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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기2564-01-24_증일아함경_014 본문

과거조각글/불기2564(2020)

불기2564-01-24_증일아함경_014

진리와 가치를 고루고루 2020. 1. 24. 03:48



®

『증일아함경』
K0649
T0125

제14권

● 한글대장경 해당부분 열람I
● 한글대장경 해당부분 열람II
○ 통합대장경 사이트

○ 해제[있는경우]
※ 이하 부분은 위 대장경 부분에 대해
참조자료를 붙여 자유롭게 연구하는 내용을 적는 공간입니다.
대장경 열람은 위 부분을 참조해주십시오.



○ [pt op tr] 증일아함경_K0649_T0125 핵심요약





♣0649-014♧
『증일아함경』




제14권


동일조건변경허락원문번역문

증일아함경


증일아함경(增壹阿含經) 제14권

 

동진 계빈 삼장 구담 승가제바 한역

김월운 번역

 

24. 고당품(高幢品)①

 

[ 1 ]2)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날 천제석(天帝釋)이 삼십삼천(三十三天)에게 말하기를
‘그대들이 큰 전쟁에 나갔을 때, 

만일 두렵고 무서운 마음이 생기거든 그대들은 높이 걸려있는 나의 큰 당기[幢]를 돌아보아라. 

만약 나의 이 당기를 돌아보면 곧 두려움이 없어지게 될 것이다. 

만일 내 당기가 기억나지 않거든 저 이사천왕(伊沙天王)3)의 당기를 생각하라. 

그 당기를 생각하면 모든 두려움은 곧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만일 내 당기와 이사천왕의 당기가 기억나지 않거든
그때에는 마땅히 저 바류나(婆留那)4) 천왕(天王)의 당기를 생각하라. 

그 당기를 생각하면 모든 두려움은 곧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라고 하였다.

 




나는 이제 또 너희들에게 말한다. 

만일 어느 비구(比丘ㆍ비구니(比丘尼)ㆍ우바새(優婆塞ㆍ우바이(優婆夷)들이 어
떠한 두려움이 있어 온몸의 털이 곤두서거든, 

그때에는 꼭 나를 생각하라.


‘이분은 여래ㆍ지진(至眞:阿羅漢)ㆍ등정각(等正覺)ㆍ명행성위(明行成爲)ㆍ선서(善逝)ㆍ

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도법어(道法御)ㆍ천인사(天人師)ㆍ불중우(佛衆祐)라는 명호(名號)를 지니신 분이시다. 

그분이 이 세상에 출현하셨다.’

비록 두려움이 있어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하더라도 곧 저절로 사라지게 될 것이다.

 

만일 또 나를 기억할 수 없거든 그때에는 마땅히 법(法)을 기억하면 된다.

‘여래의 법은 매우 미묘(微妙)하여 지혜로운 사람이 배우는 것이다.’


이미 그 법을 생각하고 나면, 

온갖 두려움은 곧 저절로 사라질 것이다.

 


만일 나를 기억하거나 법을 기억할 수 없거든 그때에는 마땅히 성중(聖衆)을 기억해야 한다.

‘여래의 성중은 매우 화순(和順)하며, 

법다운 법을 성취하였고 계(戒)를 성취하였으며, 

삼매(三昧)를 성취하였고 지혜(智慧)를 성취하였으며, 

해탈(解脫)을 성취하였고 해탈견혜(解脫見慧)를 성취하였다. 

그러므로 이 성중을 사쌍팔배(四雙八輩)5)라고 말하나니, 

이들은 곧 여래의 성중으로서 공경할 만하고 섬길 만한 세상의 복밭[福田]이다. 

이것을 일러 여래의 성중이라고 말한다.’

그때 만약 이 성중을 기억하고 나면 온갖 두려움은 곧 저절로 다 사라질 것이다.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석제환인(釋帝桓因)은 아직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이 있는데도
삼십삼천(三十三天)들이 그 주인[主:釋帝桓因]을 기억하면 곧 두려움이 없어지거늘, 

하물며 음욕ㆍ성냄ㆍ어리석음이 없는 여래를 기억하는데 무슨 두려움이 있겠느냐? 



■ 만약 어떤 비구라도 여래를 기억하면
어떤 두려움도 곧 저절로 다 사라지고 말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부처님과 법과 성중, 

이 3존(尊)을 기억해야 하느니라. 



모든 비구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그때 모든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2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발기(拔祇)6)국 경내에는 비사(毘沙)라고 하는 귀신이 있었다. 

그 귀신은 그 나라 안에 있으면서 매우 흉악하고 포학하여
그 나라 백성들을 수없이 많이 죽였다. 

날마다 하루에 한 사람씩 죽이기도 하고, 

혹은 날마다 두 사람ㆍ세 사람ㆍ네 사람ㆍ다섯 사람ㆍ열 사람ㆍ스무 사람ㆍ서른 사람ㆍ마흔 사람ㆍ쉰 사람씩 죽였다. 

그때 그 나라에는 온갖 귀신들과 나찰(羅刹) 따위들이 득실거리고 있었다.

 



이때 발기국 백성들은 한 곳에 모두 모여 의논하였다.

‘우리들은 이 나라를 피해서 다른 나라로 가자. 

이 나라에 머물러 있을 필요가 없다.’

 

그때 그 악한 귀신 비사는 그 나라 백성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 무엇이지를 알고 그 백성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이곳을 떠나서 다른 나라로 가지 말아라. 

왜냐하면 너희들은 끝내 내 손아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만일 너희들이 날마다 한 사람씩 잡아 가지고 와서 내게 제사를 올리면 나는 결코 너희들을 못살게 굴지 않을 것이다.”

 

그러자 발기국 백성들은 날마다 한 사람씩을 잡아 가지고 가서 그 악한 귀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그때 그 귀신은 그 사람을 잡아먹고 나서는 그 해골을 다른 산에다 던져버렸다. 

그래서 그 산골짜기에는 사람들의 뼈가 가득 찼다.

 

그때 선각(善覺)이라는 장자(長者)가 그 나라에 살고 있었는데, 

그는 재물이 풍족하고 보배도 많았다. 

그는 재산을 천억이나 쌓아두었고 나귀ㆍ노새ㆍ낙타 따위는 이루 다 헤아릴 수조차 없었으며, 

금ㆍ은 보배와 자거(車磲)ㆍ마노(馬瑙)ㆍ진주(眞珠)ㆍ호박(琥珀) 등도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그때 그 장자에게는 나우라(那優羅)라고 하는 외동아들이 있었다. 

그 장자는 그 아들을 매우 사랑하고 소중히 여겨 잠깐도 그의 눈앞에서 떠나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던 차에 그 나라 백성들은 약속에 따라 ‘다음번에 어린 나우라를 귀신에게 제사할 차례가 되었다’고 말하였다.

 

그러자 나우라의 부모는 그 아이를 목욕(沐浴)시키고 좋은 옷을 갈아 입혀 가지고 그 귀신이 있는 무덤 사이로 데리고 갔다. 

거기 이르러서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이 소리 높여 울부짖으면서 말하였다.

“모든 신들과 땅의 신들은 다 함께 증명(證明)하소서. 

우리들에게는 오직 이 외동아들 하나밖에 없습니다. 

원컨대 여러 신명(神明)들은 마땅히 이를 증명하소서. 

그리고 스물여덟 큰 귀신왕(鬼神王)들도 마땅히 다 함께 이를 보호하여 어떻게든지 이 액(厄)을 면하게 하소서. 

또 사천왕(四天王)께도 귀의(歸依)하나이다. 

부디 이 아이를 보호해 주시어 이 액난(厄難)을 면하게 해 주소서. 

