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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진리와실천

불기2564-01-18_십송율_061 본문

과거조각글/불기2564(2020)

불기2564-01-18_십송율_061

진리와 가치를 고루고루 2020. 1. 18. 17:34



®

『십송율』
K0890
T1435

제61권

● 한글대장경 해당부분 열람I
● 한글대장경 해당부분 열람II
○ 통합대장경 사이트

○ 해제[있는경우]
※ 이하 부분은 위 대장경 부분에 대해
참조자료를 붙여 자유롭게 연구하는 내용을 적는 공간입니다.
대장경 열람은 위 부분을 참조해주십시오.


○ [pt op tr] 십송율_K0890_T1435 핵심요약



♣0890-061♧
『십송율』

제61권




비영리-동일조건변경허락원문번역문


십송율




 


십송률 제61권



비마라차 한역

이한정 번역

성재헌 개역



10. 십송 ⑥


17) 칠백비구집멸악법품 ②


장로 급사소미라가 찾아오자 스님들의 수가 7백 명을 채우게 되었다. 

소미라가 대중 스님들 가운데 들어온 다음, 

이때 장로 삼보가가 이와 같이 생각하였다.

‘우리가 만약 대중 스님들 사이에서 이 잘못된 일을 소멸시키면
≺이 일을 이와 같이 소멸시켜서는 안 된다. 

이 일은 이와 같이 소멸시켜야 한다≻고 말하는 어리석은 비구가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지금 스님들 사이에서 갈마를 작지하여
모든 대중 스님들이 이 일의 소멸을 허락하도록 해야겠다.’


이에 장로 삼보가가 스님들 사이에서 창언하였다.

“대덕 스님들께서는 청허하소서. 

우리가 만약 대중 스님들 사이에서 이 잘못된 일을 소멸시키면
‘이 일을 이와 같이 소멸시켜서는 안 된다. 

이 일은 이와 같이 소멸시켜야 한다’고 말하는 어리석은 비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제가 지금 스님들 사이에서 갈마를 작지하겠으니, 

모든 대중 스님들이 이를 인허하고 청허하여 이 일을 소멸시켜 주십시오.”


이와 같이 표백하였다. 

이때 삼보가가 대중 스님들 가운데서 각각 네 비구의 이름을 거명하였으니, 

바로 아반제ㆍ달친나ㆍ파다국의 네 나그네 비구와 동쪽나라의 네 구주 비구였다. 


어떤 이들이 아반제ㆍ달친나ㆍ파다국의 네 나그네 비구인가? 

첫 번째는 살바가라파리바라(薩婆伽羅婆梨婆羅) 상좌 비구이고, 

두 번째는 사라(沙羅) 비구이고, 

세 번째는 야수타(耶輸陀) 비구이고, 

네 번째는 급사소미라(級闍蘇彌羅) 비구이니, 

이들이 네 사람의 나그네 비구였다. 


어떤 이들이 동쪽나라의 네 구주 비구인가? 

첫 번째가 상좌 이바다(梨婆多) 비구이고, 

두 번째가 장로 삼보가(三菩伽) 비구이고, 

세 번째가 수마나(修摩那) 비구이고, 

네 번째가 살바마가라마(薩波摩伽羅摩) 비구이니, 

이들이 동쪽나라의 네 구주 비구였다. 


장로 삼보가가 스님들 사이에서 창언하였다.

“대덕 스님들께서는 청허하소서. 

제가 여덟 분의 이름을 거명하였으니, 

아반제ㆍ달친나ㆍ파다의 네 나그네 비구와 동쪽나라의 네 구주 비구입니다. 

스님들께서 시도하셨다면 스님들께서는 인허하고 청허하소서. 


이 여덟 분을 오회구라(烏廻鳩羅) 비구로 선임해 주십시오. 

승가 안의 잘못된 일을 명확히 판결해 소멸시키려고 하는 까닭입니다.”

이와 같이 표백하였다. 


이때 비니장(毘尼藏)을 훌륭하게 암송하는
법랍 5년의 장로 아기다(阿嗜陀)가 대중 스님들 가운데 있었다. 

장로 삼보가는 이와 같이 생각하였다.

‘비니장을 훌륭하게 암송하는 법랍 5년의 아기다 비구가 이곳 대중 스님들 가운데 있다. 

만약 우리가 아기다 비구로 하여금
오회구라로 선임된 상좌들을 의지하여 승가 안의 잘못된 일을 소멸시킨다면, 

여러 상좌가 혹 이를 달가워하시지 않을 수도 있다. 

우리는 아기다를 오회구라로 선출된 상좌들을 의지해 가르침을 받게 하여
사라 숲속에서 여러 상좌들에게 좌구를 깔아주는 사람으로 삼아야겠다.’


삼보가가 이와 같이 생각하고서 대중 스님들 가운데서 창언하였다.

“대덕 스님들께서는 청허하소서. 

이 아기다 비구는 법랍 5년에 비니장을 훌륭하게 암송하여 수지하고, 

아함을 배워 수지하고 있습니다. 

스님들께서 시도하셨다면 스님들께서는 인허하고 청허하소서. 

이 아기다 비구를 오회구라로 선출된 여러 상좌들을 의지하고 가르침을 받게 하여
사라 숲속에서 여러 상좌들에게 좌구를 깔아드리는 사람으로 삼아주십시오.”


이와 같이 표백하고, 이와 같이 백이갈마를 작지하였다. 

그리하여 대중 스님들이 아기다 비구를 오회구라 비구로 선출된 상좌들을 의지하여
사라숲속에서 상좌들께 좌구를 깔아드리는 사람으로 삼는 것을 청허한 것이 되었으니, 

대중 스님들이 이를 인허하고 침묵했기 때문이다. 


이 일은 이와 같이 작지되었다.

이때 아기다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숲속에 들어가 여러 상좌 비구들을 위해 좌구를 펴드리고 나서, 

다시 대중 스님들 사이로 돌아와 여러 상좌께 말씀드렸다.

“대덕 상좌시여, 

제가 이미 숲속에 좌구를 깔아놓았습니다. 

상좌들께서는 스스로 때를 아소서.”


여러 상좌가 자리에서 일어나 좌구를 깔아놓은 숲속으로 가서
스스로 니사단을 깔고 가부좌를 하였다. 


이때 장로 삼보가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옷깃을 거두고 합장하며

■ 상좌 살바가라파리바라에게 다음과 같이 여쭈었다.

“대덕 상좌시여, 염정은 실제로 청정합니까?”

상좌가 반문하였다.

“무엇을 염정이라 합니까?”

삼보가가 말하였다.

“비야리의 여러 비구들은 소금을 보관했다가
청정한 음식에 넣어 먹으면서도 이와 같은 일이 청정하다고 주장합니다. 

이것이 실제로 청정합니까?”


살바가라파리바라가 대답하였다.

“청정하지 않습니다.”

“청정하지 않다면 어떤 죄가 됩니까?”

“돌길라죄가 됩니다.”


삼보가가 물었다.

“부처님께서 어느 곳에서 계율을 제정하셨습니까?”

“사바제국(舍婆提國)에서 말씀하신 비니약법(毘尼藥法) 가운데 설명되어 있습니다.”

삼보가는 살바가라파리바라 상좌에게 물은 다음, 

차례로 상좌 사라ㆍ상좌 야수타ㆍ급사소미라ㆍ이바다ㆍ수마나ㆍ파기가미(婆棄伽彌)에게 물었다. 

이렇게 모든 상좌께 묻고 나서 아기다에게 물었다.

“네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인가?”

아기다가 대답하였다.

“제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아기다 역시 장로 삼보가에게 물었다.

“장로께서 알고 계신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까?”

이에 삼보가가 대답하였다.

“내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이다.”


이때 장로 삼보가가 스님들 사이에서 창언하였다.

“대덕 스님들께서는 청허하소서. 

지금 스님들께서 10사 가운데 첫 번째 일을 소멸시켰습니다. 


법에 따라 선법에 따라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이 자리에 참석하신 스님들 가운데서 그 잘못된 일을 소멸시켰습니다. 


이 가운데 법이 아닌 것을 법이라 말하거나 법을 법이 아니라고 말하거나
선이 아닌 것을 선이라 말하거나 선을 선이 아니라고 말하는 비구는 한 사람도 없습니다. 

이는 법이 아니고 선이 아니고 부처님의 가르침도 아니니, 

이와 같이 부정한 것입니다.”


삼보가가 이렇게 말하고 나서 주(籌)를 하나 옮겼으니, 

한 가지 잘못된 일을 소멸시켰기 때문이었다.



■ 삼보가가 상좌 살바가라파리바라에게 물었다.

“대덕이여, 이지정이 실제로 청정합니까?”

상좌가 반문하였다.

“무엇을 이지정이라 합니까?”

“비야리의 여러 비구들은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면
불수잔식법을 지켜야 하는데도
두 손가락으로 음식을 집어먹으면서
그런 일이 청정하다고 주장합니다. 

이것이 실제로 청정합니까?”



“청정하지 않습니다.”

“청정하지 않다면 어떤 죄가 됩니까?”

“바일제죄가 됩니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계율을 어디서 제정하셨습니까?”

“비야리국에서 불수잔식법을 지키게 하시려고 계율을 제정하셨습니다.”


삼보가는 살바가라파리바라 상좌에게 문의하고 나서
순서대로 장로 상좌 사라ㆍ상좌 야수타ㆍ급사소미라ㆍ이바다ㆍ수마나ㆍ파기가미에게 물었다. 

이렇게 모든 상좌께 묻고 나서 아기다에게 물었다.

“네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인가?”

아기다가 대답하였다.

“제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아기다 역시 장로 삼보가에게 반문하였다.

“장로께서 알고 계신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까?”

“내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이다.”

이때 장로 삼보가가 스님들 사이에서 창언하였다.

“대덕 스님들께서는 청허하소서. 

지금 스님들께서 10사 가운데 두 번째 일을 소멸시켰습니다. 

법에 따라 선법에 따라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이 자리에 참석하신 스님들 가운데서 그 잘못된 일을 소멸시켰습니다. 

이 가운데 법이 아닌 것을 법이라 말하거나 법을 법이 아니라고 말하거나
선이 아닌 것을 선이라 말하거나 선을 선이 아니라고 말하는 비구는 한 사람도 없습니다. 

이는 법이 아니고 선이 아니고 부처님의 가르침도 아니니, 

이와 같이 부정한 것입니다.”

삼보가가 이렇게 말하고 나서 두 번째 주를 옮겼으니, 

두 가지 잘못된 일을 소멸시켰기 때문이었다.



■ 장로 삼보가가 상좌 살바가라파리바라에게 물었다.

“대덕이여, 근취락정이 실제로 청정합니까?”

그가 반문하였다.
“무엇을 근취락정이라 합니까?”

“비야리의 여러 비구들은 마을 가까이에서 음식을 얻었을 경우에는
불수잔식법을 지키지 않아도 이와 같은 일이 청정하다고 주장합니다. 

이것이 실제로 청정합니까?”



“청정하지 않습니다.”

“청정하지 않다면 어떤 죄가 됩니까?”

“바일제죄가 됩니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계율을 어디서 제정하셨습니까?”

“비야리국에서 불수잔식법을 지키게 하시려고 계율을 제정하셨습니다.”

삼보가는 살바가라파리바라 상좌에게 물은 다음, 

차례로 상좌 사라ㆍ야수타ㆍ급사소미라ㆍ이바다ㆍ수마나ㆍ파기가미에게 물었다. 

이렇게 모든 상좌께 묻고 나서 아기다에게 물었다.

“네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인가?”

아기다가 대답하였다.

“제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아기다도 역시 장로 삼보가에게 반문하였다.

“장로께서 알고 계신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까?”

이에 삼보가가 대답하였다.

“내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이다.”

이때 장로 삼보가가 스님들 사이에서 창언하였다.

“대덕 스님들께서는 청허하소서. 

지금 스님들께서 10사 가운데 세 번째 일을 소멸시켰습니다. 

법에 따라 선법에 따라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이 자리에 참석하신 스님들 가운데서 그 잘못된 일을 소멸시켰습니다. 

이 가운데 법이 아닌 것을 법이라 말하거나 법을 법이 아니라고 말하거나
선이 아닌 것을 선이라 말하거나 선을 선이 아니라고 말하는 비구는 한 사람도 없습니다. 

이는 법이 아니고 선이 아니고 부처님의 가르침도 아니니, 

이와 같이 부정한 것입니다.”

삼보가가 이렇게 말하고 나서 세 번째 주를 옮겼으니, 

세 가지 잘못된 일을 소멸시켰기 때문이었다.



■ 장로 삼보가가 상좌 살바가라파리바라에게 물었다.

“대덕 상좌시여, 

생화합정이 실제로 청정합니까?”

그가 반문하였다.

“무엇을 생화합정이라 합니까?”

“비야리의 여러 비구들은 공양을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난 뒤에도
우유ㆍ낙ㆍ소를 섞어서 마시며, 

이와 같은 일이 청정하다고 주장합니다. 

이것이 실제로 청정합니까?”



“청정하지 않습니다.”

“청정하지 않다면 어떤 죄가 됩니까?”

“바일제죄가 됩니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계율을 어디서 제정하셨습니까?”

“비야리국에서 불수잔식법을 지키게 하시고자 계율을 제정하셨습니다.”

삼보가는 살바가라파리바라 상좌에게 물은 다음, 

차례로 상좌 사라ㆍ야수타ㆍ급사소미라ㆍ이바다ㆍ수마나ㆍ파기가미에게 물었다. 

이렇게 모든 상좌께 묻고 나서 아기다에게 물었다.

“네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인가?”

아기다가 대답하였다.

“제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아기다도 역시 장로 삼보가에게 반문하였다.

“장로께서 알고 계신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까?”

이에 삼보가가 대답하였다.

“내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이다.”

이때 장로 삼보가가 스님들 사이에서 창언하였다.

“대덕 스님들께서는 청허하소서. 

지금 스님들께서 10사 가운데 네 번째 일을 소멸시켰습니다. 

법에 따라 선법에 따라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이 자리에 참석하신 스님들 가운데서 그 잘못된 일을 소멸시켰습니다. 

이 가운데 법이 아닌 것을 법이라 말하거나 법을 법이 아니라고 말하거나
선이 아닌 것을 선이라 말하거나 선을 선이 아니라고 말하는 비구는 한 사람도 없습니다. 

이는 법이 아니고 선이 아니고 부처님의 가르침도 아니니, 

이와 같이 부정한 것입니다.”

삼보가가 이렇게 말하고 나서 네 번째 주를 옮겼으니, 

네 가지 잘못된 일을 소멸시켰기 때문이었다.



■ 장로 삼보가가 살바가라파리바라에게 물었다.

“대덕 상좌시여, 

여시정이 실제로 청정합니까?”

상좌가 반문하였다.

“무엇을 여시정이라 합니까?”

“비야리의 여러 비구들은 동일한 경계 안에 소재한 공주처에서
별중갈마를 작지하고도 이와 같은 일이 청정하다고 주장합니다. 

이것이 실제로 청정합니까?”

“청정하지 않습니다.”


“청정하지 않다면 어떤 죄가 됩니까?”

“돌길라죄가 됩니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계율을 어디서 제정하셨습니까?”

“점파국에서 설하신 비니행법 가운데 나와 있습니다.”

삼보가가 모든 상좌에게 묻고 나서 아기다에게 물었다.

“네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인가?”

아기다가 대답하였다.

“제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아기다 역시 장로 삼보가에게 반문하였다.

“장로께서 알고 계신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까?”

이에 삼보가가 대답하였다.

“내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이다.”

장로 삼보가가 스님들 사이에서 창언하였다.

“대덕 스님들께서는 청허하소서. 

지금 스님들께서 10사 가운데 다섯 번째 일을 소멸시켰습니다. 

법에 따라 선법에 따라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이 자리에 참석하신 스님들 가운데서 그 잘못된 일을 소멸시켰습니다. 

이 가운데 법이 아닌 것을 법이라 말하거나 법을 법이 아니라고 말하거나
선이 아닌 것을 선이라 말하거나 선을 선이 아니라고 말하는 비구는 한 사람도 없습니다. 

이는 법이 아니고 선이 아니고 부처님의 가르침도 아니니, 

이와 같이 부정한 것입니다.”

삼보가가 이렇게 말하고 나서 다섯 번째 주를 옮겼으니, 

다섯 가지 잘못된 일을 소멸시켰기 때문이었다.



■ 삼보가가 살바가라파리바라에게 물었다.

“대덕 상좌시여, 

증지정이 실제로 청정합니까?”

상좌가 반문하였다.

“무엇을 증지정이라 합니까?”

“비야리의 여러 비구들은 각자의 주처에서 법답지 못한 갈마를 작지하고도 대중 스님들 가운데 들어가
 ‘우리는 제각기 갈마를 작지하였으니, 

모든 스님들께서는 이를 증명하십시오’라고 창언하고, 

이렇게 그 증명에 의해 청정해졌다고 주장합니다. 

이것이 실제로 청정합니까?”

“청정하지 않습니다.”


“청정하지 않다면 어떤 죄가 됩니까?”

“돌길라죄가 됩니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계율을 어디서 제정하셨습니까?”

“점파국에서 말씀하신 비니행법 가운데 있습니다.”

삼보가는 살바가라파리바라 상좌에게 물은 다음, 

차례로 모든 상좌에게 묻고 나서 아기다에게 물었다.

“네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인가?”

아기다가 대답하였다.

“제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아기다 역시 장로 삼보가에게 반문하였다.

“장로께서 알고 계신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까?”

이에 삼보가가 대답하였다.

“내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이다.”

장로 삼보가가 스님들 사이에서 창언하였다.

“대덕 스님들께서는 청허하소서. 

지금 스님들께서 10사 가운데 여섯 번째 일을 소멸시켰습니다. 

법에 따라 선법에 따라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이 자리에 참석하신 스님들 가운데서 그 잘못된 일을 소멸시켰습니다. 

이 가운데 법이 아닌 것을 법이라 말하거나 법을 법이 아니라고 말하거나
선이 아닌 것을 선이라 말하거나 선을 선이 아니라고 말하는 비구는 한 사람도 없습니다. 

이는 법이 아니고 선이 아니고 부처님의 가르침도 아니니, 

이와 같이 부정한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여섯 번째 주를 옮겼으니, 

여섯 가지 잘못된 일을 소멸시켰기 때문이었다.



■ 삼보가가 살바가라파리바라에게 물었다.

“대덕 상좌시여, 

빈주처정이 실제로 청정합니까?”

상좌가 반문하였다.

“무엇을 빈주처정이라 합니까?”

“비야리의 여러 비구들은 ‘우리 주처는 궁핍해서 술을 빚어 마신다’라고 하면서
이와 같은 일이 청정하다고 주장합니다. 

이것이 실제로 청정합니까?”

“청정하지 않습니다.”


“청정하지 않다면 어떤 죄가 됩니까?”

“바일제죄가 됩니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계율을 어디서 제정하셨습니까?”

“바제국(婆提國) 발타바제성(跋陀婆提城)에서 장로 사가타(娑伽陀)를 위해
계율을 제정하시어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삼보가는 살바가라파리바라 상좌에게 물은 다음, 

차례로 모든 상좌에게 묻고 나서 아기다에게 물었다.

“네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인가?”

아기다가 대답하였다.

“제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아기다 역시 장로 삼보가에게 반문하였다.

“장로께서 알고 계신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까?”

이에 삼보가가 대답하였다.

“내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이다.”

장로 삼보가가 스님들 사이에서 창언하였다.

“대덕 스님들께서는 청허하소서. 

지금 스님들께서 10사 가운데 일곱 번째 일을 소멸시켰습니다. 

법에 따라 선법에 따라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이 자리에 참석하신 스님들 가운데서 그 잘못된 일을 소멸시켰습니다. 

이 가운데 법이 아닌 것을 법이라 말하거나 법을 법이 아니라고 말하거나
선이 아닌 것을 선이라 말하거나 선을 선이 아니라고 말하는 비구는 한 사람도 없습니다. 

이는 법이 아니고 선이 아니고 부처님의 가르침도 아니니, 

이와 같이 부정한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일곱 번째 주를 옮겼으니, 

일곱 가지 잘못된 일을 소멸시켰기 때문이었다.



■ 삼보가가 살바가라파리바라에게 물었다.

“대덕 상좌시여, 

행법정이 실제로 청정합니까?”

살바가라파리바라가 대답하였다.

“어떤 행법은 청정한 것이기에 이를 행하더라도 청정하고, 

행하지 않더라도 청정합니다. 

어떤 행법은 부정한 것이기에 이를 행하더라도 부정하고, 

행하지 않더라도 부정합니다.”

“어떤 행법이 부정한 것이기에 이를 행하더라도 부정하고 행하지 않더라도 부정합니까?”

“살생죄는 행하더라도 부정하고 행하지 않더라도 부정합니다. 

도둑질ㆍ사음ㆍ거짓말ㆍ이간질ㆍ악담ㆍ아첨하는 말ㆍ탐욕ㆍ분노ㆍ삿된 소견은
행하더라도 부정하고 행하지 않더라도 부정합니다. 

이런 행법들은 부정한 것이기에 이를 행하더라도 부정하고 행하지 않더라도 부정합니다.”

“어떤 행법이 청정한 것이기에 이를 행하더라도 청정하고 행하지 않더라도 청정합니까?”

“살생하지 않는 것ㆍ도둑질하지 않는 것ㆍ사음하지 않는 것ㆍ거짓말하지 않는 것ㆍ이간질하지 않는 것ㆍ악담하지 않는 것ㆍ아첨하지 않는 것ㆍ탐욕을 부리지 않는 것ㆍ분노하지 않는 것ㆍ삿된 소견을 가지지 않는 것입니다. 

이런 행법들은 청정한 것이기에
이를 행하더라도 청정하고 행하지 않더라도 청정합니다.”


삼보가는 살바가라파리바라 상좌에게 물은 다음, 

차례로 모든 상좌에게 묻고 나서 아기다에게 물었다.

“네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인가?”

아기다가 대답하였다.

“제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아기다 역시 장로 삼보가에게 반문하였다.

“장로께서 알고 계신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까?”

이에 삼보가가 대답하였다.

“내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이다.”

장로 삼보가가 스님들 사이에서 창언하였다.

“대덕 스님들께서는 청허하소서. 

지금 스님들께서 10사 가운데 여덟 번째 일을 소멸시켰습니다. 

법에 따라 선법에 따라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이 자리에 참석하신 스님들 가운데서 그 잘못된 일을 소멸시켰습니다. 

이 가운데 법이 아닌 것을 법이라 말하거나 법을 법이 아니라고 말하거나
선이 아닌 것을 선이라 말하거나 선을 선이 아니라고 말하는 비구는 한 사람도 없습니다. 

이는 법이 아니고 선이 아니고 부처님의 가르침도 아니니, 

이와 같이 부정한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여덟 번째 주를 옮겼으니, 

여덟 가지 잘못된 일을 소멸시켰기 때문이었다.



■ 삼보가가 살바가라파리바라에게 물었다.

“대덕 상좌시여, 

불익누변니사단정(不益縷邊尼師檀淨)이 실제로 청정합니까?”

그가 반문했다.

“무엇을 불익누변니사단정이라 합니까?”

“비야리의 여러 비구들은 재봉선 밖으로
덧대지도 않고 [큰 치수의] 니사단을 만들면서 이런 일이 청정하다고 주장합니다. 

이렇게 해도 청정합니까?”

“청정하지 않습니다.”


“청정하지 않다면 어떤 죄가 됩니까?”

“바일제죄가 됩니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계율을 어디서 제정하셨습니까?”

“사바제국에서 부처님께서 장로 가류다이를 위해 재봉선 밖으로 한 뼘 치수를 보탤 수 있도록 청허하시고, 

니사단에 대한 계율을 제정하셨습니다.”

삼보가는 살바가라파리바라 상좌에게 물은 다음, 

차례로 모든 상좌에게 물었다. 

그리고 아기다에게 물었다.

“네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인가?”

아기다가 대답하였다.

“제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아기다 역시 장로 삼보가에게 반문하였다.

“장로께서 알고 계신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까?”

이에 삼보가가 대답하였다.

“내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이다.”

장로 삼보가가 스님들 사이에서 창언하였다.

“대덕 스님들께서는 청허하소서. 

지금 스님들께서 10사 가운데 아홉 번째 일을 소멸시켰습니다. 

법에 따라 선법에 따라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이 자리에 참석하신 스님들 가운데서 그 잘못된 일을 소멸시켰습니다. 

이 가운데 법이 아닌 것을 법이라 말하거나 법을 법이 아니라고 말하거나
선이 아닌 것을 선이라 말하거나 선을 선이 아니라고 말하는 비구는 한 사람도 없습니다. 

이는 법이 아니고 선이 아니고 부처님의 가르침도 아니니, 

이와 같이 부정한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아홉 번째 주를 옮겼으니, 

아홉 가지 잘못된 일을 소멸시켰기 때문이었다.



■ 삼보가가 살바가라파리바라에게 물었다.

“대덕 상좌시여, 

금은보물정이 실제로 청정합니까?”

그가 반문하였다.

“무엇을 금은보물정이라 합니까?”

“비야리의 여러 비구들은 금ㆍ은ㆍ보물을 취하면서 청정하다고 주장합니다. 

이것이 실제로 청정합니까?”

“청정하지 않습니다.”


“청정하지 않다면 어떤 죄가 됩니까?”

