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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진리와실천
불기2564-12-29_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잡사-K0893-029 본문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잡사』
K0893
T1451
제29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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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조자료를 붙여 자유롭게 연구하는 내용을 적는 공간입니다.
대장경 열람은 위 부분을 참조해주십시오.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잡사』
♣0893-029♧
제29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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根本說一切有部毘奈耶雜事卷第二十九
K0893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잡사 제29권
의정 한역
제6문 자섭송④
부처님께서 하늘에서 내려오신 일들을 밝힘
그때 부처님께서 실라벌성에 계시면서 이미 대신통을 나타내어 모든 외도들을 항복받으시고 한량없는 무리에게 이익을 주시어 유정의 종류[類]를 따라서 모두 귀의하게 하시고 모든 인간과 천상을 다 기뻐하게 하시니,
원근 성읍에서 바라문의 무리와 공장(工匠)들까지 모두 실라벌성으로 모여 와서 세존님께 출가하였다.
그러자 그때 저 모든 사람의 권속들이 모두 이 성으로 찾아와서 보고는 말하였다.
“당신들이 세속을 버리고 와서 출가하였으니 우리들은 어떻게 살아가라고 하는 것인가.”
그들이 대답하였다.
“그대가 만약 사랑하거든 여기서 살면서 그 법을 받는 것이 좋다.”
그리하니 저들이 말하였다.
“좋다,
우리도 마땅히 배움을 닦으리라.”
그리고는 곧 다 출가하였다.
그때 바라문들이 보고는 비난하였다.
“이 공인들이 출가하여 세속을 버리면 우리가 일이 있을 때 어떤 사람을 시켜야 하느냐.”
그때 비구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생각하셨다.
‘공인들이 와서 출가한 뒤에도 전에 쓰던 도구를 도로 지니고 있으니,
이 때문에 비방이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미 출가한 뒤에는 마땅히 공장[工巧]의 도구를 다시 간직하지 말라.
만약 그대로 지니는 자는 악작죄가 되리라.”
부처님께서 금계(禁戒)하신 뒤였다.
그때 어느 의사가 이미 출가하고는 곳을 따라서 노닐다가 실라벌에 이르렀다.
어느 묵은 비구가 병이 나서 앓고 있다가 객비구가 온 것을 보고 말하였다.
“구수여,
나를 좀 고쳐 주오.”
그가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내게 먼저 의사였던 사람이 다시 의료기구를 지니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셨으니,
무엇을 가지고 병을 고칩니까.”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이제 허락하노라.
모든 비구들이 먼저 의사였던 사람은 침을 가질 수 있고,
만약 서리(書吏)였으면 붓ㆍ먹을 가질 수 있으며,
만약 이발사였으면 삭도(削刀)를 지닐 수 있다.”
같은 곳이었다.
신통을 나타내신 뒤로 인간과 천상이 기뻐하였고 부처님과 비구가 많은 이양(利養)을 얻으니,
그때 세존께서 그 이양의 과함을 끊으려고 하셨으므로 드디어 삼십삼천에 오르시어 옥석전(玉石殿) 위에서 석달 안거(安居)를 하시면서 원생수(原生樹) 가까이에서 어머니를 위하여 설법하시고 아울러 다른 하늘 무리들도 위하셨다.
구수 대목련이 서다림에서 안거를 하고 있는데,
이때 사부대중이 세존께서 안 계시니 모두 대목련에게 가서 머리를 조아려 절하고 한쪽에 앉았다.
존자가 그들이 온 것을 보고 곧 위하여 설법하되 보여 주고 가르쳐 주고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고는 잠자코 있었다.
이때 사부대중이 각각 자리에서 일어나서 오른쪽 어깨를 벗어 엇메고 합장 공경하면서 존자에게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여래 대사께서 지금 어디서 안거를 하시는지 들으셨습니까?”
존자가 대답하였다.
“내가 들으니,
부처님께서 삼십삼천에 가셔서 옥석전에 안거를 하시면서 원생수 가까이에서 어머님을 위하여 법을 설하신다고 하오.”
이때 사부대중이 이미 법을 듣고 세존이 계신 곳을 알고는 매우 기뻐하면서 절하고 갔다.
안거를 마치니,
사부대중이 또 와서 존자의 발에 절하고 한쪽에 앉았다.
존자가 법을 설하여 마치니,
대중이 각각 일어나서 절하고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모든 사람이 오래 부처님을 못 뵈오니 모두 목마르게 사모합니다.
우리는 세존을 뵙고자 하오니,
어지신 대덕이시여,
수고를 꺼리지 않으신다면 우리들을 위하여 세존님께 가셔서 우리들의 말씀을 이렇게 전하여 드리십시오.
‘부처님 발에 정례하나이다.
큰 스승님께서 한 여름 동안 기거가 자유로우시고 편찮으신 데나 없이 안녕히 계셨나이까’ 하고.
그리고 또,
‘섬부주 안에 있는 사부대중이 오래 성안(聖顔)을 못 뵈오니 모두 친히 받들기를 원하오나,
저희들 사부대중은 신통이 없어서 능히 삼십삼천에 가서 세존님을 뵙고 친히 공양을 올릴 수가 없나이다.
그러나 하늘 무리들은 여기에 올 수가 있사오니 원컨대 부처님께옵서 자비를 드리우시어 저희들을 가엾이 여기소서’ 하고,
아뢰어 주십시오.”
그때 대목련이 잠잠히 그 청을 수락하니,
대중이 허락한 것을 알고는 하직하고 갔다.
존자가 대중이 간 것을 관하여 알고는 곧 뛰어난 선정[勝定]에 드니,
마치 장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과 같은 동안에 곧 여기서 없어져서는 삼십삼천에 이르러서 나타났다.
멀리 세존께서 옥석전에서 모든 무량무변한 하늘 무리들을 위하여 미묘한 법을 설하시는 것을 보고,
그때 대목련이 저도 모르게 미소하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존께서 여기에 오셔서도 모든 하늘이 둘러싼 것이 마치 섬부주의 가없는 사부대중과 같구나.’
그때 세존께서 대목련의 마음속 생각을 아시고 말씀하셨다.
“목련아,
이 대중들은 제 힘으로 온 것이 아니라,
다 내 힘으로 오고 가고 하느니라.”
이때 목련이 이미 부처님 처소에 이르니,
두 발에 절하고는 한쪽에 물러앉아서 널리 대중을 보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대중이 매우 기특하고 희유한 것으로 생각되나이다.
이들이 모두 이렇게 모인 것은 이들이 전생에 불ㆍ법ㆍ승 청정성계(淸淨聖戒)에 무너지지 않는 믿음을 내어 깊은 마음을 성취하였기 때문에 저기서 명이 다하니 여기에 와서 태어난 것으로 아나이다.”
부처님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그렇고 그렇다.
이 모든 대중은 전생에 불ㆍ법ㆍ승 청정성계에 무너지지 않는 믿음을 내어서 깊은 마음을 성취하였기 때문에 저기서 목숨이 다하니 여기에 와서 태어난 것이니라.”