또 석제환인에게도 귀명(歸命)하오니, 

원컨대 이 아이의 목숨을 구제하여 주소서. 

또 범천왕(梵天王)께도 귀명하오니 부디 이 운명을 벗어나게 해 주소서. 

모든 귀신들과 세상을 보호하는 이들께도 귀명하오니, 

이 액을 벗어나게 해 주소서. 

모든 여래의 제자로서 번뇌가 다 없어진 아라한(阿羅漢)들에게도 또한 귀명하오니, 

이 아이로 하여금 이 액운을 벗어나게 해 주소서. 

모든 스승 없이 스스로 깨달은 벽지불(辟支佛)께도 귀명하오니, 

이 아이로 하여금 이 액에서 벗어나게 해 주소서.

 

저 여래(如來)께 지금 또 귀의하나이다. 

여래께서는 항복하지 않는 이를 항복 받으시고 건너지 못한 자를 건네주시며, 

얻지 못한 이에게는 얻게 하시고 벗어나지 못한 자에게는 벗어나게 해 주시며, 

열반(涅槃)에 이르지 못한 이에게는 열반에 이르게 하시고 구호해 주는 이가 없는 사람을 구호해 주시며, 

장님에게는 눈이 되어 주시고 병 든 자에게는 큰 의사가 되어 주시나이다. 

또 하늘ㆍ용ㆍ귀신과 일체 사람들ㆍ마(魔ㆍ천마(天魔) 중에서 가장 존귀하신 분이시고 가장 으뜸가는 분이시라, 

아무도 따를 이가 없사옵니다. 

존경할 만하고 귀하게 여길 만한 분이시며, 

사람을 위해 좋은 복 밭이 되오니 여래보다 더 나은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하오니 여래께서는 부디 밝게 살피소서. 

원컨대 여래께서는 이 지극한 마음을 비춰보소서.”

이때 나우라의 부모는 곧 그 아이를 귀신에게 바치고 나서 그곳에서 떠나갔다.

 

그때 세존께서 청정(淸淨)한 천안(天眼)과 또 천이(天耳)로 그 일을 환히 보고 또 그 말을 다 들으셨다. 

나우라의 부모는 한없이 울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신통[神足]의 힘으로 악귀(惡鬼)가 사는 그 산으로 가셨다. 

그때 그 악귀들은 설산(雪山) 북쪽에 있는 악귀 귀신들의 소굴에 모여 있었다. 

세존께서 그 악귀들이 있는 소굴에 들어가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가부좌하고 앉으셨다.

 

이때 어린 나우라는 그 악귀의 소굴로 점점 다가갔다. 

이때 어린 나우라는 멀리서 악귀의 소굴에 머물러 계시는 여래(如來)를 보았다.

그 몸은 광명이 불꽃처럼 찬란하게 빛났는데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시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시며, 

얼굴이 단정(端正)하여 세상에서 가장 기이하신 모습이었다. 

모든 감각기관[根]은 고요하고 온갖 공덕을 다 얻었으며, 

모든 마(魔)를 모조리 항복 받았다. 

이와 같은 온갖 덕(德)을 이루 다 헤아려 따질 수가 없었다. 

게다가 32상과 80종호로 그 몸을 장엄(莊嚴)한 것은 마치 저 수미산(須彌山)이 여러 산들 중에 가장 우뚝한 것과 같았으며, 

얼굴은 해와 달과 같았고 또한 금산(金山)과도 같아서 그 광명이 아주 멀리까지 비추었다. 

그는 그러한 것을 보고 나서 곧 기쁜 마음이 생겨 여래에게로 향해가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분은 틀림없이 악귀(惡鬼) 비사가 아니다. 

왜냐하면 내가 지금 저분을 보자마자 기쁜 마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설사 저분이 악귀라 하더라도 나를 마음대로 먹으라고 하리라.’

 

그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나우라야, 

네 생각과 같다. 

나는 여래ㆍ지진(至眞)ㆍ등정각으로서 너를 구원하고 저 악귀를 항복 받기 위하여 일부러 여기에 왔다.”

 

나우라는 이 말을 듣고는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곧 세존께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에게 미묘한 법을 설명해 주셨다. 

그때 설하신 논(論)은 보시론[施論]ㆍ계율론[戒論]ㆍ천상에 나는 데 대한 논[生天論]이었으며, 

탐욕은 더럽고 악하며 번뇌[漏]는 깨끗하지 못한 행(行)이므로 출가하여 온갖 어지러운 생각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어린 아이 나우라가 마음으로 환희(歡喜)하고 뜻이 부드러워진 것을 보시고 모든 부처님들께서 항상 말씀하셨던 법인, 

괴로움[苦]ㆍ괴로움의 발생[集]ㆍ괴로움의 소멸[盡]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道]에 대하여 자세히 말씀해 주셨다. 

그러자 그 어린 아이는 그 자리에서 모든 번뇌[塵垢]가 다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청정하게 되어, 

그는 법을 봄으로써 법을 얻고 온갖 법을 다 성취하였으며, 

온갖 법을 다 받들어 받았다. 

그리하여 아무 의심이 없이 여래의 가르침을 이해하고 부처님과 법과 성중(聖衆)에 귀의하여 5계(戒)를 받았다.

 

그때 악귀 비사는 제가 본래 살고 있던 굴로 돌아왔는데, 

그때 그 악귀는 세존께서 단정히 앉아 사유하면서 꼼짝도 하지 않으시는 것을 멀리서 보고는 곧 성을 벌컥 내면서, 

여래를 향해 우레를 울리고 벼락을 치며, 

혹은 칼을 비처럼 쏟아 붓기도 했다. 

그러나 그 칼은 미처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모두 우발연화(優鉢蓮華)로 변하고 말았다. 

그러자 그 귀신은 더욱 성을 내어 모든 산과 강과 석벽(石壁)을 비처럼 쏟아 부었다. 

그러나 그것들은 미처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갖가지 음식으로 변화하였다.

이때 그 악귀는 큰 코끼리로 변화하여 여래를 향해 외쳤다. 

그때 세존께서는 다시 큰 사자왕(獅子王)으로 변화하셨다. 

그러자 귀신은 갑절이나 더 큰 사자의 몸으로 변신하여 여래를 향해 달려들었다. 

그러자 세존은 큰 불 더미[火聚]로 변화했다. 

그때 귀신은 더욱더 성을 내어 머리 일곱 개가 달린 큰 용(龍)으로 변화했다. 

그러자 세존께서 곧 커다란 금시조(金翅鳥)로 변화하셨다.

 

그때 그 귀신은 문득 이런 생각을 하였다.

‘내가 가지고 있는 신통력은 이제 다 나타내었다. 

그러나 저 사문은 털끝도 까딱하지 않는다. 

내 이제 저에게 가서 깊은 이치를 물어보리라.’

이때 그 귀신이 세존께 물었다.

“나 비사는 지금 깊은 이치를 물으려고 합니다. 

만일 나에게 대답해 주지 못하면 나는 네 두 다리를 잡아 저 바다 남쪽에 던져버리리라.”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악귀야, 

반드시 알아야 한다. 

내가 스스로 관찰해보건대 하늘ㆍ사람ㆍ사문ㆍ바라문ㆍ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것들 중에 능히 내 두 다리를 잡아 바다 남쪽으로 던질 만한 자는 아무도 없다. 

묻고 싶은 일이 있으면 곧 물어 보거라.”

 

그때 악귀가 물었다.

“사문이여, 

어떤 것이 과거(過去)의 행(行)이고, 

어떤 것이 현재(現在)의 행이며, 

어떤 것이 그 행이 사라지는 것인가?”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악귀야, 

마땅히 알아야 한다. 