“바일제죄가 됩니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계율을 어디서 제정하셨습니까?”

“비야리국에서 발난타 석자를 위해 계율을 제정하시어 금ㆍ은ㆍ보물을 취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삼보가는 살바가라파리바라 상좌에게 물은 다음, 

차례로 모든 상좌에게 물었다. 

그리고 아기다에게 물었다.

“네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인가?”

아기다가 대답하였다.

“제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다.”

아기다 역시 장로 삼보가에게 반문하였다.

“장로께서 알고 계신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입니까?”

이에 삼보가가 대답하였다.

“내가 알고 있는 바도 상좌들께서 말씀하신 그대로이다.”

장로 삼보가가 스님들 사이에서 창언하였다.

“대덕 스님들께서는 청허하소서. 

지금 스님들께서 잘못된 10사를 모두 소멸시켰습니다. 

그 모두를 법에 따라 선법에 따라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이 자리에 참석하신 스님들 가운데서 그 잘못된 일을 소멸시켰습니다. 

이 가운데 법이 아닌 것을 법이라 말하거나 법을 법이 아니라고 말하거나
선이 아닌 것을 선이라 말하거나 선을 선이 아니라고 말하는 비구는 한 사람도 없습니다. 

이는 법이 아니고 선이 아니고 부처님의 가르침도 아니니, 

이와 같이 부정한 것입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열 번째 주를 옮겼으니, 

열 가지 잘못된 일을 소멸시켰기 때문이었다.


이때 상좌 살바가라파리바라가 장로 삼보가에게 말했다.

“이 일은 지금 이미 소멸되었습니다. 

법에 따라 선법에 따라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스님들이 계신 자리에서 열 번 주를 옮기고 분명하게 문답하였습니다. 

하지만 혹시 ‘지금 열 가지 일을 소멸시켰는데
이것이 과연 여법하게 소멸시킨 것인지, 

법답지 못하게 소멸시킨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라고
이렇게 말하는 지혜롭지 못한 비구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까닭에 그대 삼보가가 이번 결집대회에 모인 대중 스님들 가운데 가서
결집대회에 모인 대중 스님들 모두가 함께 이 열 가지 일을 다시 묻게 하십시오. 

그러면 제가 이와 같이 답변하겠습니다. 

그대는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시행하십시오.”


이와 같이 교시한 다음, 

여러 상좌는 자리에서 일어나 결집대회에 모인 대중 스님들이 있는 처소로 가서 다시 원래의 자리에 앉았다.


이때 장로 삼보가가 일어나 합장하고서
상좌 살바가라파리바라에게 이와 같이 여쭈었다.

“대덕 상좌시여, 

염정이 실제로 청정합니까?”

상좌가 대답하였다.

“청정하지 않습니다.”

“청정하지 않다면 어떤 죄가 됩니까?”

“돌길라죄가 됩니다.”

“부처님께서 어느 곳에서 계율을 제정하셨습니까?”

“사바제국에서 말씀하신 비니약법 가운데 설명되어 있습니다.”


다시 삼보가가 물었다.

“대덕 상좌시여, 

이지정은 실제로 청정합니까?”

“청정하지 않습니다.”

“청정하지 않다면 어떤 죄가 됩니까?”

“바일제죄가 됩니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계율을 어디서 제정하셨습니까?”

“비야리국에서 불수잔식법을 지키게 하시려고 계율을 제정하셨습니다.”


다시 삼보가가 물었다.

“대덕 상좌시여, 

근취락정이 실제로 청정합니까?”

“청정하지 않습니다.”

“청정하지 않다면 어떤 죄가 됩니까?”

“바일제죄가 됩니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계율을 어디서 제정하셨습니까?”

“비야리국에서 불수잔식법을 지키게 하시려고 계율을 제정하셨습니다.”


다시 삼보가가 물었다.

“대덕 상좌시여, 

생화합정은 실제로 청정합니까?”

“청정하지 않습니다.”

“청정하지 않다면 어떤 죄가 됩니까?”

“바일제죄가 됩니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계율을 어디서 제정하셨습니까?”

“비야리국에서 불수잔식법을 지키게 하시려고 계율을 제정하셨습니다.”


다시 삼보가가 물었다.

“대덕 상좌시여, 

여시정이 실제로 청정합니까?”

“청정하지 않습니다.”

“청정하지 않다면 어떤 죄가 됩니까?”

“돌길라죄가 됩니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계율을 어디서 제정하셨습니까?”

“점파국에서 강설하신 비니행법 가운데 있습니다.”


다시 삼보가가 물었다.

“대덕 상좌시여, 

증지정이 실제로 청정합니까?”

“청정하지 않습니다.”

“청정하지 않다면 어떤 죄가 됩니까?”

“돌길라죄가 됩니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계율을 어디서 제정하셨습니까?”

“점파국에서 강설하신 비니행법 가운데 있습니다.”


다시 삼보가가 물었다.

“대덕 상좌시여, 

빈주처정이 실제로 청정합니까?”

“청정하지 않습니다.”

“청정하지 않다면 어떤 죄가 됩니까?”

“바일제죄가 됩니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계율을 어디서 제정하셨습니까?”

“바제국 발타바제성에서 장로 사가타를 위해 계율을 제정하시어 술을 마시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다시 삼보가가 물었다.

“대덕 상좌시여, 

행법정이 실제로 청정합니까?”

“어떤 행법은 청정한 것이기에 이를 행하더라도 청정하고, 

행하지 않더라도 청정합니다. 

어떤 행법은 부정한 것이기에 이를 행하더라도 부정하고, 

행하지 않더라도 부정합니다.”

“어떤 행법이 부정한 것이기에 이를 행하더라도 부정하고 행하지 않더라도 부정합니까?”

“살생죄 내지 삿된 소견은 행하더라도 부정하고 행하지 않더라도 부정합니다.”

“어떤 행법이 청정한 것이기에 이를 행하더라도 청정하고 행하지 않더라도 청정합니까?”

“살생하지 않는 등의 이런 행법들은 청정한 것이기에 이를 행하더라도 청정하고 행하지 않더라도 청정합니다.”


다시 삼보가가 물었다.

“대덕 상좌시여, 

불익누변니사단정이 실제로 청정합니까?”

“청정하지 않습니다.”

“청정하지 않다면 어떤 죄가 됩니까?”

“바일제죄가 됩니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계율을 어디서 제정하셨습니까?”

“사바제국에서 장로 가류다이를 위해 재봉선 밖으로 한 뼘 치수를 보탤 수 있도록 청허하시고, 

니사단에 대한 계율을 제정하셨습니다.”


다시 삼보가가 물었다.

“대덕 상좌시여, 

금은보물정이 실제로 청정합니까?”

“청정하지 않습니다.”

“청정하지 않다면 어떤 죄가 됩니까?”

“바일제죄가 됩니다.”

“부처님께서 이와 같은 계율을 어디서 제정하셨습니까?”

“비야리국에서 발난타를 위해 계율을 제정하시어 금ㆍ은ㆍ보물을 취하지 못하게 하셨습니다.”

장로 삼보가는 대중 스님들 사이에서 여법하게 10사를 소멸시켰다. 



■ 이렇게 이 비야리 비구들의 열 가지 죄를 여법하게 소멸시킨 다음 바로 게송을 읊었다.


죄인 줄도 모르고 속죄하지도 않는 사람은

다른 이가 죄를 벗겨 줘도 도리어 성을 내네.

이런 사람을 지혜 없는 어리석은 자라 부르니

날마다 공덕의 이로움을 잃어만 간다네.

비유컨대 둥근달이 보름을 지나면

그 빛이 차츰차츰 사라짐과 같이.


■ 죄 되는 줄 알고 속죄하려는 사람은

다른 이가 죄를 벗겨 주면 곧 기뻐하네.

이런 사람을 지혜로운 자라 부르니

날마다 공덕의 이로움을 쌓아만 간다네.

비유컨대 둥근달이 초하루를 지나면

그 빛이 차츰차츰 늘어남과 같이.

[칠백비구집멸악품을 마친다.]









18) 비니(毘尼) 가운데 잡품(雜品)


부처님께서 사바제성(舍婆提城)에 계실 때였다. 

어떤 비구가 다른 비구를 예전부터 싫어하였다. 

마침 그 비구가 예배하고 공경하자, 

이 비구가 큰 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이에 여러 비구가 다들 모여 물었다.

“왜 이렇게 큰 소리를 질렀는가?”

“이 비구가 저를 때렸습니다.”

여러 비구가 이 비구에게 추궁하였다.

“실제로 때렸는가?”

“저는 예배하고 공경 드렸습니다. 

사실 때린 적 없습니다. 

이 비구가 예전부터 저를 싫어한 까닭에 저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는 것뿐입니다.”

여러 비구가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이 인연으로 스님들을 모으셨다. 

대중 스님들이 모이자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오늘부터는 예전부터 싫어하는 사이였다면 예배해서는 안 된다. 

만약 예배드리게 되면 돌길라죄가 된다.”

장로 우바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예전부터 서로 싫어하는 사이일 경우에는 예배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지만 아직 구족계를 수지하지 않은 사람은 예전부터 싫어하는 사람에게도 예배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대중 스님들이 모두 모였을 때 예배를 허락했다면 죄가 되지 않는다.”

우바리가 또 물었다.

“사미가 구족계를 받는 갈마를 할 때 남근이 변해 여인이 되었다면 그를 비구라고 해야 합니까, 

비구니라고 해야 합니까?”

“비구니라고 해야 한다.”

또 물었다.

“식차마니가 구족계를 받는 갈마를 할 때, 

여근이 변하여 남자가 되었다면 그를 비구니라고 해야 합니까, 

비구라고 해야 합니까?”

“비구라고 해야 한다.”

또 물었다.

“모든 비구가 그 주처의 경계를 확정하는 갈마를 할 때, 

그 스님들 모두 여인으로 변했다면 그 경계를 비구 경계라 불러야 합니까, 

비구니 경계라 불러야 합니까?”

“비구니 경계라 불러야 한다.”

또 물었다.

“모든 비구니가 그 주처의 경계를 확정하는 갈마를 할 때, 

그들 모두 남자로 변했다면 그 경계를 비구니 경계라 불러야 합니까, 

비구 경계라 불러야 합니까?”

“비구 경계라 불러야 한다.”

또 물었다.

“비구가 그 경계를 확정하는 갈마를 할 때, 

어떤 이는 여인으로 변하고 어떤 이는 변하지 않았다면 그 경계를 비구 경계라 불러야 합니까, 

비구니 경계라 불러야 합니까?”

“만약 그 갈마를 강설하는 사람이 남자라면 그 경계는 비구에게 귀속된다. 

그가 여자로 변했다면 그 경계는 비구니에게 귀속된다.”

또 물었다.

“비구가 그 주처의 경계를 확정하는 갈마를 할 때, 

그 갈마를 강설하는 비구 혼자만 여인으로 변했다면 그 경계를 비구의 경계라 불러야 합니까, 

비구니의 경계라 불러야 합니까?”

“비구니 경계라 불러야 한다.”

또 물었다.

“비구니가 그 주처의 경계를 확정하는 갈마를 할 때, 

그 갈마를 강설하는 비구니 혼자만 남자로 변했다면 그 경계를 비구니의 경계라 불러야 합니까, 

비구의 경계라 불러야 합니까?”

“비구 경계라 불러야 한다.”

여러 비구가 비구니를 위하여 갖가지 갈마를 작지하자 여러 비구니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는 비구니에게 갈마를 작지해서는 안 되니, 

비구니만이 비구니에게 갈마를 작지할 수 있다. 

단 세 가지 갈마는 여기서 제외된다. 

무엇이 그 세 가지인가? 

첫 번째는 구족계를 수지하는 갈마이고, 

두 번째는 마나타를 행하는 갈마이고, 

세 번째는 출죄갈마이다.”

여러 비구니가 비구를 위하여 갖가지 갈마를 작지하자 여러 비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니는 비구에게 갈마를 작지해서는 안 되니, 

비구만이 비구에게 갈마를 작지할 수 있다. 

단 세 가지 갈마는 여기서 제외된다. 

무엇이 그 세 가지인가? 

첫 번째는 예배를 금지시키는 갈마이고, 

두 번째는 대화를 금지시키는 갈마이고, 

세 번째는 공경을 금지시키는 갈마이다.”

부처님께서 사위국에 계실 때였다. 

그때 여러 비구니가 기원정사로 찾아가 설법을 들으려 하였다. 

이날 마침 계율을 강설하였기에 여러 비구가 말하였다.

“자매들이여, 

그대들은 여기서 나가주십시오. 

우리가 계율을 강설하는 법사(法事)를 작지하려고 합니다.”

비구니가 대답하였다.

“저희도 비구계를 듣고 싶습니다.”

이에 여러 비구가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우리들이 비구니 앞에서 비구계를 강설하도록 청허하시지 않습니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가 비구니 앞에서 비구계를 강설하는 것을 청허하되, 

비구니가 비구에게 계율을 직접 강설하는 것은 청허하지 않는다. 

비구가 계율을 강설하다가 그 바라제목차의 구절을 잊은 경우에만 비구니로부터 구전(口傳) 받도록 청허한다.”

이때 여러 비구가 왕원(王園)의 비구니 정사로 찾아가서 설법을 듣고자 하였다. 

이날 마침 계율을 강설하였기에 여러 비구니가 말하였다.

“대덕들이시여, 

그대들은 여기서 나가주십시오. 

저희들이 계율을 강설하는 법사를 작지하려고 합니다.”

여러 비구가 대답하였다.

“우리도 비구니계를 듣고 싶습니다.”

이에 여러 비구니가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저희가 비구 앞에서 비구니계를 강설하도록 청허하시지 않았습니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니가 비구 앞에서 비구니계를 강설하는 것을 청허하되, 

비구가 비구니에게 계율을 직접 강설하는 것은 청허하지 않는다. 

비구니가 계율을 강설하다가 그 바라제목차의 구절을 잊은 경우에만 비구로부터 구전 받도록 청허한다.”

바사닉왕이 부처님과 아난에게 다음날 궁으로 들어오셔서 공양하도록 청하였다. 

아난은 이미 다른 사람의 공양청을 받았으나, 

이때 이를 잠시 잊고서 미처 기억하지 못하고 다시 국왕의 공양청을 받아들였다. 

부처님께서 잠자코 그 청을 수락하시자, 

왕은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드리고 환궁하였다. 

이날 밤 그는 갖가지 음식을 마련하였고, 

준비가 끝나자 부처님께서 앉으실 자리를 깔아 놓고 사람을 보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성인께서는 때를 아소서. 

공양이 이미 마련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법의를 입고 발우를 들고서 아난과 함께 왕궁에 들어가 공양하셨다. 

그때 아난은 두 건의 공양청을 중복해서 받은 것을 잊고서 다른 사람에게 다른 한 건의 공양청을 물려주지 않았다. 

아난은 음식을 입 안에 넣었을 때에야 비로소 두 건의 공양청을 중복되게 받고도
다른 사람에게 한 건의 공양청을 물려주지 않은 것이 생각났다. 

하지만 그 음식을 감히 뱉지 못하였으니 이는 부처님을 공경했기 때문이었고, 

또 이를 감히 삼키지도 못하였으니 이는 계를 지키려는 때문이었다. 


부처님께서 아난이 마음속으로 걱정하는 것을 아시고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마음속으로 한 건의 공양청을 다른 사람에게 물려주고서 공양을 하라.”


장로 우바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마음속으로 다른 사람에게 공양청을 물려주고 식사하도록 청허하셨습니다. 

다른 사람도 마음속으로 다른 이에게 공양청을 물려주고서 식사할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럴 수 없다. 

다섯 부류의 사람은 여기서 제외되나니, 

첫 번째는 좌선하는 사람이고, 

두 번째는 홀로 머무는 사람이고, 

세 번째는 먼 길을 떠나는 사람이고, 

네 번째는 오랫동안 병을 앓는 사람이고, 

다섯 번째는 흉년이 든 시절에 친척을 의지하여 머무는 사람이다. 

이와 같은 사람들 외에 다른 사람이 전혀 없을 경우에는 마음속으로 다른 사람에게 공양청을 물려주는 것을 청허한다.”

어떤 비구가 다른 비구를 예전부터 싫어하였는데, 

마침 이 비구가 청정을 수여하자 그 사람이 큰 소리로 고함을 질렀다. 

여러 비구가 다들 모여 물었다.

“왜 큰 소리를 내었는가?”

“이 비구가 중죄를 짓고서 나에게 참회하려고 합니다.”

이에 여러 비구가 이 비구에게 물었다.

“그대가 중죄를 짓고서 이를 참회하려고 했다는 것이 사실인가?”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청정을 수여하려 했을 뿐입니다. 

이 사람이 저를 싫어하는 까닭에 큰 소리를 질러 저에게 죄를 뒤집어씌우려는 것입니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예전부터 싫어하는 사이인 사람에게는 청정을 수여해서도 안 되고, 

욕을 수여해서도 안 되고, 

자자를 수여해서도 안 되고, 

참회를 드려서도 안 된다. 

참회를 드리면 돌길라죄가 된다.”

이에 우바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만약 비구가 어떤 주처의 스님들에게 쫓겨났다면 그가 다른 주처로 가서 참회할 수도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럴 수 없다. 

그 정사가 비었거나, 

여러 비구가 모두 죽었거나, 

계율을 반납하였거나, 

외도로 들어간 경우에는 제외된다. 

그럴 때는 다른 주처에서 참회하는 것을 청허하니, 

죄가 되지 않는다.”

교살라국에 두 마을이 있었으니, 

서로 그 경계가 맞닿아 있었다. 

여기에서 어떤 비구니가 이 두 마을이 같은 한 마을이라고 여기고서 다른 마을의 경계로 들어갔다. 

이에 여러 비구니가 이 비구니에게 말했다.

“그대는 승가바시사죄를 얻었습니다.”

이 비구니가 물었다.

“어떤 승가바시사죄를 말씀하십니까?”

이에 여러 비구니가 설명하였다.

“그대는 혼자서 다른 마을로 들어갔습니다.”


이 비구니가 그 경계를 벗어난 까닭에 승가바시사죄가 성립하였다는 것에
마음속으로 의혹을 품고서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아시면서 짐짓 이 비구니에게 물으셨다.

“그대는 동일한 경계라고 생각하였는가, 

서로 다른 경계라고 생각하였는가?”

이 비구니가 말씀드렸다.

“저는 동일한 경계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죄가 되지 않는다. 

오늘부터 만약 두 마을의 경계가 서로 맞닿아 있을 때에는
이곳을 동일한 경계로 다시 확정하는 갈마를 작지하도록 하라. 

어떻게 작지하는가? 


먼저 한 비구니가 스님들 사이에서 다음과 같이 창언하라.

‘대덕 비구니 스님들께서는 청허하소서. 

어떤 마을과 어떤 마을의 경계를 이곳에서 동일한 경계로 다시 확정하는 갈마를 작지하고자 합니다. 

스님들께서 시도하셨다면 스님들께서는 인허하고 청허하소서. 

어떤 마을과 어떤 마을의 경계를 하나의 경계로 다시 확정하는 갈마를 작지해 주십시오.’

이와 같이 표백하고, 

이와 같이 백이갈마를 작지하라. 

그러면 스님들이 이미 청허하여 어떤 마을과 어떤 마을의 경계를 하나의 경계로 다시 확정하는 갈마를 작지한 것이 되니, 

스님들이 이를 인허하고 침묵했기 때문이다. 

이 일은 이와 같이 작지하라.”

여러 비구가 교살라국을 유행하여 사바제성에 이르렀다. 

기원정사 가까이에 좋은 나무가 무성한 숲이 있었으니, 

그곳은 정결하였다. 

여러 비구가 마음속으로 이곳을 좋게 여겼는데, 

그날이 마침 계율을 강설하는 날이었다. 

여러 비구는 “이곳에서 계율을 강설합시다”라고 하고는 계율을 강설하고 나서 기원정사로 들어갔다. 

나중에 기원정사의 비구가 건추를 쳐서 계율을 강설하려고 하자 나그네 비구가 물었다.

“무슨 일로 건추를 치십니까?”

구주 비구가 대답하였다.

“계율을 강설하려고 합니다.”

그러자 나그네 비구가 말하였다.

“저희들은 이미 계율을 강설하였습니다.”

그가 물었다.

“장로들께서는 어디에서 계율을 강설하셨습니까?”

“어느 곳입니다.”

기원정사의 구주 비구가 힐난하였다.

“그대들은 승가를 깨뜨렸습니다.”

나그네 비구가 반문하였다.

“우리가 어떻게 승가를 깨뜨렸습니까?”

그러자 기원정사의 비구들이 설명하였다.

“그대들은 동일한 경계 안인데도 두 곳에서 계율을 강설하였으니, 

이는 저희를 업신여긴 까닭입니다.”

이에 나그네 비구들이 ‘우리가 승가를 깨뜨려 투란차죄를 얻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내어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아시면서 짐짓 나그네 비구에게 물으셨다.

“너희들은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하였는가?”

나그네 비구들이 말씀드렸다.

“저희는 그곳이 경계의 밖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죄가 되지 않는다. 

오늘부터는 작은 인연으로 길거리에서 계율을 강설해서는 안 된다. 

만약 계율을 강설하고 싶다면 먼저 높은 곳에 올라가서 근처에 정사가 없는지 살펴보아야 하고, 

정사가 있으면 정사 안으로 들어가 포살하고 계율을 강설해야 한다.”

교살라국의 변두리에 마을이 있었는데, 

여러 비구가 도적이 두려워 정사를 버리고 이 마을로 들어갔다. 

그날이 마침 계율을 강설하는 날이었기에 비구들이 한 처소로 모였을 때, 

도적들이 마을로 돌아왔다. 

이들 비구가 도대체 어디가 그 경계 밖이고 어디가 그 경계 안쪽인지 헤아리지 못하게 되자,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떤 마을이 도적들에게 귀속된 때에는 이곳은 모두 경계의 밖이 된다. 

이럴 때에는 그 머무르고 있는 장소에 구애받지 말고 바로 계율을 강설해야 한다.”

사바제국의 어떤 객주가 다른 나라로 여행하고자 하였다. 

유성이 떨어지는 날을 점쳐 출발하게 되었으나, 

마침 그날이 포살하는 날과 겹치게 되었다. 

이 객주와 함께 떠나고자 하였던 비구가 객주의 처소로 찾아가서 말하였다.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저에게 법사(法事)가 있습니다.”

객주가 대답하였다.

“오늘이 유성이 떨어지는 날이라 잠시도 지체할 수 없습니다. 

스님께서는 법사를 마치고 따라 오십시오.”

여러 비구가 어찌할 바를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객주가 오래 기다려줄 경우에는 계율을 자세하게 강설하고, 

잠시 기다려줄 경우에는 계율을 간략하게 강설하고, 

기다리지 못할 경우에는 세 번 말하여 강설을 마쳐라. 

만약 이조차도 기다려주지 않을 경우에는 각자가 소리 내어 ‘오늘 포살하여 계율을 강설합니다’라고 말하라. 

만약 속인이 비구 사이에 끼어 있을 경우에는 각자 소리 내어 포살해서는 안 된다. 

그럴 때에는 ‘오늘 포살하여 계율을 강설합니다’라고 일심으로 생각하도록 하라.”

이 객주가 드디어 출발하여 숙소에 이를 때마다 서로 떨어져 묵지 못하게 제한을 두었으니, 

떨어져 묵다가 도적에게 재물을 모조리 빼앗기거나 목숨을 빼앗길까 염려해서였다. 

마침 그날이 계율을 강설하는 날이라 여러 비구가 어찌할 바를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만약 이와 같이 포살하여 계율을 강설해야 하는 날이 되면, 

단지 일심으로 ‘오늘 포살하여 계율을 강설합니다’라고 생각해야 한다.”

객주가 용이 사는 곳에 이르러 묵게 되었을 때, 

여러 비구가 객주에게 말하였다.

“저희들이 법사를 하고자 합니다.”

객주가 대답하였다.

“대덕이시여, 

이곳은 용이 사는 곳이니 소리를 내어서는 안 됩니다. 

용의 무리가 진노하면 우리는 큰 낭패를 겪게 됩니다.”

여러 비구가 어찌할 바를 몰라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만약 이와 같이 포살하여 계율을 강설해야 하는 날이 되면, 

단지 일심으로 ‘오늘 포살하여 계율을 강설합니다’라고 생각해야 한다.”

객주가 귀신이 사는 곳에 이르러 묵게 되었는데, 

이날이 바로 계율을 강설하는 날이라 여러 비구가 객주에게 말하였다.

“저희들이 법사를 하고자 합니다.”

객주가 대답하였다.

“대덕이시여, 

이곳은 귀신이 사는 곳이니 소리를 내어서는 안 됩니다. 

귀신의 무리가 나타나면 우리는 큰 낭패를 겪게 됩니다.”

여러 비구가 어찌할 바를 몰라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만약 이와 같이 포살하여 계율을 강설해야 하는 날이 되면, 

단지 일심으로 ‘오늘 포살하여 계율을 강설합니다’라고 생각해야 한다.”