이때 하늘의 제석이 부처님께서 대목련과 더불어 말씀하시는 것을 보고 곧 부처님 앞에서 거듭 그 사실을 되풀이하여 대목련에게 말하였다.
“그러하옵니다.
삼보를 공경하고,
그 청정성계에 무너지지 않는 믿음을 내었기 때문에 여기에 와서 태어난 것입니다.”
또 어느 천자가 대목련에게 그것을 되풀이하여 강조하였다.
“그렇습니다.
그 공덕으로 여기에 와서 태어난 것입니다.”
또 어느 천자가 자리에서 일어나서 오른쪽 어깨를 벗어 엇메고 합장 공경하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도 전생에 부처님께 깊은 믿음을 내었기 때문에 저기서 목숨이 다하여 여기에 와서 태어났나이다.”
또 다른 천인이 이렇게 말하였다.
“저도 전생에 법에 승(僧)에 청정한 성계에 깊이 깨끗한 믿음을 내고 구족히 수지하였사옵기에 저기서 목숨이 다하여 여기에 와서 태어났나이다.”
그때 무량 백천 천자들이 직접 부처님 앞에서 모두 예류과(預流果)를 얻고 각각 부처님 발에 절하였다.
그리고는 사라지고 나타나지 않았다.
목련이 무리들이 간 것을 보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오른쪽 어깨를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향하여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섬부에 있는 사부대중이 각각 모두 정성스럽게 제게 와서 이렇게 말하였나이다.
‘대덕이여,
우리들이 오래 부처님을 못 뵈오니 모두 목마르게 사모합니다.
우리들은 세존을 뵙고자 원하오니 어지신 대덕께서 수고스러움을 꺼리지 않거든 원컨대 우리들을 위하여 세존님 처소에 가서 우리들의 말씀을 전해 드리되,
≺부처님 발에 정례하나이다.
큰 스승님께옵서 한 여름 동안 기거가 자유로우시고 편찮으신 데나 없이 안녕히 계셨나이까≻ 하소서.
우리들 사부대중은 신통으로 능히 삼십삼천에 가서 세존님을 친히 뵙고 공양을 올릴 수 없사오나 저 모든 하늘들은 능히 여기에 올 수 있었사오니 거룩하신 세존님이시여,
자비로 가엾이 여기사 저 하늘에서 이 섬부주로 내려오시옵소서.’
이렇게 아뢰어 달라고 하였나이다.”
이렇게 아뢰니,
그때 세존께서 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섬부주에 가서 모든 사부대중에게 고하되,
앞으로 7일이 차면 부처님께서 하늘에서 섬부주로 향하여 승갈사성(僧羯奢城) 청정광야(淸淨曠野) 오담발라수(烏曇跋羅樹) 가로 내려오신다고 하여라.”
대목련이 부처님 말씀을 듣고는 부처님 발에 절하고 곧 도로 정(定)에 드니,
마치 장사가 팔을 굽혔다 펼 만한 동안에 삼십삼천에서 없어져서 섬부주에 나타났다.
그리고 사부대중에게 고하였다.
“이 7일이 차면 부처님께서 하늘에서 섬부로 오시는데 오담발라수 가로 내려오신다고 하셨소.”
사부대중들이 각각 향과 꽃을 가지고 능갈사성으로 갔다.
그때 그 성에 있는 사람들은 부처님께서 오신다는 말씀을 듣고 다 크게 기뻐하면서 깨끗하지 못한 것을 청소하고 거리를 꾸미는데,
향수를 뿌리고 훌륭한 꽃을 흩고 당기ㆍ번기ㆍ비단 일산을 곳곳에 세워서 장엄하니 마치 환희원(歡喜園)과 같아서 참으로 훌륭하였다.
한 수승한 곳에 묘고좌(妙高座)를 설치하고 여래를 기다리며 생각하였다.
이때 여래께서는 삼십삼천의 무리들을 위하여 근기에 맞는 법을 설하시어 보여 주고 가르쳐 주고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고는 곧 여기서 사라져서 모든 하늘 무리들을 거느리고 야마천(夜摩天)에 이르러서 설법하셨다.
그리고는 거기서 떠나서 또 하늘 무리들을 거느리고 도사다천(覩史多天)에 이르러서 설법하셨다.
이렇게 하여 화락(化樂)ㆍ타화자재(他化自在)ㆍ범중(梵衆)ㆍ범보(梵輔)ㆍ대범(大梵)ㆍ소광(少光)ㆍ무량광(無量光)ㆍ광음(光音)ㆍ소정(少淨)ㆍ무량정(無量淨)ㆍ변정(遍淨)ㆍ무운(無雲)ㆍ복생(福生)ㆍ광과(廣果)ㆍ무번(無煩)ㆍ무열(無熱)ㆍ선견(善見)ㆍ선현(善現)에 이르고,
색구경천(色究竟天)에 이르러서 다 법을 설하시어 보여 주고 가르쳐 주고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고는 곧 여기서 사라져 다시 선현천에 이르셨다.
이렇게 아래로 향하여 삼십삼천에까지 이르시니,
이때 제석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제 섬부주로 나아가려 하시나이까?”
부처님께서 간다고 대답하시니,
또 아뢰었다.
“신통을 지으시겠나이까,
발로 걸으시겠나이까?”
“발로 걷겠다”고 대답하시니,
제석이 곧 교장(巧匠) 천자에게 명령하였다.
“너는 마땅히 황금과 폐류리(吠琉璃)와 소파지가(蘇頗胝迦)로 세 갈래의 보배 계단길을 만들어라.”
교장 천자가 좋다고 대답하고 곧 세 가지의 보배 계단을 화하여 만드니,
세존께서는 가운데 유리길을 밟으시고,
사바세계주(姿婆世界主) 대범천왕은 그 오른편에서 황금길을 밟아서 따르는데 손에 가치가 백천 냥의 금인 미묘한 흰 불자(拂子)를 들었고 아울러 색계의 모든 하늘이 시종하였으며,
제석천은 그 왼편에서 소파지가길을 밟아서 따르는데 손에 가치가 백천 냥의 금인 백 가지의 일산을 받들어 세존을 덮어 드렸다.
그리고 욕계의 모든 하늘이 아울러 시종이 되어 따랐다.
부처님께서 생각하셨다.
‘내가 걸어서만 간다면 외도들이 보고 비방하기를,
사문 고타마가 신통력으로 삼십삼천에 갔다가 거기서 묘한 색을 보고 마음에 애착이 생겨서 신통을 잃고 발로 걸어서 온다고 할지 모르며,
만약 신통을 쓴다면 교장천의 수고만 헛된 것이 되니 내가 이제 마땅히 반은 신통을 쓰고 반은 발로 걸어서 섬부주로 가리라.’
그때 세존께서 보배 계단을 돌아서 내려오시는데,
여기서 12유순쯤 가서부터는 사람의 기운이 위로 올라오는 것이 마치 죽은 송장의 냄새와 같아서 저 모든 하늘들이 코로 맡을 수가 없는지라,
세존께서 아시고는 우두전단의 향 숲을 화하여 만들어서 그 향기가 가득하게 하시니 맡는 자가 기뻐하였다.
부처님께서 또 생각하셨다.