눈은 과거의 행이다. 

과거에 지은 인연의 느낌으로 그 행이 이루어진 것이다. 

귀ㆍ코ㆍ혀ㆍ몸ㆍ뜻도 과거의 행이다. 

과거에 지은 인연의 느낌으로 그 행이 이루어진 것이다. 

악귀야, 

이것이 바로 과거의 행이니라.”

 

비사 귀신이 물었다.

“어떤 것이 현재의 행인가?”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몸으로 짓는 세 가지[殺生ㆍ偸盜ㆍ邪淫], 

입으로 짓는 네 가지[妄語ㆍ惡口ㆍ兩舌ㆍ綺語], 

뜻으로 짓는 세 가지[貪ㆍ瞋ㆍ癡]가 그것이다. 

악귀야, 

이것을 일러 현재의 행이라고 한다.”

 

그러자 악귀가 물었다.

“어떤 것이 행(行)의 사라짐인가?”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악귀야, 

마땅히 알아야 한다. 

과거의 행이 모두 사라져 다시는 일어나지 않고, 

또한 새로 짓지도 않아서 그 행이 영원히 생기지 않고 아주 사라져 남음이 없으면, 

그것을 일러 행의 사라짐이라고 한다.”

 

그때 그 악귀가 세존께 아뢰었다.

“나는 지금 매우 배가 고픕니다. 

무슨 까닭에 내 밥을 빼앗습니까? 

이 아이는 내가 먹을 음식입니다. 

사문이여, 

그 아이를 내게 돌려주십시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옛날 내가 도(道)를 이루기 전 보살로 있었던 때에 어떤 비둘기 한 마리가 내게 몸을 던지며 구원해 달라고 간청한 적이 있었다. 

나는 그때에도 오히려 목숨을 아끼지 않고 그 비둘기를 죽음에서 구해 주었거늘, 

하물며 여래가 된 오늘에 어찌 이 아이를 너에게 주어 네 밥이 되게 하겠느냐? 

너는 지금 악귀로서 네가 가지고 있는 신력(神力)을 다 부리더라도 나는 결코 이 아이를 너에게 주지 않을 것이다. 

어떠냐? 

너는 일찍이 가섭(迦葉)부처님 때에 사문이 되어 범행(梵行)을 닦아 가졌었는데, 

나중에 계(戒)를 범하는 바람에 지금 그 악귀의 몸으로 태어났느니라.”

 

그때 악귀는 부처님의 위엄한 신력을 받들어 과거에 지은 온갖 악행(惡行)을 되살려 기억하게 되었다. 

그때 악귀는 부처님의 앞에 나아가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의 발에 예를 올리고 말하였다.

“저는 지금 미련하기 그지없어 진실과 거짓을 분별하지 못하고, 

곧 여래에 대하여 그런 마음을 내었습니다. 

바라건대 세존께서는 저의 참회(懺悔)를 받아 주소서.”

이와 같이 세 번 네 번 되풀이하였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의 허물을 용서하노라. 

다시는 범하지 말라.”

그때 세존께서 비사 귀신을 위해 미묘한 법을 설명하시어 기뻐하게 해 주셨다.

 

그때 그 악귀는 수천 냥 금(金)을 손에 받들고 세존께 드리면서 말하였다.

“저는 지금 이 산골짜기를 초제승(招提僧)7)들에게 보시하나이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의 이 수천 냥 금을 받아 주소서.”

이와 같이 두 번 세 번 되풀이하였다.

 

그러자 세존께서는 그 산골짜기만 받으시고 곧 다음 게송을 말씀하셨다.

동산을 주어 시원함을 보시하고

큰 강물에는 다리를 놓아주며

커다란 배를 만들어 시설(施設)해 주고

온갖 양생(養生)의 도구를 베풀어 주는 등

 

밤이나 낮이나 게을리 하지 않으면

그가 얻는 복 헤아릴 수 없이 많으리니

법의 이치와 계율을 성취하여

마침내 후생에는 천상(天上)에 태어나리라.

 

그때 그 귀신이 세존께 아뢰었다.

“잘 모르겠습니다, 

세존이시여. 

혹 무슨 분부하실 일이 없으십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네 본래의 형상을 버린 뒤에, 

세 가지 법의(法衣)8)를 입고 사문(沙門)이 되어, 

발기성(拔祇城)에 들어가서 가는 곳마다 또는 네가 있는 곳마다 이렇게 외쳐라. 

‘여러분은 마땅히 알아야만 합니다. 

여래께서 이 세상에 출현(出現)하시어 항복하지 않는 이를 항복 받으시고, 

건너지 못한 이를 건네주시며, 

해탈하지 못한 이는 해탈하는 방법을 알게 해 주시고, 

구호(救護)해줄 이가 없는 이를 구호해 주시며, 

장님에게는 눈이 되어 주십니다. 

그리하여 모든 하늘ㆍ세상사람ㆍ용ㆍ귀신ㆍ마ㆍ천마ㆍ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것들 중에서 가장 존귀하시고 최상(最上)이신 분이라서 그분과 동등할 이는 아무도 없다. 

그러므로 공경할 만하고 귀하게 여길 만하여 사람들의 좋은 복 밭이 되고 있다. 

그는 오늘 어린 나우라를 구원하고 아울러 비사 악귀를 항복 받으셨다. 

너희들은 거기 가서 그분의 교화(敎化)를 받아야 한다.’라고 이렇게 소리쳐 말하라.”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때 비사 귀신은 사문으로 변화하여 세 가지 법의를 입고 마을로 들어가 이렇게 교화하며 외쳤다.

“오늘 세존께서는 어린 나우라를 제도하시고 비사 악귀를 항복 받으셨다. 

너희들은 가서 그분의 가르침을 받아라.”

 

그때를 당해서 발기 국경 안에는 많은 백성들이 불꽃처럼 치성하게 많았다. 

그때 장자(長者) 선각(善覺)은 이 말을 듣고 나서 기뻐 뛰면서 어쩔 줄을 몰랐다. 

그는 8만 4천 사람을 거느리고 세존의 처소를 찾아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발기국 백성들은 혹은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기도 하고, 

혹은 손을 들고 있는 이도 있었다.

그때 8만 4천 대중들이 이미 한쪽에 앉았다.

 

그러자 세존께서 그들을 위해 점차적으로 미묘(微妙)한 법을 설명하셨다. 

여기에서 설하신 논(論)은 보시론ㆍ계율론ㆍ 천상에 태어나는 데 대한 논이었으며, 

탐욕은 깨끗하지 못한 생각이요, 

번뇌[漏]는 큰 걱정거리라고 말씀하셨다. 

그때 세존께서 저 8만 4천 대중들이 마음으로 기뻐하고 있는 줄을 아시고 그들을 위하여 모든 부처님들께서 항상 말씀하셨던 괴로움ㆍ괴로움의 발생ㆍ괴로움의 소멸ㆍ괴로움의 소멸에 이르는 길에 대하여 말씀해 주셨다. 

그 자리에 있던 저 8만 4천 대중들에게 이 법을 설하시자, 

그들은 모두 저마다 그 자리에서 온갖 번뇌[塵垢]가 다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청정하게 되었다.

비유하면 마치 희고 깨끗한 옷이 쉽게 빛깔에 물들여지는 것처럼, 

이 8만 4천 대중들도 역시 그와 같아서 모든 번뇌가 다 없어졌고 법안이 청정하게 되어, 

법을 얻고 법을 보며, 

온갖 법을 분별(分別)하되 조금도 의심이 없고, 

두려움이 없는 경지를 얻게 되었다. 

그리고 부처님과 법과 성중(聖衆)에게 귀의하여 5계(戒)를 받았다.