장로 우바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아란야 비구가 외딴 곳에 홀로 머물 때에는 어떻게 계율을 강설해야 하고, 

어떻게 자자해야 하고, 

어떻게 옷을 수지해야 하고, 

어떻게 7일법(日法)을 수지해야 하고, 

어떻게 7일약을 수지해야 하고, 

어떻게 중복된 공양청을 물려주어야 하고, 

어떻게 옷감을 정시(淨施)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우바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아란야 비구가 외딴 곳에 홀로 머문다면 일심으로 ‘오늘 포살하여 계율을 강설합니다’라고 생각하면 설계법(說戒法)을 성취한 것이 되도록 청허한다. 

자자하거나, 

옷을 수지하거나, 

7일법을 수지하거나, 

7일약을 수지하거나, 

남는 공양청을 물려주거나, 

옷감을 정시할 때에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신통대덕대력(神通大德大力) 비구가 정국(淨國)에 이르러 걸식하였으나, 

이 나라 사람들은 성품이 까다로워 음식을 받으려면 먼저 손을 잘 씻어야 하였다. 

그 비구가 먼저 음식을 받아서 먹으려고 하자, 

정인들이 말했다.

“저희는 깨끗하지 못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들은 음식을 가져와 비구에게 주면서 이를 손으로 집어주지 않고 바로 땅에다 내려놓았다. 

여러 비구가 어찌할 바를 몰라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정국에서는 손으로 집어주지 않더라도 음식을 얻을 수 있도록 청허한다. 

이는 정국의 풍속 때문이다.”

어떤 주처의 상좌가 승가바시사죄를 범하게 되었다. 

이에 상좌가 말하였다.

“저는 마땅히 파리바사(波利婆沙)를 행하고 마나타를 행해야 합니다.”

그러자 여러 사람들이 “상좌도 파리바사와 마나타를 행하는데 하물며 중좌와 하좌이겠는가” 하며 불신하는 마음을 일으켰다. 

여러 비구가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일심으로 ‘오늘부터 다시는 저지르지 않겠다’고 생각한다면 그때부터 즉시 청정하게 된다.”

어떤 주처에 덕이 높고 지혜가 많은 비구가 있었는데, 

그가 “나는 마땅히 파리바사를 행하고 마나타를 행해야 합니다”라고 말하였다. 

그러자 여러 사람들이 “덕이 높고 지혜가 많은 비구도 이와 같은 일을 행하는데 하물며 다른 사람들이겠는가” 하며 불신하는 마음을 일으켰다. 

여러 비구가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일심으로 ‘오늘부터 이와 같은 죄를 다시는 저지르지 않겠다’고 생각한다면 그때부터 즉시 청정하게 된다.”

어떤 비구가 승가바시사죄를 범하자, 

여러 비구가 말했다.

“그대는 파리바사와 마나타를 행하여 이 죄를 여법하게 참회해야 합니다.”

이 사람이 대답하였다.

“저는 행할 수 없습니다. 

저는 차라리 계를 반납하겠습니다.”

여러 비구가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일심으로 ‘오늘부터 다시는 저지르지 않겠다’고 생각한다면 그때 즉시 청정하게 된다.”

어떤 비구가 병이 났을 때에 승가바시사죄를 범하자, 

여러 비구가 말했다.

“그대는 파리바사와 마나타를 행하여 이 죄를 여법하게 참회해야 합니다.”

이 사람이 대답하였다.

“저는 참회법을 행할 수 없습니다. 

힘이 없는 까닭입니다.”

그러자 여러 비구가 말했다.

“그대는 출죄갈마를 청원해야 합니다.”

이 사람이 대답하였다.

“저는 기력이 없어 무릎 꿇고 있을 수가 없습니다.”

여러 비구가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일심으로 ‘오늘부터 다시는 저지르지 않겠다’고 생각한다면 그때 즉시 청정하게 된다.”

어떤 주처의 비구가 승가바시사죄를 범하였는데, 

그 대중이 스무 명이 되지 못해 이 비구가 참회하기 위해 다른 처소로 찾아가다가 도중에 도적을 만나 죽어버렸다. 

여러 비구가 말했다.

“이 비구가 청정하지 못한 채로 죽었으니, 

어쩌면 악도에 떨어졌겠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일심으로 여법하게 참회하려는 마음을 내었기에 이 사람은 청정하다. 

그는 죽어서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천상에 태어났느니라.”

어떤 주처의 비구가 승가바시사죄를 범하였는데, 

그 대중이 청정하지 못하였기에 이 비구가 참회하려고 다른 대중의 처소로 찾아가다가 도중에 도적을 만나 죽어버렸다. 

여러 비구가 말하였다.

“이 비구가 청정하지 못한 채로 죽었으니, 

어쩌면 악도에 떨어졌겠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일심으로 여법하게 참회하려는 마음을 내었기에 이 사람은 청정하다. 

그는 죽어서 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천상에 태어났느니라.”[참회법에는 여섯 가지가 있으니, 

함부로 지용(持用)하거나 요행을 바라서는 안 된다. 

혹 그렇게 한다면 스스로를 속인 죄가 되고 또 그 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된다. 

반드시 계율에 밝은 스님에게 자세히 문의해야만 죄를 판결할 수 있으니, 

계상(戒相)이란 매우 난해하기 때문이다.]

교살라국의 변방에 있는 어떤 주처에 두 비구가 함께 머물고 있었다. 

도적들이 찾아와 이 두 비구를 잡아갔으니, 

제물로 쓰려는 까닭이었다. 

도적들이 한쪽에 머물면서 감시하던 차에 계율을 강설하는 날이 되었다. 

이 두 비구가 촌장에게 사정하였다.

“잠깐만 풀어주십시오. 

저희가 법사를 행하고 싶습니다.”

도적이 대답하였다.

“그대들이 법사를 하도록 허락한다.”

두 비구는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갔고, 

그곳에서 한 사람이 말했다.

“저는 죄를 지었습니다.”

또 한 사람이 말했다.

“저 역시도 죄를 지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모두가 죄인일 때에는 청정을 얻을 수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때 도적이 물었다.

“너희들은 무슨 말을 하였는가? 

혹시 달아나려는 것은 아닌가?”

이들 비구가 대답하였다.

“도망가지 않습니다.”

도적들이 다시 물었다.

“그럼 무슨 말을 하였는가?”

이들 비구가 대답했다.

“저희들이 허물이 있어 이를 참회하고자 한 것뿐입니다.”

이에 도적이 물었다.

“그대는 무슨 허물을 지었는가?”

“이러이러한 허물을 지었습니다.”

마침내 도적이 말했다.

“그대들은 참으로 선량한 사람들이다. 

그 정도로 작은 일까지 허물로 여기다니. 

우리가 아무리 악당이라지만 어찌 이처럼 선량한 사람들을 괴롭힐 수 있겠는가.”

도적이 두목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말했다.

“이들 비구는 선량한 사람들이니 풀어줘야 합니다. 

제가 다시 다른 사람을 찾아보겠습니다.”

도적의 두목이 풀어주라고 허락해 비구들은 환란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이 두 비구가 이 일을 여러 비구에게 말하자 여러 비구가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이와 같이 위급한 일이 있을 때에는 서로 동일하지 않은 죄[不相應罪]는 참회할 수 있도록 청허한다.”

교살라국의 변방에 있는 어떤 주처에 두 비구가 함께 머물고 있었다. 

그런데 도적들이 찾아와 이 두 비구를 잡아갔으니 제물로 쓰려는 까닭이었다. 

도적들이 한쪽에 머물면서 감시하던 차에 계율을 강설하는 날이 되었다. 

두 비구가 촌장에게 사정하였다.

“저희를 잠깐만 풀어주십시오. 

저희가 법사를 행하고 싶습니다.”

도적이 대답하였다.

“그대들이 법사를 하도록 허락한다.”

두 비구는 조금 떨어진 곳으로 갔고, 

그곳에서 한 사람이 말했다.

“저는 죄를 지었습니다.”

또 한 사람이 말했다.

“저 역시도 죄를 지었습니다. 

부처님께서 동일한 죄[相應罪]는 참회할 수 없고 동일하지 않은 죄는 참회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같은 죄를 지었으니 서로 참회할 수가 없습니다.”

이때 도적이 물었다.

“너희들은 무슨 말을 하였는가? 

혹시 달아나려는 것은 아닌가?”

비구가 대답하였다.

“도망가지 않습니다.”

도적들이 다시 물었다.

“도망가려는 것이 아니면 무슨 말을 하였는가?”

이들 비구가 대답했다.

“저희들이 허물이 있어 이를 참회하고자 한 것뿐입니다.”

이에 도적이 물었다.

“그대는 무슨 허물을 지었는가?”

“이러이러한 허물을 지었습니다.”

마침내 도적이 말했다.

“그대들은 참으로 선량한 사람들이다. 

그 정도로 작은 일까지 허물로 여기다니. 

우리가 아무리 악당이라지만 어찌 이처럼 선량한 사람들을 괴롭힐 수 있겠는가.”

도적이 두목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말했다.

“이들 비구는 선량한 사람들이니 풀어줘야 합니다. 

제가 다시 다른 사람을 찾아보겠습니다.”

도적의 두목이 풀어주라고 허락해 이 두 비구는 환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들이 이 일을 여러 비구에게 말하자 여러 비구가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동일한 죄를 지었더라도 그 비구가 일심으로 그 죄를 생각하면서 ‘나중에 청정 비구에게 참회하겠습니다’라고 입으로 소리 내어 말한다면 동일한 죄라도 참회할 수 있도록 청허한다.”

어떤 주처의 병든 비구가 죄를 지었기에 간병인에게 말했다.

“제가 죄를 지었습니다.”

간병인이 말했다.

“저 역시 똑같은 죄를 지었습니다.”

[이에 병든 비구가 말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동일한 죄를 지었더라도 일심으로 생각하면서 소리 내어 참회하고 나중에 다른 비구에게 참회를 받도록 청허한다고 하셨습니다. 

이런 일이 있었으니 제가 당신에게 죄를 참회하고 싶습니다.”

간병인이 대답했다.

“변방의 주처에 머물던 두 비구를 도적들이 잡아다가 제물로 쓰려 하였기에, 

부처님께서 이 때문에 동일한 죄인 경우에도 참회가 가능하다고 청허하신 것입니다. 

병자도 이와 같이 참회하라고 청허하시지는 않았습니다.”

마침내 이 병든 비구는 죽었고, 

마음속으로 의혹을 품었기에 악도에 떨어지고 말았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동일한 죄를 지었더라도 도적에게 사로잡혔거나, 

병자인 경우에는 마음속으로 그 죄를 생각하면서 소리 내어 ‘나중에 청정 비구에게 참회하겠습니다’라고 참회하고, 

나중에 다른 비구에게 참회를 받을 수 있도록 청허한다.”

교살라국에서 사리불이 사바제를 향해 유행하였다. 

중도에 빈 정사가 있었기에 ‘오늘은 계율을 강설하는 날인데 어디까지가 그 경계 안쪽이고, 

어디부터가 그 경계 밖인지 모르겠다’고 생각하였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버려진 빈 정사가 있다면 이를 모두 경계의 밖이라고 한다. 

그런 곳에서는 재량껏 계율을 강설하면 된다.”

교살라국에 두 마을이 있었으니, 

서로 그 경계가 맞닿아 있었다. 

이때 기근이 들어 어떤 비구니가 한 비구니를 동반하고서 다른 마을에 있는 친척의 집으로 찾아가서 2, 

3일간 공양을 받았다. 

그 친척이 더 이상 공양할 수 없게 되자 이 비구니를 꾸짖었다.

“스님 혼자도 살아남기 힘든 때에 어쩌자고 다른 사람까지 데리고 오셨습니까?”

이 비구니가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저 혼자만 다른 마을로 유행하는 것을 청허하시지 않습니다. 

이런 까닭에 데리고 왔습니다.”

이 비구니가 어찌할 바를 몰라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에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만약 두 마을의 경계가 서로 맞닿아 있다면 이곳을 동일한 경계로 다시 확정하는 갈마를 작지하도록 하라. 

어떻게 작지하는가? 

스님들이 한마음으로 모이면, 

한 비구니가 다음과 같이 창언하라.

‘대덕 비구니 스님들께서는 청허하소서. 

어떤 마을과 어떤 마을을 동일한 경계로 다시 확정하는 갈마를 작지하겠습니다. 

스님들께서 시도하셨다면 스님들께서는 인허하고 청허하소서. 

어떤 마을과 어떤 마을을 하나의 경계로 다시 확정하는 갈마를 작지해 주십시오.’

이와 같이 표백하고, 

백이갈마를 작지하라. 

그러면 스님들이 어떤 마을과 어떤 마을을 하나의 경계로 다시 확정하는 갈마를 이미 청허한 것이 되니, 

대중 스님들이 인허하고 침묵했기 때문이다. 

이 일은 이와 같이 작지하라.”

교살라국의 여러 비구가 유행하다가 상인들과 함께 큰 늪지대를 건너게 되었다. 

여러 비구가 객주에게 물을 요청하자, 

이 객주가 즉시 물을 가져다 발우에 부어 주었는데 그 물에 음식 찌꺼기가 떠 있었다. 

이에 여러 비구가 그 물을 버리자, 

객주가 물었다.

“이곳에는 물이 귀해 물을 얻기가 힘들다는 것을 그대들도 알 텐데 왜 물을 버립니까?”

이에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끼니때가 이미 지났습니다. 

이 물에는 음식 찌꺼기가 떠 있어 마셔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이 비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부 버려서는 안 된다. 

음식 찌꺼기가 떠 있는 윗물만 약간 버리고 그 밑의 깨끗한 물을 마시도록 청허한다.”

교살라국의 여러 비구가 유행하다가 상인들과 함께 큰 늪지대를 건너게 되었다. 

여러 비구가 객주에게 물을 달라고 하자, 

이 객주가 즉시 물을 가져다 발우에 부어 주었는데 그 물에 음식 찌꺼기가 가라앉아 있었다. 

이에 여러 비구가 그 물을 버리자, 

객주가 물었다.

“이곳에는 물이 귀해 물을 얻기가 힘들다는 것을 그대들도 알 텐데 왜 물을 버립니까?”

이에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끼니때가 이미 지났습니다. 

이 물에는 음식 찌꺼기가 가라앉아 있어 마셔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이 비구가 어찌할 바를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부 버려서는 안 된다. 

그 윗물은 마시도록 청허한다. 

아래의 가라앉은 물은 버려야 한다.”

여러 비구가 소를 놓아먹이는 사람에게 물을 달라고 하자 기름기가 배인 물병의 물을 발우에 담아 주었다. 

물 위에 겨자처럼 소(酥)가 엉기게 되자, 

여러 비구가 어찌할 바를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소를 버릴 수 있는 만큼 버리고 깨끗한 물만 마셔야 한다.”

여러 비구가 기름기가 배인 발우를 가지고 연못에서 물을 떠올리자, 

물 위에 기름기가 엉기게 되었다. 

여러 비구가 어찌할 바를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기름기를 버릴 수 있는 만큼 버리고 깨끗한 물만 마셔야 한다.”

여러 비구가 먹다 남은 음식이 담겨 있는 발우를 가지고 웅덩이에 고인 물을 떠서 올리자, 

발우 속에 남아 있던 음식이 물에 빠져 멀리서 보면 흰 쌀밥같이 보였다. 

여러 비구가 어찌할 바를 몰라 곧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버릴 수 있는 만큼 버리고 남아 있는 깨끗한 물은 마셔도 된다.”

사미나 속인이 병을 들고 소와 기름을 비구의 발우 속에 부어줄 때 발우에 담긴 것과 병 속에 담긴 것이 이어진 까닭에, 

여러 비구가 ‘내가 혹 공양을 받는 법을 어긴 것은 아닐까’ 하고 의혹을 품고서 곧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어주는 것이란 아래로 흐르는 것이지 위로 흐르는 것이 아니기에 공양을 받는 법을 어긴 것이 아니다.”

교살라국의 비구가 사바제국을 향하여 유행하다가 큰 늪지대를 지나게 되었다. 

이때 나이 어린 사미가 청정한 음식물을 지니고 있었으나 이 사미가 이를 짊어질 수가 없었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는 마땅히 물건을 짊어질 수 있는 정인과 함께 떠나야 한다.”

여러 비구의 방사 안에 벽장이 있어 음식을 벽장에 놓아두었다. 

그러나 사미가 너무 어려서 음식을 올려놓지도 못하고 꺼내지도 못하였다. 

여러 비구가 어찌할 바를 몰라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는 내일 이를 짊어질 수 있는 정인을 시켜서 벽장에서 꺼내도록 하라.”

교살라국의 여러 비구가 사바제국을 향하여 유행하던 도중에 강을 만나게 되었다. 

사미가 너무 어려서 청정한 음식물을 짊어지고 강을 건너지 못하자 여러 비구가 어찌할 바를 몰라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가 사미를 업고 강을 건너야 한다.”

교살라국의 여러 비구가 사바제를 향하여 유행하던 도중에 강을 만나게 되었다. 

마침 나이 어린 사미가 청정한 음식물을 짊어지고 있었고 물살이 너무 빨랐기에 비구가 이 사미를 업고 강을 건넜다. 

이때 음식물이 물살에 떠내려가자 비구가 손으로 음식물을 잡았다. 

여러 비구가 그 음식은 부정한 것이 아닌지 의심을 품고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정인이 언제나 음식 주머니를 잊지 않고 살폈다면 비록 손을 대었다고 하더라도 죄가 되지 않는다.”

강물에 부표[浮囊]를 띄워서 강을 건너게 되었는데 청정한 음식물을 간수하는 사미의 나이가 어렸다. 

이에 여러 비구가 어찌할 바를 몰라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는 마땅히 정인을 시켜서 음식을 부표에 얹게 하고, 

강을 건너 반대편 기슭에 올랐으면 음식에 손을 대지 말고 다시 정인을 시켜 이를 들어 올리게 하라.”

어떤 비구가 새로이 발우를 빚고는 그 발우에 소(酥)를 담게 되자 두세 번 이상 씻어 내도 그 기름기가 잘 지워지지 않았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일심으로 세 번 씻었다면 그 발우는 청정하다고 한다.”

어떤 비구가 부정한 기름을 바른 발우에 보릿가루를 받았기에 이 비구가 이를 모두 버리고서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부 버려서는 안 된다. 

다른 그릇에 옮겨 담아서 먹어야 하고 나머지 발우에 붙어 있는 보릿가루만 버려야 한다.”

비구가 깨진 곳을 끈으로 묶은 발우로 뜨거운 죽을 받았다가 기름기가 이 틈새에서 죽으로 배어나오자 비구가 이 죽을 전부 버렸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전부 버려서는 안 된다. 

기름기가 배어 나온 부분만 버리고 나머지는 먹어야 한다.”

어떤 비구가 사미를 시켜서 발우를 가지고 가게 하였다. 

이 사미가 음식을 부정한 발우에 담아 스승에게 갖다 주자, 

이 비구가 어찌할 바를 몰라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위급한 일이 없는 때에는 사미에게 발우를 들게 해서는 안 된다. 

만약 사미에게 발우를 들게 했다면 사미로부터 음식을 받아야 한다.”

어떤 비구가 청정한 음식에 부정한 음식을 얹었다. 

여러 비구가 어찌할 바를 몰라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정한 것을 골라내고 나머지는 먹어야 한다.”

어떤 비구가 부정한 음식에 청정한 음식을 얹었다. 

여러 비구가 어찌할 바를 몰라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정한 것을 골라내고 청정한 것은 먹어야 한다.”

어떤 비구가 청정한 밥에 부정한 밥을 얹었다. 

여러 비구가 어찌할 바를 몰라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정한 것을 골라내고 나머지는 먹어야 한다.”

어떤 비구가 부정한 밥에 청정한 밥을 얹었다. 

여러 비구가 어찌할 바를 몰라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정한 것을 골라내고 청정한 것은 먹어야 한다.”

교살라국의 여러 비구가 상인들과 함께 사바제성을 향해 유행하다가 큰 늪지대를 지나게 되었다. 

이때 여러 비구가 객주에게 음식을 요구하자 객주가 말하였다.

“이곳에서는 음식을 얻기가 힘들다는 것을 그대들도 아실 텐데 왜 스스로 음식을 가져오지 않았습니까?”

여러 비구가 대답하였다.

“저희가 길을 갈 때 음식을 가지고 다니는 것을 부처님께서 청허하시지 않았습니다.”

여러 비구가 어찌할 바를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스스로 음식을 가지고 다닐 수 있도록 청허한다. 

다른 사람과 서로 교환했던 청정한 음식이라면 먹도록 청허한다. 

다른 사람과 서로 교환하지 않았다면 먹는 것을 청허하지 않는다.”

여러 비구가 음식을 서로 교환하려고 했으나 상대방이 자기 음식을 주지 않으면서 “당신 음식에는 이런저런 옳지 못한 점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였다. 

이에 음식을 교환하려고 했던 비구들이 어찌할 바를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는 청정하기 때문에 서로 주어야 한다.”

음식을 준 다음에 상대방이 음식을 되돌려 주지 않자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돌려달라고 요구해 받아야 한다.”

이 상인들이 숙소에 다다르자 정인들이 음식을 마련해서 발우에 가득 담아 한쪽에 놔두었다. 

그러나 상인들이 한밤중에 다시 출발하는 바람에 여러 비구가 자기가 음식을 들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렸다. 

나중에야 생각났지만 이런 음식은 부정하다 여기고 그만 버렸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버려서는 안 된다. 

생각이 난 그때 다른 사람에게 주었다가 다시 받아야 한다.”

어떤 경비병이 비구들에게 음식을 요구하자 비구들이 음식을 조금 주기도 하고 아예 주지 않기도 하였다. 

이에 이 경비병이 성을 내며 차마 하지 못할 일을 저질렀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는 가지고 가는 음식을 감추도록 청허하니, 

남의 눈에 띄지 않게 하라. 

만약 음식을 먹을 때에 출발하게 되었다면 다른 사람으로부터 받지 않고도 한 조각을 떼어 먹을 수 있다. 

이는 넓은 늪지대를 건너기 위한 까닭이다.”

빈바사라왕(頻婆娑羅王)이 부처님과 대중 스님들에게 공양을 청하여 죽전(粥田)을 시여하였다. 

그러자 여러 비구가 곡식을 지키기만 하고 이를 취하려 하지 않았으니, 

바닥에 있는 것에 손을 대면 부정한 것이 되는 까닭이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몫을 나누지 않았다면 취해도 된다. 

그 몫을 나눴다면 이를 취해서는 안 되니, 

취하면 돌길라죄가 된다.”

음식물을 실은 수레가 들어오다가 수레가 기울어지려 하자 수레꾼이 외쳤다.

“대덕이시여, 

옆에서 받쳐 주십시오.”

하지만 비구들이 이를 받치려 하지 않았으니, 

손을 대면 부정한 것이 되는 까닭이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레를 바로 세우도록 받쳐 주는 것을 청허한다. 

수레를 바로 세운 다음에는 손을 대어서는 안 된다. 

손을 대면 돌길라죄가 된다.”

음식물이 배에 가득 실려 있자 여러 비구가 배에 타려고 하지 않았으니, 

그것과 접촉하게 되면 부정한 것이 되기 때문이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갈대나 풀을 깔고 앉도록 청허한다.”

배에 자리를 마련하고 앉았다가 음식물과 접촉하게 되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자리를 넓게 깔아서 음식물과 접촉하지 않도록 하라.”

음식물을 실은 노새ㆍ소ㆍ코끼리ㆍ낙타가 오다가 낙타가 넘어지려 하였다. 

이에 낙타를 부리는 사람이 외쳤다.

“여러 대덕이여, 

나를 도와 낙타를 바로 세워 주십시오.”

하지만 비구들이 이를 도와주려 하지 않았으니 손을 대면 부정한 것이 되는 까닭이었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바로 세우도록 도와주는 것을 청허한다. 

낙타를 바로 세운 다음에는 다시는 손을 대지 말라. 

만약 접촉하면 돌길라죄가 된다.”

단월과 사미가 음식물을 짊어지고 오다가 짊어진 것이 한쪽으로 기울어지자 소리쳤다.

“대덕이여, 

제 짊을 바로 세워 주십시오.”

하지만 여러 비구가 이를 세워주려 하지를 않았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바로 세워주도록 청허한다. 

바로 세운 다음에는 다시 이를 접촉하지 말라. 

만약 접촉하면 돌길라죄가 된다.”

사미와 단월이 소와 기름을 담은 병을 가져와 다른 병에 옮겨 붓다가 병이 흔들리자, 

정인이 소리쳤다.

“대덕이여, 

저를 도와 바로 세워 주십시오.”

하지만 여러 비구가 이를 세워주려고 하지를 않았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바로 세워주도록 청허한다. 

바로 세운 다음에는 다시 이를 접촉하지 말라. 

만약 접촉하면 돌길라죄가 된다.”

비구가 사미와 단월을 시켜 대중 스님들의 가마솥에 고기ㆍ밥ㆍ죽ㆍ국을 끓이다가 가마솥이 기울어졌다. 

그러자 사미와 단월이 소리쳤다.

“저희를 도와 이 가마솥을 받쳐 주십시오.”

하지만 여러 비구가 이를 받쳐 주려고 하지를 않았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도와서 바로 세우도록 청허한다. 

바로 세운 다음에는 다시 이를 접촉하지 말라. 

만약 접촉하면 돌길라죄가 된다.”

말을 기르는 사람들이 바라나국에서 사바제로 찾아와 말을 놓아 먹였다. 

이 사람들이 부처님의 법을 믿어 갖가지 음식을 마련하여 대중 스님들 앞에 가져다 놓고 공양 올리려 하였다. 