‘만약 섬부의 남자가 천녀(天女)를 보거나 여자가 천남(天男)을 보면 애욕이 생겨서 음심이 아주 치성해지므로 곧 피가 끓어오르고 답답해서 죽게 되니 내가 이제 신통력으로써 남자로 하여금 천남만 보게 하고,
여자로 하여금 천녀만 보게 하리라’ 하시고,
그대로 하셔서 그들의 애욕이 그 마음을 흔들어 놓지 않게 하셨다.
그때 구수 수보리가 한 나무 밑에서 낮에 한가히 있다가 멀리 세존께서 모든 하늘 대중이 공경하여 에워싸고 위력을 존중하는 가운데 삼십삼천에서 이리로 오시는 것을 보고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 모든 하늘의 대덕이 모두 다 부처님께 하직하고 하늘로 돌아갈 것이며,
이 모든 사람들이 백 년 동안이면 모두 죽을 것이다.
그리고 부처님도 교화의 인연이 다하면 역시 열반을 하실 것이니,
이러한 위엄들도 없어지지 않는 것이 없다.
거룩하시도다.
부처님께서는 곳곳에서 간곡히 이런 말씀을 하셨다.
≺모든 것은 덧없어서 항상 변하여 바뀌는 것이니 생멸하는 법이란 나쁜 것이니라.≻
나는 이제 이에 깊이 싫은 마음이 일어났다.’
그리고 5취온(取蘊)에 대하여 덧없고 괴롭고 헛것이고 나가 없다는 것을 관찰하였다.
이렇게 알고는 지혜의 금강저로써 20가지 몸이 있다는 소견의 산[有身見山]을 부수고 예류과(預流果)를 얻었다.
이리하여 무너지지 않는 믿음을 얻으니,
곧 속히 가부좌를 풀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붙이고 합장 공경하여 멀리 세존께 절하고 우러러보고 있었다.
그때 우발라 비구니가 이런 생각을 하였다.
‘부처님께서 천상에서 섬부주로 내려오시는데 어떠한 방편을 지어야 내가 맨 처음에 부처님께 절을 할 수 있을까.
대중이 다 모이면 발꿈치를 돌려놓을 땅이 없으니 만약 비구니의 모양 그대로 한다면 사람들이 다 경홀히 하는지라,
나아갈 길이 없게 된다.
그러니 내가 이제 마땅히 큰 신통을 나타내리라.’
곧 자신이 전륜왕으로 화하여서 7보가 앞에서 인도하고 99억의 군사들이 에워싸고 1천 아들이 구족한데 미묘하게 장엄하고는 마치 반달 모양으로 세존의 처소에 나아가니,
그때 있던 무량억 무리와 사문ㆍ바라문ㆍ외도ㆍ내도ㆍ가없는 사부대중이 다 그림자처럼 따르면서 일찍이 없던 일에 찬탄하였다.
위에는 흰 일산을 받았는데 거기에 날개처럼 구름이 날으니,
마치 해가 천 광명을 놓는 것 같고 밝은 달이 별 속에 빛나는 것 같았다.
이와 같이 장엄하고 화려하기 말할 수 없는 꾸밈새를 하고는 세존의 처소로 나아가니,
대중이 보고 다 희유한 생각이 나서 피곤함을 잃고 쳐다보면서 각기 다른 생각을 하였다.
‘어디에 이런 국왕이 있었을까.
군사들의 모습도 사랑스럽네.
아마 다른 곳의 전륜왕이겠지.’
이것을 본 그들은 각각 원하기를,
‘어떻게 하면 나도 이런 낙(樂)을 받을 것인가’ 하였다.
대중이 길을 열어서 그를 앞으로 가까이하게 하니,
그때 비구 우타이(鄥陀夷)가 이 무리들의 모임에 있다가 모든 사람에게 고하였다.
“이것은 전륜왕이 아니고 우발라 비구니가 스스로 신통을 나타내어 와서 부처님께 예배하는 것이오.”
무리들이 물었다.
“대덕이 어떻게 저것이 우발라 비구니인 줄 아십니까?”
“우발라꽃 향기가 풍기고 우발라빛으로 온 무리가 같으니,
그래서 그가 신통변화를 나타낸 것임을 압니다.”
그때 저 비구니가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서 곧 신통을 거두고,
나아가 부처님 발에 절하고 한쪽에 있었다.
세존께서 편안히 앉으시고는 우발라 비구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물러가라.
비구니는 내 앞에 서 있지 말라.
비구니로서 큰 스승을 대하여 신통을 나타내는 것은 옳지 않은 일이다.”
부처님의 꾸지람을 입은 그는 한쪽으로 나아갔다.
부처님께서 생각하셨다.
‘비구니가 부처님 앞에서 신통을 나타낸다면 이와 같은 허물이 있으니,
모든 비구니는 큰 스승 앞에서 신력을 나타내지 않도록 제지하리라.’
“이 뒤로 모든 비구니는 큰 스승 앞에서 신통을 나타내지 말지니라.
어기는 자는 법 어기는 죄가 되리라.”
그때 대중이 이 전륜왕의 큰 위세를 보고 마음에 인도(人道)에 태어나기를 원하기도 하고,
혹 모든 하늘의 훌륭한 광명을 보고 하늘에 태어나기를 원하기도 하였다.
세존께서 이것을 보시고는 그들의 인간과 천상에 대한 원을 막고자 하시어 그들의 기연(機緣)을 따라서 묘법을 설하시니,
그들이 법을 듣고는 예류과를 얻거나 혹은 일래과나 불환과를 얻었고,
혹은 출가하여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과를 얻었다.
혹은 성문 보리심을 발하였고,
혹은 독각 보리심을 발하였고,
혹은 위없는 큰 보리심을 발하였고,
혹은 난(煖)ㆍ정(頂)의 선근(善根)을 발하였고,
혹은 중하(中下)의 인심(忍心)을 발하여서,
대중이 모두 삼보께 귀의하고 신앙하게 되었다.
그때 세존께서 곧 이 인연으로써 게송을 설하셨다.
설사 전륜왕이 되거나
혹 또 천상에 나거나
비록 뛰어난 선정[勝定]을 얻더라도
예류과를 얻음만은 못하니라.
그때 세존께서 모든 대중을 위하여 보여 주고 가르쳐 주고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시어 묘한 법을 설하여 마치니,
모든 비구들이 모두 의심이 있어서 세존께 아뢰었다.
“어떻게 구수 우타이가 우발라 향기를 맡고 이것이 저 비구니인 줄을 알았나이까?”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오늘만 향기를 맡고 안 것이 아니라,
과거에도 역시 향기를 맡고 그것을 알았느니라.
너희들은 들어라.
과거 세상에 바라니사성에 한 상주(商主)가 있었다.
그가 장가든 지 오래지 않아서 곧 임신을 하였는데,
이때 상주가 큰 바다에 들어가서 진보를 구하고자 하여 그 아내에게 말하였다.
‘여보,
나는 다른 지방으로 가서 보화를 구해 올테니 당신을 집을 보는데 마땅히 조심하기 바라오.’
아내가 대답하였다.