 

그때 나우라의 아버지인 장자가 세존께 아뢰었다.

“바라건대 세존께서는 저의 청(請)을 받아 주소서.”

그때 세존께서는 잠자코 그 청을 받아들이셨다.

 

그때 그 장자는 세존께서 잠자코 청을 받아들이신 것을 알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자기가 살던 곳으로 돌아갔다. 

그는 여러 가지 맛있는 음식을 장만해 놓고 이른 아침에 사람을 보내 아뢰었다.

“때가 되었나이다.”

 

그때 세존께서는 때가 되자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발기성으로 들어가 장자의 집으로 가셔서 자리에 앉으셨다. 

이때 장자는 세존께서 자리에 앉으신 것을 보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갖가지 음식을 골고루 돌렸다.

세존께서 공양을 다 마치신 것을 보고 그는 깨끗한 물을 돌리고는 곧 자리를 가져다가 세존의 앞에 앉아서 세존께 아뢰었다.

“훌륭하십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사부대중들이 필요로 하는 의복ㆍ음식ㆍ평상ㆍ침구ㆍ의약 등을 모두 저의 집에서 가져다 쓰십시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장자야, 

네가 말한 대로 그렇게 하리라.”

 

세존께서 곧 장자를 위해 미묘한 법을 말씀해 주시고, 

설법을 마치신 뒤에 곧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가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팔을 굽혔다 펴는 동안만큼의 아주 짧은 시간에 발기국에서 사라져 사위국 기원정사(祇園精舍)로 돌아오셨다.

그때 세존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사부대중들 중에 그 누구든지 의복ㆍ음식ㆍ평상ㆍ침구ㆍ의약 등이 필요하거든 마땅히 저 나우라 아버지인 장자의 집에서 가져다 쓰도록 하라.”

 

그때 세존께서 다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오늘 우리 우바새(優婆塞)들 중에서 물건을 아까워하지 않고 보시하기로 제일가는 제자는 바로 나우라의 아버지이니라.”

 

그때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3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석시(釋翅) 니구류(尼拘留) 동산에서 대비구(大比丘)들 5백 명과 함께 계셨다.

 

그때 석씨의 호성(豪姓 수천 사람들은 세존의 처소를 찾아가서 머리를 조아려 그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리고 모든 석씨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오늘 당장 왕이 되어 이 나라를 다스리면 우리들의 종성(種姓)은 곧 썩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전륜성왕(轉輪聖王)의 자리[位]가 당신에게서 끊어지 않게 하소서. 

만일 세존께서 출가(出家)하지 않는다면 틀림없이 이 천하에 전륜성왕이 되어 사방 천하를 다스리고 1천 아들을 둘 것이요, 

또한 우리들 종성의 이름이 멀리 퍼져서 ‘전륜성왕이 석씨 종족에서 나왔다’고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세존께서는 마땅히 왕이 되어 천하를 다스림으로써 왕의 종자가 끊어지지 않게 하소서.”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왕의 몸이니 그 이름을 법왕(法王)이라고 한다. 

그 까닭은 이러하다. 

나는 지금 그대들에게 물으리라. 

어떤가? 

모든 석씨들아, 

전륜성왕은 7보를 두루 갖추고 용맹스런 1천 아들을 둔다고 말했는가? 

나는 지금 삼천대천찰토(三千大天刹土) 중에서 가장 높고 최상이어서 아무도 나를 따를 이가 없으며, 

7각의(覺意)의 보배를 성취하였고 무수(無數) 천(千) 성문(聲聞)의 아들들이 따르고 있다.”

 

그때 세존께서 곧 이 게송을 말씀하셨다.

이제 만일 왕의 자리 가지면

얻은 뒤에는 다시 잃게 되지만

이 법왕의 자리는 가장 훌륭하여

끝도 없고 또한 시작도 없다.

 

훌륭하기에 빼앗을 수 없으니

이 훌륭함이야말로 가장 뛰어나다.

그러므로 부처님의 한량없는 행(行)은

자취도 없거니 누가 그 자취를 따르랴.

 

“그러므로 모든 구담(瞿曇)들아, 

마땅히 방편을 구해 바른 법의 왕이 되어 다스려야 하느니라. 

모든 석씨들아,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그때 모든 석씨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4 ]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어떤 비구가 세존의 처소를 찾아가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앉았다. 

그때 그 비구가 세존께 아뢰었다.

“혹시라도 이 색(色)은 영원히 존재하고 변하거나 바뀌지 않는 것입니까? 

오랫동안 세상에 존재하여 이동(移動)하지 않기도 합니까? 

혹 통(痛:

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도 영원히 존재하고 변하거나 바뀌지 않는 것입니까? 

오랫동안 세상에 존재하여 이동하지 않기도 합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비구들아, 

어떤 색도 영원히 존재하고 변하거나 바뀌지 않는 것은 없고, 

오랫동안 세상에 존재하는 것도 없다. 

또한 어떤 통ㆍ상ㆍ행ㆍ식도 영원히 존재하여 변하거나 바뀌지 않는 것은 없고 오랫동안 세상에 존재하는 것도 없다.

또 비구들아, 

만일 어떤 색이 영원히 존재하고 변하거나 바뀌지 않거나 오랫동안 세상에 존재한다면, 

범행(梵行)을 닦는 사람이 분별할 수 없을 것이요, 

통ㆍ상ㆍ행ㆍ식이 오랫동안 세상에 존재하고 변하거나 바뀌지 않는다면, 

범행을 닦는 사람이 분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색은 분별할 수 없고 세상에 오래도록 존재하지도 않는다. 

그런 까닭에 범행을 닦는 사람은 곧 그것을 분별하여 괴로움의 근본[苦本]을 다 없앤다. 

또한 통ㆍ상ㆍ행ㆍ식은 오랫동안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까닭에 범행을 닦는 사람은 그것을 분별하여 괴로움의 근본을 다 없애는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흙을 조금 집어 손톱 위에 얹어놓고 그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어떤가? 

비구야, 

이 손톱 위의 흙이 보이는가?”

 

비구가 대답하였다.

“예, 

보입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마땅히 이만큼이라도 색이 이 세상에 항상 존재한다면, 

범행을 닦는 사람은 그것을 분별하여 괴로움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비구들아, 

그만큼이라도 색은 항상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곧 범행을 닦아 괴로움의 근본을 없애는 것이다.

그 까닭이 무엇인가?

비구들아, 

나는 옛날에 대왕이 되어 사방 천하를 다스릴 때에 법으로 백성들을 다스렸고 7보인, 

윤보(輪寶)ㆍ상보(象寶)ㆍ마보(馬寶)ㆍ주보(珠寶)ㆍ옥녀보(玉女寶)ㆍ거사보(居士寶)ㆍ전병보(典兵寶)를 완전하게 갖추었다.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나는 그때 전륜성왕이 되어 온 천하를 다스릴 때에 8만 4천 마리의 신령한 코끼리가 있었는데, 

그 코끼리의 이름은 보호(菩呼)라고 하였다. 

다시 8만 4천 대의 우보(羽寶)로 꾸민 수레가 있었는데, 

혹은 사자 가죽으로 뚜껑을 덮기도 했고, 

혹은 이리나 개가죽으로 뚜껑을 덮기도 하였으며, 

모두 당기를 달고 높은 일산을 씌웠다. 

다시 8만 4천 개의 높고 넓은 누각이 있었는데, 

마치 천제(天帝)가 살고 있는 궁전 같았고, 

또 8만 4천 개의 강당(講堂)이 있었는데, 

그것들은 법강당(法講堂)과 비슷했다.