이 사람들이 마구간에 불이 났다는 소식을 전해 듣자 “대덕들께서 손수 음식을 나눠 드십시오. 

저희들은 급한 일이 생겼습니다” 하고는 음식을 내려놓고 가버렸다.

여러 비구가 어찌할 바를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처님의 법을 신봉하는 사람들이 일심으로 준 것이라면 설령 놔두고 갔더라도 이를 먹어야 한다.”

어떤 비구가 걸식을 마치고 음식을 한 곳에 내려놓고서 ‘끼니때가 되면 내가 이것을 먹어야지’ 하고 생각하였다. 

이때 까마귀가 내려와 한 입 쪼아 먹고 가버리자, 

비구가 이 음식을 모두 버렸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음식을 전부 버려서는 안 된다. 

까마귀가 쪼아 먹은 부분만 때어내고 나머지는 먹어야 한다.”

어떤 비구가 걸식을 마치고 음식을 한 곳에 내려놓고서 ‘끼니때가 되면 내가 이것을 먹어야지’ 하고 생각하였다. 

이때 파리가 날아와 발우에 담긴 음식 속으로 떨어지자, 

이 비구가 말하였다.

“이런 음식을 먹으면 공양을 받는 법을 깨뜨리는 것이 될지도 모른다.”

해가 중천에 가까이 떴으나 정인이 없었기에 이 사람은 마음속으로 의혹을 품고서 음식을 먹지 않았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파리는 막을 수가 없는 것이니 공양을 받는 법을 깨뜨린 것이 되지 않는다.”

장로 우바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비구가 물병을 찾다가 잘못하여 소유(酥油) 병을 집어 든 경우, 

이 병도 그 청정을 깨뜨린 것이므로 버려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청정을 훼손하지 않은 것에 두 가지가 있으니, 

첫 번째가 수치심도 모르는 파계한 사람이 손을 댄 것이고, 

두 번째는 계율을 지키는 사람이 잘못 손댄 것이다. 

이 두 가지는 모두 청정한 것이니 먹을 수 있다.”

여러 비구가 나이가 어린 사미를 대신하여 음식을 짊어지고 길을 가다가 사미에게 음식을 건네주었다. 

사미가 끼니때에 비구에게 다시 음식을 건네주자 비구가 받으려 하지 않았으니, 

이는 사미가 하룻밤 이상 보관한 음식이기 때문이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그 이전에 그렇게 하기로 서로 약속하지 않았다면 먹어도 된다. 

만약 약속했다면 먹어서는 안 된다.”

여러 비구가 하안거하는 때에 마을로 출타해야 하는 인연이 있었으나, 

이들 비구가 계율을 범할까 두려워하여 가지 않았다. 

이 때문에 대중 스님들이 처리해야 할 일을 못하게 되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7야법(夜法)을 받아 출타하는 것을 청허한다.”

여러 비구가 7야법을 받아 마을로 출타했다가 이레 밤이 다하기 전에 처리해야 할 일을 마치지 못하고 돌아오는 경우가 생겼다. 

여러 비구가 어찌 할 바를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남은 기간만큼 받고 떠나되 ‘제가 7야법을 받았는데 며칠 밤은 이미 지나갔고 며칠 밤이 남아 있습니다’라고 신고한 후에 그 주처의 경계를 벗어나야 한다.”

부처님께서 사바제에 계실 때였다. 

바사닉왕에게 파라타(波羅陀)라는 원림(園林)이 있었으니, 

아주 시원하고 깨끗하였다. 

하지만 온갖 것을 다 구비하였으나 단 한 가지 물이 없는 것이 흠이었다. 

어느 때 바사닉왕이 이 정원으로 가서 사방을 둘러보다가 물이 보이지 않자 시종하던 대신에게 물었다.

“이곳에는 왜 물이 없는가?”

대신이 대답하였다.

“본래 물이 없었습니다.”

그러자 왕이 대신에게 말했다.

“그대들이 방편을 세워 물을 끌어 오도록 하라. 

원림에 물이 없으면 어찌 이곳이 즐겁다 하겠는가.”

마침 시종하던 대신 가운데 나쁜 마음을 품고 부처님의 법을 믿지 않는 이가 있어 왕에게 말했다.

“물을 끌어 올 수 있는 한 가지 인연이 있습니다.”

“물을 어떻게 끌어 올 수 있는가?”

“기원정사에서 수로를 내면 이리로 물을 끌어 올 수 있습니다.”

수로를 만들게 되면 기원정사의 나무뿐 아니라 불도(佛圖)와 정사(精合)까지도 훼손해야 했다. 

왕이 말하였다.

“물만 끌어 오면 다른 일은 상관하지 않겠다.”

왕은 이 일로 상기다국(桑奇多國)으로 갔으니, 

여러 비구가 무리지어 찾아와 청원할까 염려한 때문이었다. 

이 일 때문에 왕이 떠나간 후에 공사를 맡은 장인들이 기원정사를 찾아와 줄을 당겨 직선을 긋고 수로를 파려고 하였다. 

여러 비구가 물었다.

“취락주(聚落主)께서는 무엇을 하려고 하십니까?”

공사를 맡은 장인들이 대답하였다.

“바사닉왕에게 시원하고 깨끗한 파라타라는 정원이 있는데 온갖 것을 다 구비하였으나 단 한 가지 물이 없는 것이 흠입니다. 

그래서 기원정사에서 수로를 내어 물을 끌어가려 합니다.”

이에 여러 비구가 말렸다.

“취락주여, 

그대들이 나무를 베어내게 되면 이 방사가 어찌 승가람이라 할 수 있겠습니까?”

공사를 맡은 장인들이 말했다.

“대덕이시여, 

저희들은 관리이기에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왕이 시켜서 하는 것이지 저희들 뜻이 아닙니다. 

교살라국의 임금인 바사닉왕의 뜻입니다.”

마침내 공사를 맡은 장인이 말했다.

“저희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은 잠시 멈추고 일을 하지 않는 정도입니다. 

여러분이 직접 왕께 찾아가 수로를 만들지 못하도록 요청하십시오.”

여러 비구가 어찌할 바를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7야법을 받고 찾아가야 한다.”

여러 비구가 7야법을 받고 그곳으로 찾아가 오래 머물러도 이를 왕에게 전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 

이레 밤이 거의 다하도록 일이 해결되지 않자 그들은 마음속으로 의심을 내어 다시 기원정사로 돌아왔다. 

여러 비구가 그 비구들이 돌아온 것을 보고 물었다.

“그 일은 처리하였습니까?”

“처리하지 못하였습니다.”

기원정사의 여러 비구가 추궁하였다.

“왜 처리하지 못하였습니까?”

이들 비구가 설명하였다.

“저희가 그곳에 오래 머물러도 이 사실을 왕에게 전해 주는 사람이 없어 이레 밤이 다하고도 이 일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마음속으로 의심을 내어 곧바로 돌아왔습니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39야법(夜法)을 받아 출타하는 것을 청허한다. 

어떻게 받아야 하는가? 

한 비구가 대중 스님들 사이에서 다음과 같이 창언하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청허하소서. 

아무개와 아무개 등 여러 비구가 39야법을 받고 대중 스님들의 일 때문에 이 주처의 경계를 벗어나되, 

이곳에서 안거하고 자자하고자 합니다. 

스님들께서 시도하셨다면 스님들께서는 인허하고 청허하소서. 

아무개와 아무개 등 여러 비구가 39야법을 받고 대중 스님들의 일 때문에 이 주처의 경계를 벗어나되, 

이 주처에서 안거하고 자자하게 해 주십시오.’

이와 같이 표백하라.

‘대덕 스님들께서는 청허하소서. 

아무개와 아무개 비구가 39야법을 받고 대중 스님들의 일 때문에 이 주처의 경계를 벗어나더라도 이 주처에서 안거하고 자자하는 것을 인허하는 장로들께서는 잠자코 계시고, 

이를 인허하시지 않는 장로들께서는 바로 말씀하십시오.’

이렇게 하면 아무개와 아무개 비구가 39야법을 받고 대중 스님들의 일 때문에 이 주처의 경계를 벗어나더라도 이 주처에서 안거하고 자자하는 것을 대중 스님들이 이미 청허한 것이 되니, 

대중 스님들이 인허하고 침묵했기 때문이다. 

이 일은 이와 같이 작지하라.”

이들 여러 비구가 그곳으로 찾아가 오래도록 머물렀으나 이 사실을 왕에게 전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 

마침내 왕이 다른 때에 잠시 외출하면서 사방을 둘러보다가 멀리서 비구를 보게 되자, 

왕이 대신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가서 사문 석자께서 무엇 때문에 이곳에 오셨는지 여쭈어보라.”

대신이 교지를 받들어 찾아가 물었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비구가 대답하였다.

“제가 왕을 뵙고 싶습니다.”

신하가 돌아와 왕에게 말했다.

“비구가 왕을 뵙고자 합니다.”

즉시 대신에게 말했다.

“비구를 이리로 모셔오라.”

대신이 다시 가서 왕의 말을 전했다.

“왕께서 비구를 찾으십니다.”

비구는 즉시 왕의 처소로 들어가 자리에 앉은 다음 서로 편안하였는지를 물으며 인사를 나누었다. 

왕은 잠시 침묵했다가 예전에 그 같은 일이 있었던 것을 벌써 잊은 까닭에 비구에게 물었다.

“어떻게 오셨습니까?”

비구가 곧 그 일을 왕에게 자세히 설명하였다. 

이에 왕이 대답하였다.

“이제 가져도 됩니다. 

다시는 그런 일을 시키지 않겠습니다.”

공사장의 장인들은 즉시 수로를 만들지 않았다.

육군비구가 다섯 가지 대피(大皮)를 소지하였으니 사자 가죽ㆍ호랑이 가죽ㆍ표범 가죽ㆍ수달 가죽ㆍ늑대 가죽이었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섯 가지 대피를 소지해서는 안 되니, 

사자 가죽ㆍ호랑이 가죽ㆍ표범 가죽ㆍ 수달 가죽ㆍ늑대 가죽이다. 

또 소지해서는 안 될 다섯 가지 가죽이 있으니, 

코끼리 가죽ㆍ말 가죽ㆍ승냥이 가죽ㆍ개 가죽ㆍ흑 사슴 가죽이다. 

만약 이를 소지하면 돌길라죄가 된다.”

아사세왕은 부왕이 쓰던 좋고 큰 평상을 볼 때마다 후회하는 마음이 들어 몹시 고뇌하였다. 

그 물건 때문에 ‘나의 부왕께서는 깨끗하고 허물이 없으신 분이었는데 억울하게 돌아가셨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즉시 시종하던 대신에게 명하였다.

“이 평상들을 모두 내어가라.”

이에 신하들이 이를 가져다 공터에 두었다. 

왕이 외출할 때에 여전히 평상이 눈에 띄게 되자 이를 치우라고 다시 말하였다. 

이에 신하들이 바깥문의 문간으로 가져다 놓았다. 

왕이 출입하다가 다시 자주 눈에 띄자 또 치우라고 말하였고, 

신하들은 이를 중문의 문간에 옮겨 놓았다. 

왕이 그래도 자주 눈에 띄자 물었다.

“왜 이런 곳에 두었느냐?”

신하들이 대답하였다.

“대왕이여, 

어느 곳으로 옮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에 왕이 말하였다.

“모두 가져다가 죽원정사의 대중 스님들에게 보시하라.”

신하들이 이를 가져다 죽원정사의 대중 스님들에게 보시하자, 

대중 스님들이 이를 공터나 강당의 문간에 두었다.

여러 장수와 관리들이 죽원정사를 찾아왔다가 이를 보고는 말했다.

“우리도 생전 처음 보는 이렇게 좋은 물건을 어찌 이렇게 버려두셨습니까? 

만약 왕이 이 소식을 듣는다면 마음속으로 부정하게 여길지도 모릅니다.”

여러 비구가 이 말을 듣고 어찌할 바를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단월의 집에 있는 큰 평상이나 높은 평상, 

이런 것을 비구는 소지해서도 안 되고 앉아서도 안 되고 누워서도 안 된다. 

만약 누가 높은 평상이나 큰 평상을 보시하면 이를 받는 것만을 청허하니, 

마땅히 잘 보관해 두고 여기에 앉거나 누워서는 안 된다.”

바사닉왕이 그 어머니가 죽자, 

어머니가 생전에 쓰던 모든 물건들을 기원정사로 가져다 여러 비구에게 보시하였다. 

여러 비구는 아아라미국(阿蛾羅彌國)에서 만든 진귀한 옷과 이불이나, 

파차아바다란국(婆蹉阿婆多蘭國)에서 만든 호마근의(戶麻根衣)를 얻게 되자 이와 같은 진귀한 옷과 이불들을 땅바닥에 깔고 그 위로 경행하였다. 

여러 장수와 관리가 기원정사를 참배했다가 이를 보고는 말하였다.

“저희는 평생 가도 손으로 만져 보거나 머리에 이어 보지도 못하는 물건들을 어쩌자고 땅바닥에 깔고 발로 밟고 다니십니까? 

만약 바사닉왕이 이를 듣는다면 부정하게 여길지도 모릅니다.”

여러 비구가 어찌할 바를 몰라 곧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귀한 옷 가운데에서 와구를 만들 수 있는 것은 바로 와구를 만들고, 

옷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바로 옷을 만들도록 청허하나니, 

이런 물건들은 그 용도에 따라서 쓰도록 하라.”

이에 아아라미국에서 만든 귀한 옷이나 파차아바다란국에서 만든 호마근의와 같은 값비싼 옷을 비구들이 거두어다 사방승가(四方僧伽)의 와구를 만들었다.

어느 때 천둥이 심하게 치는 날에 날짐승들이 놀라 많이 죽었다. 

여러 거사가 이 일을 알고 즉시 나가 큰 까마귀ㆍ독수리ㆍ올빼미ㆍ솔개ㆍ아라(阿羅)를 제외한 좋은 새들만 골라 집어가고 이와 같은 새들은 집어가지 않았으니 먹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이었다. 

여러 비구가 끼니때가 되어 법의를 입고 발우를 들고서 사바제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이런 온갖 새들이 죽어 있으나 아무도 가져가지 않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에 여러 비구가 다른 비구에게 말했다.

“그대는 이것을 가져가서 삶거나 구워놓아라. 

우리가 걸식하면 돌아가 그대와 함께 먹겠다.”

이때 어떤 비구가 이를 가지고 와서 삶고 구웠다. 

여러 비구들이 물었다.

“이것은 무슨 고기인가?”

비구가 대답하였다.

“까마귀 고기입니다.”

이에 여러 비구가 갖가지 인연을 들어 꾸짖었다.

“어찌 명색이 비구가 부처님께서 청허하시지 않은 까마귀 고기를 먹는단 말인가.”

여러 비구가 갖가지 인연을 들어 꾸짖고 나서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까마귀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 

먹으면 돌길라죄가 된다.”

여러 비구가 또 물었다.

“이는 또 무슨 고기인가?”

“이것은 작은 까마귀 고기ㆍ독수리 고기ㆍ기러기 고기이고 또 파사(婆娑)ㆍ올빼미ㆍ솔개ㆍ아라의 고기 등입니다.”

이에 여러 비구가 갖가지 인연을 들어 꾸짖었다.

“어찌 명색이 비구가 부처님께서 청허하시지 않은 큰 까마귀 고기ㆍ독수리 고기ㆍ기러기 고기와 파사ㆍ올빼미ㆍ솔개ㆍ아라 등의 고기를 먹는단 말인가.”

꾸짖고 나서 이를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와 같은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 

시체를 쪼아 먹는 새들의 고기는 일체 먹어서는 안 된다. 

만약 먹으면 돌길라죄가 된다.”

여러 비구가 공양을 마치고 아기라 강가를 경행하다가, 

죽은 승냥이가 강물에 떠내려 오는 것을 보았다. 

여러 비구가 어떤 비구에게 말했다.

“이 승냥이를 건져 오라. 

우리가 내일 이를 먹어야겠다.”

이 비구가 이를 건져 갔다. 

그 다음날 승냥이 고기를 삶는 이도 있었고, 

걸식 나가는 이도 있었다. 

그러자 여러 비구가 물었다.

“장로여, 

이것은 무슨 고기입니까?”

“승냥이 고기입니다.”

이에 여러 비구가 갖가지 인연을 들어 꾸짖었다.

“어찌 명색이 비구가 부처님께서 승냥이 고기를 먹으라고 청허하시지도 않았는데 이것을 먹는단 말인가.”

꾸짖고 나서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찌 명색이 비구가 승냥이 고기를 먹는단 말인가. 

승냥이 고기는 개고기와 다를 바가 없다. 

오늘부터 승냥이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 

만약 먹으면 돌길라죄가 된다.”

어떤 사람들이 죽은 노새를 도랑 속에 버렸다. 

여러 비구가 끼니때에 법의를 입고 발우를 들고서 사바제성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도랑 속에 죽어 있는 노새를 보고 다른 비구에게 말했다.

“이것을 가지고 가서 삶도록 하라. 

우리는 걸식을 하고 돌아가겠으니 그때 함께 먹겠다.”

그때 어떤 비구가 물었다.

“이것은 무슨 고기인가?”

“노새 고기입니다.”

이에 여러 비구가 갖가지 인연을 들어 꾸짖었다.

“어찌 명색이 비구가 부처님께서 노새 고기를 먹으라고 청허하시지도 않았는데 이것을 먹는단 말인가.”

그리고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노새와 말이 무엇이 다르겠는가? 

오늘부터 노새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 

만약 먹으면 돌길라죄가 된다.”

여러 비구가 공양을 마치고 안다 숲으로 가서 경행하다가 죽은 원숭이를 보고서 다른 비구에게 말했다.

“이것을 가지고 가라. 

내일 먹자.”

한 비구가 이를 가져갔다. 

다음날 이것을 삶는 이도 있었고, 

걸식을 나가는 이도 있었다. 

이에 여러 비구가 물었다.

“장로여, 

이것은 무슨 고기입니까?”

“원숭이 고기입니다.”

이에 여러 비구가 갖가지 인연을 들어 꾸짖었다.

“어찌 명색이 비구가 부처님께서 원숭이 고기를 먹으라고 청허하시지도 않았는데 이것을 먹는단 말인가.”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원숭이는 사람과 비슷하니, 

그 고기가 사람 고기와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만약 이를 먹으면 돌길라죄가 된다.”[비니잡품을 마친다.]










19) 인연품(因緣品)


부처님께서 가비라바국(迦毘羅婆國)에 계실 때였다. 

여러 귀족 출신의 석씨들이 출가하였으나 오랫동안 병에 시달렸다. 

병자가 아침 일찍 친척집이나 서로 잘 아는 단월의 집으로 찾아가자, 

이들이 물었다.

“편안하십니까?”

“오랫동안 병에 시달리느라 편안하지 않습니다.”


그러자 주인이 물었다.

“어떤 병이 드셨습니까?”

이러이러한 병에 걸렸다고 대답하자, 

주인이 물었다.

“속인이셨을 때에는 이런 병을 어떻게 치료하셨습니까?”


“소의 내장에 약을 넣어 관장하였습니다.”

“스님들께 치료할 그 약을 드리겠습니다.”


이들 비구가 대답했다.

“저희가 소의 내장에 약을 넣어 사용하는 것을
부처님께서 아직 청허하시지 않았습니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을 사용해 관장하는 것을 청허한다.”


가죽이 얇아서 관장에 적합하지 않자, 


■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두꺼운 가죽을 사용하되, 

은폐된 곳에서 관장하는 것만 청허한다. 

또 약사나 친척을 시켜 관장하는 것도 청허한다.”


여러 귀족 출신의 석씨들이 출가하였으나 오랫동안 병에 시달렸다. 

이들 병자가 아침 일찍 친척집이나 서로 잘 아는 단월의 집으로 찾아가자, 

주인이 물었다.

“편안하십니까?”

“오랫동안 병에 시달리느라 편안하지 않습니다.”

그러자 주인이 물었다.

“어떤 병이 드셨습니까?”

이러이러한 병에 걸렸다고 대답하자, 

주인이 물었다.

“속인이셨을 때에는 이런 병을 어떻게 치료하셨습니까?”

“칼을 사용하여 수술하였습니다.”

이에 주인이 말했다.

“당신에게 칼을 드리겠습니다.”


이들 비구가 대답하였다.

“저희가 칼을 사용해 수술하는 것을 부처님께서 아직 청허하시지 않았습니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연꽃 줄기로 잘라내도록 청허한다.”


이에 비구들이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씀드리자,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금ㆍ은ㆍ유리ㆍ구리ㆍ납ㆍ주석ㆍ진주 칼로 잘라내는 것을 청허한다.”

비구들이 이와 같은 칼들도 수술하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씀드리자, 



■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은폐된 곳에서 쇠칼로 수술하는 것을 청허한다.”



어떤 비구가 병이 들자, 

간병인에게 생소(生酥)ㆍ숙소(熟酥)ㆍ기름ㆍ꿀ㆍ사탕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였다. 

이에 간병인이 대답하였다.

“그런 것은 없습니다. 

있다 해도 그것은 부처님과 대중 스님들의 물건이므로
따로 덜어서 보관하거나 나쁜 방법으로 덜어내는 것은 부정한 짓이고, 

하룻밤 이상 보관했다가 먹을 수도 없습니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처님과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따로 덜어서 보관하거나
나쁜 방법으로 덜어내는 것은 부정한 짓이고, 

이를 하룻밤 이상 보관했다가 먹어서도 안 된다. 

그러나 병자가 이와 같은 것들을 복용해야만 치료가 가능한 경우에는
마땅히 가져다주어야 한다.”




장로 필릉가바차가 눈병을 앓았다. 

■ 의사가 라산선나(羅散禪那)를 눈에 발라야 한다고 권유하자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라산선나를 눈에 바르는 것을 아직 청허하시지 않았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눈을 치료하기 위한 용도라면 청허한다.”



필릉가바차는 발우와 작은 발우ㆍ반발우ㆍ대건자(大揵瓷)ㆍ소건자(小揵瓷)에 넣고는
그물주머니[絡囊]에 담아
상아(象牙) 말뚝에 걸어놓았다. 

그러나 그 속에서 끄집어낼 때 흘리곤 하여 벽과 와구를 더럽혔으니, 

이로 인해 방사와 와구에 때가 끼고 악취가 풍겼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라산선나를 담아 두는 함을 만들도록 청허한다.”


이 비구가 함을 만들었으나 그 뚜껑은 만들지 못했다. 

이에 이 비구가 어찌할 바를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뚜껑을 만들도록 청허한다.”


이 비구가 즉시 뚜껑을 만들었으나 곧잘 떨어지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뚜껑을 함의 크기에 맞춰서 만들어야 한다.”



새털이나 닭털 또는 수루라(收漏羅)의 깃털을 사용해
약을 눈에 바르자 눈의 통증이 더욱 심해졌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약 수저를 만들어 쓰도록 하라.”


이에 장로 우바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무엇으로 약 수저를 만들어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쇠ㆍ구리ㆍ조개ㆍ상아ㆍ뿔ㆍ나무ㆍ옹기로 만들도록 하여라.”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경계 안에다 정지갈마를 작지해서는 안 된다. 

작지하면 돌길라죄가 된다.”


장로 우바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아기달바(阿耆達婆) 바라문은 부처님께 드리고자 여덟 가지 죽, 

즉 소죽(酥粥)ㆍ깨죽ㆍ기름 죽ㆍ우유 죽ㆍ팥죽ㆍ마사두죽(麻沙豆粥)ㆍ마자죽(麻子粥)ㆍ청죽(淸粥)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여덟 가지 죽에다
근약(根藥)ㆍ경약(莖藥)ㆍ엽약(葉藥)ㆍ화약(華藥)ㆍ과약(菓藥)을 섞고 이를 끓여서 마셔도 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병든 비구는 마셔도 되지만 병이 없는 비구는 마시면 안 된다.”





부처님께서 소마국(蘇摩國)에 계실 때였다. 

장로 아나율 비구의 제자가 병이 나서 설사약을 복용하자 속이 쓰라렸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도화(稻華)를 달인 즙을 주어라.”

이를 복용하여도 속이 쓰린 것이 그치지 않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죽순을 즙을 내어 복용하도록 하라.”

이를 복용하여도 차도가 없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주머니에 쌀죽을 담아 이를 짜낸 즙을 주어라.”

이를 복용해도 차도가 없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은폐된 곳으로 데리고 가서 쌀죽을 먹여라.”

우바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결발범지(結髮梵志) 계니야(鷄尼耶)에게 여덟 가지 음료의 보시를 청허하였으니, 

즉 소리장(昭梨漿)ㆍ모리장(牟梨漿)ㆍ구리다장(拘梨多漿)ㆍ사리장(舍梨漿)ㆍ아설타장(阿說陀漿)ㆍ파류사장(波流沙漿)ㆍ겁필타장(劫必陀漿)ㆍ포도장(蒱萄漿)입니다. 

이런 여덟 가지 음료에 근탕(根湯)ㆍ경탕(莖湯)ㆍ엽탕(葉湯)ㆍ화탕(華湯)ㆍ과탕(菓湯)을 섞어 마실 수 있습니까?”



■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술맛이 나지 않거나, 

다른 음식을 섞지 않거나, 

맑게 하여 진하지 않다면 그 복용을 청허한다.




부처님께서 사바제국에 계실 때였다. 

