 세속의 것[有]을 즐기게 되고,
세속의 것을 즐기면 마음으로 무엇을 구하게 되고,
세속의 것을 구하면 자꾸 끝없이 구[遍求]하게 되고,
끝없이 구하면 만족을 얻지 못하며 짓는 것이 많게 되고,
짓는 것이 많으면 곧 삼계(三界) 속에 잠들게[睡眠] 되느니라.
만일 삼계에 잠들게 되면 곧 다른 이도 잠들게 하고,
다른 이도 잠들게 하면 그는 곧 따라 흐르게 되고,
또한 따라 흘러 다니는 자가 되느니라.
따라 흐르고 따라 흘러 다니는 자는 죽음에 나아가게 되고,
죽음에 나아가는 자는 열반에 나아가지 못하느니라.
열반에 나아가지 못하면 못 갈 곳에 이르게 되고,
못 갈 곳에 이르면 지옥에 들어가느니라.
이와 같이 가섭아,
상서롭지 못한 법과 성내고 분하게 여기는 독한 마음과 덮어 가리우지 못하는 짓과 서로 응하느니라.
덮어 가리우지 못하면 아상(我相)을 관찰하지 못하고,
관찰하지 못하는 자는 한 덩어리의 생각을 지어서 나[我]라든가 나의 것[我所]이라는 집착을 녹여 없애지 못하느니라.
어떤 것을 아집(我執)이라 하는가?
실답지 못한 까닭에 갖가지 생각에 머물러 모든 세업(世業)을 지으며,
이런 사람은 아상에 집착하여 그것이 나라고 하느니라.
어떤 것을 나의 것이라 하느냐?
말하자면 탐욕이니 이것을 나의 것이라 하나니,
모든 욕심 낼 경계에 자기와 어울리며 탐심을 일으켜,
탐착을 낸 뒤에는 능히 금계(禁戒)를 파괴하고,
남의 것에 좋지 못한 마음을 내어 진심의 덮임으로 말미암아 서로 경멸하며 남의 재물을 제 것으로 만들어 애호하니 이것을 남의 것이라고 이름하느니라.
남의 것이 있으면 유전(流轉)이 있고,
유전이 있으면 미혹이 있고,
미혹이 있으면 비방이 있고,
비방이 있으면 진에(瞋恚)가 있고,
진에가 있으면 해칠 마음을 먹게 되고,
해칠 마음을 먹으면 마음이 불타게 되고,
마음이 불타면 남을 불사르니,
이와 같은 허물이 다 탐욕으로 말미암느니라.
남녀라는 생각과 목숨이라는 생각을 일으키어 이것이 나의 소유라고 하나니,
이것을 나의 것이라 이름하느니라.
이런 뜻에서 나의 것을 말하는 자는 자기 몸을 반성하여 꾸짖어라.
모든 어리석은 범부는‘나라는 번뇌로서 어리석은 범부가 되었으니 그러므로 나의 것이라 말하느니라.
가섭아,
만일 중생이 이 법을 듣지 못하고 보리와 보살행을 말하는 것은 올바른 행이 아니니라.
실로 행할 것 없는 것이 보살행이니라.
또 가섭아,
만일 모든 보살이 행이 원만하여 이지러짐이 없고 청정하고 매우 청정하며 두루 청정함을 얻었다면 이 사람은 곧 큰 법을 말하리니,
위력이 있고 용맹 정진하는 자라 이름하리라.
그가 말한 법은 허공과 같아,
막히고 걸림이 없으리니,
이치다운 자이며,
공덕 있는 자이며,
능히 수행하는 자라 하리라.
그는 끝내 저 이치답지 못한 자,
공덕 없는 자,
수행하지 않는 자가 되지 않으리니,
너희들은 마땅히 이 법을 받아 지니되 이 법에 집착을 내지 말아라.
왜냐하면 여래의 말씀은 제일이 되나니 최상승 중생의 물음을 위하여 최승(最勝)의 법으로 해설함이니라.
어떤 것이 최승의 법이냐 하면,
무법상(無法想)이 바로 그것이니라.
가섭아,
이렇게 보살이 최초의 정계(淨戒)를 갖추어 호지(護持)하여 마음에 잘난 체 하지 말고 무간업(無間業)을 짓지 말아라.
비구니를 범하지 말며,
또한 속인의 집을 친하고 가까이 말며,
살생(殺生)․
도둑질․
사음(邪淫)의 행을 멀리 여의며,
거짓말․
이간하는 말․
추악한 말․
잡된 말을 여의며,
탐욕․
진에․
사견(邪見)을 멀리 여의어라.