또 8만 4천 명의 미녀(美女)가 있었는데, 

그들의 얼굴은 천녀(天女)와 같았고, 

다시 8만 4천 개의 높고 넓은 자리가 있었는데, 

모두 금(金)과 은(銀) 등 7보를 가지고 사이사이를 꾸몄으며, 

또 8만 4천 벌의 의복(衣服)이 있었는데, 

모두 화려한 문채(文彩)로 수를 놓았고 매우 부드러웠으며, 

또 8만 4천 가지 음식이 있었는데 여러 가지 맛을 골고루 갖추었다.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만 한다. 

나는 그때 큰 코끼리를 타고 다녔는데, 

빛깔이 매우 희고 좋았다. 

입에는 여섯 개의 어금니가 있었으며, 

금과 은으로 장식하였고 몸은 능히 날아다녔으며, 

또한 몸을 숨기기도 하였고, 

혹은 크게도 했다가 혹은 작게도 하곤 하였었다. 

그 코끼리의 이름은 보호라고 하였다.

또 나는 그때 신령스런 말을 타고 다녔는데, 

그 말의 꼬리털은 붉은 색이고 걸을 때에도 몸을 흔들지 않았으며, 

금과 은으로 장식하였고 몸은 능히 날아다녔으며, 

또한 몸을 숨기기도 하였고, 

혹은 크게도 했다가 혹은 작게도 하곤 하였다. 

그 말의 이름은 모왕(毛王)이라고 하였다.

또 나는 그때 8만 4천 개의 높고 넓은 누각이 있었다. 

그 중 한 누각에서 살고 있었는데, 

그 누각의 이름은 수니마(須尼摩)라고 하였으며 순금(純金)으로 지었다. 

또 나는 그때 한 강당 안에서 살았는데 그 강당의 이름은 법설(法說)이라고 하였으며, 

순금으로 지어진 것이었다. 

또 나는 그때 우보로 만든 수레를 타고 다녔는데, 

그 수레의 이름은 최승(最勝)이라고 하였고 순금으로 만든 것이었다.

또 나는 그때 어떤 옥녀(玉女)를 거느렸는데 그들은 좌우에서 모시기를 자매처럼 하였다. 

또 나에게는 그때 8만 4천 개의 높고 넓은 자리가 있었다. 

나는 그 중의 한 자리를 썼는데 금ㆍ은ㆍ영락(瓔珞)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보배로 장식하였다. 

또 나는 그때 미묘한 옷을 입었는데 마치 하늘 옷[天衣]과 같았으며, 

먹는 음식의 맛은 마치 감로(甘露)와 같았었다.

 

내가 전륜성왕이었던 그때 8만 4천 마리의 신령한 코끼리들이 아침마다 올 때에는 문 밖에서 상해(傷害)를 당하는 사람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았었다. 

그때 나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8만 4천 마리의 신령스런 코끼리가 아침마다 올 때에 문 밖에서 상해를 당하는 사람이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나는 지금 마음속으로 그것을 둘로 나누어, 

4만 2천 마리가 아침마다 와서 축하하게 하고 싶다.’

비구들아, 

나는 그때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과거에 어떤 복을 지었고, 

또 어떤 덕을 쌓았기에 지금 이런 위력(威力)을 얻어 이렇게까지 되었는가?’

다시 생각하였다.

‘세 가지 일의 인연으로 말미암아 나는 이런 복을 얻었다. 

어떤 것이 그 세 가지인가? 

은혜로 베푸는 것, 

자애롭고 어진 것, 

자기를 잘 지키는 것을 말한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관찰해야 할 것이다. 

나는 그때 모든 행(行)이 아주 사라져 남음이 없었고, 

마음대로 노닐면서도 만족할 줄을 몰랐다. 

이른바 만족이란 성현(聖賢)의 계율(戒律)에 대한 만족을 말하는 것이다.

어떤가? 

비구들아, 

이 몸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인가,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또 영원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그런데도 너는 과연 ‘이것은 곧 나요, 

나는 곧 저의 것이다’라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느냐?”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통(痛:

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은 영원히 존재하는 것인가, 

아니면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 것인가?”

 

비구가 대답하였다.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가령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 것이라면 그것은 변하고 바뀌는 법이다. 

그런데도 너희들은 과연 ‘이것은 내 것이요. 

나는 저의 것이다’라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겠느냐?”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그런 까닭에 비구들아, 

모든 존재하는 색(色)이 과거ㆍ미래ㆍ현재의 것이거나, 

또는 크거나 작거나 좋거나 추하거나 멀거나 가깝거나 간에 그것은 다 내 것이 아니고, 

나도 또한 저의 것이 아니다. 

이것은 지혜로운 이께서 깨달으신 것이다. 

또 모든 느낌[痛]이 과거ㆍ미래ㆍ현재의 것이거나 또는 멀거나 가깝거나 간에 그것은 내 것이 아니고, 

나는 저의 것이 아니다. 

이것은 지혜로운 이가 배우신 것이다. 

비구들아, 

너희들은 마땅히 이와 같이 관찰해야 하느니라.

또는 성문(聲聞)인 사람은 눈에 대해 싫어하고 걱정하며, 

빛깔에 대해 싫어하고 걱정하며, 

안식(眼識)에 대해 싫어하고 걱정하며, 

눈을 연(緣)하여 생기는 괴로움과 즐거움도 또한 싫어하고 걱정하며, 

또는 귀에 대해 싫어하고 걱정하며, 

소리에 대해 싫어하고 걱정하며, 

이식(耳識)에 대해 싫어하고 걱정하며, 

이식을 의지하여 생기는 괴로움과 즐거움도 역시 싫어하고 걱정하거나, 

코ㆍ혀ㆍ몸도 그렇게 하고, 

뜻에 대해 싫어하고 걱정하며, 

법도 또한 싫어하고 걱정하며, 

또는 뜻을 의지하여 생기는 괴로움과 즐거움도 싫어하고 걱정해야 한다.

이미 이런 것들을 싫어하고 걱정했다면 그는 곧 해탈 할 것이요, 

이미 해탈하고 나면 곧 해탈지혜(解脫知慧)가 생길 것이다.

그래서 나고 죽음은 이미 다하였고 범행은 이미 확립되었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쳤으므로, 

다시는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게 될 것이다.”

 

그때 저 비구들은 세존의 이와 같은 가르침을 듣고는 한적하고 고요한 곳에서 조용히 사유하면서 스스로 수행하였다. 

좋은 집안의 자제로써 수염과 머리를 깎고 세 가지 법의(法衣)를 입고 출가하여 도(道)를 배우는 이유는, 

곧 나고 죽음이 이미 다하였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다 마쳤으므로 다시는 몸을 받지 않는다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 비구들은 모두 아라한이 되었다.

 

그때 저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 5 ]①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갈국(摩竭國)의 도량수(道場樹) 밑에서 처음으로 부처가 되었다.

 

그때 세존께서 문득 이렇게 생각하셨다.

‘나는 지금 이 매우 심오(深奧)한 법을 얻었다. 

이 법은 이해하기 어렵고 깨닫기 어려우며, 

밝히기 어렵고 알기 어려우며, 

지극히 미묘(微妙)하여 지혜로운 사람만이 깨달아 알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우선 누구를 위해 이 법을 설명해야 할까? 

내 법을 알아야 할 사람은 누구일까?’

세존께서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셨다.

‘라륵가람(羅勒迦藍:

阿羅邏迦羅摩)9)은 모든 감각기관[根]이 이미 익숙해졌으니 마땅히 먼저 제도해야 할 만한 사람이다. 

또 그는 나에게 법이 있는 것을 알고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였을 때에 어떤 하늘이 허공에서 세존께 아뢰었다.