그때 교살라국의 여러 거사가 물이 귀한 곳의 길가에서 물을 보시하고 사탕을 보시하였다. 

육군비구가 교살라국에서 사바제국을 향하여 차례대로 유행하다가, 

마침내 물을 나눠 주는 곳에 다다랐다. 

육군비구가 사탕만 먹고 물을 마시지 않자, 

거사가 물었다.

“어째서 사탕만 드시고 물은 마시지 않으십니까?”

“우리는 사탕만 좋아하지 물 마시는 것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저희는 물을 마시라고 사탕을 드린 것인데, 

이제 그대들은 왜 사탕만 드시고 물을 마시지 않습니까?”


육군비구가 여전히 대답하였다.

“우리는 사탕만 좋아하지 물 마시는 것은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들 육군비구는 힘이 센 데다 계율을 어기는 것조차 두려워하지 않았기에
이 거사는 면전에서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하고 그들이 떠난 뒤에 노여워하면서 비난하였다.

“사문 석자가 선량하고 공덕이 있다고들 자칭하면서
사탕만 먹고 물은 마시려 하지 않는구나.”


욕심을 줄이고 자족하며 두타를 실천하던 여러 비구가 이 일을 전해 듣고, 

마음속으로 민망하고 부끄럽게 여겨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다섯 때에만 사탕을 먹도록 청허한다. 

첫째는 멀리 가거나 오는 때이고, 

두 번째는 병이 난 때이고, 

세 번째는 먹을 것이 부족한 때이고, 

네 번째는 공양을 얻지 못한 때이고, 

다섯 번째는 물을 보시하는 처소에 이른 때이다. 

이 다섯 때에만 사탕을 먹는 것을 청허한다. 

오늘부터 물을 마시지 않으면
사탕을 먹는 것도 청허하지 않는다. 

만약 사탕만 먹으면 돌길라죄가 된다.”



우바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사탕을 녹인 음료를 방 안에 보관해 두고 마실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병든 비구는 마실 수 있지만 병이 없는 비구는 마시지 못한다.”




어떤 비구가 두 종류의 공양청을 받게 되자, 

다른 한 건의 공양청을 다른 비구에게 물려주었다. 

이에 이 비구가 이를 받으면서 확인하였다.

“그대가 나에게 물려주는 것입니까?”

“내가 그대에게 물려줍니다.”

다시 물었다.

“어느 때의 공양을 물려주는 것입니까?”

“병사왕이 부처님과 대중 스님들에게 백세(百歲)의
사사공양(四事供養)을 청하였으니, 

이때의 공양청을 물려주겠습니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에게는 두 종류의 공양청이 있으니, 

첫째는 금일청(今日請)이고, 

두 번째는 냉청(冷請)이다. 

만약 하루에 두 건의 공양청을 받게 되면 한 건의 공양청을 다른 사람에게 물려주고, 

한 건의 공양청만 자신이 받아야 한다. 

냉청에는 두 가지가 있으니, 

받아도 청정한 것[隨受淨]이 있고, 

받으면 부정한 것[隨受不淨]이 있다. 

무엇을 받는 것이 청정한가? 

다섯 가지 가다니(佉陀尼)ㆍ다섯 가지 정식(正食)ㆍ다섯 가지 사식(似食)이다. 

다섯 가지 가다니란 무엇인가? 

뿌리ㆍ줄기ㆍ잎사귀ㆍ열매ㆍ가루음식이다. 

다섯 가지 정식이란 무엇인가? 

밥ㆍ곡물 가루ㆍ국수ㆍ생선ㆍ고기이다. 

다섯 가지 사식이란 무엇인가? 

싸라기ㆍ조ㆍ보리ㆍ가사ㆍ유자이다. 

받으면 부정한 것이란 무엇인가? 

다섯 가지 보물과 다섯 가지 사보(似寶)이다. 

다섯 가지 보물이란 금ㆍ은ㆍ마니주ㆍ진주ㆍ파리ㆍ비유리이다. 

무엇이 다섯 가지 사보인가? 

구리ㆍ쇠ㆍ수정ㆍ연석ㆍ백랍이다. 

청정한 물건인 때에는 바로 받을 수 있으나 부정한 물건일 때에는 정화하고 나서 받아야 한다.”

아라비국의 여러 비구가 날마다 연장[作具]을 빌리자 거사가 물었다.

“여러 가지 연장을 왜 스스로 만들지 않고 날마다 빌립니까?”

“부처님께서 우리가 연장을 소지하도록 청허하시지 않았습니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중 스님들을 위해서라면 모든 연장을 소지하도록 청허한다.”

어떤 거사가 기원정사에 방사를 지어 놓았으나 그곳에는 공양구(供養具)가 부족하였다. 

어떤 나그네 비구가 이 방사에서 숙박하면서 물었다.

“이 방사는 누가 지었습니까?”

구주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아무개 거사가 지었습니다.”

이 비구가 하룻밤 숙박하고는 아침 일찍 법의를 입고 발우를 들고서 거사의 처소로 찾아가 물었다.

“그대의 방사에는 어째서 공양구가 부족합니까?”

거사가 대답하였다.

“제가 예전에 넉넉하게 보시하였습니다.”

그러자 이 비구가 말했다.

“제가 그곳에서 하룻밤을 묵고는 공양구가 부족한 것을 보고 이렇게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거사가 비구에게 말했다.

“저와 함께 방사를 감독하는 비구의 처소로 찾아가십시다.”

거사가 방사를 관리하는 비구의 처소로 찾아가서 물었다.

“제가 예전에 장로께 이곳의 공양구를 갖춰 드렸는데 이것들이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이 비구가 대답하였다.

“예전에 주셨던 공양구는 다른 방사의 비구들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에 거사가 말했다.

“저는 과거 다른 방사의 비구가 사용하라고 공양구를 보시한 것이 아니라, 

저의 방사에 머무는 비구께서 사용하라고 보시한 것입니다. 

제가 지은 방사가 비었다고 그 공양구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것은 마땅치 않습니다.”

이 비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부터 단월이 어떤 방사를 보시하면 그 방사에 머무는 비구들만 그 몫을 나눠쓰도록 청허한다.”

사바제에서 어떤 사람의 친척이 타살된 채로 기원정사의 도랑 속에 있는 빈터에 버려져 있었다. 

어떤 비구가 분소의를 찾아다니다 이 죽은 사람 곁에서 옷 한 벌을 주워갔다. 

여러 친지가 기원정사까지 찾으러 왔다가 이 비구를 보고서 물었다.

“대덕이여, 

이러이러한 사람에 대하여 혹시 듣거나 보지 못하셨습니까?”

이 비구가 대답했다.

“그런 사람이 죽은 채로 기원정사의 도랑에 버려져 있기에 제가 그 곁에서 옷 한 벌을 가져 왔습니다.”

이에 그 친척들이 간청하였다.

“저희들과 같이 가서 그 장소를 일러 주십시오.”

이 비구가 그 장소를 가르쳐 주었다. 

이 친척들이 죽은 시체를 보고서 비통에 젖어 말했다.

“당신이 혹 옷 때문에 우리 식구를 죽였을 수 있다.”

이 비구가 말했다.

“저는 정말 그런 적이 없습니다. 

만약 제가 죽였다면 왜 다른 옷가지를 가져가지 않고 남겨 두었겠습니까?”

그러자 이 친척들이 ‘우리가 부드러운 말로 추궁해보았자 이 비구는 사실대로 말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마땅히 관가로 끌고 가야겠다’고 생각하고서 바로 관가로 끌고 갔다.

관리가 이 비구에게 물었다.

“당신이 정말 죽였습니까?”

이 비구가 대답했다.

“저는 비구입니다. 

어떻게 사람을 죽일 수 있겠습니까? 

제가 만약 그 사람을 죽였다면 다른 옷가지도 모두 가져갔을 것입니다.”

이 관인은 총명하며 불법을 신봉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석자 비구는 이런 짓을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그 비구를 놓아주면서 당부하였다.

“만약 다시 이와 같은 일이 있을 경우에는 비구께서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지 않았다면 가져가지 마십시오.”

이 비구가 환란을 가까스로 면하고서 이 일을 여러 비구에게 말하였다. 

여러 비구가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살해당한 사람의 옷을 가져가서는 안 된다. 

만약 가져가면 돌길라죄가 된다.”

여러 비구가 임자가 있는 묘지에서 옷을 가져가자 전다라들이 말하였다.

“묘지에서 옷을 가져가지 마십시오. 

저희가 왕에게 이러이러한 물건을 세금으로 받치고 있습니다.”

여러 비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임자가 있는 묘지의 옷은 주우면 안 된다. 

주우면 죄가 된다.”

여러 비구가 임자 있는 묘지 근처에서 분소의를 가져가자 이것도 전다라가 제지하였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제지한다면 가져가지 말라. 

가져가면 돌길라죄가 된다.”

이때 사바제에 큰 전염병이 돌아서 많은 사람이 죽었다. 

그러자 여러 비구가 화장터에서 장작을 얻어다가 대중 스님들을 위하여 온실을 마련하였다. 

그 장작에 귀신이 따라와 모든 비구가 병고에 시달리게 되자,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화장터에서 장작을 가져오는 것을 청허하지 않는다. 

가져오면 돌길라죄가 된다.”

여러 비구가 천신의 사당에 있는 취의(毳衣)ㆍ겁패의(劫貝衣)ㆍ백전의(白氈衣)를 가져가자 사당을 지키던 사람들이 말하였다.

“대덕이여, 

그 옷들은 사당에 귀속되는 것이니 가져가지 마십시오.”

이에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이까짓 진흙과 나무로 만든 천신이 옷을 가져 무엇 하겠는가?”

그러자 사당을 지키는 사람들이 물었다.

“그렇다면 부처님의 탑과 아라한의 탑에 공양된 물건을 저희들 역시 가져가도 됩니까?”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천신의 사당 안에 있는 취의ㆍ겁패의ㆍ백전의를 가져와서는 안 된다. 

만약 가져오면 투란차죄가 된다.”

많은 발우와 많은 옷과 많은 재물을 가진 어떤 비구가 병이 들었다. 

이에 간병인이 ‘나에게 모든 물건을 물려주거나 혹은 여섯 가지 물건은 대중 스님들에게 베풀고 나머지는 나에게 물려주겠지’라고 생각하고서 병든 비구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병이 든 지 오래이나 차도가 없습니다. 

당신이 죽으면 지금 있는 모든 물건은 대중 스님들이 그 몫을 나누어 가질 것이고
그대 또한 큰 복을 짓지도 못하고 은혜를 입지도 못하게 됩니다. 

당신은 지금 살아 있을 때 여섯 가지 물건을 대중 스님들에게 나누어 주고, 

나머지 물건은 저에게 물려주십시오.”

이에 병든 비구가 ‘물려주지 않으면 나를 제대로 간호하지 않을까 걱정이다’라고 생각하고서
즉시 여섯 가지 물건을 대중 스님들에게 베풀고 나머지 물건은 간병인에게 물려주었다. 


그러나 이 비구는 나중에 병이 낫게 되었다. 

이때 부처님과 대중 스님들이 여름의 마지막 달이라 여러 나라로 유행하려던 참이었다. 

다른 비구는 새로 물들인 옷을 입고 있었으나 이 비구만 혼자 낡은 옷을 입고 있었다. 



부처님께서 아시면서 짐짓 이 비구에게 물으셨다.

“왜 혼자만 낡은 옷을 입고 있는가?”

이 비구가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리자 부처님께서 갖가지 인연을 들어 꾸짖으셨다.

“어찌 명색이 비구가 여섯 가지 물건을 대중 스님들에게 베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였는가? 

다른 사람에게 그 몫을 나눠주어서는 안 되고, 

또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라고 시켜서도 안 된다.”

부처님께서 갖가지 인연을 들어 꾸짖고 나서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여섯 가지 물건은 자기 마음대로 남에게 주어서도 안 되고, 

나눠주라고 시켜서도 안 된다. 

만약 자기가 손수 주거나 나눠주라고 다른 사람에게 시킨다면 돌길라죄가 된다.”

장로 우바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승방의 방사가 무너졌을 경우 그곳에서 쓰던 와구를 내다 팔아 승방을 수리해도 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래도 된다.”

우바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대중 스님들이 소유하고 있는 두 채의 방사가 모두 무너지려고 할 경우에 한쪽 방사를 팔아서 한쪽 방사를 수리해도 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래도 된다.”

교살라국의 변두리에 있는 마을에 도적이 출몰하자, 

여러 거사가 도적을 두려워하여 마을을 버리고 떠나갔다. 

이때 여러 비구가 걸식하기가 힘들어지자 바로 탑의 물건과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버려두고서 옷과 발우만 가지고 떠나갔다. 

이 도적들이 마침내 진정되자 여러 거사가 다시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왔다. 

여러 비구가 탑의 물건과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마련하고자 돈과 재물을 구걸하자, 

거사들이 물었다.

“예전에 있던 탑의 물건과 대중 스님들의 물건은 모두 어디에 있습니까?”

이에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도적이 출몰하던 때에 모두 잃어버렸습니다.”

거사가 물었다.

“그대들의 옷과 발우는 남아 있습니까?”

“저희가 늘 몸에 지니고 다녔습니다.”

마침내 거사들이 꾸짖었다.

“그대들의 옷과 발우는 아끼면서 어째서 부처님의 물건과 대중 스님들의 물건은 아끼지 못하는가.”

여러 비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도적이 출몰하여 불안한 때에는 이를 짊어지고 떠나갔다가 나중에 다시 원래 자리에 가져다 놓도록 청허한다.”

다시 도적들이 출몰하자, 

여러 비구가 자신의 옷과 발우 및 부처님의 물건과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챙겨서 떠나갔다. 

육군비구가 도중에 이들을 만나게 되자 이렇게 주장하였다.

“이것은 대중 스님들의 와구이니 우리가 사용해야겠습니다.”

이때 비구들이 내어 주지 않아 곧 다투게 되었다. 

여러 비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를 짊어지고 떠난 사람들이 사용해야 한다. 

다른 사람은 이것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여러 비구가 탑의 물건과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공터에 놓아두고 옷과 발우를 가지고 걸식을 나갔다가 돌아와 보니, 

이 물건들을 모두 훔쳐간 후였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걸식을 다닐 때에도 부처님의 물건과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짊어지고 다니도록 하라.”

법의를 입고 발우를 들고서 짐을 짊어지자 여간 불편하지가 않았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걸식을 다닐 때에는 물건을 옷 보따리 속에 넣어두는 것을 청허한다.”

이들 비구가 부처님의 물건과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가지고 다니다가 공터에 놓고서 측간에 다녀와 보니, 

옷가지와 물건을 모두 훔쳐간 후였다. 

이에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물건은 잘 간수하여 잃어버리지 않도록 하라. 

마땅히 다른 사람에게 맡겨두거나 은폐된 곳에 숨겨놓아야 한다.”

교살라국의 어떤 주처에 단월이 비구 승가를 위해 옷을 보시하였으나 그 주처에서는 비구 승가가 성립되지를 않았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머물고 있는 세 사람의 비구가 그 몫을 나눠 갖도록 하라. 

두 사람의 비구일 때에도 그 몫을 나눠가져야 하고, 

한 사람의 비구일 때에는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제가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받아 지닙니다’라고 소리 내어 말해야 한다. 

사미가 머물고 있을 때에도 세 사람이거나 두 사람이거나 그 몫을 나눠가져야 하고, 

한 사람일 때에는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제가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받아 지닙니다’라고 소리 내어 말해야 한다.”

교살라국의 어떤 주처에 단월이 비구니 승가를 위해 옷을 보시하였으나 그 주처에는 비구니 승가가 성립되지를 않았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머물고 있는 세 사람의 비구니가 그 몫을 나눠 갖도록 하라. 

두 사람의 비구니일 때에도 그 몫을 나눠가져야 하고, 

한 사람의 비구니일 때에는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제가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받아 지닙니다’라고 소리 내어 말해야 한다. 

세 사람의 식차마니나 두 사람의 식차마니라도 그 몫을 나눠가져야 하고, 

한 사람의 식차마니일 때에는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제가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받아 지닙니다’라고 소리 내어 말해야 한다. 

세 사람의 사미니이거나 두 사람의 사미니라도 그 몫을 나눠가져야 하고, 

한 사람의 사미니일 때에는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제가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받아 지닙니다’라고 소리 내어 말해야 한다.”

교살라국의 어떤 주처에 단월이 비구 승가를 위해 옷을 보시하였으나 그 주처에는 비구 승가가 성립되지를 않았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머물고 있는 세 사람의 비구나 두 사람의 비구가 그 몫을 나눠가져야 한다. 

한 사람의 비구일 때에는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제가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받아 지닙니다’라고 소리 내어 말해야 한다. 

사미가 머물고 있을 때에도 세 사람이거나 두 사람이거나 그 몫을 나눠가져야 하고, 

한 사람일 때에는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제가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받아 지닙니다’라고 소리 내어 말해야 한다.”

그런데 그때 주처에는 비구도 없고 사미도 없었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런 물건은 비구니 승가가 그 몫을 나눠가져야 한다. 

만약 비구니 승가가 없을 때에는 세 사람의 비구니나 두 사람의 비구니가 그 몫을 나눠가져야 한다. 

한 사람의 비구니일 때에는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제가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받아 지닙니다’라고 소리 내어 말해야 한다. 

세 사람의 식차마니이거나 두 사람의 식차마니라도 그 몫을 나눠가져야 하고, 

한 사람의 식차마니일 때에는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제가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받아 지닙니다’라고 소리 내어 말해야 한다. 

세 사람의 사미니이거나 두 사람의 사미니라도 그 몫을 나눠가져야 하고, 

한 사람의 사미니일 때에는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제가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받아 지닙니다’라고 소리 내어 말해야 한다.”

교살라국의 어떤 주처에 단월이 비구니 승가를 위해 옷을 보시하였으나 그 주처에는 비구니 승가가 성립되지를 않았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머물고 있는 세 사람의 비구니나 두 사람의 비구니가 그 몫을 나눠 가져야 한다. 

한 사람의 비구니일 때에는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제가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받아 지닙니다’라고 소리 내어 말해야 한다. 

세 사람의 식차마니이거나 두 사람의 식차마니라도 그 몫을 나눠가져야 하고, 

한 사람의 식차마니일 때에는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제가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받아 지닙니다’라고 소리 내어 말해야 한다. 

세 사람의 사미니이거나 두 사람의 사미니라도 그 몫을 나눠가져야 하고, 

한 사람의 사미니일 때에는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제가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받아 지닙니다’라고 소리 내어 말해야 한다. 

만약 이때 비구니가 전혀 없고 식차마니와 사미니도 없다면 그럴 때에는 비구 승가가 그 몫을 나눠가져야 한다. 

나아가 사미의 경우까지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교살라국의 어떤 주처에 단월이 2부의 승가를 위해 옷을 보시하였으나 그 주처에는 비구 승가가 성립되지를 않았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니 승가가 그 몫을 나눠가져야 한다.”

비구니 승가 역시 성립하지 않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세 사람의 비구나 두 사람의 비구가 그 몫을 나눠 갖도록 하라. 

한 사람의 비구일 때에는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제가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받아 지닙니다’라고 소리 내어 말해야 한다. 

세 사람의 비구니나 두 사람의 비구니가 그 몫을 나눠가져야 하고, 

한 사람의 비구니일 때에는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제가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받아 지닙니다’라고 소리 내어 말해야 한다. 

세 사람의 식차마니이거나 두 사람의 식차마니라도 그 몫을 나눠가져야 하고, 

한 사람의 식차마니일 때에는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제가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받아 지닙니다’라고 소리 내어 말해야 한다. 

세 사람의 사미나 두 사람의 사미일 때에도 그 몫을 나눠가져야 하고, 

한 사람의 사미일 때에는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제가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받아 지닙니다’라고 소리 내어 말해야 한다. 

세 사람의 사미니이거나 두 사람의 사미니라도 그 몫을 나눠가져야 하고, 

한 사람의 사미니일 때에는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제가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받아 지닙니다’라고 소리 내어 말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사바제에 계실 때였다. 

어떤 거사가 부처님과 대중 스님들께 다음날 공양을 청하였다. 

부처님께서 잠자코 그 청을 수락하시자, 

거사가 부처님께서 잠자코 그 청을 수락하신 것을 알고서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드리고 주위를 돌고 나서 집으로 돌아갔다. 

이날 밤 갖가지 음식을 마련하고서 아침 일찍 일어나 부처님께서 앉으실 자리를 깔아 놓고 사람을 보내 부처님께 알렸다.

“공양이 이미 마련되었습니다. 

성인께서는 때를 아소서.”

대중 스님들은 법의를 입고 발우를 들고서 거사의 집으로 찾아가고, 

부처님께서는 정사에 머무시면서 당신 몫의 음식을 맞이하셨다. 

이 거사는 대중 스님들이 모두 좌정한 것을 보고서 손수 물을 돌리고는 상좌와 중좌에게만 좋은 음식을 베풀고 하좌와 사미에게는 덜 여문 쌀밥과 깻묵을 야채와 섞어서 볶은 음식을 베풀었다. 

여러 거사와 대중 스님들에게 좋은 음식을 베풀고 나자 손수 손 씻을 물을 돌리고 작은 좌구를 내어다가 대중 스님들 앞에 앉아서 설법을 요청하자, 

상좌 사리불이 설법을 마치고 자리에서 떠나갔다. 

이때 라후라는 사미였다. 

그는 공양을 마치고 부처님의 처소로 찾아가 머리 조아려 부처님의 발에 예배드리고 한쪽으로 비켜섰다.

비구가 공양을 마치고 나면 위로하고자 “맛있는 음식을 충분히 먹었는가?”라고 이와 같이 물어보는 것이 모든 부처님의 상법이었다.

그때에도 부처님께서 라후라에게 물으셨다.

“대중 스님들이 모두 충분히 공양하였는가?”

“얻을 수 있었던 이는 충분히 공양하였고, 

얻을 수 없는 이들은 충분히 공양하지 못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물으셨다.

“왜 그런 말을 하는가?”

라후라가 대답하였다.

“세존이시여, 

여러 거사가 상좌와 중좌 스님에게는 좋은 음식을 배부를 정도로 베풀었으나 하좌 스님과 사미에게는 덜 여문 쌀밥과 깻묵을 야채와 섞어서 볶은 음식만 베풀었습니다.”

이때 라후라는 몹시 수척하고 원기도 부족하였다. 

이에 부처님께서 아시면서 짐짓 라후라에게 물으셨다.

“너는 왜 그렇게 수척하고 원기도 부족한가?”

라후라가 게송으로 말씀드렸다.


참기름을 먹는 이는 기력이 좋고

소를 먹는 이는 안색이 좋지만

깻묵과 야채만 먹어 안색도 기력도 없다는 걸

하늘 중의 하늘이신 부처님은 잘 아실 겁니다.


부처님께서 아시면서 짐짓 라후라에게 물으셨다.

“지금 대중 스님들 가운데 누가 상좌를 맡고 있는가?”

라후라가 말씀드렸다.

“화상 사리불이십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 사리불이 음식을 부정하게 먹었구나.”

‘오늘 세존께서 비구 사리불이 음식을 부정하게 먹었다고 꾸짖으셨다’는 소식을 장로 사리불이 듣게 되었다. 

그는 이 소식을 듣고 나서 즉시 먹은 것을 토해내고 목숨이 다하도록 모든 공양청과 대중 스님들의 보시를 끊고 언제나 걸식법을 수지하였다. 

이에 대 귀족들과 거사들이 대중 스님들에게 공양을 베풀고 싶고, 

사리불을 자기 집으로 모시고 싶어 마침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원컨대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명을 내리시어 다시 공양청을 받도록 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여러 단월들에게 말씀하셨다.

“여러분은 사리불이 다시 공양청을 받게 하라고 청하지 마십시오. 

사리불의 성품은 받는다면 반드시 받고, 

버린다면 반드시 버립니다. 

사리불은 비단 금생에만 이런 성품을 가졌던 것이 아닙니다. 

과거세에서도 역시 그런 성품을 가져 받는다면 반드시 받았고 버린다면 반드시 버렸습니다. 

여러분은 이제 잘 들으십시오.”

그때 세존께서는 사리불의 본생(本生) 인연을 자세히 설명하셨다.

“과거세 어느 때에 한 국왕이 독사에게 물렸습니다. 

독을 다스릴 줄 아는 의사는 사가라주(舍伽羅呪)를 외워 독사를 불러 놓았습니다. 

그는 미리 큰 불을 피워놓고 독사에게 말했습니다.

‘네가 불 속에 들어가겠는가, 

아니면 다시 그 독을 빨아내겠는가?’

이 독사는 생각했습니다.

‘한 번 뱉은 독이다. 

어찌 목숨을 부지하고자 이미 뱉은 것을 다시 삼킨단 말인가. 

다시 삼킬 수는 없다. 

내 차라리 불에 들어가 죽겠다.’

이와 같이 생각하고 나서 불속으로 몸을 던졌습니다.”

부처님께서 여러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그때의 뱀이 바로 지금의 사리불입니다. 

이 사람은 과거세에도 받는다면 반드시 받고 버린다면 반드시 버렸으며, 

금생에서도 역시 그렇습니다.”

이때 부처님께서 갖가지 인연을 들어 사리불을 꾸짖고 나서 여러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마땅히 상좌법을 행해야 한다. 

어떻게 행해야 하는가? 