‘당신이 만약 그렇게 한다면 나도 따라가겠소.’
‘누가 당신 시중을 들겠소.’
그러자 그가 곧 울었다.
같이 가는 친구들이 그가 슬퍼하는 것을 보고 왜 그러냐고 물으니,
남편이 대답하였다.
‘나와 함께 가겠다고 하는 것을 따라오지 못하게 하였더니 그래서 우는 것일세.’
‘부인이 가고자 하는데 왜 데리고 가지 않는가.’
‘누가 그 시중을 들겠나.’
‘같이 가게만 하게.
우리가 서로 보살필테니.’
이리하여 마침내 데리고 갔다.
그런데 큰 바다에 들어가서 마갈어(摩竭魚) 때문에 그 배가 부숴지니,
이때 상주는 죽었고 나머지 사람들도 죽었다.
그러나 그 아내는 허우적거리다가 우연히 한 판자를 만났다.
다행히 바람에 밀리어서 한 섬에 이르니,
여기에는 금시조(金翅鳥)의 왕이 살고 있었다.
그는 드디어 그 금시조의 아내가 되었는데,
얼마 안 있어 먼저 임신했던 아들을 낳으니 얼굴이 단정하였다.
뒤에 또 새의 아들을 낳으니 형상이 금시조와 같았다.
그 아버지가 죽으니 이때 뭇 새들이 그 아들을 왕으로 세웠다.
어머니가 아들에게 말하였다.
‘너는 네 아버지의 뒤를 이어서 왕이 되었다.
이것은 네 형이니 이제 데리고 바라니사로 가서 뭇 사람들 가운데서 나라의 임금으로 세우도록 하라.’
‘국모님이시여,
제가 마땅히 세우도록 하겠나이다.’
이때 바라니사성에는 현재 범수(梵授)라는 국왕이 있어 법으로써 세상을 다스리니 안온하고 풍족하고 즐거웠다.
자세한 말은 다른 데서 말한 것과 같다.
왕이 아침 집회에 무리들 가운데 앉아 있었다.
그때 금시조 왕이 두 발톱으로 그의 두 어깨를 움켜잡아다가 큰 바다에 버리고,
묘한 영락으로는 제 형을 장엄하였다.
그리고는 데리고 왕성에 이르러서 사자좌 위에 앉히고 모든 신하들에게 고하였다.
‘이것은 너희들의 왕이니 잘 섬겨라.
만약 어김이 있으면 너희들도 모두 바다에 집어넣으리라.’
사람들이 무서워서 가르침을 받들어 행하였고,
신하들도 감히 이 일을 국민들에게 알리지 못하니,
사람들이 모두 이를 범수왕이라고 하였다.
이때 왕이 금시조에게 말하였다.
‘때때로 와서 나와 서로 만나게 하라.’
금시조는 오겠다고 대답하였다.
그 뒤 어느 때의 일이었다.
왕에게 새끼를 밴 코끼리가 있었다.
달이 차서 새끼를 낳는데 머리만 나오고 몸이 나오지 않으니,
신하가 왕에게 알렸다.
왕이 말하였다.
‘후궁으로 끌어들여서 모든 궁인들로 하여금 실지의 말을 하여 빨리 낳도록 맹세를 하되,
≺만약 왕을 제하고 그 밖에 다른 남자가 없거든 마땅히 코끼리 새끼를 편안히 낳게 하소서≻ 하고 빌게 하여라.’
곧 끌어들이고 그때 모든 나인들이 다 맹세하기를,
‘만약 내가 왕을 제하고 다시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없거든 코끼리가 마땅히 순산하게 하소서’ 하였다.
비록 이렇게 맹세하였으나 코끼리는 아주 신고만 하고 새끼를 낳지 못하였다.
사람들이 모두 크게 떠들면서 어떻게 할지를 몰랐다.
그때 소를 기르는 여자의 집이 여기서 멀지 않았는데
사람들의 떠드는 소리를 듣고 그 까닭을 물었다.
‘왜 궁내에서 저렇게 크게 떠드는가?’
사람들이 자세히 이야기하니,
소 기르는 여인이 말하였다.
‘내가 맹세하여 빌면 그 코끼리 새끼가 순산하게 될 터인데…….’
사람들이 듣고는 대신에게 말하고,
대신은 왕에게 알리어 드디어 안으로 불러 들였다.
여인이 곧 실지의 말로 코끼리 앞에서 맹세하였다.
‘내가 태어난 이래로 한 남편을 제외하고는 다른 남자가 없었으니,
이 말이 사실이거든 원컨대 코끼리가 새끼를 순산하게 하소서.’
이렇게 말하니,
코끼리가 곧 새끼를 낳았는데 꼬리가 조금 걸려 있었다.
여인이 보고 미소하면서 말하였다.
‘그 정도의 작은 허물도 용납하지 않으십니까.’
나인이 물었다.
‘당신에게 무슨 허물이 있습니까?’
그러자 그가 대답하였다.
‘내가 먼저 다른 이의 어린애를 안았는데 그 아기가 오줌을 싼 것이 내 음부로 들어간 일이 있었소.
그때 내 기분이 즐거움을 받은 것 같았는데,
이 작은 허물 때문에 꼬리가 걸린 것이오.’
이 실지를 고백한 말 때문에 꼬리도 따라서 나왔다.
신하가 왕에게 코끼리가 새끼 낳는 것을 보고하니,
왕이 누가 능히 낳게 하였느냐고 물었다.
대신이 사실대로 자세히 아뢰니,
왕이 마침내 속이 상하여 말하였다.
‘나의 궁녀들은 다 부정(不貞)하고,
오직 소를 기르는 사람만이 청백하구나.’
왕은 소 치는 여인을 불러오라고,
스스로 물어보겠다고 하였다.
여인이 이르니,
왕이 물었다.
‘네가 실지의 말로써 코끼리가 새끼를 낳게 하였느냐?’
‘그러하옵니다.’
왕이 생각하였다.
≺어머니가 어질고 착하니 딸도 역시 그러할 것이다.
내가 물어보리라.≻
‘네게 딸이 있느냐?’
‘있나이다.’
‘그 이름은 무엇인가?’
‘묘용(妙容)이라고 하나이다.’
‘일찍이 남에게 준 일이 있는가?’
‘아직 안 주었나이다.’
‘어머니여,
만약 그렇거든 마땅히 내게 달라.’
‘대왕님 뜻대로 따르리라.’
곧 예를 갖추고 궁중으로 맞아들이고 나서 왕이 또 생각하였다.
≺궁녀들이 부정하여서 이미 맹세에 어긋났으니,
만약 여기에 있게 하면 반드시 옳지 않은 짓을 하게 될 것이다.≻
뒤에 금시조가 왔을 때에 왕이 그 일을 자세히 말하고 부탁하였다.
‘아우는 마땅히 낮에는 내 아내를 데려다가 바다 섬에 두고 밤에는 다시 데려오곤 할 수 없겠는가?’
금시조가 좋다고 대답하였다.
드디어 왕이 아내를 금시조에게 부탁하여,
그 말대로 낮에는 가고 밤에는 오곤 하였다.