“라륵가람은 죽은 지 이미 이레나 지났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셨다.

‘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가? 

내 법을 듣지 못하고 그만 죽고 말았구나. 

만일 내 법을 들었다면 그는 곧 해탈하였을 것이다.’

이때 세존께서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셨다.

‘그러면 나는 지금 제일 먼저 누구에게 설법해 주어서 해탈을 얻게 해야 하나? 

울두람불(鬱頭藍弗)10)을 우선 제도해야겠다. 

지금 그에게 설법을 해 주자. 

그가 내 법을 듣고 나면 아마도 제일 먼저 해탈하게 될 것이다.’

세존께서 이렇게 생각하실 때에 다시 어떤 하늘이 허공에서 말하였다.

“그는 어제 밤중에 죽었습니다.”

그때 세존께서 곧 이렇게 생각하셨다.

‘울두람불이 죽다니, 

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가? 

내 법을 듣지 못하고 그만 죽고 말았구나. 

만일 내 법을 들었다면 그는 곧 해탈하였을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는 다시 이렇게 생각하셨다.

‘그렇다면 누가 먼저 이 법을 듣고 해탈할 수 있을 것인가?’

그때 세존께서는 다시 곰곰이 생각하셨다.

‘나는 저 다섯 비구의 힘을 많이 입었다. 

내가 어릴 때부터 그들은 내 뒤를 늘 따랐었다.’

세존께서 다시 이렇게 생각하셨다.

‘지금 저 다섯 비구들이 살아 있을까?’

세존께서는 곧 천안(天眼)으로 그 다섯 비구가 있는 곳을 관찰해 보셨다. 

그들은 바라내(波羅㮈) 시에 있는 선인(仙人)이 살았던 녹원(鹿苑)에 머물고 있었다.

‘나는 이제 저곳으로 가서 저 다섯 비구들에게 제일 먼저 설법해 주어야겠다. 

저들이 내 법을 듣고 나면 틀림없이 해탈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는 이레 동안 도수(道樹:

菩提樹)를 뚫어지게 바라보면서 눈 한 번 깜박이지 않으셨다.

그때 세존께서 곧 다음 게송을 읊으셨다.

나는 지금까지 이 자리에 앉아

나고 죽음의 괴로움을 겪다가

기어이 지혜(智慧)의 도끼를 잡아

나고 죽는 뿌리를 아주 잘랐다.

 

하늘의 왕은 여기에 이르러

모든 마(魔)와 원수의 권속들을

다시 방편으로써 항복 받고는

해탈의 갓을 쓰게 하였다.

 

나는 지금까지 이 나무 밑에서

금강(金剛) 평상에 앉아

일체를 아는 지혜를 얻었고

마침내 걸림 없는 지혜에 이르렀다.

 

나는 지금까지 이 나무 밑에 앉아서

나고 죽음의 괴로움을 보고는

이미 죽음의 근본을 끊었으며

늙음과 병도 영원히 남지 않았네.

 

그때 세존께서 이 게송 읊기를 마치시고 곧 자리에서 일어나 바라내국을 향해 떠나시려고 하셨다.

 

이때 우비가(優毗伽)11)라는 범지(梵志)가 멀리서 세존의 광명(光明)이 빛나 해와 달의 광명을 가리는 것을 보고는 세존께 아뢰었다.

“구담(瞿曇) 스승이시여, 

지금까지 살아 계셨습니까? 

누구를 의지하여 출가하여 도를 배우셨습니까? 

항상 어떤 법을 연설하셔서 가르치시기를 좋아하십니까? 

또 어디에서 오셨다가 어디로 가시려고 하십니까?”

 

그때 세존께서 그 범지(梵志)에게 다음 게송을 말씀하셨다.

나는 지금 아라한(阿羅漢)이 되어

세간(世間)에서 뛰어나 견줄 이 없다.

천상(天上)과 또 이 인간(人間) 세상에서

나는 가장 높은 이가 되었노라.

 

또 내게는 스승도 없고

나와 더불어 동등한 이도 없노라.

홀로 높아서 견줄 이 없고

싸늘해져서 따뜻한 기운이 없다.

 

나는 지금 법륜(法輪)을 굴리기 위해

저 가시나(加尸那)로 가려 하나니

거기에서 이제 이 감로(甘露)약으로써

눈멀고 어두운 이 깨우치련다.

 

저 바라내국은

가시(加尸) 국왕이 다스리는 나라이다.

그곳에 다섯 비구가 살고 있으니

그곳에서 미묘(微妙)한 법을 말하려 한다.

 

그들로 하여금 도를 빨리 이루게 하고

누진통(漏盡通)을 얻게 하여

나쁜 법의 근원을 없애게 하려고 하노니

그런 까닭에 나는 가장 훌륭하니라.

 

그때 저 범지는 찬탄하면서 머리를 숙이고 합장하고는 손가락을 튀기며 빙그레 웃으면서 발길을 돌려 떠나갔다.

 

그때 세존께서 바라내국으로 가셨다. 

이때 다섯 비구들이 멀리서 세존이 오시는 것을 보고 서로 의논하였다.

“저 사문 구담이 멀리서 오고 있다. 

생각[情性]이 어지럽고 마음은 순수하지 못하다. 

우리들은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또 일어나서 맞이하지도 말고 또 앉으라고 청하지도 말자.”

 

그때 다섯 비구들은 이런 게송을 말하였다.

저 사람은 존경할 만한 사람이 아니다.

그리고 또 친근하게 대하지도 말자

잘 왔다고 인사도 하지 말고

자리에 앉기를 청하지도 말자.

 

그때 다섯 비구들은 이 게송을 마치고 나서 모두 잠자코 있었다. 

그러자 세존께서 다섯 비구들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 점점 그들 가까이에 가셨다. 

그때 다섯 비구들은 저도 모르게 일어나 맞이하면서 혹은 자리를 펴기도 하고, 

혹은 물을 가지고 오기도 하였다. 

그러자 세존께서 곧 자리에 앉아 이렇게 생각하셨다.

‘이 어리석은 사람들은 끝내 제 본성[本限]을 온전히 가지지 못하는구나.’

그때 다섯 비구들은 세존을 ‘그대[卿]’라고 불렀다.

그때 세존께서 다섯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무상지진(無上至眞)ㆍ등정각(等正覺)을 ‘그대’라고 부르지 말라. 

왜냐하면 나는 이미 무상지진ㆍ등정각이 되어 훌륭한 감로(甘露)를 얻었노라. 

각자 스스로 생각을 오로지하고 내 법을 들어라.”

 

그때 다섯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구담이시여, 

그대는 본래 고행(苦行)할 때에도 오히려 상인(上人)의 법을 얻지 못하였거늘, 

하물며 지금 그 어지러운 마음으로 어떻게 도를 얻었다고 말하는가?”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어떻게 생각하느냐? 

다섯 사람들아, 

너희들은 일찍이 내가 거짓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더냐?”

 

다섯 비구들이 말하였다.

“아닙니다. 

구담이시여.”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여래ㆍ등정각은 이미 감로(甘露)를 얻었다. 

너희들은 다 마음을 한 곳에 집중하여 내 설법을 들어라.”

이때 세존께서 곧 이렇게 생각하셨다.

‘나는 지금 이 다섯 사람을 충분히 항복 받을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고는 세존께서 다섯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네 가지 진리[四諦]가 있다. 

어떤 것이 그 네 가지인가? 

괴로움에 대한 진리[苦諦]ㆍ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진리[苦習諦]ㆍ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진리[苦盡諦]ㆍ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한 진리[苦出要諦]가 그것이니라.

저 어떤 것을 괴로움에 대한 진리라고 하는가? 