건추 소리가 들리거나 끼니때가 되었다는 소리가 들리면 속히 자기 자리로 가서 앉아야 한다. 

그런 다음 중좌 비구와 하좌 비구들을 살펴 혹 여법하지 않게 앉은 자가 있는지 살펴야 하고, 

그 앉음새가 여법하지 않을 때에는 올바르게 지시해야 한다. 

그 비구가 만약 이를 알아차리지 못할 때에는 손가락을 튕겨서 주의를 환기시켜야 하고, 

손가락을 튕겨도 알아차리지 못할 때에는 말로써 그 자리를 고쳐 앉게 하되 마땅히 천천히 부드럽게 타일러야 한다. 

또 상좌는 시주가 대중 스님들에게 음식을 베풀 때 먼저 먹어서는 안 되며, 

모두에게 돌아갈 때까지 기다렸다가 ‘모두들 공양하십시오’라고 창언하는 소리를 듣고 나서 음식을 먹어야 한다. 

이와 같이 모든 대중 스님들은 그 상좌법에 따라 행동하여야 한다.”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실 때였다. 

왕사성에 시리구다(尸利仇多)라고 하는 거사가 있었는데, 

아주 부유하여 재물도 많았고 큰 덕망도 갖추고 있었다. 

이 사람은 외도 바라문의 제자로 사문 구담이 과연 일체지(一切智)를 얻었는지 의심하였다. 

마침내 부처님께서 계신 처소를 찾아가 부처님께 인사하고서 한쪽에 앉자 부처님께서 시리구다에게 설법하고 가르침을 보여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셨다. 

그렇게 이런 것은 마땅히 행해야 하고 이런 것은 마땅히 행하지 말아야 한다고 갖가지 인연을 들어 설법하시고는 잠자코 계셨다. 

거사 시리구다가 설법을 듣고 나서 부처님을 향하여 합장하고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사문 구담이여, 

저를 불쌍히 여겨 내일 저희 집에 오셔서 공양을 받으십시오.”

이 시리구다가 제도 받을 만하였기에 부처님께서는 잠자코 그 공양청을 수락하셨다. 

시리구다는 부처님께서 침묵으로 수락하신 것을 알고서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서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그는 대문간에 큰 불구덩이를 파놓고서 연기나 불꽃이 보이지 않도록 모래를 가져다 그 위를 덮어 놓고서 ‘만약 사문 구담이 정말 일체지를 얻은 사람이라면 이와 같은 일쯤이야 마땅히 알 것이다. 

만약 일체지를 얻은 사람이 아니라면 사문 구담과 그 제자들은 이 불구덩이 속으로 떨어져도 마땅하다’라고 생각하였다. 

또 집에 들어가 의자의 바닥이 되는 노끈을 떼어내고 그 위에 흰 천을 깔면서 ‘만약 일체지를 얻은 사람이라면 이런 일쯤이야 마땅히 알 것이다. 

만약 일체지를 얻은 사람이 아니라면 사문 구담이나 그 제자들은 앉다가 자빠져도 마땅하다’라고 생각하였다. 

또 시리구다는 독을 가져다 음식에 섞으면서 ‘만약 일체지를 얻은 사람이라면 이런 일쯤이야 마땅히 알 것이다. 

일체지를 얻은 사람이 아니라면 중독되어 죽어도 마땅하다’라고 생각하였다. 

그리고 아침 일찍 사람을 보내 이렇게 전했다.

“공양이 이미 마련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때를 아소서.”

그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승가의 모든 비구들에게 여래보다 앞장서서 가지 말고 모두들 여래의 뒤를 따라오게 하라.”

아난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전하였다.

“모든 비구는 부처님보다 앞서 가지 마십시오. 

모두 부처님의 뒤를 따라가야 합니다.”

대중 스님들에게 지시한 다음, 

이때 부처님께서 법의를 입고 발우를 들고서 앞서 가시자 여러 비구가 부처님을 뒤따랐다. 

부처님께서 시리구다의 집에 들어서실 때, 

부처님께서는 그 불구덩이를 연꽃이 가득한 연못으로 변화시키셨다. 

그곳에는 달콤하고 시원한 맑은 물이 가득했고, 

또 물속에는 빨갛고 하얀 온갖 색깔의 연꽃이 피어나 물 위를 가득 덮었다. 

이때 부처님과 대중 스님들이 모두 이 넓은 연꽃을 밟고 집 안으로 들어가 시리구다에게 말씀하셨다.

“거사여, 

그대는 마음속 의심을 털어내야 합니다. 

나는 실제로 일체지를 얻은 사람입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고 집안으로 들어가 노끈을 매지 않은 평상을 노끈을 맨 온전한 평상으로 변화시켰다. 

그리고 다시 시리구다에게 말씀하셨다.

“거사여, 

그대는 마음속 의심을 털어내야 합니다. 

나는 실제로 일체지를 얻은 사람입니다.”

이 시리구다가 두 가지 신통력을 목격하고서 그 신심이 즉시 청정해져 부처님을 공경하고 존중하게 되었다. 

이때 시리구다가 기뻐하며 합장하고서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음식 속에 독이 들어 있으니, 

대중 스님들께서 이를 드시게 되면 병이 나실 것입니다.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제가 다시 음식을 마련하겠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거사여, 

그 음식을 그냥 보시하십시오. 

대중 스님들은 병이 나지 않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대중 스님들에게 다 같이 공양하라고 창언하기 전에는 음식에 손대지 말라고 전하라.”

아난이 가르침을 받들어 즉시 대중 스님들에게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였다.

“대덕 스님들이시여, 

다 같이 공양하라고 창언하기 전에는 일체 음식에 손대지 말라고 부처님께서 분부하셨습니다.”

이때 부처님께서 다음과 같이 축원하셨다.

“음욕ㆍ분노ㆍ어리석음은 이 세간의 독약이니, 

여래가 진실한 법으로 모든 독을 없애고 이를 풀어 버린다. 

모든 부처님에게는 3독이 없으니, 

이와 같이 진실한 말에 의해 독이 모두 사라지게 되리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모든 음식이 곧 청정해져서 독이 제거되었다. 

이때 시리구다 거사가 자리에서 일어나 손 씻을 물을 돌리고, 

좋은 음식을 손수 덜어드리며 양껏 들게 하였다. 

대중 스님들이 배불리 먹고 나서 손을 씻고 발우를 거두어들이자 시리구다는 작은 좌구를 내어다가 부처님 앞에서 설법을 듣고자 하였고, 

부처님께서는 그 뜻에 따라 깊고 청정한 묘법을 연설하셨다. 

시리구다는 곧 앉은 자리에서 모든 법에 있어 청정한 법안을 얻었으니, 

이와 같이 시리구다는 법을 성취하고 법을 보고 법을 알고 선법(善法)과 정법(淨法) 가운데 머물러 그 마음의 미혹을 제거해서 외도법을 믿지 않게 되고 외도의 말을 따르지 않게 되었다. 

마침내 부처님 법 가운데에서 두려움 없는 힘을 얻게 되자, 

즉시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드리고 말씀드렸다.

“대덕이시여, 

저는 오늘부터 부처님께 귀의하고 법에 귀의하고 스님들께 귀의합니다. 

5계를 지켜 우바새가 되겠습니다.”

부처님께서는 시리구다를 위하여 다시 여러 가지로 설법하고 가르침을 보여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셨다. 

부처님께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본래의 처소로 돌아와서는 이 인연으로 스님들을 모으셨다. 

스님들이 모이자 모든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여래보다 앞서 걸어서는 안 된다. 

화상이나 아사리 또는 모든 상좌보다 앞서 걸어서는 안 된다. 

오늘부터 다 같이 공양하라고 창언하기 전에는 먼저 음식에 손을 대어서는 안 된다. 

먼저 공양하면 돌길라죄가 된다.”

교살라국의 어떤 주처에서 2부의 대중 스님들이 옷보시를 얻게 되었는데 비구가 많고 비구니가 적었다. 

이에 비구가 말하였다.

“우리가 두 몫을 가질 테니 당신들은 한 몫만 가지시오.”

비구니가 주장하였다.

“반반씩 나누어야 합니다.”

여러 비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와 비구니가 똑같이 그 몫을 나누어야 한다. 

식차마니ㆍ사미ㆍ사미니가 있을 때에는 네 몫으로 나누어 그 네 번째 몫을 주도록 하라.”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실 때였다. 

제바(提婆)라는 거사가 부처님과 대중 스님들을 위하여 방사를 짓고는 매우 장엄하게 꾸미고 음식도 넉넉히 준비해 두었다. 

이때 많은 비구가 이 정사로 모여들었으니 1,250명이나 되었다. 

그러자 곧 어떤 거사가 대중 스님들에게 옷을 보시하려고 하면서 말하였다.

“대중 스님들 가운데서 큰 소리로 창언하도록 부처님께서 청허하시면 좋겠습니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보시할 때 대중 스님들 가운데서 큰 소리로 창언하도록 청허한다.”

이에 비구가 평지에 서서 창언하니, 

많은 스님들이 그 소리를 듣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좌석 위에 올라서서 창언하도록 청허한다.”

그러나 좌석 위에 올라서서 창언해도 듣지 못하였다. 

마침내 높은 곳에 올라가서 창언하자 이를 볼 수도 있고 그 소리를 들을 수도 있게 되었다.

또 어떤 거사가 대중 스님들이 모인 자리에서 옷가지를 보시하는 것을 보고서 이렇게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제가 옷을 마라비하라(摩羅鞞訶羅)에게도 보시하도록 청허하신다면 좋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라비하라에게 보시하도록 청허한다.”

여러 사람들이 말하였다.

“우리가 옷깃을 모아 쥐고 가져가게 부처님께서 청허하시면 좋겠다. 

옷이 땅에 끌리거나 발에 밟히지 않는가?”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끈으로 양쪽을 매어 각자 한 사람씩 그 가운데를 잡도록 청허한다.”

옷 보따리가 여전히 진흙탕에 끌리게 되어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멜대를 만들어 메도록 청허한다.”

이때 어린 남녀아이가 멜대를 들고 가는 도중에 사람들이 풍물을 놀며 먹고 마시고 노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에 옷 보따리를 한쪽에 놓아두고 이를 구경하다가 그만 옷가지를 잃어버리게 되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법랍 6년에서 법랍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비구나 비구니 또는 식차마니ㆍ사미ㆍ사미니가 5중(衆)을 위해 옷을 짊어지도록 하라.”

다시 어떤 거사가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향로를 가지고 앞서 가도록 청허하시면 좋겠습니다.”

이에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를 청허한다.”

이때 대중이 조용히 행차하자, 

여러 외도들이 질투심에서 말하였다.

“이 사문 석자들은 죽은 사람을 이고 가는 것과 다름없이 하는구나.”

이에 거사들이 말하였다.

“우리가 세속법에 따라 합창하고 풍악을 울리며 가도록 부처님께서 청허하시면 좋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를 청허한다.”

어떤 거사가 대중이 모인 것을 보고서 옷가지를 많이 보시하면서 말하였다.

“곳곳마다 큰 소리로 찬탄하도록 부처님께서 청허하시면 좋겠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를 청허한다.”

옷을 보시하는데도 받는 사람이 아무도 없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미리 갈마를 작지하여 한 사람이 대표로 수령하도록 청허한다.”

보시 받은 옷가지를 간수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갈마를 작지하여 한 사람이 이를 간수하도록 청허한다. 

만약 그 비구에게 다섯 가지 법이 없다면 그를 옷을 수령하는 사람으로 갈마를 작지해서는 안 된다. 

무엇이 그 다섯 가지인가? 

받아야 할지 받지 말아야 할지 모르는 것이고, 

받은 물건이 어떤 것인지 모르는 것이고, 

그 값을 모르는 것이고, 

그 수량을 모르는 것이고, 

옷을 놓아둔 장소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비구에게 다섯 가지 법이 있다면 그를 옷을 수령하는 사람으로 갈마를 작지해야 한다. 

다섯 가지란 받아야 할지 받지 말아야 할지를 아는 것이고, 

받은 물건이 어떤 것인지 아는 것이고, 

그 값을 아는 것이고, 

그 수량을 아는 것이고, 

옷을 놓아둔 장소를 기억하는 것이다.”

교살라국의 어떤 주처에서 2부의 대중 스님들이 옷보시를 받게 되자, 

비구니가 말하였다.

“우리가 보시 받은 물건을 각자 한 곳에 모아놓도록 부처님께서 청허하시면 좋겠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를 청허한다.”

여러 비구니가 옷가지ㆍ음식ㆍ와구ㆍ병에 따른 약을 보시하는 사람이 없거나 어떤 단월이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주면, 

이를 비웃으면서 말하였다.

“자기 부인을 더 아끼는 까닭에 저렇게 베푸는 것이다.”

이에 여러 비구니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저희들이 시주받은 물건을 다시 한 곳에 돌려놓도록 청허하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를 청허한다.”

보시 받은 옷가지를 나누어주는 사람이 없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시주물을 나누어주는 사람을 갈마를 작지하여 선출해야 한다. 

다섯 가지 법을 성취하지 못한 그런 비구를 갈마를 작지하여 옷을 나누어주는 사람으로 선출해서는 안 된다. 

무엇이 그 다섯 가지인가? 

그 옷의 모양을 가리지 못하는 것이고, 

옷의 색깔을 가리지 못하는 것이고, 

옷의 값어치를 알지 못하는 것이고, 

수량을 알지 못하는 것이고, 

주었는지 주지 않았는지를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그 비구가 다섯 가지 법을 성취하였다면 갈마를 작지하여 옷을 나누어주는 사람으로 선출해야 한다. 

그것은 그 옷의 모양을 아는 것이고, 

옷의 색깔을 아는 것이고, 

옷의 값어치를 아는 것이고, 

수량을 아는 것이고, 

주었는지 주지 않았는지를 기억하는 것이다.”

여러 비구니가 옷을 나눌 때 매우 소란스럽게 말했다.

“이것은 좋고, 

이것은 나쁘구나.”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옷을 나눌 때에는 떠들어서는 안 된다. 

좌중을 소란스럽게 하니 조용히 나눠주는 옷을 받아야만 한다.”

부처님께서 사바제에 계실 때였다. 

그때 기원정사에 어떤 거사가 새로 방사를 세운 것을 인연하여 음식을 베풀었다. 

이때 많은 비구가 이 정사에 모여들었으니 1,250명이나 되었다. 

여러 비구가 어지럽게 입장하고, 

어지럽게 앉고, 

어지럽게 공양하며 그 상좌가 되는 순서를 지키지도 않았다. 

또 어떤 비구는 끼니때보다 앞서 입장하였고, 

또 어떤 비구는 끼니때에 입장하였고, 

또 어떤 비구는 끼니때가 지나 입장하였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끼니때가 되었다고 창언해야 한다.”

끼니때가 되었다고 창언한 때에도 멀리서는 잘 들리지 않았다. 

그래서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건추를 쳐야 한다.”

건추를 쳐도 멀리서는 잘 들리지 않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북을 쳐야 한다.”

평지에서 북을 치자 멀리에서는 잘 들리지 않았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단에 올라서서 쳐야 한다.”

이 역시도 그 소리가 잘 들리지 않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높은 곳에 올라가서 쳐야 한다.”

그러자 비로소 북치는 모습이 보이고, 

그 소리가 제대로 들렸다.

또 어떤 때에는 식사 준비를 살피는 사람[看食人]이 없어 음식이 미처 마련되지 않거나 미처 익지 않기도 하였고, 

끼니때가 되어도 음식이 좋지 못했다. 

또 어떤 때에는 식사 준비를 살피는 사람이 있어서 음식이 제대로 마련되고 제대로 익혀져 끼니때가 되면 음식이 좋았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식사 준비를 살피는 비구를 대중 스님들 사이에서 갈마를 작지하여 선출해야 한다.”

교살라국의 어떤 주처에서 2부의 대중 스님들이 옷보시를 받게 되었는데 비구는 적고 비구니는 많았다. 

이에 비구들이 이렇게 말하였다.

“이 옷가지를 반으로 나누어 반은 비구 스님들에게 드리고 반은 비구니 스님들에게 드립시다.”

그러자 비구니들이 말하였다.

“저희들이 예전에 대중의 인원수가 적었을 때에 비구들께서 두 몫을 취하고 저희는 한 몫을 취하였습니다. 

오늘은 저희가 많은데 왜 반만 주십니까?”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와 비구니가 똑같이 그 몫을 나누어야 한다. 

식차마니ㆍ사미ㆍ사미니가 있을 때에는 네 몫으로 나누어 그 네 번째 몫을 주어야 한다.”

어느 때에 단월이 대중 스님들에게 음식을 보시하려고 공터에 있었는데 쟁반에는 남은 떡이 있었고, 

광주리에는 남은 밥이 있었고, 

나무 그릇에는 국이 있었다. 

이에 여러 외도의 이학(異學)들이 질투심으로 술지게미를 가져다 밥과 국 속에 넣고 생각하였다.

‘이 음식을 부정하게 만들어 이 출가인들이 먹지 못하게 해야겠다.’

여러 비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바로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버릴 수 있는 만큼 버리고 나머지는 먹어도 된다.”

여러 비구가 사미와 함께 한 발우에 음식을 받았다. 

비구가 음식을 사미에게 주자, 

사미가 이를 먹고 나서 다시 비구에게 주었다. 

비구가 손을 씻고 다시 사미에게서 음식을 받았으나, 

마음속으로 ‘이것이 혹시 부정한 음식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생겨 바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일심으로 정말 사미에게 발우의 음식을 주었다면 그 음식은 청정하다.”

여러 사미가 그릇ㆍ단지ㆍ광주리ㆍ국자를 들고 음식을 돌릴 때, 

비구가 사미를 대신하여 그의 몫의 음식을 받았다. 

이렇게 사미가 음식을 돌릴 때 비구가 그를 대신해 음식을 받고는 이 비구가 마음속으로 ‘남의 음식에 손을 댄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내었다. 

이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가 받으면서 손을 댄 것은 계율을 범한 것이 아니다.”

여러 비구가 공양을 마치고 나서 더러워진 발우를 사미와 단월에게 주자 사미와 단월이 그 발우를 씻고 나서 여러 단지와 그릇 가운데 두었다. 

여러 비구가 ‘이것이 혹시 부정한 것이 아닌가?’ 하고 의심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일심으로 정인에게 발우를 주었다면 그것은 청정한 것이다.”

여러 비구에게 어떤 단월이 공터에서 음식을 베풀었다. 

여러 비구는 공양을 마치고 나서 먹고 난 그릇을 그대로 놓고 떠나갔다. 

그런데 비바람이 몰아치고 흙탕물이 튀어 그릇이 깨끗하지 못하게 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식기를 깨끗하게 씻어 지붕이 있는 곳에 가져다 놓아야 한다.”

여러 비구가 두세 번 비누로 문질러도 기름때가 잘 닦이지 않자, 

나무로 기름때를 긁어낸 다음에 비누로 깨끗이 씻었다. 

그런데 물을 멀리서 길어 와야 하였기에 여러 거사가 물을 보시하면서 말하였다.

“얼마나 멀리서 물을 떠오는지 아십니까? 

어찌 이리 물을 헤프게 쓰십니까?”

여러 비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일심으로 두세 번 비누로 깨끗이 씻어냈다면 그 일을 청정하게 했다고 할 수 있다.”

어느 때에 웅덩이에 물이 있어 대중 스님들이 이를 길어다 썼다. 

그런데 이곳에 코끼리ㆍ말ㆍ노새ㆍ소ㆍ양ㆍ돼지ㆍ개가 모두 들어가 물을 마시고 방뇨하여 물이 더러워졌다. 

게다가 나뭇잎ㆍ꽃ㆍ열매까지 모두 물속으로 떨어져 썩고 냄새가 나 깨끗하지 못하였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물속의 부정한 것들을 치워야 한다. 

깨끗이 치워내고 남은 물을 마셔야 한다.”

여러 비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물이 혼탁하고 그 맛이 쓴 경우에도 마셔야 합니까?”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더럽다고 미리 의심했을 때에는 마셔서는 안 된다. 

미리 의심하지 않았을 때에는 마셔야 한다.”

교살라국의 어떤 주처에서 대중 스님들이 옷보시를 얻게 되었으나, 

이것은 이 주처에 보시된 계보시(界布施)가 아닌 현전보시(現前布施)였다. 

그러자 갈마를 해야 하는 비구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옷가지를 두 몫으로 나누고서 ‘이 몫은 상좌에게 귀속되고 이 몫은 하좌에게 귀속됩니다’라고 이렇게 말하라. 

또 ‘이 몫은 하좌에게 귀속되고 이 몫은 상좌에게 귀속됩니다’라고 말하라. 

이렇게 하고 나면 곧 갈마를 마친 것이 된다. 

그 뒤 다른 주처에 머무는 비구가 내방하였을 경우에 주고 싶지 않다면 주지 않아도 된다. 

만약 위에서 말한 법에 따라 작지하지 않았다면 그 옷을 받아서는 안 된다. 

받게 되면 돌길라죄가 된다. 

만약 이와 같이 작지하지 않고서 [그 옷을 가지고] 경계를 벗어난다면 돌길라죄가 되며, 

또한 [그런 옷은] 다른 비구와 함께 그 몫을 나누어야만 한다. 

먼저 그 옷가지의 값어치와 수량을 따져 본 다음에 ‘이 몫은 제가 취하겠으니 나머지 몫은 그대에게 귀속됩니다. 

제 몫은 이와 같으니 제가 수지하겠습니다’라고 말해야 한다. 

위에서 말한 법에 따라 갈마를 작지한 다음에 다른 주처에 머무는 비구가 내방했을 경우에는 주고 싶지 않다면 주지 않아도 된다. 

만약 이와 같이 작지하지 않았다면 다른 비구에게도 그 몫을 나눠주어야 한다. 

만약 위에서 말한 법에 따라 작지하지 않았다면 그 옷을 받아서는 안 되며, 

그런 옷을 가지고 경계를 벗어나면 돌길라죄가 된다.

만약 어떤 비구가 ‘이 옷 가운데 한 벌만 가지겠습니다’라고 말하고, 

‘제 몫은 이것으로 족하니 나머지는 여러분 몫입니다’라고 말했다면, 

이와 같이 해도 갈마법을 작지한 것이 된다. 

이에 수반된 나머지 조항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런 옷가지는 한 사람의 비구에게 위임하는 갈마를 작지해야 한다. 

어떻게 위임하는가? 

일심으로 스님들을 모으고, 

한 비구가 대중들 사이에서 다음과 같이 창언해야 한다.

‘대덕 스님들께서는 청허하십시오. 

이 옷가지는 이 주처에 현재 모여 계신 스님들이 그 몫을 나누어야 합니다. 

스님들께서 시도하셨다면 스님들께서는 인허하고 청허하소서. 

아무개 비구에게 스님들께서 갈마를 작지하여 옷가지를 위임해 주십시오.’

이와 같이 표백하고, 

백사갈마를 작지하면 스님들이 아무개 비구에게 옷가지를 위임하는 갈마를 작지한 것이 되니, 

스님들이 이를 인허하고 침묵했기 때문이다. 

이 일은 이와 같이 작지하라.”

이때 어떤 비구가 받은 옷을 다시 되돌리기를 거부하면서 말하였다.

“선법(善法)ㆍ선언(善言)ㆍ선시법(善施法)의 어느 곳에 되돌려주라는 말씀이 있는가? 

어찌됐건 옷은 여전히 대중 스님들 가운데 있는데, 

내가 왜 되돌려주어야 하는가?”

여러 비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바로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청정하기 위해 돌려주는 것이다. 

이와 같이 권유할 때 그 비구가 되돌려 준다면 괜찮지만, 

되돌려 주지 않는다면 강제로라도 빼앗아라. 

그 비구는 돌길라죄에 해당되니, 

마땅히 참회시켜야 한다.”

우바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여러 비구에게 부신의(覆身衣)ㆍ몸을 닦는 수건ㆍ발을 닦는 수건ㆍ얼굴을 닦는 수건ㆍ승기지(僧祇枝)ㆍ니원승(泥洹僧)의 착용을 청허하셨습니다. 

이와 같은 옷을 무엇이라고 불러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파가라(波迦羅)라고 하라.”[파가라는 중국말로 조신의(助身衣), 

즉 몸에 직접 닿는 옷이라는 뜻이다.]

우바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런 옷은 어떻게 받아야 합니까?”

“이와 같은 옷은 ‘이 파가라의를 제가 받아 사용합니다’라고 말해야 한다.”

“어떤 사람들에게서 받아야 합니까?”

“5중(衆)에게서 받아야 한다.”

우바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상좌 비구가 사리에 밝지 못하여 법답지 못하게 갈마를 제지했을 때, 

이와 같은 제지가 성립합니까?”

“성립하지 않는다.”

또 물었다.

“계율을 지키는 이가 법답지 못하고 선법에 어긋나게 갈마를 제지했을 때, 

이와 같은 제지가 성립합니까?”

“성립하지 않는다.”

우바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여법한 갈마를 제지했을 때에는 그 갈마의 제지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모든 갈마에 그 제지가 성립하지 않습니까?”

“그렇지 않다. 

우바리야, 

혹 어떤 사미가 구족계를 받을 때에 마음속으로 이를 후회하여 구족계를 받지 않고자 ‘나는 구족계를 받지 않겠다’라고 말할 경우, 

이 말로써 그 갈마의 제지가 성립한다. 