그때 저 바다 섬에 향기 좋은 꽃이 있었으니 이름은 거의(去醫)라는 것이었다.
아내는 날마다 이 꽃으로 꽃다발을 만들어서 범수에게 보내 주었다.
그때 바라니사에 어느 바라문의 아들이 나무를 하러 산에 갔다가 긴나라 신녀(緊那羅神女)를 만났다.
드디어 바라문의 아들을 데리고 석감(石龕) 속으로 들어가서 더불어 교통하여 서로 뜻을 얻었다.
그 계집이 만약 화과(花果)를 구하러 나가게 되면,
저만 나가서 곧 큰 돌로 그 문을 막아서 사람이 능히 움직일 수 없도록 하였다.
뒤에 많은 시일이 지나면서 한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들이 다닐 때 몸이 아주 빨랐기 때문에 속질(速疾)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아버지는 아들 앞에서 매양 한탄하였다.
‘바라니사는 살기 좋은 곳이다.
너는 이제 알아 두어라.’
아들이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버지는 어디서 나셨습니까?’
‘바라니사가 근본 출생한 곳이니라.’
‘만약 그러시면 왜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으십니까?’
‘네 어머니가 화과를 구하러 나갈 때면 반드시 큰 돌을 가져다가 굴 문을 막아 놓으니,
내가 능히 움직일 수 없어서 도망하려고 하여도 길이 없다.’
‘내가 마땅히 열어 드리겠습니다.’
‘대단히 좋은 일이다.’
아들이 곧 자주자주 돌을 취하여 시험하는 동안에 힘이 자라서 능히 큰 돌을 밀어내기에 이르렀다.
그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문이 열렸습니다.
아버지,
함께 도망하십시다.’
아버지가 말하였다.
‘네 어머니가 잠시 화과 때문에 나갔으니,
곧 돌아오면 갈 수가 없을 것이다.
만약 길에서 만나기라도 하여 나를 보면 틀림없이 해를 끼칠 것이다.’
‘내가 방편을 써서 어머니가 늦게 오도록 하겠습니다.’
‘잘 하여 보아라.’
어머니가 과일을 가지고 오니,
아들이 문득 취하여서 씹다가는 토해 내었다.
어머니가 말하였다.
‘왜 그러느냐,
맛이 없느냐?’
‘어머니가 멀리 가는 것을 게을리 하여서 가까운 데서 쓴 과일만 구해 왔으니,
누가 이런 것을 먹습니까.
그래서 버리는 것입니다.’
‘만약 그렇다면 내가 마땅히 멀리 가서 좋은 과일을 찾아오리라.’
‘좋아요.
좋은 것을 찾아보셔요.’
어머니가 다음 날은 먼 곳으로 갔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지금이 달아날 때입니다.
늦으면 좋지 않습니다.’
드디어 그 돌을 밀어내고 부자가 함께 도망하여 바라니사의 아버지의 출생처로 갔다.
그 어머니가 와서 텅 빈 석실을 보고 가슴을 치면서 크게 우니,
이웃 사람이 왜 우느냐고 물었다.
곧 사실을 자세히 대답하니,
이웃 사람이 말하였다.
‘그는 사람이기 때문에 인간을 찾아서 달아난 것을 무슨 일로 슬퍼하는가.’
어머니가 말하였다.
‘나는 서로 이별한 것을 근심하는 것이 아니고,
다만 일찍이 그에게 한 기술을 가르쳐서 능히 살아가도록 해 주지 못한 것을 한한다.’
‘내가 자주 바라니사에 가니,
만약 생활의 인연이 되는 것을 그대가 내게 주면 내가 만나서 아들에게 전해 주리라.’
그 어머니가 곧 공후(箜篌)를 주면서 말하였다.
‘자매여,
만약 우리 아이를 보거든 직접 면대하여 전해 주면서,
너는 이 공후를 타서 스스로 살아가되 그 첫 번째 줄은 손가락을 대지 말라고,
만약 그것을 건드리면 손해가 있다고 말하여 달라.’
그가 곧 가지고 갔다.
그때 바라문이 아들 속질을 데려다가 스승에게 맡겨서 배움을 받게 하니,
스승이 곧 가르쳤다.
아이가 틈이 있는 날 산에 들어가서 섶나무를 채취하다가 우연히 이웃 사람을 만났다.
그가 속질에게 물었다.
‘너는 요즈음 어떻게 지내느냐?’
‘항상 굶주리는 고통을 받습니다만 알아서 무얼하겠오.’
‘너의 어머니가 너를 생각하고 항상 우는데 어찌 돌아가지 않느냐?’
‘그는 야차인데 누가 능히 함께 살겠소.’
‘만약 갈 수 없다면 내가 이제 생활할 물건을 줄테니 남에게 주지 말라.’
‘안 주겠소.’
곧 공후를 주면서 말하였다.
‘이것을 타서 살아가도록 하는데,
그 제1현(絃)은 손가락으로 치지 말라.
만약 쳤다가는 반드시 손해가 있으리라.’
‘좋습니다.
내가 그대로 하겠소.’
그가 곧 그 공후를 가지고 학당에 이르니,
같은 친구들이 보고 물었다.
‘네가 어찌 늦게 오느냐?’
‘우리 어머니의 친구를 만났는데,
이 공후를 주어서 받았다.’
‘네가 능히 탈 수 있느냐?’
‘탈 수 있다.’
‘어디 한번 타 보아라.
우리들이 함께 들을테니…….’
그가 곧 타는데 첫 줄은 건드리지 않으니,
왜 첫 줄은 타지 않느냐고 물었다.
건드리면 반드시 탈이 난다고 하니,
그들은 부추켰다.
‘건드려 보아라.
무슨 탈이 나겠느냐.’
그래서 곧 손가락으로 건드리니,
그때 모든 학생들이 능히 자신을 가누지 못하고 모두 일어나서 춤을 추었다.
날이 저물어서 선생에게 가니,
왜 늦었느냐고 물었다.
그가 곧 자세히 대답하니,
선생이 물었다.
‘네가 능히 탈 수 있느냐?’
‘탈 수 있습니다.’
‘만약 그렇거든 한 곡조 타 보아라.’
이리하여 그가 곧 타는데 첫 줄은 건드리지 않으니,
선생이 말하였다.
‘왜 첫 줄은 손가락을 대지 않느냐?’
‘만약 건드리면 탈이 날까 무섭습니다.’
‘어디 건드려 보아라.
무슨 탈이 있겠느냐.’
그래서 곧 튀기어 건드리자 선생과 그 부인이 모두 일어나서 춤을 추는데,
스스로 억제할 수 없어서 집이 무너지고 옹기 따위가 모두 깨어지고 하였다.
선생이 크게 성이 나서 그의 목을 잡아서 마을 밖으로 몰아내었다.
이미 쫓겨난 그는 여기저기 외롭게 떠돌면서 오직 공후를 타서 스스로 살았다.
그때 5백의 상인이 화물을 싣고 큰 바다로 들어가고자 하였다.
그 모든 사람이 의논하였다.
‘모든 것이 다 있는데 다만 음악이 없으니 무엇으로써 즐길까.