이른바 태어나는 괴로움[生苦]ㆍ늙는 괴로움[老苦]ㆍ병드는 괴로움[病苦]ㆍ죽는 괴로움[死苦]과 근심ㆍ슬픔ㆍ번민의 괴로움[憂悲惱苦]ㆍ시름하고 근심하는 고통[愁憂苦痛] 등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이 많으며, 

원수나 미운 사람과 만나는 괴로움[怨憎會苦]ㆍ사랑하는 이와 이별하는 괴로움[恩愛別苦]이며, 

구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것도 또한 괴로움이다. 

긴요한 것만을 취하여 말하면 5성음고(盛陰苦)라고 한다. 

이것을 일러 괴로움에 대한 진리라고 하느니라.

 

어떤 것을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진리라고 하는가? 

이른바 느끼고 애착하는 부분들을 모으고 쌓기를 게을리 하지 않고 자꾸 모으며 뜻으로 항상 탐하고 집착하는 것이니, 

이것을 일러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진리라고 하느니라.

 

저 어떤 것을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진리라고 하는가? 

이른바 저 애욕을 남김없이 모두 없애 다시는 생겨나지 않게 하는 것이니, 

이것을 일러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진리라고 하느니라.

 

저 어떤 것을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한 진리라고 하는가? 

이른바 성현(聖賢)의 8성도(聖道)인, 

바른 소견[等見]ㆍ바른 다스림[等治]ㆍ바른 말[等語]ㆍ바른 업[等業]ㆍ바른 생활[等命]ㆍ바른 방편[等方便]ㆍ바른 생각[等念]ㆍ바른 선정[等定]을 말하는 것이다. 

이것을 일러 네 가지 진리의 법이라고 하느니라.

 

그리고 또 다섯 비구들아, 

이 네 가지 진리의 법에서 괴로움에 대한 진리라는 것은 거기에서 안목이 생기고 지식이 생기며, 

밝음이 생기고 깨달음이 생기며, 

광명이 생기고 지혜가 생기는 것이니라. 

괴로움에 대한 진리라는 것은 진실하고 결정된 것이라서 허무한 것이 아니고 거짓이 아니며, 

마침내 달라지지 않는 것으로서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이기 때문에 괴로움에 대한 진리라고 하느니라.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진리라는 것은 전에는 미처 듣지 못했던 법으로서, 

거기에서 안목이 생기고 지식이 생기며, 

밝음이 생기고 깨달음이 생기며, 

광명이 생기고 지혜가 생기는 것이니라. 

또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진리라는 것은 진실하고 결정된 것이라서 허무한 것이 아니고 거짓이 아니며, 

마침내 달라지지 않는 것으로서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이기 때문에 괴로움의 발생에 대한 진리라고 하느니라.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진리라는 것은 전에는 미처 듣지 못했던 법으로서, 

거기에서 안목이 생기고 지식이 생기며, 

밝음이 생기고 깨달음이 생기며, 

광명이 생기고 지혜가 생기는 것이니라. 

또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진리라는 것은 진실하고 결정된 것이라서 허무한 것이 아니고 거짓이 아니며, 

마침내 달라지지 않는 것으로서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이기 때문에 괴로움의 소멸에 대한 진리라고 하느니라.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한 진리라는 것은 전에는 미처 듣지 못했던 법으로서, 

거기에서 안목이 생기고 지식이 생기며, 

밝음이 생기고 깨달음이 생기며, 

광명이 생기고 지혜가 생기는 것이니라. 

또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한 진리라는 것은 진실하고 결정된 것이라서 허무한 것이 아니고 거짓이 아니며, 

마침내 달라지지 않는 것으로서 세존께서 말씀하신 것이기 때문에 괴로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에 대한 진리라고 하느니라.

 

다섯 비구들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네 가지 진리가 3전(轉) 12행(行)12)이 되는 것을 사실 그대로 알지 못하면 위없는 무상정진(無上正眞)ㆍ등정각(等正覺)을 이룩하지 못할 것이다. 

나는 이 네 가지 진리가 3전 12행이 되는 것을 사실 그대로 깨달아 알았기 때문에 무상지진ㆍ등정각을 이룩하였느니라.”

 

이렇게 설법하실 때에 아야구린(阿若拘鄰)은 모든 번뇌[塵垢]가 다 없어지고 법안(法眼)이 깨끗하게 되었다.

 

세존께서 구린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법을 체득하여 법을 얻었느니라.”

 

구린(拘鄰)이 대답하였다.

“그러하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법을 얻어 법에 이르렀습니다.”

 

그때 지신(地神)은 이 말을 듣고 이렇게 외쳤다.

“지금 여래께서는 바라내국에 계시면서 법륜(法輪)을 굴리시고 있다. 

온갖 하늘ㆍ세상사람ㆍ마(魔)ㆍ천마(天魔)ㆍ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것들은 그 누구도 굴리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여래께서는 이 법륜을 굴리시고, 

아야구린도 이미 감로의 법을 얻었다.”

 

그때 사천왕(四天王)들은 그 지신이 외치는 소리를 듣고, 

다시 서로 전해 알렸다.

“아야구린은 이미 감로의 법을 얻었다.”

 

이때 삼십삼천(三十三天)도 사천왕에게서 그 말을 들었고, 

염천(艶天)은 삼십삼천에게서 들었으며, 

그렇게 자꾸 전해져서 마침내는 저 도술천(兜術天)과 범천(梵天)까지도 다음과 같은 소리를 전해 들었다.

‘여래께서는 바라내국에 계시면서 법륜을 굴리시고 있다. 

온갖 하늘ㆍ세상사람ㆍ마(魔)ㆍ천마(天魔)ㆍ사람인 듯 사람 아닌 듯한 것들은 그 누구도 굴리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여래께서는 이 법륜을 굴리시고 있다.’

그리하여 그를 곧 아야구린(阿若拘鄰:

깨달은 구린이라는 뜻)이라고 이름하게 된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다섯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 중 두 사람이 여기에 머물러 가르침을 받을 때에는 세 사람은 나가서 걸식(乞食)을 해 와서 그 세 사람이 얻은 음식을 여섯 사람이 나누어 먹도록 하라. 

또 세 사람이 여기에 머물러 가르침을 받을 때에는 두 사람이 나가서 걸식을 해 와서 그 두 사람이 얻은 밥을 여섯 사람이 나누어 먹도록 하라.”

세존께서 이렇게 가르치시자 그때 다섯 비구들은 생(生)함이 없는 열반법(涅槃法)을 얻었고, 

또한 남이 없고ㆍ늙음이 없으며ㆍ병듦이 없고ㆍ죽음이 없음을 이루어 모두 아라한(阿羅漢)이 되었다. 

그때 이 삼천대천찰토(三千大天刹土)에는 다섯 아라한이 있게 되었고 부처님까지 모두 여섯이 되었다.

 

그때 세존께서 다섯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누구든지 세상에 나가 걸식할 때에는 부디 혼자 다니지 말라. 

그리고 또 중생들 중에는 근기가 순수하고 익숙하여 제도를 받을 만한 사람도 있다. 

나는 지금 우류비(優留毗)라는 마을로 가서 그곳에 머물면서 설법을 할 것이다.”

 

그때 세존께서 곧 우류비라는 마을로 가셨다. 

그때 니련(尼連)이라고 하는 강가에는 가섭(迦葉)1)이라는 수행인(修行人)이 살고 있었다. 

그는 천문(天文)과 지리(地理)를 모두 해박하게 통달하지 못한 것이 없고 저 나뭇잎까지도 계산하여 모두 분명하게 알았으므로, 

그는 그때 5백 명의 제자들을 거느리고 날마다 그들을 교화(敎化)하고 있었다. 