스스로 괴로워하지 말고 남도 괴롭히지 말며,
욕심과 함께 하지말고 또한 욕심을 받아들이지도 말며,
도박놀이 하지말고 또한 남에게 가르치지도 말며,
마침내 불남인(不男人:中性)을 가까이하지 말고,
음녀․ 과부․ 처녀의 집에 가지 말며,
남의 아내를 가까이하지 말고,
또한 물고기와 새를 잡는 사람이나 사냥꾼․
백정 등을 가까이하지 말아라.
술 마시는 사람과 그 손을 잡고 더불어 싸우거나 다투지도 말라.
이런 모든 일을 여의기를 사나운 개와 백정의 무리를 피하듯 하라.
사랑하는 마음에 머물러서 저 일체를 멀리 여의며,
한 생각 나쁜 마음이라도 일으키지 말아라.
마땅히 여읠 것이 20가지가 있으니,
어떤 것이 20가지냐?
말하자면 여인을 여의라.
또한 그들과 시시닥거리며 희롱하고 잡된 말로 논란하거나 다투고 송사하지 말아라.
부모와 불(佛)․ 법(法)․ 승(僧)에 공경하지 않는 일을 여의어라.
만일 여인이 20명이 되지 않거든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지 말아라.
남자가 있는 곳은 제외하느니라.
비구니가 설법하는 처소에 나아가지 말아라.
모든 비구니에게 안부를 묻지 말아라.
여인과 더불어 편지를 주고받거나 혹은 여인을 시켜 글을 남에게 전하지 말아라.
서신은 남자에게 부칠 것이요 여인에게는 부치지 말아라.
일체 친족의 별청(別請)은 끝내 받지 말아라.
욕심으로써 잠깐 동안이라도 여인 앞에 머물러 있지 말아라.
또한 제 처소를 떠나서 은밀한 곳에 가서 여인과 더불어 같이 이야기하지 말아라.
비구니를 좋아하여 같이 다니지 말아라.
만일 비구니가 의복을 베풀어주거든 받아쓰지 말아야 한다.
다만 4부중에 설법할 때는 제외하느니라.
설법을 위하여 옷을 베푸는 이가 있거든 마땅히 대지(大地)와 같이 평등한 마음으로 받을 것이요,
따로 베푸는 자의 낯을 보고 받아쓰지 말아야 한다.
만일 비구니가 권도(勸導)하여 옷을 베풀게 하였다는 말을 들었거든 마땅히 받지 말아야 한다.
만일 비구니가 음식 받기를 권청하거든 설사 병중에 있더라도 받지 않겠거든 하물며 병이 없이 받겠는가?
만일 과부가 와서 공양을 청할 때 승수(僧數)가 차지 못하거든 또한 받지 말아야 한다.
또 마땅히 여승들 안에 들어가서 어떤 비구니를 불러내지 말라.
만일 비구니가 와서 보살을 부르거든 마땅히 그 처소를 옮겨 두 손을 합장하고 하늘을 우러러보며 버리고 가야 한다.
만일 설법할 때에 비구니가 와서 그 발에 예배하거든 발을 움직이지 말고 다만 눈으로 두 손바닥만 보아라.
선남자여, 다만 몸으로 정진할 뿐 아니라 또한 부지런히 마음으로 한곳을 바로 생각하여 모든 경계에 탐냄․ 성냄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온갖 지혜[一切智]를 구하기 위하여 굳은 맹세를 일으켜 이 법을 듣고는 신심을 성취하여 마땅히 닦아 배워야 한다.
가섭아,
만일 보살승(菩薩乘)에 나아가려는 선남자․
선여인들이 이 법을 듣고 여실한 깊은 믿음을 내지 않으면 마침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지 못하리라.
왜냐하면 닦아 배움으로 말미암아 저 보리를 증득하는 것이요,
닦지 않고서는 능히 증득할 수 없느니라.
만일 닦아 익히지 않고 보리를 증득한다면 고양이와 토끼 따위도 위없는 보리를 증득하리니,
왜냐하면 바로 행하지 않는 자는 능히 위없는 깨달음을 증득하지 못하는 까닭이니라.
만일 바로 행하지 않고 보리를 얻을진대 음성과 언어 또한 위없는 보리를 증득하리니 이렇게 말하리라.
‘나도 마땅히 부처가 되리라.
나도 마땅히 부처가 되리라’ 이것으로 보리를 증득한다면 끝없는 중생이 마땅히 바른 깨달음[正覺]을 이루리라.
가섭아,
중생이 이 행을 닦아 배우기는 매우 어려우니,
하루 낮과 밤 동안만이라도 순일한 생각을 마음에 두지 못하거든 하물며 일겁 내지 천겁에 이르겠는가?
그러므로 여래가 세상에 출현하기는 극히 어려운 일이 되느니라.