큰 바다 가운데 이르면 누가 근심과 답답함을 풀어 줄 것인가.’
그러자,
한 사람이 말하였다.
‘속질이라는 바라문 아들이 공후를 탈 줄 아니,
데리고 가는 것이 좋겠다.’
곧 속질을 데리고 함께 배에 올랐다.
큰 바다 안에서 모든 사람이 속질에게 말하였다.
‘너는 공후를 타라.
서로 오락을 하자.’
곧 타는데 첫 줄은 치지 않으니,
사람들이 왜 그 줄은 치지 않느냐고 물었다.
만약 건드리면 탈이 난다고 하니,
그들은 줄을 건드리는 것만으로 무슨 탈이 있겠느냐고 하였다.
마침내 그 줄을 튀기니,
그때 배가 바다 속에서 뛰어서 드디어 부숴지고 말았다.
상인은 모두 몰사하고 속질 한 사람만 남아서 판자를 만났는데,
바람에 불리어 천행으로 살아가지고 금시조의 섬으로 갔다.
그곳은 한 동산이었는데 남자는 없고 오직 범수왕의 부인 묘용 여인만이 보이는지라,
그로 인하여 말로 사귀다가 함께 깊은 관계까지 엉키었다.
낮에만 서로 보고 밤에는 이별하니,
묘용에게 물었다.
‘그대는 매양 밤이면 어디를 갔다가 오는가?’
이미 통정한 사이인지라,
모두 다 자세히 말하니 속질이 말하였다.
‘만약 그렇다면 왜 나를 데리고 함께 바라니사로 가지 않는가.’
‘좋다.
그대와 함께 가도록 하리라.’
사내가 물었다.
‘내 이름은 속질인데,
그대의 이름은 무엇인가?’
‘내 이름은 묘용이로다.’
여자는 곧 금시조를 탈 적마다 작은 돌을 가지고 타는데,
그것을 점차로 무겁게 하여 사람의 무게와 비슷하다고 짐작되었을 때 곧 속질을 불러서 금시조를 같이 타고 바라니사로 향하였다.
가면서 여자가 눈을 감으라고,
뜨면 눈을 상한다고 일렀다.
거의 성 가에 이르러서 사람들의 떠드는 소리를 듣고는 거의 온 모양이로구나 생각하고 눈을 뜨고 바라보다가,
금시조가 급히 나는 바람에 두 눈이 멀어버렸다.
이때 동산 안에 내린 묘용은 스스로 왕에게로 갔다.
그 뒤 봄이 되어 좋은 꽃들이 모두 피고 뭇 새가 지저귀는데,
왕이 궁인들을 데리고 동산에 들어가서 놀았다.
그때 거기에는 묘용 여인도 있었다.
속질이 거의화(去醫花) 향기를 맡고 곧 게송을 읊었다.
바람이 거의화에 부니
꽃다운 향기가 참으로 좋네.
마치 바다 속 섬 위에서
묘용과 함께 사는 것 같네.
이때 범수왕이 이 게송 소리를 듣고 나인에게 신칙하여 누가 이 소리를 하는지 살펴보라고 하니,
모든 사람의 대답이 눈을 앓는 사람이 하는 소리라고 하였다.
왕이 곧 불러서 물었다.
‘네가 게송을 읊었느냐?’
‘제가 읊었습니다.’
‘너는 다시 하여 보아라.
내가 들어 보리라.’
속질이 곧 생각하였다.
≺왕이 게송 듣기를 좋아하는 모양이로구나.
내가 잘하면 혹시 상을 줄지도 모른다.≻
곧 도로 게송을 읊었다.
바람이 거의화에 부니
꽃다운 향기가 참으로 좋네.
마치 바다 속 섬 위에서
묘용과 함께 사는 것 같네.
왕이 물었다.
‘바다 섬이라고 한 것이 여기서 멀으냐,
가까우냐?’
그러자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묘용이 있는 곳은
여기서 백 역(驛)일세.
큰 바다 저편에 있는
참으로 좋은 섬일세.
왕이 듣고는 게송으로 화답하였다.
네가 듣고 본 것이
내가 사랑하는 자인가.
만약 그것이 묘용이라면
너는 그 모양을 말해 보라.
맹인이 또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허리에는 만(卍)자가 있고
가슴에는 소용돌이 무늬가 있네.
항상 거의화를 묶어서
인간의 임금에게 보내었네.
왕이 듣고는 생각하였다.
≺이 사람의 나쁜 짓이 비록 바다 섬에 두었어도 사사로이 통하였도다.
내게는 이미 소용이 없는 것이니,
마땅히 이 사람에게 주리라.≻
그리고는 분하고 한스러움이 속에 있어서 이에 게송을 읊었다.
묘용에게 영락을 갖추어서
이 장님에게 붙여 주어라.
마땅히 노새를 태워서
성 밖으로 몰아내어라.
이때 두 사람이 왕의 버림을 받으니,
장님이 여자를 데리고 여기저기 헤매다가 날이 저무니 큰 취락으로 들어가서 빈 천묘(遷墓) 안에서 임시로 머물렀다.
그런데 때마침 5백의 도적 떼가 밤에 이 마을에 들어온 것을 마을 사람들이 알고 모두 다 죽여 없앴다.
오직 도적의 괴수 한 사람만이 달아나서 천묘로 들어가서 그 문을 닫으니,
마을 사람이 와서 물었다.
‘묘 안에 있는 자는 누구냐?’
장님이 대답하였다.
‘우리는 객지에 온 사람으로서 도적의 무리와는 상관이 없소.’
그러자 사람들이 모두 말하였다.
‘만약 도적이 있거든 곧 내보내라.’
이때 도적의 괴수가 묘용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어찌 이 눈먼 장님을 데리고 사느냐.
마땅히 내어 보내고 나와 같이 살자.’
묘용이 허락하고 장님을 밀어내니,
마을 사람들이 보고 드디어 그의 목을 베었다.
날이 밝자 도적은 묘용을 데리고 가다가 한 물가에 이르니,
배가 없어서 건널 수가 없었다.
도적이 여자에게 말하였다.
‘여보,
물이 많아서 함께 건널 수가 없으니,
그대는 여기서 우선 몸을 씻으오.
영락 따위를 내가 먼저 가지고 건너가서 언덕에 놓고는 도로 와서 같이 건너도록 합시다.’
여자가 뜻대로 하라고 하고,
곧 의상과 영락을 벗어서 그 도적에게 주었다.
그리고 물속에 앉아 있다가 곧 이런 생각이 났다.
≺이 사람이 혹시 내 물건을 가지고 달아나는 것이나 아닐까.≻
그래서 그를 바라보고 소리쳤다.
큰 물은 넘쳐흐르는데
영락은 그대가 가졌으니
나는 이런 생각이 나네.
그대가 그냥 도둑하는 건 아닌가고.
도적이 듣고 게송으로 멀리 대답하였다.
죄없는 남편을 남 시켜 죽였으니
내겐 잘 하리라고 누가 믿겠는가.
네가 도로 나를 해할까 무서워서
영락만을 내가 가지고 가겠노라.