사미니가 6법(法)을 받아 식차마니가 될 때에 ‘나는 6법을 받지 않겠다’라고 말할 경우, 

이 말로써 그 제지가 성립한다. 

식차마니가 구족계를 받을 때에 ‘나는 구족계를 받지 않겠다’라고 말할 경우, 

이 말로써 그 갈마의 제지가 성립한다. 

승가바시사죄를 지은 비구에게 파리바사ㆍ마나타ㆍ본일치를 작지해 주거나 아부가나갈마(阿浮呵那羯磨)를 작지할 때 이 비구가 ‘작지하지 말라. 

나는 그런 것이 필요 없다’라고 말할 경우, 

이 말로써 갈마의 제지가 성립한다. 

만약 비구 열네 사람이 스님들 가운데서 갈마를 할 때에 ‘나는 그런 것이 필요 없다’라고 말할 경우, 

이 말로써 그 갈마의 제지가 성립한다.”

우바리가 여쭈었다.

“쫓겨난 어떤 비구가 참회하고 싶어 하고 참회할 때 뜻을 굽혀 승법(僧法)에 순종할 경우에는 경계의 밖에서도 갈마를 작지하여 그 빈갈마를 해제할 수 있습니까?”

“그럴 수 없다. 

빈갈마를 해제해 주는 자는 죄가 된다.”

우바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두 가지 인연으로 승가를 깨뜨리는 것을 알 수 있으니, 

첫 번째는 스님들 사이에서 창언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투표를 하는 것이다’라고 다른 처소에서 말씀하셨습니다. 

적주(賊住) 비구가 스님들 사이에서 창언하거나 투표를 행하면, 

이를 승가를 깨뜨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그럴 수 없다.”

“여학 사미가 스님들 사이에서 창언하거나 투표를 행하면, 

이를 승가를 깨뜨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깨뜨릴 수 없다.”

우바리가 여쭈었다.

“본래 속인인 네 사람이 대중 스님들 사이에서 창언하거나 투표를 행하여 승가를 깨뜨릴 수 있습니까?”

“깨뜨릴 수 없다.”

“스님들의 정족수를 채우는 한 비구가 그 근을 바꿔 비구니가 되었을 경우, 

승가를 깨뜨릴 수 있습니까?”

“깨뜨릴 수 없다.”

우바리가 여쭈었다.

“풀을 깔아 놓은 자리나 기다란 평상에 구족계를 받지 않은 사람과 함께 앉아도 됩니까?”

“앉아도 된다.”

“황문(黃門)과 함께 앉을 수 있습니까?”

“그래서는 안 된다.”

“여학 사미와 함께 앉아도 됩니까?”

“앉아도 된다.”

“두 명의 여학 사미가 함께 앉아도 됩니까?”

“그래서는 안 된다.”

우바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느 정도 크기의 평상을 긴 평상이라고 합니까?”

“최소한 그 평상에 네 사람 정도는 앉을 수 있어야 이를 긴 평상이라고 한다.”

어떤 거사가 기원정사 안에 방사를 지었다. 

이 방사에 머무는 비구가 법의를 입고 발우를 들고서 사바제성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거사가 그를 보고 물었다.

“스님께서는 왜 걸식을 나오셨습니까?”

이 비구가 대답하였다.

“음식을 얻지 못한 까닭입니다.”

이에 거사가 말하였다.

“장로께서는 돌아가십시오. 

제가 장로께 음식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는 바로 음식을 보내주니, 

이 비구가 물었다.

“이 음식은 누구에게 베푸는 것입니까?”

급사가 대답하였다.

“이 음식은 스님들께 베푸는 것입니다.”

이 비구가 즉시 급사를 시켜 음식을 가져다 스님들이 공양하는 장소에 갖다 놓게 하였다. 

이 비구가 그 다음날 다시 법의를 입고 발우를 들고서 사바제성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거사가 이를 보고 다시 물었다.

“장로께서는 왜 걸식을 나오셨습니까?”

“음식이 없기 때문에 걸식합니다.”

“제가 어제 보내 드린 음식을 왜 드시지 않습니까?”

“그대가 어제 음식을 보내 주었기에 제가 급사에게 ‘이 음식은 누구에게 베푸는 것인가?’라고 물었습니다. 

급사가 스님들에게 베푸는 것이라고 대답하기에 저는 그것을 스님들이 공양하는 처소에 갖다 놓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음식을 먹지 못했습니다.”

“저는 모든 스님들에게 음식을 보내드린 것이 아니라, 

제 방사에 머물고 있는 스님들에게 음식을 보내드린 것입니다.”

이 비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바로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시주의 공양물이 방사에 머무는 대중 스님들을 위한 것이라면, 

그 방사에 머무는 비구가 이를 먹어야 한다.”

어떤 거사가 기원정사 안에 방사를 지었다. 

이 거사가 며칠 지나 기원정사로 가서 설법을 들으려 하였다. 

그는 자기가 지은 방사에 들어가 저녁 무렵에 건추를 치고 설법을 들으려 하였는데, 

여러 비구가 어두운 곳에 앉아서 설법하자 거사가 간청하였다.

“대덕이시여, 

등불을 켭시다.”

비구가 대답하였다.

“기름이 없습니다.”

“제가 사람을 시켜 대덕께 보내드리겠습니다.”

거사는 즉시 기름을 보냈다. 

이 비구가 물었다.

“이 기름은 누구에게 베푸는 것인가?”

급사가 대답하였다.

“대중 스님들께 베푸는 것입니다.”

비구는 즉시 급사를 시켜 기름을 가져다 대중 스님들이 불을 켜는 장소에 갖다 놓게 하였다. 

이 거사가 다른 때에 기원정사로 왔다가 자기가 지은 방사에 들어가 설법을 듣고자 하였다. 

예전처럼 저녁 무렵에 건추를 치자 스님들이 어두운 곳에 앉아서 설법하였다. 

거사가 간청하였다.

“대덕이시여, 

불을 켭시다.”

“기름이 없습니다.”

“제가 저번에 기름을 보내드렸는데 왜 불을 켜지 않습니까?”

“그대가 대중 스님들에게 기름을 보내주었기에, 

제가 바로 급사를 시켜서 기름을 모든 대중 스님들이 불을 켜는 처소에 갖다 놓게 하였습니다.”

거사는 말했다.

“저는 모든 스님들에게 기름을 보내드린 것이 아니라 저의 방사에 머물고 있는 비구 스님에게 보내드린 것입니다.”

이 비구가 어찌할 바를 몰라 바로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시주의 공양물이 방사에 머무는 비구 스님을 위한 것이라면, 

그런 물건은 그 방사에 머무는 비구가 사용해야 한다. 

발에 바르는 기름도 이와 같이 그 몫을 나눠가져야 하고, 

가죽신ㆍ옷ㆍ발우ㆍ과일ㆍ약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단월이 ‘대덕께서 이곳에 머무는 얼마 동안은 대덕께서 필요하신 대로 재량껏 사용하십시오’라고 말하는 때에는 사용해도 된다. 

또 ‘이 물건은 스님께 귀속되는 것이니, 

스님께서 이를 가지고 떠나실 수 있습니다’라고 말할 경우에는 그것을 가지고 가도 된다.”

여러 비구가 대중 스님들의 와구를 부신의를 입지도 않은 채 그대로 사용하였다. 

이에 대중 스님들의 와구가 해지고 색이 바래고 보기에도 좋지 않았으며, 

또 때가 타 냄새가 나고 이도 생기게 되었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대중 스님들의 와구를 사용할 때, 

비구가 부신의를 입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는 것을 청허하지 않는다. 

만약 그대로 사용하면 돌길라죄가 된다.”

여러 비구가 부신의를 어느 정도 크기로 만들어야 할지 모르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최소한 자기 몸의 세 군데 이상을 가릴 수 있어야 한다. 

무엇이 그 세 군데인가? 

가슴ㆍ허리ㆍ무릎이다.”

여러 비구가 대중 스님들의 와구를 아껴 쓰지 않자, 

다른 비구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중 스님들의 와구는 아껴 쓰지 않으면 안 된다. 

아껴 쓰지 않으면 돌길라죄가 된다. 

다섯 가지 일이 있다면 아껴 쓰지 않은 것이다. 

무엇이 그 다섯 가지인가? 

물기가 배어 있거나, 

공터에 내다 놓고 거두지 않거나, 

먼지가 쌓였거나, 

때가 묻었거나, 

이불 속이 뭉쳐 있는 것이다. 

이것이 와구를 아껴 쓰지 않는 다섯 가지이다.”

여러 비구가 대중 스님들의 와구를 착용한 채로 빗속에 서 있자 와구가 변색되고 물감이 흘러나왔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착용한 채로 비를 맞아서는 안 된다. 

만약 그렇게 빗속에 서 있으면 돌길라죄가 된다.”

어떤 비구가 대중 스님들의 와구를 착용한 채 불을 쬐자 이 와구가 눌어붙어 냄새가 나고, 

색이 날리고 떨어졌으며, 

오그라들어 주름이 지게 되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중 스님들의 와구를 착용한 채 불을 쬐어서는 안 된다. 

불을 쬐면 돌길라죄가 된다. 

만약 와구를 등에 착용하고 불을 쬐었다면 죄가 되지 않는다.”

비구가 대중 스님들의 와구를 착용한 채 변소를 출입하고, 

대소변을 씻는 곳을 출입하고, 

욕실을 출입하여 그 와구가 변색되고 때가 끼고 냄새가 나며 이가 생기게 되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대중 스님들의 와구를 착용한 채 변소나 대소변을 씻는 곳이나 욕실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 

만약 이를 착용한 채 출입하면 돌길라죄가 된다.”

육군비구가 삭발하고자 하였다. 

어떤 법랍이 적은 비구가 삭발을 끝내지도 못하고 가사도 미처 챙겨 입지 못했는데, 

육군비구가 이 법랍이 적은 비구를 쫓아내면서 말했다.

“가라, 

너는 하좌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삭발하려고 할 때, 

자기보다 법랍이 적은 비구라 할지라도 미처 삭발이 끝나지 않았다면 물러나게 해서는 안 된다. 

물러나게 하면 돌길라죄가 된다.”

여러 비구가 대중 스님들의 면도칼ㆍ족집게ㆍ가위ㆍ칼을 가져다 이것을 갈고 나서 사용하려고 하는데 육군비구가 와서 쫓아내며 말하였다.

“내가 상좌이고 너희들은 하좌다. 

내가 사용하게 내놓아라.”

여러 비구가 선뜻 내어주지 않자, 

육군비구가 싸움을 벌이고 욕설을 퍼부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주어서는 안 된다. 

만약 이를 먼저 받아다가 숫돌에 갈았다면 다 사용한 다음에 다른 사람에게 주어야 한다.”

육군비구가 법랍이 적은 비구들이 변소나 대소변을 씻는 곳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따라 들어가 쫓아내면서 말하였다.

“내가 상좌고 너희들은 하좌다.”

이 때문에 병이 없는 이도 병나게 만들었고, 

병든 이는 그 병이 더욱 심해지게 만들었다. 

이에 부처님께 말씀하셨다.

“변소나 대소변을 씻는 곳에서는 나중에 들어온 이가 앞서 들어온 이를 쫓아내서는 안 된다. 

쫓아내면 돌길라죄가 된다.”

육군비구가 욕실에서 다른 비구에게 말하였다.

“너는 일어나 가라. 

내가 상좌고 네가 하좌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욕실에서는 상좌일지라도 하좌를 쫓아내서는 안 되니,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쫓아내면 돌길라죄가 된다.”

부처님께서 사바제에 계실 때였다. 

이때 장로 아난이 많은 대중 앞에서 설법하고 있었는데, 

수석 상좌가 찾아와 아난을 일어나게 하였고, 

차석 상좌와 세 번째 상좌도 모두 이와 같이 자리에서 일어나게 하였다. 

이에 대중들이 자리를 바꿔 앉느라 어수선하여 일심(一心)에 머물기가 힘들었다. 

이에 여러 속인들이 꾸짖었다.

“대덕이여, 

이곳에는 소식(小食)도 없고 중식(中食)도 없습니다. 

상좌께서 오셔서 어째서 자리에서 일어나게 하여 대중을 흐트러뜨리고 설법을 듣는 대중조차 어수선하게 만드십니까? 

만약 상좌께서 상좌의 자리에 앉고 싶으시다면 왜 미리 입장하지 않으셨습니까? 

이 아난의 설법에서 어디가 처음인지 어디가 나중인지 순서가 어떻게 되는지 그 인연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조차 모르겠으니, 

도대체 누구를 위해 설법하는 것입니까?”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설법할 때나 설법을 들을 때에는 상좌가 오더라도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안 되며, 

상좌 또한 하좌를 일어나게 해서는 안 된다. 

만약 자진해서 일어나거나 남에게 자리를 비키게 할 경우에는 모두 돌길라죄가 된다.

화상이나 아사리가 왔기에 그들을 공경하는 까닭에 일어났더라도 다른 사람에게는 일어나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만약 다른 사람에게 일어나라고 말하면 돌길라죄가 된다. 

오늘부터 기다란 추폐승상에는 세 사람이 함께 앉을 수 있도록 청허한다. 

만약 그 법랍의 차이가 세 살 이내일 때에는 함께 앉을 수 있으나, 

네 살 이상일 때에는 함께 앉아서는 안 된다. 

세폐승상에는 두 사람이 함께 앉도록 청허하고, 

독좌상에는 한 사람만 앉도록 청허한다.”

여러 비구가 대중 스님들의 가마솥과 단지를 가져다가 물감을 끓이고 나서, 

이를 다른 곳으로 옮겨 놓고 옷을 가져다 물감 속에 넣어 두었다. 

이때 육군비구가 와서 다른 비구에게 말했다.

“우리에게 가마솥ㆍ단지ㆍ병을 내놓아라. 

내가 상좌고 너희는 하좌이다. 

내가 이를 사용하고자 한다.”

단지를 가져다 염색을 풀어 놓은 물을 따르고 다시 다른 단지에도 따랐다. 

이때 염색을 풀어 놓은 물이 점점 줄어 옷 색깔이 새까맣게 변하였기에 여러 비구들이 더 이상 주지 않으려 하였다. 

그러자 육군비구가 싸움을 벌이고 욕설을 퍼부었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주어서는 안 된다. 

비구가 먼저 가져 왔다면 다 사용하고 나서 상좌에게 주어야 한다.”

물감을 풀어 놓은 물이 약간 남아 있을 때 상좌가 와서 요구하였는데, 

주려고 하질 않았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물감을 풀어 놓은 물이 조금 남아 있어 다른 곳에 비울 수 있다면 마땅히 주어야 한다.”

여러 비구가 대중 스님들의 원림에 있는 나무를 가져다 밥을 짓고 국을 끓이고 고기를 삶고 물을 끓이고 약을 달이고 염색약을 끓였다. 

구주 비구들이 이를 달가워하지 않으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는 나무를 심고 가꾸느라 애쓰는데, 

그대들 나그네 비구는 우리들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이를 가져다 태우는구나.”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구주 비구에게 먼저 신고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대중 스님들의 원림에 피어 있는 꽃은 불탑과 아라한의 탑에 공양하는 용도로만 사용해야 한다. 

만약 정인이 있다면 그를 시켜 열매를 따다 먹을 수 있다. 

나무 가운데 좋고 큰 나무는 사방승가가 이를 대들보나 서까래로 만드는 데 사용해야 한다. 

나무껍질ㆍ가지ㆍ잎사귀는 여러 비구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부처님께서 사바제에 계실 때였다. 

급고독 거사가 기원정사를 짓고 나서 갖가지로 장엄하게 꾸미고 사사공양(四事供養)을 대중 스님들께 베풀었다. 

이에 여러 비구가 이를 받지 않으면서 말하였다.

“저희가 이처럼 장엄한 방사를 받는 것을 부처님께서 아직 청허하시지 않았습니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방사는 청정한 것이니 받도록 청허한다.”

육군비구가 좌선하는 비구를 쫓아내며 말하였다.

“너는 일어나라. 

내가 상좌고 너는 하좌이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좌선할 때에는 법랍의 많고 적음을 따져서는 안 되고, 

쫓아내서도 안 된다. 

쫓아내면 돌길라죄가 된다.”

여러 비구가 대중 스님들의 물을 가져다가 발을 씻었다. 

육군비구가 이들을 쫓아내며 말하였다.

“너희들은 하좌이고 내가 상좌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발을 씻을 때에는 법랍의 많고 적음을 따져서 물러나게 해서는 안 된다. 

물러나게 하면 돌길라죄가 된다.”

여러 비구가 대중 스님들의 발 닦는 수건을 빌려다 잘 씻고 물기를 짜내어 말린 다음에 가죽신을 닦고자 하였다. 

이때 육군비구가 말하였다.

“너희들은 일어나 가라. 

내가 상좌고 너희들은 하좌이다. 

발 닦는 수건을 가져 와라. 

내가 사용해야겠다.”

여러 비구가 주지 않자, 

육군비구가 싸움을 벌이고 욕설을 퍼부었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주어서는 안 된다. 

앞 사람이 다 쓰고 난 후에 주어야 한다.”

어떤 주처의 구주 비구가 탑에 귀속된 물건을 사적으로 빌려 썼다. 

이 비구가 죽자, 

여러 비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비구가 남겨놓은 옷ㆍ발우 따위의 물건을 값으로 계산하여 탑의 물건을 충당한 다음에 그 나머지를 대중 스님들이 나눠가져야 한다.”

어떤 주처의 비구가 소지하고 있던 옷과 발우 따위의 물건을 탑의 물건으로 대용하여 쓰고 있었다. 

이 비구가 죽자, 

여러 비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탑의 물건을 값으로 계산하여 돌려받아서 그 주처에 머무는 스님들이 나눠가져야 한다.”

어떤 주처의 비구가 사방승가의 물건을 빌려 개인 용도로 사용하였다. 

이 비구가 죽자, 

여러 비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가 남긴 재물을 값으로 계산하여 사방승가의 물건을 충당한 다음에 나머지는 그 주처에 머무는 스님들이 나눠가져야 한다.”

어떤 주처의 비구가 소지하고 있던 옷과 발우 따위의 물건을 사방승가의 물건으로 대용하여 쓰고 있었다. 

이 비구가 죽자, 

여러 비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옷과 발우 따위의 물건과 사방승가의 물건을 값으로 계산하여 돌려받아서 그 주처에 머무는 스님들이 나눠가져야 한다. 

나그네 비구건 구주 비구건 마찬가지이다.”

어떤 비구가 옷과 발우를 거사에게 맡겨 놓았는데, 

거사가 이를 분실하였다. 

이 비구가 거사를 찾아가 돌려달라고 하자 거사가 말했다.

“잃어버렸습니다.”

이 비구가 말하였다.

“그대가 잃어버렸지, 

내가 잃어버린 것이 아닙니다. 

만약 잃어버렸다면 당신이 갚아주어야 합니다.”

여러 비구가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성의껏 간수하다가 잃어버렸다면 갚아줄 필요까진 없다. 

만약 제대로 간수하지 못해 잃어버렸다면 갚아주어야 한다.”

어떤 상인이 비구에게 옷가지를 맡겨놓았는데 비구가 이를 분실하였다. 

이 상인이 비구를 찾아가 돌려달라고 하자 비구가 말하였다.

“잃어버렸습니다.”

이 상인이 말하였다.

“그대가 잃어버렸지, 

내가 잃어버린 것이 아닙니다. 

만약 잃어버렸다면 당신이 갚아주어야 합니다.”

여러 비구가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비구가 자유로울 수 있다면 갚아줄 필요 없다. 

만약 자유로울 수 없다면 갚아주어야 한다.”

어떤 거사가 기원정사 안에 방사를 짓고 나서 공양을 베풀자, 

많은 비구가 모였으니 1,250명이나 되었다. 

이때 사방 여러 나라에서 부처님의 법을 모르는 사람들도 모두 모여들었다. 

거사들이 여러 비구에게 보시하면 여러 비구들은 축원할 때 부처님을 찬탄하여 “부처님께서는 큰 위신력과 큰 덕을 갖추셨도다”라고 하거나, 

법을 찬탄하여 “부처님의 법은 큰 위신력과 큰 덕을 갖추었도다”라고 하거나, 

승가를 찬탄하여 “스님들은 큰 덕과 큰 위신력을 갖추었도다”라고 하였다. 

또 대덕 사리불ㆍ목건련ㆍ아나율ㆍ난제ㆍ금비라를 비롯한 이와 같은 삼보의 셀 수 없고 한도 없는 아승기 수의 스님들을 찬탄하였다. 

그 가운데 어떤 이는 부처님이라는 이름만 기억하였고, 

어떤 이는 법이라는 이름만 기억하였고, 

어떤 이는 스님들이라는 이름만 기억하였고, 

어떤 이는 사리불ㆍ아나율ㆍ난제ㆍ금비라라는 이름만 기억하였고, 

어떤 이는 셀 수 없고 한없는 아승기의 이름만 기억하기도 하였다. 

이렇게 대중이 모인 지 오래지 않아 각자 떠나게 되었기에, 

이 속인들도 각자 자기 농토나 마을로 다시 돌아갔다. 

다른 때에 여러 비구가 여러 나라로 다니면서 이 속인들의 집에서 걸식하게 되자, 

부처님이라는 이름만 기억하는 이는 “부처님께서 오셨다”라고 말하면서 보시하였고, 

법이라는 이름만 기억하는 이는 “법이 오셨다”라고 말하면서 보시하였고, 

스님들이라는 이름만 기억하는 이는 “스님들께서 오셨다”라고 말하면서 보시하였고, 

사리불이라는 이름만 기억하는 이는 “사리불께서 오셨다”라고 말하면서 보시하였고, 

목련ㆍ아나율ㆍ난제ㆍ금비라를 비롯한 셀 수 없고 한도 없는 아승기 수의 스님들의 이름을 기억하는 이들은 “셀 수 없고 한도 없는 아승기 수의 스님들께서 오셨다”라고 하면서 “셀 수 없고 한도 없는 아승기 수의 스님들께 드립니다”라고 말하였다. 

여러 비구가 이와 같은 공양을 받지 않고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변방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여 비구를 위해 음식을 베풀면서 불ㆍ법ㆍ승ㆍ사리불ㆍ셀 수 없고 한도 없는 아승기 수의 스님들에게 베푼다고 하는 것뿐이니, 

그런 음식은 자유롭게 받아야만 한다.”

어떤 비구가 병이 났다. 

다른 주처에 그의 친척이 있었기에 친척이 되는 비구가 찾아와 문병하였다. 

병든 비구가 앉으라고 말하여 앉고 나서 서로 인사하였다. 

나그네 비구가 잠시 머물렀다 다시 일어나 가려고 하자, 

병든 비구가 물었다.

“왜 떠나려고 하는가?”

“내가 옷과 발우를 지니고 오지 않았소.”

이에 병든 비구가 이렇게 말했다.

“내가 그대에게 옷을 주겠소.”

그리고 바로 옷을 주었다. 

나그네 비구가 그곳에서 하룻밤 숙박하고서 다음날 이 옷을 가지고 떠나려 하자, 

병든 비구가 말하였다.

“내 옷은 가져가지 마시오.”

나그네 비구가 말하였다.

“이 옷을 실제로 나에게 주지 않았는가?”

병든 비구가 대답하였다.

“영원히 가지라고 그대에게 준 것이 아니라 3의(衣)를 갖추게 하려고 그대에게 잠시 준 것뿐이오.”

나그네 비구가 주장하였다.

“이것은 실제로 영원히 가지라고 나에게 준 것이오.”

병든 비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바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실제로 준 것이 아니라 청정하게 하려는 까닭에 준 것이니, 

그 비구는 마땅히 그 옷을 돌려주어야 한다. 

부드럽게 말할 때 돌려주면 괜찮지만, 

돌려주지 않는다면 강제로 빼앗고 돌길라죄에 상응하는 참회를 시키도록 하라.”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머물고 계실 때였다. 

큰 불이 일어나 차츰 기원정사로 타들어오자 이때 부처님께서 축원하셨다.

“나는 모든 누(漏)가 다한 참된 아라하(阿羅呵)로 불도(佛道)를 성취하였다.”

이 진실한 말씀에 힘입어 불은 곧 꺼졌다. 

여러 비구가 대중 스님들의 와구를 내어다가 한곳에 모아두었는데, 

불이 꺼진 후에 그 와구들이 어느 방사에 속하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표시를 해 두어야 한다.”

표시를 해도 가려내지 못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표시를 서로 다르게 해야 한다.”

그 표시를 다르게 해도 가려내지 못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동그라미를 그려 넣거나 글자를 새기거나 덕(德)이란 글자를 새겨 넣어야 한다.”

이와 같이 해도 가려내지 못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물건은 아무개와 아무개 거사가 보시한 것으로서 아무개와 아무개의 방사에 속하는 것이라고 글로 써야 한다.”

이렇게 하자 그 와구가 어느 방사에 소속된 것인지는 가려낼 수 있었으나 이번에는 그 물건이 어느 것이 중각(重閣)에 속하는지, 

어느 것이 상각(上閣)에 속하는지, 

어느 것이 중각(中閣)에 속하는지, 

어느 것이 하각(下閣)에 속하는지 분간할 수가 없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상각에 속하는 것이다’, 

‘이것은 중각에 속하는 것이다’, 

‘이것은 하각에 속하는 것이다’라고 위쪽에 분명하게 글씨를 써넣어야 한다.”