가섭아,
가령 삼천대천세계의 일체 중생이 일겁,
백 겁,
천 겁 내지 억천 겁을 지나도록 한 중생을 위하여 함께 이런 말을 외친다고 하자.
‘너는 마땅히 부처가 되어라,
너는 마땅히 부처가 되어라.’ 이 모든 중생이 다 같이 에워싸고 끊임없이 외치기를 ‘장차 부처가 되어라.
장차 부처가 되어라.’ 이렇게 차례로 하되 숨쉬는 것은 오히려 그칠 수 있지만 이 외치는 소리는 그침이 없다고 하자.
이러한 외침도 오히려 처음 보리심을 이루지 못하겠거든 하물며 능히 위없는 불과(佛果)를 증득하겠느냐?
만일 증득한다면 이런 이치는 있을 수 없느니라.
가섭아,
내가 멸도(滅度)한 뒤 말법시대이거나 또는 너희들이 이미 열반에 들어서 모든 하늘의 믿고 보호할 바가 되지 못할 적에 많은 중생이 나의 공덕을 듣고 보리심을 발하리라.
그 가운데 어떤 비구들이 비록 위없는 보리심을 발하였더라도 다시 20가지 법 가운데 머무르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20가지냐 하면,
여러 비구니를 가까이 하는 일,
부정식(不淨食)을 받고 아름다운 맛에 탐착하는 일,
비구니를 권화(勸化)하여 음식을 받는 일 등이니라.
가섭아,
비유하건대,
지금 세상에 들은 것이 많은 비구가 고요한 곳이나 혹은 촌락에 머물러서 부지런히 닦아 익히듯이 오는 세상에 여러 비구들도 이와 같이 촌락이나 혹은 고요한 곳에서 비구니와 더불어 모여 언론으로 법의(法義)를 묻고 답하리니,
그 비구․ 비구니가 물든 마음을 내는 것은 많고 법의 마음 내기는 적으리라.
가섭아,
너는 관찰해야 한다.
이런 무리가 보살의 이름을 얻는다면 크게 위험한 데 떨어져 악취(惡趣)에 들어가게 되리라.
그때를 당하여 처음에는 법의 인연으로 서로 가까이하였지만 보고 나서는 욕심의 불이 마음을 불사르며 입술을 움직이어 그 욕정을 표현하나니,
그들이 서로 가까이 할 적엔 처음에는 제자니 스승이니 하면서 예경을 표하다가,
다음은 차츰 사람을 보내어 말을 전하여 서로 만날 기회를 만들고 혹은 길거리나 절 안에서 멀리 서로 바라보며,
나고 들 적에 어디로 다니는지 길을 묻고 서로 친족이라 하고 남매를 맺으며,
이로 인하여 자주 서로 보는 까닭에 서로 친하게 되고,
친한 뒤에는 물든 마음을 내게 되고,
물든 마음을 낸 뒤에는 같이 부정한 일을 하게 되고,
부정한 일을 한 뒤에는 다시 범행(梵行)이 아닌 이름으로 서로 부르게 되느니라.
이 법답지 않은 일을 행함으로 말미암아 보리와 좋은 곳에 태어나는 일을 잃게 되며,
열반을 멀리 여의고 여래를 놓아 버리며,
바른 법을 등지고 승가(僧伽)에게 버림받게 되니,
그윽한 곳에 숨어서 탐욕과 진에와 남을 해칠 온갖 나쁜 생각을 일으키나니,
이 사람은 보살의 거룩한 업과 네 가지 깨끗한 행[四淨行]이 없느니라.
오늘에 부지런히 범행을 닦는 모든 보살도 미래세에 욕심과 진심과 남을 해칠 생각을 일으키는 것 또한 이와 같으니라.
가섭아,
그때를 당하여 이런 종류에 처하는 자를 이른바 악한 행위․
도둑의 행위․
꾸미는 행위[矯行]라 하느니라.
너는 그때에 금계를 허무는 자를 보아라.
이런 경을 듣고 곧 비방하며 만일 계와 보시에 머물러서 기쁘게 보리심을 냈다가도,
뒤에 이 경을 듣고 다시 비방하리라.
네가 그때에 이런 모양이 있는 것을 보거든 명심하여 증험해야 한다.
만일 이 경을 들으면 비방할 것이나 그 가운데도 슬기로운 자와 깨끗한 계를 닦는 자와 바른 법을 지니는 자는 이 경을 알고 말하리라.
‘이 경을 비방하는 비구는 법을 알지 못하나니 마땅히 이런 사람은 멀리 여의라.
이런 무리는 마음으로 법을 사랑하고 공경하지 않는 까닭이니라’ 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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