이때 도적이 곧 물건을 가지고 여자를 버리고 가니,
그 여자가 드디어 알몸으로 물에서 나와 풀숲에 들어가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한 늙은 야간(野干)이 고깃덩이를 물고 물을 따라서 가다가,
때마침 한 물고기가 물에서 솟아나와서 언덕 위에 몸을 던지는 것을 보고 물었던 고깃덩이를 버리고 그 물고기를 취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물고기는 물속으로 들어갔고 고깃덩이는 솔개가 차가고 말았다.
두 가지를 다 잃은 야간이 귀를 드리우고 낙심하니.
이때 묘용이 풀떨기 속에서 그 야간을 바라보고 게송을 설하였다.
고깃덩이는 솔개가 차가고
물고기는 물속으로 들어갔구나.
두 가지를 모두 잃고서
근심한들 무엇을 하랴.
이때 야간이 게송 소리를 듣고는 사방을 둘러보았으나 한 사람도 보이지 않는지라,
이에 게송을 설하였다.
나는 기뻐서 웃는 것이 아니요
또한 노래하고 춤추는 것이 아니어늘
누가 풀떨기 속에
말로써 희롱하는가.
묘용이 듣고 풀떨기 속에 있으면서 야간에게 말하였다.
‘나는 묘용이다.’
그러자 야간이 듣고는 곧 성이 나서 꾸짖었다.
‘너 죄과의 뭉치가 스스로 부끄러워하지 않고,
도리어 남을 희롱하는가.”
그리고는 곧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옛 남편은 죽여 버렸고
새 남편은 물건을 가지고 갔으니
여기도 저기도 의지할 데 없어
근심과 원한만으로 풀숲에서 우느냐.
묘용이 듣고 곧 게송으로 답하였다.
내 이제 본집으로 돌아가서
정숙한 마음으로 한 남편만 섬기리라.
종족(宗族)을 손상할까 무서워서
다시는 미친 짓을 안하리.
이때 야간이 역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가령 긍가의 물이 거꾸로 흐르고
까마귀가 희어지며
섬부주에 다라(多羅)가 생겨날지언정
네가 능히 하나만을 지키랴.
까마귀가 부엉이와 함께
한 나무에 같이 살면서
피차에 서로 순종할지언정
네가 능히 하나만을 지키랴.
가령 뱀과 쥐와 이리가
한 구멍에 같이 놀면서
그것들이 서로 정을 통할지언정
네가 능히 하나만을 지키랴.
가령 거북의 털로
훌륭한 옷감을 짜서
추위에 입을 수 있을지언정
네게 정숙한 마음이 있다 하랴.
가령 모기의 다리로
높은 누각을 지어서
흔들림 없이 견고하게 할지언정
네가 능히 하나만을 지키랴.
가령 연꽃 줄기로 다리를 놓아서
사람들이 건너가게 하고
큰 코끼리도 지나가게 할지언정
네가 능히 하나만을 지키랴.
가령 큰 바다의
물속에서 불무더기가 생겨
모든 사람이 다 함께 향할지언정
네가 능히 하나만을 지키랴.
이때 야간이 이 게송을 설하고서 묘용에게 말하였다.
‘내가 잠깐 농담을 하였소.
그런데 내가 능히 그대로 하여금 예전대로 돌아가서 국부인(國夫人)이 되게 한다면 무엇으로 보답하겠는가.’
‘영리한 자야,
만약 나를 예전과 같이 돌아가게 한다면 내가 마땅히 날마다 육식을 공급하여 모자람이 없이 하리라.’
‘만약 그렇다면 내 말대로 하오.
마땅히 긍가강 물속으로 들어가 목만 내놓고 합장하고 해를 향하여 하늘을 생각하면서 있으면,
내가 너를 위하여 왕에게 말하리라.’
야간이 곧 왕에게 들릴 만한 곳으로 가서 큰 소리로 이렇게 말하였다.
‘묘용이 이제 긍가강 물속에서 마음을 씻는 수련을 하고 있으니,
마땅히 빨리 후궁으로 불러들이시오.’
왕이 일찍이 야간의 말을 배운 일이 있는지라,
그 말을 듣고는 대신에게 명령하였다.
‘경은 이제 긍가강 가로 가 보라.
내가 들으니 묘용이 거기서 근고하면서 마음을 고치고 지조를 바꾸었다니,
곧 데리고 와서 나를 만나게 하라.’
그때 대신들이 묘용을 보고는 곧 영락과 의복으로 몸을 치장하여 데리고 왕에게로 오니,
왕이 보고 기뻐하면서 도로 예전과 같이 대부인을 삼았다.
한편 묘용은 날마다 항상 좋은 고기를 야간에게 공급하다가 뒤에 문득 끊으니,
야간이 도로 왕궁 가까운 곳에서 소리를 질렀다.
‘묘용이여,
그대가 고기를 공급하지 않는다면 내가 마땅히 왕으로 하여금 그대를 흠씬 때려서 예전과 다름이 없게 하겠소.’
부인이 듣고 무서워서 곧 도로 야간에게 고기를 주었다.
너희들 비구야,
다른 생각을 하지 말라.
과거에 묘용이었던 자가 곧 지금의 우발라 비구니며,
그때 속질이었던 자가 곧 우타이니라.
과거에 거의화 향기를 맡고 묘용임을 알았듯이 지금 우발화 향기를 맡고 저 비구니임을 안 것이니,
너희들 비구는 이와 같이 마땅히 알라.
모든 일이 다 익힌 습[串習]으로 인연이 되느니라.”
그리하시니,
대중이 듣고는 기쁘게 받들어 행하였다.
6문 자섭송⑤
비구니를 8경법(敬法)으로 제도한 것과
비구니가 순차대로 앉고자 한 것과
그 부중의 일을 따로 하라는 것과
환속한 비구니는 득도[得度]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가비라성 다근수원(多根樹園)에 계셨다.
그때 대세주(大世主)가 5백의 석가족 여인들을 데리고 부처님께 나아가서 두 발에 절하고는 한쪽에 물러앉으니,
부처님께서 곧 그들을 위하여 갖가지 묘한 법을 설하시어 보여 주고 가르쳐 주고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셨다.
대세주가 법을 듣고는 마음속 깊이 기뻐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서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인도 불법 가운데에 출가하여 계를 받고 비구니성(比丘尼性)을 이루어서 범행(梵行)을 굳게 닦으면 제4의 사문과(沙門果)를 얻을 수 있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세주시여,
당신은 마땅히 집에서 흰 의복을 입고 모든 범행을 닦으십시오.
순일하고 원만하며,
청정하여 물듦이 없이 하면 이것으로 능히 긴 밤에도 안온함을 얻어서 이익되고 쾌락할 것입니다.”
대세주가 이렇게 세 번 청했으나 부처님께서 다 허락하지 않으시니,
부처님 발에 절하여 하직하고 갔다.
그때 세존께서 옷을 입고 발우를 가지시고 가비라성에서 나오셔서 판위 취락(販葦聚落)으로 가시니,
이때 대세주가 부처님께서 가신다는 것을 듣고는 5백의 석가족 여인과 더불어 스스로 머리털을 깎고 모두 적색의 승가지의(僧伽胝依)를 입고 항상 부처님 뒤를 따라서 떨어져서 자면서 갔다.