급고독 거사가 누각을 지어 대중 스님들에게 보시하였으나 대중 스님들이 이를 받지 않고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누각을 받도록 청허한다.”

급고독 거사가 요를 만들어 대중 스님들에게 보시하였으나 대중 스님들이 이를 받지 않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요를 받도록 청허한다.”

급고독 거사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원컨대 제가 수놓은 양탄자를 대중 스님들께 보시하도록 청허하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인을 새겨 넣은 것을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청허한다.”

급고독 거사가 옻칠로 그림을 그린 5백 개의 독좌상과 독좌상에 까는 요를 만들어 대중 스님들께 보시하였으나, 

대중 스님들이 이를 받지 않고 말하였다.

“저희가 이와 같이 훌륭하고 좋은 요와 독좌상을 소지하는 것을 부처님께서 청허하시지 않았습니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좋은 독좌상이라도 이는 청정한 것이기에 받도록 청허한다.”

부처님께서 사바제에 계실 때였다. 

급고독 거사가 죽었기에 기타반나(祇陀槃那)가 훼손되어도 이를 수리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여러 비구가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갈마를 작지해야 한다.”

이는 일곱 가지 법[七法] 가운데 의법(衣法)에서 설명한 그대로이다.

부처님께서 사바제에 계실 때였다. 

여러 사람들이 그 친척이 죽자, 

흰 모직으로 염하여 묘지에 옮겨 놓고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죽은 사람에게 이런 모직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차라리 대중 스님들에게 보시하면 복덕을 얻을 수 있으리라.’

이렇게 생각하고서 그 흰 모직을 가지고 기원정사를 참배하여 여러 비구에게 보시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여러 비구가 이를 받지 않으며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저희에게 묘지에 버린 사람의 옷가지를 받으라고 청허하시지 않았습니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받도록 청허한다.”

어떤 가난한 사람이 죽자, 

[친척들이] 옷으로 염하여 묘지에 옮겨 놓고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죽은 사람에게 이 옷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차라리 대중 스님들에게 보시하면 복덕을 얻을 수 있으리라.’

이렇게 생각하고서 그것을 가지고 기원정사를 참배하여 여러 비구에게 보시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여러 비구가 이를 받지 않고 말했다.

“이 옷은 주인이 없는 것입니다. 

도대체 누구로부터 받아야 합니까?”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무여인법(無餘人法)에 따라 이를 받아야 한다.”

[옷을 보시했던] 그 사람들이 다시 친척이 죽게 되자 이렇게 생각하였다.

‘다시 다른 옷으로 시체를 염해야 할 처지인데 다른 옷들로 염하는 것은 부정하다. 

다시 비구에게 예전의 옷을 얻어다가 이 시체를 염해 묘지로 옮겨야겠다.’

여러 친척들이 비구의 처소로 찾아와 예전의 옷을 빌려달라고 요구하자 여러 비구가 이를 주지 않았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돌려주어야 한다.”

그 친척들이 죽은 사람을 염하고는 ‘이 옷은 불길하다. 

두 번이나 시체를 염하였으니 누가 이를 받겠는가? 

죽은 사람과 함께 버려야겠다’고 생각하였다. 

마침내 이를 버려두고서 그대로 돌아갔기에 그 옷이 그대로 분실되었다. 

여러 비구가 다시 그 사람들에게 빌려간 옷을 돌려달라고 요청하자, 

그들이 대답하였다.

“이미 잃어버렸습니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부드러운 말로 달라고 할 때 돌려준다면 좋은 일이다. 

돌려받지 못할 때에는 법에 의존하여 강제로라도 받아와야 한다.”

어떤 비구가 외상으로 술을 사오고는 그 값을 치르지 못한 채 죽었다. 

술집 주인이 여러 비구에게 술값을 요구하자, 

여러 비구가 대답하였다.

“이 비구가 살아 있을 때에 왜 독촉하지 않았는가?”

그러자 술집 주인이 위협하였다.

“나에게 술값을 갚아야 합니다. 

갚지 않으면 석자 사문이 술을 마시고 그 값을 치르려 하지 않는다고 나쁜 소문을 내겠습니다.”

여러 비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비구가 가진 옷가지와 발우 따위의 물건을 가져다 갚아야 한다. 

만약 그에게 이렇다 할 물건이 없을 때에는 대중 스님들의 물건을 내어다 갚아줘야 한다. 

왜냐하면 여러 비구에 대한 나쁜 소문이 날까 염려스럽기 때문이다.”

부처님께서 사바제에 계실 때였다. 

사바제의 여러 상인들이 장사하러 떠나게 되었는데, 

이들 상인들이 길을 가던 도중에 늪지의 으슥한 곳에 아주 좋은 정사가 있는 것을 보고서 정사 안으로 들어갔다. 

들어가서는 여러 비구가 조용히 앉아 잠을 자지도 않고 졸지도 않고 좌선하면서 깊은 선정에 들어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이 상인들은 비구들을 보고 깊은 신심을 내어 그 마음이 청정해졌기에 여러 자제(子弟)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음식이 얼마나 있는지 살펴보고 가져오너라. 

여기 계신 훌륭하신 비구들께 보시해야겠다.”

“다른 음식은 없고 포도가 조금 있습니다.”

“얼마가 있든지 간에 모두 보시해야겠다. 

만약 보시하지 않는다면 복덕이 없으리라.”

즉시 포도를 가져다 여러 비구에게 보시하였다. 

이에 여러 비구가 각각 그 몫을 나누자 한 사람마다 다섯 송이씩을 얻게 되었다. 

여러 비구가 각자 정인을 찾아보았으나 찾기도 하였고 찾지 못하기도 하였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포도를 한곳에 모으고 불로 정화한 다음에 먹어야 한다.”

부처님께서 아라비국에 계실 때였다. 

여러 상좌 비구가 초야에 좌선하다가 중야가 되면 각자 자신의 처소에 돌아가 숙박하였다. 

그런데 그 길에 여러 사나운 벌레가 위협하고, 

사자가 위협하고, 

호랑이나 표범ㆍ곰의 위협을 받게 되자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횃불을 들고 다니도록 청허한다.”

말리 부인이 기원정사를 참배하여 설법을 듣고자 하였다. 

여러 비구가 어두운 곳에 앉아서 설법하였기에, 

말리 부인이 간청하였다.

“대덕이시여, 

불을 켜 주십시오.”

여러 비구가 대답하였다.

“기름이 없습니다.”

“제가 보내 드리겠습니다.”

말리 부인은 다음날 즉시 기름을 보내왔다. 

여러 비구가 마침내 등을 켜게 되었으나, 

땅바닥에 내려놓아 그다지 밝지가 않았다. 

말리 부인이 다시 등잔대를 보내오자, 

여러 비구가 대답하였다.

“부처님께서 저희에게 등잔대를 받도록 청허하시지 않았습니다.”

여러 비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등잔대를 받도록 청허한다.”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실 때였다. 

육군비구가 부정한 기름인 사자ㆍ호랑이ㆍ표범ㆍ승냥이ㆍ곰의 기름을 발에 바르고서 속인들이 코끼리ㆍ말ㆍ소ㆍ양ㆍ노새를 키우는 마구간을 찾아갔다. 

이들 축생들이 그 기름 냄새를 맡고는 모두 안장이나 끈이 매어 있는 채로 놀라 달아나자, 

여러 사람들이 말하였다.

“짐승들이 왜 이렇게 놀라서 도망갈까?”

이에 육군비구가 대답하였다.

“우리가 큰 위신력을 가지고 있는 까닭에 놀라서 달아나는 것이다.”

이에 여러 거사가 화를 내며 꾸짖고 욕하였다.

“사문 석자는 선량하고 공덕이 있다고들 자칭하면서 사냥꾼처럼 맹수의 기름을 발에 발라 축생을 겁주어 달아나게 해놓고도 도리어 자신에게 큰 위신력이 있다고 떠드는구나.”

욕심을 줄이고 자족하며 두타를 실천하던 여러 비구가 이 일을 전해 듣고, 

마음이 불쾌하여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모든 맹수의 기름을 발에 발라서는 안 된다. 

만약 바르면 돌길라죄가 된다.”

부처님께서 사바제에 계실 때였다. 

바사닉왕이 기원정사를 참배하여 설법을 들으려 하였다. 

그날이 마침 포살하고 계율을 강설하는 날이기에 여러 비구들이 말했다.

“대왕이여, 

당신은 나가 주십시오. 

저희가 법사를 하고자 합니다.”

왕이 간청하였다.

“저도 법사를 듣고 싶습니다.”

여러 비구가 대답하였다.

“저희가 구족계를 받지 않은 사람 앞에서 계율을 강설하는 이런 법사를 하는 것을 부처님께서 청허하시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왕이 고집을 부렸다.

“꼭 듣고 싶습니다.”

여러 비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바사닉왕과 같은 여러 왕 앞에서는 계율을 강설하도록 청허한다. 

대신이나 장수들은 내보내야 한다.”

이때 바사닉왕은 그 마음이 청정해졌다.

어떤 사람이 넓은 땅을 비구들에게 보시하였으나, 

비구들이 받지 않고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대중 스님들이 이를 받아 사용하는 것을 청허한다. 

원림이나 별방이나 방사나 경행하는 장소로 쓰도록 하라.”

다섯 비구가 길이가 5주(肘) 너비가 3주인 옷을 입고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였는데, 

이 옷이 땅에 끌리고 발에 밟혀서 더러워지는 데다 바람이 불면 알몸이 드러났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모든 비구는 니원승을 수지해 그것을 착용하고 마을에 들어가도록 청허한다. 

니원승은 길이 4주에 너비 2주로 만들어라.”

아라비국의 여러 비구가 날마다 돌과 흙을 날라다가 벽돌이나 기와를 만들어 불탑과 정사를 수리하였다. 

이에 옷이 깨끗하지 못하고 흙먼지가 묻은 채로 걸식을 다니자, 

여러 거사가 꾸짖고 욕하였다.

“사문 석자는 선량하고 공덕이 있다고들 자칭하면서, 

여러 외도나 바라문들도 깨끗한 옷을 입고 걸식하는데 이 석자들은 기름을 짜는 사람이나 인부들처럼 지금 저렇게 더러운 옷을 입고 찾아와 걸식하는구나.”

여러 비구가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울력할 때에는 안에 소니원승(小泥洹僧)을 갖춰 입도록 청허한다.”

부처님께서 가비라위국에 계실 때였다. 

석씨 문중의 귀족들이 출가하였는데, 

그들은 웃고 떠들면서 가슴을 드러낸 채 걸식을 다녔다. 

이에 바라문들이 조롱하였다.

“여러 석자가 선량하고 공덕이 있다고들 자칭하면서 사람들에게 보란 듯이 지금 저렇게 웃고 떠들며 가슴을 드러내고 걸식을 다니는구나.”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승기지(僧祇枝)를 착용하여 가슴을 가리고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도록 청허한다.”

여러 비구가 아침 일찍 마을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그들은 얻어 온 음식을 한 곳에 놓아두고서 끼니때가 되면 이를 먹고자 하였다. 

이때 마침 바람이 세게 불고 비가 내려 흙탕물이 발우 속에 튀게 되었다. 

여러 비구가 안타까워하며 말하였다.

“이 음식을 다시 받아야겠다.”

끼니때가 되어 정인을 찾아보았으나 찾지 못하였다. 

여러 비구가 정인을 찾지 못한 채 끼니때를 넘기게 되자,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다섯 가지 먼지는 받지 않았더라도 먹도록 청허한다. 

쌀가루ㆍ곡식가루ㆍ흙탕물ㆍ옷 부스러기ㆍ바람에 날린 먼지가 바로 그 다섯 가지 먼지이다.”

교살라국의 여러 비구가 사탕수수를 얻어 그 몫을 나누었다. 

상좌 비구들은 많이 받았으나 치아가 없었고, 

중좌 비구와 하좌 비구 및 사미는 조금 받은 데다 치아가 좋아서 다 먹어치우고는 눈으로 상좌 비구를 살피며 더 얻기를 바랐다. 

이와 같은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음식을 먹을 때에는 똑같이 나누어야 한다.”

교살라국에서 많은 비구들이 하안거를 보내게 되었다. 

여러 거사가 대중 스님들이 많이 모인 것을 보고서 그 상좌가 되는 순서에 따라 공양청을 하기로 하였으니, 

스스로 먹을 음식을 줄여서 비구들에게 보시하기도 하였고, 

보름마다 공양을 보시하기도 하였고, 

한 달마다 공양을 보시하기도 하였다. 

여러 비구가 이와 같은 음식을 받고서 자자를 마치고 여름의 마지막 달에 옷가지와 음식을 몫몫이 나눈 다음, 

각자 떠나갔다. 

다른 비구들이 교살라국을 유행하여 사바제를 향하다가 이 주처에 당도하자, 

때 아닌 큰 비가 쏟아졌다. 

여러 비구가 물었다.

“이곳에 음식을 보시할 만한 단월이 있습니까?”

어떤 비구가 대답하였다.

“없습니다.”

“대중 스님들의 음식은 남아 있습니까?”

“원래 대중 스님들의 음식이 있었으나 여름의 마지막 달에 안거를 마치고 옷가지와 음식을 몫몫이 나누어 각자 떠났습니다.”

욕심을 줄이고 자족하며 두타를 실천하던 비구들이 이 일을 전해 듣고, 

마음이 불쾌하여 여러 비구를 꾸짖었다.

“어찌 명색이 비구가 대중 스님들의 음식물을 하안거를 마치고 각자 나눠가지고 떠난단 말인가.”

여러 비구가 갖가지 인연을 들어 꾸짖고 나서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오늘부터 대중 스님들의 음식은 나눠가져서는 안 된다. 

나눠가지면 돌길라죄가 된다. 

오늘부터 나무 밑에서 안거할 때에도 좋은 나무가 있으면 상좌에게 양보해야 하며, 

나무 밑에서와 마찬가지로 공터에도 역시 이와 같이 하라. 

이런 일이 있을 때에는 마땅히 14인 갈마를 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바가국(婆伽國)에 계실 때였다. 

그 나라에 만제(滿提)라고 하는 귀족의 아들이 있었다. 

그가 부처님과 대중 스님들께 내일 자기 집에서 공양을 올리겠다고 간청하자, 

부처님과 대중 스님들이 이를 잠자코 수락하셨다. 

만제가 부처님께서 청을 수락하신 것을 알고는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세 번 돌고서 떠나갔다. 

그는 이날 밤 갖가지 음식을 마련한 다음 자리를 펴고서 사람을 보내 말씀드렸다.

“공양이 이미 마련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때를 아소서.”

부처님께서는 비구 스님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만제의 집으로 들어가셨고, 

부처님께서 대중 스님들 가운데 펴놓은 자리에 앉으셨다. 

만제의 아들은 불ㆍ법ㆍ승 3보를 믿지 않았고, 

또 다들 바라문이면서 변방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음식을 나눠줄 때 신속하게 나눠주지 않았고, 

그 나눠주는 양도 적었으며, 

일심으로 나눠주지도 않았다. 

음식을 나눠줄 때 비구의 손을 건드리자, 

이 비구가 말하였다.

“손을 높이 들어 제 손을 건드리지 마십시오.”

이에 아들이 말했다.

“나는 문둥이도 아니고 전다라도 아닌데, 

여러분은 왜 나를 싫어합니까?”

여러 비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업신여기면서 준 것이 아니라면 받아야 한다. 

만약 업신여긴 까닭에 손을 건드린 것이라면 받지 말아야 한다.”

교살라국의 어떤 주처에서 한 사람의 비구가 죽었다. 

그런데 이 죽은 비구가 옷과 발우 따위의 물건을 비구니 정사에 맡겨두었다. 

여러 비구가 말했다.

“우리가 나눠가져야 합니다.”

비구니는 주장하였다.

“우리가 나눠가져야 합니다.”

이에 여러 비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비구가 죽기 전에 옷과 발우 따위의 재물을 비구니에게 맡겼어도 그 주처에 현재 머무는 비구 스님들이 그 몫을 나눠가져야 한다.”

교살라국의 어떤 주처에서 비구니가 죽었다. 

그런데 이 죽은 비구니가 옷과 발우 따위의 재물을 비구 정사에 맡겨두었다. 

여러 비구니가 말했다.

“우리가 나눠가져야 합니다.”

비구들이 주장하였다.

“우리가 나눠가져야 합니다.”

이에 여러 비구니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구니가 죽기 전에 옷과 발우를 비구에게 맡겼어도 그 주처에 현재 머무는 비구니 스님들이 그 몫을 나눠가져야 한다.”

부처님께서 사바제에 계실 때였다. 

석자 발난타가 죽자, 

그가 남긴 옷과 발우 따위의 값어치가 금화 30만 냥이나 되었다. 

이때 교살라국의 바사닉왕이 주장하였다.

“이 사람은 자식이 없다. 

따라서 이 재물은 나에게 귀속되어야 한다.”

이에 부처님께서 바사닉왕에게 사람을 보내 이렇게 말하게 하였다.

“대왕이여, 

대왕께서 하사하신 성읍이나 마을이나 봉록 가운데 발난타에게 내려주신 봉록이 얼마나 됩니까?”

왕이 대답하였다.

“준 적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누구의 힘으로 생활하였는가에 따라서 그 몫을 나누어야 합니다. 

대중 스님들에게 힘입어 생활했던 까닭에 대중 스님들이 그 몫을 가져야 마땅합니다.”

왕이 이를 듣고 훌륭한 가르침이라 여기고서 포기하였다. 

그러나 여러 찰리 무리가 주장하였다.

“이 비구는 우리와 그 종성과 태생이 같은 찰리 종족이었다. 

따라서 이 옷과 발우 따위의 재물은 우리들에게 귀속되어야 한다.”

이에 부처님께서 사람을 보내 찰리들에게 이렇게 말하게 하셨다.

“여러분은 국사(國事)ㆍ대사(大事)ㆍ관사(官事)를 돌볼 때에 발난타에게 물어보고 행한 적이 있습니까?”

“물어본 적이 없습니다.”

다시 이같이 묻게 하셨다.

“발난타가 부재중일 때에 여러분이 관사를 행하게 되면 발난타가 오기를 기다린 적이 있습니까?”

“기다린 적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발난타는 대중 스님들과 함께 갈마를 하였으며, 

발난타가 부재중일 때에는 대중 스님들이 갈마를 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 옷과 발우 따위의 재물들은 대중 스님들에게 귀속되어야 마땅합니다.”

찰리들이 이를 전해 듣고 훌륭한 가르침이라 여기고서 포기하였다.

여러 친척 가운데 외가ㆍ친가의 친족들이 모두 모여서 주장하였다.

“이 발난타는 우리들의 백부ㆍ숙부ㆍ외삼촌ㆍ생질ㆍ조카가 되니, 

이 옷과 발우 따위의 재물들은 우리들에게 귀속되어야 한다.”

이에 부처님께서 사람을 보내 이렇게 말하게 하셨다.

“여러분이 여식을 시집보내거나 부인을 맞이하면서 다들 모여 돈이나 재물을 나눠줄 때, 

발난타가 오기를 기다렸다가 나눠준 적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발난타에게 옷과 먹을 것을 제공한 이들이 그 옷을 나눠가져야 마땅합니다. 

발난타는 대중 스님들에게서 옷과 먹을 것을 제공받았습니다. 

따라서 옷과 발우 따위의 재물은 대중 스님들에게 귀속되어야 마땅합니다.”

여러 친족들이 이를 듣고 훌륭한 가르침이라 여기고서 포기하였다.

발난타가 옷과 발우 따위의 재물을 다른 주처에 맡겨 놓고는, 

이 발난타가 다른 주처에서 죽었다. 

그러자 재물을 맡아두었던 주처의 여러 비구가 말하였다.

“이 옷과 발우 따위의 재물들은 우리가 나눠가져야 한다.”

발난타가 죽은 주처의 여러 비구는 주장하였다.

“이 옷과 발우 따위의 재물들은 우리가 나눠가져야 한다.”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옷과 발우 따위의 재물은 그가 머물던 주처의 경계 안에 현재 머물고 있는 스님들이 나눠가져야 한다.”

발난타가 옷과 발우 따위의 재물들을 곳곳마다 이자를 받고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고 있었다. 

그러다 그가 다른 주처에서 죽었고, 

다른 주처의 사람이 그 빚을 지고 있었다. 

그가 죽은 후 빚을 지고 있던 주처의 비구들이 말했다.

“이 재물은 우리가 나눠가져야 한다.”

발난타가 죽었던 주처의 여러 비구는 주장하였다.

“이 재물은 우리가 나눠가져야 한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빚을 지고 있던 주처의 경계 안에 머무는 그 비구들이 그 몫을 나눠가져야 한다.”

발난타가 옷과 발우 따위의 재물을 보관하면서 이자를 받고 있었다. 

그러다 그가 다른 주처에서 죽었고, 

다른 주처에서 이자를 받고 있었고, 

다른 주처에 재물을 보관하고 있었다. 

그러자 발난타가 죽은 주처의 여러 비구는 주장하였다.

“이 옷과 발우 따위의 재물은 우리에게 귀속되어야 한다.”

이자를 내던 주처의 여러 비구들은 주장했다.

“이 옷과 발우 따위의 재물은 우리에게 귀속되어야 한다.”

그 재물을 보관하고 있던 주처의 비구들은 주장하였다.

“이 옷과 발우 따위의 재물은 우리에게 귀속되어야 한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물건을 보관하고 있던 주처의 경계 안에 현재 머무르고 있는 비구들이 나눠가져야 한다.”

발난타가 옷과 발우를 빌려주면서 재물을 저당 잡고 있었다. 

그러다 발난타가 다른 주처에서 죽었고, 

저당 잡은 재물은 또 다른 주처에 있었고, 

이자를 거두던 사람도 다른 주처에 있었다. 

그러자 발난타가 죽은 주처의 여러 비구가 주장했다.

“이 재물은 우리에게 귀속되어야 한다.”

저당 잡은 재물이 있던 주처의 비구들은 주장했다.

“이 재물은 우리에게 귀속되어야 한다.”

이자를 거두던 주처의 여러 비구들이 주장했다.

“이 재물은 우리에게 귀속되어야 한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저당 잡은 재물을 맡겨 놓은 주처의 경계 안에 현재 머무르고 있는 비구들이 나눠가져야 한다.”

발난타가 옷과 발우 따위의 재물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 주고 어음을 받고 이자를 내게 하였다. 

그러다 발난타가 다른 처소에서 죽었고, 

이자를 거두던 사람도 다른 주처에 있었고, 

어음을 발행한 사람도 다른 처소에 있었다. 

그러자 죽은 처소의 여러 비구가 주장했다.

“이 재물은 우리에게 귀속되어야 한다.”

이자를 거두던 주처의 여러 비구도 주장했다.

“이 재물은 우리에게 귀속되어야 한다.”

어음을 가지고 있던 주처의 여러 비구도 주장했다.

“이 재물은 우리에게 귀속되어야 한다.”

여러 비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음을 발행한 처소의 경계 안에 현재 머무는 비구가 나눠가져야 한다. 

어음이나 저당 잡은 재물, 

이 두 가지는 다를 바가 없다.”

부처님께서 사바제에 계실 때였다. 

모라파구나(牟羅破求那) 비구가 죽었는데 그는 옷과 의발 따위의 재물을 원래 장로 아난에게 맡겨두고 있었다. 

모라파구나 비구가 다른 주처에서 죽었고, 

장로 아난도 다른 주처에 있었고, 

맡겨놓은 옷과 발우 따위의 재물도 다른 주처에 있었다. 

그가 죽은 주처의 여러 비구들이 주장했다.

“이 옷과 발우 따위의 재물은 우리에게 귀속되어야 한다.”

장로 아난이 머물던 주처의 여러 비구들도 주장했다.

“이 옷과 발우 따위의 재물은 우리에게 귀속되어야 한다.”

옷과 발우 따위의 재물을 맡아놓은 주처의 여러 비구들도 주장했다.

“이 옷과 발우 따위의 재물은 우리에게 귀속되어야 한다.”

여러 비구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이 일을 부처님께 여쭙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아난이 머물고 있는 주처의 경계 안에 현재 머무르고 있는 비구들이 나눠가져야 한다.”


○ [pt op tr]


● 계와 율 그리고 소소계의 문제 


◆vrvg9712

◈Lab value 불기2564/01/18




○ [pt op tr] 예술작품 사진 공양,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Renoir landscape-with-orchard-1910



○ [pt op tr] 꽃 공양,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BegoniaPendula2-Asio



○ [pt op tr] 아름다운 사진 공양,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Tantima_birds_in_Wat_Phra_Kaew



♥The Monumental Ensemble of the Alcazaba of Almería, 스페인


○ [pt op tr] 아름다운 풍경사진 공양,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With the image 'Google Earth & Map data: Google, DigitalGlo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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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ed--십송율_K0890_T1435.txt ☞제61권
sfd8--불교단상_2564_01.txt ☞◆vrvg9712
불기2564-01-18
θθ




03fl--nirvana\r2020.htm
■ 보조- 과거글 정리


불기2562-01-18_백자론_00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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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buddhism007.tistory.com/archive/20190118 ▽요약 ○논의 ☆조각글(없음) / 




 

Edith Piaf - Monsieur Saint Pierre

Luis Mariano - Extraordinare

Alain Bashung - Vertige De L'Amo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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