가섭이 있는 곳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돌집[石室]이 있었고 그 돌집 속에는 독룡(毒龍)이 살고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 가섭의 처소에 이르러 가섭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오늘밤에 저 돌집에서 하룻저녁 묵으려고 하는데 허락해 주겠는가?”

 

가섭이 대답하였다.

“내가 저 돌집을 아까워해서 그러는 게 아니오. 

다만 거기에는 독룡이 있는데, 

그 독룡이 혹 당신을 해칠까 걱정될 뿐이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가섭이여, 

괴로워할 것 없다. 

용은 나를 해치지 않을 것이다. 

그저 하룻밤 묵는 것을 허락해 주면 되오.”

 

가섭이 대답하였다.

“꼭 묵고 싶으면 묵으시오.”

 

그러자 세존께서 곧 돌집으로 들어가셔서 자리를 펴고 주무시다가 다시 가부좌하고 앉아, 

몸과 마음을 바르게 하고 생각을 매어 앞에 두고 계셨다. 

이때 독룡이 세존께서 앉아 계시는 것을 보고 곧 불[火毒]을 토하였다. 

그러자 세존께서 자삼매(慈三昧)에 들어가셨다가 다시 자삼매에서 깨어나셨고, 

또 화염광삼매(火焰光三昧)에 들어가셨다. 

그러자 용(龍)이 토해내는 모든 불과 부처님의 광명이 한데 어우러졌다.

 

그때 가섭이 밤에 일어나서 별자리를 살펴보다가 돌집 안에서 일어나는 큰 불빛을 보았다. 

그것을 보고 나서 그는 곧 제자들에게 말하였다.

“이 구담 사문은 얼굴이 매우 단정하였는데, 

이제 용에게 해를 입어 죽는 모양이구나. 

참으로 가엾은 일이다. 

내가 아까 그에게 거기에는 독룡이 살고 있어 머무를 수 없다고 말하였다.”

그때 가섭이 다시 5백 제자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물병과 높은 사다리를 가지고 가서 저 불을 끄고, 

그 사문을 저러한 어려움에서 구해 내도록 하라.”

 

그때 가섭은 5백 제자를 데리고 돌집으로 달려가 불을 끄기 시작하였다. 

혹은 물을 뿌리기도 하고, 

혹은 사다리를 놓기도 했지만, 

그 불길은 도저히 잡을 수가 없었다. 

그것은 다 여래(如來)의 위신력(威神力) 때문이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자삼매에 들어가 점차 저 용으로 하여금 다시는 성을 내지 못하게 하였다. 

그러자 그 사나운 용은 두려운 마음이 생겨 동쪽 서쪽으로 마구 치달리면서 돌집을 빠져나가려고 애를 썼으나 도저히 그 돌집을 빠져나갈 수가 없었다.

그때 그 사나운 용은 여래를 향해 가더니 그만 발우 속으로 들어가 머물고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 오른손으로 독룡의 몸을 어루만지시면서 게송을 말씀하셨다.

용의 몸을 벗어나기는 매우 어렵다.

용과 용이 한 곳에 모였으니

용이여, 

해칠 마음 일으키지 말라.

용의 몸을 벗어나기는 매우 어렵다.

 

항하강 모래 알같이 많은 과거에도

모든 부처님들께서 반열반(般涅槃)하셨건만

너는 마침내 한 번도 만나지 못했으니

그것은 분노의 불 때문이니라.

 

여래에 대해 착한 마음 가지고

그 성내는 독을 빨리 버려라.

성내는 그 독을 버리고 나면

곧 천상(天上)에 태어나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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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팔리어로는 Īsāna devarājā라고 한다. 

또는 이사나천(伊舍那天)이라고도 하며, 

번역하여 사배자(司配者)라고 한다. 

욕계(欲界) 제6천인 자재천(自在天)의 천주이다. 

호세(護世) 8방천의 하나로 시방호법신왕(十方護法神王)의 하나이며, 

12천(天)의 하나이다.

3 팔리어로는 Varuṇa라고 하며, 

천왕의 이름이다.

4 소승(小乘) 4향(向)과 4과(果)의 성자를 말한다. 

향(向)과 과(果)가 한 쌍으로 이를 4종(種)의 쌍(雙, 

또는 8배(輩)라고 한다. 

즉 수다원향(須陀洹向)ㆍ수다원과(須陀洹果)ㆍ사다함향(斯陀含向)ㆍ사다함과(斯陀含果)ㆍ아나함향(阿那含向)ㆍ아나함과(阿那含果)ㆍ아라한향(阿羅漢向)ㆍ아라한과(阿羅漢果)를 말한다.

5 팔리어로는 Vajji라고 한다. 

또는 발기(跋祇)ㆍ발사(跋闍)라고 쓰기도 하고, 

번역하여 증승(增勝)ㆍ피(避)라고 한다. 

부처님 재세(在世) 시에 인도 16국의 하나로서 중인도(中印度) 북부에 위치해 있던 종족이다.

6 팔리어로는 cātuddisasaṅgha라고 한다. 

번역하여 사방승(四方僧)이라고 하는데, 

즉 객승(客僧)을 이르는 말이다.

7 출가 수행하는 비구가 입는 세 가지 의복(衣服). 

첫째, 

승가리(僧伽梨)이니, 

이는 중의(重衣)ㆍ대의(大衣ㆍ잡쇄의(雜碎衣)라고 번역한다. 

9조(條)로부터 25조까지 있으며, 

마을이나 궁중에 들어갈 때 입는 옷이다. 

둘째, 

울다라승(鬱多羅僧)이니, 

이는 상의(上衣)ㆍ중가의(中價衣)ㆍ입중의(入衆衣)라고 번역한다. 

7조 가사를 말하며, 

예불(禮佛)ㆍ독경(讀經)ㆍ청강(聽講ㆍ포살(布薩) 등을 할 때 입는 옷이다. 

셋째, 

안타회(安陀會)이니, 

이는 5조 가사를 이르는 말이며, 

내의(內衣)ㆍ중숙의(中宿衣)라고 번역한다. 

절 안에서 작업을 하거나 잠을 잘 때 입는 옷이다.

8 팔리어로 Āḷāra KāLama라고 한다. 

부처님께서 출가하신 뒤 처음으로 가르침을 구한 수행자이다. 

그에게서 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을 수행하셨다.

9 팔리어로 Uddaka Rāmaputta라고 한다. 

부처님께서 출가하신 후 두 번째로 가르침을 구한 수행자이고, 

그로부터 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을 수행하셨다.

10 팔리어로는 Upaka라고 한다. 

또는 우파가(優波迦)로 쓰기도 한다.

11 여기에서 3전이라는 것은 시상전(示相轉)ㆍ권상전(勸相轉)ㆍ증상전(證相轉)을 말하는 것이며, 

12행이라는 것은 이 3전이 각각 안(眼)ㆍ지(智)ㆍ명(明)ㆍ각(覺)의 네 가지 행상(行相)을 갖춤으로써 모두 합하여 12행상이 되는 것이다. 

각각의 진리마다 각각 3전 12행상이 있기 때문에 4제에 모두 12전 48행상이 갖추어지는 것이다.

12 3가섭 형제 중 우류비가섭(優留毗迦葉, 

Uruvea-kassapa)을 가리키는 말이다. 

또는 우루빈나가섭(優樓頻那迦葉)이라고 쓰기도 한다.

1 팔리어로는 harñṭaka라고 한다. 

번역하여 가자(柯子)라고 한다. 

천주(天主)가 가지고 온 인도의 과자(果子) 이름. 

빛깔은 황금색(黃金色)이고, 

맛은 아주 희귀한 맛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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