세존께서 그곳에 이르러 상사림(相思林) 가운데에 머무르시니,
그때 대세주가 길에서 피로가 심하였고,
몸에 진토를 무릅쓴 채 곧 부처님께 나아가서 부처님 발에 절하고는 한쪽에 물러앉았다.
세존께서 묘법을 설하시어 보여 주고 가르쳐 주고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시니,
그때 대세주가 법을 듣고는 자리에서 일어나서 합장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인도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률 가운데에 출가하여 계를 받고 비구니성을 이루어 굳게 범행을 닦으면 제4의 사문과를 증득할 수 있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세주시여,
마땅히 머리를 깎으셨거든 만조의(縵條衣)를 입으시고 몸이 다하도록 굳게 범행을 닦아서 순일하고 원만하며 청정하여 물듦이 없이 하면,
이것으로 능히 긴 밤에도 안온함을 얻어서 이익되고 쾌락할 것입니다.”
대세주가 이렇게 세 번 청하였으나 부처님께서 다 허락하지 않으시니,
그때 대세주가 부처님께서 자주 청하여도 허락하지 않으신 것을 알고 드디어 문 밖에서 서서 울고 있었다.
이때 구수 아난타가 보고 물었다.
“교답미(喬答彌)여,
왜 울면서 서 계십니까?”
“존자여,
우리들 여인은 세존께 출가하여 비구니 될 것을 허락지 않으시기 때문에 우는 것이오.”
“교답미여,
여기 계십시오.
내가 여래께 여쭙겠습니다.”
그때 아난타가 세존께 나아가서 절하고는 한쪽에 서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인도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률 가운데에 출가하여 계를 받고 비구니가 되어서 굳게 범행을 닦으면 제4의 사문과를 얻을 수 있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얻을 수 있느니라.”
“만약 그러하다면 원컨대 여인에게도 출가할 것을 허락하여 주소서.”
“아난타야,
너는 이제 여인이 내가 설한 법률 가운데에 출가하여 계를 받고 비구니성을 이룰 것을 청하지 말라.
왜 그러냐 하면 만약 여인에게 출가할 것을 허락한다면 불법이 오래 머물지 못하나니,
비유하건대 사람의 집에 남자가 적고 여자가 많으면 사나운 도적에게 그 집이 파괴됨을 입는 것처럼,
여인이 출가하면 정법이 파괴되는 것도 역시 이와 같으니라.
또 아난타야,
밭에 곡식의 이삭이 익었는데 갑자기 바람ㆍ비ㆍ서리ㆍ우박을 만나 없어지는 것처럼,
여인이 출가하면 정법이 손괴되는 것도 이와 같으니라.
또 아난타야,
감자가 밭에서 익어갈 때 적절병(赤節病)을 만나면 모조리 절단나서 여지가 없게 되는 것처럼,
만약 여인에게 출가할 것을 허락하면 정법이 손괴되어 오래 머물지 못하고 빨리 없어져 버리게 되는 것도 역시 이와 같으니라.”
구수 아난타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세주는 세존께 있어서 진실로 큰 은혜가 있나이다.
부처님께서 어머니가 목숨을 마치신 뒤 그의 젖으로 양육된 은혜가 지극히 크옵거늘,
어찌 세존께서는 자비로 거두지 않으시나이까.”
부처님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실로 이 일이 있노라.
내게 있어서 은혜가 있는 것을 나는 이미 보답하였노라.
나 때문에 삼보를 알고 불ㆍ법ㆍ승에 귀의하여 5계를 받았으며,
4제(諦)의 이치에 의심없이 되어 예류과를 얻고,
앞으로 고통이 다하고 남이 없음을 증득하였느니라.
이와 같은 은혜는 다시 갚기 어려운지라,
옷ㆍ밥 따위로 비교가 되겠느냐.”
그때 세존께서 아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여인을 위하여 출가하여 비구니가 되게 할 것을 청한다면 내가 이제 여덟 가지 존경법을 제정하노니,
수명이 다하도록 수행하여 어김이 없어야 하리라.
나의 이 법은 밭에 농사짓는 사람이 늦은 여름과 첫 가을에 강과 도랑의 둑을 단단히 수축하여 물이 새지 않게 하고 전답에 물을 대어 곳에 따라서 충족하게 하는 것처럼,
여덟 가지 존경법도 이와 같으니라.
그 여덟 가지란 어떠한 것인가.
아난타야,
모든 비구니는 마땅히 비구를 따라서 출가를 구하고 계를 받고 비구니성을 이루어야 하나니,
이것이 최초의 존경법이니라,
마땅히 어기지 않고 몸이 다하도록 모든 비구니는 부지런히 닦고 배워야 하리라.
아난타야,
반월(半月)마다 마땅히 비구를 쫓아서 교수를 청할 것이니,
이것이 제2의 존경법이니라.
어기지 않고 몸이 다하도록 부지런히 닦고 배워야 하리라.
아난타야,
비구가 없는 곳에서는 안거할 수 없나니,
이것이 제3의 존경법이니라.
어기지 않고 몸이 다하도록 부지런히 닦고 배워야 하리라.
아난타야,
비구니는 비구를 힐문할 수 없나니,
비구에게 계(戒)ㆍ견(見)ㆍ위의(威儀)ㆍ정명(正命)을 훼범하는 과실이 있어도 그런 것을 생각하지 말지니라.
아난타야,
비구니는 비구에게 계ㆍ견ㆍ위의ㆍ정명에 훼범된 곳이 있는 것을 보아도 힐책할 수 없으나 비구는 비구니에게 훼범처가 있으면 마땅히 힐책할 것이니,
이것이 제4의 존경법이니라.
어기지 않고 몸이 다하도록 부지런히 닦고 배워야 하리라.
아난타야,
비구니는 비구에게 욕설을 하고 성을 내고 꾸짖고 할 수 없으나 비구는 비구니에게 이것을 할 수 있나니,
이것이 제5의 존경법이니라.
어기지 않고 몸이 다하도록 부지런히 닦고 배워야 하리라.
아난타야,
비구니가 비록 계를 받은 지 백 세가 지났더라도 만약 새로 계를 받은 비구를 보면 마땅히 존중하여 합장 영접하고 공경하여 절할 것이니,
이것이 제6의 존경법이니라.
어기지 않고 목숨이 다하도록 부지런히 닦고 배워야 하리라.
아난타야,
비구니가 만약 중교법(衆敎法)을 범했다면 마땅히 2부중 가운데에서 반월(半月) 동안 마나비(摩那卑也)를 행해야 하나니,
이것이 제7의 존경법이니라.
어기지 않고 몸이 다하도록 닦고 배워야 하리라.
아난타야,
만약 비구니가 여름 안거를 마치면 두 대중 가운데에서 견(見)ㆍ문(聞)ㆍ의(疑) 세 가지 일로써 수의사(隨意事)를 지어야 하나니,
이것이 제8의 존경법이니라.
어기지 않고 몸이 다하도록 부지런히 배워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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